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다빈치 art 18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 다빈치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이중섭은 1916년 태어나 1956년 41세의 나이로 병들어 죽었다.
일제시대 원산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교육받았으며 일본유학중
아내 마사코와 연애를 시작한것이 1938년. 23살때.
1945년 원산에서 결혼
전쟁후 남쪽으로 와서 거듭되는 가난에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의 친정으로 보내고
1953년부터 1955년까지 쓴 편지와 그림들을 편집해 놓은것이 이 책이다.


2.
매우 잘 만들어졌다. 그림의 낙관적인 희망을 답답하게 막지 않는 시원한 편집
그림의 화사하고 예쁜 색감을 드러내주는 질 좋은 종이 ^^*


3.
쉬지않고 끊임없이 남덕이 보고싶다고 중섭은 말한다.
가난에 굴하지 않고 빛나는 그림들을 그리겠다고 큰소리치고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운지 말한다.
아무리 보아도 좋은 아버지는 아니다.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함과 철없는 객기가 넘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렇게 천진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지 모르지
아이들에게 예쁜, 너무나 따듯하고 밝은 그림엽서를 보내주는 아버지는 그러나
돈을 보내주지는 못한다.
가난속에 헤어져 이렇게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다 끝내 병으로 죽었다.
후대에 찬사받는 예술이 다 뭐란 말인가.
처자식과 껴안고 그가 그렇게 열망해 마지 않던 발가락군에 입맞추며 살지.
그랬으면, 그래서 이중섭의 그림들을 우리가 모른다해도 그랬으면 좋았을걸.
남덕과 태현과 태성과 중섭에게.

다른 그무엇보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열정이 넘쳤기 때문에 그는 천재였던지
그모든것을 바치며 그림을 그릴줄 알았기 때문에 천재였던지

그래도 남덕은 후회하지는 않았을것 같다.
천재를 사랑한것을. 그와 나눈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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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와정 살인사건 1 - 시마다 소지의 팔묘촌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1.
각각 500페이지가 넘는 두권으로된 추리소설을 휴가기간이 아닐때 손에 든 것을 엄청 후회했음.

2.
일본은 유난히 왕따의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전혀 다른 소재와 주제지만 얼마전 읽은 미미여사의 마술은 없다도 그런 군중심리가 나왔고
뭐랄까, 소설 여기저기에 섬나라 폐쇄된 사회에서의 군중심리
침략전쟁을 하는 나라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의 왜곡되는 심리
잠깐씩 그런 것도 비추고


3.
이시오카 가즈미
소심하고 평범한 탐정, 말하자면 홈즈의 조수 왓슨이 탐정으로 데뷔한 셈인데
탐정을 무능하게 만들려고 시마다 소지가 사건을 너무 많이 엉켜놓은 느낌, 그래놓고 정작
무능한 탐정이 한꺼번에 번개가 치듯이 사건을 다 풀어내는것도 쫌 억지스럽고

그러나 그런들 어떠하리.



4.
뭐니뭐니해도 시작부터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분위기 하나는 끝내준다.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바로 사건속으로 들어가고
이 소설은 사건의 범인이 누구냐보다는 서늘한 분위기를 즐기며 봐야 한다.


5.
그런데 너무 많이 죽으니까, 멈추지 않고 계속죽어서
누가누가 죽었는지 일일이 기억하는것도 포기하고 읽다가 

무츠오의 인생역정에 가서는 
사람을 죽이는 배경도, 방식도 모두 징글징글하다.
꾸역꾸역 써낸 시마다 소지도 징그럽고 끝까지 읽는 나도 참 짜증나더라.
확인하면 별것도 아닐걸 알면서도,
이정도로 오리무중으로 만든 사건을 끝내 어떻게 풀지 궁금해서 끝까지 봤는데
실망스럽다. 이정도 수준이면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다.    

이유없이 사람이 많이 죽고, 그걸 너무 시시콜콜히 써놓은것이 멀미나기는 하는데
재미없지는 않다.

처음 읽은 시마다 소지인데,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 알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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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와 연인
김영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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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한 탐구로 나는 읽었다.
매력적인 인물들, 어느 분야에서든 천재소리들었던 사람과 그가 맺은 타인과의 관계
그 관계가 생산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 어떤 긴장이 있었는지 혹은 없었는지
나의 소리를 알아주는 유일한 그이기도 하고
내가 어쩌지 못하는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흥미로운 소재와 방대한 인문학적지식에 유려한 문장
관계를 빌어 사유하는 세상과 삶, 유연하게 열린 사색의 안정감.

다만 어렵다. 역시 철학이다.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정도는 아니라서 중간에 포기하지는 않았다.
뒤로갈수록 앞부분부다 서술이 더 어려워진다.
쉽게 읽히도록 하는것에 덜 친절해지는 느낌.


2.
'자기보다 예쁘고 명석하고 말까지 빠른 여자' 들에 대한
남자들의 두려움과 사랑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그러나 당신들의 두려움보다 예쁘고 명석하고 말까지 빠른 여자들의
세상에 대한 경계화 두려움이 더 크다오. ^^*

조국과 명예는 늘 남성들의 것이고 여성은 다만 '사랑'을 통해 세상과 화해한다는
저자의 말에 나는 공감한다.
그래서 흔히 여자의 사랑은 자기부정을 묵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그래서 결혼이 싫다.
나를 부정하는 세상과의 화해를 남자를 통해 하지 않겠다

물론 사랑은 얻고 싶은 쉼터이고
언제든 세상과 불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긴장이다.
두렵게도 그 불화의 끝에 나를 부정하고 결혼으로 세상과 화해하는 것을
내가 선택하게 할 수 있는 화학적인 힘이 있는 금단의 열매다.
저자의 표현대로 노예의 부역을 자발적으로 즐겁게 감당하는 것으로
사랑의 예속만한게 없다는 말에 공감하며
나로선 노예가 되어 세상과 화해하고 싶지 않다.

다만 강박없이 사랑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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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 청소년 리포트 2
배경내 지음 / 우리교육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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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이책의 장점은 생생한 아이들의 표현을 그대로 살리며 인용한것,
그래서 현학적인 구름위의 논의가 아니라 우리가 모두 아는, 알지만 말하기 뭣했던
학교를 둘러싼 안과 밖의 폭력적인 장치와 질서와 차별과 배제의 교육에 대해
날것 그대로 말하며 알게 해준다는 것.

내 기억으로도 끔찍하게 폭력적인 선생들의 광적인 매질을 견디는
'재수없게 찍혀서 당하는' 친구들을 공포와 수치심을 느끼며 보고 있어야 했다.
나는 그냥 견디었다. 그렇게 밖에 사는 방법을 몰랐으니까.

우리의 교육, 학교가 이렇게 한심한 수준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 안다.
그런 학교에서 교육받고 사회로 내밀렸는걸
매맞고, 차별받고, 그렇게 짓밟혀
순종하지 않으면 폭력에 노출된다는 두려움을 배워서
사회로 나왔더니, 여전히 순종하지 않으면 먹고살수 없으며 감옥에 갇힌다는 폭력이 있더라. 

2.
티브이에서 가끔 백년대계라는 교육을 토론할때 나는 안본다.
무겁게 생긴사람들이 앉아서 입시제도를 어떻게 할지, 사교육비를 어떻게 할지
내 보기에는 해도되고 안하면 더 좋을 말들만 하더라.
실효성없고 재미도 없다.

세상이 평등하지 않은데 교육이 어떻게 평등할까.
적어도 대학교수의 임금과 그 대학교를 청소하는 사람과의 임금이 엇비슷해야
명문대학으로 맹목적으로 줄서는 현실이 바뀔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계급과 죽음을 무릎쓰고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계급으로
나뉘는 사회에서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계급이란 돈과 권력이 있는 계급이고
가난한 자가 그곳으로 갈 수 있는 바늘구멍만한 길이 대학이라고 할때, 혹은
그나마 최소한 대학은 나와야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할때
입시로 목메는 현실에서 나머지 정책은 다 공염불이다.

입시는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체제유지의 수단이며 길들이는 도구이다.



3.
세상이 평등해지기 이전에라도 더이상 학교안 아이들의 인권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어떤 이유로도 폭력을 허용해서는 안되고
교문안에 가두어둔채 인권을 짓밟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된다.
폭력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수치심에 방치되고
나의 몸을 정복당하는 경험에 억눌린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된다. 

2000년 처음 나온 책이 2판 2쇄를 찍었다.
그동안 얼마나 학교가 바뀌었을까?
최근 광우병 소고기 반대 운동속의 촛불을 든 중고생들은 정말 예쁘던데. 
전주에서 그런 학생을 연행하겠다고 찾아온 경찰에게 선생이 학생을 넘겨준 일이 있었다.
학교는 그다지 변하지 않은 듯하다.

그것을 뚫고 거리로 나온 아이들의 에너지가 빛난다.
얘들아, 힘내렴.
우리 힘내자.
모든 사람이 인권을 누리고 모든 소들이 잔혹하게 사육되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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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의 눈
금태섭 지음 / 궁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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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무리 심심풀이 땅콩용으로 쓰고 싶다해도
우리나라에서 법에 대한 신뢰를 말하려면 그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기꺼이 권력의 시녀가 되어 사법살인을 일삼은자들이
(심지어 살인도 했으니, 그왜에는 얼마나 많은 무슨짓을 했을지, 저하나 잘먹고 잘살자고)
반성하지 않은채 아직도 법으로 먹고 살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법을 너무 어려워해서 쉽게 접하게 하고 싶어서 썼다고? 
겨우 이수준으로.
독자들을 물로 아는구만.  

한겨레신문에 수사기관에서 피의자의 권리에 대해 연재하려다가 딱한번 하고 그만둔후
세상을 바꾼 법정 까지는 기특하다고 생각하며 봤는데...

금태섭. 실망스럽다.
법에 대한 고민이 너무 없다. 그에 비해 잘난척하기는.

2.
김두식은 현실에서의 법에 대해 고민한다.
시민사회에 더 가까운 권위적이지 않은 법과 인권을 생각하는 법을 진지하게 고민하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장애인을 위한 법을 그는 고민한다.
말투도 소박하다.

금태섭의 디케는 미국사회에서의 쟁점으로 잘난척하고
한국사회에서의 예는 잡법들을 어떻게 처벌하는가이다. 하하하.

공권력에 의한 범죄, 공권력을 이용한 범죄는 다루지 않았다.
우연일까?
검사 12년 하면서 돈있고 권력있는 것들이 저지르는 비리사건을 다루며 은폐해주는 짓을
한번도 안할수 있었을거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이 범죄도 독점한다.  
더 공공연히 저지르며 태연하게 법망을 빠져나가 법을 조롱하는것이 곧 힘이다.
그런 질서에 법조 3륜이라나, 판사 검사 변호사 모두 봉사한다.

뻔히 알면서, 더 잘알면서 그런 쟁점은 쏙 빼고
겨우 이정도 수준으로 법에 대한 신뢰와 법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며
사회유지를 위해 죄있는자를 처벌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말하다니.
우리나라 법이 정말 큰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손하나 못댄다는 것을 모를 리가 있나.
검사를 12년이나 해먹었으면서, 여태도 변호사로 먹고살면서.

나쁘다.
잘난척하며 이런식의 흥미위주로 현실사회의 진통있는 쟁점을 피하며 타협하면
세상을 바꾸는 법정이란 절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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