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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장의 영향으로 BL 장르에 눈을 뜨게 되었다. 벌써 취향도 나름 확고하다. 나카무라 아스미코는 국내에도 매니아층이 두터운 모양인데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다. [동급생]이 영화화되서 지금 프로모션 중인 것같다. 배너를 보고 리뷰를 쓰자고 결심했다.


만화 그림체에는 그렇게 까다로운 편이 아니라 왜곡이 심한 인체 모형도 적나라한 형태도 다 봐줄만 하다. 가끔은 좀 징그럽긴 하지만. 예쁘장한 여장 남자 J를 구체 관절인형처럼 표현해서 종잡을 수 없는 매력적인 느낌이 나기도 한다. 모든 인물이 길쭉길쭉 다 징그럽게 늘어져 있는데다 눈동자가 텅 비어있다. 신경질을 부리는 장면은 정말 딱 맞을 정도로 노이로제스러운(?) 미학이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자면 팀버튼스럽다고나 할까. 괴기한 느낌으로는 팀버튼보다 위다. 아무튼 그림체에는 징그러운 아름다움이 있다.


문제는 스토리. 3권으로 끝난 작품이라 지구력 부족한 독자인 나는 처음부터 쾌재를 불렀다. 다 읽고는 찜찜한 마음에 10권은 그려서라도 이렇게 끝내선 안 되는 거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용두사미, 찜찜한 해피엔딩이라고 간단히 치부하기엔 J에게 지워진 삶의 불행한 사건이 너무나 끔찍했다. 현실에는 분명 존재하기야 하지만 J의 생명력과 삶에 대한 애착이라고 하기엔 너무너무 불쌍하잖아! 그리고 등장인물을 그런 식으로 존경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히 매력이 없는 이야기다. 아니면 내가 엄청 부아가 나는 이야기거나.


괴기스럽게 아름다운 그림체처럼 처음 1-2권의 이야기는 몹시 섬뜩하면서도 끌린다. 이야기를 하는 현재의 시점은 1980년대. 취재에 응한 J는 마릴린 먼로의 복장을 하고 다리를 꼰채 담배를 시원하게 피고 있다. 1960년대 뉴욕 클럽에서 최고의 가수였던 J의 롤모델은 당연히 50년대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마릴린 먼로. 어릴 때부터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한 J는 마릴린 먼로가 나오는 영화관에 숨어 들어가거나 엄마의 슬립을 입고 악세서리를 착용해서 남부출신의 카톨릭 신자 엄마한테 혼나는 일이 많았다. 아버지는 J의 우상. 자동차 공장에 다니며 엄마에게 혼나는 J를 언제나 보호해주고 요상한(?) 짓을 하는 J를 귀여워 해주었다. 행복한 생활은 계속 이어지기 힘들었다. 자동차 공장이 자동화로 바뀌는 혁명으로 아버지는 공장에서 짤리고 매일 엄마가 벌어오는 돈으로 술에 빠져사는 생활이 이어졌다. 


비극은 한순간에 찾아왔다. 술에 빠진 아버지는 자신의 예쁜 아들에게 몹쓸 짓을 하고 만다. 일터에서 돌아온 엄마가 그 장면을 발견하고 방아쇠를 당긴다. 사랑하는 아빠의 죽음을 피부로 확인한 J. 그러나 이상하게도 어린 J는 아빠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 후로 고아원에 가게 되고 최악의 1년을 보낸 J는 예쁜 외모로 명문가에 입양되게 된다.


명문 고등학교를 들어가서 만나게 된 일생일대의 사랑 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지만 아직 1960년대 미국은 아직 인종차별도 심해서 용기를 낼 수 없던 폴은 심한 말을 하게 된다. 상처를 받은 J는 그대로 클럽같은 곳에서 빠져나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게 된다. 예쁜 외모와 끼, 약간 광적인 성격으로 인해 J는 최고의 가수이자 잘 팔리는 엔터테이너가 된다.


J는 겉으로도 예쁜 여자로 보였지만 사랑밖에 모르는 여자이기도 했다. 폴을 시작으로 클럽의 매니저인 모건을 흠모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는 불량배같은 친구에게도 알게 모르게 애정을 품기도 한다. 순정적인 J이지만 모건이 진짜 사랑하는 여자애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고나서 은근히 이용해 먹기도 하는 독사 같은 면도 있다. 하긴... J는 모건을 위해 모든 더러운 일까지 감해냈으니 그 정도쯤은 눈감아 줄 수 밖에...


의외로 보수적인 동네인 미국에서, 특히 1960년대라는 촌스럽고 폭력적인 시대를 묘사하는 2권의 장면은, 표지그림 못지 않게 끔찍했다. 잘 나가는 여장남자인 J를 혐오하는 정치인이 내뱉던 말 같은 것들. 기름진 미소를 짓는 정치인은 말한다. "나는 말야, 정직하고 강하고 깨끗한 미국을 만들고 싶을 뿐이야."


이런 저런 일을 겪고 부랑죄(?)같은 걸로 한달 정도 감옥에 잡혀갔을 때 J는 운명의 상대인 폴과 재회한다. 폴이 변호사로 오게 되어서. 사무적인 이야기를 하는 폴에게 자신의 안위를 걱정했냐는 말을 하는 J. 그리고 돌아가 나가려 하자 폴은 그의 뒤통수에 대고 J를 사랑했던 여자아이가 J의 아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마릴린 먼로의 죽음과 자신의 아이, 갑작스런 폴과의 재회로 머리가 혼란스러워진 J는 간수를 꼬아내 사고를 치는 등의 일을 벌여 J와 폴의 운명은 계속 엇갈리기만 한다. 하지만 결국... 사랑을 믿는 순수한 J와 폴은 우여곡절, 격한 사랑 싸움 끝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단단하게 다지며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꾸미기 좋아하는 예쁜 J는 아름답게 치장하고 엄마가 있는 곳으로 폴과, 자신을 닮은 예쁜 아이와 그를 사랑하고, 그를 사랑했던 사람에 둘러 쌓여서.

 

나는 BL을 약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유는 성소수자는 어찌되었든 사회에서 약자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약자에게 애정을 품고 있는 BL은 작품성이 좋은 경우가 많아서. 게다가 어두운 사회를 그리는 것도 많아 배경도 독특하기 때문이다. 뭐 약간(?) 에로틱한 장면은 덤이기도 하지만.


하지만 이런 설정으로 주인공을 너무 몰아세우는 것은 힘이 든다. 마지막에 당근을 주듯이 해피엔딩을 급 맞이하는 것도 그래서 더 속상했다. 어린 시절을 트라우마를 그런 식으로 보상하지 말라구!!


이 작가의 다른 책 <동급생>이 영화화를 한다는 것 같던데 이 작품이 좀더 대중적(?)이고 팬 양산을 많이 작품인 듯하다. 제목에서 보듯 풋풋한 느낌으로 이끌어 가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동급생> 이 책이 작가의 대표작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원래 그런 풋풋한 류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인 것 같은데 나는 조금 예외적인 작품을 읽은 것 같긴 하지만... 용두사미 식의 결말만 아니었으면 1,2권, 3권 중반까지의 이야기는 흡입력이나 규모면에서는 독보적이다.


이런 그림체에서 풋풋한 느낌은 생각하긴 어렵지만 앞으로도 가끔 보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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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Signs - 여성을 위한 심리점성학
주디스 베넷 지음, 신성림 옮김 / 이프(if)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많이 읽는 사람 중에 소설은 전혀 안 읽는 사람도 많다. 자기계발서, 실용서, 인문 경영학 저서, 외국어 학습서 등등... 처음에는 어떻게 그렇게 재미없는 책만 계속 읽을 수 있단 말인지 놀랐지만 그들도 나에게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곤 역시 세상은 다양한 사람으로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취향을 무의식적으로 약간 폄하했던 나를 반성했다. 현실적으로 그들이 더 잘(?) 나가는 경향이 있었으므로.(어디까지나 개인적이고 협소한 관찰에서 나온 의견입니다.)


나는 사실 영양가 없는 소설만 읽는 게 아니다. 더 영양가 없다는 만화책도 읽고 가끔 한 두 편만 겨우 읽을 수 있는 시도 산다. 내가 사는 책 중에 가장 실용적인 분야는 잡지와 요리서밖에 없다. 그런데 가끔 꽂히면 미친 듯이 이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책이 있다. 바로 심리학서. 그리고 점성학, 사주같은 책들...

고등학교 3년을 미션 스쿨에서 보내고 졸업 후에도 힘들 때마다 교회를 가서 하나님 아버지를 믿어보려고 무던히 노력했지만 일요일에 아침 일찍 일어나야하는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늘 포기했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하루에도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내게 불행도 슬픔도 그리 오래 머물지 못해 신께도 의지할 마음을 쉬이 접고 마는 문제가 더 근본적이지만.

종교도 잘 갖지 못하고 숫자 4가 재수가 없다느니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 떨어진다 따위의 미신을 잘 믿지 않지만 나는 희안하게 점성술을 잘 믿는다. 사주도 조금. 혈액형은 진짜 어쩌다 한 번.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태어날 시간이나 온 몸을 돌아다니는 피 유형이 내 인생을 뭘 결정지어준다는 건지 연관성 따위는 없지만 사람이 그리 팍팍하게 살면 쓰나.

실제로 내 독서 사이클을 보면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 이런 희안한 책을 찾는 경향이 있다. 몇 년이나 전에 절판이 되었지만 요즘은 중고시장의 힘으로 결국 손에 넣은 책. 전에 학교 여성학 도서관까지 찾아가서 보고 몇 달전에 결국 구매했다. 시기적으로 많이 힘들었었고 또 역시나 이런 책에서 자그마한 구원이라도 얻어 볼까해서 열심히 찾았다. 

다른 책도 마찬가지지만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처음에 느꼈던 감동(?)은 조금 사그라들었다.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내가 요 몇 년 사이 조금 더 고차원적인 인간이 되었거나 아니면 좀 더 시니컬한 인간이 되었거나. 애시당초 스스로 찾아야할 자기 정체성을 별자리에 기대보려는 알량한 생각도 문제이긴 하다. 

그래도 점성학 책 중에 가장 애정하는 책이다. 의외로. 의외로! 저자가 심리 상담사를 꽤 오랜기간 하면서 여성들의 고충을 듣고 나름대로의 점성차트를 만들어 분석한 내용이라 꼭 자기의 별자리가 아니더라도 딱 맞는 유형이 있다. 10년 전의 혈액형 심리학보다 오늘의 혈액형 심리학이 더 맞는 것처럼 나름 점성학 같은 것도 오랜 관찰의 결과, 심지어 심층적인 관찰의 통계라 맞는 부분이 많다.

뭐 이런 것들이 무조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 믿는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사주 시장이 엄청나게 큰 것이 그들이 일종의 정신 상담사 역할까지 해주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일이 안 풀릴 때마다 점을 보러 가겠다하는 건 위로를 받고 싶다는 희망의 표시일 것이다.

내가 이 책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별자리도 지구의 움직임에 따라 위치가 변하듯이 자신의 흐름도 변하고, 태양의 위치를 중심으로 변하기 때문에 꼭 자신의 별자리만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앞에서 35가지의 특성을 보고 자신과 가장 맞다고 생각되면 지금 자신이 그곳에 있는 것이다. 제목이 Sex Sign인 만큼 자기의 욕망을 확인하고 사랑을 주고 받는 일, 인간관계를 정립하고 분노를 이해하는 데 이용하면 좋다. 다만 여자에 한해. 그러고 보니 왜 남자를 위한 심리 점성학 책은 없는 것일까... 아마 큰 고객이 되기 힘들어서?

나는 원래 게자리인데, 뭐 아주 틀린 점이 많지는 않지만 나는 게자리에서 제시하는 그리 (남의 평가로)편안한 여성은 아니므로 역시 건너 뛰기로 하고 다른 것을 찾았다. 읽다보면 별자리 중에 서로 비슷한 유형도 있고 읽다보면 다른 쪽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도 든다. 이 책을 읽을 때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은 정확히 지금 자신의 상태를 알아야 그게 맞는 것을 읽고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여성이 되고 싶다고 굳이 무리하며 생각을 맞출 필요가 없다.

다 들어 낼 수는 없지만 변덕스러운, 일관성 없는, 예측할 수 없는 등등의 키워드에서 나는 쌍둥이자리에 가깝다고 확신했다. 요즘 팟 캐스트에서 애니어그램에 관련한 프로그램을 듣는데 거기서도 7 유형이 나왔다. 7 유형은 재미를 찾아 약간 뭐든 뛰어드는 형이라고 하는데, 여기 쌍둥이자리에서도 성격을 잘 보여주는 말이 '뛰어든다'는 말이라고. 

친구들도 새로운 것에 대한 나의 초기에만 바짝 타오르는 열정에 질린 상태이다. 다만 쌍둥이자리 여성은 대개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며 행동에 자신감이 넘친다고 하는데... 과연...  

안 그래도 쌍둥이자리 여성이 배워야 할 점이 '권태'라고 하는데 정말 참고해야겠다. 또 공감하려는 능력을 키우는 법도 번호까지 매겨서 세세하게 알려주는 주디스 언니 짱짱. 하지만 슬프게도 저자는 비극적인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고 한다. 이 책은 주디스 베넷의 사후에 친구, 동료의 헌신으로 이룩한 책이다. 평소 이렇게 사람을 잘 관찰하고 책을 읽는 것만으로 자존감이 높아지는 느낌을 드는 말투를 구사하는 그녀에게 이런 멋진 친구들이 없을리 없지.

마지막 장에 제시하는 '우주적 여성'은 모든 별자리를 가진 완결된 여성이다. 이 책이 점성학보다는 페미니즘에 가깝다는 것은 바로 이런 궁극적인 따뜻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하기 때문에 심리점성학 책을 찾는다. 그렇다면 저자가 해주는 따뜻한 위로와 그럼에도 따끔하게 행복해지는 길을 포기하지 말라고 이것저것 알려주는 일도 받아들어야 한다. 결국에는 우주적 여성이 목표가 되어야겠지. 

완벽해질 필요는 없다. 행복해질 필요만 있을 뿐.  


*사족: 희안하게도 속 시원하게 뭔가 확정적인 답을 듣고 싶다가도 사주가가 즉답을 하면 바로 선무당이라고 확 반감이 생기는 건 왜일까. 역시 한 길 사람 속은 참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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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6-06-20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읽어보고 싶네요 ;-)

뽈쥐의 독서일기 2016-06-20 10:35   좋아요 1 | URL
그리 말씀해주시니 기쁘네요.^^ 어릴 때 혈액형이나 별자리 책 같은 걸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감동을 느끼면서(!)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절판이 되어 몹시 아쉽지만 중고샵에서는 그리 귀한 책은 아니더라구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ㅎㅎ
 
얼루어 Allure 2015.8
얼루어 편집부 엮음 / 두산매거진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속이 붸붸 꼬여서 나 스스로도 참 피곤하게 산다는 생각이 들지만 툴툴거리기 전에 칭찬을 한다면.. 수향에서 나온 서울의 초는 향기가 매우 좋다. 풀향기가 향긋하면서도 진한 향이 맘에 쏙 든다. 대만족!


부록을 위주로 잡지를 사는 사람이라 부록은 중요하다.


좋은 비누나 향초는 쓸 때는 기분이 좋지만 왠지 스스로 사기는 좀 그렇고 선물받으면 기분이 훨훨 날아가는 아이템이라 딸기 우유빛의 작은 향초를 받았을 땐 기분이 야호-! 했다. 물론 스스로 있는 시간을 아주 소중히 해서 초를 몹는 사람도 있지만.. 난 스스로를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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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루어는 화장품을 위주로 다루는 여성지. 바자나 보그가 조금 어깨에 힘이 빠졌나 했더니 나름 친근했던 요 잡지에는 어느새 힘이 팍 들어가있다. 그도 그럴 것이 K뷰티가 급 승승장구하면서 갑자기 이들의 프라이드에도 힘을 팍 실어주었다. 당연히 기분이 좋은 일이다. 10년 전만해도 확실히 불란서제나 미제 화장품과 국내 화장품과의 차이는 어마어마 했으므로.


전에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면서 읽었던 얼루어에는 K뷰티에 대한 냉정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화장품 질은 괜찮고 비비크림, 에어쿠션을 위시한 눈길을 끌만한 아이템은 있지만 막상 제품력은 덜하다는 것. 뮤즈나 신기한 아이템 개발하는 것 보다는 스테디 셀러가 될 만한 제품력과 브랜드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 박수칠 때도 겸손한 것을 보니 뷰티 시장의 미래는 밝..겠지? K 뷰티에 종사하는 자랑스러운 내 친구가 주말까지 불려가서 일하는 것을 보면 부디 밝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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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8월호로 돌아와서, 나는 '서울에서 여고를 나온' 말 그대로 '서울여자'다. 실제로 이들이 정의하는 '서울 여자'답게 화장도 곧잘 한다. 주위 사람들은 제발 정도를 지키라고는 하지만. 


당연 에어쿠션도 있고, 진동 파운데이션이니 버블 클렌져니 도화살 화장법이니 윤광이니 물광이니 피부를 모찌모찌하게 표현하는 것이니.. 하는 왠만한 뷰티 용어나 제품을 거의 알고 남들하는 거 열심히 따라 써보았다. 국내 최대의 화장품 커뮤니티에는 당연히 가입되어 있는 상태.


피부는 밝은 편이고 결도 좋은 편이다. 왜? 나는 피부에 시간과 돈을 많이 쓰니까. 실제로 아픈 시술도 받아보았고 직구는 기본이다. 서울에 인구가 몇인데 이 정도면 그들이 정의하는 '서울 여자'에 손쉽게 들어간다.


게다가 나는 남들 꾸미는 정도를 성의라고 판단하는 영혼의 얄팍함, 혹은 속물 근성도 갖고 있어 화장품 회사를 먹여살리는 콘크리트 화장품 족이기도 하다.


스스로도 인정하는 화장품 광이지만.. 왠지 화장품 브랜드 간부(?)들의 '서울여자론'을 읽고 있으니 처음에는 코가 마구 높아지지만 끝에는 발끈하게 된다.


톰 포드의 교육 디렉터인 패트릭 아이슐러는 "서울 여자들은 유독 자신의 얼굴에 관심이 많아요. 드러내야 할 부분과 감춰야할 부분을 영리하게 간파하고 있죠. 자신의 얼굴 구조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의미예요. (중략)서울 여자가 얼마나 세련된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중략) --컬러의 립스틱은 서울 여자들의 얼굴을 구조학적으로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하죠.'


그리고 옆 페이지에는 톰 포드의 셰이드 앤 일루미네이터 광고가 있겠습니다.


슈에무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렇게 말했다. " 1990년대에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했고 그 후 한국 여성과 한국 셀러브리티들을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한국 여성에 관한 제 인상은 그들이 '아름다움'에 관해 끝없는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거예요. 미묘한 부분까지 매우 세련된 메이크업을 추구해요. 몸매를 가꾸는 것에서부터 헤어 스타일, 메이크업까지, 종합적인 미를 추구하죠. 그만큼 아름다움에 민감해요. 촉촉한 피부에 매트한 입술 등 얼굴 위에서 질감을 과감하게 믹스매치하는 능력도 뛰어나고요. 가장 큰 특징이 아름다운 광 피부. 이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죠. 건강하면서도 자연스러움 두툼한 눈썹 그리고 본연의 입술에 생기간 약간 더해주는 코랄 핑크 립까지. 아무것도 안 바른 것 같지만 완벽한 아름다움. 이것이 바로 서울 여자들의 뷰티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완벽함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가 아닐까요? 슈에무라에서도 내년에 한국을 겨냥한 빅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서울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있는 제품이라면 전 세계 여성을 만족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내년에 한국을 겨냥한 빅 프로젝트를 꾸미고 있는 슈에무라는 <강남핑크>라는 립스틱을 출시했다. 


맥의 글로벌 부사장인 고든 에스피넷의 서울여자 평도 들어보자. 


"서울 여자를 떠올리면 강한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어도 잘 꾸민 것처럼 보이는 세련된 여자가 생각납니다. 한마디로 공들이지 않은 듯 시크한 룩이죠. 아름다운 피부와 밝은 컬러로 물들인 입술, 눈에는 하이라이트가 가장 중요한 특징이에요. 이 모든 걸 망라하는 것은 바로 '글로우'이고요. (중략) 색조 화장 전 12단계나 스킨 케어를 한다는 사실은 분명 미국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니까요. 전 정말이지, 아름답고 멋지게 보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이런 노력을 기울인다는 사실이 좋아요. 저에게 서울이 너무도 매력적인 이유죠. 특히 피부에 공을 들이는데, 이 모든 것이 어려 보이기 위한 노력으로 귀결되어요. 덕분에 서울 여자는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죠. 맥은 이미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수많은 컬렉션을 내놓았고,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올 어바웃 오렌지 컬렉션이에요. 올가을에도 서울 여자의 취향을 반영한 크림쉰 라인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요. 미묘한 색감의 차이, 질감의 차이에도 섬세하게 반응하는 서울 여자는 분명 가장 훌륭한 뷰티 인사이더예요."


어반 디케이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웬디 좀니르는 이렇게 평했다. 


"서울 여자 하면 개성 넘치는 이미지가 먼저 떠올라요. 또 한편으로는 메이크업을 즐기고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뷰티 정키이기도 하죠. 유행에 민감하고 늘 새로운 메이크업, 새로운 제품에 열광해요. 그런 의미에서 여성스럽고 대범하며 재미있는 메이크업을 추구하는 어반 디케이의 브랜드 철학과 서울 여자는 서로 닮은 부분이 많아요. (중략) 발칙한 보라색 입술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은 서울 여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에도 피부는 언제나 완벽하게 촉촉하고 탄탄하게 유지해요. 정교하고 단아한 서울 여자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중략) 대담하면서도 잘 정돈된 룩을 고집하는 서울 여자는 저에게도 분명 매력적인 존재예요. 머지 않아 서울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을 기대해도 좋을 거예요."


아직 서울에서 영감받은 제품은 없지만 약간 영감받을 생각이 있는 브랜드의 수석 디렉터 역시 서울 여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 쟁쟁한 화장품 그룹들로, 물론 제품력도 뛰어나긴 하지만 마케팅에도 엄청 능한 그들이, 특히 엄청난 위치에 있는 간부들이 이렇게 '서울 여자'론을 펼치는데 당연히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난 약간 화가 났다. 얄밉기도 하고. 그리고 한 편으론.. 이들이 마케팅을 잘 하는 이유를 알겠다. 말이 진짜 청산유수야. 감탄스럽다. 서울 사는 나에게 '서울 여자'의 메이크업에 대한 평을 하라면 저렇게 말을 줄줄 할 수 있을까.


저들의 '서울 여자' 예찬론을 읽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아하게 떠 있는 백조는 발 밑에서 미친 듯이 물장구를 치지만 그건 사실 미운 오리 새끼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들이 정의하는 '서울 여자'가 되려면 앞으로도 노력을 멈출 수가 없다. 참 서울여자 되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 다 틀리 것은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화가나는 이유는 분명, 지금도 '서울 여자'가 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고 나는 앞으로도 그들이 말하는 '서울 여자'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걸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당히 '서울 여자'라는 직함을 얻으려면 노력 뿐만 아니라 결과물이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고 나는 그들의 '호갱님'인 걸 내 스스로도 정확히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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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여자들이 예쁘다는 소문, 겨우 일주일 다녀온 파리 여행이라도 소문이 가짜가 아니구나 라는 걸 느꼈다. 원체 이목구비가 이쁘기도 하지만 관리된 날씬한 몸매(혹자는 전형적인 파리 사람의 몸은 '신경질적으로 말라야' 된다고 표현한 것도 있는데!!), 메이크업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만이 아는 공들여 한 화장, 꼿꼿한 자세를 보고 있자니 예쁘다고 부러워하는 마음도 한편, 뭔가 피곤이 몰려 오기도 했다. 아, 얘들도 진짜 힘들게 사는 구만.


[프랑스 여자처럼]이라는 책도 있고 프랑스 여자들을 예찬하는 그런 류의 책은 무지 않지만(읽지 않았고 읽지 않을 생각), 패션지에서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파리지앵 여자들은 사실 엄청나게 부럽지는 않았다. 결국 그렇게 되려면 시간과 돈, 노력을 엄청나게 투자해야하므로. 


어떤 여자들은 이런 말을 한다. 온전히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화장하고 꾸민다고. 하지만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꾸미는 것도 실력으로 평가되는 게 직장이고, 일자리를 얻으려면 외모도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하는 게 현실이므로. 클레오 파트라나 주술사들이 요란한 화장으로 자신의 힘을 보여주었던 것처럼 어쩌면 화장이란 현대사회에서는 생존과 결부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서울 여자처럼 피부는 촉촉하게, 새련되지만 때로는 과감하게 색을 쓰는 화장은 그것만으로 그 여자의 능력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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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서울이란 도시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얼루어답게 '서울 단상'이란 사진 기사는 멋졌다. 통계자료도 재밌고 유익했다. 서울의 평균 연령은 39.7세로 좀 올드하고, 여자가 남자보다 14만 3697명이나 더 많다.(맙소사). 그리고 치킨집은 1만 1000여개나 된다.(타임진가 어디서 치킨집이 한국 경제를 망친다고 했었었는데.. 사실 일지도) 평균 전세가가 3억 2696만원으로 남자가 적은 척박한 현실에서 시집을 어떻게 어떻게 가지 않는 이상 독립할 가능성은 몹시 희박하다. 으휴.


서울여자인 내게 서울은 애증의 도시다. 그렇지만 볼거리도 없고 개성도 없다고 그저 비난하는 것 보다는 뭔가, 보물을 찾듯이 가치를 찾아보려는 노력은 좋아보인다. 서울은 역시 나의 달콤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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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20대 어른(법적인 의미)들과 같이 나도 커피를 좋아한다. 새내기였던 1학년 때에는 아직 아메리카노를 잘 마시지 못했지만 이제는 대놓고 각성효과를 바라고 마시는 중. 조금씩 조금씩 사모아 은근 커피 도구도 있다.


이미 국민 모카포트인(네이버 블로그 여론 기준) 비알레띠 모카포트랑 베트남에서 사온 베트남 커피 추출기, 내가 그림 그려서 만든 도자기로 된 드리퍼까지. 


갖고 있으면 커피를 맛있게 마실 수도 있지만 일단 그 자체로 디자인이 훌륭해서 갖고만 있어도 왠지 뿌듯하다. 


책에서도 말하고 있는 케맥스의 커피 기구를 어떤 잡지에서 보고 사려고도 해봤지만 고가에, 예민한 유리 소재라 포기했다. 


커피 마시는 데 뭔 지식이 필요하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카페가 김서방 만큼 많아진 요즘 시대에 좀 알아두면 교양있어 보일 듯도 하다. 일단 일상에는 도움이 될 듯. 올리브 티비를 즐겨보는데 발렌타인 기념으로 코코아에 대해 설명 하러 나온 쇼콜라티에(고은수 쉐프)의 귀여운 외모가 갑자기 지적으로 보이는 경험을 한 뒤 크게 든 생각이다. 


코코아도 원산지에 따라 산미도 다르고 어떤 것은 과일향이 나고.. 한 때 광풍 불었던 카카오 99% 처럼 카카오의 비율에 따라 쌉싸름한 맛이 다르다는 것. 생각해보면 나주는 배, 영덕은 대게, 안동은 소주 같이 대표적인 지역 음식도 있는데 당연히 코코아도 뭐..


기호 식품은 커피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물론 소믈리에처럼 한 모금 딱 마시면 원산지 같은 걸 알리야 없지만 가끔 고급 원두를 사 먹을 때 향기라도 다르게 느껴지지 않은가. 


책에는 원두에 대한 설명은 안타깝게도 거의 없지만..(하긴 이걸 어찌 표현한다냐!) 로스팅 기구, 커피 도구들에 대한 설명이 많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실용적인 설명이 많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그림으로 설명해 줘서 알기도 쉽고. 같은 홈 커피 제조자로서 희안하게 집에서 하면 카페처럼 맛이 안 나온 이유도 알게 되었고 (이유 : 원두가 신선하지 않아서) 집에서도 로스팅을 할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알 게 되었다. 엄마가 자주 땅콩을 볶는데.. 따지고 보면 커피도 콩이니 가능한 말이다. 


일상적인 양면 팬 등을 이용한 홈 로스팅과 주사기로 추출한 커피 제조법을 보고 있으니 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특히 주사기 제조법은 시도해볼까 싶기도 했지만... 정말 세척 방법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라서 그런지 표지도 내지도 디자인이 훌륭. 띠지를 완전히 띠어내도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가득 그려져 있다. 글 읽기 싫어하는 사람도 그림만 봐도 들겁게 커피에 관한 일러스트가 빼곡하다. 내용도 기대 이상으로 충실하다. 생활 밀착형 커피 즐기는 팁이 가득. 커피 기구가 없어도 카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많은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850년 경에 에디오피아의 어느 목동이 발견했다는 요 커피는 어쩔 때는 악마의 음료로, 어느 때는 아프리카의 검은 눈물이라고도 하고 또 어느 때는 관능적인 음료로도, 아니면 노동자의 음료로 묘사된다. 우리나라도 곧 있으면 커피 소비국 10위 권 안에 들정도로 커피를 무진장 마신다고 하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면 왠지 그 작품을 한 번도 안 읽은 발자크가 생각난다. 


그는 하루에 엄청 독한 커피를 거의 40잔씩 마시면서 스무살 연상의 기혼인 연인에게 다가가려고 노동하듯 글을 썼다. 잘 살아보려고 시작한 사업이 망하고 빚 독촉에 시달린 발자크는 하루에 16시간씩 깨어있으면서 작품을 찍어냈다. 유명한 작품을 발표하고 마침내 연인과 살 수 있게 되자 5개월 만에 심장질환으로 죽게 된다. 이유는 바로 커피. 이 정도로 마셨으면 몸에 피대신 커피가 흐를 것 같다.


뭐든 과한 건 좋지 않다. 나는 이렇게 돈에 쫓겨서 글을 썼다는 식의 이야기를 좋아하는데...(속물이라 그런가?)


요즘에 역시 도박빚에 허덕이면서 돈을 위해 글을 썼던 도프도예프스키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이라.. 발자크 책도 읽어 보리라.











* 내 친구 중에 정말 컴플레인을 조곤조곤 잘하는 친구 H양과 다니다 보면 간혹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 예전에 학교 앞에 나름 꽃미남 전략으로 여대생의 마음을 사로 잡는 카페가 축제 기념으로 학교 안에 들어와서 장사를 했는데 바쁘니깐 커피를 조금 뽑아 놓았다. 나는 전혀 지식이 없는 상황에 그녀는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는 상황. 우리의 H양은 화를 내며 크레마(crema)가 죽지 않냐며 뭐라뭐라 따지니 꽃미남 바리스타가 깨갱- 하면서 커피를 다시 뽑아 준 이야기. 그땐 그게 뭐간디 했는데 알고보니 진짜 중요한 거 였구나. 사실 친구도 내게 "카페에서 바로 뽑아준 거 아니면 사먹을 필요가 없는거야. 그럴 바엔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셔. 신선한 거 아니면 2천원이든 2백원이든 똑같아!"  


그렇게 똑부러지는 내 친구는 앞가림을 잘해서 곧 시집간다. 잘 살아...ㅎㅎ 


* 제 3의 물결이라는 블루보틀 커피가 도쿄에는 착륙했다는 기사를 봤었는데 우리나라에는 들어올지는 미지수. 하지만 들어온다면 깔끔한 디자인에, 핸드드립의 훌륭한 맛(듣기에는)에, 성공적일 것 같다.


* 터키, 인도식 커피는 맛 본 적이 없는데.. 베트남 커피를 베트남 식당에서 맛볼 수 있듯이 얘네를 맛 보려면 터키 식당, 인도 식당에 가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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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이 먼지(munge)인 이 작가의 저서가 꽤 몇 권이나 된다. 우왕. 그중 [그림 그리고 싶은 날]은 예전에 신간 평가단 했을 때 받아서 아주 만족했던 책. 비전공자인 내가 보아도 아주 실력있다. 











요건 표지 디자인했던 것.. [노서아 가비]는 근현대 시대에 있었던 커피에 관한 소설이라고 한다. 고종 할부지가 그렇게 커피를 좋아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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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효리. 거꾸로 해도 이효리. 핑클 시절부터 몹시 특이한 이름이라 생각했다. 특이한 이름의 소유자는 삐뚤어질 확률이 남들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는데 이효리는 다행히도 예쁜 얼굴과 넘쳐흐르는 끼 덕분인지 천상 연예인인 것 같은 느낌이다.


다 가지고 태어나 아무생각없이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것 같던(핑클 시절이었음.. 절대 할 수 없는 말이다.) 이효리는 언제부터인가 유기견을 입양했고 채식주의자가 되었고 자연을 생각하더니 제주도로 내려갔다. 비공개로 진행되었지만 화제가 되었던 '작은 결혼식'마저 부럽기 그지 없다.(많은 사람들이 그녀와 같은 '작은 결혼식'을 바라고 있으나 실상 비용이 더 많이 들어서 일반인들은 다시 판에 박힌 결혼식을 한다는 슬픈 얘기.) 많은 기부활동과 선행을 이어오면서 이제는 그냥 이효리보다는 '언니'라는 호칭을 꼭 붙이게되는 몇 안되는 연예인이다.


그리고 여유로움의 상징(?)인 블로거가 된 소길댁 이효리. 방문자 수가 당연히 어마어마해서 금방 파워블로거가 될 거 같다. 무수한 방문자 수에 일조한 나는 들락거리면서 관음증을 충족 시키는 중. 헬렌 니어링의 책에서 영감을 받은 듯 한 카테고리의 이름은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이다. 그리고 나마스테와 간디의 물레까지.


아 부러워.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심지어 상순언니도 잘생겨 보이는 현상이! 강변보다는 제주에 살고 싶다. 9월에 계획되어 있는 2박 3일간의 제주도 여행으로 잠시 만족해야겠지. 나도 횰언니의 이웃사촌이 되고 싶다. 블로그 서로이웃이나 신청해봐야겠다. 쩝. 


블로그에 올려진 사진은 하나같이 색감이 좋은데 필름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다 사용한다고 한다. 잡지에 나와있는 정보에 따르면 필카- 콘탁스 T3, 디카- 파나소닉 DMC-GX1을 사용한다고 한다. 난 그냥 우리집에 있는 비싼 데쎄랄 사용해야겠다. 할부갚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이효리 덕분에 국내에는 렌틸콩까지 완판되는 사태에 이르렀다니... 나도 꼭 한번 먹어봐야징!^*^


횰 언니 블로그. http://blog.naver.com/hyori79lee 


2. 나는 과연 "머피(Muppies)"인가. 


머피족이란 Middle-age, Urban, Professional 의 철자를 따와서 만든 말로... 22~35세 사이의 세대, 높은 기업가적 야망과 자유분방한 히피정신이 뒤섞여있으며 고등교육을 받았고 사교적이며 자기의견에 당당하다. 미셸 밀러([언더 라이팅]저)에 따르면 머피는 하루 1시간은 블로깅, 30분은 온라인쇼핑, 40분은 새로운 직장, 1시간은 점심을 뭐 먹을지에 대해 고민한다고 한다.


벌써 여피(Yuppies)의 시대는 가고 머피의 시대가 왔다고 하니 일단 연령과 사는 곳에 있어서 머피족에 낄 수 있는 나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Professional을 득得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여피와 내용물은 크게 다르진 않지만.. 다이어트 콕 대신 천연스무디를 마시고, 돈보다는 경험, 도널드 트럼프 보다는 마크 주커버그를 워너비로 삼으며 파이낸셜 타임즈보단 테드(TED)에서 영감을 얻고 경제포럼보다는 록 페스티벌에서 네트워크를 맺어야 한다니.. 머피의 세계도 노력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 브라질하면 쌈바와 축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렇다. 사실 브라질에 대해 아는 전부다. 그리고 지젤 번천.


스페인 세비야를 여행중일 때 호스텔에서 만난 브라질 남자애들 2명을 따라 근교 카디스를 구경간 적이 있다. 더듬더듬한 영어로 서로의 문화에 대해 얘기하는 게 참 재밌었다. 내가 먼저 "이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너무 질려. 한국에서 유행해서 질리게 들었는데 여기오니까 애들이 호스텔에서까지 맨날 기타치면서 그 노래 부르고... 질려.."라고 솔직하게 말했더니 걔네들은 용기(?)를 내서 자신들도 그렇다고 했다.


대화를 하려면 지나친 국수주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걔네들도 브라질 사람들의 제노포비아에 대해 솔직히 고백했다. 걔네들도 세대간에 인식 차이가 크게 나는 것 같았다. 교양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 나라에 대해 좋은 얘기를 해야 했기에 빤한 '호나우두'와 '호나우딩요(우리 엄마가 걔를 참 좋아해^^)', '쌈바','지젤 번천' 얘기를 했다.


걔 중에 머리가 긴 히피같은 마태우스가 허탈하게 웃으면서 "그게 브라질에 대해 아는 것 다야?" (시비조 아님) 라고 물었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브라질에 대해 아는 것은 그것 뿐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브라질은 다른 문제로 화제가 되었다. 불안한 치안과 심각한 부의 불평등, 부패한 정부.


월드컵 시작 전부터 민중들의 월드컵 개최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와는 반대로 밖에서는 아직도 총성이 들린다. 축구의 나라 브라질인 만큼 지절 번천을 위시한 브라질이 배출한 모델까지 주목받고 있다. 월드컵에 들인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인해 브라질의 민중은 몇 년동안 더 힘들어 질테지만 스포츠의 힘과 미인계로 예상대로 그들의 힘듦은 외면받고 있다. 


"월드컵은 모든 걸 덮는다"는 펠레의 말처럼 강력한 쾌락과 흥분은 이웃의 딱한 사정에 눈을 감게되는 강력한 안막이 된다.


4.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알린 연예인이라도 상위 1%라고 하던데 헐리우드에서 우리나라까지 이름을 알린 연예인은 0.0000001% 정도에 든다고 생각하면 될까? 그들의 특별한 지위만큼 그들도 나름의 고충은 있다.


제니퍼 애니스톤과 화제를 뿌리고 다니는 브란젤리나 커플. 브래드 피트가 제니퍼 애니스톤과 결혼생활 도중 안젤리나 졸리와 바람을 피워서 새 가정을 꾸렸다는 얘기는 이미 너무도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그들에 불륜에 대해서만큼은 가루되도록 까이고 있는 중이라고.


나는 우선 말하자면 남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불란서 사람처럼 일절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일반인들도 흔하게 피는게 바람인데 매력적인 그들을 평생의 영원한 사랑으로 묶어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대중에게는 그런 권리도 없고. 사실 아직도 분륜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송윤아 부부의 결혼도 당시부터 몹시 '배우스럽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다. 송윤아가 그렇게 차갑게 생겼어도 의외로 다정한 여자였구나.. 같은.(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제니퍼 애니스톤은 당연히 몹시 상처를 받았고 그들을 피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아직도 마음을 잘 추수리지 못한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문제는 대선의 야망을 갖고 있는 조지클루니 아찌가 이번에 결혼식을 한다. 근데 이 아찌가 절친인 브레드 피트 부부와 애니스톤을 초대해 버렸다.


애니스톤은 그들을 직면할 위기에 놓였다. 난 안젤리나 졸리를 좋아하는 편이고 개인의 불륜을 딱히 비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애니스톤의 편을 들고 싶다.(응? 니가 뭔데?) 프렌즈 애청자로서 애니스톤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불쌍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행히도 애니스톤은 심리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다고 하니 파파라찌 앞에서 쿨하게 웃어주길 바랄 뿐이다. 밤에는 집에가서 엉엉 울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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