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암사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1.
아날드루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두르가 생각나는 헤닝만켈의 발란더다. ^^
나는 에를렌두르가 2% 더 좋다.
발란더의 어깨에서 힘이 쪼금 더 빠지면 에를렌두르처럼 더 인간적이 되지 않을까.
물론 발란더도 충분히 좋다.
아이슬란드와 스웨덴의 차이일까?

당신들은 좋겠다. 이런 좋은 경찰을 상상할 수 있어서.


2.
물론 스웨덴 경찰이 실제로 헤닝만켈의 소설에서처럼
인간적으로 성실하게 일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나는 발란더와 그의 동료들을 보며
신뢰할 수 있는 경찰이 세상어딘가에는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실종사건을 접수받은 후 그들은 순서대로, 상식적으로 경찰이 해야 할 것들을 한다.

최근 엽기적인 살인사건들이 신문지상을 장식하는데
나는 대한민국 경찰들이 발란더와 그의 동료들처럼
순서대로, 상식적으로 경찰이 해야 할 것들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심지어 대한민국 경찰의 치안능력 부재와 무능함이
한번에 끝날수 있는 살인사건을 연쇄살인사건으로 만들고, 
죽지않고 구해낼수 있었던 생명을 죽이도록 하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경찰의 임무를 국민들의 안전한 삶을 위한 공무원이 아니라
전과자들을 중심으로 잡범들을 잡고, 집중단속 기간에 성과나 보고하면 그만이기도 하고
별 생각없이 위에서 시키는 대로 주로 힘없는 자들의 '불법폭력'을 엄단하기 위해  
집회나 시위를 가로막고 연행하는 일이나 하는 것들은
당연히 국민의 치안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경찰의 치안능력 부재와 무능함은 우연이 아니라, 철학의 문제이고 그 결과다.

이 책에서는 경찰서장이 한아줌마의 실종 4일만에 기자회견을 하며 목격자가 있으면 제보해달라고 호소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용산에서 살던 평범한 사람들을 불법폭력집단으로 만들어 경찰이 죽이고
그것에 저항하는 여론이 만들어지자 살인사건을 과도하게 띄워서 저항을 진압하려 한다.
입만열면 거짓말 하는 것은 옵션이지.



3.
발란더와 그의 동료들이 날마다 하는 수사회의는 인상적이다. 정말 그럴것 같어.
여러면에서 매우 사실적인 소설이다.
등장하는 사람들도 진짜같고, 사건도 진짜같고
그래서 설명이 길어질때 지루하긴 하다.

발란더 씨리즈는 트릭과 반전의 재미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나이들어 늙어가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크는지를 배경으로 보는재미가 쏠쏠하다.
허구의 인물들이 나와 함께 나이먹고 성찰하며 살아가는 느낌.
현실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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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가미 일족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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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끼던 요코미조 세이시다.
몸이 아파서 꼼짝없이 누워있는 나에게 주는 선물

역시, 군침 삼키며 순식간에 책장이 넘어간다. 즐거운  독서삼매경

세이시는 타고난 이야기 꾼이다.
'한순간도 책에서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이라는 진부한 표현이 너무나 적절한

옥문도와 함께 최고다.
팔묘촌과 악마의 공놀이노래는 좀 떨어지고 (그래도 세이시지만)
이누가미 일족에서는 장인의 글솜씨가 느껴진다.

범인이 누구든, 어떤 트릭이든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배경과 구성과 이야기의 전개 자체가 흥미진진한데 막힘없이 잘도 넘어간다.


2.
요코미조 세이시의 법칙
양대가문/요기 넘치는 미인/애증관계

거기에다가 가장 중요한 것은
피칠을 하는 엽기 연쇄살인사건이 다 벌어질때까지 절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한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 

팔묘촌에서는 극에 달하더니
이번에도 다죽은 다음에 사건이 어떻게 된건지 편집해서 알려주며 잘난척한다.
이 어처구니 없는 무능함이 그의 인기비결중 하나인것 같기도 하다.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재밌다.

***
아껴두었다가 세상사는 것 지루할때 읽어보삼~~ 비타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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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 야수들의 밤 밀리언셀러 클럽 80
오시이 마모루 지음, 황상훈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1.
현장확인/설득/임시강령/동맹/무장투쟁
차례의 순서다.
각장의 제목들이 낯익다. 전투의 용어다.


2.
1969년 일본의 봄이다. 일본의 좌파운동이 아직 망하기 전이다.
68세대이후 운동하는 세대에 대한 일본인들의 회상이 긍정적인것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일본에서 좌파운동이 아직 망하기 전이고,
학생운동에 살짝 참가하는 학생이 주인공이다.
투쟁과 뱀파이어는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궁금해 하며 읽었는데  

별작용이 없다. ㅎㅎㅎ
69년은 그냥 배경이다.


3.
문장이 짧은데 감각적이다. 공각기동대는 매우 난해한 만화였지.
유명하다니 그런가부다 했지, 사실 나는 공명하기 어려웠다.
음악은 좋더라. 그정도.

전개가 빠르고 문장이 감각적이다.
거기다 일본의 현대, 우리 문화와 비슷한게 많아서 책장은 쉽게 넘어간다.

다만 노인의 장광설은 지루해서 재미없다.
뭐 그렇게 잘난 철학이 필요하냐구. 오시이 마모루는  잘난척하는게 병이다.

'인간을 잡아먹으면서 나란히 진화해온 뱀파이어의 존재'
자체가 흥미로운 소재이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것이 뱀파이어라면
자본주의 사회에 뱀파이어는 너무 흔하다.
재개발을 위해 세입자를 죽이고도 죽은자들이 잘못이지
용역깡패를 고용한 삼성, 포스코, 용역깡패와 같이 죽인 경찰은 처벌받지 않는다.
용역깡패? 포상금 받지 않겠나.
그 잘난 이력으로 다른 재개발 단지가서 또 사람죽이겠지.
잘난 뱀파이어들.


4.
그런데 그 뱀파이어가 왜 교복을 입고 등장하는 미녀인지 잘 모르겠다.  
왜?
일본 남성을 유혹하기에 교복만한게 없어서?

 
5.
1968년에 18살이었던 혈기왕성하고 지적인 학생이었던 오시이 마모루가
자기 한창때의 회고록에 상상을 더했다고 나는 생각하고 싶다.

혁명은 자유로운 상상을 잉태하기 때문에 아름답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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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탐정은 환영받지 못한다 밀리언셀러 클럽 73
P.D. 제임스 지음, 이옥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이상하다.
필립말로의 냄새가 난다. ^^
여성형 필립말로. 우울하고 냉소적이고 세상을 결코 낙관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러나 더 잘 화내고, 뾰족하고 독해지려고 애쓴다.

호의적이지 않은 세상에 자기가 여자이고 혼자라는 것을 하는 젊은 여성
튀고 싶지 않고, 쉽게보여서도 안되고, 유능해보여야 하지만, 너무 똑똑해 보여서도 안되는
그녀의 태도는 가시를 잔뜩세우고 웅크린 고슴도치 같다. 타당하다.


2.
코딜리아 뿐 아니라 개성적인 여성이 많이 등장한다.
말로의 여성들은 다 팜므파탈이고 남성들은 마초인데
코딜리아의 여성들은 개성적이고 남성들은 좀 모자란다. ^^

코딜리아의 아빠는 '떠돌이 마르크스주의자 겸 시인에다 아마추어 혁명가'였다.
ㅎㅎㅎ 아마추어 혁명가라니.
나는 프로페셔널 혁명가가 되고 싶다. ㅎㅎㅎ

영국 여성작가들의 이런식의 재치있는 문장을 포함해서


3.
제임스의 문장이 좋다.
문장이 코딜리아를 위해 배치되어 있다는 느낌.
코딜리아를 격려하고 이해하기 위해 고려된
건조하게 썼지만 차갑지 않다.

똑똑한 여자들의 컴플렉스가 어떤 것인지
한번씩 비틀어서 말하는 센스가 뛰어나다.

거기에 그 공간에서 대화하는 자들의 심리상태에 대해 정확히 표현한다.  


4.
코딜리아가 오두막에서 납치될때부터 범인과 대화하는 장면까지 
요기가 어색하다.
한꺼번에 똑똑한 그녀가 다 해결하는데 논리적으로 비약이 많아 무리다.
범인은 장황하게 불필요한 말들을하고, 
으.... 제임스 왜 이런 실수를 

그 다음장면은 재밌다. 영리한 두여자가 경찰조사에 대한 리허설을 한다.
아하. 이럴수도 있겠네.

코딜리아의 다음 작품이 기대가되는데 그닥 평이 안좋았고
그 후로는 다음작품이 씌여지지는 않은것 같다. 아쉬워라.

유명하다는 달글리시를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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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전2권 세트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최주현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1.
매우 인상적인 서문이다.
보통 만화책에는 서문이 없고,
조사코의 팔레스타인은 책뒤에 에드워드 사이드의 서평이 인상적이었다.

영광의 제국이었던 페르시아는 늘 교만한 이방인들에게 왜곡되어 평가되는 구나!
300에서도 그랬는데,
이 풍요로운 땅의 사람들


2.
1980년에 10살이었던 여성. 나는 8살이었다.
우리는 동시대를 지구별에서 살고 있다.
당신이 나를 모르듯이 나도 당신을 몰랐지.


3.
10살짜리 아이들이 혁명이 나니까 집마당에서 시위를 하며 논다.
체게바라, 카스트로, 트로츠키가 되어!!
나는 이 사람들이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23살에 알았다.
그녀에게는 어릴적 일상의 놀이였던 것이 나에게는 벼락같은 빛이었다.
그녀의 부모가 사준 책중 그녀가 가장 좋아한 것은 '변증법적 유물론'이었다.
이렇게도 사는구나.

오해마시길, 그녀의 삶이 늘 혁명적이거나 실천하거나 그런것 아님.
다만 나는 어릴때부터 자유로운 사상의 분위기에 살수도 있다는 것이 부러운 것 뿐.

박정희와 전두환을 거친 우리세대는 누리지 못한 지적 풍요를
전쟁의 포화속에서도 그녀는 누렸다는 것을 나는 잊지 않으려고함.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그녀는 매우 자유로운 사고의 어른이 될테니까.


4.
흑과백의 명암으로 사물을 말하는 방식은 강렬하다.
마르잔 사트라피의 살아온 이야기들이 매우 솔직하고 진지하다.

전쟁과 극단적인 민족주의 독재를 겅험하는 속깊고 당돌한 그녀의 똘망똘망한 눈빛이 나를 본다.
검은 베일을 쓰고 길을 다녀야하는 여자들은 모두 답답하고 불쌍한 줄 알았는데
잘 견디벼 그 속에서도 개성을 표현하고 숨돌릴 구멍을 찾아가며 사는구나. 당연하게도.

사트라피는 존재를 잃어버리기 싫어서
지나온 삶의 모든것을 기억하고 이해한다.
감동의 울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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