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랍비는 늦잠을 잤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135
해리 케멜먼 지음, 문영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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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중산층 유대인 동네, 엄청 보수적이고 수다스럽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관찰이 뛰어나다.
소박한 사람들 털면 한웅큼씩 먼지가 나고 뒤에서는 서로 손가락질도 하고
하지만 얼굴보면 친근하게 인사도하고 정중하게 걱정도 해주는

잘날것도 모자랄것도 없는 사람들의 일상안에 
도사리는 질투와 부끄러운 눈빛 은밀한 감정들
독하지 않고 순하게 날마다 사는 그런 날의 하루처럼 편안하게 보여준다.
그것이 장점이다.


2. 
유대의 랍비들은 매우 훌륭한 철학자들이다.
성서가 그렇고 불교의 교리가 그런것처럼 
탈무드 또한 수천년동안 유대인의 종교로 선택되어 인민들과 부대끼며 살아온 지혜가 있다.
그런데 왜 유대민족만의 종교일까?

서양의 종교들은 유일신이라 그런가 오만하고 건방지다는 느낌이 강하다.
참략전쟁을 위한 논리로 기꺼이 호전적인 논리를 제공한 피묻은 기독교와 카톨릭
유대교가 그렇지 않다고 어떻게 말할수 있냐구. 
팔레스타인의 무장하지 않은 동네로 이스라엘의 폭탄이 퍼부어지는걸
전쟁으로 생존의 의미를 찾으려는 이스라엘의 유대인들 때문에
책 읽는것이 자꾸 방해를 받는다.

현명하고 재미있는 유대 철학과 문화를 자꾸만 파괴되는 팔레스타인을 생각하며 보려니, 쩝. 


3.
이외에도 랍비 씨리즈가 요일별로 더 나와있다는데 안타깝게도 더 번역되어 있는것은 없다.
내 감성에는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보다 케멜먼의 데이비드 스몰랍비가 더 재밌구만.
브라운 신부는 겸손한데 체스터튼이 워낙 잘난척을 해서.

토요일과 일요일의 랍비가 보고 싶다.


4.
덤으로 로스맥도날드의 미드나이트 블루라는 짧은 단편이 붙어있다. 
짧은 호흡의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데,
요렇게 순진하고 어설픈 랍비탑정뒤에 단맛쓴맛 다아는 능숙한 루 아처를 보는것도 좋네.
여전히 루 아처는 하루종일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묻고 듣고 다시 묻는다.
이 마을은 어쩌면 이렇게 사람같은 사람보다 돼지 같은 사람이 더많을까.
고생이다. 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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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철리 여자 동서 미스터리 북스 46
로스 맥도날드 지음, 김수연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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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이먼드 챈들러를 아껴가며 읽고 있는데
더이상 새롭게 읽을 말로가 없다면 아쉬울 것 같아서,
아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챈들러의 후예가 아마도 맥도널드 말고 또 있지 않을까. 마음이 놓여.


2.
루 아처는 말로를 많이 닮았다.
어깨의 힘이 더 빠지고, 조용하고 지적이다. 말로가 진화했다.
거친 폭력대신 절제된 발걸음의 느낌, 
감정도, 시간도, 말도, 좀처럼 낭비가 없다.  

이 탐정, 틀림없이 미남일거라 생각하다가 웃었다.
그를 노골적으로 꼬시는 여자가 없는 것도 맘에 들어
말로에게는 어찌나 유혹하는 여자들의 끈적끈적한 눈빛이 많던지. ^^


3.
맥도널드는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찰과 직관이 뛰어나다. 챈들러처럼
지친 사람들, 웅크리고 도사리는 눈빛, 외면하고 싶은 비루한 현실, 무엇보다
화려한 도시의 초라한 뒷골목을 문화로 만드는 솜씨에 경탄한다.
싸구려 삶의 불안함에 연민을 보내는 작가들의 눈빛을 나는 사랑한다.

더욱이 맥도널드는 기습에 능하다.
루아처를 따라 사건속으로 한발한발 몰두해서 들어가다 전혀 예상치못한 엉뚱한 순간에
절묘하게 사람을 탁 무장해제 시키며 맥없이 웃게만든다. 재밌다.


4.
그것은 남이 자신을 좋아해 주기를 바라면서 한번도 자신이 남을 좋아해 본적이 없는 그런 인간의 미소였다.

이런 문장이 좋다. 맥도널드가 자신의 방식으로 사물과 삶을 정확히 표현하는것.
삶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다.

유정 펌프만이 나무 그늘 없는 추상의 숲처럼 무심히 서있다. 그 끈기있는펌프는 태엽감는 동물처럼 고개를 흔들고 있다.

오세아노 거리는 한마디로 말해서 토지 부동산업자의 꿈이며 도시 계획가의 악몽이었다. 고갯길을따라 아파트 건물이 성냥갑처럼 늘어서 있었다. 거리에는 형성되어가고 있는 이윤과 빈민굴의 분위기가 뜨겁게 감돌았다.  

이런 거리를 우리는 잘안다. 대한민국 도시같은가봐.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까지
그상황이면 그사람이 정말 딱 그럴것 같은 적절함, 우리모두
알고있지만 표현하지 않았던 그런것들에 대해 참, 맥도널드는 선수다.

그녀의 눈은 10센트짜리 새은화처럼 스탠드의 빛을 반사했다.


5.
나는 외로운 말로를 사랑하는데,
루 아처는 더 차갑고 경계가 많다. 좀 더 읽어봐야 겠다. 

문득, 필립 말로와 루 아처가 만나면 어떤 팀이 될까? 
서로 존중하시만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고
손발이 잘맞지만 서로 말은 많이 하지 않을것 같은, ㅎㅎㅎ 

좋아하는 탐정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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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콘래드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로저 젤라즈니 지음, 곽영미.최지원 옮김 / 시공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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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신화와 SF의 행복한 조우, 드디어 신화는 우주시대를 맞는다.

인류의 시작과 더불어 신화는 말들어졌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공동체의 감성과 이성에 원형적 틀을 구성하는 선택받은 이야기들
인간의 호기심과 알수없는 삶, 너머의 죽음에 대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본질에 대해
신의 삶과 인간의 삶이 섞이고 역사속에 신화가 살아 현실에서도 끊이지 않고 재생된다.

신화는 친숙하고 재미있다. 
이미 오래동안 검증된 이야기들이니까 재미보장, 이랄수 있다.

 
2.
칼리칸자로스, 콘라드는 매력적이다.
필의 평가처럼 반세기이상 언제나 전진하면서 즐거운듯이 살아가는 것은 놀랍다.
보통은 반세기 일하면 은퇴해서 조용히 사는 법을 터득한다고 필은 말한다.
서른 여덟 나두, 아직 반세기를 살지않았지만 은퇴하고 조용히 사는 방법을 터득하고 싶다.

콘라드 뿐 아니라 개성적인 등장인물들이 쇼를 한다. 

콘라드보다 매력적인 인물은 핫산이다.
용사. 싸우는 것이 삶인 사람. 정직하고 쿨하다.
로저 젤라즈니는 핫산, 이 단정한 암살자를 아낀다.

그에 비하면 모든 신화에서 처럼 여성들의 등장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존재감도 거의 없고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거지.
모든 신화의 생산은 인류가 했는지 몰라도
신에게 영감을 얻어 신화를 기록한 모든 시인들이 남자인것처럼
로저 젤라즈니 또한 남자이므로


3.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의 서문을 보며 로저 젤라즈니를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기대했던대로 좋다.
감정의 낭비없이 깔끔하고 쿨하게 재밌다. 
상대적으로 마무리가 엉성한데, 흠정도는 아니다. 
재밌다. 기꺼이 젤라즈니를 더 기대하며 즐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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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전쟁 샘터 외국소설선 1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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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F에 맛들리고 있다.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재밌다.

전쟁을 다루는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데
사람을 죽이는 것을 소재로 놀이를 하는 것은 좋지 않은것 같아서
그런데 뭐랄까 전쟁, 그자체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판단의 말 없이
재미를 위해 이야기를 만드는것도 사실 내 스타일은 아닌데
사실 나는 우주전쟁을 묘사하는 부분은 철학에 동의하는지를 떠나 재미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러가지 설정이 오목조목  재밌다.
75세 이상의 노인이 가는 군대라거나
전투에 용이한 신체로 정신이 몸을 갈아입고, 옷처럼!
유령부대 라거나
무뚝뚝한 듯한 이 전사들의 사랑이 재밌다.

나는 스타쉽 트루퍼스도 영원한 전쟁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어떤 책들인지 알것 같어.
하인라인은 인간보다 기술을 더 세밀하게 표현하는데 집중하는 작가라는 느낌이 있어서 차갑고
그래서 당분간은 안땡길것 같은데
영원한 전쟁은 읽어봐야 겠다.


2.
400페이지가 넘는데,
몇몇 전쟁장면 빼고는 지루하지 않고 책장이 잘 넘어간다.
상황설정과 인물들의 개성, 이야기의 흐름은 적절하고 대화는 헐리우드식 유머가 있어 재밌다.

많이 기대하지 않고 한가한 주말오후를 즐겁게 보내기에 딱이다.
더 좋은 것은 후속작품들의 시리즈가 있다는 것이다.
재미가 검증된 시리즈는 마치 잘 알고 있는 좋은 친구를 기다리는 것 같다.
빨리나오길 기대한다.
제인의 전쟁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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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젤의 음모
보리스 아쿠닌 지음, 이항재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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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리바이어던 살인보다 10년쯤 더 젊은 아직어린 스무살의 판도린, 귀엽다. 

시리즈의 첫번째 판도린이 스무살이다. 리바이어던 살인은 세번째 인데 
황금가지 출판사에서는 왜 두번째 판도린,
분명 20대후반과 30대초반 어디에 있을 두번째 시리즈를 빼먹고
세번째인 리바이어던 살인을 두번째로 번역해 내 놓은 걸까?  왜 그랬을까?

2.
재밌다.
판도린은 사건의 중심에 있지않고 한구석에서 사건을 들여다본다.
어느새 중심에 있다.
이 탐정이 맘에 들어, 죄충우돌 실수하면서도 위기에 대처하는 순발력은 빠른
머리회전은 빠른데 세상물정은 모르는 아직 순진하고 착한

판도린 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은 매력적이고
적절한 순간에 반전들도 상쾌하다.
깜짝놀랄 반전, 아님. 대충 예상하게 되는 적절한 반전임.

낯선 러시아, 아니 고전문학에서 낯익은 러시아를 추리소설로 만나니 새롭고 반갑다.
오래된 친구가 다른 취향의 옷을 입고 자랑하는 느낌
그래, 잘어울려. 친구야.
러시아의 고전문학처럼 추리소설도 재밌다.


3.
그렇지만 보리스 아쿠닌이 판도린을 너무 괴롭힌다.  
이렇게 극적으로 다 주었다가 다 빼앗다니, 납득할수 없는 운명은 정당하지 않다오. 
 
황폐해진 판도린이 리바이어던 살인에서는 조용하고 샤프한 멋쟁이로 등장한다.
엄벙덤벙 실수하는 느낌이 깨끗이 없다.
더이상 젊지 않다는 거고, 그사이의 사연이 있는거다.
시리즈물의 재미는 한권한권 넘어가면서 등장인물의 나이먹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그 중간이 역시 궁금하다.

두번째 판도린을 왜 빼먹고 번역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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