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문화계의 르네상스라 할 수 있는 90년대 중후반에 초딩(국딩이 아닌!)으로.. 무한도전을 평소에 잘 시청하지는 않지만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인기는 반갑다. 언니와 터울이 거의 없는 관계로 서태지의 감성은 잘 모르지만 H.O.T와 G.O.D 세대로서 문화적으로 나름 충만한 유년기를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빠들의 모자에 살포시 앉은 먼지 뭉치를 사대거나 오빠들 이름으로 나온 음료를 막 사마시거나. (실제론 아람단 활동 때문에 국진이빵을 젤 많이 먹음.)


그 때는 에쵸티 오빠들을 '홋뜨'라고 부르는 아빠에게 한순간 경멸에 눈 빛을 보내기도 하고 지오디가 이름 때문에 싫다는 실력없는 검증 안 된 원어민 강사를 말 그대로 졸라 미워하기도 했다. 어떻게.. 어떻게.. 그들을 싫어 한다냐! 그리고 어찌 옵하들을 모를 수 있다냐!


심지어 내 대학 동기 중에는 H.O.T 의 문희준을 싫다고 했다는 이유로.. 진짜 친한 친구였던 애한테 정.식.적.으로 절교 당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해는 잘 안 되지만 그 상황이 뭔지는 알 것 같다.


신화에서 동방신기로, 샤이니에서 빅뱅으로, 빅뱅에서 이제 엑쏘까지...(순서 안 맞을 수도 있으나 미리 사과드립니다.)


강타오빠를 좋아했지만 백만 안티를 이겨내고 여전히 웃긴 희준 오빠가 여전히 예능에서 재간둥이의 면모를 보일 때 안심이 되고, 청순하고 예쁘기만 하던 핑클을 나와 섹시 가수가 되었던 이효리를 혀를 끌끌차며 봤었던 시기도 있었는데(순전히 질투였던듯) 지금은 횰언니 횰언니 하며 제주도를 놀러가기도 하고 렌틸콩을 직구하기 바쁜 나도 이제는 같이 늙어 간다는 느낌을 알 것만 같다. (오일 풀링은 아침에 저기압이라서 몇 번 해보다 실패..ㅋㅋ)


과외 학생이 엑쏘를 참 좋아하는데 가끔 얘기를 듣다보면 벌써 꼰대처럼 된 나를 발견하고 울고 싶어 질 때가 있다. 한 멤버의 열애설이 났을 때 여고생 특유의 흥분+질투로 침을 막 튀기며 가끔 험한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입 한쪽 꼬리를 올리며 "딴 애들도 다~~ 연애하고 있거든!! 음하하" 라고 환상을 깨부수는 걸 즐기는 나. 아니면 멤버 탈퇴 사건을 지켜 보면서 그래도 우리 땐 진짜 감성이 있었는데.. 같은 향수를 곱씹는 나. 이거 노화.. 그린 라이트 인가요?


H.O.T와 젝키의 완전 광팬은 아니었지만 콘서트 장에서 팬을 모아 놓고 해체를 선언하며 눈물 콧물 죽죽 흘리며 멋진 아디오스를 외쳤던 오빠들이기에 지금도 밉지가 않다. 진짜 사람이 헤어질 땐 헤어지더라도 인사는 해야지!! 진정 멋진 게 그런거라고!


물론 그 독박은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다 썼지.. 우리 오빠들은 평생 인기 있고 그럴 수 있는데 단물 다 빨아먹은 너네들이 무조건 나빠! 이런 식으로. 


한류다 뭐다해서 지금 걸그룹들은 수입도 대우도 더 좋아진 건 다행한 일이지만 뭔가 너무 상업화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우리 때도 오빠에 열광하는 애들 때문에 허리 휘는 부모들도 많긴 많았지만..) 아이돌 상품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오빠 언니들이 광고하는 것들의 범위가 교복,영화.. 같은 것에서 이제는 어른용 화장품, 브랜드 옷 까지 점점 늘고 있는 것 같다.


스아실 90년대도 비즈니스이긴 했지만 저작권 개념도 없이 제도적으로도 많이 허술했기도 해서 뭔가 감성은 더 넘쳐 흘렀던 것 같다. 확실히 기술의 발전이 감성 부문을 다 메꾸는 것도 있는 듯 하다. (그치만 결코 저작권이 안 지켜졌던 현실을 옹호하는 건 아닙니다.)


저작권 얘기가 나왔으니 한 때 나도 너무나 자주 갔던 책, 비디오 대여방이 흥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만화가, 영화 제작자들은 뒷목 잡을 일이다) 그게 저작권료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 커서 대여방이 거의 망하던 시기에 알았다. 하긴 만화책 한 권에 300원에 대여가 가능하다는 건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다는 뜻이지. 마찬가지로 녹음 테이프에 막 녹음에서 싸게 팔던 '길보드차트' 또한 정당하지 못한 건 마찬가지.


얼마전 <씨네21>을 서점에서 사들고 와서 신나게 읽다가 갑자기 대여방에서 발간하던 공짜 영화지가 갑자기 생각났다. 나름 대여점도 체인이 있어서 방과 후에 친구 집에서 비디오 빌려서 떡볶이 먹고 노는게 일상이었는데 영화 선택에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무가지라도 나름 글빨이 좋은 것도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평론가의 글을 쉽게 볼 수 있고 트위터로 바로바로 싸움을 할 수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아직 '손 맛'은 못 따라 가는 것 같다.


또 '손 맛' 하니 생각나는 잡지가 있다. [엠알케이]라고.. 미스터 케이라고 읽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한 때 엄청 흥했던 캐릭터 + 편지지 + 감성 잡지가 있었다. 스티커도 막 사서 몹고 편지지를 막 정리하기도 하고 인기 캐릭터 투표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1위를 못 하면 괜히 화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콩콩이. 이 때 캐릭터 산업이 잘 되었으면 생활이 좀 더 아기자기해졌을 수도 있었을텐데. 조금 안타깝다. 너무도 괜찮은 캐릭터와 아이디어 편지지가 많았었기 때문에.


원래 뭐 잘 버리고 하는 성격이 아닌데 그것들은 다 없어지고 없다. 아님 못 찾거나. 인증샷 하나 멋드러지게 찍어야 하는데.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오랜만에 일요일 오전에 커피를 마시다 보니 갑자기 감성이 돋아서 쓴 글일 뿐 요즘 아이돌 문화나 문화산업을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예전이 좋았지... 같이 왕년을 곱씹는 꼰대처럼 쓴 글이 아니니 오해 말고 읽어주세요.ㅠㅠ


* 갑자기 검색해 보니 아직 만화 잡지 [이슈issue] [파디party]는 발간이 되고 있다. 그렇게 예쁜 순정만화를 보기엔 내가 너무 음란마귀에 씌였지만.. 다시 [풀하우스]와 [여왕의 기사]를 읽으면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끼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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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나의 캐치프라이즈로 자리잡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입에도 그냥 짝짝 달라붙는다. 책이 처음 나왔을 당시 글빨과 더불어 설득력있는 어투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문구를 새겨넣었다. 심지어 영어로도 아는 정도다. "He is just not that into you!" 


Just 와 That 이 참 잔인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니 그냥 그 남자가 널 그렇게 안 좋아하는 거라고! 이 단순한 사실도 모르는 거냐 이 둔탱아!!


섹스 앤더 시티 작가가 썼다니 어떻게 설득력이 없을 수가 있나. 말상에다 약간 무서운 인상인 캐리도 러블리 자체로 승화 시킨 그들인데.


우리 언니는 이 영화를 보고 눈물까지 펑펑 흘렸다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 영화를 보라고 말을 했다. 철같은 여인이 왜 이렇게 유난이냐 싶어 본 영화는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해피엔딩 인듯 해피엔딩 아닌 해피엔딩 같은... 여기서 어떤 넘이 젤 나쁜 놈이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지?


책이든 영화든 재미있고 감정 이입이 심하게 되서(왜!!?) 몰입도는 최강. 너무 설득력이 있어 반박을 해도 질 것 같은 분한 느낌이 드는 것도 감수할 만큼.. 여우짓은 배워야 한다. 


그리고 가장 귀여운 여자 지지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역시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봐~~~


"너는 언제나 쿨하고 상처 안 받고 멋있어서 내가 웃기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나는 언젠가는 꼭 사랑을 할꺼야. 너는 평생 모르는 그 감정을 나는 조만간 느낄 거라고!" (당연히 정확한 기억력이 아닙니다.. 각색입니다..ㅠㅠ)


역시 진심은 통했고 내 기준으론 이 영화에서 가장 멍멍이 자식이었던 알렉스는 지지에게 마음을 뺏긴다. 제 3자 이므로 사실 욕이 나왔다. 이런 XXXX!! 어디서 여자를 헷갈리게 하고.. 나쁜 X 되기 싫어가지고!! 하지만 내 상황이라도 나중에라도 고백해 오는 남자를 거절할 수는 없겠지..


영화는 참 재밌게 봤다. 하지만 난 이 문구를 참 안 좋아한다. 만병 통치약처럼 망한 연애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답인데다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상담자의 위에 군림하면서 한심하다는 듯 던지는 말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망한 연애에 허우적거리는 구질구질하고 미련한 여자처럼 되버리는 느낌이 참 견디기 힘들다. 


이것과 더불어 "님, 자존감이 부족하시군요." 라는 말도. 그 놈의 자존감, 자존감!!


한 때 심리서적 좀 읽었었는데 어느 순간 심리 상식을 너무 많이 알아서 오히려 내 심리를 다친다는 걸 느끼거나 그냥 확- 상처받았다는 걸 인정하고 펑펑 울고 끝낼 일도 혼자 분석을 하면서 쿨하게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밀려오는 울분을 터트리거나 하는 경험을 여러번 한 후로 심리 서적은 은근..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잘못된 심리 상식의 폐해일 수도 있음.)


유명한 드라마 작가 노희경이 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제목도 한 때 인기를 좀 끌었다. (한 때 커뮤니티 안에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저는 지금 유죄네요..>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리고 저 표지 하나만 올리면서 어장관리 하는 넘들도 있었음..) 


비슷한 예로는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도. 


아니 사랑하지 않는다 해서 뭐 죄까지나. 제목만 들어도 허허참 웃으며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나는 쿨한 관계를 잘 유지하지 못해서 그 때는 저런 제목에 짜증이 일었다. 사실 쿨한 것 만큼 상대편에서 열불나는 일이 없다. 주로 짧고 강력한 연애를 반복..(심리 상담 받아야 할 듯) 했었기 때문에 회복기는 빨랐지만.. 아예 '회복기'라는 것 조차 없었던 가장 최근의 연애를 경험하고 나서야 정말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가 나에게 반하지 않았어도 나라도 반하는 연애를 해야겠다고.


핫이냐 쿨이냐. 청승이냐 청순이냐. 연애가 뭐 필수도 아니고 안 해도 그만 해도 그만이지만.. 네.. 저 이왕이면 핫에 청승맞은 놈으로 할게요. 남들이 욕을 하거나 말거나.



* 내가 분노하는 이유 : 입에 착 붙는 표현을 하나 따와서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하면서 남의 마음에 스크레치를 쫙쫙 긋는 사람들이 많아서.


* 내가 진짜로 분노하는 이유 : 그는 나한테 반하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내가 반했어도 화딱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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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졔 2015-01-09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맛깔나고재미있게 쓰시네용 ~~~

뽈쥐의 독서일기 2015-01-09 19:4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자주 뵈어요~*^^*
 
싱글즈 Singles A형 2015.1
싱글즈 편집부 엮음 / 더북컴퍼니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1. 잡지 이름이 싱글즈인데 '싱글세'에 관한 기사 한 줄 없을리가. 나도 이제 싱글인 게 (엄마한테) 좀 부담스러운 시기다. 나이먹는게 갑자기 이렇게까지 싫어지다니. 


창조세금이 나날이 늘고 있는 상황에 이제 하다하다 '싱글세'를 언급했다는 것만으로 무한 짜증이 솟구친다. 삼포세대고 출산포기고 나랏님들은 진정 신문기사를 안 읽으시는 건지. 국민연금도 아까워 죽겠고만.. 이번 논란으로 나도 의식하지 못했던 문제를 알게 되었다. 이미 싱글은 가족이 있는 사람보다 세금우대 혜택같은 걸 따져보면 이미 싱글세 비스무리한 걸 내고 있던 것.(딱히 여기에 불만까지는 없다.)


사실 애국같은 말도 내게는 조금 촌스러운 주장인 것 같은데 출산으로 애국... 이라니. 끔찍스럽다. 내가 걸어다니는 자궁으로 보이니?


2. 자기 속도로 살기. 시간도 돈이다. 시간 관리는 '시테크'라고 까지 한다는데 영원히 살 것처럼 느긋하게 살고 있는 나에게는 좀 필요한 기사라고 생각해서 읽어 보았다. 시간 관리를 하려면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부터 알아야 된다는데 머리속이 하얗다. 어떤 유형인지 잘 모르겠다. 혈액형처럼 피를 뽑으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인간 중심, 정보 중심, 성과 중심, 재미 중심 중 하나일 수 있다는데 언뜻보면 재미 중심이겠지만 난 인간 중심이기도 하다. 


자기 파악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그 뒤에 딸린 기사 <아침부터 저녁까지 숨겨진 1시간을 찾는 법>이 오히려 더 유용한 느낌이다. 그런데 결론은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라는 것. 올빼미 형에 아침에 저기압이라 엄마가 해주는 밥도 눈을 감고 넣는 나에게는 몇 개만 지켜도 30분은 확보될 것 같다.


시간 아끼는 것도 제테크는 맞지만....돈을 마구 뿌리고 사는 여자... 나는 정말 헤픈 여자...엉엉.


3. 그놈의 에프터눈 티가 뭐간디!! 겨울이고 연말이라 그런지 차에 관한 기사가 좀 있었다. <차로 하는 디톡스, 티톡스> 같은 깨알같은 언어유희를 사용한 제목도 있었고 예쁜 찻잔과 유명한 차 브랜드 10개를 소개하는 기사도 있었지만 나와 언니의 눈길을 끈 것은 청담동과 신사동에 형성되어있는 '애프터눈티 로드'!!


프랑스식 어쩌고.. 이런 것에 별로 환상은 없지만 저 우아한 3단 트레이는 언제나 내 맘을 끈다. [서양골동양과자점]을 읽고 환상이 생긴 메뉴는 요 에프터눈 세트와 나무 모양으로 생긴 롤케잌 '부쉬드 노엘', 그리고 슈크림을 쌓아서 설탕물로 굳혀 고정한 '크로캉 부슈'. 엉엉. 


케이블 티비에서 방영하는 고급스러운 블랑제리를 보면서 언제나 "내 언젠가 저것을... 저것을..." 하는 우리 자매는 꼭 요 애증의 애프터눈 티 세트를 먹어보기로 다짐했다. (막상 먹어보면 실망할 것 같기도..)   


콧대높은 프랑스 메뉴답게 에프터눈티 세트는 혼자서도 먹지 못한다. 거의 2인 세트나 커플 세트로 구성되고 2단 3단 트레이에 따라 가격도 높았다 낮았다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높기도 하다.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놓고 책이나 다이어리를 가져가서 카페놀이를 하는 스타벅스식 카페도 여전히 편안하고 좋지만 한번쯤은 애프터눈티를 마셔보고 싶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신사동에도 내 이것을 위해서라면 갈 의사가 충분히 있다. 


인스타그램을 한다면 바로 #애프터눈티 #프렌치 #살롱드 어쩌고.... 라는 멋드러지고 눈꼴신 해시태그를 마구 부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4. 반려 동물. 나도 반려 동물과 살고 싶다. 프렌즈의 모니카가 그렇듯이..... 나는 이름까지 지어놨는데! 하지만 엄마에게 얹혀 살고 있는 주제에 동물털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에게 더 이상 민폐를 끼칠 수야 없지. 게다가 언니와 나는 아직 없는 강아지 종류도 이름도 의견이 맞지 않아 화제가 이쪽으로 오기만 하면 가벼운 투닥거리를 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창조 싸움?


까만 푸들을 키운다면 나는 '까미'로 귀여운 까망색과 알베르 카뮈의 2중적인 의미를 띈다며 작명센스에 매우 흡족해 하지만 언니는 푸들이라면 무조건 '라면'이다! 같은 걸로 싸운다. 견종은 치와와, 푸들, 포메라이언으로 합의를 본 상태인데 조만간 기회가 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5. 화장품 파워 블로거가 본격적으로 생기기 전에는 싱글즈 뷰티기사를 보는 맛이 쏠쏠했다. 여전히 종이를 넘기면서 보는 화장품 비교 기사는 재밌다. 이번에는 컬러 립밤 비교기사였다. 아무리 블로거라도 5개 제품까지는 열심히 비교하지 않으니 잡지가 단연 보는 재미가 있지만 컬러 립밤을 살 생각은 없었으므로 패스. 


치크 섀딩 기사는 매우 유용타. 볼에 생기를 주기 위해 볼에는 항상 블러셔를 넣는데 가끔은 완급 조절에 실패해 '불타는 고구마냐'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예뻐지려고 화장을 했는데 바닷가에 사는 아이처럼 볼이 빨간 여자가 되어버리는 셈. 항상 눈같은데 신경을 썼지만 진짜 고수들은 얼굴선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더 할애한다고 하니 열심히 참고 해야겠다. 


얼굴형에 따라 섀딩하는 방법에 따라 생기가 다른데 본격적으로 화장한지 한 5년... 이런 걸 몰랐네. 한때 [겟잇뷰티]도 꼼꼼히 챙겨보고 했는데...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다른 것 같다.


6. 연애를 막장으로 만드는 연애 상담에 대한 기사. (안 좋은 쪽으로) 남다른 성장과정을 거친 나는.. 연애를 친구들 보다 엄청시리 늦게 했기 때문에 친구들이 연애 상담을 하면 쭉- 듣다가 이렇게 말했다. "헤어져어~~! 그 남자 별로다. 니가 아까워" 


친구들은 내 얘기를 듣고 주로 말을 잃었기 때문에 내 연애 상담이 먹힌거라 생각했다. 속으로는 봐라, 내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이리 깊어요~ 하는 근거없는 프라이드까지 있었다. 


연애를 하고 나니 나는 연애상담을 요청하지도 받지도 않는다. 특히 헤어지라는 말을 들으면 전적이 있어 신뢰가 생기질 않고 헤어지라는 말을 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나는 한결 편안한 인간이 되었다.


이건 인간에 대한 예의나 깊은 이해로 편한 인간이 된 건 아니다. 그냥 용기가 많이 없어졌을 뿐. 경험을 통해 내가 별로 타인을 잘 조련(?) 하지도 관계의 신도 아니라는 자기 인식을 했기 때문이다. 


연애상담을 하는 것도 해주는 것도 위험하지만 내 생각에 가장 위험한 경우는 자신만의 공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들에게는 남자는  이렇다, 여자는 저렇다, 라는 공식을 넘어 아주 강력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의 연애 상담이라도 듣고 있으면 나도 어느새 핏대가 서 있다.  


연애 상담을 하다 친구와 의가 상해서 연락을 끊었다는 사람이 22%가 된다는 조사가 있는 걸 보니 역시 사랑에 빠지면 우정보다는 강력한 사랑이 힘을 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효 상담없는 연애가 하고 싶다.



* 부록으로 온 버츠비는 아시다시피 좋았습니다. 받자마자 엄마한테 뺐겼지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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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9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4-12-29 16:05   좋아요 0 | URL
요즘 부담스러운(?) 책을 잘 안 읽어서 잡지라도 리뷰하다보니 글이 길어지네요. 댓글까지 남겨주시고 반갑습니다.^^
 

요즘 컬러링 북이 쏟아져 나온다. 드로잉이나 뭐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드로잉 자체로 응용할 수도 있을 듯.


전에 서점에서 나도 모르게 심취해서 한 번 해보았는데... 몇 권 구입하고 싶다.

뭔가 채우고 싶은데 뭔지 모르겠다면.. 컬러라도 채워보자.

가만.. 색연필이 어디있더라.. 뭘 하려면 몇 시간 동안 물건을 찾아야 하는 현실..ㅠㅠ

채우는 것 보다 비우는 게 항상 더 필요하지만 그래도 포스팅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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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패턴, 도시, 숲, 동물, 자연, 카페, 계절, 이벤트(크리스마스), 명화 등의 보기만 해도 예쁜 것들인데..

'힐링'의 취지에 맞게 만다라, 젠까지... 대단한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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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사고 싶은 것...ㅠㅠ 소녀감성 살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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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사고 싶은 것..............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잘생김을 연기하는 이 배우!!!! 베네딕트 컴베치치!!!

약혼 하셨던데 잘 살아아여...................ㅠㅠㅠ

얼굴에 낙서해줄꺼양!!ㅋㅋㅋㅋㅋ

(컵받침까지 제작할 수 있다고 하네요. 아유 세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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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란젤리나 커플이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사실 그닥 관심은 없다. 애들까지 다 낳고 입양까지해서 우르르(?) 잘 살고 있는 마당에 뭔 식까지나? 싶기도 하지만 당연히 그들 가족에게는 필요한 일이 었겠지. 


시작은 부적절했지만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사는 사람들이라 크게 손가락질 할 마음은 없다. 근데 의외로 스윗했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그들이 결혼식을 극비로 올리고 (결혼식은 사적인 영역이라고 하면서) 사진을 선별적으로 파는 행동은 좀, 솔직히... 밥맛이다.


기사를 읽으면서 내 의식의 흐름. 날이 꾸물거려서 그런지 꽈베기처럼 붸붸 꼬인 창자.


그러면 아예 공개도 말았어야지.... 하면서도 나는 이 잡지를 보고 있네? 그리고 드레스 이쁘다고 생각하고 있네? 애기들도 참 이쁘고 보기 좋으면서... 편집장의 말이 겹치면서... 치 근데 공개하려면 아예 속시원하게 해버리든가 뭔 까탈이여... 이거 힘든 게 따온 사진인 줄은 알겠지만...... 이게 꼭 특집인 건가... 여태껏 싸인도 잘 해주고 이런 이미지랑은 완전 다르자나. 흥. 


질투라고 생각해도 상관은 없지만 이렇게 다른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질투.. 보다 낯선 감정이 느껴진다. 아무리 매체로 자주 봐서 친근하다고 생각했던 그들이 막상 이런 요란뻑적지근한 행사를 갖는 순간 갑자기 내가 서 있는 땅이 확 밑으로 꺼지는 느낌. 역시 그들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스타인 것이다.


조지 크루니 아찌도 (비공식적이지만) 대선의 꿈을 위해 엄청 섹시한 변호사랑 결혼식을 올리는 데 무지막지한 돈을 들여서 화제가 되었다. 무려 137억원. 헐리우드 스타답게 하객들의 비행기 티켓도 촥 끊어주고 경호원비에도 상당한 비용을 들였다고 하니 자식 결혼 비용 때문에 빚더미에 앉았다는 보통 사람들의 심각한 이야기와 비교하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희안하게도 나와 더 가까운 이야기보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간다.


암튼 늦(?)결혼 했으니 애기들 데리고 잘 살아요.


2. 헐리우드 스타하면 이병헌. (읭?) 어리고 되바라진 여자 아이 두 명에게 협박을 당한 일로 시끄럽다. 50억이든 10억이든 집이든.. 아무리 이병헌이 돈이 많다고는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애들의 깜찍한 협박 내용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연예계가 돈이 많이 돌고 연예인들이 순수(?)하다고는 해도 너무 어이없자나~~


뭐 이병헌이 결혼 전부터 스캔들 없는 스타였던 건 아니라 조금.. 예상은 했어도 이렇게 빨리, 이렇게 더티하게 터질 줄은 예상도 못했다. 남의 남편에게 왠 관심이냐고 하면 나는 병헌 오빠(!)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결혼 전 스캔들도 충분히 더티하긴 했지만 그럼, 저렇게 멋진 남자가 여자 하나 없었겠나? 글고... 어떤 여자가 안 넘어가겠나? 라는 매우 주관적인 생각으로 눈, 귀를 닫는 나란 여자.. 남자 보는  없는 여자.


희안한 찌라시가 돌아도 흥, 그래도 목소리가 저렇게 멋있는 배우가 어딨냐고 심히 옹호하고 챙겨보지도 않는 [힐링캠프]에서 도너츠 소문을 해명할 때도 여고생처럼 까르르- 웃으면서 괜히 내가 힐링하곤했던 병헌 오빠.... 이제는 진심 실망스럽다. 오빠라고도 안 부를꺼다.


이번 사건은 이병헌한테 특히 정이 뚝- 떨어진 이유는... 그는 유부남이다! 게다가 부인은 일반인도 아닌 유명한 배우 이민정이니깐! 특히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이혼을 하라, 제 2의 엄앵란이냐 며 난리지만 이민정이 입을 다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기도 유명하니까 입장 정리가 필요하겠지.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이병헌도 아닌 이민정이다. 사건 터지 것도 속상한데 그게 대중에게 알려져서 망신까지 당하니.. 정말 안쓰럽다.


배우는 연기를 잘 할 때가 멋있는 것이니 어쨌든 미워도 다시 한 번일 것은 분명하지만.. 이제 손편지 같은 거 하지마세요. 변명도 방법도 낡디 낡았다.

  

3. 아무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해도 생물학적 나이는 중요하다. 나도 잘 낫지 않는 상처와 회복되지 않는 피로감에 쩌들면서 노화가 시작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아직 시퍼런(?) 20대 후반이지만 계란 한 판을 하나하나 채워갈 때가 되니깐 조급한 마음이 안 생긴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아직도 자리를 못잡고 비리비리한 걸 보니.. 엄마의 걱정하는 눈길도 이해가 안 가진 않는다.


영국에는 '33세 강박증'이라는 말이 있나보다. 여성 인권이 우리보다 좀 높은 나라다 보니 한 3-4년 정도 조급증을 느끼는 시기가 늘어난 것 같다. 꽤 긴 시간이다. 서당개는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남의 인생에 관심을 갖는 것은 만국 공통인 것인지 직업 멀쩡하고 남친도 있고, 남친도 직업 멀쩡한 영국 여성도 남의 눈치를 본다. 혼자 여행하는 사진을 업로드 하는 것에 머뭇거리게 되고 집을 꼭 사야하나 결혼을 꼭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뒤에 우리나라 에디터가 첨부한 칼럼도 재밌다. 고양이를 키워도 고양이가 싱글 여성의 아이콘이 되서 마음껏 자랑할 수도 없는 현실. 무슨 고양이가 숨겨둔 애인도 아니고.


무엇보다 가장 공감되는 말들. 해야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내가 진짜 하고 싶을때. 결혼보다는 연애가, 사랑이 하고 싶다.



4. 예전에 [유브 갓 메일]에서 스타벅스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있다. 커피 하나를 시키는 데 카페인, 디카페인, 레귤러, 톨, 크림, 논크림.. 을 선택해야 하는 데 진력이 난다고. 이렇게 선택의 연속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나부터도 도시의 휴게소 같은 '김밥*국'을 가면 눈빛이 흐리멍텅해지니까.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작은 선택도 계속 합쳐지면 큰 스트레스가 되는 모양이다. 보통 도시인들은 자극에 취약할 대로 취약한 유리멘탈의 소유자가 많으니까 작은 선택, 작은 스트레스도 엄청난 파문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요즘 트렌드는 '결정 그만하기' 란다. 무려 결정 디톡스라고 하니... 웃음이 나오면서도 슬프다. 결정도 독이다.


우유부단한 사람이라는 단어가 요즘은 '결정 장애자'라는 명사로 굳어지고 있는 마당이니 사실 웃을 일은 아니다. 근데 어떤 책에는 결정을 못 하는 것도 스트레스라는데. 보통 말단으로 갈수록 회사에서 힘든 까닭이 점심 메뉴 하나도 자기 맘대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인 탓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내 경험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코딱지 만한 (내 보기엔) 중요치 않은 일도 내 맘대로 할 수 없고 네네만 하는 로봇을 원하니 고결한(?) 영혼을 가진 나는 인간으로서 큰 상처를 받게 됐다.


인간이란 참 간사한 게 또 결정할 자유를 주면... 그것도 또 귀찮고 스트레스다. 전 도시 인류를 위한 강박증 워크샵이라도 열어야할 판이다. 



5. 푸드 보어(Food Bore :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의 영양성분이나 지금 하고 있는 다이어트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해 주변인들을 지치게 하는 인물을 가리키는 신조어) 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내가 찬양해 마지 않는 효리언니도.. 사실 요기에 해당할 것도 같다. 올해 렌틸콩 수입량이 750% 늘었다고 하니.. 횰언니의 파급력과 죄목(?)은 상당하다. 뭐 나야 내가 직접, 굳이 횰언니의 블로그를 들어가는 것이 맞아서 할 말이 없다. 


사실 나는... 그런 사람들과 산다. 엄마는 내가 밥상머리에서 인상을 조금만 찌푸려도 반복기를 재생한다. "그래도 몸에 좋은거야..!" 엄마의 음식 분류는 두 가지로 나뉜다. 좋은 것과 안 좋은 것. 집밥과 외식. 내가 만든 것과 남이 만든 것. 전자의 경우가 무조건 옳은 것이므로 이에 토를 달면 안 된다. 


또 한명은 언니. 언니는 다이어터다. 거의 모든 다이어트를 해봤다. 덴다(덴마크 다이어트), 종이컵 다이어트, 헐리우드 주스 흡입, 디톡스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등등. 헐리우드 배우, 모델이 하는 거의 모든 다이어트 방법을 알고 있는 게 참 존경스러울 정도다.


그리고 나. 집 안에서는 안 그런다. 근데 나 한때 유기농 화장품, 유기농 주의자였다. 옆에 사람이 말은 안 했지만 가끔 날 놀리는 걸 보면 좀 질렸는 모양이다. 한 때 유기농에 미쳐가지고.... 반성한다.ㅠㅠ


아, 맞다. 나 집에서도 그런다. 블로그 한다고 사진 잔뜩 찍으며 가족들 밥 못 먹게 해놓고 귀찮다고 말만 블로거... 이런 나와 같이 살아주고 같이 놀아주는 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나를 위시한) 이 현대인들아! 스스로를 그만 좀 들들 볶자! (단, 자기 대신 아래 사람을 볶아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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