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나의 캐치프라이즈로 자리잡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입에도 그냥 짝짝 달라붙는다. 책이 처음 나왔을 당시 글빨과 더불어 설득력있는 어투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문구를 새겨넣었다. 심지어 영어로도 아는 정도다. "He is just not that into you!" 


Just 와 That 이 참 잔인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니 그냥 그 남자가 널 그렇게 안 좋아하는 거라고! 이 단순한 사실도 모르는 거냐 이 둔탱아!!


섹스 앤더 시티 작가가 썼다니 어떻게 설득력이 없을 수가 있나. 말상에다 약간 무서운 인상인 캐리도 러블리 자체로 승화 시킨 그들인데.


우리 언니는 이 영화를 보고 눈물까지 펑펑 흘렸다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 영화를 보라고 말을 했다. 철같은 여인이 왜 이렇게 유난이냐 싶어 본 영화는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해피엔딩 인듯 해피엔딩 아닌 해피엔딩 같은... 여기서 어떤 넘이 젤 나쁜 놈이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지?


책이든 영화든 재미있고 감정 이입이 심하게 되서(왜!!?) 몰입도는 최강. 너무 설득력이 있어 반박을 해도 질 것 같은 분한 느낌이 드는 것도 감수할 만큼.. 여우짓은 배워야 한다. 


그리고 가장 귀여운 여자 지지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역시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봐~~~


"너는 언제나 쿨하고 상처 안 받고 멋있어서 내가 웃기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나는 언젠가는 꼭 사랑을 할꺼야. 너는 평생 모르는 그 감정을 나는 조만간 느낄 거라고!" (당연히 정확한 기억력이 아닙니다.. 각색입니다..ㅠㅠ)


역시 진심은 통했고 내 기준으론 이 영화에서 가장 멍멍이 자식이었던 알렉스는 지지에게 마음을 뺏긴다. 제 3자 이므로 사실 욕이 나왔다. 이런 XXXX!! 어디서 여자를 헷갈리게 하고.. 나쁜 X 되기 싫어가지고!! 하지만 내 상황이라도 나중에라도 고백해 오는 남자를 거절할 수는 없겠지..


영화는 참 재밌게 봤다. 하지만 난 이 문구를 참 안 좋아한다. 만병 통치약처럼 망한 연애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답인데다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상담자의 위에 군림하면서 한심하다는 듯 던지는 말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망한 연애에 허우적거리는 구질구질하고 미련한 여자처럼 되버리는 느낌이 참 견디기 힘들다. 


이것과 더불어 "님, 자존감이 부족하시군요." 라는 말도. 그 놈의 자존감, 자존감!!


한 때 심리서적 좀 읽었었는데 어느 순간 심리 상식을 너무 많이 알아서 오히려 내 심리를 다친다는 걸 느끼거나 그냥 확- 상처받았다는 걸 인정하고 펑펑 울고 끝낼 일도 혼자 분석을 하면서 쿨하게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밀려오는 울분을 터트리거나 하는 경험을 여러번 한 후로 심리 서적은 은근..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잘못된 심리 상식의 폐해일 수도 있음.)


유명한 드라마 작가 노희경이 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제목도 한 때 인기를 좀 끌었다. (한 때 커뮤니티 안에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저는 지금 유죄네요..>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리고 저 표지 하나만 올리면서 어장관리 하는 넘들도 있었음..) 


비슷한 예로는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도. 


아니 사랑하지 않는다 해서 뭐 죄까지나. 제목만 들어도 허허참 웃으며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나는 쿨한 관계를 잘 유지하지 못해서 그 때는 저런 제목에 짜증이 일었다. 사실 쿨한 것 만큼 상대편에서 열불나는 일이 없다. 주로 짧고 강력한 연애를 반복..(심리 상담 받아야 할 듯) 했었기 때문에 회복기는 빨랐지만.. 아예 '회복기'라는 것 조차 없었던 가장 최근의 연애를 경험하고 나서야 정말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가 나에게 반하지 않았어도 나라도 반하는 연애를 해야겠다고.


핫이냐 쿨이냐. 청승이냐 청순이냐. 연애가 뭐 필수도 아니고 안 해도 그만 해도 그만이지만.. 네.. 저 이왕이면 핫에 청승맞은 놈으로 할게요. 남들이 욕을 하거나 말거나.



* 내가 분노하는 이유 : 입에 착 붙는 표현을 하나 따와서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하면서 남의 마음에 스크레치를 쫙쫙 긋는 사람들이 많아서.


* 내가 진짜로 분노하는 이유 : 그는 나한테 반하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내가 반했어도 화딱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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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졔 2015-01-09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맛깔나고재미있게 쓰시네용 ~~~

뽈쥐의 독서일기 2015-01-09 19:4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자주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