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달 13일이니까 벌써 한달이 지났네.
아날로그에 익숙한 나는 생전 디지털로 찍는 사진은 별로라고
종이의 질감과 수정할 수 없는 순간의 포착이 있는 아날로그가 좋다고
디지털 사진 있는것은 쓸줄모르는 나에게는 없는 것과 같다고

그랬는데 문숙이가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와서 찍어서 내 멜로 쏴서
벌써 한시간이 넘게 이리저리 장난을 하고 바탕화면도 바꾸고
음---, 나름 재밌네. ^^

날씨도 좋고 사람도 좋아서



2.
거제도는 참 매력적인 섬이다.
섬인데도 산이 높고, 해안을 따라 어디할것 없이 풍광도 좋다.
이번에 알았는데 예쁘고 소박한 섬도 많이 거느리고 있네
오히려 외도는 비싸고 인공의 냄새가 많아 싫고

소매물도는 맨위에 폐교하나를 갖고 있는 작은 섬이다.
전기와 물이 문제이지
배에서 내려 정상의 넒은 마당까지 30분이면 올라가고
(주로 거기서 많은 사람들이 술을 먹더군요)
거기에 교실두칸짜리 작은 폐교가 있다
참 예쁜데 누군가 살려고 시도하다 실패한듯한 흔적이 있다

요기서 등대가 있는 곳까지 다시 30분
안타깝게도 등대에 가기전에 디지털 카메라의 밧데리가 없어서
사진은 못찍었다



3.
배경이고 뭐고 그저 사진은 사람이 큰게 장땡이라는 철학이 잘 드러나는

봄날 술, 햇살, 바람, 파도, 사람에 취해
끝내 섬에서 나오지 않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것으로 마무리한

다시 가서 나오기 싫은 소매물도 봄소풍

언니야, 문숙아, 기식아 담에는 술 안먹을게 또 가자! 또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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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의 에로틱 갤러리
이명옥 지음 / 해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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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에로틱이라는 주제가 곧 젊음, 생명, 숨결, 싱그러움
이런 이미지와 맞닿아 았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20대를 전선에서 보내며 내 삶과 몸이 가장 젊어 푸르렀을때
에로틱한 욕망을 표현하고 느끼는 것에 관심조차 없었던 것을
못내 아쉬워 한다.
물론, 투쟁의 삶을 들먹거리지 않아도 한국에서 우리 세대에게 에로틱은
스크린 속에나 있는 욕망이고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좀 우스운 논쟁 속에만 있을뿐
일상에서는 금기로 차가워서
굳이 나만 억울할것도 없긴 하다.

몇년전 문득 정선아리랑 노래를 들으며 아!
먹고살기 힘들고 척박해도 우리 옛 선조들은 참 솔직하고 예쁘게 사랑노래를 했구나
에로틱한 욕망을 표현하는 것이 삶을 풍요롭고 촉촉하게 하는 한 주제구나.
그렇게 진솔하게 삶의 시름을 달래는 구나.
신기한 깨달음


2.
사비나의 에로틱 갤러리는 잘 기획된 책이다.
무겁지 않고 가볍지 않게, 재미있게
이명옥은 글을 잘쓴다. 그런데
그녀의 글보다 그녀가 선택하는 그림의 안목이 더 좋다.
그녀가 쓴 팜므파탈도 글보다는 그림이 좋았었다.
너무 많은 설명과 말이 필요없는 그림에 딱 적당한 만큼만 설명한다.
말을 아낄줄 아는 것도 훌륭한 미덕이다.

유럽의 미술관을 지칠때까지 걸어보는 것이 나에게 먼 꿈이지만
요즘은 이렇게 좋은 책들이 내 시름을 잠시 달래준다.


3.
참 이상도 하지. 그런데 여전히 나를 가장 사로잡는 것은
쿠르베와 쉬잔 발라동, 고야, 렘브란트의 자화상이다.
빈센트와 아르테미스의 자화상이 그랬듯이
자의식 강한 그림의 대가들이 세상과 만나
굴복하지 않고 도전하고 탐구하고 굳세게
외롭고 슬프게 세상을 응시하는 눈빛이다.

그 눈빛들이 나를 위로한다.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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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경감 최대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21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지음, 김민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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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렌치 경감 별명이 '애교덩어리 조' 다. ㅎㅎㅎ
사실 애교덩어리라고 하기에는 진지하지만
상냥하고 쾌활하고 친절하고 성실한 '경감'이다.
변덕스럽고 까다롭고 불평을 늘어놓거나 과묵해도 잘난척하고 똑똑하고 잘생기고
번뜩이는 감각을 갖고 있는
이런 탐정에 익숙하다가 보는 프랜치 경감의 평범함은 상대적으로
아, 맞아, 다른 탐정들의 비범함은 좀 지나치게 허구였구나 그런 생각을 절로 하게하지만

한편 현실의 경찰에게 절대 호감이 없기때문에
비리, 폭력, 교활함, 무능함, 무사안일.... 이런 단어와 경찰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프렌치 경감은 좀 낯설다.

이런 경찰을 현실에서 만나면 이상해서 뚫어지게 볼것 같어.
프렌치 같은 경감도 허구다.
친절한 경찰이라니.... 믿을 수 없어.

그래도 프렌치경감은 신뢰할 수 있을 것 같다.
좌충우돌 사건을 잘 해결못하는 성실한 그가 귀여워.


2. 
크로프츠는 아일랜드 더블린 사람이다. 어쩐지.
아일랜드, 더욱이 더블린이라..
그동네는 민요와 서사의 힘의 있는 동네다.
한번쯤 아일랜드의 들판에서 바람결을 느껴보고 싶은

추리소설이지만 사건의 해결보다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 등장인물들의 일상을 잘 따라가는 재미가 있는 독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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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 - 패스트푸드에 관해 알고 싶지 않은 모든 것
에릭 슐로서.찰스 윌슨 지음, 노순옥 옮김 / 모멘토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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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패스트푸드에 관한 모든것.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왜 만들고, 그것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래서 이제 패스트푸드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맥도날드, 맥도날드화'가 자본주의 사회를 패스트푸드의 생산시스템,
획일화되고 관료화되어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분석한 책이라면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는 똑같은 것을
구체적인 인용과 사례를 들어 훨씬 친절하고 쉽게 설명한다.
고등학교 1학년 쯤 되는 학생들의 교과서로 좋을
정말이지 한국학교에서 영어로 몰입교육한다고 오바하지말고
이런거나 좀 가르키지

2.
최근의 광우병 걸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국면에서 이런 저런 영상을 보며
전기충격에 비틀거리는 소들, 죽는 소들, 인간의 잔인한 폭력에 쓰러지는 소들...
언젠가 소와 닭과 자연이 인간에게 복수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절로들었다.

푸른 들판에서 풀먹고 자라는 소는 미치지 않는다
대량시스템으로 육류가 들어간 사료를 억지로 먹이는 소들이 미치지
'최단시간, 최소비용, 최대이윤'의 자본주의 슬로건은
소를 미치게 하고, 미친소를 먹은 사람을 백치로 만들고... 죽인다.
그리고 감추고, 그런 사실을 은폐하고 모른척하고 안전하다고 거짓말하고...

3.
책에서도 중, 고등학교 청소년들이 문제의심각함에 예민하게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애쓰는 것이 여기저기 예로 나오는데, 그저 그런가 부다 했는데
우리 아이들도 그렇더라.
광우병 쇠고기 수입하는 이병박 정부에 대한 교복 민란

무엇이 옳바른지 말하고 실천하는 아이들이 어찌나 예쁘던지.
나는 고등학교때까지 정말 멍하게 학교만 다녔는데

우리의 고민과 실천으로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수 있다는 믿음은 중요하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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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돌봐줘
J.M. 에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1.
프랑스것은 소설도 철학도 좋아하지 않는다. (가끔 만화는 좋지만)
뒤마와 빅토르 위고 이후 내 감성으로는
잘난척하는 문체의 기교가 질색이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수 없기도 하고
그래도 재미있을거라는 느낌에 오랜 고정관념이 깨지길 바라며 읽었다.

2.
뭐랄까. 재미는 있는데, 공들여 읽을 소설은 아니다.
지루하고 심심할때 하품이 나오는 오후에 책장을 넘기기 좋은

전체적인 소설의 주제나 구성에 신경쓰지말고
등장인물들이 순간순간 내뱉는 대화와 독백에 위트와 조소가 뼈있다.
그렇다. 그냥

3.
왜인지 모르는 형식의 파괴
차례도 없고
세상에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은 없다는 것이 전부인


4.
그런데, 하긴
이명박씨가 대통령이 된 이후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소설보다 현실이 더 엽기인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정치와 관계없는 범죄들 조차
최근 우리는 그로테스크를 신문에서 경험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미심쩍은 눈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요즘이고 보면
이런 소설이 나쁠 이유가 없다.

역시 프랑스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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