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학고재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앙드레 고르는 오스트리아의 유대인인데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다.
고르는 참으로 프랑스 사상가 답다.
현학적인 난해함. 해명해야 하는 단어들이 꼬리를 물어 거슬림.
매우 솔직하고 진지한데도
프랑스 지식인들의 이런 말투에 나는 질린다. 그리고 궁금하다.
어떻게 이렇게 일상적이고 평범한 단어들을 조합해
아무것도 아닌것을 난해하게 하는 재주가 뛰어날까?

예를들면  
"모든 것을 다 말하고 난 뒤에도 여전히 모든 것은 아직 말해져야 하는 상태로 남아있다. 언제나 모든 것은 아직 말해져야 하는 상태로 남을 것이다."

이런말을 왜쓸까? 글쟁이의 존재에 대한 탐구인듯할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돌아보는 솔직한 말투는 좋다.


2.
사려깊은 학자가 아내와 보낸 60여년에 대한 고백과 회고.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자서전. 삶과 사랑의 역사.

이렇게 첫눈에 반해 관계에 대해 고민하면서 평생을 사랑하는구나.
그럴수도 있구나!
평생을 더할수없이 사랑하며 결핍이 아니라 풍요롭게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사랑이 있구나!

3.
굳이 거짓을 말할 이유도 허세부리며 어깨에 힘 줄 이유도 없는
여든이 넘는 노학자의 오십년을 넘게 함께 산 아내에 대한 사랑고백이
마지막 책장을 넘길때까지 감동적이다.

무엇보다도 삶의 역사와 사랑의 역사가 일치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두사람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 둘이 서로 사랑하게 된 것이고 그렇게 살다가

우리는 둘다 한사람이 죽고나서 혼자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없다면 의미없어지는 나의 삶이라니.
하루이틀 아는 사이도 아니고 60년가까이 함께 살고서 내린 결론이 이렇다니.
어쩌면 이렇게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았을까.

꼭, 굳이 내가 그러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아니지만
늘 모든 사람들이 반복해서 열망하는 영원한 사랑의 한 샘플이 서로 할퀴고 아픈것이아니라
나누고 존중하고 아끼는 모양으로 아름다와서 다행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