2020년 여성 소설상을 받은 작품이다. 미뤄두었다가 곧 번역본이 나온다기에 서둘러 읽었다. 햄닛은 열한 살 나이에 전염병으로 사망한 셰익스피어의 아들 이름이다. 북유럽 전설 속 왕자 이름 햄릿/햄닛 만큼이나 아들 이름 햄닛이 그의 슬픔과 함께 작품 명에 녹아있으리라는 가정에서 소설은 시작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셰익스피어 보다는 그 부인 앤 해서웨이의 이야기다. 이름이 앤 대신 애거서로 나오는 여인은 (의붓)어머니 잔의 구박을 받으며 '독특한' 인물로 남동생 바톨로미유를 아끼며 성장한다. 그녀의 생모는 16세기 자연치유의 대모 같은 분위기로 그려진다. 애거서가 연하의 책만 보는 샌님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그의 이름은 소설에 나오지 않는다) 사랑에 빠지고, 결혼 후 그의 폭력적 아버지네 집으로 들어간다. 다행히 샌님은 부인을 아끼지만, 자신의 꿈(문학, 연극)을 장갑 장인이며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아버지 집에서는 펼칠 수 없다. 이 책은 남편이 런던으로 상경한 후 애거서가 시댁에서 세 아이를 키우고, 보내고,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지만 문장이 곱고 예쁘다. 또한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주로 여성)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쌍둥이 남매의 출생과 그들의 애틋한 우애가 인상적이다. 거대한 16세기 작가도 밥해주고 빨래해주는 주변의 여인들이 있었고, 그동안 묻혀서 보이지 않던 그 여인들과 아이들, 가족, 동네 사람들을 이 소설에서는 만날 수 있다. 그 시절의 끔찍한, 차마 그 이름을 말할 수도 없는 전염병 또한 이 책의 주요 인물이다. 햄닛을 죽이는 그 병원균의 발단, 그 시작인 '벼룩의 여행기' 챕터가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다. 이번엔 박쥐 대신 원숭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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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8-26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작에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는데 미루지 말고 얼른 구매해야겠어요. 읽을 자신은 없지만 구입은 자신 있습니다!!🤗

유부만두 2021-08-26 09:15   좋아요 1 | URL
번역본으로 읽어도 좋죠. 셰익스피어 작품과 연결되는 지점을 번역서가 짚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문장은 안 어려운 편입니다.

vita 2021-08-26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매했는데 아직도 책장에 모셔두기만 했어요. 9월에는 시작해야겠어요. 밥 하기 싫어요 언니 🤣

유부만두 2021-08-26 09:16   좋아요 2 | URL
아 저도 밥하기 싫어요. 국수 삶기도 질려요.

vita 2021-08-26 09:33   좋아요 2 | URL
파스타 삶기도 지겨워요, 그래도 밥보다는 파스타가 편해요, 한식은 반찬, 국이나 찌개 이러니 넘 복잡해요.

유부만두 2021-08-26 09:58   좋아요 1 | URL
전 무조건 한그릇 음식입니다. 기운이 조금 남으면 국/찌개 추가고요. 어휴 그래도 힘들어요. 우리집엔 먹깨비들이 둘이라 ㅠ ㅠ

새파랑 2021-08-26 0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제 셰익스피어의 아내 이름이 앤 해서웨이 였군요. 처음 알게된 사실이네요 😅 저는 글 보고 영화인가? 그랬어요. 앤 해서웨이 사진은...아름답네요 😄

유부만두 2021-08-26 09:17   좋아요 2 | URL
동명이인이죠. ^^ 책 읽을 때 배우 앤 해서웨이를 떠올리니 잘 어울렸어요. ^^

미미 2021-08-26 0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배우 앤 해서웨이와 얼굴 윤곽부터 많이 비슷하네요?
배우인 어머니가 일부러 이름을 셰익스피어 부인 따라 지었다고 하더라고요ㅎ😉

vita 2021-08-26 09:32   좋아요 3 | URL
더구나 앤 헤서웨이는 영문학도 출신!이더라구요.

미미 2021-08-26 09:38   좋아요 1 | URL
셰익스피어에 관해 배울때 기분이 묘했을것 같아요ㅎㅎ

유부만두 2021-08-26 09:50   좋아요 1 | URL
의도한 작명이었군요!

blanca 2021-08-26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 책 안 그래도 팟캐스트에 나와 주문하려다 말았는데 지루할까봐요. 책장은 잘 넘어가나요? 극찬을 하던데 왠지 지루할 것 같아서...

유부만두 2021-08-26 09:50   좋아요 1 | URL
잔잔한 편이에요. (네 좀 졸려요)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선 분노와 탄식도 나오고요.

blanca 2021-08-26 09:53   좋아요 1 | URL
오, 또 마음이 동하네요.주문해야하나 갈등합니다.

유부만두 2021-08-26 09:56   좋아요 0 | URL
아.. 저도 막 강추 까지는 아닌데, 좋은 부분도 많았어요. 흥미진진에 대한 기대는 접으시고 고운 손바느질 같은 문장을 즐기시면 어떨까요. 줄거리도 (벼룩 이야기 빼면) 평이합니다. 고민을 더하는 댓글이죠? ㅎㅎ

단발머리 2021-08-26 10:00   좋아요 1 | URL
블랑카님~~ 사세요! 사셔야 할 것 같아요. 고운 손바느질이래요. 고운 손바느질 같은 문장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고운 손바느질 살 거에요^^

vita 2021-08-26 10:03   좋아요 1 | URL
흥미진진 기대 접으라 하시니 지루하면 어쩌지 라는 마음 살짝 품게 되지만 전 이미 질렀어요 블랑카님 함께 읽어요 😊

blanca 2021-08-26 10:15   좋아요 1 | URL
벼룩 이야기 ㅋㅋㅋ 아, 저 솔직히 지금은 못 사요. 양심불량 ㅋㅋㅋ 책탑 쌓여 있으니 좀 소진시키고요. ^^;; 위 댓글 읽고 빵 터져요. 나도 밥 하기 싫다 ㅋㅋㅋㅋ

Persona 2021-08-26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했는데 후기 감사드립니다!^^

유부만두 2021-08-27 07:35   좋아요 0 | URL
여성 소설상 소식에 저도 궁금했거든요.

바람돌이 2021-08-27 0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도 읽으시는 유부만두님 존경 존경!
저는 한국어를 좋아합니다. 한국어만.....ㅎㅎ

유부만두 2021-08-27 07:37   좋아요 1 | URL
저도 한국어를 좋아합니다.
외국어는 해외 거주 경험이랑 전공 공부 때문이에요. 다 몸으로 고생한 거라 .... 칭찬해주시면 아주 묘한 기분이 들어요. 근데 책읽기는 일단 (소설의 경우) 그 속으로 들어가면 언어는 이차적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거긴 이야기가 있고 또 제가 있고 (...아, 막 이런다 ....) 또 재미가 있으면 끝! 십점 만점의 십점이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