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리찌 니나 EDT - 여성용 30ml
니나리찌
평점 :
단종


1.
처음에는 좀 독하다 싶고, 남자 향수 냄새같은 느낌도 있고
뭐, 선물받은 거니까 싫달수는 없고
다만 독특하게 이쁜 향수병이구나

거참, 색깔도 오묘한 빨강이네
그랬는데


2.
뿌리고 돌아다녔더니 사람들 반응이 좋다.
인공향이라고 향수실다던
무관심하고 무뚝뚝한 사람들이
좋은 냄새 난다고 뭐냐고 물어봐서 순간
당황스러워서

봄냄새예요.
웃었다.

달콤하고 무난한 향만 선호했다면 분위기 전환용으로 한번 써보시길 
즐거운 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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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초상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1.
1990년대초 서경식은 정말 열심히 공부했구나.
그의 깊은 사색과 속깊은 눈빛은 우연이 아니었다.
온힘을 다해 그들을 이해한다.
빛나는 사람들, 독재와 폭력의 세기를 실패와 좌절속에서도 열심히 살다간 사람들
그들을 그자체로 이해하려는 서경식의 노력이 행간에 읽힌다.

2.
인물에 대한 짧은 평전이라 몰입하기 어렵고 매우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흐름으로 세계 근현대사이고 주제로 독재와 폭력에 저항한 사람들
혹은 고통속에서도 꾿꾿이 살아내야 했거나, 죽어야 했던 사람들의
흑백으로된 단체사진 같다.

3.
과거로만 읽지 않는다. 끊임없이 현재를 반추한다.
현제를 위한 거울로서 과거이다. 그래서
노스탤지어라고 그는 말한다.
저항하며 살아가는 힘이 되는 꿈이다.

4.
슬프다.
서경식의 사유는 늘 슬프다.
폭력과 독재와 전쟁과 억압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간에 대한
탐구, 존중, 예의, 연민이 깊다.
그 깊은 사유속에 반복되어도 무감해지지 않는 소박한 사람의 심장이 펄떡이며
이렇게 이름없이 저항하며 모순에 찢기며 살다 죽어간 사람들을
악착같이 기억해야 한다고, 그것이 희망이라고
그는 고통스럽게 기억하고 기억한다.

5.
사라지지 않는 49인중 마지막이 오기순이다.
서승과 서준식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서경식은 서승과 서준식이 아니라 어머니 오기순을 기억한다.
마지막까지 사람을 긴장시키고 눈물나게 한다.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사로
'뜻하지 않은 때에 예측을 뛰어넘어 빛을 발하는 저 민중들의 강인함과 지혜는
오기순의 것이고도 하다.' 고 했다.
두 형, 서준식은 17년 서승이 19년을 감옥에 갇혀 사는 동안
서경식 또한 미쳐날뛰는 야만적인 폭력을, 눈감고 싶은 현실을
묵묵히 자기것으로 체화하며 응시하며 살아낸다.
그가 어머지에게 바치는 헌사는 자기 존재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기억하며 쓴다고.

6.
서경식은 사건의 기승전결이나 연대기 순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한인물이 시대를 만나 어떻게 고민하고 사는지
그의 고통과 눈물과 웃음을 이해하는 것으로 온전히 기록한다.
역사의 기록이 결국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성찰이며 그럴때에만 의미있다고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듯 하다.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사람들,
더욱이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사람이 '사라지지 않아야' 하는 이유 또한
인간이 만들어내는 현재와 미래가 과거에 대한 반성위에
정의롭고 따뜻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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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
은행이라는 배경은 자본주의 사회를 보여주는 곳으로 적절하다.
여기서는 돈을 다루는 곳으로의 은행이기도 하지만 실적을 최고로 하는 관료사회로서의
거대한 구조를 은행으로 한다.
그속에 사람은 오로지 실적을 올리기 위한 톱니바퀴일 뿐이므로
언제든 용도가 다하면 페기처분된다.

출세의 상징이기도 한 은행원이 되기 위한 노력,
소박한 꿈을 꾸며 사는 사람들이 은행원으로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모든 톱니바퀴들은 그러나 과거의 역사가 있고 감정이 있고
모두 한때는 말랑말랑한 가슴으로 살았다고
그런데 그런 가슴으로 살기에 은행은 너무 거대한 힘으로 실적을 향해 굴러간다고
심지어 그 속에서 은행원이 비틀려 신음하는 소리나 최소한의 정의조차 거추장스럽다고


2.
열사람의 열가지 에피소드가 따로 또 같이 한 작품을 구성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형식의 소설을 좋아한다.
퍼즐 맞추기 같은

소설이 시작한 이후로 좀처럼 사라지기는 커녕 등장도 하지 않는 니시키씨는 
소설을 다 읽고나서는 정말 어디있는거람, 
그런 긴장도 좋고
등장인물 모두에게 고르게 관심과 애정을 주는 작자의 눈도 좋다.


3.
아이엠에프 이후 날마다 출근해서 월급을 받아 먹고살아야 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모두 다,
우리가 모두 다, 훌쩍 사라지고 싶을때가 왜 없겠는가 말이다.
시시때때로 날개를 달고 싶지만.....

이런 소설을 읽는 것으로 잠깐 위로한다.



4.
무표정한 얼굴로 말랑말랑한 가슴을 가리고

우리 모두가 사는 은행이야기

니시키씨의 행방은 묘연하고 알고보니 우리모두 은행원이라오. ^^

댁의 은행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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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의 그림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1997년 5월
평점 :
품절


1.
'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 과 '화가와 모델'을 봤다.
러시아 미술은 더할수 없이 좋았고, 화가와 모델은 그냥 그랬다.
그보다 젊은 30대 중반의 이주헌 초기 글이다.

내 마음속의 그림은 감상적이다.
감수성 예민한 여린 젊은이의 착한 글이다.

매우 주관적이고 감상적인데 편안한 이유는 솔직하기 때문이고
삶의 빛과 그림자를 다 아우르며 바라보는 눈빛이 따듯하기 때문이다.
그의 설득력이 힘을 갖는 이유이다.

그림과 대화하는 법.
그림의 가치를 전문가들만이 아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만의 눈과 이야기로 그림과 대화할 수 있다고

우연과 필연이 얽히고
일상과 역사가 겹쳐지는 삶에서
그림을 읽는 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볍지 않고 진지하고 진솔하게 말한다.
가끔 맥락을 따라가는 것이 어려운 글도 있지만

2.
빛의 소란스러움과 환희에 대해 그는 자주 넋을 잃는다.
어둠이 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조차
찬란한 빛에 대한 경외를 줄어들게 하지 못한다.

삶이란 그러하다고 이주헌은 말하는것 같다.

가만히 그의 눈을 따라 그림을 읽으면
삶이란 고난과 깊은 어두움도 있지만 힘을 내라고
햇빛은 누구에게나 고루 비추는 거라고

그런 이주헌의 속깊은 바램이 책갈피 사이 행간에서 햇살로 따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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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에 빗대어 세상을 말하다
강명관 지음 / 길(도서출판)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1.
소위 잡문이라며 짧은 글들을 폄하하는 인식들은 참 이상하다.
글의 기럭지가 내용의 질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오히려 글의 내용상 단문으로 끝내야 할 것을 거추장스럽고 잘난척하는 문체의 긴 글이나 책으로 발표하는 경우가 더 재수없다. 그런 책이라고 판단하는 경우 다 읽지도 않지만.

혹은 우리나라 최고엘리트로 교수거나 장관이거나 하는 인간들이 남의 글을 표절해서
학문적 명성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참, 더 한심한건 표절이 드러나도 계속 교수해먹더군.

그래서 강명관이 짧은 글을 쓰는것에 대해 변명하지 않고 당당한것에 동의한다.

2.
옛글에 빗대어 세상을 말하는 것도 동의한다.
먼지속에 묻어있는 선배들의 삶이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정민을 보고 알았는데

옛글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현실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정민과 다른 강명관의 힘이다.
더욱이 예민한 논점의 문제까지 포함해 매우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말한다.
짧은 글들이 얇지 않고 주장은 분명하며 난해하지 않다.

더욱이 수백년 세월의 차이에도 사람의 살이가 그렇게 다르지도 않다니.

옛글에 빗대어 세상을 본다는 것은 옛사람들의 삶에서 배워
우리는 좀 더 넉넉하고 지혜롭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 아닐까.

인간의 욕망과 오류는 왜 시대를 타고 넘어 반복되는가 말이다.

3.
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밖으로 걸어나오다 이후 두번째 본 강명관인데
첫번보다 좋다.

인연이 있어 또 보게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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