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사이비 종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돋아났다. 넷플릭스 다큐 ‘사이비 교주가 되는 법‘도 시청했다. 그 열기가 이어져 관련도서를 구매했다. 책 제목은 ‘나는 교주다‘.

‘사이비 종교 전문 탐사 기자의 잠입 취재기‘다. 기사로는 밝히기 어려웠던 일화를 생생히 소개한다. 교주들의 행태는 그리 새롭지 않으나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뛰어든 기자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AI시대에도 사이비 종교는 곰팡이처럼 필 것이다. 없애도 생겨나고 지워도 번지고... 어려운 환경에서 분투하는 사이비, 이단 전문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런 책들이 곰팡이 증식을 막는 한줄기 햇빛이 되길 바란다.

이 원고의 목적은 분명하다. 사이비 교주의 전략과 전술을 있는 그대로 고발하려는 데 있다. 또한, 그것으로 인해 교주의 유혹에 내 이웃이 걸려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책이 예방주사의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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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에 이어 2권격인 이 책을 읽고 있다.

일본어 원문도 함께 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계약조건상 어려웠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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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둔 일본 대학생들의 취업준비활동을 그렸다. 경쾌하고 발랄한 인물들이 나온다. 젊음과 청춘도 느껴진다. 중간중간 등장인물들의 SNS 게시글을 드러내는 점도 재미있다.

하지만 이 작가의 주특기는 그러한 청년들의 이면에 감추어진 갈등, 불안, 엇갈림을 잘 그린다는 것. 인물의 미묘한 내면을 잘 포착한다. 친한 친구의 취업활동을 응원하면서도 본인보다 앞서가는 것을 신경쓰는 모습, 취업 따위는 관심 없다고 허세를 부리지만 몰래 광고회사 필기시험을 보러 가는 친구, 같은 전형에 지원한 사실을 숨기는 룸메이트를 보고 있으면 불편한 진실을 만나게 된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이라는 영화도 생각난다. 샤방샤방한 장면이 가득하지만 메시지는 의외로 서늘하다. 지난 날의 부끄러움을 떠올리게 하며 이불킥하게 만드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전화 너머에서 미즈키가 웃음을 머금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 P36

나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순간을 본 적이 있다. - P90

막상 둘만 있으니 여자의 집에 둘만 있는 상황이 짙게 느껴져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 P156

진짜 이야기가 묻혀 간다. 가볍게, 간단하게 전하는 이야기가 늘어난 만큼, 정말로 전하고 싶은 것을 전하지 못하게 된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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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독
~p116

사회주의 체제가 수백만 개의 허깨비 프롤레타리아 일자리를 만들어 낸 것과 똑같이 자본주의 체제는 수백만 개의 허깨비 화이트칼라 직업을 만들어 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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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베껴쓰기로 했다.

출판사 창비에서 나온 책을 샀다. 왼쪽 페이지에는 엄선한 시가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공책처럼 빈 공간이 있다. 회사에서 점심시간 직후나 퇴근 전 쯤 한 대목 필사하려 한다.

시를 통해 한국어의 속살을 더듬을 수 있을 것이다. 옮겨쓰며 문장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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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5-02-12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분이 쓴 노래(시)를 베껴쓰거나 옮겨써도 우리 나름대로 말맛을 느끼고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수하거나 늘 비슷해 보이는 우리 삶을 그저 투박하다 싶은 우리 손길로 가만히 적어 본다면, ‘우리 삶’을 ‘우리 손’으로 적은 ‘수수하 글’ 몇 줄이 오히려 빛나는 노래씨앗으로 번진다고 느낍니다. 이제 다들 잊어버리고 말지만, ‘번지’라는 흙살림이 있습니다. 논삶이를 하면서 흙을 고를 적에 쓰는 ‘번지’인데, ‘번지다’란 낱말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엿볼 만합니다. 반반하게 다루는 길인 ‘번지(번디)·번지다’이듯, 판판하게 펴는 길은 ‘퍼지다(퍼디다)’예요. 노래지기가 쓴 글을 한 자락 옮겨 본다면, 살림지기인 우리가 스스로 노래 한 자락을 새롭게 써 볼 만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