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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봐도 입맛이 딱히 까다로운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식당 김치는 잘 안 먹게 된다. 이유는 맛이 없어서. 한국 사람이지만 사실 김치를 별로 안 좋아한다. 어렸을 적에도 김치 입문이 늦은 편이기도 했고 울 할머니, 울 엄마식의 젓갈을 사용한 약간 비릿(?)한 김치만 선호하는 지라 식당 김치에는 젓가락을 거의 안 댄다.


뭐 김치를 잘 안 먹어도 간이 센 식당 밥을 싹싹 비워서 대충 사랑을 받는 인생이니 그리 해가 될 것은 없지만 김장할 때 엄마를 딱히 돕는 것도 아니면서 나중에라도 김치는 만들어 먹자는 주의이기도 하다. (당최 왜??) 당장 담궈볼 것도 아니면서 괜히 관심을 가지고 산 이번 호.


가끔 요리 잡지를 사보곤 하지만 발음도 어려운 음식들의 향연에 그저 눈요기만 할 뿐 응용을 하고 싶은 마음 따윈 들지 않았다. 이번 호는 한식도 있고, 전 세계 쌀도 소개해 줘서 한식 밥상에 익숙한 가정에서는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요리가 꽤 되었다. 이번 호는 필요한 레시피 자를 필요 없이 그대로 보관해 놓으면 될 듯. 아주 맘에 든다.


하필, 오늘, 엄마가 즐겨보는 [생방송 아침] 프로에 '명정 스트레스보다 더 큰 김장 증후군...' 어쩌고 하는 꼭지가 나왔다. 얼마나 스트레스면 명절 증후군 보다 더하대..? 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엄마의 얼굴 너머엔 목소리를 변조한 신경질적인 목소리를 높이며 호소하는 아주머니들의 외침이 머리를 울리게 할 정도였다. 프로그램 특성상 억지로 시댁에 김장을 하러 가야하는 며느리들의 사연이 주를 이뤘지만 그걸 본 엄마와 언니는 신나게 지방방송을 시작했다.


엄마 : 근데 의외로 친정 엄마가 김치 만들어 주는 것도 스트레스라는 사람이 많대? 버리는 것도 힘들고...

저번에 김치 명인이 나와서도 그러더라. 며느리들이 김치 주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고. 뭐든 물자가 넘쳐나면 귀한 줄을 모르는거지.

나 : 나는 안 그래. 근데 김치만 만들어줘 딱 김치만. 다른 반찬은 말고. 김치는 엄마 걸로 먹을래.

엄마 : (어이 없다는 듯 피식-)

언니 : 김장? 요즘에도 저런 거 있어? 요즘은 거의 다 사먹지 않아?

나 : 나 어제 잡지책 봤는데 무슨 명장 김치? 이런 거 진짜 비싸더라. 근데 한 번 사먹어 보고 싶기는 하드라.

엄마 : 당연히 비싸지. 그게 얼마나 힘든데.

나 : 힘들지~ 근데 안 만들어 본 사람이 보면 그냥 배추랑 고추가루 값만 드는 거잖여.

엄마: 푸하하. 암튼 나는 저런 시댁 스트레스 없었으니 행복한 편인가?

나 : 아 그러셔? (진짜로 하는 말인감?)

언니 : 김치 팔면 돈 진짜 많이 번다든데...


바쁜 아침 시간임에도 김치에 대한 토론은 가능했다. 언제부턴가 한류 음식으로 김치를 미친 듯이 밀고 있듯이, 그걸 찬성하든 안하든 김치는 우리의 생활과 떼어서 말하기는 힘든 음식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사이트에서도 여성 혐오의 표현으로 '김치녀'를 들고 있듯이 사회 문화적인 음식으로도 볼 수 있겠다.


특히 코가 오똑 솟은 외국인한테는 꼭 '두유 노우 김취?'라고 물으며(제발..ㅠㅠ) 김치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외국인에게 미움의 눈빛을 보내는 것에 별로 거리낌이 없는 것도 김치가 단순한 반찬이라는 인식에서 온 것은 아닐 것이여라~.


결론 : 우리 엄마 김치 맛있다.



하지만 언젠가 가정요리의 달인인 되고 싶은 로망이 있는 나에게, 스스로 김치에 대한 책을 일단 스크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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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에 한 칼럼으로 소개된 최낙언씨의 다소 학술적인(?) 책들. 유독 MSG에 대한 불신이 많은 우리나라에 조금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도 있으려나. 울 어마니의 집밥도 절대 식품 첨가물을 넣지 않는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으니.. 천연 MSG고 뭐고 이런 거 아직도 안 통한다.


가장 공감되는 말은 이 것. "낯설어서 의심을 갖는 것이다. 익숙해서 무뎌지면 괜찮은 것이 된다." (라는 골지의 이야기)

그냥 믿기 싫은 말은 "(손 맛 이런 거는 없다.) 사람이 맛있는 맛을 느끼는 정도는 수치로 판가름된다!"


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저자는... 솔직히 살짝 얄밉다. 뭘 해도 슴슴한 간으로 맛을 내는 나이지만 언젠간 미친 손맛을 갖게 될 거란 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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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 논란으로 또 화제의 중심에 섰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아저씨의 책도 소개한다.

천일염하면 '염전 노예'만 떠올린 사람이라면 이제는 천일염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의심해봐야 한다.

천일염의 취득 방식이야 지하철 광고판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 밑에 깔린 것이 비니루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걸 문제 제기한 사람은 황교익 아저씨. [수요 미식회] 나올 때는.. 사실 거기 패널들이 모두 비호감이었지만,(평가'질'에 대한 거부반응. 특히 요리에 어쩌고 저쩌고.. 그냥 그냥 짜증이 솟구쳤다.)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전에 [씨네21]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보고 거침없고 자신있는, 무엇보다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에 호감을 가졌고 이런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도 반갑다.


동물 실험이다 뭐다 기업윤리를 따지는 시대에 천일염이라고 피해갈쏘냐. 앵간하면 안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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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2015-11-1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잼있네요 ㅋㅋㅋ 미친손맛을 노리신다니.. 저랑 같은 목표군요 -_- 조금 다른 의미일지도 모르겠지만~ 위로 받고 갑니닷~

뽈쥐의 독서일기 2015-11-20 10:44   좋아요 1 | URL
인디언밥님도 요리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요리를 하는 대신 요리 프로로만 만족하는 시청자라서 그런지.. 월요일 [냉장고를 부탁해]부터 시작해서 매일 78번 올리브 티비에 채널 고청하는 시청자로만 살고 있어요.ㅎㅎ
개인적으로 신동엽이랑 성시경이 하는 [오늘 뭐 먹지?]가 젤 재미있네요. 미친 손맛을 가질 날이 언젠간 오겠지요~~?^^
 

예전에 잡지의 인격이라는 어떤 칼럼을 봤다. 일본 사람이 쓴 글이라 우리나라와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점도 있었지만 잡지의 선호로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는 골지의 이야기였다. 혈액형론 만큼이나 황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잡지는 [코스모폴리탄], [그라치아], [싱글즈].. 가끔은 [마리 끌레르]도 좋다. 쉐프, 레스토랑 중심 말고 가정 요리 중심인 요리 잡지랑 또 가끔은 [페이퍼]도 읽는다.


[코스모폴리탄]이야 그들이 지향하는 3F(Fun, Fearless, Female) 표어에 끌리는 것도 있고 독자 투고란이나 섹스칼럼이 활발하다는 점도 좋았다. 뭣 보다 화끈한 어조가.. 부끄부끄.. 하지만 읽는 순간엔 뭐든지 가능할 것 같은 자신감을 준다. 


[그라치아]야 저가격에 한달에 두번 나오는 점도 기대가 되고 일단 무엇보다 가볍다. 그래서 더 알찬 느낌이 든다. 여러 잡지책을 사도 [그라치아] 리뷰를 자주 쓰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기사 사이에 틈이 적어서 좋은 기사를 덜 까먹어서다. 두 번 나오는 만큼 최근 이슈에도 더 빠르게 반응하는 것도 최대 장점. 운동, 다이어트에 관한 기사가 충실한 것도 맘에 든다. 나도 적지 않은 나이인데 왠지 연령대가 2-3살 나는 느낌은 있다. 뭐.. 곧 해결될 문제지만..ㅠㅠ


[싱글즈]는 옷보다 화장품 중심이라 뭔가 더 친근하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기야 하겠지만 오롯이 자기가 자기를 책임져야 하는 싱글을 위해 태어난 잡지라 그런지 제태크같은 실용적인 정보도 더 많은 것 같다. 광고 사이사이에 깨알 같은 정보를 잘 찾아서 스크랩을 해 둘 때가 많다. 가끔 여행 부록도 좋다. 제주도는 도움을 좀 받았다


[마리끌레르]는 예~전에 월드리포트가 멋있는게 정말 많았는데 요즘은 좀 약해진 느낌이다. 오지? 아무튼 여권이 낮은 나라의 결혼 문화를 소개하거나 정말 특이한 직업 여자 투우사 같은... 정말 읽으면서도 약간 독립영화 비스무리한 것을 본 것 같은 느낌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한 방이 아쉽다. 뭐 다시 멋있어지겠지.


다만 아쉬운 건... 우리나라 태생의 잡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잡지 창간이 결코 쉬운 게 아니란 건 알지만 아쉬비.. 그렇다고 쎄씨는 너무 아이돌 중심이라 읽기가 좀 그렇다. 중딩 때 자주 읽었는데. [신디 더 퍼키]가 사라진 건 몹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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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 고른 잡지는 [하퍼스 바자]. 왜 다른 잡지 얘기만 줄줄 언급했냐면... 고백하건대... 나는 속물이다. 좋다 좋다 하는 잡지 선택은 언제나 그 달의 '부록'에 무너지고 만다. 사실 얼마전에 독립 잡지를 하나 샀는데 부록도 없으니 왠지 속상한거다. 그래서 다시 패션지 구매자로 복귀. 이제는 그냥 속물이라고 인정하련다.


이번 달 부록은 대림 미술관 전시권 1매와 [하퍼스 바자 아트]. 디자인도 깔끔한 티켓을 만지작 거리고 있으니 괜시리 뿌듯한 마음이 든다. 물론 이것 때문에 산 건 아니다. 지금 전시하고 있는 [린다 맥카트니]전의 입장료는 5,000원 정도를 형성하고 있으니 뭐 크게 이득 본 장사는 아니다. 이번 달 바자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하퍼스 바자 아트] 때문이다. 


나는 [하퍼스 바자] [보그] [W]를 동류로 묶는다. 좋게 표현하면 하이패션, 나쁘게 말하면 허세. 좋게 표현한 하이 패션도 나랑 상관은 없는데다 외래어를 남발하는 정체모를 글 때문에, 가볍지 않은 무거운 문체 때문에 피곤할 때가 있어서 거의 안 산다. 내가 수준 낮아서 이해 못하는 패션 화보도 그닥 관심이 없는데다 아무리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이른바 '패피'들의 이야기를 아무 설명도 없이 줄줄 쓰는 데도 거부감이 느껴진다. 이름도 관계도 잘 모르는 디자이너와 아트 디렉터와 편집장과 뮤즈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머리가 멍해진다. 히스토리를 좀 설명해 달라고!


또 말로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찬양한다고 하면서 겨우 굶어 죽지 않게 먹는 깡깡마른 모델만 기용하는 이중성도 되게 얄미웠다. 


결국 하이패션과의 관계 개선은 이뤄지지 못하고 얼른 다른 칼럼으로 뜀박질 한다. 그런 날이 올런지는 모르겠지만 샤넬 백을 시원하게 살 수 있는 날이면 화해가 극적으로 이뤄질 지도.. 


그래도 가끔 이들 잡지를 살 때가 있다. 부록이 괜찮을 때다. 대체로 이들 잡지는 부록이 없고 특히 마케팅 같은 걸하는 화장품을 주는 일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몇 주년 기념으로 화집같은 거 줄 때는 꼭 산다. 이 때는 잡지가 부록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좋은 화집이 온다. 


아무튼 이번 달엔 부록을 보려고 잡지를 샀다. 그런데 은근 훌륭타. 여전히 어깨에 힘은 들어갔지만.


H&M, ZARA를 위시한 저가격에 디자인도 훌륭한 (가끔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도 하는!) SPA 브랜드가 일반인에게도 퍼진 영향인지, 스트리트 패션이 주목을 받게 된건지 아님 얼마전 샤넬이 '코리아'에서도 국제적인 가격 정책으로 100만원 이상을 내린 까닭인지.. 럭셔리 브랜드도 매출 때문에 은근 콧대가 낮아져서 그런지 이들 잡지도 거품이 좀 빠진 느낌이 든다.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을 다루는 만큼 아직 어깨에 힘이 들어가긴 했지만.


이제 괜히 삐진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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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쉐프의 칼럼도 있고 <킨포크> 스타일의 탄생지인 포틀랜드에 대한 기사도 있었지만.. 젤 기억에 남는 건 '뮤즈'에 대한 기사. 럭셔리 패션 사업은 점점 이미지가 중요해지기도 하니 광고모델, 아니면 그들과 어울리는 셀러브리티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문고판 표지를 싸려고 잡지를 버리기 전에 항상 예쁜 광고 사진을 꼭 스크랩해두는 버릇 때문에 대충 '뮤즈'가 누군지는 알 것 같은데 국내 연예인이 아니라 친근감이 덜 들어서 그랬는지 큰 관심이 없었는데 한 때 지디가 샤넬쇼에 열심히 가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영향이 있겠다 싶다. 일본 유명모델 키코가 샤넬에서 디올로 '뮤즈'의 자리를 옮겼다고 해서 샤넬이 배신감에 치를 떤다는 기사를 보니 '뮤즈'를 너무 아름답게 생각했던 이십대 후반의 내가 넘 바보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진짜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뮤즈'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홍보, 광고 모델 정도였구나. 그들도 비즈니스라는 걸 망각할 정도로 마케팅을 잘 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패션이 아무래도 예술과도 관계를 뗄 수 없다보니 정말 예쁜 사람들이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팍팍 주는 건 줄 알았다. 아님 영어가 짧았던 나를 비난해야하나?


기사는 홍보모델을 가장한 '뮤즈'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크게 보면 파트너십, 기업에서 그리 강조하는 충성 혹은 의리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은 당장의 이익을 보고 브랜드를 옮기면 최종적으로는 배신자같은 낙인이 찍히게 될 수 있고 브랜드도 '뮤즈'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 상황이 다르겠지만 우리나라 화장품 모델이 너무 한정적이고 몇명이 브랜드를 쉬지 않고 바꾸다 보니 이제는 가끔 헷갈릴 지경이지만.. 계열사가 같아서 그런지 휴지기가 없어도 별 타격은 없지만 말이다.


그냥 타고난 외모나 재능으로만 잘 사는 것 같은 그들이 사는 세상도 사는 법칙은 별 예외는 없어 보인다. 물론 보통 사람들과 생활 수준은 엄청나지만 말이다.


화보 촬영으로는 아나운서 백지연이 나왔다. 워낙 이목구비나 몸매가 시원시원해서 그런지 옷도 잘 어울린다. 인터뷰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하루에 글을 100쪽도 넘게 쓴다는 사실.. 반성해야겠다. 잘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노력도 엄청난 것 같다. 노력이 큰 사람은 질투도 못 하겠다. 저서가 벌써 10권이라고 하는데 부럽기 그지 없다.   

















근데 아직 한 권도 안 읽어 봤다. 기회가 있으면 몇 권은 읽어보리라.


그리고 유명 모델 코코 로샤의 [STUDY of POSE]라는 책이 나왔다고 하니 관심있는 모델지망생과 아티스트는 읽어보시라. 1000가지 포즈를 취했다고 하는데 조그만 이미지만 봐도 벌써 시원시원하다. 인터뷰를 보니 그 유명하고 유명한 '강남스타일'까지 연구했다고 하니... 이제 외국인 한테 '두유노 괭남 스타일?' 그만 하세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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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스 바자 아트]에서는 처음 들어보는 장 필립 델 옴므의 루이비통 <트래블 북> 이미지를 볼 수 있다. 멍청하게도 (그럴리  없는) 그냥 서점에서도 파는 건가하고 블로그를 검색해 보니 권 당 면세점에서 4만원 후반대에 팔고 있다고 한다. 와우. 잡지에는 뉴욕편만 나와있는데 멋지긴 멋지다. 뭐 아무튼 이 정도로 비싼 화집을 조금 맛 볼 수 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리노베이션에 성공한 프랑스 '피카소 박물관'에 대한 기사도 있다. 장장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엄청난 예산을 소비하고 비난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재건했다는데.. 파리에 또 갈 수 있으려나. 몰랐는데 한국 전쟁에 대한 그림도 있었네. 제목은 '한국에서의 암살(Massacre en Coree)'란다. 워낙 다작을 하셔서 그런지 몰랐다. 고야 그림과 구도가 비슷. 게로니카에서 보았던 특유의 슬픈 얼굴이 이 그림의 작가가 피카소란 걸 말해준다.


꽤 유명한 작가인 것 같은.. 양혜규 작가가 리움에서 전시를 한다는 소식도 있다. 코끼리를 소재로 하지는 않았는데 전시 제목이 <코끼리를 쏘다. 코끼리를 생각하다> 여서 그런지 영감을 받은 책을 두 권 소개했다.


로맹가리의 [하늘의 뿌리]와 조지 오웰의 [코끼리를 쏘다]. 







설치미술과 추상작업을 주로 하는 작가여서 그런지 관객이나 전시하는 장소가 꽤 영향을 미친다. 전시회 장소마다 다른 전시가 될 수 밖에 없는데..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가가 바로 오르한 파묵. 제목은 [순수 박물관]. 갑자기 궁금하다. 





 




양혜균 작가의 전시는 리움에서 5.10까지 전시될 예정. 


또 예술의 전당에서 (2015.03.23(월) - 2015.06.28(일))의 일정으로 열리는 '마크 로스코' 전도 꼭 가봐야 겠다. 예전에 수업 들었을 때 꼭 보고 싶은 전시였는데 서울로 오다니. 로스코 채플까지 있을 정도로 명상적인 그림이라니.. 꼭.. 꼭.. 가야겠다. 한 때 큐레이터과 전공 수업을 열심히 쫓아다니며 공부하는 게 참 즐거웠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미술관에 통 안간다. 다시 내실을 충만하게 하는 문화 생활을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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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족 : 얼마 전 멋진 커리어를 쌓고 있는 친구 덕분에 팔자에도 없는 서울 패션 위크를 갔다 왔다. 그것도 VIP 티켓까지 받고. 푸쉬버튼 쇼를 관람 + 사진 찍는 거 도와주면서 끄트머리에서 감상을 했는데 디자이너나 브랜드, 모델에 대한 찬양이 괜히 심한 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분히 일반인의 생각이겠지만 가끔 웃긴 스타일도 있기도 했는데 하나하나 뜯어보니 옷감이나 패턴이나 꽤 멋있었다. 게다가 창작이라는 일과 비평을 감수하고 창작물을 남에게 선보이는 건 보통 큰 스트레스가 아닐 것이다. 


생각보다 해외에서도 많이 오고 잘 알지 못하지만 넘 멋진 직업 모델을 입만 벌리고 구경하고 있는 나와는 달리 중국에서도 팬이 와서 싸인을 받고 그러는 걸 보니깐 허세부린다고 비난했던 내가 얼굴이 조금 화끈했다. 타인의 노력을 비웃은 댓가 치고는 값이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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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7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27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붉은돼지 2015-03-2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르한 파묵이 양혜규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순수박물관>을 썼다는 이야기는 조금 와전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알라딘에도 소개되어 있습니다만, 양혜규의 저서 <절대적인 것에 대한 열망이 생성하는 맬랑콜리>에 대한 출판사 제공 책소개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나는 이 가장 오래되고 명망 높은 근현대 미술의 중심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내가 현재 기획하고 있는 이스탄불의 미술관(순수의 미술관)에 도움이 되는 어떤 종류의 기술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예를 들어 내가 베니스 한국관에서 보았던, 아니 경험했던 양혜규의 향 설치작품 같은 것이 그것이다.- 오르한파묵 (쥐트도이체 차이퉁 2009년 7월 6일)˝

양혜규의 블라인드 작품은 2009년작이고 파묵은 2008년도에 순수박물관을 출간했습니다. 파묵의 인터뷰에 의하면 파묵은 소설 <순수박물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이스탄불 시내에 실제로 <순수박물관>이라는 박물관을 세울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초면에 불쑥 죄송합니다. 제가 파묵에 조금 관심이 있어서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댓글을 남깁니다. ^^
소설 <순수박물관>은 재미있고 특이한 소설입니다.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 ~~

뽈쥐의 독서일기 2015-03-27 13:19   좋아요 0 | URL
우왕 지식인이 나타났다!!! 이렇게 정정도 정확하게 해주시고.. 인용까지.. 몸둘 바를 모르겠사와용ㅎㅎ

아 오르한 파묵이 이 전시에 영감을 받은 게 아니라 이미 저서를 쓰고 있는 과정에서 소재가 된 것이군요. 조금 환상이 깨지긴 하지만.. 이것이 진실이군요. 그래도 넘 고맙습니다. 오르한 파묵 책도 양혜규 전시도 보러가고 싶네요. 먼저 책부터 읽어야 겠지만요.ㅎㅎ

이런 정확한 지적은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붉은돼지 님, 자주 뵈어요^^

붉은돼지 2015-03-27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자주 뵙고 싶어요 ㅎㅎ
뭐, 당근 지식인은 아니구요...우연히 얼마전에 <순수박물관>을 읽은 1인일 뿐입니다. ㅎㅎㅎ
친구신청했어요~^^
 
싱글즈 Singles A형 2015.1
싱글즈 편집부 엮음 / 더북컴퍼니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1. 잡지 이름이 싱글즈인데 '싱글세'에 관한 기사 한 줄 없을리가. 나도 이제 싱글인 게 (엄마한테) 좀 부담스러운 시기다. 나이먹는게 갑자기 이렇게까지 싫어지다니. 


창조세금이 나날이 늘고 있는 상황에 이제 하다하다 '싱글세'를 언급했다는 것만으로 무한 짜증이 솟구친다. 삼포세대고 출산포기고 나랏님들은 진정 신문기사를 안 읽으시는 건지. 국민연금도 아까워 죽겠고만.. 이번 논란으로 나도 의식하지 못했던 문제를 알게 되었다. 이미 싱글은 가족이 있는 사람보다 세금우대 혜택같은 걸 따져보면 이미 싱글세 비스무리한 걸 내고 있던 것.(딱히 여기에 불만까지는 없다.)


사실 애국같은 말도 내게는 조금 촌스러운 주장인 것 같은데 출산으로 애국... 이라니. 끔찍스럽다. 내가 걸어다니는 자궁으로 보이니?


2. 자기 속도로 살기. 시간도 돈이다. 시간 관리는 '시테크'라고 까지 한다는데 영원히 살 것처럼 느긋하게 살고 있는 나에게는 좀 필요한 기사라고 생각해서 읽어 보았다. 시간 관리를 하려면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부터 알아야 된다는데 머리속이 하얗다. 어떤 유형인지 잘 모르겠다. 혈액형처럼 피를 뽑으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인간 중심, 정보 중심, 성과 중심, 재미 중심 중 하나일 수 있다는데 언뜻보면 재미 중심이겠지만 난 인간 중심이기도 하다. 


자기 파악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그 뒤에 딸린 기사 <아침부터 저녁까지 숨겨진 1시간을 찾는 법>이 오히려 더 유용한 느낌이다. 그런데 결론은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라는 것. 올빼미 형에 아침에 저기압이라 엄마가 해주는 밥도 눈을 감고 넣는 나에게는 몇 개만 지켜도 30분은 확보될 것 같다.


시간 아끼는 것도 제테크는 맞지만....돈을 마구 뿌리고 사는 여자... 나는 정말 헤픈 여자...엉엉.


3. 그놈의 에프터눈 티가 뭐간디!! 겨울이고 연말이라 그런지 차에 관한 기사가 좀 있었다. <차로 하는 디톡스, 티톡스> 같은 깨알같은 언어유희를 사용한 제목도 있었고 예쁜 찻잔과 유명한 차 브랜드 10개를 소개하는 기사도 있었지만 나와 언니의 눈길을 끈 것은 청담동과 신사동에 형성되어있는 '애프터눈티 로드'!!


프랑스식 어쩌고.. 이런 것에 별로 환상은 없지만 저 우아한 3단 트레이는 언제나 내 맘을 끈다. [서양골동양과자점]을 읽고 환상이 생긴 메뉴는 요 에프터눈 세트와 나무 모양으로 생긴 롤케잌 '부쉬드 노엘', 그리고 슈크림을 쌓아서 설탕물로 굳혀 고정한 '크로캉 부슈'. 엉엉. 


케이블 티비에서 방영하는 고급스러운 블랑제리를 보면서 언제나 "내 언젠가 저것을... 저것을..." 하는 우리 자매는 꼭 요 애증의 애프터눈 티 세트를 먹어보기로 다짐했다. (막상 먹어보면 실망할 것 같기도..)   


콧대높은 프랑스 메뉴답게 에프터눈티 세트는 혼자서도 먹지 못한다. 거의 2인 세트나 커플 세트로 구성되고 2단 3단 트레이에 따라 가격도 높았다 낮았다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높기도 하다.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놓고 책이나 다이어리를 가져가서 카페놀이를 하는 스타벅스식 카페도 여전히 편안하고 좋지만 한번쯤은 애프터눈티를 마셔보고 싶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신사동에도 내 이것을 위해서라면 갈 의사가 충분히 있다. 


인스타그램을 한다면 바로 #애프터눈티 #프렌치 #살롱드 어쩌고.... 라는 멋드러지고 눈꼴신 해시태그를 마구 부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4. 반려 동물. 나도 반려 동물과 살고 싶다. 프렌즈의 모니카가 그렇듯이..... 나는 이름까지 지어놨는데! 하지만 엄마에게 얹혀 살고 있는 주제에 동물털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에게 더 이상 민폐를 끼칠 수야 없지. 게다가 언니와 나는 아직 없는 강아지 종류도 이름도 의견이 맞지 않아 화제가 이쪽으로 오기만 하면 가벼운 투닥거리를 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창조 싸움?


까만 푸들을 키운다면 나는 '까미'로 귀여운 까망색과 알베르 카뮈의 2중적인 의미를 띈다며 작명센스에 매우 흡족해 하지만 언니는 푸들이라면 무조건 '라면'이다! 같은 걸로 싸운다. 견종은 치와와, 푸들, 포메라이언으로 합의를 본 상태인데 조만간 기회가 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5. 화장품 파워 블로거가 본격적으로 생기기 전에는 싱글즈 뷰티기사를 보는 맛이 쏠쏠했다. 여전히 종이를 넘기면서 보는 화장품 비교 기사는 재밌다. 이번에는 컬러 립밤 비교기사였다. 아무리 블로거라도 5개 제품까지는 열심히 비교하지 않으니 잡지가 단연 보는 재미가 있지만 컬러 립밤을 살 생각은 없었으므로 패스. 


치크 섀딩 기사는 매우 유용타. 볼에 생기를 주기 위해 볼에는 항상 블러셔를 넣는데 가끔은 완급 조절에 실패해 '불타는 고구마냐'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예뻐지려고 화장을 했는데 바닷가에 사는 아이처럼 볼이 빨간 여자가 되어버리는 셈. 항상 눈같은데 신경을 썼지만 진짜 고수들은 얼굴선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더 할애한다고 하니 열심히 참고 해야겠다. 


얼굴형에 따라 섀딩하는 방법에 따라 생기가 다른데 본격적으로 화장한지 한 5년... 이런 걸 몰랐네. 한때 [겟잇뷰티]도 꼼꼼히 챙겨보고 했는데...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다른 것 같다.


6. 연애를 막장으로 만드는 연애 상담에 대한 기사. (안 좋은 쪽으로) 남다른 성장과정을 거친 나는.. 연애를 친구들 보다 엄청시리 늦게 했기 때문에 친구들이 연애 상담을 하면 쭉- 듣다가 이렇게 말했다. "헤어져어~~! 그 남자 별로다. 니가 아까워" 


친구들은 내 얘기를 듣고 주로 말을 잃었기 때문에 내 연애 상담이 먹힌거라 생각했다. 속으로는 봐라, 내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이리 깊어요~ 하는 근거없는 프라이드까지 있었다. 


연애를 하고 나니 나는 연애상담을 요청하지도 받지도 않는다. 특히 헤어지라는 말을 들으면 전적이 있어 신뢰가 생기질 않고 헤어지라는 말을 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나는 한결 편안한 인간이 되었다.


이건 인간에 대한 예의나 깊은 이해로 편한 인간이 된 건 아니다. 그냥 용기가 많이 없어졌을 뿐. 경험을 통해 내가 별로 타인을 잘 조련(?) 하지도 관계의 신도 아니라는 자기 인식을 했기 때문이다. 


연애상담을 하는 것도 해주는 것도 위험하지만 내 생각에 가장 위험한 경우는 자신만의 공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들에게는 남자는  이렇다, 여자는 저렇다, 라는 공식을 넘어 아주 강력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의 연애 상담이라도 듣고 있으면 나도 어느새 핏대가 서 있다.  


연애 상담을 하다 친구와 의가 상해서 연락을 끊었다는 사람이 22%가 된다는 조사가 있는 걸 보니 역시 사랑에 빠지면 우정보다는 강력한 사랑이 힘을 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효 상담없는 연애가 하고 싶다.



* 부록으로 온 버츠비는 아시다시피 좋았습니다. 받자마자 엄마한테 뺐겼지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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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9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4-12-29 16:05   좋아요 0 | URL
요즘 부담스러운(?) 책을 잘 안 읽어서 잡지라도 리뷰하다보니 글이 길어지네요. 댓글까지 남겨주시고 반갑습니다.^^
 

1. 브란젤리나 커플이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사실 그닥 관심은 없다. 애들까지 다 낳고 입양까지해서 우르르(?) 잘 살고 있는 마당에 뭔 식까지나? 싶기도 하지만 당연히 그들 가족에게는 필요한 일이 었겠지. 


시작은 부적절했지만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사는 사람들이라 크게 손가락질 할 마음은 없다. 근데 의외로 스윗했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그들이 결혼식을 극비로 올리고 (결혼식은 사적인 영역이라고 하면서) 사진을 선별적으로 파는 행동은 좀, 솔직히... 밥맛이다.


기사를 읽으면서 내 의식의 흐름. 날이 꾸물거려서 그런지 꽈베기처럼 붸붸 꼬인 창자.


그러면 아예 공개도 말았어야지.... 하면서도 나는 이 잡지를 보고 있네? 그리고 드레스 이쁘다고 생각하고 있네? 애기들도 참 이쁘고 보기 좋으면서... 편집장의 말이 겹치면서... 치 근데 공개하려면 아예 속시원하게 해버리든가 뭔 까탈이여... 이거 힘든 게 따온 사진인 줄은 알겠지만...... 이게 꼭 특집인 건가... 여태껏 싸인도 잘 해주고 이런 이미지랑은 완전 다르자나. 흥. 


질투라고 생각해도 상관은 없지만 이렇게 다른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질투.. 보다 낯선 감정이 느껴진다. 아무리 매체로 자주 봐서 친근하다고 생각했던 그들이 막상 이런 요란뻑적지근한 행사를 갖는 순간 갑자기 내가 서 있는 땅이 확 밑으로 꺼지는 느낌. 역시 그들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스타인 것이다.


조지 크루니 아찌도 (비공식적이지만) 대선의 꿈을 위해 엄청 섹시한 변호사랑 결혼식을 올리는 데 무지막지한 돈을 들여서 화제가 되었다. 무려 137억원. 헐리우드 스타답게 하객들의 비행기 티켓도 촥 끊어주고 경호원비에도 상당한 비용을 들였다고 하니 자식 결혼 비용 때문에 빚더미에 앉았다는 보통 사람들의 심각한 이야기와 비교하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희안하게도 나와 더 가까운 이야기보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간다.


암튼 늦(?)결혼 했으니 애기들 데리고 잘 살아요.


2. 헐리우드 스타하면 이병헌. (읭?) 어리고 되바라진 여자 아이 두 명에게 협박을 당한 일로 시끄럽다. 50억이든 10억이든 집이든.. 아무리 이병헌이 돈이 많다고는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애들의 깜찍한 협박 내용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연예계가 돈이 많이 돌고 연예인들이 순수(?)하다고는 해도 너무 어이없자나~~


뭐 이병헌이 결혼 전부터 스캔들 없는 스타였던 건 아니라 조금.. 예상은 했어도 이렇게 빨리, 이렇게 더티하게 터질 줄은 예상도 못했다. 남의 남편에게 왠 관심이냐고 하면 나는 병헌 오빠(!)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결혼 전 스캔들도 충분히 더티하긴 했지만 그럼, 저렇게 멋진 남자가 여자 하나 없었겠나? 글고... 어떤 여자가 안 넘어가겠나? 라는 매우 주관적인 생각으로 눈, 귀를 닫는 나란 여자.. 남자 보는  없는 여자.


희안한 찌라시가 돌아도 흥, 그래도 목소리가 저렇게 멋있는 배우가 어딨냐고 심히 옹호하고 챙겨보지도 않는 [힐링캠프]에서 도너츠 소문을 해명할 때도 여고생처럼 까르르- 웃으면서 괜히 내가 힐링하곤했던 병헌 오빠.... 이제는 진심 실망스럽다. 오빠라고도 안 부를꺼다.


이번 사건은 이병헌한테 특히 정이 뚝- 떨어진 이유는... 그는 유부남이다! 게다가 부인은 일반인도 아닌 유명한 배우 이민정이니깐! 특히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이혼을 하라, 제 2의 엄앵란이냐 며 난리지만 이민정이 입을 다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기도 유명하니까 입장 정리가 필요하겠지.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이병헌도 아닌 이민정이다. 사건 터지 것도 속상한데 그게 대중에게 알려져서 망신까지 당하니.. 정말 안쓰럽다.


배우는 연기를 잘 할 때가 멋있는 것이니 어쨌든 미워도 다시 한 번일 것은 분명하지만.. 이제 손편지 같은 거 하지마세요. 변명도 방법도 낡디 낡았다.

  

3. 아무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해도 생물학적 나이는 중요하다. 나도 잘 낫지 않는 상처와 회복되지 않는 피로감에 쩌들면서 노화가 시작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아직 시퍼런(?) 20대 후반이지만 계란 한 판을 하나하나 채워갈 때가 되니깐 조급한 마음이 안 생긴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아직도 자리를 못잡고 비리비리한 걸 보니.. 엄마의 걱정하는 눈길도 이해가 안 가진 않는다.


영국에는 '33세 강박증'이라는 말이 있나보다. 여성 인권이 우리보다 좀 높은 나라다 보니 한 3-4년 정도 조급증을 느끼는 시기가 늘어난 것 같다. 꽤 긴 시간이다. 서당개는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남의 인생에 관심을 갖는 것은 만국 공통인 것인지 직업 멀쩡하고 남친도 있고, 남친도 직업 멀쩡한 영국 여성도 남의 눈치를 본다. 혼자 여행하는 사진을 업로드 하는 것에 머뭇거리게 되고 집을 꼭 사야하나 결혼을 꼭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뒤에 우리나라 에디터가 첨부한 칼럼도 재밌다. 고양이를 키워도 고양이가 싱글 여성의 아이콘이 되서 마음껏 자랑할 수도 없는 현실. 무슨 고양이가 숨겨둔 애인도 아니고.


무엇보다 가장 공감되는 말들. 해야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내가 진짜 하고 싶을때. 결혼보다는 연애가, 사랑이 하고 싶다.



4. 예전에 [유브 갓 메일]에서 스타벅스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있다. 커피 하나를 시키는 데 카페인, 디카페인, 레귤러, 톨, 크림, 논크림.. 을 선택해야 하는 데 진력이 난다고. 이렇게 선택의 연속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나부터도 도시의 휴게소 같은 '김밥*국'을 가면 눈빛이 흐리멍텅해지니까.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작은 선택도 계속 합쳐지면 큰 스트레스가 되는 모양이다. 보통 도시인들은 자극에 취약할 대로 취약한 유리멘탈의 소유자가 많으니까 작은 선택, 작은 스트레스도 엄청난 파문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요즘 트렌드는 '결정 그만하기' 란다. 무려 결정 디톡스라고 하니... 웃음이 나오면서도 슬프다. 결정도 독이다.


우유부단한 사람이라는 단어가 요즘은 '결정 장애자'라는 명사로 굳어지고 있는 마당이니 사실 웃을 일은 아니다. 근데 어떤 책에는 결정을 못 하는 것도 스트레스라는데. 보통 말단으로 갈수록 회사에서 힘든 까닭이 점심 메뉴 하나도 자기 맘대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인 탓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내 경험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코딱지 만한 (내 보기엔) 중요치 않은 일도 내 맘대로 할 수 없고 네네만 하는 로봇을 원하니 고결한(?) 영혼을 가진 나는 인간으로서 큰 상처를 받게 됐다.


인간이란 참 간사한 게 또 결정할 자유를 주면... 그것도 또 귀찮고 스트레스다. 전 도시 인류를 위한 강박증 워크샵이라도 열어야할 판이다. 



5. 푸드 보어(Food Bore :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의 영양성분이나 지금 하고 있는 다이어트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해 주변인들을 지치게 하는 인물을 가리키는 신조어) 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내가 찬양해 마지 않는 효리언니도.. 사실 요기에 해당할 것도 같다. 올해 렌틸콩 수입량이 750% 늘었다고 하니.. 횰언니의 파급력과 죄목(?)은 상당하다. 뭐 나야 내가 직접, 굳이 횰언니의 블로그를 들어가는 것이 맞아서 할 말이 없다. 


사실 나는... 그런 사람들과 산다. 엄마는 내가 밥상머리에서 인상을 조금만 찌푸려도 반복기를 재생한다. "그래도 몸에 좋은거야..!" 엄마의 음식 분류는 두 가지로 나뉜다. 좋은 것과 안 좋은 것. 집밥과 외식. 내가 만든 것과 남이 만든 것. 전자의 경우가 무조건 옳은 것이므로 이에 토를 달면 안 된다. 


또 한명은 언니. 언니는 다이어터다. 거의 모든 다이어트를 해봤다. 덴다(덴마크 다이어트), 종이컵 다이어트, 헐리우드 주스 흡입, 디톡스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등등. 헐리우드 배우, 모델이 하는 거의 모든 다이어트 방법을 알고 있는 게 참 존경스러울 정도다.


그리고 나. 집 안에서는 안 그런다. 근데 나 한때 유기농 화장품, 유기농 주의자였다. 옆에 사람이 말은 안 했지만 가끔 날 놀리는 걸 보면 좀 질렸는 모양이다. 한 때 유기농에 미쳐가지고.... 반성한다.ㅠㅠ


아, 맞다. 나 집에서도 그런다. 블로그 한다고 사진 잔뜩 찍으며 가족들 밥 못 먹게 해놓고 귀찮다고 말만 블로거... 이런 나와 같이 살아주고 같이 놀아주는 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나를 위시한) 이 현대인들아! 스스로를 그만 좀 들들 볶자! (단, 자기 대신 아래 사람을 볶아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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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도 이제 늙었는갑다. 수지같은 애(?)들이 순수하게 이뻐보이니깐 말이다. 그리고 얼굴 뜯어먹으면서 사는 (본인들은 부정하고 싶겠지만!) 축복받은 인생들이 부러우면서도 인터뷰를 똑 부러지게 하는 것을 보면 뜨는 애들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이어트나 힘든 스케줄 때문에 힘들면서도 웃으면서 방송하는 것을 보면 작은 일 하나도 싫어하며 우중충한 얼굴로 앉아 있는 나를 반성하게 된다. 진정 연예인은 감정노동이 많은 직군임에는 분명하다.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일하는 게 행복해 보이는 이들. 참 부럽다. 운전까지 잘한다니.. 특히 어린 나이에 그걸 찾아서 더 부럽고. 요즘 연예계에 별 얘기가 많은데 수지는 이상한 일 안 저질렀으면. 괜히 응원하고 싶다. 


2. 전 제주지검장 김수철.. 정말 이게 왠 망신이냐. 그를 보며 놀랬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당연히 벌을 받아 마땅하긴 하지만 사건 후의 어리숙한 대응,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지 못하는 그의 가족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하다. 범죄임에 분명하지만 또 정신적인 병이기도 하니까. 물론 선처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은 분명하다.


'바바리맨의 추억'이라고 하면 나도 조금은 있다. 미션 스쿨이었던 고등학교 시절 꼭 예배시간 전에 성스러운 음악과 함께 나타나던 그들.. 모두가 다른 사람이었던 거 같고 딱히 분출할 데 없는 에너지를 소리지르는데 썼다. 지금 생각하면 미쳤지.. 정신 이상한 놈들을 더 부추긴 결과가 됐다. 미션 스쿨이라 보수적이어서 모르쇠로 일관하던 선생님들은 특단의 조치로 CCTV를 설치했는데 잡아야되는 바바리맨은 못 잡고 땡땡이 치는 기집애들만 피해를 보는 결과가 되었었다. 


나는 일대일로 당한 것이 없어 그냥 추억(!)처럼 얘기하지만 성범죄가 진화되는 것을 보면 웃을 일이 아니다. 게다가 풍문으로는 학교 바로 옆에 붙어있던 지방에서 올라온 엘리트를 위한 기숙사에서 출몰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워낙 모범생 집단이어서 그랬는지(그 놈의 미래가 '창창' 하니까!) 뭔가 쉬쉬하면서 소문이 퍼졌는데 내가 이 설을 가장 믿는 이유는 그들이 평소에 자기 감정을 억누르고 살았을 가능성이 커서이다.  


전국 모의고사가 끝나면 1-2 자리대의 등수로 평균화 지역의 아이들에게 좌절감을 팍팍 주는 그들이지만 그만큼 평소에는 놀고 싶은 욕구를 참고 기대에 부응하려는 압박은 말도 못하겠지.


평소에 억눌려 있는 사람이라도 짐을 나쁜 방향으로 푸는 건 안될 말이다. 이왕 망신당한거 제대로 고치시길 바란다.


3. 비욘세와 제이지가 이혼할 거라는 기사를 봤는데 금방 애정전선에 이상없다는 행보를 취하는 그들 부부를 보면서 역시 연예인은 아무나 하는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그들은 '쇼윈도 부부'라고 판명이 났다. 하지만 기사는 묻는다. 결혼이 비지니스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특히 그들은 어마무지막지한 돈을 쓸어 담고 있는 부부. 연예인 한 명 뒤에는 또 같이 먹고 사는 사람이 어마어마할 거에다 미리 짜여진 공연을 생각하면 선뜻 이혼할 수도 없을 것이다. 비욘세는 스캔들도 거의 없이 엄청난 프로의 모습을 보여준 걸 보면 가수라는 커리어는 쉽게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하긴 누가 이혼을 쉽게 하냐만은.


낭만적인 연애 결혼은 20세기의 산물일 뿐이고 원래 결혼이라는 건 사회적 계약이라는 생각에 동의하는 나로써는 그들 부부의 선택이 이해가 간다. 정이든 동료로서의 인정이든 둘 중에 하나가 끝난다면 완전히 끝날 것 같기는 하지만...


다만 그들의 선택에 의해 행복 코스프레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좀 씁쓸하긴 하다.   


4. 김태훈의 칼럼에 옳소 옳소 하는 날이 오다니. 매체에서 비춰지는 김태훈 칼럼리스트의 모습은 내게는 그저 '말만 잘하는 남자' 였다. 인간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 타입이다. 말과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다보니 역시 글은 잘 쓰긴 하는데 이번 칼럼은 평소 내 생각과 일치했다.


그래, 성형이 뭐가 어때서!!


우선 나는 자연(미)인이라는 것을 밝힌다. 김태희처럼 생기지는 않아서 나도 내 외모에 완전 만족하고 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성형 수술은 정말 무섭다... 불과 일주일 전에 축농증 수술하고도 이렇게 갖은 엄살을 부리는 나라는 사람은 이 얼굴로 늙게 될 것 같다.


나도 한 때는 진한 쌍커풀과 오똑한 진주알 코를 꿈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이미 튜닝을 마친 친구들이 있었고 틈만 나면 그런 소리를 해댔다.(이건 약간 폐해이긴 한 듯) 미모가 여성의 큰 무기인 것은 계속 말해야 입만 아프지. 사실 나는 나보다 능력있고 똑똑한 여자보다 예쁜 여자한테 더 큰 질투를 느끼니깐. 친구들끼리 돌아가며 마구 견적을 잡았고 결국 한국은 인구 대비 '성형 1위'의 기념을 토했다.


주변에 성형한 사람을 꼽으라면 10명은 거뜬이 댈 수 있는 도시 여성이라 그런지 '성형 1위' 같은 기사를 보면 시큰둥한 반응을 했다. 꼭 통계를 내야 아나? 같이.. 하지만 그 밑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 단지 성형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왜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하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성괴'니 '강남언니'니... 따지고 보면 불법도 아니고 의료 산업에 기여하는데다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나라에서 고군분투하며 사는 걸로 예쁘게 봐줘야 맞는 게 아닐까? 그것도 나름 후천적으로 얻은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성형 수술을 비용을 위해 돈을 벌고 마취주사 맞아가며 고통도 감해내야 하는데... 작은 수술이라도 해 보고 나서야 존경심까지 든다.


댓글 중에 열받는 포인트는 2개. 여자와 외국인의 시선. 요즘 성형은 생각보다 남자도 많이 한다 이 자식들아!!! 하긴 뭐 성형 뿐만 아니라 일베를 위시한 남성 커뮤니티의 여성 혐오는 워낙 광범위 하니까 특별할 것도 없지.


특히, 외국인들한테 부끄럽다는 의견을 마구 내보일 때 좀 의아하다. 그리고 성형비율 1위 했다고 비난하는 외국애들한테도 나는 만날 때마다 '누구도 그 사람들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바로 얘기한다. 논리적으로 틀리지는 않으니까 바로 수긍하기는 하는데 그냥 감정적으로 싫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차라리 이렇게 솔직하면 막 욕이나 못하지. 


가끔 외국에서 만난 애들-특히 일본애들이나 동남아에서 온 애들이- 한국이 성형 국가 이미지임을 굳이 표현하려고 할 때도 꼭 말한다. 우리나라는 중국, 동남아, 일본 등지에서 특히 성형 관광을 많이 온다고.


성형 비율 1위는 부끄러워 할 거라기 보단 오히려 자랑스러워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격대비 훌륭한 기술로 외국인까지 끌어들이고 있는데 부끄러워할 이유가 무엇일까. 무슨 마약을 팔아서 돈을 번 것도 아니고 성형은 고급 의료 서비스이다. 하이테크놀로지에 물가 상승률 대비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진 의료 상품을 왜 끌어내리지 못해서 안달일까.


물론 매스컴에서 쉬쉬하는 성형부작용이나 획일적인 미의 기준까지 물개 박수를 치는 것은 아니지만 성형인에 대한 혐오는 무서울 정도다. 뭐 유전자에 대한 생각 때문에 손해보는 것 같은 기분도 이해못할 건 아니지만.(누가 손해를 좋아한다냐!) '예쁜 여자'로 살기로 결심만 하면 가능한 세상이지만 나는 차마 성형에 대한 생각도 하지 못한다. 김태훈의 말 대로 그들은 '세기의 변화를 온몸으로 증명하는 위대한 종족'일 수도 있겠다.


사족. 근데 이런 거 다 의미없다.. 오프라인에서는 성형미인이든 자연미인이든 미인은 어찌됐든 대접받는다. 


5. 'SNS 징징이'는 싫어. 


임경선의 칼럼을 보면 항상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에 이렇게 말 시원하게 하는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막말을 하는 독설과는 다르다. 그녀의 돌직구를 읽으면 사이다를 머금은 듯한 시원함이 느껴진다. 


Facebook 에서 팔로잉을 안 하는 친구들이 좀 있다. 쓸데 없는 정보를 뿌리는 헤비업로더와 얼굴만 알고 친구인 애들, 그리고 내 기 다빨아 먹는 '기 도둑'님들. 다른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 다들 그 친구의 팔로잉은 안 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기 빨리는 포인트는 다 같은가 보다.


SNS의 게시물을 보면 사람의 성향이 드러난다. 나를 포함해서 대체로 즐거운 일만 올리는 부류가 많다. 아니면 럭셔리, 팬시한 곳에 가서 찍은 사진, 제품만 올리는 사람도 있고. 이런 것 때문에 자기 인생과 비교를 하게 되서 SNS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 더 불행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오곤 한다. 그래도 가장된 행복이 꾸밈없는 슬픔보다는 낫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적어도 행복을 가장할 정도면 어느 정도 필터는 거치고 올려진 사진이라 거부감이 드는 경우는 잘 없다.


문제는 징징이들. 비련의 주인공 역에 빠진 사람은 미안하지만 정말 꼴 사납다. 다행히 그런 사람들은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작위적으로 해석하지만. (그걸 어떻게 아냐고?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면 계속 징징이 짓을 할 수 없다.)


학교도 자주 나오지 않고 남자한테 빠져살았던 동기 K는 얼굴책에 자기 연애질을 무려 처음과 끝까지 게시해댔고... 그 연애의 비참한 결말은 K와 거의 교류도 없었던 동기언니한테 듣게 되었다. 동기언니도 건너 건너 들은 얘기였는데 그걸 전해준 친구도 막상 K와는 친하지도 않았다. 나는 팔로잉을 끊은 바람에 루머에는 못 끼게 되었지만 아쉽지는 않다. 진짜 남자들처럼 욕을 하면서 돈독해진 사이라면 시크하게 댓글 하나 남기고 총총했을텐데... 안물안궁! 이렇게 말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분개하는 이유는 그녀들의 게시물을 보고 괜히 우울감을 얻은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차저차하여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었지만 지금도 이유없이 어리광부리고 싶고 징징거리고 싶은 마음이다. 어쨌든 법적으로 성인인 이상 감정은 조금 컨트롤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가감없이 드러내고 애기짓을 하는 애기들은 정말 떼찌해주고 싶은 심정.


그리고 우울감을 '자존감 부족'으로 돌리는 세태에 대해서도 아니꼽게 본다. 정말 100% 동의한다. 갑자기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생겨서 모든 문제의 발로는 '자존감 부족'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나도 자존감이 충만한 인간은 아니기에 한 때 심리학 서적도 엄청나게 읽어대기도 했다. 근데 원인을 아는 것으로 자존감이 충족되는 건 진짜 아니다. 괜히 부모에 대한 원망이 늘기만 했었지.. 


생각보다 그런 사람들 많다. 애정결핍이나 외모고민으로 자존감이 유리처럼 약한 사람들. 근데 그 문제를 모두 낮은 자존감의 탓으로 돌려버리면 정말 해결책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 라는  생각은 없이 그저 자존감 타령을 하는 사람을 보고나서 자존감 타령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자존감 타령도 슬슬 피로해지기 시작했으니깐. 고통을 나눠지면 편하다는데 우울감을 전염시키는 사람은 우울감이 좀 덜 해질까. 깊은 우울함이 아니라면 작은 것 정도는 자기가 삭혀야 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는 전염시킨 수 있는 사람도 주변에 안 남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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