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달에 한번씩 주말에 이 외침이 들린다. 

칼 가라요오오 .... 카아알 ....

언뜻 반말처럼 들린다. 칼 가라어어....카아알.... 


무디고 살짝 이가 나간 듯 안나갔다고 우기는 내 애정템 부엌 칼과

작고 소중하지만 노쇠한 과도를 들고 고민하는 사이,

그 칼 가는 장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신문지에 둘러서 칼을 들고 나갈까, 하면 이미 늦다. 

그런데, 칼 가는 데 얼마나 줘야 하지? 


지난달 만화책만 스무 권을 읽고, 철학책까지 구입하는 패기를 부렸지만 (열다 덮었고) 바쁘기 직전이라 몰아서 '놀아둔' 게 다행이다. 요즘은 책을 집중해서 읽기엔 시간이 나질 않는다 (이 말이 거짓말이라고 늘 생각했지만). 부엌일을 할 때 애니메이션를 보는 데서 위안을 얻는다. (칼이 잘 안들어서 조금 속상하고) 요즘은 왓챠에서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보는데, 만화책 전집 살 뻔한 걸 겨우 눌렀다. 그래서 칼을 간다. 호기롭게 카드를 휘둘러 스윽, 서억 긁고는 도착하는 책 택배 상자들을 정리하며, 다짐을 한다.


내, 기어코, 이 책들을 다 읽고 말 거시야. 정녕 이 이야기들을 다 꼭꼭 씹어서 소화시켜서 꿈 속에서 리뷰를 쓸 거라고! 


아, 일단은 일.일.밥.밥. (나는 고백한다, 를 나는 기억한다, 로 검색한 사람 나말고 계신다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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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01 14: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꿈속의 리뷰 기대합니다!

유부만두 2021-06-01 16:39   좋아요 1 | URL
일단 현실의 독서를 칼을 갈며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되는 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6-01 1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고발한다로 검색한 사람!
저요!
에밀 졸라 책 뜨던데요. ㅎㅎ

유부만두 2021-06-01 18:42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래도 ‘기억‘보다는 ‘고발‘이 더 가깝네요.

syo 2021-06-01 19: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 우리 동네에도 그 아저씨 있는데, 말투가 겁나 흡사한데요..... 칼 가라어어어

유부만두 2021-06-02 10:06   좋아요 1 | URL
아마 요일 별로 여러 곳을 다니시겠죠?!
그런데 그 외침에 부응하지 못한 사람...저요.

붕붕툐툐 2021-06-01 2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칼 잘 안들면 진짜 똑땅~
꿈에서 쓰는 리뷰가 자동으로 북플에 저장되는 그날까지! 파이팅!ㅎㅎ

유부만두 2021-06-02 10:07   좋아요 1 | URL
그쵸. 똑땅... (선생님께서도 이런 말 쓰시는군요.)
일단 집에 있는 ‘칼가는 도구‘를 써봤는데 신통치는 않아요.

현실서 책을 읽어야 하는데 ... 뭐, 그전에 쟁기고 있습니다. 아시죠? ^^

붕붕툐툐 2021-06-02 23:10   좋아요 1 | URL
(ㅋㅋㅋ귀여운 척을 위해서라면 표준어따위 내다버릴 수 있는 저란 사람~ㅋㅋㅋ)

단발머리 2021-06-01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손 들고 싶지만, 아쉽지만 이번에는 패쑤~~~~ 할께요!!
대신..... 결혼하고 칼 한 번도 안 갈아보신 분, 손!!!

유부만두 2021-06-02 10:08   좋아요 1 | URL
칼은 그럼 다른 분께서 갈아주시는가요, 여러 칼을 돌아가며 쓰시는가요? 궁금하네요.

저 책은 일단 손! 을 들거나 관심!을 외치면서 챙겨두고 있어요.

난티나무 2021-06-02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는....’ 하고 잠시 멈춤... ㅎㅎㅎ 뭐더라? 기억한다 고발한다 다 떠올린 거 같고요...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21-06-06 17:2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저랑 비슷하세요. 저도 ‘나는....ㄱ....기억한다? (프루스트에 사로잡힘)‘이러다가 포기하고 서재로 와서 검색했어요.

psyche 2021-06-05 0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 5월에 심지어 비싼 배송료는 내면서 책을 샀는데 그중 단 한 권!도 안 읽었다는... 커피 테이블 위에 쌓인 책을 보며 여기에 그냥 둘 지 책장으로 옮길지 고민만. ㅎㅎ

유부만두 2021-06-06 17:24   좋아요 1 | URL
ㅎㅎㅎ 언니, 저희집도 마찬가지에요. ^^ 그래서 언니가 좋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