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사나이 - 새번역판 그리폰 북스 6
알프레드 베스터 지음, 김선형 옮김 / 시공사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1.
재밌다.
파웰과 라이히 두 중심인물이 매력적이다.
현실세계의 부와 권력을 갖고있어 거침없고 거기에 체력도 좋은 라이히와
똑똑하고 재치있고 사려깊은 에스퍼 파웰
스토리의 전개는 매우 빠르고 다음장면이 궁금한데 예측하기 어렵다.
책장을 넘겨 읽고나면 대략 앞선 복선과 암시의 인과관계 성립에 무리가 없다.
두사람을 축으로해서 여러등장인물들이 모두 개성적이다.
눈으로 보는것 같아.

에스퍼의 능력이란것이 순간이동이나 폭력적이고 무시무시한 힘이 아니라
단지 다른사람의 마음을 읽는것인데
심지어 본인도 잘 모르는 심층의 마음까지도 읽는다. 

나도 모르는 내마음을 읽는 타인이라니.
이런 사람이 있으면 나도 좀 상담하도 싶어.
내 마음을 읽어주삼. 나는 내가 왜 이런지 모른다오. ^^

다만 베스터 이자도 마초네.
바바라의 캐릭터는 많이 억지스럽다. 변종 롤리타의 느낌은 생뚱맞다.
얼마전에 상욱이가 페미니즘계열 SF도 읽어보라더니
찾아서라도 읽어서 균형을 좀 맞추어야 겠다.

이정도 스케일의 상상력과 창조력은 부럽다.


2.
마무리의 '파괴'는 김빠진다.
정신없이 빠르게 몰아쳐가다가 갑자기 서둘러 마무리하는데
착하고 좋은게 좋은거라고 맹탕처럼 끝낸다.
마무리가 김빠진다. 머 이래.

더욱이 변형 롤리타에 하이틴로맨스 마무리다. 참 편리하고 쉬운.
특히 그와 그녀의 사랑은
착한 딸처럼 '네' 하고 그의 말을 잘듣는 섹쉬한 그녀가 행복하다니, 내참.

앞부분에 비해 마무리가 쫌 거시기하지만 그래도 재밌다.
어제 새벽 4시까지 읽어버렸다.
오늘의 일정을 무시한 이런 독서삼매경은 일종의 사고다.


3.
우리나라의 정서에 SF는 너무 다체로와서 가볍고 요란해보이는 빛이 아닌가.
나는 이 빛이 좋아졌다.
올해는 SF를 발견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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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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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워할 수 없는 가족들. 살려고 부유하는, 옮겨심어지는 나무
기를 쓰고 살아야하는


2.
영어를 쓰다가, 영어올 말하다가
절규할때, 저주할때, 놀랄때 모국어로 말한다.
그언어가 노래처럼, 탄식처럼, 마치 감탄사처럼 그리고 그녀와 그의 삶 그자체인듯이
파도처럼 운율이 느껴지는 것이 놀랍다.
극적인 순간에 말해지는 모국어의 효과가 뛰어나다.


3.
리얼함이 있다.
시끌벅쩍 하지만 냉소적이고 무시하고 성내고 기죽이는 가족
고단하고 외로운 서로의 삶을 너무 잘 알아 안아주지 못하는 가족 그런데
이런 가족이 사실이다. 저하나 살기가 숨이 턱에 차서

다만 미국의 대중문화가 너무 많이 날것으로 씌어저서 읽는것을 방해한다.
니네나 알지. 나는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다.
도미니카를 떠나왔지만 그렇게 목숨걸고 나와서 이제 미국의 중심에 산다고 말하고 싶니?


4.
오히려 중요한 것은 문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글'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
교육 받은 자만이 말과 다르게 글을 쓸 수 있다. 실은 이것 또한 권력이다.

주노 디아스는 그 문체를 파괴한다.
저속하고 비천한 자들이 쓰는 말과 문화를 그대로 거침없이 사용한다.
그것은 저속하고 비천한 자들에 대한 존중이고 그들의 삶에 대한 존중이다.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그는 말한다. 문체로.
교양있는 척하며 위선떨지 말라고 그가 말한다.

삶이란 사는 그 자체라고.
위선을 벗기고 한점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그자체로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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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눈물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2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1.
1권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보수적이다.

그래도 재밌다. ^^*
이러기 쉽지 않은데, 나는 보수적인 문맥에 까칠한 편인데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아프리카가 배경이다.
절대 복수를 꿈꾸지 않는 착한 사람들의 영혼이 편안하다고 말해 불쾌하다.
그거야 영국인 생각이지.

그런데도 재밌는 이유는 재밌는 다른 소설들이 그런것처럼
캐릭터가 생생하다는것, 매력적이다.
뚱뚱하고 직관이 뛰어난 여자 탐정, 그녀의 약혼자 고지식한 엔지니어 사장 
그들의 가족이 되는 고아농장에서 살던 휠체어를 타야하는 소녀와 그녀의 남동생 

'왕자와 공주는 그후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는 동화같다.
세계를 흔드는 음모나 피나 그런것은 없다. 
살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고 음모가 있으면 오히려 악한사람이 제발등을 찍는다고
어릴적 읽은 동화같이 순한 소설.

그럼에도 씨리즈의 장점인 등장인물들의 관계의 발전과 변화, 성장은 나름대로 재밌다.


2.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다니다가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인 박지연씨가 위독해서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그녀의 병을 직업병이라고 판정하지 않았고 
산업현장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사람은 일단 치료를 해야 하는데
그 치료는 기업과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데 어떠한 책임도 지는 놈이 없고
또 한사람이 죽어가는데

강남 삼성본관 앞에서 산재노협동지와 돌아가며 1인시위를 했다.

올라가는 기차, 내려오는 기차에서 다 읽었다.
이렇게 심심하고 순하고 착한 책이 위안이 될 때도 있다.

더욱이 usb를 잃어버리는 대형사고가 발생하여 하루종일
"내가 미쳐"를 입에 달고 살았다.
내일도 찾지 못하면 나는 정말 미쳐 버릴 지도 모른다. 
이럴때 뭘 읽을수도 없고 안읽을수도 없고 정신도 없고 잠도 안오고
이럴때 읽는 책으로 딱이다. 

그다지 집중하지 않아도 책장이 무난하게 잘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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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심재관 옮김 / 엔북(nbook)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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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웰즈는 질문한다.
인류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는것이 타당한가? 정말낙관해도 되는가?
공산주의가 올까? 어떤 모양으로 올까?
비인간적인 계급사회, 노동자계급을 절망으로 빠드리는 인류가 마지막 도착하는 곳은 어디인가?
모름지기 인간들이 모여사는 사회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지적인 성찰

10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흥미롭다.
오히려 아직도, 더욱 견고히 자본주의 만세를 외치는 시절
대한민국 곳곳 변방의 농사짓는 시골까지 '기업하기 좋은' 슬로건이 걸리는 시대
아무도 '사람살기 좋은' 도시의 운영을 말하지 않는

마침내 지상에는 부자들만 쾌적하게 살아
비루한 자들은 지하에서 공급되는 산소의 값을 치루며 끝없이 노동할지니
계급의 진화, 인간의 진화에 대한 웰즈의 사색은 현실에 기반한다.
슬픈 상상, 슬픈 현실.

이 명민한 상상이후 100년이 지나는 동안 자본의 모순은 더욱 깊어지고
SF는 진화를 거듭하여 거대해졌으나
성찰의 깊이 또한 진화했는지는 알쏭달쏭 하다.  

타임머신이 SF 적인 영감의 근원이 된 이유는
단순히 타임머신이라는 기계에 대한 상상의 문제가 아니라
시공간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력이 결국 인간의 삶에 대해 성찰한다는 것 때문이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 문명을 만들것인가의 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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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컬렉터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 링컨 라임 시리즈 1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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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의자형 탐정이 진화하여 침대형탐정이다. 전신마비.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대신 뛰어난 천재이고 첨단장비를 만났다.
그는 사람들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을 뿐 아니라 책도 읽고 컴퓨터를 통해 검색도 한다.
물론 그래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치명적이고
그리하여 아멜리아 색스가 등장한다.
대신 움직여줄 건강한 몸의 섹쉬한 여성

링컨 라임은 매력적인 사람이다. 똑똑하고 독선적이고 오만하다.
휠체어에 누워있어서 다행이다.
건강한 남자가 이런식이면 엄청 재수없을 걸.

설정은 재밌다.
캐릭터들은 생생하고 속도감있고 빠른 전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헐리우드식이고 소란스럽고 라임과 아멜리아의 러브스토리도 진부하지만 적절하다. 
다좋은데

너무 독해.
피해자들의 묘사나 살인자의 방식이 너무 자극적이다. 

스카페타와 함께 피곤을 잠시 잊게해주는 씨리즈로는 손색이 없다.
그러나 스카페타가 더 좋다.
링컨 라임을 보니까 매우 매력적이고 재밌지만 스카페타가 참 재밌다는걸 다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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