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라딘에 들어오기 전에 환율을 확인했더니 $1에 1300원이다! 지난번에 1280원 정도 했을 때 더 오르길 기다린다고 기다리다 다시 팍 내려가서 포기하고 그냥 책을 주문했었는데 오늘은 딱 1300원이 된 것을 보고 앞뒤 생각 안 하고 주문했다. 그런데 오늘이 무슨 날인가? 아직 7월이 아닌 것 같은데 알라딘과 당신이 함께한 기록이라는 것이 올라와서 보다가 빵 터졌다.ㅎㅎㅎㅎ
글쎄 나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12월이면 크리스마스니까 딸아이와 엔군의 책을 왕창 주문하고 해든이도 태어났을 때니까 아기용 책도 겁 없이 주문하고, 겸사겸사 빠질 수 없는 내 책 주문을 했겠지. 근데 내년이 되면 이 기록이 2022년 6월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로 바뀔 것 같다. 아이들 책은 한 권도 안 사는 요즘,, 진짜 도대체 무슨 일이야?? 아마도 학교 졸업하고 PACU 신청하고 기다리느라 스트레스 엄청 받아서 이렇게 많이 지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너무 기뻐서~~. 또 자축!ㅋㅋ
이 책들을 포함해서 16권을 질렀다. 하하하하핳ㅎㅎㅎ
2. 5월부터 맘고생을 하면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PACU 간호사로 뽑혔다는 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보낸 이유는 혹시 나를 뽑아줄 거면 미리 나에게 문자를 보내달라고 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나를 ICU에 취직을 시켜준 (내 간호사 첫 직장!! 더구나 나 같은 늙은 새내기를!!!) 디렉터가 HR을 통해서 내가 PACU에 신청했고 뽑혔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직접 디렉터에게 PACU로 가기로 결정한 이유와 그동안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직접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의사를 존중해 준 PACU의 차지 널스가 PACU디렉터를 CC해서 문자를 보냈다.
병원의 규정대로라면 나는 서류 절차가 다 끝나고 6주 후에 PACU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7월 말부터 휴가를 신청했기 때문에 어쩌면 휴가 갔다 와서 PACU에서 일하게 될 수도 있는데 어쨌든 다른 부서로의 이동은 기존에 몸담고 있는 부서 디렉터의 권한이 있다고 한다. 디렉터가 나를 일찍 보내 주면 (물론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사람이 부족해서...) HR의 업무가 끝나는 대로 PACU에서 일 할 수도 있는데... 어쩄든 모든 결정은 현재 내 디렉터인 S에게 달렸다. 나는 L에게 ASAP로 내 디렉터에게 알리겠다고 했으니까 내일 아침 해든이 고등학교 데려다주고 병원에 들러서 얘기를 할 예정이다. 간 떨린다. 어찌 말을 꺼내야 할지...ㅠㅠ
2-1. 아 참! 우리 해든이 고등학생이 되는데 (8월 말이나 9월부터)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시작하기 전에 섬머스쿨에 다니고 있다!!! 해든이 임신해서 알라딘 처음 시작하고 해든이 태어나고 그랬는데,,, 어즈버
3. 이제 간호사로서 한 챕터가 끝나고 새로운 챕터가 열리는 것 같다. 지난날들을 돌아보니 나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고개 하나 넘고서 다시 숨을 고른다.
4.
갑자기 이 책이 읽고 싶어서 읽고 있는데 한 60% 정도 읽은 것 같다. 늘 그렇듯이 책 내용도 모르고 정혜윤씨가 쓴 거니까 샀는데 사실 처음엔 좀 시시했다. 그런데 읽으면서 헐~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지!!!!@@ 다 한국인들이고, 너무 대단하고, 안쓰럽지만 멋있다.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왜 사생활의 천재들이라는 제목을 달았는지 이해가 된다.
나도 천재가 되고 싶다. 내 생활의 천재, 내 인생의 천재.
김산하씨가 이 책에서 이런 글을 썼다.
제겐 제 자신을 키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에게 과제를 부여하는 겁니다. 어떤 과제냐면 하나의 동물을 관찰하듯 자기를 관찰한다는 겁니다. 우리들이 여러 가지 문제에 시달리고 있지만 다른 생명체가 그러하듯 우리 인간에게도 자기한테 맞는 해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해법을 찾는 제일 좋은 방법은 자기의 원래 관심사에 집중해보는 것입니다.
-사생활의 천재 중 김산하씨 편
나는 김산하씨보다 더 오래 살았지만, 나도 나의 원래 관심사에 집중해 보고 싶어졌다. 나도 나에게 과제를 부여해서 나를 다시 관찰하고 싶다.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누가 그랬지??
5. 다른 병원에서 최근 우리 병원의 ICU로 와서 나에게 하루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A라는 간호사(경력 간호사는 대략 4주에서 6주의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가 있다. 우리는 어떤 얘기를 나누다가 내가 예전에 어느 커피점에 갔는데 어떤 사람이 그 커피가게 모든 사람들의 커피값을 계산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감동했다, 그래서 아직도 그때 그 느낌이 생각난다고 했더니 그 친구가 자기 얘기를 해준다.
자기도 드라이브 드루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할 때 가끔 자기 뒤에서 기다리는 차가 주문하는 것을 같이 계산한다고 한다. 그냥 그 사람이 자기의 그런 행위로 잠시나마 기분 좋은 느낌을 받기를 바라기 때문에. $10~$20정도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 못 쓸 이유가 뭐가 있냐며. 나는 그 이후로 이 친구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light duty로 있으면서 모니터 텍으로 일을 하면서 그 친구에게 환자들의 ECG 리듬 스트립스를 줄 때 특별한 메모를 해줘 준다. 가령, "너는 최고의 간호사야." 또는 "이제 3시간 남았어. 잘 마무리 하자."와 같은 간단한 메모.
반대로 사랑에 있어 모든 것은 움직임 자체이다. 사랑을 하면 우리는 사랑의 대상이 내게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내가 그 대상에게 가서 그 안에 존재하려 한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서 빠져나와 타인을 향한 여정을 떠나야 한다. 그 대상이 나를 중심으로 내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대상이 만든 궤도를 탄다.
『사랑에 관한 연구』, 오르테가 이 가세트.
-사생활의 천재 중 인용된 글
나이가 들면서 내가 사랑하는 내 가족, 뭐 이런 작은 단위에서 점점 벗어나 더 많은 렌덤도 아닌 그런 사랑의 감정이 막 생긴다. 나이 들어 좋은 점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