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는 진짜 개절기

 

 

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방식들. 뜨거운 물을 계속 마시기, 어지럼증, 사용하지 않을 외국어 공부, 런지, 방문은 평면이 아니고 육면체라는 사실을 깨우치기 위해 위쪽 면에 쌓인 먼지를 검지로 훑은 다음 슬쩍 맛보기, 오한, 대한민국 환절기 다 ㅈ까라 그래- 하는 마음과 그래도 환절기 없으면 사는 게 무슨 재미가 있겠어- 하는 마음을 마주 앉혀 놓고 100분 토론 진행하기, 자기 비하와 자기 비판과 자기 비난의 피 튀는 삼국지, 아아아 천하는 언제나 통일이 될까, 일단 지금부터 가을 겨울 봄은 맨투맨으로 버티자 다음 여름이 오면 다시 태어난 몸뚱이를 뿜뿜대며 다닐 거니까- 하는 자기 기망은 역시 자기 폭망으로 끝나겠지, 사람은 그냥 한 번 태어나는 거지, 그래도 꼭 한번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다음번에는 누구로 태어나면 좋을까 생각해보는 장소로 이불 속이 적합하지, , 그저께 옥상에 널어놓은 걸레 걷으러 가야 되는데, 벌써 바람에 날아갔으면 어떡하지, 벌써 다 날아갔으면 어떡하지, 다시 태어날 기회를 안 주면 어떡하지, 안 되는데, 아아 안 되는데,

 

이런 고등유희(?) 속에서 주말을 탕진했습니다. 으하하하…….

 

 

 

 

--- 읽은 ---

 


173. 우물에서 하늘 보기

황현산 지음 / 삼인 / 2015

 

어디서였더라. 어느 소설에, 비평가는 예술가가 아니라 예술의 껍질에 붙어 과육을 뜯어먹고 예술가의 마음에 흉터를 남겨 예술 시장을 조종하려는 일종의 기생충 같은 존재라는 식의 말을 하는 등장인물이 있었다. 악의가 가득 들어찬 그 저주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창작물이 태어났다 죽어가는 과정에서 비평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었고, syo 역시 일견 그렇게 생각하는 바가 있었다. 시집 뒤에 붙여놓은 해제가 호들갑스럽고 현란할수록 그런 마음은 더해갔다. 시를 다 읽으면 거기서 그대로 시집을 덮어놓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처음에 비평은 레시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에는 정답이 없다는 이야기가 세상에 퍼지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나에게는 시를 조리하는 나만의 조리법이 있을 텐데(확신하긴 어렵다), 그렇게 한 그릇 뚝딱 먹은 시의 맛이 어쩐지 밍숭맹숭할 때, 재료 본연의 맛을 잘 못 살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그런데 다른 조리사들은 이 시를 통해 새로운 맛의 세계를 열었다는 식의 증언이 자꾸만 눈에 밟힐 때, 그럴 때 가끔 집어드는 책이 비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무리 재현을 잘 해낸들 백종원 선생님의 레시피가 내 레시피가 되지는 못하듯, 내놓은 음식을 먹어 본 친구들이 야, 이거 진짜 맛있다, 너 요리 잘한다, 칭찬할 때, , 이거 백종원 레시피야- 라는 자백을 반드시 덧붙이라는 양심의 공격을 받아 불편하듯, 비평은 그렇게 필요와 불편 사이에서 가끔 소모되는 장르였다.

 

황현산 선생님의 글을 만나기 전까지 그랬다. 이후로, syo에게 비평은 하나의 태도가 되었다. 해석은 늘 태도에 기반한다. 그래서 자기 외부에 대한 모든 해석은 곧 자기 내부에 대한 해석이다. 그래서 비평은 자기를 감추는 것을 획책하는 이들의 문학이 될 수가 없다. 그리고 시에 정답이 없다는 말은, 태도 없는 읽기는 시 읽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선생님이 걸어온 길과 그 위에 아로새겨진 모든 활자들은 낱낱이 선생님이 보여주고 가신 용기와 같다. 해석한다는 것은 그 말이 그르다고 여길 세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도피시키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 길에 찬연하고 선연한 언어는 가장 듬직한 동료였을 것이다.

 

우리가 몸담은 우물은 거대한 우물 안의 우물이다. 우물 안의 우물 안의 우물이다. 그래서 인간은 죽을 때까지 우물을 완전히 벗어날 수가 없고, 단지 좀 더 큰 우물, 좀 다른 우물로 옮겨 다닐 뿐이다. 그러나 그 모든 이행은 일단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는 일에서 시작한다. 가야지, 하는 마음과 태도에서 열린다.

 

 

 

 

174.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조르주 페렉 지음 / 김호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

 

기망하는 법에 대한 교본과도 같은 책이다. 그 방법을 설명하는 일은 스포일러라서 어렵지만, 소설 속 세상이 기망 당하는 것과 거의 동일한 방법으로 독자들도 기망 당하는데, 그 방법은 서사 외적인 부분이니까 이야기해도 괜찮지 않을까.

 

비평의 문법을 익히는 것이 비평가에게만 의미 있는 일이 아니라는 또 하나의 증거가 이 책이다. 세상에 있지 않은 것을 다루는 소설과 시를 떠올리듯 그렇게, 세상에 없는 것을 비평하는 일을 상상할 수 있을까? 비평이란 다른 존재를 가정함으로써 존재하는 장르기 때문에, 작가가 세상에 있지도 않은 것을 그럴듯하게 비평하면 우리는 결코 그 대상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게 된다. 이것은 비평 아닌 다른 문학이 취할 수 있는 유익한 전술이다. 보르헤스는 그 방법을 통해 문학사에 지워지지 않는 별이 되었다.

 

처음 조르주 페렉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을 때, 그땐 아직 20대였는데, 이렇게 생각한 바가 있었다. 만약 언젠가 프랑스어를 배우게 된다면, 그건 내가 조르주 페렉을 그의 언어로 읽지 못하는 입장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 싶을 때가 아닐까. , 20대의 열정이란. 저러고는 전혀 프랑스어를 공부하지 않았지. 견딜 만했나 봄.

 

 

 

 

--- 읽는 ---

프로이트 패러다임 / 맹정현

길 잃기 안내서 / 리베카 솔닛

시절과 기분 / 김봉곤

천년의 바람 / 박재삼



--- 갖춘 ---

미셸 푸코, 철학의 자유 / 존 라이크먼

생명정치란 무엇인가 / 토마스 렘케

프로이트, 페렌치, 그로데크, 클라인, 위니코트, 돌토, 라깡 전싱분석 작품과 사상 / -다비드 나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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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10-11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루 봉곤아 오랜만...그나저나 아프지 마syo ㅠㅠ 쾌차하소서.

syo 2020-10-13 22:48   좋아요 1 | URL
쾌차 과정에 있습니다. 약이 잘 듣더라구요.
혹시 다음에 몸살 나면 말씀하세요, 약 추천해드리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10-13 22:53   좋아요 0 | URL
미리 알려주세요 상비약

syo 2020-10-13 23:05   좋아요 1 | URL
네. 대웅제약에서 나온 씨콜드 플러스라구요-

2020-10-14 0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4 0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20-10-1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현산 님의 책에 대한 얘기에 완전 공감되네요. 빨리 나으시길.

syo 2020-10-13 22:49   좋아요 0 | URL
빨리 나았습니다! 북극곰님의 공감 덕분일까요? ㅎㅎㅎ
 

 

아달다

 

 

1

 

네 어머니가 반찬과 함께 보내주신 참외를 syo가 혼자 다 쳐묵고 있다. 이 달고 맛있는 참외를 은 구경도 못 해봤다. 소식만 들은 상태다. 하루에 한 번씩 카톡으로 아달다를 보내고 있다. 은 그저 속수무책이다. 그는 원래 참외 별로 좋아하지도 않지만, 아달다 공격을 받으면 오이도 꿀처럼 달 것만 같은 게 인간이라는 작은 동물의 심리인지라 약이 좀 올라 보인다. 심지어 syo 역시 참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아달다 공격을 시전하다 보니까 괜시리 꿀맛이다. 그리고 니가 돌아올 때쯤, 아달다는 아달았다가 될 것이다.

 

 

 

2

 

참외 하나 깎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 경험상, 백수는 분연히 옥상에 올라가는 법이다. 2018 백수는 올라가서 한숨을 쉬었는데 2020 백수는 심호흡을 한다. 우리 집이 산 동네 머리 꼭대기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미간쯤은 되는 위치라서 내다보기에 그림이 썩 괜찮다.




 

편의점 의자라도 하나 가져다 놓고 싶다, 진짜. 앉아서 구름이나 세면서 아삭아삭 참외를 씹어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아주 풍류남아 나셨군요.

 

 

 

3

 

시간은 시간이 알아서 할 거고, 나는 시간의 곁에 서서 그 위로 둥둥 떠내려가는 것들을 찬찬히 지켜볼 거고, 내미는 손을 잡을 거고, 후회되면 된 만큼 후회를 할 거고, 그만두어야 할 때 그만두는 결정을 망설이지 않을 거고, 망하면 크게 울되 짧게 울고, 다시 참외를 들고 옥상에 올라가야지.

 

 

 

 

 

--- 읽은 ---

 


170. 소설가의 공부

루이스 라무르 지음 / 박산호 옮김 / 유유 / 2018

 

독서가라는 자아는 날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공짜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어서 가끔 읽는 일이 말 못 할 무게감으로 엄습할 때가 있다. 많이 읽는 것은 하나도 어렵지 않다. 꾸준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루이스 라무르는 소설가인 모양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자서전급 에세이 <소설가의 공부>가 대표작이자 유일한 작품이다. 서부 소설로 명성을 드날렸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소설이 어떤지는 모르겠고 이 책 역시 그저 그랬지만, 인간 자체는 대단한 것 같다. 학교에서 더는 배울 게 없다며 고등학교를 박차고 나가 미국 여기저기를 떠돌면서 선원에, 벌목꾼에, 광부에, 심지어 50승이 넘는 전적의 프로 복서까지 했는데, 더 대단한 건 그 와중에 쉬지 않고, 농담 아니라 진짜 쉼 없이 책을 읽었다는 점이다. 읊어주는 목록을 보면 이걸 다 기억하고 있는 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이런 대목이 인상적이다.

 

한번은 히치하이크를 하다가 어떤 단과대학 교수의 차를 얻어 탔다그는 내 코트 주머니에 꽂힌 책을 보고 호기심을 가졌다그것은 현대문학 모음집으로 제본 상태가 별로였는데당시 한 권에 95센트였다이 책에는 니체의 이 사람을 보라와 비극의 탄생이 실려 있었다.

  교수는 상상력이 별로 없는 현학적인 사람으로 내가 그런 책을 읽는 것이 불쾌하기까지 한 것처럼 보였다(몇 분 정도 그와 이야기를 해보니 정작 그는 그 책을 읽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내게 다짜고짜 질문을 해 댔다분명 내가 자기가 생각한 범주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판단한 모양이었고날 시내에 내려줬을 때는 마침내 날 떼어내 안도한 것 같았다.

  그는 계속 내게 왜 그런 책을 읽고 싶어하는지 물었다처음에는 내가 그 책을 읽고 있는지도 의심했다대체 니체의 이름은 어디서 들었나?

  내가 쇼펜하우어에 대한 책 서문에서 니체를 처음 본 것 같다고 대답하자 그는 더 당황했는데아마도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니체 이름은 어디서 들었나?”라는 질문에 쇼펜하우어에 대한 책 서문에서요.”라고 대답하다니. 이건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엄청 폼 난다. 라무르가 syo처럼 거들먹거려 보려고 철학책에 기웃거리는 인간이었다면, 니체에 대한 책에서 쇼펜하우어의 이름을 들었을 공산이 크다. 저건 그야말로 장르고 나발이고 손에 잡히는 책은 다 먹어 치운다는 뜻이다…….

 

하여튼 그는 통나무 더미 아래에서도 읽고, 폭풍 몰아치는 선실에서도 읽고, 그냥 읽고 또 읽는다. 책만 보면 환장을 하고 덤벼든다. , 키보드만 두드리는 주제에 야근 좀 시켰다고 집에 돌아와 책 안 보고 치킨이나 시켜 먹던 syo…….

 

책 자체에 대해 말하자면, 매 챕터, 자신의 고난으로 ’, 역경으로 ’, 읽은 책 목록으로 을 갖춘다. 근데 이 없다. 에세이라기보다는 자서전에 가까워서, 저자에 대해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끈기 있게 읽기는 아무래도 어렵다. , 하다하다 끈기 없는 것도 책 탓하는 syo, 너는 대체…….

 

 

 

171.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 지음 /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

 

쟤네는 자기네가 고도를 왜 기다리는지 똑바로 알지도 못하고 고도를 기다린다. 그런 그들이 납득이 가진 않는다. 그렇지만 그게 이상하다고 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syo역시 고도를 기다리며를 왜 읽는지 똑바로 알지도 못하고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기 때문이다. 처음도 아닌데, 진짜 모르겠단 말이야.

 

그나저나 번역은, 이제 낡았다는 느낌이 물씬 든다. 다음 번 기다릴 때는 다른 번역으로 기다려야겠다.

 

 

 


172. 칸트

최인숙 지음 / 살림 / 2005

 

개론서와 입문서를 사랑하는 syo지만, 포켓 사이즈로 나오는 살림 시리즈는 사랑 반 전쟁 반이다. 분량상 후려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작은 지면을 철학자 쉴드 치는데 쓰기 시작하면 그만큼 내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대목에서,

 

칸트의 도덕이론이 엄숙주의에 빠졌다는 비판도 있다개연적 상황에 따른 감정 요소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비판도 칸트의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에서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을 근본적으로 도덕적 이성을 본질로 하는 존재로 보는 칸트철학은 개별적 감정을 배제하고 보편적인 정언명법에 따라야 한다고 보는 관점에서 오히려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평등하게 인정하며 고양시키는 장점이 있다.

 

부자건 가난한 사람이건 똑같이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 보편적으로 평등한 나라비슷한 느낌이다. 이 짧은 책에서 저렇게 써 버리면, 그게 칸트가 자신의 저서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인지 아니면 칸트의 사상을 해석한 저자의 견해인지를 독자는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칸트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어지간히 읽고 쓰는 사람들일 텐데, 저런 몇 줄의 설명으로 납득이 될 정도로 간단한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보는 게 더 이상하다. 요는, 크기도 작고 100쪽도 채 안 되는 개론서에서 철학자 쉴드까지 치는 무리한 욕심은 내지 않는 쪽이 개론서의 목적에 더 부합한다는 것. 방패는 두꺼워야 칼을 막는다. 두꺼운 책으로 쉴드 치세요.

 

 

  

--- 읽는 ---

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

프로이트 패러다임 / 맹정현

혁명의 시대 / 에릭 홉스봄

길 잃기 안내서 / 리베카 솔닛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백치는 대기를 느낀다 / 서대경

헤겔에 이르는 길 / 미타 세키스케

페미니스트까진 아니지만 / 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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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0-10-0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급하신 칸트 입문서에 나오는 대목은 정말 하나마나한 이야기 같아요...

syo 2020-10-08 18:23   좋아요 0 | URL
내용 자체를 떠나서, 작은 책에서까지 저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가뜩이나 칸트 철학이 방대하잖아요....

반유행열반인 2020-10-0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달다 달다 ㅋㅋㅋ얄밉다...

syo 2020-10-08 21:14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ㅎ 아달다.

2020-10-08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8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20-10-08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현경을 접하셨네요.
syo 님 리뷰가 기대됩니다.

syo 2020-10-08 21:15   좋아요 0 | URL
이번 달 풀로 써가며 천천히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ㅎㅎ

2020-10-08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1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0-10-09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구름 너무 이쁘다!!
그리고 지붕을 보니 생각나는 것. 얼마 전에 막내와 비밀의 숲2를 보는데 막내가 한국은 왜 지붕이 거의 다 초록색이냐고 (옥상이란 것을 모르는 아이라). 그런데 토비 님이 찍으신 사진의 옥상도 초록색이 좀 보이네요.ㅎㅎㅎㅎ 토비님 댁 옥상은 무슨 색이에요? (난 왜 이런 것이 궁금한지.ㅋ)
곰발 님이 막 칭찬하셔서 저도 김 현경 씨 책 샀는데. 오고 있어요~~~~!!(한 달은 넘게 걸릴 듯 하오만..)

syo 2020-10-11 20:36   좋아요 0 | URL
우리집 옥상은 색칠 안 한 콘크리트에 검은 먼지 같은게 붙은, 그냥 땅바닥 느낌의 옥상입니다.

옥상이라는 것이 없군요?
우와 저는 그게 더 신기해요.....

라로 2020-10-13 00:29   좋아요 0 | URL
있지 왜 없겠어요?ㅎㅎㅎㅎ 제 아들이가 ‘옥상‘이라는 단어를 모른다는 말인데?ㅎㅎㅎ
rooftop이라는 멋진 공간이 있죠. 하지만 제가 사는 동네에서 저렇게 옥상으로 지붕을 처리한 곳은 단 한군데도 없는 것 같아요.좀 높은 빌딩이라면 모르지만.

2020-10-10 0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1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2 0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뒤집개

 

 

1

 

냉장고에서 달걀 두 개를 꺼내 조리대에 올려두고, 팬에 기름을 두른다. 읽기란, 쓰기 후라이를 위해 마음에 기름을 두르는 일일까? 달걀을 예쁘게 깨뜨리는 일은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금방 늘지 않는다. 껍데기를 어떻게 깨든 흰자와 노른자는 꺼낼 수 있고 나는 후라이를 먹게 되겠지만, 손에 흰자를 묻히지도 않고, 팬에 껍데기 조각을 떨어뜨리지도 않으며, 노른자가 팬 모서리에 찍혀 으깨지지도 않게 깨고 싶다. 문장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일 수도 있다. 뉘앙스에 집중하고, 의미를 뾰족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단어를 골라 사전을 뒤지고, 그래서 만족할 만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일을 생각하면서 달걀을 뒤집는다. 가장자리가 타지도 않고 노른자가 지나치게 익지도 않은 만족할 만한 후라이가 먹고 싶다. 소금, 후추, 바질, 치즈, 어휘, 리듬, 비유, 스타일. 쓰기란, 읽기 후라이를 위해 레시피를 조합해보는 일일까?

 

읽기와 쓰기는 가깝다. 그래서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도 가깝다. 하지만 읽기 위해 쓰는 사람과 쓰기 위해 읽는 사람은 가까운 듯 가깝지 않다. 읽으면서 쓰는, 쓰면서 읽는 모든 이들은 때가 오면 내가 읽기 위해 쓰는지 쓰기 위해 읽는지를 명확히 정하거나 인정해야 하고, 그 때는 여름과 가을을 잇는 바람처럼 갑자기 온다. 달걀 후라이를 만들다가도 온다.

 

 

 

2

 

창밖의 연휴는 끝이 났지만, syo의 연휴는 이어지는 중이다. 걔는 다시 백수의 길로 들어섰다. 실은 벌써 한 달도 더 된 일이다. 그만두려 한다는 생각을 전하고, /오빠/syo/주임님, 다른 방법은 없어요? 라는 말을 정확히 47명에게 들었는데, 그만두고 나서 형/오빠/syo/주임님, 부러워요, 진짜 때려치고 싶다, 라는 말을 23명에게 들었다. 23/47, 같은 마음임에도 단지 입을 다물었을 뿐인 ??/47 들을 위해 나는 잘 살아야겠다. 공무원이든 나발이든, 아닌 건 아닌 거고 안 맞는 건 안 맞는 것. 언제나처럼 syo는 겁이 없고 대책이 없다. 그래서 나는 얘가 멋있고 또 귀여울 때가 많다.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 몰라도, 나는 syo로 태어나 syo답게 살아가는 이번 생이 썩 마음에 든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구나 싶어 그간 말하지 않았다.

 

 

 

 

 

--- 읽은 ---

 


167. 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

 

문유석, 정재민, 박주영 선생님은 전 현직 판사, 김웅 선생님은 전직 검사, 남궁인 선생님은 의사. 소위 전문직 에세이가 금값이다. 그 직업에서 나오는 소재가 에세이의 독창성을 이끌어내기 때문 아닐까 싶다. 그런데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 그야말로 전문적 에세이스트들이 보기에 빡칠 수도 있는 게, 저 바쁜 냥반들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읽고 많이 쓰는지도 놀랄 노릇인데, 심지어 잘 읽고 잘 쓰기까지 하니 분통이 터질 것 같다. 아니 나는 전문적 에세이스튼데 전문직 에세이스트가 저렇게 해먹으면 책으로 밥벌이하는 내 배는 영원히 고프지, 라고 생각하실 것 같…… 아니실까? 내 알 바 아니긴 하다 ㅎ

 

그게 벌써 언제적 이야기냐. 변하지 않는 트렌드는 트렌드가 휙휙 변한다는 트렌드 뿐이고, 이제 평범한(?) 전문직 에세이의 시대는 갔다. 저기 멀리서 특별한(??) 전문직 에세이의 물결이 밀려든다. 그 이름부터 특수한 특수청소업. 제목부터 비범한 죽은 자의 집 청소’. 슬프고, 역겹고, 슬프고, 역겹다가, 뭐가 슬퍼야 하고 뭐가 역겨워야 하는 건지 내가 도통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무서운 책이 여기에 왔다.

 

 


 

168. 칸트철학에의 초대

한자경 지음 / 서광사 / 2006

 

어제 엄마한테 전화해서 책을 좀 부쳐달라고 했다. 엄마는 책장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보냈고, 나는 그걸 보며 왼쪽 첫 번째 칸 오른쪽에서 네 번째부터 여섯 번째까지 세 권- 하는 식으로 지시를 내렸다. 책 제목을 재확인하며 지시에 따라 책을 뽑아내는 엄마의 목소리가 어쩐지 신이 난 듯 들렸다.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던 책 선정과정은 밑에서 두 번째 칸 왼쪽에서 첫 네 권에 이르자 갑자기 고착상태에 빠졌다. 거기는 백종현 선생님 역,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1>, <순수이성비판 2>, <실천이성비판>, <윤리형이상학 정초>가 꽂혀있는 자리였다. 내가 이제, 칸트와 직거래를 터도 될까? 판단이 어려웠다. 뽑아, 말아? 엄마가 보챘다.

 

칸트 입문서의 커리큘럼이 그려지고 있다. 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커리큘럼은 일종의 계단이고, 계단이라는 건 디딤판이 여러 개 있어야 계단이다. 1층과 2층 사에 디딤판이 하나뿐이라면, 우리는 그걸 계단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벽이라고 부르지. (우리 글) 철학 입문서의 세계에는, 벽을 친 철학자들이 무수히 많다. 쉽게 읽는 OOO은 너무 후려쳤고 바로 그다음 읽을 게 연구자의 논문집밖에 없는 그런 슬픈 철학자들. 마르크스는 벌써 에스컬레이터 수준이건만…….

 

칸트의 경우는 이제 정말 계단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충분한 개수의 디딤판이 만들어진 것 같다. 이 책은 그 디딤판들 가운데 어느 한 칸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2006년 출간으로, 그때부터도 좋은 책이었지만 이전까지는 이 책에 도달하는 더 아래쪽 디딤판이 없어서 문제였다. 그래서 밑바닥에서 바로 이 책까지 한 번에 올라서려면 철학에 다리가 좀 긴 사람이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칸트인가?>도 있고, <그렇다면, 칸트를 추천합니다>도 있어서, 평범한 다리를 가진 사람도 그 책들을 먼저 밟고 올라선 다음 이 책까지 다리 찢기 없이 올라설 수 있게 되었다. 만세.

 

, 쓰고 보니 또 <왜 칸트인가?> 칭송이네…….

 


 


169.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 김한민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8

 

다 아는 이야기지만, 시라는 게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 운과 율이 있어서, 번역을 해 놓으면 아무리 애를 써도 그 맛의 절반도 살리기가 어렵다. 시 번역하는 분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그 고충 가운데는, , 이거 진짜 포르투갈어로 읽으면 진짜 대박인데, 말맛입맛 장난 아닌데, , 근데 이걸 사람들한테 전달을 못 하네, 와 돌겠다, 진짜 좋은데, ……. 이런 것도 있을 것이다. 특히 페소아의 위상을 생각하면, 역자인 김한민 선생님의 아쉬운 한탄이 여기 성남까지 들려오는 것 같다. , 지금도 들렸다…… 아닌가?

 

소설은 좀 덜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시는 시가 처음 태어난 언어를 가지고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다른 언어를 배우는 맛이 또 그런 데 있지 않을까? 다른 나라의 시를 읽을 수 있다는 것. 근데 생각해보면, 우리말로 쓰인 시도 너무 어렵다. 소설은 좀 덜할 수 있다. 그런데 시는 진짜 좀 읽을 줄 알아야 읽는다. 시를 배우는 맛이 또 그런 데 있지 않을까? 시를 모르면 다른 나라의 언어를 알아도 그 나라의 시를 읽기 어렵다는 것.

 

무슨 감상이야, 이게……. 하여튼 페소아는 좋고, 의미나 표현법만 놓고 봐도 틀림없이 좋다고 적으며 급마무리 해 본다.

 

 

 

 

--- 읽는 ---

소설가의 공부 / 루이스 라무르

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

마르크스주의의 기초와 그 고전적 전통 / 알렉스 캘리니코스 외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 조르주 페렉

백치는 대기를 느낀다 / 서대경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작가의 뜰 / 전상국

축복받은 집 / 줌파 라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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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10-0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글이 폭주하시더라니... ㅎㅎ 안 맞으면 그만두셔야죠- 백수라이프 응원합니다. 또 다른 길이 펼쳐지리니-

(요즘) 남들은 들어가려고 기를 쓰는 철밥통을 차버린 syo님 조끔 멋지십니다. ㅎㅎ

syo 2020-10-06 13:35   좋아요 1 | URL
응원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제 곧 한숨과 자괴로 이루어진 긴긴 페이퍼들이 올라올지도 모릅니다 ㅎㅎㅎ휴ㅠㅠ

유부만두 2020-10-06 16: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죽은 자의 집 청소‘를 읽는 중이에요. 저자의 글솜씨가 남달라서, 하는 일 만큼이나 유별나고 감성이 넘쳐서 이래 저래 읽기 힘드네요. 조금 더 건조하고 바스라지는 죽음이라고 예상했는데 끈적거리고 무겁네요.

syo님... 다시 변화를 만드셨군요. 덕분에 옆에서 화려한 독서의 후기를 읽을 수 있겠네요. 그 멋진 한숨, 자괴, 그리고 ‘훗‘ 하는 syo님의 가오! 를 기대하겠습니다.

syo 2020-10-08 17:45   좋아요 0 | URL
ㅎㅎㅎ 표현에 힘이 좀 잔뜩 들어가 있죠? 끈적거리고 무겁다는 표현 동감합니다.

아, 일단은 편하고 행복한데 뭔가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이네요. 유부만두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blanca 2020-10-0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걔‘가 누구인가? 처음에 그랬는데 그랬군요. 역시 syo님 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런 패기라면 뭐든 할 걔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싫은 걸 참고 시간을 보내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니까요.

syo 2020-10-08 17:46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그만둬야겠다 싶을 땐 블랑카님 말씀 생각하며 힘차게 그만두겠습니다! ㅎㅎㅎ

북다이제스터 2020-10-06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평생 살면서 한 가지 직업(직장)에 머무는 사람 요즘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4번 바꿨거든요. ㅎㅎ 맞지 않으면 때려쳐야 한다는데 전 동의합니다.
뒤돌아보면 직업(직장) 옮길 때가 사회인에게 푹 쉴 수 있는 유일한 기간인 것 같습니다. 고생 많으셨구요. 많이 푹 쉬세요. ^^
참, 실업수당 신청 잊지마시구요.

syo 2020-10-08 17:50   좋아요 0 | URL
늘 실용적인 조언을 잊지 않으시는 우리 북다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또 뭔가를 새로 시작하고 또 때려치고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그때마다 북다님도 4번이나 바꿨는데! 하면서 용기있게 밀고 나갈게요 ㅎㅎㅎ

2020-10-06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7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8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0-10-06 1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살기 위해서 읽는 것 같고, 쓸 때는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읽지 않았던 오랜 시간이 살지않았던 것 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읽기위해 쓰는 건지 쓰기 위해 사는 건지 구분은 안되지만, 읽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게 분명해서. 지금은 둘 중에 선택하라면 읽기입니다! 그리고 걔는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syo 2020-10-08 18:04   좋아요 1 | URL
그런 절박함 속에서 쓰고 계시다니, 진짜 써야 할 사람은 여기 있었어.
좀 더 써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걔는 귀엽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ㅋㅋ

2020-10-06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8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0-10-06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라고 생각은 했지만 막 후덜덜이야. 쇼님 쇼님 백수 되었으니 막 읽고 막 쓰면 좋겠다. 서대경 시 넘 좋아요.

syo 2020-10-08 18:07   좋아요 0 | URL
아, 서대경 시 너무 좋아요. 시집인데 오래오래 읽고 있네요....

인간의과도기 2020-10-0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게 썼다가 적절치 않은 듯해 고쳐 씁니다.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syo님.

syo 2020-10-08 18:09   좋아요 1 | URL
아, 길게 쓰신 글을 보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일하는 동안 한번 뵌다는 것을 못 뵈었네요. 상황이 이래가지고....
그래도 언제라도 한 번 뵈었으면 좋겠어요.^-^
늘 감사합니다.

여흔 2020-10-06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는 읽을 줄 알아야 읽는다는 말이 공감이 됩니다. 처음 가지고 태어난 언어인 한국어로 된 시를 많이 읽어야겠어요 :)

syo 2020-10-08 18: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시를 읽을 줄 알게 되는 방법이 읽는 것 말고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막 디립다 읽을밖에요....

추풍오장원 2020-10-07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수된걸 축하하는 분위기인가요 ㅎㅎ 남일이라 그러는건지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계인건지 좀 당황스럽긴 한데, syo님이라면 충분히 다른일도 하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래도 합격을 위한 수험기간이 아쉽진 않으신지..과장이 말리진 않던가요..

syo 2020-10-08 18:1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과장님도 말리고, 팀장님도 말리고, 국장님도 말리고 말렸으나....
백수된 걸 축하한다기보다, 안 맞는 일을 놓고 다른 곳을 물색하는 발걸음을 응원해주시는 거겠죠^-^
수험기간이라는 게 생각보다 별 게 아니었어서, 아깝지가 않더라구요.
나라(?)는 추풍님이 지켜주세요ㅋㅋㅋ

응원 말씀 감사합니다.


han22598 2020-10-08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 아닌건 아니죠.. 잘하셨어요!

syo 2020-10-08 18:1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 시원시원하다 ㅎㅎ

나와같다면 2020-10-08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 전하고 싶었어요
조급하지 않으셔도 되요
또 다시 열릴 새로운 길도 축복합니다

syo 2020-10-08 18: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는 늘 느긋느긋해요 ㅎㅎㅎ
또 무슨 길이 열릴 지 모르지만 힘내서 잘 모색해보겠습니다.

2020-10-10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1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3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2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3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tintin2506 2020-10-17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록 제가 잘 모르시는 분이지만 (다만 연재가 꾸준하고 가독성이 좋고 댓글이 많이 달린다는 정도로 syo님을 얄팍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또래로서 공무원을 그만 둔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낭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실존적 결단‘ 이신가요? 앞으로도 연재 기대하겠습니다

syo 2020-10-20 09:13   좋아요 0 | URL
거창하게 ‘연재‘라는 말까지 들을 일은 아닌데, 늘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실존적 결단‘이라는 어휘도 너무 멋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냥 하기 싫다고 때려친 의지박약짓일 뿐일지도요 ㅎㅎㅎㅎ 에이 참 부끄럽네요^-^
 

   

지금은 사랑이란 게

 

 

물가에서 기다리는 마음같이 대답 후에 태어난 질문같이 끓다 보니 넘쳐흐른 찻물같이 한계에서 마지막 한 번 더 올리는 턱걸이같이 화가를 꿈꾸는 핵물리학자같이 러시아어로 쓰인 터키어 사전같이 얼음 위의 불같이 불 속의 얼음같이 무엇과도 같지 않지만 모든 것과 같아 보이는 무한개의 같이 속에서, 같이,

 

 


그녀는 열다섯이었고 그는 매일 아침 그녀의 몸을 안았다그때는 그게 삶의 시작이었는지아니면 삶을 망치고 있는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그녀는 그를 사랑했고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제임스 설터스타의 눈

 

 생각은 종일을 봄비와 더불어 하염없어

 뒷산 솔밭을 묻고 넘쳐 오는 안개

 모란꽃 뚝뚝 떨어지는 우리 집 뜨락까지 내려.

 

 설령 당신이 이제

 우산을 접으며 방긋 웃고 사립을 들어서기로

 내 그리 마음 설레이지 않으리.

 이미 허구한 세월을

 기다림에 이렇듯 버릇 되어 살므로.

 

 그리하여 예사로운 이웃처럼 둘이 앉아

 시절 이야기 같은 것

 예사로이 웃으며 주고받을 수 있으리.

 이미 허구한 세월을

 내 안에 당신과 곁하여 살므로.

 

 모란은 둑뚝 정녕 두견처럼 울며 떨어지고

 생각은 종일을 봄비와 더불어 하염없어

 이제 하마 사립을 들어오는 옷자락이 보인다.

 

유치환, <모란꽃 이우는 날전문 


 

 

--- 읽은 ---

 


164. 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

 

2018년 발간된 소설집 서로의 나라에서에 작품을 실은 8명의 젊은 작가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색을 뽐내려 했을 거라 추측한다. 다른 작가랑 한 책에 실린다는 데서 오는 긴장감 같은 게 있지 않았을까. syo는 사실 정영수의 이름을 보고 그 책을 읽었지만, 실제로 눈에 띈 건 우다영과 박서련이었다. 특히 우다영은 압도적이었지……. 그리고 박서련을 평하며 이렇게 기록해놨다. “박서련의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가 비록 이 소설집 전체에서 가장 좋은 작품은 아니었지만, 만일 이 여덟 사람 각자의 단편집이 새로 출간되고 그 중 딱 한 권만 읽을 수 있다면, syo는 고민 없이 박서련의 책을 고를 것이다.” 그게 20187월이었고, 그 이후 바로 체공녀 강주룡이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의 왕관을 쓰고 세상에 등장했다. 알라딘이 그 작품으로 쾅쾅 터지진 않았으나 꽤나 들썩들썩 했던 기억.

 

노력과 재능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지만, 그래도 억지로 함유율을 따져보자면 작가 박서련은 재능 쪽에 가깝지 않나 싶다. 평범하게 읽히지 않도록 이야기를 주조하는 일은 어마어마한 재능이 있다면 재능만 가지고도 가능하고, 대체로는 재능과 그 뒤를 받치는 노력으로 이루어내지만, 재능 없는 이가 순전한 노력만 가지고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작가가 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르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오래도록 죽지 않고 살아남은 분단선이다. 박서련이 이야기를 하며 살기를 선택해준 것은 syo에게 너무나도 좋은 일이다. syo에게만 그렇겠는가.

 

 


 

165.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레몬심리 지음 / 박영란 옮김 / 갤리온 / 2020

 

그러니까 이건 강대국의 군비경쟁 같은 일이다. 핵무기가 완전히 사라진 세상이 지금보다 무조건 더 좋은 세상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하지만, 동의한다고 해서 저놈들보다 먼저 내 핵무기를 없애는 나라는 없다. 저놈들을 어떻게 믿어. 저 높은 곳에 어떤 절대자가 있어, 보석 다섯 개 띵띵 박힌 스뎅 장갑을 끼고 나타나 손가락을 탁 튕겨서 일시에 모든 핵무기를 사라지게 만들지 않는 이상, 핵무기가 사라지길 바라마지않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지구에서 핵무기가 사라질 일은 절대로 없다. 마찬가지다. 기를 쓰고 겨우 내 기분이 내 태도가 되지 않게 만들어놨는데 지 기분을 지 태도로 드러내는 놈들이 주변에 득시글거리면 내 기분이 나빠서 마침내 내 태도가 나빠지는 것이다……. 결국 장갑이 필요하다. , 노스형. 타노스형…….

 

 


 

166. 프로이트 콤플렉스

파멜라 투르슈웰 지음 / 강희원 옮김 / 앨피 / 2010

 

프로이트 개론서는 다른 철학자들 것과는 다른 아주 독창적인 재미 포인트가 있다. 대체로 어떤 철학자의 입문서를 쓰는 저자는 그 철학자에 대해 옹호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 죽은 철학자 대신 자기가 모든 비판에 대해 전방위적 쉴드를 친다. 제일 심한 건, 이 철학이 겁나 훌륭하긴 하지만 그래도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음을 인정하는 척하면서도 이어지는 서술을 보면 실상 그렇지 않은 경우 되시겠다. 그런데 프로이트의 경우는 개론서 저자들도 프로이트를 잘 깐다! 그런데 그 깜 포인트가 조금씩 달라서 재밌다. 거칠게 예를 들면, 1번 저자는 A를 까고 B~Z를 옹호하는데, 2번 저자는 B를 까고 A, C~Z를 옹호한다. 그런 식으로 26명 저자의 책을 읽으면, A~Z까지 모든 포인트는 한두 번쯤 까였지만 동시에 몇 번쯤 옹호되는 희한한 현상을 맞이한다. 그런 말이 있다. 어떤 철학자를 까기 위해서는 일단 그 철학자를 읽어야 한다고. 그런 의미에서 프로이트는 정말 맛집이 아닐 수 없다. 요는, 프로이트 개론서는 이것저것 읽어도 남는다는 것. 그리고 후에 프로이트를 직접 읽고 우리도 저 아사리판에 동참합시다.

 

 

 

--- 읽는 ---

소설가의 공부 / 루이스 라무르

사람, 장소, 환대 / 김현경

돈의 흐름으로 보는 세계사 / 미야자키 마사카쓰

칸트 철학에의 초대 / 한자경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 페르난두 페소아

피의 꽃잎들 / 응구기 와 시옹오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마이 티 응우옌 킴

여자 공부하는 여자 / 민혜영

노멀 피플 / 샐리 루니

나는 왜 불온한가 / 김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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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0-10-04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이트 개론서들은 정말 말씀하신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ㅎㅎ

syo 2020-10-04 19:4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이런 위치에 있다는 게 프로이트의 위상인 것도 같아요.

바람돌이 2020-10-0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잊고 있었어요. 체공녀 강주룡 봐야 한다는걸....
을밀대 지붕위에 홀로 앉아 싸우는 이 조그만 여성의 사진을 봤을 때, 그리고 그녀의 참 치열하고도 인간적으로는 너무 안타까운 삶을 알았을 때 참 먹먹했었는데..... 소설로 어떻게 살아날지 궁금하다고 보관함에 넣어두고는 밀렸어요.
syo님께서 좋다고 하시니까 더 읽어야 될 것 같은 마음이 드네요. ㅎㅎ
연휴가 끝나는데 남은 시간이라도 출근은 잊고 푹 쉬세요.

syo 2020-10-04 19:46   좋아요 1 | URL
귀엽고, 뭉근하고, 재미있는 책이었어요. 얼른 한 번 읽어보시기를^-^
바람돌이님도, 새로운 한 주 잘 준비하세요!
 

 

제까지나 복된 연애

 

 

1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짧고 드물어서 기억에 잘 새겨놓고 가끔 하나하나 되짚어 본다. 그건 일련의 동작들로 이어지는 하나의 긴 체조와도 같다. 그 과정은 선언에서 시작한다. 나 지금 너무 행복해. 절대 생략해서는 안 될 그 한마디 말이 누빔점이 되어 행복한 순간을 기억의 밤하늘 별처럼 때려 박는다. 행복은 연역되지 않고 100퍼센트 귀납으로 찾아온다. 행복이라는 종합적 개념이 있어서 행복하기 위한 요건들을 계시하는 것이 아니라, 아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하고 느끼는 개별적 경험들을 통해 우리가 우리 몸에 맞는 행복을 지어 입는다. 오늘 조용히 누워 그 옷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어디 솔기가 터진 곳은 없는지, 보풀이 보기 싫게 일어나진 않았는지, 변색되고 추레해진 부분은 없는지,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내가 행복했던 순간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었다. 가까운 곳에, 때로는 너무 가까워 제대로 바라볼 수 없을 만큼 가까운 곳에 누군가 함께 있었다. 늘 그랬다.

 

 

 

2

 

올해부터 나라에서 청년이라는 이름을 달고 하는 각종 지원 사업에 낄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국가공인 중년남 syo. 그래서 그런가, 요즘 들어 부쩍 추억 속에서 헤엄치는 것 같다. 경로당 담당으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보고 겪은 게 어르신들의 추억에 잠긴 눈빛과, 그 추억이 넘쳐서 결국 터져 나온 입말의 쓰나미와, 그랬던 내가 지금은 경로당에서- 하는 회한 같은 것들의 혼합물이었다. 설마 나도 이제 내 안에 나만의 경로당을 설치한 것인가. 벌써…….

 

 

 

3

 

다정한 친구는 연애가 적성에 맞지 않아 이번 생은 이제 글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syo는 아직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할 거야. 다 할 거야. syo는 폭신폭신한 침대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랑 찰싹 붙어서 끌어안고 도란도란 영화나 음악, 책 이야기하다가 쪽쪽 입 맞추다가 슬쩍슬쩍 만지다가 눈빛이 아련해졌다가 야해졌다가 장난스러워졌다가 불을 켰다가 껐다가 파스타를 먹었다가 샌드위치를 먹었다가 다시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반복하다가 잠들었다가 살짝 눈 떠보면 사랑하는 사람이 잠들어 있다가 살짝 눈 뜨는, 그런 게 제일 행복했던 사람이었다. 늘 그랬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가슴이 무너지는 것들아내는 내 인생의 절반을 요구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그의 시계를 풀어주고 그를 내 품에 갖는 것그건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이었다그를 사랑하는 것은그런 행복은 세상에 없었다.

제임스 설터포기


  바다의 폭이 얼마나 되나 재보려고 수평선은 귓등에 등대 같은 연필을 꽂고 수십억 년 전부터 팽팽하다

 

  사랑이여

  나하고 너 사이 허공의 폭을

  자로 재기만 할 것인가

안도현, <전문

 


 

 

--- 읽은 ---

 


160. 세로토닌

미셸 우엘벡 지음 /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20

 

사랑밖에 딱히 해 본 게 없는 사람은 모든 책을 사랑으로 읽으려 시도하게 되는 걸까. 나는 이 책을 사랑이 망해서 인생이 망한 남자의 방랑기로 읽었는데, 공쿠르 받은 사람은 과연 뭐가 다르긴 다른 건지, 이게 현대인의 우울과 권태 뭐 그런 거대한 과녁을 겨냥한 소설인 모양이다. 친구가 되기는커녕 아예 상종하고 싶지도 않은 인간형의 한 남자가 뭐 하나 제대로 해내지도 못하고 시종일관 등신같이 굴다가 끝나는 400페이지짜리 이야기인데, 이런 뼈대를 가지고 이렇게 쓰다니 거장은 거장. 프랑스에서 노벨상이 나오면 우엘벡이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앞쪽은 지지부진한데, 7부 능선쯤 도착하면 페이지가 휙휙 넘어간다. 이제 그쯤 되면 주인공도 슬슬 사는 것도 지치고 뭐 의욕도 없고 그렇거든. 그 와중에 1인칭이다 보니 그 시점부터는 서술 자체도 되게 아무 말을 아무렇게나 할 테니 아무나 듣든지 말든지 하는 식으로 툭툭 내던지는데, 거기서부터 매력이 터진다고 할까.

 

경로당은 65세부터 가입이 가능하니까, 58년생으로 우리 아버지랑 동갑인 우엘벡을 아직 할배라 부르진 않겠다. 하지만 우엘벡 아재도 커서 필립 로스 같은 야한 할배 소설가가 될 거니까, 나는 그 계보를 좋아하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161. 언어의 역사

데이비드 크리스털 지음 / 서순승 옮김 / 소소의책 / 2020

 

소소의책 출판사에서 나온 ‘~의 역사시리즈 중 한 권인데, 원제는 ‘A LITTLE BOOK of LANGUAGE’. 이 출판사에서는 같은 컨셉의 표지와 제목을 가지고 <철학의 역사>, <고고학의 역사>, <세계 종교의 역사> 등을 펴냈는데, <언어의 역사>는 그 최신작이다. 문제가 있다면 이 책 <언어의 역사>는 언어의 역사에 대한 책이라고 보기는 좀 떨떠름하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언어의 책이고, 언어란 본질적으로 역사의 산물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신나게 유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언어의 역사>라는 제목이 또 완전 딴소리는 아니지만. 이 책은 오히려 역사 이외의 부분에서 더 빛난다. 호들갑을 떨지 않는 유머 코드도 나쁘지 않고, 각각은 길지 않은 40개의 챕터가 빠르게 교체되면서 지겨울 틈을 주지 않는다.

 

 

 


162. 열 문장 쓰는 법

김정선 지음 / 유유 / 2020

 

단문 단문 지겹도록 들어서 귀에서 단물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단문 강조하는 책만 보면 그래, 과연 그래서 니는 얼마나 잘 쓰나 보자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꼬투리 거리를 찾던 삐뚤어진 살쾡이 시절도 겪었다. 그런데 요즘은 글쓰기 책에서 단문을 강조하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는 중이다. 그게 다 유튜브 때문이다. 요즘 늘그막에 유튜브라는 걸 보기 시작했는데, 아니 이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능력자가 어떻게 스무 글자 겨우 넘는 문장에서조차 주술 호응을 못 맞출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그럴 거면 더 짧게 써요……. 아니, 짧게 안 써도 되니까, 제발 이 책 한 번 읽어보소…….

 

김정선 선생님은 줄임표[]를 자꾸 쓰면 자기가 하는 말에 자신이 없어 보인다고 어지간하면 쓰지 말라고 하셨다……. 정말 정확한 분석이세요…….

 

 

 


163. 인간이란 무엇인가

백종현 지음 / 아카넷 / 2018

 

, 칸트 입문은 김상환으로……. 으악, 죄송합니다…….

 

 

 

 

--- 읽는 ---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 민이언

프로이트 심리학 강의 / 베벌리 클락

연필 / 헨리 페트로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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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10-01 0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무 것도 포기하지 맙시다 ㅎㅎㅎ귀납적이고 연역적으로 삼단논법적으로도 행복합시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 행복하다-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있다-나는 행복하다.)

syo 2020-10-01 23:23   좋아요 1 | URL
어디서든 열심히 사랑도 하고 행복도 하고 그러고 삽시다. 반님도 화이팅.

독서괭 2020-10-01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년 기준이 만 34세까지인가요? 전에도 느꼈지만 syo님 저와 동년배인 듯?? 중년이라니요 저는 이미 몸은 중년 같지만.. 아 마음도 이미 건너 갔나..ㅠㅜ

syo 2020-10-01 23:23   좋아요 0 | URL
저는 진작부터 우리가 동년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동년배여...

추풍오장원 2020-10-0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좋은 여자를 만나셔야 할 것 같습니다...^^

syo 2020-10-01 23:2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급할 건 없구, 차분하게 잘 살다보면 잘 되겠거니 하고 있답니다요

stella.K 2020-10-0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나이들면 옛날 생각이 점점 심하게 나더군요.
이러다 치매에 걸리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치매가 옛날 기억은 또렷한데 최근 기억은 잘 생각나지 않은 거라잖아요.ㅠ

스요님은 아직도 젊은데... 그래서 청년의 기준을 다르게 정해야 한다던데.
50센가 55세까지 청년으로...
옛날에 58년 개띠들은 유난히 더위를 잘 탄다는 말이 있던데 앞으론 바뀔지도 모르겠군요.
야한 할배, 야한 할매로.ㅎㅎ

syo 2020-10-01 23:2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청년은 늙기 쉽고- 그런 말 들었을 때 열심히 살아둘 걸....
단정하게 나이들어가는 게 또 목표입니다...

모운 2020-10-01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중년 뭐야... 제발... 웃기지 좀 마!

syo 2020-10-01 23:25   좋아요 0 | URL
청년이여.... 중년의 고뇌를 아시는지?

비연 2020-10-03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쇼님이 중년을 얘기하니.. 난 뭔가 잠시 생각... 에잇.

syo 2020-10-04 16:02   좋아요 0 | URL
그런 좋은 말이 전래됩니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

비연 2020-10-04 16:07   좋아요 1 | URL
이럴 때 하는 말이 있죠... “뛔엑!”

나비종 2020-10-03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되네요. 뭔가 시작하기 전에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면서 마지막 버튼을 누를 때... 떠올리는 행복 속의 누군가들은 제각기 다르지만ㅋㅋ 드라마의 예고편처럼 느껴지는 설렘이 좋았나 봅니다.
행복이 귀납으로 찾아온다는 말씀, 100% 공감이 되면서 조금 슬퍼지네요. 귀납은 과거형이니까.^^

syo 2020-10-04 16:05   좋아요 2 | URL
오늘 느낀 행복이 행복의 개념에 더해져서 귀납적으로 정말 행복한 행복이 될 수 있도록 오늘을 열심히 행복하면 되겠습니다.

대체 뭐라고 쓴 거지??

공쟝쟝 2020-10-05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F형 인간!! 난 가장행복할 때 항상 혼자였다!!!!! 우화화🔥🔥🔥🔥🔥

syo 2020-10-06 13:0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자가발전이 가능한 스타일이군! 부러운 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