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심장 뉴욕미술 - 뉴욕의 미술관 Art Travel 2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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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대미술은 어렵다기 보다 차갑고 친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주헌이 아니라면 난해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에
뉴욕미술을 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미국이 싫다고 미술까지 거부할게 뭐냘수도 있지만
예술이란 순도높은 철학이고 최전선의 정치이다. 더욱이
세상에 보아야할 좋은것도 많은데 굳이 미국 미술을 봐야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
이주헌이 아니라면 말이다.

눈과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 이후 나는 이주헌의 추종자다.


2.
뉴욕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뉴욕이 현대미술의 메카가된 배경에 대한 짧은 설명 - 서문
을 읽으며 역시 이주헌이다.

세계경제의 중심, 자본주의 부의 상징인 도시에
어마어마하게 돈많은 재벌들이 고상한 취미로 그림을 사모아
일단 물량으로 아도치며 현대미술을 선도하는 ^^*
좋겠다. 당신들은 고상한 취미생활을 할 돈이 마르지않고 샘솟아서
(문득 삼성 이건희의 부인 홍라희가 소장했다가 검찰조사때는 사라졌다는 행복한 눈물이 생각나네) 

무엇보다 돈 많은 재벌가문의 자식들이 예술에 깊이 도취되고 향유하고 수집하고 남긴것이
주로 뉴욕미술관들인데... 참 미국스럽다.


3.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거지."
빈센트 반 고흐 부터 근대의 선구자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현대미술의 뉴욕을 시작한다.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개인의 시대를 절절한 감성으로 빈센트가 열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이주헌은 화가화 그림에 대한 이해가 깊고 문체는 담백하다. 

내감성으로 뉴욕미술은 러시아미술만큼
흥미진진하지도 눈에와서 쏙 들어앉지도 마음아파서 보고또보게 하지도 않는다.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이주헌의 글솜씨가 좋아서 끝까지 읽었다.
물론 뉴욕미술이 가치가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니고 좋은 그림도 많다.


4.
ART TRAVEL1 의 러시아 미술과 기획의도 뿐 아니라 편집스타일까지 똑같다.
반갑다. 비슷한 시간이 지나면 북유럽 미술이 책으로 출판될거라는 기대가 즐겁다.  

언능언능 나오너라. 북유럽 미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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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학고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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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앙드레 고르는 오스트리아의 유대인인데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다.
고르는 참으로 프랑스 사상가 답다.
현학적인 난해함. 해명해야 하는 단어들이 꼬리를 물어 거슬림.
매우 솔직하고 진지한데도
프랑스 지식인들의 이런 말투에 나는 질린다. 그리고 궁금하다.
어떻게 이렇게 일상적이고 평범한 단어들을 조합해
아무것도 아닌것을 난해하게 하는 재주가 뛰어날까?

예를들면  
"모든 것을 다 말하고 난 뒤에도 여전히 모든 것은 아직 말해져야 하는 상태로 남아있다. 언제나 모든 것은 아직 말해져야 하는 상태로 남을 것이다."

이런말을 왜쓸까? 글쟁이의 존재에 대한 탐구인듯할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돌아보는 솔직한 말투는 좋다.


2.
사려깊은 학자가 아내와 보낸 60여년에 대한 고백과 회고.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자서전. 삶과 사랑의 역사.

이렇게 첫눈에 반해 관계에 대해 고민하면서 평생을 사랑하는구나.
그럴수도 있구나!
평생을 더할수없이 사랑하며 결핍이 아니라 풍요롭게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사랑이 있구나!

3.
굳이 거짓을 말할 이유도 허세부리며 어깨에 힘 줄 이유도 없는
여든이 넘는 노학자의 오십년을 넘게 함께 산 아내에 대한 사랑고백이
마지막 책장을 넘길때까지 감동적이다.

무엇보다도 삶의 역사와 사랑의 역사가 일치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두사람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 둘이 서로 사랑하게 된 것이고 그렇게 살다가

우리는 둘다 한사람이 죽고나서 혼자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없다면 의미없어지는 나의 삶이라니.
하루이틀 아는 사이도 아니고 60년가까이 함께 살고서 내린 결론이 이렇다니.
어쩌면 이렇게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았을까.

꼭, 굳이 내가 그러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아니지만
늘 모든 사람들이 반복해서 열망하는 영원한 사랑의 한 샘플이 서로 할퀴고 아픈것이아니라
나누고 존중하고 아끼는 모양으로 아름다와서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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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 1 비빔툰 (문학과지성사) 9
홍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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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굳이 말하지 않는 일상의 한 조각을 끌어와
정확하고 재미있게 따듯하게 그려보여주는 것이 홍승우의 매력이다.

나야 아직 미혼이지만, 그맘때
무난하고 평범하게 결혼하고 아이낳고 살아사는 사람들
뛰어나고 유능하고 훌륭한 사람의 모범답안이 아니라

소박하고 일상에 젖어 피곤하고 지치기도하고
어떨때는 이기적이고 살짝 교활해지기도 하며 그런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다고 느끼기도 하는
건강하고 씩씩하고 삶을 긍정하고 낙관하며 사는 착한 보통 사람들

홍승우는 자기경험에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것을 끌어내어
딱 한페이지의 공간에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촌철살인의 맛으로 그려내는 내공이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긍정과 예찬으로 이만한것이 있을까

겸손하게 삶을 말하는 홍승우가 좋다.

2.
살아보니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던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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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관 동서 미스터리 북스 90
존 딕슨 카 지음, 김민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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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1906년에 태어난 작가가 1930년에 쓴 소설이다.
24살때.... 나이도 어린 사람이, 게다가
거의 78년전 소설인데 진부하다는 느낌도 없다!

첫페이지를 넘기면 순식간에 사건으로 몰입하게 되고 매우 복잡한 이중트릭이 있는데
군더더기 없이 흥미진진하다.

마지막장의 마무리가 한꺼번에 모든것이 설명과 함께 풀리지만
그다지 무리하다는 느낌은 없고
펠박사의 설명을 읽어보면 대부분의 단서들은 이미 독자들에게 제공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그렇다고 글로 읽으며 퍼즐을 다 풀수는 없다. 논리적으로 동의한다는 거지.^^

이야기의 전개가 극적이고 재밌다.
중세유럽의 무덤속 흡혈귀나 주술, 마법사 그런 고딕풍의 음울한 분위기
영국스럽다. 존 딕슨 카는 미국사람인데 영국스럽다.
'밀실의 강의' 를 비롯해서 몇몇 대목에서는 작자가 너무 잘난척을 해서
역시 아직 어리군, 그런 느낌도 살짝, 잠깐. 


2.
명탐정이 펠박사인데(멀 연구하는 박사려나?)
'커다란 자루걸레같은 머리에 목사풍의 검은 펠트모자를 쓴 중세의 귀족같은 차림'
음.... 그다지 호감이 가게 생긴것은 아닌듯 ^^
무척 유능하다. 뭐든 다 안다.
전형적인 두뇌회전 빠른 탐정


3.
나는 포스트모던보다 고전이 좋더라.
오래됐어도 여전히 재미있는 이런 소설을 읽으면 부디
백년후의 사람들도 나처럼 재미있게 읽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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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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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미있는 소설들이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힘은 간혹
스토리 그 자체보다 구성하는 방식이고 말투이기도하다.
캐릭터가 개성적이기도 한데 그다지 강조되지는 않는다.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과 마술사의 사랑이야기가 어떤 연관인지 모르는채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러한 구성이
이소설을 재미있게 하는 주요한 장치이다.
처음부터 시간흐름대로 보여준다면 정말 심심할거라는 거다.
흥미로운 전개방식과 재치있는 대화들이 몰입하게 한다.


2.
한편 재판장면은 변호사와 검사의 논증방식이 그 나름대로 재미있다.
'사실'이란 이렇게 '편집'되기 마련이다.

미국의 재판이 정말 소설이나 영화에서 처럼 이렇다면
적어도 형식에서 한국보다 자유롭고 그 형식은 내용을 다른 차원으로 만들기도 한다.
내가 경험한 우리의 재판은 결과가 이미 나와있는 게임이고
검사고 판사고 변호사고 대체로 못된 인간들일 뿐 아니라 무능하기도 하다.

배심원들 앞에서 논리적인 설명은 기본이고 눈빛과 태도와 목소리로 분위기를 바꾸기도하는
드라마틱한 재판장안의 긴장이 명암으로 보이는 것 같다.
마치 연극무대같은 법정이 흥미롭다.


3.
페이지를 넘길수록 길이 좁아지고 구름이 낮게 드리우는 느낌
어둡고 막다른 골목이 다가오고 있다는, 천천히 긴장하게 하는, 그런데 
사실 마지막 봉인이 풀린 다음은 오히려 심심하다. ㅎㅎㅎ

그래도 이만하면 한때 최고의 미스터리라고 했을만 하다.
최근 스릴러영화들의 반전을 위한 반전 보다 재밌다.


4.
오른뺨을 때린자에게 왼뺨까지 내주라는 말은 주로 때리는 것들이 하더군.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라는 말 또한 복수가 두려운 자들이 하는 말이지.
오히려 마땅히 지켜야 할 사람된 도리를 지키지 않는 것들이 너무 태연하게 잘사는 것이
독하지 못한 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실패한자의 패배의식을 갖게 한다.

그래서 나는 무엇보다 복수에 성공한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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