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브라운 신부 전집 1
G. K. 체스터튼 지음, 홍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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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편소설을 즐기지 않는다.
뭐랄까 마치 진행중인 이야기를 중간에 삭둑 자르는 느낌
먹던 밥 아직 안먹었는데 냅두고 일어나는 느낌
그래서 미리 단편소설집인것을 알고 보는 경우는 거의없다.

결백도 단편집인줄 알았으면 아봐 안봤을텐데...
재밌다.

매콤달콤, 톡 쏘며 입에 감기는 것이 아니라 미지근한 죽처럼
편안하고 무리없는 수작들

2.
사람과 삶에 대한 관찰이 일상적이고 끈질기다.
거기없는 듯이 서서 브라운 신부가 동그란 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러면 세상 모든 것이 이야기가 된다.
공기속에 색색깔의 이야기들이 브라운 신부에 의해 편집되어 이야기 되길 기다리는 듯 하다.
그속에 살짝 웃으며 체스터튼이 숨어있다.
말투와 손짓과 발걸음과 눈빛을 보는 여유있고 애정이 있는 시선이 넉넉하다.
매우 소름끼치는 살인사건조차 탐구하듯이 보기때문에 분노가  없어 미지근하다.
낭만적인 범죄와 탐정.
그래서 그저 이야기이지 현실감은 떨어진다.

아마도 체스터튼은 귀족 신사인듯 한데
살짝 적당히 귀족들, 부자들, 신사들을 비웃고 허식과 거짓을 꼬집는다.
다만 귀족스럽고 교양있고 점쟎게. ^^* 

체스터튼은 꼼꼼하고 까다롭고 여유있으며 진지하다.

그러나, 영국신사다.
동양에 대해서는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한다.
무지하고 사악하고 유혹하고 교활하고 원시적인 신비한 동양을 말한다.
홈즈만큼은 아니지만 살짝 불쾌해

3.
잘만들어진 책이고 편집과 표지를 예쁘게 공들여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한다.
본문중 삽화는 매우 잘 그려져있으며 극적인 움직임을 낭만적으로 보여준다. 
이야기와 썩 잘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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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리스 브루클린 밀리언셀러 클럽 72
조나단 레덤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 별 열개쯤 주어도 아깝지 않다.

1.
세계 여기저기 화염을 운반하는 거만하고 잘난 미국의 뒷골목
에 사는 사람들
을 위한 노래

브루클린은 조나단 레덤이 자랑스럽겠구나!


2.
라이어넬 에스로그의 몸에서 랩처럼 비틀비틀
시가 흘러나온다. 틱.틱.틱.
마른 햇살 춤춘다.

물결같은 틱을 따라가다 문득
푸후, 뒷맛이 슬픈 웃음이 나온다.
라이어넬 에스로그, 언어의 마술사 아니 천사
흔들흔들 걸아가는 그의 어깨죽지에
상처입은 날개가 달려있어도 놀라지 않을 거야.

안아주고 싶어.

문득, 브루클린 도시의 뒷골목을 걸어보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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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시간의 딸 동서 미스터리 북스 48
조세핀 테이 지음, 문용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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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가 승리한 자에 의해서 얼마나 악의적으로 편집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교과서에 실리는 정설이 되면 다시
많은 사람들에게 사실과 다르게 어떻게 기억될 수 있는지

에 대해 책의 앞부분에서 이미 흥미롭게 다 말한다.
반정도 나머지를 읽기가 심하게 지루하다.
책 앞쪽 절반의 무의미한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논문이 아니므로


2.
침대에 누워있는 글랜트 경감은 많은 사람에게 리처드 3세에 대해 물어본다.
그들은 모두 다른 표현으로 그러나 리처드 3세를 잔인한 살인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리처드 3세의 초상화를 글랜트가 봤더니 예민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의 얼굴이었다는 거
사람들의 얼굴만 봐도 판사인지 죄수인지 딱 알아맞추는 글랜트 경감이 의문을 품었다는
설정은 재밌다.

그런데 브렌트가 왜 글랜트의 조수역할을 기꺼이 하는지는 설득력이 없고
뒤로 갈수록 지루해진 나머지

왜 진리는 시간의 아들이 아니라 딸일까?
진리는 여성인가?
시간은 남성인가? 여성인가?
뭐, 이런 생각만 자꾸 가지를 쳐버려서 읽기 힘들었다.

플러스 잘난 척하는 영국 남성 탐정들에게 질릴려구해.
이 동네는 좀 쉬었다 봐야 할 듯하다.


3.
역사에서 무엇이 진실일까?
역사에 진실을 남겨 전하는 것은 가능할까?
집단의 기억이 이렇게 쉽게 왜곡될 수 있다니.

진실은 승자에 의해 편집된 역사 그 자체다.
결국 역사를 정리하는 자가 이긴다.

4.
단편 소설이었으면 훨씬 좋았을. 구구절절 리처드3세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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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 동서 미스터리 북스 18
딕 프랜시스 지음, 김병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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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얼하다. 캐릭터가 실제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이야기의 흐름은 서두르지 않으며 공들여 천천히 꼼꼼히 정말 그럴것 같은.
다니엘 로크의 위장하는 연극 실력은 어설픈데, 그것까지 자연스럽다.
너무 잘해도 이상하지. ^^*

오스트레일리아의 성실한 농장주가 영국의 형편없는 마부로 하루아침에 바뀌면 어떻게 되는지
시시콜콜히, 그래서 사는게 뭔지 참... 저도 모르게 혀를 쯧쯧 자체되는
그리고는 덤처럼 틈틈히 로크는
이탈리아가서 스키타고 스코틀랜드를 오토바이타고 돌아다니며 이탈리아로 가서 관광한다.
피로를 풀기위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귀족 여인과의 사랑이 적당히 양념처럼 ^^*

고전소설의 매력이 다 있다. 느긋하고 여유있는 재미.


2.
영국의 귀족들은 아직도 '나리'라고 불리고 하인을 부리고 살며
지들끼리 특수한 사립학교에 다니나봐.
그리고 지들끼리 특권을 차지하며 자손만대 핏줄이라며 물려주려 하겠지.
상식의 수준이 100년쯤 차이가 나네. 보수적인 영국.


3.
비정상적으로 경주에서 이기기위한 수법
말에게 행하는 행위가 참.
단순하고 사악하다.


4.
도박이란 그런 것이다.
말과 사람이 함께 달리는 것을 즐긴다면 그것은 스포츠다.
거기에 돈을 걸면, 사람이 이렇게 사악해진다.
점쟎은 스포츠인척해도 합법적으로 도박을 하는 경마는
경박하고 사악한 게임일 뿐이다.


** 연휴를 함께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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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쿠스의 죽음 막스 갈로의 로마 인물 소설 1
막스 갈로 지음, 이재형 옮김 / 예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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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막스 갈로의 로마인물 소설 씨리즈의 첫번째가 '스파르타쿠스의 죽음' 이다.
세계의 모든길을 로마로 통하게 했던,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바로 그
빛나고 찬란한 제국의 전통 뿐 아니라 문화와 삶까지
2천년이 지난후에도 예찬하는 자를 거느린 로마의 역사인물로
황제도 아니고 정치가도 아닌, 귀족이 아닌
노예를 선정한 딱 그만큼의 양심과 예의가 막스갈로에게 있으나

막스갈로는 노예가 아니라 결국 로마인이라는 생각을 하며 입맛이 쓰다.


2.
스파르타쿠스에게는 '죽음'을 네로에게는 '비밀'을 티투스에게는 '승부수'라는 단어를 붙여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스파르타쿠스는 노예가 아니라 자유민으로 살고자 죽음을 택한 인간이다.
굴종과 모욕을 벗고 사람으로 살려고 죽음을 택한 사람
그래서 그의 죽음은 노예가 말을 하는 짐승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선언이다.
지는 싸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목숨걸고 할 수 밖에 없는 자의 마음을 로마인들은 모르지.

또한 '죽음'으로 기록되는 역사의 중요함을 막스갈로는 말한다.
그것은 비록, 지금은 힘이없어 죽더라도
사람다운 삶을 위해 온몸다해 싸우다 죽어간자, 그 이름이 남아 잊혀지지 않는자, 죽지 않는다는

그래서 스파르타쿠스를 2천년후에 다시 살리고 있다.

역사를 기록하는 것도 귀족들이고, 사건을 해석하는것도 귀족들이다.
로마의 귀족들은 아직 살아있는 노예들의 기억속에서 스파르타쿠스를 잊게 해야 했다.
죽음보다 두려운 고통속에 내던져질수 있다는 공포로 기억을 누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혀지지 않아 죽지않은 노예 스파르타쿠스의 존재는
날카로운 공포아래 숨죽여 있던 인간이고 싶은 노예들의 불안하고 슬픈 자존심이 아닐지.


3.
로마에서 노예들의 싸움, 서로 죽일 때까지 싸우도록 하고
개와 사자에게 던져주기도 하며 그것을 구경하는 것은
오늘날의 스포츠와 닮았다. 대리전쟁의 이미지.
심장뛰고 피흘리는 전투의 흥분, 그런 이미지
그걸 즐기다니.


4.
단한명의 여성등장인물 스파르타쿠스의 여자, 아폴로니아
여사제, 디오니소스의 여사제
술먹고 취하고 예언하고 욕망을 숨기지 않는, 스파르타쿠스에게 딱 어눌리는
함께 살고 함께 싸우는 노예 전사


5.
노예 반란군 지도부의 전술논의 장면이 있다.
매순간  긴장하고, 배고프고, 쫓기며, 이 세상에 아군은 없는
죽음의 순간을 잠깐 미루어 놓고,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전술논의는 그 판단의 순간마다 얼마나 무거웠을까.

6.
군더더기 없는 서술.
막스 갈로는 필요한 말들만 경제적으로 그러나 시적이고 사사적으로 쓴다.
읽는 흐름에 막힘이 없다.

7.
막스갈로, 그래봤자 당신은 로마인이다.

노예들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원시적인, 야만의 이미지이다.
늑대처럼 자유롭고 춤을 추고
로마인들은 권력의 화신이든, 폭력적이든 세련된 문명의 이미지다.

특히 유대인 치료사 자이르는 재수없다.
자이르는 구경하면서 평가한다.
기본적으로 자이르의 시선과 막스갈로의 시선은 일치한다.
노예들의 약탈과 전투후 살육에 대해 '짐승','동물'이라고 말하며 로마인들과 뭐가 다르냐고
결국 짐승같은 노예들일 뿐이라고
반성할 것을 촉구하고 양심적인 척 하며 평가하고 앉아있다.
몸은 노예이나 머리는 로마인인, 자이르

꼴깝 떨고 있네.   

원형경기장에서 노예들끼리 서로 죽이는 게임을 일상적으로 즐긴 로마인에 대해서는
그들의 넘을 수 없는 힘에 대해 두려워하고, 결국 그들이 이긴다고 고백하지만
로마인 모두를 '동물' 이나 '짐승'으로 표현하지 않으며 그들에게
'인간적인'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다만 발가벗고 칼에 맞서는 노예들이 승리후 벌이는 살육을 짐승이라고 한다.
그 노예들이 절대 이길수 없는 전투,
피뭍은 승리에 취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 짐승같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감히 로마인 주제에 할말은 아니지.
니 입술과 손에 묻은 노예들의 피를 보렴.


8.
오로지 스파르타쿠스만 영웅으로 만들기위해
다른 모든 노예들은 그의 뛰어남을 검증하는 배경으로만 씌였다.
참으로 로마인 스럽지.

노예가 스파르타쿠스를 쓴다면 시적이기 보다는 논쟁이 더 많았을 것이다.
2년이 넘에 수백만의 노예가 공동생활을 한거다.
도시를 점령하고 약탈할때 사신처럼 포악하고 짐승같은 눈빛으로 날뛰었을지 모르지만
최소한의 기본적인 공동체의 규율이 있었을 것이고
싸움에서 이기기를 바라는 수많은 작은 스파르타쿠스들의 고민이 논의되었을 것이다.
노예들은 그걸 기억해 주기  바랬을거야.


이름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사람답게 살고자 했던
그 반란전쟁에 동참한 많은 노예들의 웃음과 눈물과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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