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앓아누운 지난 주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누군가에게도 그러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적어도 책이 어떤 의미로든 치유의 역할을 한다. 몸이 아프니까 가벼운 읽기가 좋지 않을 싶기도 한데, 종일 멍하게 있던 터라 지나치게 가벼운 책을 읽으면 그것도 너무 허무하고, 그렇다고 머리를 심하게 써야하는 책도 부적절해 보였다. 그럴 때 <갈대 속의 영원>이 눈에 들어왔다. 책에 관한 책이라니 완벽하게, 아픈 몸을 잊게 해 줄 것만 같다. 게다가 적당히 깊이도 있고 흥미로워 보이는 이 책, 정말 적절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스와 로마, 그 오래전의 책덕후들부터 오늘날의 책덕후들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이 책을 이틀 동안 꼬박 읽었다. 아, 그래, 그렇다.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In omnibus requiem quaesivi et nusquam inveni in angulo cum libro”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의 한 구절이 절로 떠오른다. 당연하게도 <갈대 속의 영원>에서는 에코의 이 책도 여러 차례 언급된다. 책을 독점하던 이들, 책을 지키려던 이들, 책으로 살인을 꾀한 이들……. 그런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나는 어쩌다 책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책을 덮고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곰곰 생각에 잠겨본다. 책을 사랑하게 된 것은 운명이었을까? 내가 죽는 순간에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일이 있다면 단언컨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평생 책을 읽고 살았던 것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고양이와 함께 살았던 것이리라. 책을 좋아하다 못해 이제는 책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사는 인생. 나 또한 나름 책덕후이다. <갈대 속의 영원>을 쓴 이레네 바예호도 심한 책덕후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반해 고전문헌학을 전공한 그는 마침내 어느 도서관에서 이 아름다운 책을 쓴다.

저자가 처음 책덕후로 지목한 사람은 <일리아스>를 몹시 사랑했던 알렉산드로스이다. 페르시아를 무너뜨린 후 가장 값비싼 보물 상자를 마주한 알렉산드로스- 그는 상자 안에 얼마나 값어치 있는 물건을 보관해야겠느냐며 주변에 묻는다. 그러자 돌아오는 답은 조금 뻔하다. 돈이나 보석, 전리품 등을 넣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알렉산드로스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을 상자에 보관하라고 명한다. 그것이 바로 <일리아스>이다. 알렉산드로스는 어릴 때부터 지독한 일리아스 덕후였다. 신화 속의 영웅을 닮고자 했고, 그런 영원한 명성을 갈구했다. 그는 온 세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그리스어, 유대어, 이집트어, 이란어, 인도어로 쓰인 책들을 모아 도서관을 채운다. 그에게 책을 소유하는 것은 세상을 소유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 정신을 소유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레네 바예호는 이제 눈길을 고대에 가장 크고 영향력 있던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긴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 이건 책에 관한 책이 쓰는 너무 흔한 방식이잖아 싶어질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바예호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시공을 초월하고 장르도 넘나든다. 고대에서 현대로 동양에서 서양으로 책에서 영화로 역사에서 예술로 종횡무진한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이야기를 하다가 로렌스 더럴의 명작 <알렉산드리아 사중주>로 넘어가기도 하고 야만적이던 마케도니아인들이 아테네와 그리스의 문화를 그리워하고 모방하고자 했던 심리를 설명하다가 문득 조르조 바사니의 소설 <핀치콘티니가의 정원>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는 그리스를 동경하던 마케도니아인들의 열망을 마치 페라라의 부유한 유대인의 저택에 있는 정원과 테니스 코트, 높은 성벽에 비유한다. 누구나 들어가 보고 싶은 저택이지만 막상 들어가면 불안한 이방인으로 느끼게 되는 곳이다.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그곳에 계속 머물지는 못하는 그런 심정에.

그렇게 저자는 고전문헌학을 전공한 장점을 충분히 살려 그리스-로마의 책과 박물관, 도서관, 글쓰기와 언어, 인간의 지식에 대한 열망의 역사를 유려하게 탐구해 나간다. 잘 알다시피 한때 문자와 책은 소수의 권력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였다. 평범한 이들이 글자를 아는 것, 책을 읽을 줄 아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그래서 권력을 가진 자들은 책과 지식을 자신들만 소유하고자 했다. 때문에 책과 글쓰기 등의 행위는 탄압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갈대 속의 영원>은 이 또한 놓치지 않고 각박한 환경에서도 책을 만들어내고 읽고 탐하고 지켜온 이들의  이야기도 담는다. 세계의 책들을 손에 넣기 위해 절대 권력을 휘두른 고대 이집트의 왕들, 비밀문서를 뒤통수에 문신으로 새겨 운반한 고대의 전령, 서점 장사를 통해 혁명 자금을 댄 마오쩌둥, 수용소에서도 독서 클럽을 이어간 이들….

나는 무엇보다 책을 지키기 위해, 언어와 문자의 힘을 알기에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애쓴 이들의 노력과 절망을 인상 깊게 보았다. 바예호가 말하듯이 “도서관, 학교, 박물관은 폭력적 환경에서는 오래 생존할 수 없는 취약한 기관”(293쪽)이다. 그것의 근간이 되는 책은 또 어떤가. 불이나 물에 쉽게 손상된다.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책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몇몇 독재자는 권력을 휘둘러 책을 불태우기도 한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도서관 바닥에서 폐허를 응시하며 절규하던 어느 종군 기자의 말에는 절로 눈물이 난다. "책이 타버리면, 책이 부서지면, 책이 죽으면, 우리 내면에서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뭔가가 훼손된다. 책이 불타면, 모든 생명, 그 안에 포함된 모든 생명과 그 책이 장차 모든 생명에게 줄 수 있었던 따스함, 지식, 지성, 기쁨, 희망도 죽는다. 책을 파괴하는 짓은 그야말로 사람의 영혼을 죽이는 것이다."(299쪽)

전쟁에서 패전한 국가의 책과 박물관, 도서관, 언어를 말살하려는 행위- 절대 권력을 가진 독재자들이 도서관을 파괴하거나 책을 불태우거나 그에 상응하는 행위들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소크라테스의 말을 옮겨보자면 글쓰기는 사람들을 더욱 “현명하게”할 것이며 “이것은 기억과 지혜의 묘약”(152쪽)이다. 독재자들은 억압의 대상들이 현명해지고 지혜로워지기를 결코 바라지 않을 것이다.

로마는 세계를 재패했지만 그리스 문화에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노예인 그리스인들이 복사, 쓰기, 문서화 작업에 적절하다는 것을 알고는 그것을 십분 활용한다. 책을 낭독하도록 시킨 것이다. 그것이 어떤 면에서는 로마의 문화를 꽃피우게 하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노예가 글을 아는 것은 금기였다. 글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알베르토 망겔은 <독서의 역사>에 이렇게 쓴다. “미국 남부 전역의 대농장 소유주들은 철자를 아는 노예를 교수형에 처했다. 노예의 주인들(독재자, 절대 군주, 기타 불법적인 권력의 소유자)은 문자의 힘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들은 읽기가 몇 개의 단어만으로도 압도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한 문장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거의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다. 글을 모르는 군중은 지배하기 쉽다. 읽는 기술은 한번 습득하면 버릴 수 없기에,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독서는 금지되어야 했다.”(348쪽)

책과 문자로 이루어진 도서관의 힘을 아는 독재자들, 현대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통제와 억압, 집행 시스템을 설계한 사람들- 히틀러나 마오쩌둥처럼 책을 가장 효율적으로 검열한 사람들이 문화연구자이거나 작가이거나 훌륭한 독자였다(390쪽)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들이 그렇게 억압하고 검열하고 싶어 했듯이 “책은 우리에게 시들지 않는 선례를 물려주었다. 인간의 평등, 지도자 선택의 가능성, 아이들에게 노동보다 교육이 낫다는 직감, 병자와 약자와 노인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 등, 이 모든 발명은 고대의 발견, 즉 불확실한 경로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고전을 통해 가능했다.” (507쪽). 그리고 당연히 “책이 없었다면 우리 세계의 가장 좋은 것들은 망각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다.”(507쪽) 알렉산드리아는 ‘이질적인 전통과 언어가 중요성을 획득한 곳’이었고 ‘지식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공유된 곳’이었다. 바예호는 그곳에서 우리는 ‘보편적 시민권이라는 유럽의 위대한 꿈의 선례를 발견할 수’ 있었으며. ‘글쓰기와 책, 그리고 도서관은 그 유토피아를 가능하게 한 기술’이었다고(318쪽) 말한다.

<갈대 속의 영원>의 수많은 인상 깊은 이야기들 중 크리스토퍼 몰리(Christopher Morley)의 <파르나소스 이동서점>의 한 구절도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책으로 가득한 수레를 끌고 다니던 미플린은 어느 농부의 집에 도착하여 한 여인에게 다가가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책을 파는 건 12온스 무게의 종이와 잉크와 풀을 파는 게 아니에요. 완전히 새로운 삶을 파는 거지요. 사랑과 우정과 유머와 밤을 항해하는 선박들. 책에는 모든 게 있어요. 정말 좋은 책엔 천상과 지상이 있지요. 세상에나! 내가 책이 아니라 빵이나 고기나 빗자루를 파는 사람이었다면 사람들이 몰려나와 내 물건을 사려고 했겠지요. 그런데 난 영원한 구원을 가지고 여기 있는 겁니다. 나는 그대들의 여리고 슬픈 영혼을 구원하러 온 겁니다. 사람들이 그걸 몰라요.”(181쪽)

그리고 책은 수용소나 아우슈비츠처럼 인간이 살면서 겪는 거대한 역사적 재앙이나 비극에서도 살아남는 데 도움을 준다. 그곳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증언한다. 자기 안에 책이라는 피난처를 만듦으로써 끔찍한 환경으로부터 그들 자신을 분리할 수 있었다고. 책에서 구원을 경험했던 존 치버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문학이라는 최상의 의식을 지니고 있다. 문학은 저주받은 자들의 구원이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인도해줬으며 절망을 이겨냈으니,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308쪽)라고. 한편 보르헤스는 책이 “인간이 창안한 다양한 도구 중 가장 뛰어난 것”(155쪽)이라고 단언한다. 그가 보기에 나머지는 단지 ‘인간의 몸이 확장된 것이다. 현미경과 망원경은 시각의 확장이며, 전화는 목소리의 확장, 쟁기와 검은 팔의 확장’이다. 그러나 책은 사뭇 다르다. “책은 기억과 상상력의 확장”(155쪽)이다.

<갈대 속의 영원>을 덮을 때쯤 기분 탓인지 어쩐지 감기가 물러간 느낌이었다. 책의 치유 능력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워낙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 그 안에 깊이 빠졌던 탓에 아픔을 잊은 것일까.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을 사랑하는 이, 이레네 바예호가 열정이든 광기이든 집착이든 자기만의 소유물로든 제 나름으로 책을 사랑했던 또 다른 이들의 흔적을 찾아 기록한 이 아름다운 책은 여기 이 먼 나라의 책덕후 마음에 깊이 아로새겨졌다. 이 책이 이제 또 다른 책덕후를 사로잡고자 멀고 영원한 여행을 떠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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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5-1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 글 읽어보니 어쩐지 저에게 살짝 어려운 책이 아닐까 싶은 걱정이 생기긴 하지만, 그래도 읽어봐야겠어요.

잠자냥 2023-05-16 16:57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또 다른 책덕후님.....

다락방 2023-05-16 17:30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책을 좋아하는 책덕후겠거니 생각했던 적이 잇었는데, 알라딘에 오고나니 저따위 쪼렙이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많이 사기만 할 뿐... 쪼렙.....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5-16 21:38   좋아요 0 | URL
에이 만렙이죠.

햇살과함께 2023-05-16 16: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인 줄 알았는데 소설이 아니었군요~
재미있어 보입니다!
<장미의 나날>? <장미의 이름> 얘기하는 거죠?
이 책 초반에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뭔 소리야 하며...ㅋㅋㅋ

잠자냥 2023-05-16 16:57   좋아요 1 | URL
아이코 감사합니다!
<장미의 이름>으로 수정했습니다. 제가 아직 감기가 덜 나았나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3-05-16 17: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첫번째 책만 읽었는데 너무 집중이 안되어서 두번째 책은 사지도 않고 있었어요ㅠㅠ 갑자기 책 표지 보니 생각났어요😆

Falstaff 2023-05-16 17:53   좋아요 6 | URL
오래 전에 읽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저도 <저스틴>은 그냥 그렇게 읽어서 두 번째 작품 <발타자르>하고 터울이 있었습니다. 근데 <발타자르> 읽기를 마친 순간, 저는 온 세상을 향해, 할렐루야, 알렐루야, 세상의 독자들아 알렉산드리아 사중주를 읽으시라, 외치고 다니기 시작했답니다. ㅋㅋㅋㅋ
명작 반열에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읽고나서 시간이 너무 흘러.... 주장하지는 못하는 심정입니다. ^^;;

망고 2023-05-16 18:01   좋아요 2 | URL
오오 그런가요?저 사실 명작이라길래 저스틴을 두번이나 읽었는데도 감흥이 없어서 두번째 책을 안 읽고 안 산거였는데 골드문트님 믿고 도전해 보겠습니다! 근데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저스틴을 또다시 읽고 두번째 책으로 넘어가야 기억이 날듯요 🤣😂

coolcat329 2023-05-16 18:41   좋아요 2 | URL
아...알렉산드리아 사중주가 네 권 짜리군요! 늘 표지만 보고 지나친 책이었는데 명작이었군요.

잠자냥 2023-05-16 21:40   좋아요 4 | URL
망고 님 저는 이 작품 굉장히 좋아합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생각해요. 인기가 너무 없음 ㅠㅠ

망고 2023-05-16 21:59   좋아요 2 | URL
앗! 책덕후님들이 모두 명작이라 하시니 진짜로 꼭 읽어보겠습니당!

건수하 2023-05-16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읽고 싶지만 아끼고 있는 책입니다. 역시 좋을 것 같아요. 언제 읽지...
5월의 마이페이퍼에 등극하리라 예언을 해봅니다.


근데... 이 책이 멀고 영원한 여행을 떠난다는 건... 책을 파셨다는 겁니까..? ;;;

잠자냥 2023-05-16 21:41   좋아요 2 | URL
아니요. ㅋㅋㅋ 저는 이 책 두고두고 펼쳐 읽을 것 같아서 책장에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문장을 수하 님처럼 읽을 수도 있겠어요! ㅋㅋㅋㅋ

건수하 2023-05-16 22:04   좋아요 1 | URL
역시… (안 읽었지만) 전 두고두고 펼칠 것 같지는 않은데, 못 팔 것 같은 책이거든요.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

coolcat329 2023-05-16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렇지만 참으로 읽고 싶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찜해둔 책인데 저도 사야지 싶네요.

잠자냥 2023-05-16 21:42   좋아요 0 | URL
책 좋아하는 분들은 이 책 정말 행복하게 읽으실 거예요.

책읽는나무 2023-05-16 19: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파도 가만 누워 있지 않는 진정한 책덕후님!!
지난 번 다락방 님도 아파서 병가 내셨을 때 약 먹고 좀 괜찮은 느낌이 들자마자 책을 펼쳐 읽었었다는 페이퍼가 기억에 남는데...잠자냥 님도 그걸 또 해내시는군요?ㅋㅋㅋ
알라디너들도 다들 책덕후 반열에 올라야 하는^^

잠자냥 2023-05-16 21:43   좋아요 2 | URL
여기 서재분들은 진짜 책덕후들이죠. 그래서 이 책을 더 재미나게 읽으실 것 같고요!

자목련 2023-05-17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어려운 책 같아요. 놀라운 책의 세계로 인도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래서 저는 잠자냥 님을 비롯한 책 덕후의 리뷰를 읽는 것으로 만족하려 합니다 ㅎ

잠자냥 2023-05-17 11:23   좋아요 0 | URL
ㅎㅎ 전혀 어렵지 않은데 제가 글을 어렵게 썼나봅니다.

유부만두 2023-05-18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대 그리스랑 로마서 시작해서 온 세기를 휘젓고 댕겼드니 아이고 삭신이 쑤시네요.
정말 멋진 여행이에요. 근데 아직 안 끝났다는 게 뽀인트!!! 어휴 나 정말 책 읽으면서 얼마나 신났는지, 또 울컥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잠자냥님도 함께 하셔서 더 기분이 좋았답니다?!

잠자냥 2023-05-18 12:10   좋아요 1 | URL
하, 이 책 정말 신나고 울컥하고 분노했다가 놀라고 감탄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는 게 아주 흐뭇했습니다. 가슴이 웅장 ㅋㅋㅋㅋ
읽으면서 신난다는 말이 딱입니다요. 딱.....

이 작가 좋아요. >_<

새파랑 2023-05-18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에게 소중한건 책과 고양이군요 ㅋ
또하나 있다면 글쓰기? ㅋ
저도 제가 책을 취미로 가졌다는게 너무 좋습니다 ^^

잠자냥 2023-05-18 12:12   좋아요 0 | URL
알라딘 택배 상자에 적혀 있는 문구 있잖아요?
˝books. cats. life is good.˝
그게 딱 제 삶에 관한 생각입니다.

그레이스 2023-05-18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 속의 영원 궁금했는데 들여놓고 싶네요 ㅎㅎ

잠자냥 2023-05-19 09:4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도 아주 흥미롭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구단씨 2023-05-24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갈대 속의 영원> 궁금해서 담아둔 책인데,
잠자냥님 리뷰 보니까 저에게는 조금 더 늦게 시작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이 책 읽으면 더 많은 책이 궁금해질 것 같네요.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저도 가지고 있는 책이어서 더 반갑네요.
네, 가지고 있기만 해요. 책장에서 먼지를 덮은 그대로....... ㅡ.ㅡ;;;;

잠자냥 2023-05-24 22:32   좋아요 0 | URL
구단씨 님이라면 언제 읽으시더라도 두고두고 아주 즐겁게 읽으실 것 같아요! 꼭 만나보세요!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암실문고
브라이언 무어 지음, 고유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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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응답받지 못한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주님으로부터 외면당하고 다른 주님(?)에게 안긴 그녀의 쓸쓸한 삶을 지켜보노라니 참 씁쓸하다. 주디스 헌의 그 부서진 열정은 어떤 면에서는 이루고자 한 꿈을 배반당하고도 뭔가에 취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 그 자체로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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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5-16 09: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벌써 다 읽고 백자평을 쓰시다니! 독서기계 …

잠자냥 2023-05-16 10:40   좋아요 1 | URL
이거 금방 읽어요. 암실문고가 사이즈가 작기도 하고....
아, 이 여자... 사람 마음 참 복잡하게 만드는 여자입니다......

coolcat329 2023-05-16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소설인데 표지가 비문학같아 찾아봤네요.
문제의 여인이 나오는 소설은 정말 끌려요. 제 삶도 복잡해서 이 여자 모른척 하고 싶은데 또 궁금하고 ㅎㅎ

잠자냥 2023-05-16 13:18   좋아요 1 | URL
이 표지는 책 다 읽고 나니 왜 이런 표지를 썼을지 짐작은 가는데, 제가 종교에 무지한지라 정확히 저 그림을 알 수가 없네요.. 음.
암튼 이 주인공은 곁에 두긴 싫은 인물인데 연민은 가고...... 그렇지만 친구는 하기 싫다;; 이런 심정이 드는 여자였습니다..

유부만두 2023-05-19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주님에게 안겼!!!!! ㅎㅎㅎㅎ
읽으려고 제 앞에 딱!!! 놨다고요.

잠자냥 2023-05-19 16:13   좋아요 1 | URL
저도 오늘은 오랜만에 그 주님에게 안기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5-19 16:18   좋아요 1 | URL
오, 주여!

- 2023-05-19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 술 끊었는 데. 흐흐. 책 읽으려고(맨정신이 좋음) 술 끊은 사람😏

잠자냥 2023-05-20 22:44   좋아요 2 | URL
휴 어제 너무 주님을 격하게 만나서 종일 숙취에 시달림… ㅋㅋㅋ 대단하오 쟝.

은오 2023-07-25 1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주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탑은 원래 지난 금요일에 올리려고 했는데.... 때아닌 지독한 감기로 앓아눕는 바람에 금요일 작업실(?) 출근 불가.... 그래서 오늘 올린다. 요즘은 책을 사는 방식이 조금(?) 바뀌어서 한 번에 왕창 사기보다는 한두 권씩 조금씩 사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놈의 찔끔찔끔 적립금을 날리기 싫어서 생긴 습관이랄까. 그동안 그렇게 찔끔찔끔 산 책들과 투비를 열심히(?)한 덕분에 생긴 적립금으로 왕창(?) 산 책들의 목록- 그나저나 투비에서 그런 이벤트를 할 줄 몰랐는데, 그럴 줄 알았다면 더 열심히 할 걸? 투비여, 알라딘이여, 200일에도 이벤트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





루이스 어드리크, <밤의 경비원>
2021년 퓰리처상 수상작. 아메리카 원주민의 삶을 다룬 작품을 꾸준히 써온 루이스 어드리크는 전미도서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도 두 차례나 수상할 만큼 현재의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 나는 사실 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삶에 천착한다는 점에서 선뜻 손이 안 갔는데..........(어쩐지 예상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이 작품을 읽고 좋으면 본격적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파볼 생각이다. “작가의 빛나는 최고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데이먼 갤것, <약속>
굵직한 책이 또 한 권 나왔다. 이 책은 2021년 부커상 수상작. 2021년의 퓰리처상과 부커상 작품이 동시에 나온 셈. 둘 중 무엇이 더 내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둘 다 좋으면 더 좋고. 아무튼 이 작품은 아파르트헤이트 폐지를 전후로 한 스와트 가문의 30여 년에 걸친 몰락의 일대기를 마치 포크너와 버지니아 울프의 ‘의식의 흐름’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다고. 음...... 책을 살 때는 왜 포크너와 버지니아 울프식 의식의 흐름 기법이 눈에 안 띄었던 것인가. 책 펼치고 고전 예상각....



브라이언 무어,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국내 초역작.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이라는 제목이 뭐랄까 웃프면서 눈길을 끈다. 을유의 암실문고 시리즈 중 가장 눈이 확 가기는 했다. 1955년 영국 작가 클럽 선정 ‘올해의 데뷔 소설’ / 영국 「가디언」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0권’ 선정 /2019년 BBC Arts ‘가장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설 100선’ 선정 뭐 이랬다고. 그것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지만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40대 독신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간다. ‘가난하고 나이가 많고 못생긴’ 여주인공이라니?! 좀 색다른데? (뉴욕 타임스는 현대 소설에서 거의 만나 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캐릭터라고 평했다고). 벌써! 별네다섯 일색의 리뷰가 17개나 달렸는데 구매자는 없네요? 을유 씨, 책 좀 그만 뿌려요....... 암튼 제가 한번 구매자 리뷰를 남겨보겠습니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킥킥 웃기다가 슬퍼지고 있다......



시마오 도시오, <죽음의 가시>
대산세계문학! 요즘 열 일한다. 나오는 작품마다 왜케 관심이 가는가!  나오는 족족 다 못 읽는 것이 안타까울 지경. 이 작품은 제43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죽음의 가시> 원작 소설이다. 시마오 도시오는 일본 전후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10년을 함께 한 부부의 정신적 위기와 흔들리는 가족의 모습을 차분하게 그려나간다고.




그레이엄 그린, <조용한 미국인>
그레이엄 그린 신간 알림을 신청해놓았기에 띵똥 알림이 왔는데, 책 제목도 그렇고 책 표지도 그렇고 약간 그레이엄 그린 신간?? 문학 맞음? 하고 좀 의아해했다. 표지가 왜..... (하지만 작품을 읽고 나면 대충 음 그래 촌스럽지만 끄덕끄덕하게 된다)- 이미 읽고 리뷰 남김.



       
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 <삼각 모자>
지만지 책 비쌀 땐, 야금야금 기대별점 적립금과 1권 무료배송 쿠폰을 이용해봅시다. 이 책은 그렇게 해서 몇천 원에 구매했다. 19세기 후반 스페인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소설로 손꼽히는 작품. 1874년 첫 출간 당시 독자들의 선풍적인 사랑을 받았으며 인기에 힘입어 이후 세계 각국에서 여러 언어로 번역·출간되었다고. 발레, 오페라, 영화 및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원작으로 사용되었는데, 읽어보니 그럴만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마당놀이극으로도 잘 어울렸을 것 같은 풍자와 해학이 넘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오, 윌리엄!>
오, 이 책이야 뭐 말해 무엇해요. 다들 좋다고 상찬하는 책. 어느 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새 책이나 마찬가지인 이 책이 있어서 가져 옴. 아래 책과 함께 샀는데, 그날 무슨 룰렛 돌리기 이벤트를 하더라? 돌렸더니! 와우. 3천원 할인! 룰렛 돌려보라고 권했던 점원도 놀라며 와! 3천원이에요! 소리쳤다능 ㅋㅋㅋㅋㅋ(3천원이 최대 할인 금액)



레이첼 커크스, <두 번째 장소>
이 책은 부제가 마음에 들어서 보관함에 담아뒀었다. 부제는 바로 “예술, 가족 그리고 여성의 운명을 마주하다”- 영국 페미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 레이첼 커스크의 장편소설로 2021년 부커상 후보작. 외딴 습지에 사는 중년 여성 작가가 자신의 별채로 남성 화가를 초대해, 그가 한동안 머물다 떠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고.




루시 쿡, <암컷들- 방탕하고 쟁취하며 군림하는>
아, 이거 뭐야 표지 왜케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 책이 주장하는(?)바를 내가 요즘 실감하고 있는데 우리 육냥이 중 위로 삼냥이가 수컷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밑으로 들어온 암컷 삼냥이들이 똑똑하기가 장난 아닙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집사2도 아니 암컷들이 더 똑똑하지 않니??? 계속 찬탄 중. 아무튼 우리 수컷 삼냥이들 허당이여 허당....... (사실 생존과 자연선택의 이유로 고양이 어멈들은 수컷부터 내친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더 그런 생각이 들지도. ㅋㅋㅋㅋ 그나저나 다락방님 땡투 잘 받으셨죠? 부장님의 순댓국에 보탰습니다.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포스트모던의 조건>
희진쌤 팟캐스트 듣는 이들은 왜 샀는지 아실 터- 호미 바바 <국민과 서사>도 읽고 싶었는데 절판이더라.......-_-; 아쉬운 대로 도서관을 이용하기로.... 지난 목요일 아픈 몸을 이끌고 도서관에 가서 상호대차 신청한 책 받아왔다.




데즈먼드 모리스, <포즈의 예술사>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예전부터 눈독 들이고 있었는데 책값이 비싸서 덜컥 사지는 못하고 있던 참에 새 책 같은 중고로 구매. 그 유명한 <털 없는 원숭이>의 데즈먼드 모리스가 예술 작품 속에  몸짓 언어(포즈)에 주목하여 이것의 놀라운 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해 나간다고. 책 사고 휘리릭 훑어봤는데 그것만으로도 이미 흥미만점.




마니에르 드 부아르 10호 <동물, 또 다른 시민>
펀딩해서 보던 정기구독은 이미 끝났고 관심 있는 주제가 나올 때마다 낱권으로 사보고 있다. 루이스 웨인의 저 표지 넘나 귀여......... 5월은 어린이날도 있으니까 우리 집 어린이.......들은 아니고 영원한 어린이 울집 고양이들을 더 이해하고자 이번 호를 구매.






전자책



패터 한트케, <왼손잡이 여인>
딱 이 책 정도 살 전자책 적립금이 있어서 선택. 예전에 골드문트 님이 극찬한 바 있는 작품. 페터 한트케 작품은 단 한번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적이 없었지만ㅋㅋㅋㅋㅋㅋ 이번에 예외를 만날 수 있기를.....   







5월 굿즈로 고흐의 아몬드나무 우산을 받으려고 했는데 이미 품절이더라. 그래서 아쉬운 대로 고전문학 발매트, 데미안으로 하나 더 받았다. 발매트 기능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베란다에 내놓은 의자에 앉아 있기를 즐기는 막내냥이 깔아주려고..... 아니 그런데 우리 막내는 늘 밀려..... 깔아주자마자 1호, 5호가 앉아 있더니 겨우 막내가 차지. 으흐흥..





5호가 먼저 떡하니 차지해서 내 속을 상하게 하더니...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앉았어요? 오구오구 이뻐라.....



에구 이뻐 우리 막내~



그나저나 나야말로 수하 님의 이 말을 크게 프린트해서 집 안에 붙여놔야 하는 거 아닐까?

“당장 읽을 게 아니면 당장 사지 마!”



(근데 그 아픈 와중에도 토요일에 책 한 권 또 사서 배송받았다는..........ㅋㅋㅋㅋㅋ 그건 사진까진 못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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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5-15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하는 고민이지효 -

당장 읽겠다고 사서 읽다가 또
새 책이 나오면 사서 읽다가 못
다 읽고의 무한 루프...

그래도 사볼랍니다. 언제가는
읽겠지라는 막역한 기대감으루
다가.

<밤의 경비원>이랑 <오 윌리엄>
도 저도 산 책들이네요. 물론 읽
지는 못했구요.

잠자냥 2023-05-15 10:03   좋아요 1 | URL
<밤의 경비원>은 저도 언제 읽을지 모르겠네요! ㅋㅋ 아 <오, 윌리엄>도?! ㅎㅎ

DYDADDY 2023-05-15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읽을 것이 아니면 사지 않는 것이 효율적인 공간활용이겠지만.. 사람이 항상 이성적이거나 효율적인 것은 아니니까요. 감기에 걸리면 누워서 움직이지 말아야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움직이는 것처럼요. ㅋㅋㅋㅋㅋ 어서 쾌차하시길 바라며 봄날고냥님 5호 6호 잘 보고 가요. ^^

잠자냥 2023-05-15 11:17   좋아요 2 | URL
그래도 누워 있는 덕분에 책을 많이 읽었...;;; 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05-1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냥이들이다!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는 막내의 모습이 예쁩니다.
책은, 제가 아는 건 <오, 윌리엄>과 <왼손잡이 여인> 뿐입니다.
<두 번째 장소> 는 제목이 끌리네요.
당장 읽을 게 아니면 당장 사지 마, 그 말이 백번 맞지만 나중에 사려고 하면 책이 없거나 비싼 중고뿐이니 그냥 사야..
그나저나 감기, 정말 독하다고 하던데요. 회복을 위해 잘 드세요^^

잠자냥 2023-05-15 11:18   좋아요 0 | URL
이곳에는 냥이들 오랜만이죠?
여기서도 보고싶어하는 분들이 종종 계서서 오랜만에 올려봅니다.
자목련 님 말씀처럼 나중에 사려고 하면 품절되어서 중고에서 엄청 비싼 가격에 팔리는 책도 있으니까... 그냥 사기로.. ㅎㅎㅎㅎㅎ 자목련 님은 감기 조심하세요!

거리의화가 2023-05-15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당장 읽을 것 아닌데도 지금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마음으로 어느새 주문하고야마는^^;;;
저도 요새는 야금야금 삽니다. 오늘 한 권만 올 예정이에요. 이건 기프트 때문이기도 한데 그래도 100원짜리라 그나마 마음에 짐은 덜 된달까ㅎ
그나저나 냥이들 반갑네요! 막내가 어느 정도 잘 적응한 것 같아 다행이고요^^
저도 감기 기운이 올랑말랑 하더니 된통 왔습니다. 회사 에어컨 바람 때문인 것 같아요ㅠㅠ 건강 잘 챙기시고 부디 잘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잠자냥 2023-05-15 11:20   좋아요 1 | URL
그렇죠?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바로 그 마음 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이 오늘 또 이런저런 이벤트로 적립금 주니까 일단 받아두고... 음...ㅋㅋㅋㅋ
아니, 화가 님도 감기에 걸리고 마셨군요. 어여 쾌차하세요!

다락방 2023-05-15 11: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적립금이 남아 있지 않아 너무 아쉽네요. 일단 땡투 누르고 책 두 권 장바구니로 담아갑니다(뭘까~~~~~~~~~~요?). 백자평까지 세 권.. 아니 왜이렇게 재미있어 보이는 책 잔뜩 알고 계시죠? 왜죠?

그나저나 얼른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리뷰도 보고 싶고 뭐 그렇습니다. 흠흠.

Falstaff 2023-05-15 11:07   좋아요 1 | URL
밤의 경비원, 약속 입니다. ㅋㅋㅋ 저도 즉각 도서관에 사달라고 올려놓았습니다. ㅎㅎㅎ
아니, 주디스 헌 일 수도 있겠군요.

잠자냥 2023-05-15 11:20   좋아요 0 | URL
저도 골드문트 님과 비슷한 추측을 해봅니다.
적립금 들어오면 사세요~ 일단 사신 것부터 읽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5 12:00   좋아요 1 | URL
땡!! 주디스헌과 두번째 장소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15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저런 말을 썼던가요....? 어디에 썼더라... (먼산)
주말에도 (당장 안 읽을) 책을 샀습니다...


암컷들과 마니에르 드 부아르 이번호 표지 보니 사고 싶고
외딴 습지에 사는 중년 여성 작가가 자신의 별채로 남성 화가를 초대해, 그가 한동안 머물다 떠나는 이야기도 궁금하고
(왜 초대했을까...)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은 표지가 왜... 왜 저런 그림일까요? 그것도 너무 궁금 ㅎㅎㅎ

막 다 궁금해지는 글이었습니다. 잠자냥님 책 조금만 읽고 푹 쉬시고 얼른 나으세요~~

잠자냥 2023-05-15 11:23   좋아요 2 | URL
ㅋㅋㅋ 수하 님이 어느 분 서재 댓글에 그렇게 달았던 거 같습니다.
그걸 보고, 바로 그래 이거야! 퍼뜩 메모해놓음...ㅋㅋㅋㅋㅋㅋ
마니에르 드 부아르, 이번 호 펼쳐보니 고양이 그림 참 많더라고요. 다른 동물들도 ㅋㅋㅋㅋ
주디스 헌 저 표지는 저도 무척 궁금해요. 책 여기저기 살펴보아도, 저 표지 설명은 없고... 중반까지 읽었는데 아직 표지 그림 유추되는 내용은 안 나오는 것 같고... 전 저 표지만 보고는 이 작품이 굉장히 오래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나 싶었는데 웬걸요, 1950년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배경입니다.... 음..

건수하 2023-05-15 11:52   좋아요 1 | URL
아 독서괭님 서재였던거 같습니다 ㅎㅎ 독서괭님이 먼저 말씀하신거 같은데 어쨌든 써두고 가끔 한 번씩 보는 것도 좋을 듯 ㅎㅎㅎ

저도 그 적립금 때문에 야금야금 사는 편입니다. 하지만 5월엔 지출이 많았으므로 자중하려 노력중… :)

독서괭 2023-05-15 14:46   좋아요 3 | URL
네 제가 제 마음속 대화 중에 ˝당장 읽지 않을 거면 왜 당장 사?˝ ˝(침묵) ..왜냐면 읽고 싶어질 때 당장 읽을 수 있으니까..?˝라고 썼더니 수하님이 매우 공감하셨습니다 ㅋㅋㅋㅋ

은오 2023-05-31 19:58   좋아요 2 | URL
괭님 엄청난 현자......

새파랑 2023-05-15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큰손 잠자냥님은 스케일이 장난아니시네요~!! 잠자냥님 추천도서는 일단 장바구니로 ㅋ

그레이엄 그린 표지가 좀 그렇던데 괜찮다고 하시니 일단 찜!

잠자냥 2023-05-15 16:29   좋아요 1 | URL
큰손 ㅋㅋㅋㅋ 인생에서도 큰손이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레이엄 그린 새파랑 님은 재미나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독서괭 2023-05-15 14: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암컷들> 재밌을 것 같습니다. <동물, 또다른 시민>도 너무 귀엽네요 ㅋㅋ
오랜만에 냥이들 사진 ~~♥ 여전히 아름답네요 ㅎㅎ 잠자냥님 막내 편애 ㅋㅋㅋ 사진으로 봐도 매력 터져 보이긴 합니다.
룰렛 3천원 당첨되시다니 오..! 축하드립니다. 기분 엄청 좋으셨을 듯요!
감기는 이제 다 나으셨나요?

잠자냥 2023-05-15 16:30   좋아요 2 | URL
괭님은 역시 동물~에 눈이 가는군요?
우리 고앵이들 괭님 보라고 오랜만에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룰렛 3천원에 깜놀! ㅋㅋㅋ 기분은 좋더라고요.
감기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건강합시다!

stella.K 2023-05-15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당장 읽을 게 아니면 사지 말아야 하는데
저도 오늘 신청하고야 말았슴다. 오늘까지 써야하는 적립금 천원 땜시.ㅠ

잠자냥 2023-05-15 16:3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우리는 모두 알라딘 적립금의 노예들~

책읽는나무 2023-05-15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책탑을 먼저 보고 와서인지?
자냥 님이 산 책탑 왜 이렇게 소소해 보이죠?ㅋㅋㅋ
그래도 뭔가 자냥 님이 책을 구입하실 때는 뭔가 알뜰한 냄새가 납니다. 적립금을 요긴하게 모으는 비법을 기억해 뒀어요.
주문할 때는 한 번이 아니라, 나눠서 주문하라!
이건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고, 여러 바구니에 따로 담으라는 투자어로 들리기도 합니다ㅋㅋㅋ
룰렛!!! 그런 방법도 있었구요! 아쉽다. 울 동네는 그런 걸 할 수 없으니..ㅜ
근데 냥이들도 수컷보다 암컷이 똑똑한가요????
와...어쩜!!!
전 애들을 키우면서 특히 애들 아가 때 느낀 건데요. 첫 아들을 키우다가 둘째를 딸들을 키우는데, 바보를 키우다가 순간 천재를 키우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을 했던 적 있었어요. 빠릿빠릿 하기가 완전 천지차이!
근데 냥이들도 그렇다니?? 혼자 빵 터졌습니다ㅋㅋㅋ

저는 어제 적립금 금액을 보고 오류가 난 줄 알고 들어갔다가 응?@.@ 띠용!!!
그러곤 이럴 줄 알았음 더 열심히 쓰고, 응원할 걸! 저도 순간 물욕이 생겼었다는ㅋㅋㅋ
감기 빨랑 털고 일어나 빨리 글 쓰러 가셔야죠!
곧 냥이들 작업실로 출동!!!!

잠자냥 2023-05-15 16:33   좋아요 2 | URL
아니 진짜 다락방님 책탑은 넘사벽 ㅋㅋㅋㅋ(넘고 싶지 않습니다.ㅋㅋㅋㅋㅋㅋ)
음,,, 저희집 고양이들 보니까 암컷들이 훨씬 똑똑하고 눈치도 빠릅니다.
일단 똥오줌 실수한 적 1도 없어요. 놀라워라....... 우리 막내(암컷)은 천재 중의 천재가 아닐까....ㅋㅋㅋㅋㅋ

투비 적립금 진짜 좀 놀라웠죠? 책나무님은 응원도 많이 하시고 많이 받으셔서 더 그랬을 거 같아요.
우리 또 열심히 해봅시다. 200일에도 그런 거 할지 누가 알아요?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16 09:31   좋아요 2 | URL
.... 수컷들 두 마리만 있는데 ... 그 중 첫째가 좀더 똘똘하다고 생각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가족이 키우던 (이제는 고양이별로 간) 암컷이 진짜 똑똑했었어요.
그런 거였구나.......

책읽는나무 2023-05-16 10:04   좋아요 1 | URL
와....동물계에서도 암컷이 똑똑했다!!!!!
갑자기 어깨에 힘 빡 들어가려는데 왜 나는 요즘 두뇌회전이 잘 안될까? 싶군요.ㅋㅋㅋ
기억력이 거의 뭐...ㅜㅜ
총명탕 먹고 냥이들 본받아서라도 이제부터 똑똑해져야겠습니다.
똑똑해지자!! 불끈!!!

꼬마요정 2023-05-15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말입니다. 고양이들 보고 내용 다 날아갔네요? ㅋㅋ 그럼 다행히도 사야지 했던 책 기억 못하게 다시 페이퍼를 안 봐야겠죠? 그런데 나도 모르게 다시 페이퍼를 읽겠죠? 망했어요 ㅋㅋㅋㅋㅋ

아는 책 두 권 나와서 기뻤습니다. 적어도 그건 안 사도 되니까 ㅋㅋㅋ 그리고 <암컷들>!! 저희집 냥이는 여섯 중 둘만 수컷이거든요. 근데 수컷이 화장실도 자주 가고, 급하게 먹어서 자주 토하고, 겁도 엄청 많고, 암컷보다는 좀 멍청하긴 해요 ㅋㅋㅋㅋ 넷째, 다섯째가 수컷인데 걔들이 막내인 암컷 레이를 잘 챙겨줘서 좋구나 합니다. ㅋㅋㅋㅋ

룰렛 3천원 대박!! 축하합니다. ㅋㅋ 그리고 오늘은 책 안 살거예요. 이미 엄청 질렀거든요. 오늘 일부 왔고 내일 다 올거랍니다. ㅎㅎㅎ

잠자냥 2023-05-15 17:29   좋아요 1 | URL
오오오, 저희 집 수컷들만 그런 게 아니군요! ㅋㅋㅋ 급하게 먹다가 꾸엑 토하고 똥오줌 실수도 잘하고 겁도 더 많습니다. ㅎㅎㅎㅎ 근데 또 둘째(수컷)가 막내 (암컷) 잘 챙기고 잘 놀아줘요. 재미나네요. ㅎㅎㅎ

꼬마요정 님 책탑도 기대됩니다!

얄라알라 2023-05-15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곰야곰 적립금 알뜰하게 최대 활용해서 분산 구입하셨다면서, 합쳐놓고 나니 와!!!!
그냥 박스 하나가 나옵니다.

요새 독감이 그렇게나 독하네요. 주변에도 코로나 걸리신 분들도 있고요. 얼마나 고생하셨으면.....그래도 희박하게 나오는, 직원도 놀라셨던 3000원 룰렛도 당첨되시고 투비 이벤트에서도 뭔가 걸리시고^^

저는 사실 책을 ‘읽고 싶어요‘할 땐, 아주 자세히 살펴보진 않고 제목과 표지, 장르? 그 수준인데 알라딘 선생님들께서는 구매하실 때부터 이미 반은 읽으신 양 자세히 조사(?) 하시는 모습이셔서 감탄입니다.

잘 드시고 회복 잘 하세요^ ^

잠자냥 2023-05-15 17:32   좋아요 2 | URL
네 독감도 아니고 코로나도 아닌데 참 지독한 감기입니다. 알라 님은 부디 감기 조심!

저는 작가랑 주요 정보는 훑어보고 사는 편이에요. 안 그러면 다락방님처럼 산 책 또 사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6 09:06   좋아요 2 | URL
왜요.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뭐 닥치는대로 걍 사는 사람 처럼 보이세요?
맞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갈대 속의 영원 - 저항하고 꿈꾸고 연결하는 발명품, 책의 모험
이레네 바예호 지음, 이경민 옮김 / 반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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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나 책을 불태우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그럼에도 책을 지키려던 수많은 사람들, 그리하여 책이 어떻게든 영원히 남아 인간의 영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리란 내용의 글을 볼 땐 울컥했다. 글쓰기와 책, 도서관이라는 유토피아를 믿는 이들을 위한 더없이 지적이고 아름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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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5-14 06: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은 제 영혼에 지대한 영향을....

은오 2024-04-11 10:57   좋아요 1 | URL
외면의 흔적

잠자냥 2024-10-24 16:0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혼자 놀기 달인의 흔적

다락방 2023-05-15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또 뭐죠?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추천했다는데, 저에게는 요사의 추천보다 잠자냥 님의 추천이 의미 있습니다. 이렇게 몰랐던 책의 존재를 알고 놀라며 또(!)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슝-

잠자냥 2023-05-15 09:46   좋아요 1 | URL
이 책은 제가 곧 정신 차리고 리뷰 쓸 예정입니다(감기로 아직 멍ㅋㅋㅋㅋㅋ). 어메이징 아름다운 책입니다.....
 
조용한 미국인
그레이엄 그린 지음, 안정효 옮김 / 민음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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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인간들 중에 간혹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심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마음이 들더라도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 옮긴다면 그것은 살인이 될 테니까. 그런데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 저 인간 좀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을 품는 것은 어떨까? 그런 마음을 품는 것만으로도 죄를 저지른 것일까? 나는 종교인이 아닌지라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아, 저 인간 좀 죽어버렸으면”하는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가져 본 사람이 만일 가톨릭 신자라면? 아니 꼭 그렇지 않더라도 기독교든 가톨릭이든 불교든 독실한 종교적 분위기 아래 자라난 사람이라면? 그는 아주 잠깐일지언정 그런 생각을 품은 것만으로도 죄의식에 시달릴 것이다.

그레이엄 그린이 묘사하는 소설 속 인물들은 대개 종교적으로 그 개인은 신실하지 않을지라도 그런 분위기 아래 나고 자라서 그런 사회에서 생활해 가기 때문에 살의(殺意)를 품는다든가 또는 이혼을 꿈꾼다거나, 불륜을 저지르는 것만으로도 죄의식에 시달리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인물은 대부분 그레이엄 그린 그 자신의 페르소나처럼 느껴진다. <조용한 미국인>에도 그런 인물이 등장한다. 영국 <더 타임스>의 기자인 ‘토머스 파울러’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그는 2차 세계 대전 직후 베트남에 특파원으로 보내졌다. 그동안 프랑스의 지배 아래 놓였던 베트남은 이제 해방과 독립의 열기로 달아오르면서 저마다 주의주장을 내세우며 정권을 차지하려는 분파들이 속속 등장해 실로 어지럽기 짝이 없다. 날마다 폭탄이 터지고 논밭에서 살육이 일어나는 이곳에 파울러는 정세를 취재하기 위해 영국에서 날아온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이제껏 제국주의를 주도해온 영국과 프랑스, 거기에 맞서는 베트남 민족주의자들, 공산주의 진영인 소련과 중국, 새로운 패권 국가로 떠오른 미국의 아귀다툼의 장이 된 이 베트남에서 기자로서의 사명감도 딱히 없어 보이고 심지어 전쟁에 대한 강렬한 적개심도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만사에 심드렁하달까? ‘영원한 삶을 전혀 믿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갈구’하고 ‘행복을 잃을까 봐 항상 전전긍긍’(104쪽)하는 모순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남자는 뭐랄까 그냥 산다는 것 자체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니힐리스트처럼 보인다. 전장에서 죽으면 차라리 좋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을 정도로 삶에 염증을 느끼는 50대에 접어든 늙은 남자일 뿐이다.

그나마 그가 이 베트남에서 안식을 구할 때는 아편을 피우며 사랑하는 여인 ‘후엉’과 같이 있을 때뿐이다. 그런데 이 관계도 참 묘한 것이, 작품 초반에 파울러는 ‘후엉’을 다른 남자, 그러니까 ‘파일’이라는 젊은 미국 남자에게 보내기로 한 것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아니, 빼앗겼다고 해야 하나? 작품이 전개되면서 이 기묘한 관계의 실상이 드러나는데, 사실 파울러는 영국에 아내를 둔 남자로 후엉은 말하자면 베트남의 현지처이다. 그것도 거의 서른 살이나 어린…. 영국의 아내는 가톨릭 신자로, 이혼은 절대 못 하는 처지- 이미 사랑은 사라진 지 오래라 파울러는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전보를 보내고, 후엉과 함께 이혼을 허락한다는 답장을 기다리지만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No’라는 대답뿐이다.

그러던 차에 젊고 싱싱하고 부유한 미국 남자 ‘파일’이 미국 경제지원단 소속으로 베트남에 온 것이다. 그리고 파일은 후엉을 보는 순간 한눈에 반해 끊임없이 구애한다. 이 파일이라는 인물이 바로 제목이 의미하는 ‘조용한 미국인’인데 서른둘의 이 남자는 언뜻 보기에는 전혀 해가 될 여지가 없는, 조용하고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착한, 이제 막 학생 티를 벗어난 선량한 인상의 남자이다. 처음에 파울러는 그런 인상의 파일을 보고 후엉의 말대로 ‘조용한 미국인’이구나 생각하지만 곧 그가 지닌 모순을 간파하게 된다.

파일은 순수한 이상가. 아니 몽상가에 가까운 인물이다. 책에서 배운 이론을 현실 세계에서도 고스란히 적용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순진한 면모를 갖고 있다. 그는 요크 하딩이라는 사상가의 책을 교본처럼 따르면서 공산주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쳐있다. 재미난 점은 파울러가 지적하듯이 요크 하딩 또한 현실의 경험이라고는 거의 없는 지식인일 뿐이다. 그럼에도 그의 이론이 완벽하다고 믿는 파일은 베트남의 제3세력과 접촉해 그들을 물밑으로 지원한다. 그 일의 위험성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그런 중에 파일은 그곳이 영국이든 미국이든 프랑스이든 결혼하여 다른 나라로 가길 꿈꾸는 후엉을 만나 동정인지 연민인지 선민의식인지 아니면 자신의 이상에 따라서인지 그 자신조차 확실히 알지 못하는 뇌의 명령(나는 마음의 명령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에 따라 그녀를 사랑한다면서 파울러(이 늙은 영국 남자의 손에서부터)로부터 그녀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 아래 결혼까지 신청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파일은 후엉을 데리고 민주주의의 이상을 베트남에서 실현하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이 작품은 사실 초반부에 파일이 살해당한 것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이 순진한 몽상가는 책에서 가르친 대로 세상 판단도 하지 못한 채 이론과 이상만으로 똘똘 뭉쳐 제 신념대로 행동하다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파울러는 이 ‘젊고 무식하고 어리석고 쓸데없이 나서기 좋아한 인물이 지나치게 순진해서 생존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죽임당한 것이라고 냉소적으로 말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죽었는데 저렇게 차디차게 말하다니! 할 수도 있을 텐데, 이 작품을 읽는 대다수 독자들은 파울러의 심정에 어느 정도는 동조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만큼 파일의 순진함, 그 순진한 맹종은 독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일은 영국과 프랑스로 상징할 수 있는 제국주의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패권을 손에 쥐고 신이 난 미국의 표본이다. 늙어가는 중년의 영국 남자 파울러에 비해 젊고 싱싱하다는 점에서도 단연 그렇게 보인다. 더욱이 그 나라의 내부 사정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이 믿는 바가 선이고 그것만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온 세계에 그것을 강요한다는 점에서도, 또 그러는 와중에 수많은 생명이 피에 스러지더라도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점에서도 철저하게 미국의 얼굴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자신이 지원한 제3세력의 테러로 인해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자기 신발에 묻은 피부터 닦을 생각을 하는 그런 인간에게 이상(理想)이란 과연 무엇인가? “순진함은 일종의 광기”라며 분노한 파울러가 그랬듯이 그런 ‘조용한 미국인’ 파일의 모습에 비위가 상하지 않을 독자가 있을까?

파일과 결혼해서 미국으로 가려던 후엉은 다시 이 늙은 영국 남자의 곁으로 돌아온다. 아, 자력으로는 자신이 속한 세계도, 삶도 어떻게 바꿀 수 없는 베트남 여인이여…. 그렇다고 이 늙은 영국(제국주의) 남자 파울러는 선(善)인가? 그 또한 제 나라에 아내를 두고는 이곳 베트남에서 베트남 여인을 착취한다(사랑이라는 이름의 성착취). 전쟁에 염증을 느낀다고 해서,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에 분노한다고 해서, 그 모든 일들에 죄의식을 느낀다고 해서 그가 파일보다 나은 인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 또한 이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하얀 피부의 인간”일 뿐이다. 떼를 지어 몰려와서는 “얼쩡거리며 이곳 사람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제멋대로 설정하고는 굳이 납득시키려고 덤비는”(211쪽) 그런 “하얀 피부의 인간”- <조용한 미국인>은 이렇게 2차 대전 이후 베트남을 배경으로 제국주의와 미국의 패권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끝으로 이 작품에는 나름의 반전이 숨어 있는데, 그 반전이 밝혀지기까지는 추리소설처럼 읽히기도 하고, 반전이 밝혀진 후에는 과연 어디까지가 죄일까 내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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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5-10 11: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는 순진한 이상주의자를 진짜 너무나 싫어하기 때문에(마르고 고뇌하는 남자가 겹쳐지는 건 왜일까요) 읽으면서 답답해 하겠지만 그러나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저는 딱히 그레이엄 그린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나오는 족족 읽게 되는 것 같네요? 어쩐지 잠자냥 님 때문이다, 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저는 지금 이 리뷰를 읽으면서도 생각한건데요, 사람이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멍청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그것과 내가 읽는 책이 한데 모여 감상이 나오는 것 같아요. 잠자냥 님 리뷰가 언제나 좋은 이유는 잠자냥 님이 교양과 지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구나, 라는 생각이 오늘 새삼스레 듭니다.

이만 총총.

잠자냥 2023-05-10 11:49   좋아요 3 | URL
마르고 고뇌하는데 순진한 이상주의자면 정말 답없다.......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이 책의 순진한 이상가는 덩치는 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엄 그린 작품은 대부분 악이나 선에 대해서 모호하게 그리고, 추리소설 같은 요소가 있어서 계속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 근데 그럼 다부장님도 교양과 지식을 두루 갖춘 분! ㅋㅋㅋㅋㅋㅋㅋ (우리끼리 칭찬 ㅋㅋㅋㅋ)

잠자냥 2023-05-10 11:50   좋아요 0 | URL
참 이 책 다부장님 베트남 가셨을 때 읽고 있었는데 부장님 생각 조금 했습니다.
쌀국수 드시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0 13:40   좋아요 1 | URL
그런데 덩치 크고 순진한 이상주의자는 또 그런대로 싫으네요? ㅋㅋ

그나저나 잠자냥 님 앉으나 서나 다락방 생각.. ( ˝)

잠자냥 2023-05-10 14:0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쌀국수 드시나 생각은 누워서 했습니다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5-10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세계사 읽으면서 이 책이 언급되었을 때만 해도 번역서가 없었는데 이렇게 나왔군요. 리뷰 보니 더 흥미롭네요. 덕분에 보관함에 담습니다^^

잠자냥 2023-05-10 11:47   좋아요 1 | URL
와우, 세계사에 언급된 책이군요? 그럴 거 같아요.
저도 이 책 읽으면서 베트남의 역사를 더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3-05-10 1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생각거리가 많을 것 같은 책이로군요?
그리고 살면서 죽여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
전 뉴스를 보면 한 번씩 살의를 느낍니다.ㅋㅋㅋ

잠자냥 2023-05-10 12:07   좋아요 3 | URL
음 제가 책나무님과 같은 살의를 느껴서 그걸 본문에 썼다가 지웠습니다..
그 인간을 지지하는.......(설마) 사람들도 이곳에 있을지 모르니까요.... (설마?!)
암튼 제가 요즘 ‘아 저 인간 좀 죽어버렸으면‘ 하는 사람은 바로 그......... 휴.......

독서괭 2023-05-10 12: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책 제목 보고 미국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사회과학 서적인 줄 알았어요. 그레이엄그린 소설이었군요? 읽지 않은 책장에서 몇년째 저를 노려보는 그레이엄그린 단편선이 생각납니다....
역시 가장 큰 피해자는 제3세계의 여성이군요. ㅠㅠ 후엉... 이름도 우는 소리야, 후엉.. ㅠㅠ

잠자냥 2023-05-10 14:0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책 표지만 보고는 그레이엄 그린 작품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었어요.
그레이엄 그린 신간 알리미를 신청해놨어서, 알림이 뜨긴 했는데 클릭하고도 약간 의심했다니까요.
아니 무슨 이런 촌스런 표지가..... ㅋㅋㅋㅋ
후엉 후엉에서 크게 웃었습니다.

책먼지 2023-05-11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 책 사라고 알라딘이 적립금을 줬나봅니다!!! 저는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지만”을 마음속에 품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첫문단에서부터 움찔했어요ㅋㅋㅋ 누가 혼자서 과도한 죄의식을 갖는 건 상관 없을 것 같은데 그 잣대로 남의 행동을 판단하고 남에게도 과도한 윤리를 강요하면 숨막힘을 넘어 해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호손 주홍글씨 떠오릅니다) 그렇다고 또 구성원들이 너무 죄의식이 없으면 사회가 유지되지 않을 것 같고요!! 파울러고 파일이고 다 싫은데 욕하는 재미로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잠자냥 2023-05-11 10:52   좋아요 2 | URL
헐- 회사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정말 괴롭겠는데요...!
많은 분들이 그러실 것 같기도 한데.... ㅎㅎㅎ 저는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런 사람이 회사에는 없어서.
이 책 말고 다른 책 사보셔도 될 텐데...욕하는 재미가 필요하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5-11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 이렇게 쭉 읽으니까 소설 진짜 너무 메타포인데? (분석뇌 발동!!!)ㅋㅋㅋㅋㅋ
파일 너는 베트남 남자는 안구하고 왜 여자만 구해? 그것도 결.혼.으로? 그 이상주의 참 독특하네. 암튼 저는 둘다 싫고, *후엉* ... 흐엉 ㅜㅜ
책나무님과 잠자냥님이 죽이고 싶은 그 인간은 파울러와 파일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잠자냥 2023-05-11 11:11   좋아요 2 | URL
음 그리고, 파일은 처음에 후엉을 보고, 미국인이고, 프랑스(군)인이고 하여간 백남들 상대로 몸을 파는 여인인가 하고 생각해서 연민&너를 구해야 해! 뭐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책 제가 다 뭐라뭐라 쓸 수는 없었으나 분석하자면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는 작품..... 그나저나 그놈은 여기 일본인까지 나왔으면 더 좋아했을 듯.ㅋㅋㅋㅋ ˝그 인간˝ 자꾸 이러니까 다부장님 말하는 거 같아서 그놈으로 수정.......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5-11 17:37   좋아요 0 | URL
그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끼놈!!!

케이 2023-05-16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편과 가끔 실수로 그 사람 얼굴을 볼 때마다 제발 급사하라고 빌고 있어요. 임기가 아직도 너무 길게 남아있어서 절망스럽습니다.ㅜㅜ

잠자냥 2023-05-16 13:09   좋아요 1 | URL
실수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가끔 트위터 같은 데서 그놈 얼굴 보면 정말 황급히 닫아버립니다.
4년이라니........ 급사 기원합니다....

ilikems 2023-05-26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 리뷰 글이 너무 좋아서 ˝어쩜 이렇게 잘 쓴 글이 있다니!˝하며 쭉 읽어가다 댓글까지 읽게 되었는데 댓글도 너무 흥미진진 최고네요^^

잠자냥 2023-05-26 12:36   좋아요 0 | URL
아이코 흥미롭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이 더 재미나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