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 아이야, 가라 1 밀리언셀러 클럽 46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1.
인드리다손 이후에 루헤인을 본것은 실수다.
무척 시끄럽고 가볍다는 느낌
아이슬란드와 미국의 차이인가.

감정의 과잉과 깊이없는 고통
피해자들과 아이들에 대해 통제하지 못하는 슬픔과 선악에 대해
감당할수 없는 폭력, 악마의 얼굴을 한 인간에 대한 분노와 무기력한 피로감 모두
그다지 온기가 느껴지지 않고 모두 과하다.

난데없는 반전이 반복되는데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학은 사회를 반영하는 법인데,
미국은 정말로 이렇게 폭력적인 걸까.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총
선과 악에 대한 성찰보다는 더 힘센것이 장땡이라고 말하고
당하지 않고 살려면 힘센 친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찰하는 척하는 가벼운 폭력의 느낌
루헤인이 다루기엔 너무 무거운 주재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2.
다만 개성이 강한 인물들을 잘살려내는 솜씨는 인정  

"당신들 짭새로군. 그렇지?"
"왜 그런 생각을 하시죠?"
"가난한 사람을 깔보고 있쟎아!"
여자는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로 문을 세게 닫아 버렸다.

가끔씩 이런 유쾌함이 있다. 루헤인은 이런 유머를 잘 만든다.

켄지를 떠난다는 결정은 잘한거야 제나로
전쟁전 한잔에서는 두사람의 긴장관계가 재밌는데
이번 편에서는 요부분도 좀 심심하다.
오래된 연인의 심심함 이랄까



3.
대한민국은 마약을 금지한다. 그럴수 있다.
총기소지를 금지한다. 나는 동의한다.
그런데 왜 루이비똥이나 샤넬이나 이름도 잘 모르는 엄청난 가격의 명품들은 금지하지 않는걸까?
내 보기에는 그런것들을 몸에 감고다니는 것도 범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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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블랙 캣(Black Cat) 17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이기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1.
에를렌두르 형사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호텔에서 나오지 않는다.
'속이 텅빈 구멍' 같은 집으로 가기 싫어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망할 호텔, 라디에이터가 고장나 추운 방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며 미적미적 댄다.
마지막 장면이 에바와 함께 호텔을 나와 집으로 간다.
다행이다.

에를렌두르가 예전만큼 지쳐 보이지는 않는다.
살짝 로맨스의 기대감이 있어서인지, 아니 로맨스를 걸어보는 정도의 상태라는 것은
더 원숙해 졌다.

에바는 여전히 속을 썩이는데, 여전히 미워할수 없다.
안아주고 싶은 에바, 이제 그만 아빠좀 도와줘. 그래도 된다구.


2.
인드리다손의 문장은 흰쌀로만 지은 죽같다. 향이나 맛이 없다.
별다른 멋을 내지 않는 소박한 문장, 그런데 그 문장이 자꾸 당긴다.
왠 중독성, 이 강하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쩌면 이렇게 모두들 춥고 외로울까
소재가 매우 자극적인데도 특별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느낌  
차갑고 힘든 현실이지만 사람들은 서로 위로하고 아끼며 살기도 하고
아끼는 마음도 넘치면 독이 되기도 하고
다만 견디며 살때도 있다고

슬픈 이야기가 마음을 자꾸만 끌어당기는 이유가 뭐냐면
살인사건이 벌어진후 형사가 돈을 추적하지 않는다는거지
사기치거나 잘난척도 하지 않아. 머, 엄청난 음모가 배후에 있지도 않아요

리얼하고 성실하게 피해자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상처받은 아픈 마음을 추적한다.
착한 에를렌두르는 예민하게 고통을 읽고 피해자의 감정을 느낀다.
사실 그가 이미 넘치도록 외로운 사람이라 잘 아는거겠지.

그럼에도 질척질척한 느낌 없이 감정의 흐름이 쿨하고 대화는 위트있다.


3.
에들렌두르를 만나서 눈빛을 나누며 손을 한번 꼭 잡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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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 상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1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
'침략국'의 전후이므로 그다지 마음이 쓰이지 않았는데 '패전국의 전후'이고
하야세의 유도장면은 슬프다.
전쟁이 사람을 파괴한다는 걸. 침략국의 병사도 병사일 뿐이라는 걸
파괴된 후 재건하면서 고통받는 것도 인민들이다.
천황, 당신은 무엇을 했나? 패전해서 분통이 터졌나?

쁘락치까지 잠입시키는 경찰에 비해 무장봉기 준비한 적군파는 되게 어설프다.
추리소설의 재미보다 전후 일본 현대사로, 서사의 재미가 더 크다.

게다가 이 경찰3대는 후대로 갈수록 똑똑해진다.
일본사람들은 그래도 경찰이라는 직업의 사람들에게 신뢰가 있구나.
이런 정도의 경찰을 창조하다니. 리얼리티가 느껴지는 경찰이다.


2.
사사키 조는 솔직하고 담백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꼼꼼하고 치밀하게 서사를 구성했다.
이 소설을 구상하며 인터뷰하고 자료를 조사하고 글을 쓰는 것은 어떨까.
심장이 뛸것 같아. 가끔 지루하기도 하겠지. ^^
오히려 뒤로 갈수록 치밀한 서사의 힘은 떨어진다.

리얼리티가 있는 이야기를 창조하는 그의 실력을 인정해줄수 있다.
그의 철학에 동의할수는없다.
은밀한 보수주의가 전체 작품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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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Mr. Know 세계문학 26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
성서의 '전도서'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의외로 불교의 경전과 비슷하네.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솔로몬이 현명하고 자신감 넘치는 군주라고 생각했는데
시니컬하고, 염세적이다. 한계가 많은 인간의 허무한 느낌
그래, 뭐, 수천년 동안 인류철학의 근원중 하나였으니가
내 생각처럼 단순히 유대민족의 잘난척하는 역사책만은 아니었던 게지.
성서를 한번 읽어봐야 겠다.


2.
신화, 속의 인간들은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현학적인 로저는 자신을 그 주인공에 투영한다.  그는 똑똑하고 잘났고 과묵하다.

그런데 어찌하려 그에게 신화는 '정복'일까. 
로저, 이 마초.
차도 산도 파충류도 화성도 인간도 모두 여자다.
유능하고 까다로운 그녀들을 그는 과묵하게 정복한다.
우주까지 가서 온갖 잘난척 하며 호들갑떠는 너는
그래 그렇게 세상과 여성을 정복하는 것이  그렇게도 순수하게 본질적이고 근원적인것이냐.
잘났다. 남성들의 신화, 라는 것이 그렇지. 사냥해서 정복해야 만족하는 종족들.

신화는 특별한 영웅의 특별한 시기이다. 그리하여 일상이 없다.   
어둠속에서 천지가 만들어지거나 혹은 소멸한 다음, 그중간을 살아가는 특별한 자들
시간을 초월한 자들 홀로 오래 기억하고 버티고 창조하는 인물들,
의 반복은 지루하다.

너무 많이 썼다.


3. 
녹슨 동전같은 태양과 채찍같은 바람이 있으며, 두개의 달이 폭주족처럼 숨바꼭질하고, 쳐대보기만 해도 불타는 듯한 갈망을 불어일으키는 이 땅으로.

이런 문장이 너무 많아 읽기 부담스럽다.
시적이고 독특한 문장이 예쁘기는 한데 너무 화려하고 가끔은 속없이 비어있는 느낌이 든다는 거지.
아직 젤라즈니가 젊은 청년이라 그런갑다. 욕심이 과한 느낌.


4.
비슷한 단편들을 한권으로 너무 많이 읽어서 지루해서 당분간 젤라즈니는 안 읽을것 같은데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를 비롯한 몇몇의 단편은
신화적 상상력이 흥비로울 뿐 아니라 매우 독특하고 아름답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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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전 한 잔 밀리언셀러 클럽 4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1.
데니스 루헤인의 데뷔작이다. 야심만만하다.
원색적인 캐릭터들, 헐리우드 스러운 가볍고 톡톡 튀는 문장


2.
여성과 남성의 커플탐정.
문득 미미여사의 오하쓰와 우쿄노스케 커플이 생각났다.
전혀 다른 스타일인데 같은 점은 여성의 캐릭터가 매우 씩씩하고 매력적이라는 거다.
그래야 전형적인 마초들의 천국인 탐정세계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지 않겠는가.

패트릭과 앤지는 어릴적부터 친구다. 
패트릭은 한번결혼했었지만 이혼해서 싱글이고
앤지는 똑똑하고 매력적인데 의처증의 남편에게 얻어맞으면서 산다.

패트릭의 눈에 앤지는 여신이다.
그녀는 세상의 모든 행복이다. 그녀는 최초의 따스한 봄바람이다. 어린시절의 토요일 오후이며, 시워한 파도가 모래위를 뛰어다니는 이른 여름의 해변 산책이다.
낭만적이네.


3.
루헤인은 아직 젊다. 솔직하고 감상적이다. 락과 랩을 섞어놓은 듯한.

일본으로치면 사회파라는데 그렇지 않다.
인종차별과 빈부의 격차와 마약, 폭력은 단지 배경이다.
루헤인은 이런 문제들을 본다.
보이는 것으로 퍼즐처럼 그림을 그린다. 그 뿐이다. 그것으로 충분히 재밌다.

그는 굳이 사색하지 않는다. 사회적인 문제들을 집요하게 추적하지도 않는다.
그는 현실의 모양들을 어떻게 배치하면 재밌을지만 생각한다.
그게 뭐 나쁜가. 그런 사람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사회파니 뭐니, 마치 그가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는듯이 평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직 젊은 그는 툴툴툴툴 투덜거린다.
그렇지만 염세적이지 않고, 살아있으므로 해피앤드다.
무엇보다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다.

패트릭, 앤지를 꽉 잡아. 엉뚱한 폭탄이 그녀옆에서 터지지 않게 조심하라구.
그녀를 놓치면 필립 말로나 루 아처처럼 염세적이 된다구.


4.
마초의 진화
아버지 세대의 마초를 비웃는 세련된 젊은 아들 마초
누군 누구야. 루헤인 말이지.
마초가 좋은건 아니지...... 그렇지만 멋지쟎아
슬그머니 이렇게 말하면서, 키득거리는 루헤인
내, 참. 귀여워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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