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시다모 난세보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커피의 귀부인‘이라는 에티오피아 시다모- 귀부인 님, 밀크 초코릿은 챙기신 거 같은데 살구는 어디 두고 나오신 것 같아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5-17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요즘 바빠요? 왜 안보이는거예요? 네? (글썽)

잠자냥 2022-05-17 14:06   좋아요 0 | URL
아, 13일에 글 남기고 뭐 안 올렸구나! ㅋㅋㅋㅋ 날짜가 잘도 가네요!

잠자냥 2022-05-17 14:15   좋아요 0 | URL
두 가지 메뉴 먹다 보니 제가 생각났군요? 한 끼에 두 가지 먹는다고 놀리는 사람이 없어서!

다락방 2022-05-17 14:1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꼭 두 가지 메뉴 때문이라기 보다는.. 최근에 잠자냥 님을 잘 못본 것 같아서요. 그렇다고 딱히 보고싶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오해하지는 마시고요. 흠흠.
 

반지성주의 뜻도 모를 것 같은 인간, 반지성주의 표본 같은 인간이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망치고 있다는 망언을 하고, 외람이들이 반지성주의자가 취임하던 날 무지개가 떠서 상서로운 징조라고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조국 흑서인지 뭔지로 조국을 비판하는 데 앞장섰던 한 교수가 기생충 논문에 지인의 부탁을 받고 그 자식, 그것도 외고생의 이름을 공저자로 올려놓고 그 사실이 드러나자 “교육 차원에서 행한 일”, “과학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대깨문들은 자신을 욕하면 안 된다는 말까지 덧붙였던데, 하이고 난 대깨문이 아니라서 당신을 좀 욕하겠소. 대깨문들에 이어 대깨윤들의 내로남불 시대가 열렸다. 하도 기가 막혀 책을 지른다. 답답한 세상, 5년 내내 책이나 더 읽자-

신간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단순한 이야기>
문동 세계문학전집 209번은 18세기 영국의 여성 작가 엘리자베스 인치볼드의 장편소설이 선택되었다. 18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는데, 여성의 욕망과 주체성이라는 대담한 주제를 우아하면서도 재치 있는 문체로 펼쳐내고 있다고. 무척 기대되는 작품 빨리 읽어봐야지.




하인리히 뵐, <아담, 너는 어디에 가 있었나>
뵐을 좋아한다. 그의 신간이(개정판이긴 하지만) 나왔는데 어찌 외면하랴. 요즘 읽은 책. 오늘 아침 마지막 장을 덮었다. 어제는 출근길에 읽다가 어떤 장면에서 울컥했다. 병사 파인할스가 동부전선에서 그의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에피소드를 모은 것으로 전쟁의 참상을 뵐 특유의 담담하고 서늘한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조만간 리뷰 쓸 예정.




샤오홍, <가족이 아닌 사람>
최근 출간된 대산세계문학총서 중 눈에 띄는 작품. 작가 소개를 보자. “20세기 초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벗어나고자 뛰쳐나왔으나, 남성 위주의 세상에서 자신을 불사르고 스러져간 작가 샤오훙.” 약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남긴, 천재적인 감각이 드러나는 단편들이 실려 있다. 단편이라 몇 작품씩 천천히 읽고 있는데 첫 작품부터 감탄했다. 천재 맞네. 맞아. 가난하고 핍박받는 약자들의 삶이 너무나 핍진하게!(나 이 단어 안 좋아하는데, 여기에는 이 단어를 쓸 수밖에 없다) 그려지고 있다. 이 책도 다 읽으면 리뷰 쓸 예정.




스투르 가츠키 형제,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
제목만 보면 절대 사고 싶지 않은 책이다. 월요일이 토욜에 시작된다니, 젠장............ 하지만 스투르 가츠키 형제 책이다. ‘스투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네 번째 권으로, ‘젊은 과학자들을 위한 동화’라는 부제가 붙은 이 소설에서는 러시아 민담을 비롯한 세계의 온갖 신화와 과학이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해 사회주의 체제를 풍자하고 있다고. 에잉, 이 장난꾸러기들 또 어떤 세계를 상상한 거야!




시어도어 드라이저, <아메리카의 비극>
미국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대표작. 옛날부터 읽고 싶었다. 그런데 왜 범우사판 밖에 없었는지......... 아무튼 2020년에 출간된 책. 그동안 보관함에 오래 담아뒀다. 중고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도통 나올 기미가 안 보이네.... 그래서 그냥 새 책으로 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겨난 계층 간의 보이지 않는 간극 속에서 신분 상승을 꾀하는 개인의 욕망이 사회적 부조리, 타인의 욕망과 충돌하며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을 생생히 담고 있다.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엘크 머리를 한 여자>
구매한 책 사진에 이 책은 없다. 냉큼 읽고 팔아버렸거든. 읽는 내내 지루했다. 대체 어디가 무섭다는 것인지 원..... 이 책에 관한 19개의 리뷰를 대충 훑어보면 다들 무섭다고 그러던데, 어디가 무서웠는지 물어보고 싶다. 그리고 잘못은 남자놈들이 했는데, 왜 죽거나 다치는 건 죄다 여자여?




유진 오닐, <애나 크리스티>
사악한 가격의 지만지 희곡선, 그래도 유진 오닐의 희곡, 그것도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적이 없는 작품이라면 어찌 외면하랴? 역시 만족스럽게 잘 읽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나보코프 러시아 문학 강의>
몇 년 전에 문학동네에서 <나보코프 문학 강의>가 나오더니 이제는 을유에서 (개정판이긴 하지만) <러시아 문학 강의>가 나왔다. 아니, 목차만 봐도 너무 재미있어 보여!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주제로 진행한 강의를 모은 이 책- 러시아 문학과 함께 읽으면 금상첨화일 듯.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나보코프는 투르게네프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그는 읽기 편한 작가일 뿐 위대한 작가는 아니다.”(144쪽) 반면 체호프에 대해선 이렇게 평한다. “고리키는 교과서에 이름만 남아있겠지만 체호프는 자작나무 숲, 노을, 그리고 글쓰기를 향한 열정이 남아 있는 한 오랫동안 살아 있을 것이다.”(455쪽) 꺅- 너무 공감공감- 나 교수님의 러시아 문학 강의 1대 1 과외로 받아보겠습니다.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
사실 이 책도 몇 년 동안 보관함에만 담겨져 있었다. 출간 당시 나는 이 책이 너무나 궁금했다. 아니 대체 인간과 동물과 사이보그와 페미니즘이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대충 밑그림이 그려지면서도 그 전복적인 사유가 궁금했는데 어려울 거 같아서 선뜻 사지는 못했는데... 요즘 다부장님을 비롯해 여러분들이 읽고 있으니 나도 읽어보자 싶어졌다.  

그리고 내친김에 어제는 퇴근하고 도서관에 가서 커뮤니케이션 이론 총서 <도나 해러웨이>와 도나 해러웨이의 또 다른 책 <트러블과 함께하기>도 빌려 왔다. 사실 나는 도서관에서 책 찾을 때 검색하지 않고 직감으로 대충 그 책이 있을만한 코너에 가는데, 도나 해러웨이는 여성학도서 많은 쪽에 있으리라 생각하고 갔다가 큰코다쳤다. <도나 해러웨이>는 사회과학 코너에서 쉽게 찾았는데 그 근처에 있을 거 같았던 <트러블과 함께하기>는 아무리 봐도 안 보여서 마침내 검색.... 아, 아니, 이 책은 ‘생명과학’ 코너에 있는 게 아닌가. 생명과학 도서 코너에서 이 책을 뽑으면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 이 사람 진짜 재미난 사람이네- 도나 해러웨이, 내 독서 인생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내가 생명과학 코너를 찾게 만들었어!!!

암튼 다부장님, 어제인가 이 책으로 땡스투 들어간 거 저랍니다. 저에요. 부자되세요.
 


중고




시몬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너무나 유명해서 말이 필요 없는 책. 언젠가는 읽어야지 보관함에 담아뒀는데 중고로 딱- 떴으니 냉큼 샀다. 이 책 중고로 내놓은 분은 중간까지는 열심히 읽으신 것 같다. 책에 낙서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닌데, 암튼 책장 넘긴 흔적을 보니 그렇다. 쟝쟝이 내놓은 건 아니죠? 암튼 덕분에 잘 보겠습니다.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이상하게 손이 안 간 작가. 내가 연애 밀당 이야기는 별로 안 좋아해서......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오랫동안 살아남은 이유는 있겠지. 최근 물감 님 리뷰 보고 드뎌! 읽을 결심을 했다.




니콜라이 고골, <감찰관>
고골의 대표 희곡 작품들만 엄선한 선집이다. 이 책에는 고골의 희곡 중 가장 유명하고 작품성이 뛰어난 <감찰관>을 비롯해 <결혼>, <도박꾼>이 실려 있다. 근데 나 이 책 사고 생각해 보니, 오래전에 펭귄클래식에서 나온 <코/외투/광인일기/감찰관> 읽었더라......? 독서란 무엇인가. 잊기 위해 읽는 것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감찰관> 기억도 안 나니까 다시 읽고 더불어 <결혼>, <도박꾼>도 읽자.... 그러고 또 잊자..........-_-




앨런 버넷, <예술하는 습관>
알마에서도 새로운 희곡 시리즈가 출간되고 있다.  ‘GD Graphic Dionysus’ 책에 그래픽이 들어가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비싸다.... 목록은 흥미로운 작가가 많은데 비싸서 선뜻 손이 안 가던 차에 중고로 나와서 냉큼 구매. 근데 새 책이 왔어! 개꿀이다! 당대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앨런 버넷의 희곡으로 2009년 영국 로열국립극장 초연 당시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두루 호평을 받은 수작이라고.





얼마 안 산 거 같은데... 벽돌책이 좀 있어서 책탑이 높다.




암튼 뉴스는 분통 터지는 소식뿐이고, 역시, 책이 최고여-



댓글(50) 먼댓글(0) 좋아요(6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얄라알라 2022-05-12 11:2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으아.많이.사셨어요^^다부장님.부자 되실껴~~^^훈훈하십니다 저는 도서관파라서 땡스투도 많이.못해드린채 배워만 가니 죄송

잠자냥 2022-05-12 11:46   좋아요 6 | URL
다부장님은 이미 부자~ ㅎㅎ 도서관에서도 좋은 책 많이 많이 읽으세요~!

레삭매냐 2022-05-12 11: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의 라이벌이 여기에!
저도 드라이저 아자씨의 <아메리카의
비극> 중고로 노리고 있었는데요...

두께를 보니 안되겄네요.

저도 <아담> 샀습니다. 이건 책이 가
제본이 아닌가 싶을 정도라구요.
단가가 넘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후지게 만들어서 이 값에?
뵐 영감님 책이라 닥치고 샀습니다.
파인할스, 듣던 이름이라 대따 반갑네요.

반지성주의 타령에서 대뜸 굉장히 오
래 전에, O갱이 타령을 하다가 한 방
에 훅 간 미국의 상원의원 생각이 났
습니다.

괴랄한 박사님의 구질구질한 변명을
들으면서 헛웃음이 났습니다. 참 내,
어이가 없어서 증맬루.

잠자냥 2022-05-12 12:51   좋아요 3 | URL
<아메리카의 비극> 진짜 안 나오더라고요. 아마 구매한 사람도 많지 않을까 싶어요.
지만지 책은 좀 웃긴 게.... 저 가격에 저 책을 양장본이라고 소개하더라고요?? 양장본의 뜻을 모르나 싶기도 하고...;; 좀만 들고 다니면서 읽으면 책이 너덜해지는..;; 그래서 더 소중하게 다뤄야 합니다. ㅠㅠ
뵐의 작품은 역시 좋더군요.

아, 진짜 괴랄 박사 변명 참... 자기도 구질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유부만두 2022-05-12 11: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삼백 개 짜리 (곱하기 백만) 명품 페이퍼 또 등장이요!!!

저 ‘맨스필드 파크‘ 읽기 시작했는데 엄청 웃기고 재밌어요.
그런데 이 책 제목을 ‘맨체스터 필드‘라고 잘못 썼다 지운 건 안 비밀이에요. ^^

잠자냥 2022-05-12 12:51   좋아요 2 | URL
앗, <맨스필드 파크> 재밌군요?! 저 <오만과 편견> 끝내면 다음에 도전할게요!

유부만두 2022-05-12 13:13   좋아요 3 | URL
줄거리는 익숙하지만 인물들 묘사랑 대사가 찰져요. 나보코프의 문학강의랑 (이번에 사신거 말고 전에 나온거요) 함께 하시면 에이뿔 입니다. ^^

새파랑 2022-05-12 1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앨런 홀링허스트의 책은 꾸준히 읽으시는군요 ^^ 역시 엄청난 스케일의 잠자냥님~! 고골 작품집에 안읽은 작품들이 있어서 읽어보고 싶네요. 역시 스트레스엔 도서구매~!!

잠자냥 2022-05-12 12:52   좋아요 3 | URL
앨런 홀링허스트 책으 나오는 족족 볼 거랍니다.~ ㅋㅋㅋㅋ 수영장 때문은 아님!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12 11: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잠자냥 님의 해러웨이 선언문 이라니!! 너무 좋네요!! 얼쑤~
저도 또 책 샀어요. 어제 집에 가서 박스를 풀었.. 아하하하하. 저는 조만간 제가 산 책들 인증하겠습니다. (왜 이런거 보고함?)

저 진짜 어휴 ㅠㅠ 저 사람 사진도 기사도 너무 보기 싫고 하는 말도 족족 짜증나고 와 미치겠어요. 너무 싫어요 너무. 진짜 너무 싫어요. 그런데, 저는 그 사람 싫어서 책 산 건 아니고요...

그냥 샀어요.............

아, 땡투 감사하고 잠자냥 님도 곧 제 땡투 받으실겁니다. 과거에도 계속 받으셨던 것처럼... 으하하하하

잠자냥 2022-05-12 12:53   좋아요 2 | URL
빨리 인증해줘요! 빨리 빨리! ㅋㅋㅋ 남의 책 산 인증 젤 재밌는 거 아시죠?
저도 사실 그 사람 싫어서 책 산 건 아니고... (난 그 인간 영향 1도 받고 싶지 않아요!!!!!) 답답한 마음을 좀 성토해봤습니다.

테레사 2022-05-12 12: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트레스지수가 너무 높아서..뭘 해야 하나 난감하던 ...저도 책 막 지르고, 막 그렇게 살지 않으면...죽을 것 같아서요..예술로 살찌려고요.ㅜㅜ 영화도 보고, 공연도 보고, 그동안 끊었던 고전 발레도 보고......라고 쓰니, 돈이 무지 많아야 하는 구나.

잠자냥 2022-05-12 12:54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예술로 이 풍진 세상을 버티는 수밖에요. 아 그런데, 10일 이후로 고작 이틀 지난 거 실화인가요? @_@

페넬로페 2022-05-12 12: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기기 막혀 책을 지르는 당신은 진정한 지성인입니다~~
첫 문장의 사이다같은 시원함에 속이 뻥 뚫리네요^^
읽고 싶고 좋은 책들이 한가득입니다~~
저렇게 평온하게 잠든 냥이처럼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잠자냥 2022-05-12 12:54   좋아요 3 | URL
네, 결국 요즘은 좋은 책 읽을 때가 젤 속편하고 좋더라고요. ㅠㅠ
우리 냥이들이 부럽기도 해요. ㅎㅎㅎㅎ

얄라알라 2022-05-12 12: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이.댓글 너무 좋아요 공연작품으로 치면, 도입부에서 강렬하게 롸르륵.타면서.바로 클라이맥스처럼.느껴지는.첫문장 사이다.그리고.사이다의.시원함을.만끽하시느페낼로페님 !!

페넬로페 2022-05-12 12:40   좋아요 4 | URL
감솨합니다😀😃😄

coolcat329 2022-05-12 12: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제대로 지르셨네요!
다 한 무게들 하는 책들입니다.
저도 오늘 아침 소심하게 중고 이만원 채워 세 권 샀는데 이 페이퍼보니 좀 더 대범해지고 싶네요.
뉴스 들으면 스트레스 터집니다.ㅠ
책이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으니 여기 계신 분들은 행운입니다. 🍀
맛점하세요!

잠자냥 2022-05-12 12:55   좋아요 3 | URL
네,이번에 산 책들 무게가 무겁네요!
그래서 읽을 맛이 더 납니다요.
맞아요. 우리에겐 책이라는 보루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단발머리 2022-05-12 1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반지성주의의 화신이 민주주의의 위기 때문에 당선되었죠. 아, 우리가 사는 세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말씀대로 책이 답입니다.
책탑 너무 근사해요. 근데 아메리카의 비극 두 권짜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완전 두꺼운데요!!!!

잠자냥 2022-05-12 12:57   좋아요 2 | URL
그날 반지성주의 운운 소리 듣고 제가 정말 헛웃음을 웃었다니까요. 이 인간이 뜻은 알고 읊은 거냐 싶더라고요. 그런데 무지개가 어쩌고...... 이번 정권에선 외람이들도 무당이 되고 있나 봐요? ㅋㅋㅋㅋㅋ
휴, 견딥시다........... ㅠㅠ

독서가 한량 심씨 2022-05-12 1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또 한수 배우고 갑니다.

잠자냥 2022-05-12 14:11   좋아요 2 | URL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DYDADDY 2022-05-12 13: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은 잠자냥님 셀카인 줄 알았어요. 멏몇 사건을 제외하면 편안한 5년을 보냈는데 이제는 비웃음만 나오는 5년을 보낼 것 같아요.

잠자냥 2022-05-12 14:16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정말 제 셀카라고 해도 되겠어요! ㅋㅋㅋㅋ
저도 비웃고 또 비웃고 했는데 며칠만에 울화통이 터지더라고요....ㅠㅠ

건수하 2022-05-12 13: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반지성주의... 하 반지성‘주의‘ 라고 할 것까지도 없죠.
그냥 지성이 없는자.. 무지성이라고 해야... 휴

<단순한 이야기> 저도 추천마법사에 있길래 담아뒀어요.
냥이 뒤의 책탑 안전한거겠죠... 벽돌책이 많아 괜한 걱정 ^^;;;

잠자냥 2022-05-12 14:18   좋아요 3 | URL
하하하, 정말 무지성이 맞는 거 같네요.
네, 저 책탑 저 녀석이 저 위에 있는 창턱에도 잘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아직 무너진 적은 없어요. ㅋㅋㅋㅋㅋ
저 녀석이 저래 봬도 날렵해서 혹시라도 무너질 낌새가 보이면 냉큼 도망갈 거예요. ㅎㅎ

공쟝쟝 2022-05-13 12:42   좋아요 2 | URL
무지성에 한표 ㅋㅋㅋ

꼬마요정 2022-05-12 14: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제인 오스틴 소설은 다 재밌습니다!!
특히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벳 넘나 매력적이랍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그리고 그 무지개는 문대통령님 전송하는 무지개에요. 지금 대통령 말구요 ㅎㅎㅎ

잠자냥 2022-05-12 14:19   좋아요 3 | URL
앗! 그렇군요. 이제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러다 제인 오스틴 마니아 되는 거 아닐까요? ㅋㅋ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문프 전송하는 무지개! ㅎㅎㅎ

mini74 2022-05-12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순한 이야기 고민중인데 자냥님 리뷰 보고 나서 결정해야겠어요 ㅎㅎ 분노가 책을 부른다 !!! 저도 뉴스에 눈 감고 책이나 읽을까합니다 ㅠㅠㅠ

mini74 2022-05-12 15:56   좋아요 2 | URL
헉 냥이님 서점 주인같아요 ㅋㅋ

잠자냥 2022-05-12 17:45   좋아요 2 | URL
ㅋ 넵! 제가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글고 우리 서점 주인 잠도 쿨쿨 잘 자죠? ㅎㅎㅎ

포스트잇 2022-05-12 17: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조국가족 이야기를 떠올릴때마다 이 서재에서 그토록 수많은 책을 읽고 글로 고고한 생각을 드러내셨던 분이 보여줬던
우리 사회와 정치현실에 그토록 무지한 모습을 보인 것에 너무나 놀라고 충격 받았던 일이 잊히질 않습니다.
정치사안에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조국 가족과 그 주변인들에게 닥친 일들은 다른 견해로 퉁치고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안타까워요. 그리고 분노하고요.

제인오스틴은 아마 인티제들은 손이 잘 가지 않은 작가 아닌가 싶은데요(무리한 주장일수 있지만서두).. 그래도 다시 다른 관점으로 보니 재밌더라구요.

잠자냥 2022-05-12 17:28   좋아요 4 | URL
그분 보면 남 지적질할 때 나머지 손가락 네 개는 자기 자신을 가리키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지, 하는 생각만 떠오릅니다. 대부분 진영 논리로 싸우는 사람들 보면 자기 진영의 문제에는 입꾹 다무는 경향이 있던데 그분도 벌써 그렇더라고요? ㅋㅋㅋ 대깨문, 대깨문하면서 조롱을 일삼더니 벌써 대깨윤 되신 듯.

아, 제인 오스틴은 제가 인티제라 내내 외면했나 봅니다! 그런데 물감 님 한번 믿고 읽어보겠습니다! ㅎㅎ

포스트잇 2022-05-12 18:51   좋아요 3 | URL
아, 전공이 기생충이신 그분 말씀하신듯한데, 그 사람 아니구요, 그 사람은 처음부터 제게는 아닌 사람이어서 관심이 없었구요,
알라딘 서재에서 주로 고전을 많이 읽으시고 글을 쓰셨던 분입니다.
제가 그분을 참 좋아했거든요. 근데, ... 정말 놀랐고 안타까웠더랬습니다....

잠자냥 2022-05-12 21:34   좋아요 3 | URL
저도 그 사람은 처음부터 아니었는데 진짜 아니더라고요. 또 다른 분이 있군요. ㅎㅎ

케이 2022-05-13 0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대선 이후로 뉴스 한 번도 안 봤어요. TV 나올 때마다 제발 모자이크 좀 해줬으면 하는 정치인이 전두환이었는데, 한 명 더 추가된 듯요. 조중동 요즘 신문 기사들 보면 흡사 북한이에요. 총선 투표라도 열심히 해야지 별 수 없네요. ㅜㅜ 휴

잠자냥 2022-05-13 12:21   좋아요 2 | URL
저도 집에 텔레비전이 없어서 TV 볼 일이 없기는 한데, 가끔 가는 식당 같은 곳에서 무방비 상태에서 그 인간 얼굴 보면 테러당하는 기분이에요;; 포털 사이트 뉴스도 그렇고요...-_-

두부 2022-05-13 07: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건달이 반지성주의 운운해서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잠자냥 2022-05-13 12:22   좋아요 2 | URL
그 건달 출근길 9분, 8분 교통정체 없었다 연일 보도하는 언론들도 참....

공쟝쟝 2022-05-13 1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인티제는 제인 오스틴을.... (mbti는 이쯤하면 유사과학이 아니라 참진리 아닌 가?)ㅋㅋㅋㅋㅋ
쟝쟝이의 제2의 성은 무려 3권 다 페미니즘 책장에 잘 꽂혀있습니다. 젠더트러블 옆에요 ㅋㅋㅋㅋㅋㅋㅋ
해러웨이선언문~ 사이보그 선언 뒤에 반려종 선언이 더 잼나요! 그거 먼저 읽으시는 걸 추천드려요 ㅋㅋ~

잠자냥 2022-05-13 14:32   좋아요 2 | URL
인티제는 사람이랑 밀당하는 거 싫어해서 제인 오스틴을..........? ㅋㅋㅋㅋ
그래서 그 주장이 맞는지 꼭 확인해보겠삼~
반려종 선언부터 읽겠삼=33

Falstaff 2022-05-13 21: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비극>은.... 흠... 우리말로 ˝어떤 미국식 비극˝ 정도가 좋은 거 같습니다.
말할 것 없이 드라이저의 대표작이고 헐리웃 영화 <젊은이의 양지>의 원작이기도 하잖아요!
물론 당대 최고의 미남인 몽고메리 크리프트와, 역시 당대 최고의 미녀인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미화하기 위해 불쌍한 로버타를 찌질녀로 만들지만 영화도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 영화를 찍을 때 리즈 테일러가 10대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와우! @@
영화와 소설을 따로따로 읽어야 하는 대표적인 작품일 듯합니다. ㅎㅎㅎ

잠자냥 2022-05-13 23:24   좋아요 2 | URL
네 ‘어떤 미국식 비극’ 참 좋네요. 문트 님 말씀처럼 이래저래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건수하 2022-05-17 1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투르가츠키 형제 책이 하나 더 나왔더라고요-
저번에 본 책인가? 하고 보러왔는데 이번 책 제목은 <저주받은 도시> 라네요 :)

잠자냥 2022-05-17 14:11   좋아요 2 | URL
네, 또 나왔더라고요. 또 사야겠어요....;;;

그레이스 2022-05-17 15: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의 달관한 얼굴!
화룡점정입니다.


하인리히 뵐 관심도 급증!

문수봉우리 2022-06-01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문곡직,좌고우면 없이 에두르지 않아 속이 다 시원하네요,아메리카의 비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비극 같습니다,수많은 어떤 글보다 좋았습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애나 크리스티
유진 오닐 지음, 이형식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진 오닐의 희곡 <애나 크리스티>에는 새로운 여성 인물이 등장한다. 물론 다른 문학 작품에 견주어 보면 그다지 새로운 캐릭터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유진 오닐의 다른 희곡에서는 볼 수 없는 당찬 여성 인물이 등장하기는 한다. 애초에 이 작품은 오닐이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었다. 그런데 개작을 거쳐 <애나 크리스티>로 브로드웨이에 올려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 작품은 <지평선 너머>(1920)에 이어 1922년, 그에게 두 번째 퓰리처상을 안겨준다.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에서 <애나 크리스티>로 제목이 달라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 비슷한 듯, 다른 두 제목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은 늙은 선장으로 젊은 시절에는 세계 곳곳을 항해하고 다녔으나 이제는 낡은 석탄 바지선에서 ‘마티’라는 여자와 초라하게 살아가는 신세이다. 스웨덴이 고향인 그는 그곳에 아내와 딸도 있었으나 떠도는 선원의 삶이다 보니 가정에 정착할 수 없었고, 딸이 다섯 살일 때 스웨덴에서 마지막으로 본 후로는 15년 가까이 만나지 못한다. 그의 딸 이름이 바로 ‘애나 크리스토퍼슨’, 줄여서 ‘애나 크리스티’이다. 즉 유진 오닐은 이 희곡을 처음에는 아버지 크리스에 맞춰서 썼다면 개작 때는 딸인 애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갔다고 볼 수 있다.

어느 날, 뉴욕시 근처 ‘자니 더 프리스트’ 술집에 간 크리스는 오래전 미네소타 농장에 두고 온 딸에게서 편지가 온 것을 알게 된다. 편지를 뜯어본 그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는데, 딸이 그를 만나러 곧 이곳으로 온다는 것이다.  15년만의 재회이다. 그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은 물론 ‘마티’라는 여인과 함께 바지선에서 살아가는 것을 딸에게 숨기고만 싶지만, 한편으로는 딸을 만난다는 기쁨을 감출 수 가 없다. 이래저래 들 뜬 마음으로 일단 술을 깨러 잠시 자리를 비우는 크리스. 그 사이 딸 애나가 술집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술을 마시던 ‘마티’와 허물없이 술잔을 기울이며 신세타령을 늘어놓게 된다.

크리스의 아내, 그러니까 애나의 엄마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고, 애나가 어릴 때 돛배의 갑판장이던 그는 1년에 집을 며칠 밖에 갈 수 없었다. 이런 상황 아래 딸을 홀로 둘 수 없었던 그는 미국으로 애나를 데려와 미네소타에서 농장을 하는 사촌의 집에 맡긴다. 차라리 사촌들이 애나를 돌보는 게 더 좋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간간이 오는 소식을 통해 애나가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독자는 애나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만 보고도 그녀의 삶이 순탄치 않음을 예상할 수 있다. 아니, 부모 없이 먼 친척의 농장에서 여자아이 홀로 자라난다고 생각하면 짐작할 수 있는 온갖 불행이 그녀에게도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20세에 키가 크고 금발인 장성한 아가씨’인 애나는 ‘거구에  바이킹의 딸 풍의 미인’이지만 ‘지금은 건강이 무너지고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군에 종사한다는 모든 표시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26쪽)고 오닐은 묘사한다. ‘그녀의 젊은 얼굴은 메이크업 밑에 깔린 강퍅하고 냉소적인 표정을 벌써’부터 보이고 ‘시골뜨기 출신 매춘부의 값싸고 번지르르한 의상’이 그녀의 모든 고통스러운 삶을 보여준다. 크리스의 애인인 마티는 애나의 모습을 보고 한눈에 그녀가 자신과 같은 부류임을 알아챈다. 마티 그녀 자신도 젊은 시절에는 애나처럼 살다 이제 늙어서는 크리스 같은 남자에게 정착해 그와 함께 바지선에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으리라. 애나는 마티가 아버지의 애인인 줄도 모르고 술 한 잔에 지나간 사연을 줄줄 털어놓는다. 아버지가 믿고 맡긴 농장에서 친척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는 농장을 떠나 몸을 팔며 살아가던 그녀는 모든 불행이 남자로 인해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병들고 지친 애나는 아버지에게 의지하고자 아버지를 찾아온 것이다. 평생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아버지이지만 자신이 푹 쉴 때까지 방을 하나 얻어서 먹고 지내도록 해 줄 수는 있으리라고 기대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버지에게 아주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남자들은 내가 넘어졌을 때 거기다 발길질을 하죠. 남자들, 남자라면 다 미워요. 아버지라고 다른 남자들보다 나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아요.”(31쪽) 말한다. 실제로 늙은 아버지는 돈도 없고 번듯하게 머물 집도 없다. 석탄 바지선에서 살아간다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기가 막힌 애나. 그럼에도 갈 곳이 없어 아버지와 함께 바지선을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삶을 시작한다.

크리스는 딸의 과거(상처)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딸이 그저 고된 노동으로 지쳤으리라 여기고는 바다 생활이 그녀를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바다는 ‘사방에 물, 태양, 신선한 공기’, 애나를 ‘강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줄 좋은 음식뿐’이다. 밤에는 달빛과 증기선이 지나가는 것도, 범선이 돛을 달고 항해하는 것도 볼 수 있으며, 예쁜 건 모두 볼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다. 처음에 애나는 이런 아버지의 말에 콧방귀를 뀌지만 피는 속일 수가 없는지, 서서히 바다 위를 떠도는 삶에 만족하며 건강을 되찾는다. 애나는 크리스에게 “배에서 사는 게 육지와 이렇게 다를 줄을 몰랐어요. 내가 남자라면 배에서 일하는 걸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아빠가 왜 이제까지 선원 일을 했는지 잘 알겠어요.” 말하면서 점점 밝고 건강해진다. 그런데 크리스는 이런 딸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애나가 보는 바다의 모습은 진짜 바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애나는 그저 바다의 좋은 부분만 보고 있다.



크리스: 안개 속에서 이렇게 밖에 나와 있는 건 네게 좋지 않아.
애나: 왜요? (이상한 환희를 느끼며) 저는 이 안개가 좋아요! 정말이에요. 이건 너무 (적절한 단어를 찾으려고 머뭇거리다가) 우습고 조용해요. 마치 제가....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것 같아요.
크리스: (역겹다는 듯이 침을 뱉으며) 안개는 바다가 부리는 가장 더러운 속임수야! (<애나 크리스티>, 50쪽)


그리던 어느 날 밤, 폭풍우가 일어나고 두 사람은 조난당한 선원들을 구출한다. 그들 중 젊고 잘생긴 맷은 처음에 애나를 크리스의 정부로 오인하지만 결국 그녀가 크리스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애나가 밝고 건강하고 정숙한 여인이라 생각한 그는 애나에게 구애하기 시작한다. 이 둘 사이가 차츰 가까워지자 크리스는 불안해하면서 ‘이번에도 바다가 못된 수작을 부린다’고 생각하며 맷이 애나와 가까워지는 것을 온갖 수를 써서 막으려고 한다. 크리스는 바다의 술수, 그러니까 맷이라는 젊은 남자가 딸을 꾀려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그리고 맷은 이 늙은이로부터 애나를 빼앗을 수 있을까? 두 남자가 애나를 놓고 바다 위에서 실랑이를 벌인다. 그런데 이 두 어리석은 남자들의 갈등을 지켜보던 애나는 참다못해 이렇게 소리 지른다.



애나: 우선, 두 사람에게 말할 게 있어, 당신들 두 사람 중 하나가 나를 소유해야 할 것처럼 말했지. 그런데 아무도 나를 소유할 수 없어. 알겠어? 나 자신 말고는, 나는 내 마음대로 할 거고, 어떤 남자도, 그게 누구든,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 두 사람 어느 누구에게도 나를 먹여 살리라고 부탁하지 않을 거야. 나 혼자 살아갈 수 있어. 이렇든 저렇든, 내가 내 주인이야. 그러니 허황된 꿈은 버려! 당신, 그리고 당신의 명령 같은 거! (110~111쪽)


맷을 반대하는 크리스의 모습에서는 자신의 딸(우나 오닐)이 채플린과 결혼하는 것을 극구 반대하던 유진 오닐 그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크리스는 선원 생활을 오래했기에 맷이 어떤 생활을 했을지 눈에 뻔하다. 항구마다 여자가 있을 것이며 지금은 애나에게 반했지만 다른 항구에 가면 곧 또 다른 여자를 만날 것이다. 행여 애나와 결혼한다 한들 자신처럼 정착하지 못한 채 아내를, 자식을 외롭게 만들 것이다. 애나가 그런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사랑에는 문제가 많다. 그는 왜 젊은 시절에는 딸을 방치해놓고, 딸이 육지에서 어떤 삶을 살았을지 상상도 하지 못하고(그는 여전히 딸의 과거가 어떤지 알지 못한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는다), 딸이 육지의 좋은 남자를 만나 육지에서 행복하게 살기만을 바란다. 폭풍과 풍랑이 이는 바다의 불안정한 삶을 딸에게 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육지에서 애나는 행복했던가?

맷 또한 어리석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는 애나가 ‘정숙하고 건강하고 기품 있어 보여서’ 반했다. 그 또한 그녀의 과거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그가 이 항구 저 항구에서 만났던 여자들과 애나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면서 애나를 칭송하고 떠받든다. 그러나 애나는 사실 그가 그토록 혐오했던 그녀들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두 남자 모두 ‘안개’에 가려 삶에서, 애나에게서 자신이 보고 싶은 모습만 보는 것이다. 애나는 그런 그들을 비웃지만 한편으로는 연민하고 또 한편으로는 사랑한다.

이 작품은 유진 오닐 희곡 중에서는 드물게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데, 과연 그 결말이 해피 엔딩일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애나의 과거를 알고 미치광이처럼 돌변하는 두 남자의 모습은 아주 가관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도 두 남자를 끌어안고 포용하는 애나는 “내가 내 주인!”이라 외치는 당찬 캐릭터로 그려졌을지언정, 어리석은 두 남자를 구원해주는 착한 창녀, 성스러운 창녀 신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진 오닐이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에서 <애나 크리스티>로 개작하면서 자신의 작품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인물을 창조하고도 한계를 보여주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애나와 크리스, 맷 이 세 인물이 보여주는 갈등과 화해의 과정은 그곳이 육지이든 바다이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인간의 모습과 닮았다. 결국 바다, 삶이라는 바다가 부리는 ‘안개’에 눈이 멀고 마는 가여운 인물들이 아닌가. 그럼에도 또 그 ‘안개’를 헤치고 어떻게든 나아가지 않는가.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5-10 15: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요 인물의 시점을 바꿈으로써 완전히 다른 소설을 만드는것도 괜찮은 시도인듯하네요. 두남자의 말도 안되는 소유욕에 대한 애나의 일침 맘이 드네요. ㅎㅎ

잠자냥 2022-05-10 16:31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아버지는 그렇다치고 맷은 언제 봤다고 애나가 자기 소유인 것처럼 구는지 원!

다락방 2022-05-10 16: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유진 오닐은 <밤으로의 긴 여로>만 읽어봤는데, 이 작품 꼭 읽어보고 싶네요. 장바구니로 넣습니다. 슝-

잠자냥 2022-05-10 18:16   좋아요 2 | URL
사악한 가격이지만 꼭 한 번 읽어보셈~~

coolcat329 2022-05-10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잠자냥님 덕분에 유진 오닐에 더욱 관심이 갑니다. <밤으로의 긴 여로>로 출발해보겠습니다.

잠자냥 2022-05-10 18:17   좋아요 3 | URL
<밤으로의 긴 여로> 강추입니다~!

새파랑 2022-05-10 18: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희곡 작가출신 잠자냥님의 희곡이군요~!! 요새 희곡에 대한 감이 떨어졌는데 ㅋ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잠자냥 2022-05-10 21:04   좋아요 4 | URL
아이고 작가는요 무슨, ㅎㅎ 요즘 새파랑 님 희곡 좀 뜸하시던데, 이걸로 다시 발동 걸아보세요~

햇살과함께 2022-05-10 2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찜!

mini74 2022-06-10 0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냥님! 꽃분홍이 어울리는 분 ㅎㅎ ㅎ축하드랴요 *^^*

Falstaff 2022-11-18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우짜 이 페이퍼를 못 보고 지나갔을까요? 아하, 책 안 읽던 서너 달 동안에 쓰셨구먼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2-11-18 11:38   좋아요 0 | URL
ㅎㅎ 일찍 일어나셨군요! 지금 보셨으면 됐지요!
 

여행을 떠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버스, 배.... 그리고 이런 동력을 쓰지 않고 오직 인간의 두 발을 이용해서 하는 여행도 있다. 도보 여행과 자전거 여행이 거기에 속한다. 코로나 이후로 여행을 도통 떠나지 못하다가 이번 연휴에 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왔다. 자전거 국토종주. 코로나 이전에는 종종 자전거로 여행을 다녔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2년 넘도록 자전거 여행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인천 아라뱃길부터 시작하는 한강 종주, 남한강 종주, 북한강 종주, 동해안 종주 등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1박 2일 금강 완주를 목표로 떠났다. 


출발은 5월 5일 어린이날 아침! 용산역에서 대전 신탄진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그것도 첫 차(5시 46분 출발)를 타야 해서 새벽 4시에 기상했다..... 휴일에 출근할 때보다 일찍 일어나다니 그것 참 미친짓이야.



자전거 여행 시 기차를 이용하면 접이식 자전거는 이렇게 맨 뒷좌석 뒤에 실을 수 있다.


신탄진역에 7시 30분쯤 도착, 역 근처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가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놀라운 점은 그 아침부터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 소주와 맥주 폭탄주를 마시는 손님들이 많았다는 점. 우리 테이블만 빼고 거의 모든 손님들이 그 아침부터 술을 마시던데, 아마도 밤새 일을 하고 아침에 술 한잔으로 피로를 푸는 노동자들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아침으로 갈치조림 2인분에 공기밥 3개를 먹었는데, 그 맛깔 난 갈치조림 사진을 올리려고 해도, 이 알라딘에서는 자꾸 세로 방향으로만 올라가서 사진 올리는 것은 포기.....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 첫째 목표 지점인 대청호수에 도착했다. 대청댐 인증센터에 가서 도장을 찍고 달려야 한다.



신탄진역에서 7km쯤 달리면 대청호수-


언제나 나를 이곳저곳 데려다 주는 나의 자전거~


대청댐에서 인증 도장을 찍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


1박 2일 동안 내가 가야 할 길-


5월의 눈부신 날씨.... 그러나 자전거 타기에는 약간 덥다. 땡볕이다. 이곳은 세종시 가기 전....


세종시(세종보인증센터)에 도착해서 그동안 종주 완주한 구간 인증을 하기로 했다. 자전거 국토종주 스탬프 찍는 곳은 대부분 무인센터인데, 간혹 이렇게 국토종주 인증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세종보인증센터에서 드디어! 그동안 완주한 곳 인증!


나 이런 사람임.......! 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이 은메달(?) 받으니까 허벅지 통증이 싹 가시면서 뭔가 만면에 미소가 번지더라 ㅋㅋㅋㅋㅋ


세종시에서 이제 다음 목표인 공주시로 고고-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다 보면 우리나라 곳곳의 아름다움을 새로이 발견하게 된다.


캬- 이런 풍경을 내 두 발, 내 두 허벅지의 곳통과 함께 누리는....ㅋㅋㅋ


드디어 공주시 도착


공주 공산성 앞- 이 위에 올라가고 싶었으나, 가야 할 길도 아직 많고 어린이날이라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패스....


공산성과 무령왕님......ㅋ


공주에서 부여 구간은 백제의 문화유적지가 곳곳에 있어 볼거리가 풍성한데, 금강 완주를 목표로 한 나로서는 이 많은 유적지를 일단 패스해야 한다는 게 눈물이.......(다음에 자전거 없이 다시 가야지) 암튼 공주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쯤- 늦은 점심을 버섯불고기전골과 공기밥 2개, 물냉면 1개 시켜서 완전 싹싹 비웠다. 내 동생은 내가 국토종주하러 떠난다면 벌크업하러 가냐고 비웃는데(짜식.......죽는다), 좀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엄청 달리니까 엄청 먹어댄다. 전에 남한강 종주 때는 둘이서 삼겹살 2kg 먹었다는......ㅋㅋㅋㅋㅋㅋㅋㅋ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하는 길에 보이는 공주 한옥마을


땡볕이 조금 사라져서 이제 좀 탈만하다....(만 엉덩이와 허벅지의 곳통)


하아- 오후 5시를 지나니 슬슬 체력적 한계와 현타가 밀려온다(내가 이걸 왜 하지?ㅋㅋㅋㅋ) 일단 드러눕기-



하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챙기고 다시 달려---- 드디어 부여, 백제 도착! 


금강종주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주나 부여에서 1박을 한다. 부여에 예약해둔 숙박 업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쯤- 일단 깨끗하게 씻고 나니 그야말로 천국.... 그러나 저녁밥 먹으러 나갈 기운이 없어서 밥은 숙소에서 치맥을 하기로- 캬.... 시원한 맥주가 정말 마시고 싶었다.


이렇게 맛있는 치킨과 맥주도 정말 간만이다.... 둘이서 한마리 순삭- 맥주는 더 마실 수 있지만 내일도 달려야 하니 각각 2캔씩만-


오늘 내가 달린 거리- 이리저리 우회하거나 백제보 인증센터에서 숙소까지 오는 거리를 다 합하니 총 91킬로미터 달렸더라. 


이틀째 아침은 인근 식당에서 사골황태해장국- 자전거 탈 때는 일단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둬야 한다. 내 몸이 동력이니까. ㅋㅋㅋㅋ


아름다운 백제(부여)의 모습


백제문화단지를 들어가지 못하고 완주를 위해 달려야 하는 게 조금 아쉽지만 부여에서 익산으로 내려가는 길도 참 아름답다.


이렇게 달리다 보면 세상에는 나와 자전거, 바람, 그리고 자연만 존재하는 순간이 온다.


금강하굿둑을 향해 달려갈수록 풍경도 더 아름다워진다. 이곳은 논산을 지날 즈음.


이번 여행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 논산에서 익산을 향해 갈 무렵.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무리를 지어 달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남녀, 여여, 남남 둘씩 다니거나 혼자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여자 홀로 다니는 라이더들도 종종 만나는데, 진심 리스펙트합니다.


드디어 익산-


왠지 모르게 내 마음에 각인된 풍경 중 하나


익산성당포구인증센터에서 도장 꾹- 무인인증센터는 이렇게 생겼다.


익산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조금 넘었다. 너무 뜨겁기도 하고, 점심도 먹어야 해서, 근처 식당을 찾아가서 비빔국수와 비빔밥을 먹었다. 익산부터는 전라북도- 아무데나 들어가도 다 맛있다는 전라도. 비빔밥과 비빔국수도 정말 맛있었다.


자, 이제 라스트를 향해 갑니다!


갈대숲의 장관


웅포 곰개나루를 지날 무렵-  이 근처에서는 조금 여유가 생겨(볕이 뜨겁기도 해서) 카페에서 한 30분 쉬었다.


하구로 내려오니, 짭쪼름한 바다내음이 난다!


드디어 마지막...! 군산시!


군산으로 오니 확실히 드넓어진다.


그리고 드디어 금강종주 마지막 코스인 금강하굿둑 인증센터


도장은 이렇게 생겼다.



나 마지막 도장 찍는 순간 울컥했다. 끄하하하하하하. 나 너무 대단해. 멋져! 완주 인증스티커(저 위의 은메달)까지 받았으면 금상첨화인데, 금강하굿둑인증센터는 전에는 운영했다는데, 현재 무슨 사정이 있는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아쉽지만 완주 인증은 다른 곳에서 하기로- 


이때가 오후 5시 40분- 군산에서 용산으로 떠나는 7시 15분 새마을호를 예매해둔 상태라, 저녁 먹을 시간은 넉넉하다....! 우리는 근처 맛집이라는 간장게장 집을 검색해서 가기로 했는데..... 엄매나, 지도를 찾아서 아무리 찾아가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흘러 흘러 6시 20분. 과연 1시간 안에 게장을 먹고 기차를 탈 수 있을까? 어쩌지?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일단 택시를 불렀다. 택시에 자전거를 접어서 싣고 찜해둔 게장 집을 찾아가니, 아니 이곳은 자전거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곳! 자동차전용도로 가까이에 있었다. 자전거로 간다고 용쓰다 큰일날 뻔. 아무튼, 게장집 도착하니 어느덧 6시 30분- 게장을 30분만에 먹는다고? 말이 됨? 안 되겠다 싶어서 7시 15분 표는 취소하고, 군산에서 서울로 가는 막차(8시 20분)를 다시 예매했다. 


그렇게 피날레... 아름다운 간장게장 피날레.


이 모든 과정은 이것을 먹기 위해 달린.....? 아니야 ㅋㅋㅋㅋ 절대 그렇지 않아.


간장게장 개꿀맛.. 공기밥 추가요. 둘이서 공기밥 3개 클리어... 게장 너는 진정한 밥도둑.


오늘은 이제 더이상 자전거를 타지 않을 것이므로 맥주와 소주(2병) 순삭-


기분 좋게 알딸딸한 상태로(알코올로 손목과 어깨와 허벅지 곳통을 달래며) 그렇게 군산역에서 용산으로 출발-


자전거 국토종주 금강 코스는 총길이 146km이다. 그런데 신탄진역에서 대청댐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구간 및, 중간에 헤매거나 숙소를 들어갔다 나오거나 우회하거나 하는 등등의 주행거리까지 합하니 이틀 동안 내가 자전거로 달린 거리는 163킬로미터- 나 정말 대단하다. 완주의 기쁨은 달려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 힘든 걸 왜 하냐고 묻기도 한다. 자동차로 편하게 가서 구경하고, 먹고 마시고 놀지 뭔 고생을 사서 하느냐고. 땡볕을 힘겹게 자전거로 가고 있으면 현타가 오는 순간도 있다. 진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그런데 가다 가다 보면 결국 그 힘든 길도 끝이 있고, 힘든 와중에도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위로해준다. 자전거도로는 자동차 금지 구간이나 도보로 올 수 없는 곳도 있기 때문에 자동차나 도보 여행자가 발견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장소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면을 내 온몸으로 느끼니, 여행의 기쁨이 몸에 새겨지는 기분이랄까. 오르막이 있으면 분명 내리막이 있고, 시원한 바람이 반갑고 좋을 때도 있지만 그 바람이 원수처럼 미울 때도 있다. 그렇게 가고 가고 또 가다 보면 자전거 여행은 인생과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래서 이 힘든 여행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다. 


6월 첫 주에도 연휴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는 어디로? 동해안 남은 코스, 속초-고성 구간을 다녀올까....

일단 내일은 출근이야... 그만 자자........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목련 2022-05-09 09: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넘 멋져요!
허벅지는 괜찮을까요. 자전거를 모르고 못타는 사람이라 많이 아플 것 같아요 ㅎ

잠자냥 2022-05-09 09:26   좋아요 2 | URL
허벅지한테 물어봤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잤더니 괜찮다네요. ㅋㅋㅋㅋㅋ
자전거 못 타는 분들은 제가 붙잡고 가르쳐드리고 싶어요! ㅎㅎㅎ

다락방 2022-05-09 09: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잠자냥 님 넘나 멋지네요. 아니 어쩜 이렇게 멋지세요? 자전거 여행이라니 대단합니다. 너무 좋은게 뭐냐면, 이 힘든 여행을 하면서 몸이 동력이라는 걸 알고 든든히 먹고 마시는거예요. 저는 그런 사람들이 정말 좋아요. 잠자냥 님 짱이에요. 얼마나 스스로가 대견하고 뿌듯할까요!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시고 그래서 이런 여행 페이퍼 자주 공유해주세요!! >.<

잠자냥 2022-05-09 09:43   좋아요 6 | URL
자전거 여행하면 진짜 인간이 이렇게 많이 먹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이 먹게 됩니다. 두 사람이 삼겹살 2kg 먹은 날 정말 놀랬어요. 하지만 또 신기하게 그 먹은 동력이 힘이 되어서 다리로 막 간다는 게 느껴진다니까요.
자전거 여행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한 여섯 살은 더 먹었고, 올해 수술도 하고 코로나도 앓아서 체력이 떨어진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신기록 세워서 기분 좋습니다. 40대여 영원하라~ㅋㅋㅋㅋ 파이팅!

다락방 2022-05-09 09:46   좋아요 3 | URL
저도 자전거 여행하고 많이 먹고 싶어요..(방점은 ‘많이 먹다‘에 찍힘)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09 09:57   좋아요 0 | URL
다부장님하고 자전거 여행하면 삼겹살 3kg에 소주 네 병은 거뜬하게 마실 거 같네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09 09:5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삼겹살 제가 0.5kg 잠자냥 님이 2.5kg 지요? =3=3=3=3=3=3=3=3=3=3=3=3

잠자냥 2022-05-09 10:03   좋아요 0 | URL
아니 저는 0.6kg이고 2.4kg이 다부장님인데요? :p

다락방 2022-05-09 10:10   좋아요 2 | URL
삼겹살 먹고싶네요...

건수하 2022-05-09 09: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 읽는 사람들은 보통 운동 잘 안하잖아요. (제 주변만 그런가요?)
잠자냥님은 두 개를 다 하신다니 멋집니다!

잠자냥 2022-05-09 09:45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 운동 안 하면 책도 오래 많이 읽을 수 없어요~
근데 저는 자전거 타기랑 테니스 같은 운동은 육체 운동이라기보다는 뭔가 정신적 운동 같이 느껴져요. ㅎㅎㅎ

건수하 2022-05-09 17:15   좋아요 2 | URL
요즘 저도 그걸 느끼고 있어요 ;ㅁ; 책 읽을 시간도 부족한 것 같은데… 그래도 오래 건강하게 읽으려면 운동해야 할 것 같아요 ^^

유부만두 2022-05-09 09: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 페이퍼도 좋아요 삼백 개 그리고 열배 찍고 싶어요.

잠자냥 2022-05-09 09:58   좋아요 1 | URL
아앙, 감사합니다, 만두 님은 트위터로도 이미 하트 많이 주심 ㅋㅋㅋㅋ

공쟝쟝 2022-05-09 13: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저는 자냥님이 주말에 자전거 탔다 할때 따릉이 타면서 동네나 한바퀴 도는줄 알았는데... 와 .. 진심 라이더셨어... 너무 너무 멋있어요 ㅜㅜ 저 정도로 종주하고 그러려면 허벅지 힘 장난 아니어야 할텐데 .. 너무 멋있어.. ㅜㅜ 많이 먹는 것도 멋있고... 와... 와.... 와.....

잠자냥 2022-05-09 13:24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주말에 자전거 타면 집에서 한강 가양대교나 반포대교까지 왕복 30~40킬로미터는 타야죠. ㅋㅋㅋㅋ 보통 때도 내 집에서 엄마 집까지 자전거 타고 가기도 합니다. 한 40킬로미터- (남들은 차 타고 오는데 넌 자전거 타고 오냐고 구박 받지만 내맘임)
많이 먹는 거 멋지다는 말에 빵터짐 ㅋㅋㅋㅋㅋ

2022-05-09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9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9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2-05-09 16: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최고입니다. 경치보단 먹는 거에 완전 기쁨이!
잠자냥님 진심으로 멋지고 저도 하고 싶고 먹고 싶고...
근데 저 접이식 자전거 힘들지 않나요? 바퀴가 작으니 쭉쭉 안 나갈거 같고 힘들어 보였거든요.

잠자냥 2022-05-09 17:29   좋아요 3 | URL
ㅋㅋㅋ 경치보다는 먹는 거라는 말에 빵터집니다. 아무래도 큰바퀴가 더 수월하게 가기는 하겠지요?! 근데 큰바퀴 자전거는 기차나 버스에 싣고 가려면 좀 더 불편한 점이 있고 그렇다라고요. 자전거 타실 줄 알면 집근처부터 서서히 이동 폭을 넓혀보세요~

mini74 2022-05-10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전거 못 타는 일인 ㅎㅎ 예전 경주가서 2인용 자전거 타던거 생각납니다. 오르막길엔 살포시 페달에서 발을 뗐다가 남편에게 걸려서 오지게 욕먹은 기억이 ㅠㅠㅠ 자냥님 우와 !!! 반전매력 있으십니다 ㅎㅎ

잠자냥 2022-05-10 14:26   좋아요 1 | URL
저는 타 본 적이 없지만, 둘 다 타 본 사람들 말에 따르면 2인용 자전거가 더 타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아마 미니 님처럼 뒤에서 살포시 페달에서 발 떼는 분들 땜에 ㅋㅋㅋㅋㅋ 그런 게 아닐까요!)

FLAKSUIT 2022-05-20 0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께서 이런 면을 가지고 계시다니 흑~~멋져요

잠자냥 2022-05-20 09:40   좋아요 0 | URL
ㅋㅋㅋ 허벅지 키우는 일에 찬성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ㅎㅎㅎㅎㅎ
 
봄에는 자살 금지
알레한드로 카소나 지음, 김재선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에는 자살 금지! 왜냐하면 죽기엔 너무 아름다우니까…! 자살을 도와주는 듯한 ‘자살자의 집’을 배경으로 죽음이 아닌 오히려 삶을 찬양하는 역설적인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