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자 중앙일보 1면에 큼지막하게 난 사진

아, 내가 이 모습에서 구원자 예수님의 얼굴을 떠올렸다면 믿으시려나?

과학의 종교화가 이렇게 쉽게 이루어질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2. 오늘자 조선일보..

 

결국,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운 것이 아니라 사유재산을 위해 세운 것이라는 것을 실토하는가? 맘에 안든다고 해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폐쇄하는 것이 그리도 고귀한 교육정신인가요?

사학법이 우리 나라의 좌경화를 막고 국가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요? 그렇게 숭고한 뜻을 가지고 계신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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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가시화되면서 종교계와 사학법인들이 정권퇴진까지 거론하며 반발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사학법인들이 신입생 배정 거부 및 학교 폐쇄 수순에 들어가기로 한 데 이어, 종교계는 ‘순교(殉敎)의 각오’로 맞서 싸우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학법인들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 자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학법인연합회 조용기(趙鏞基) 회장은 “사학법 개악안은 전교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사학법인들은 학교 폐쇄가 절대 엄포용이 아니며 당장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학법인연합회 관계자는 “대학은 몰라도 적어도 사립 초·중·고교에서는 내년 신입생부터 학생을 모집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실제 벌어질 경우 상상하기 힘든 대혼란이 벌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조 회장은 “전교조를 비롯한 좌파 교원들의 속셈은 고도로 훈련된 의식화된 사람을 전체 사학법인에 골고루 파견해 경영권을 손에 넣고 좌경의식화 교육을 마음대로 하자는 것”이라며 “사학법은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이게 무너지면 나라의 교육과 장래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개신교계는 이날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100주년 기념관 4층 회의실에서 주요 교단 총회장과 신학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사학법을 여당과 국회의장이 물리적인 힘으로 처리한다면 거룩한 순교의 각오로 일어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들은 “사유재산의 침해와 신앙교육의 말살의 소지가 다분한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철폐하지 않는 한 2배수 추천 운운은 사안의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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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꼬 2005-12-0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치색을 띤 페이퍼를 올리게 되어 유감입니다. 그러나 알라딘 블로그는 나름대로 제가 발설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기에 그냥 배설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해 주세요..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속으로 병이 날 것 같아요...

oldhand 2005-12-0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학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논리는 너무나 뻔뻔하고 기만적이어서 혐오스러울 뿐입니다. 속에서 병 나지 않으려면 정말 욕이라도 해야겠지요.

아영엄마 2005-12-0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속병나지 마셔요~~

nemuko 2005-12-0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독교 중학교로 배정받는 바람에 입학식도 졸업식도 1시간이 넘는 기도와 함께 시작하고 끝맺고, 매주 성경 수업과 시험을 치러야 했던 기억이 있는 저로서는 차라리 신입생을 뽑지 말아 주는 것도 고맙게 생각되는데요.

숨은아이 2005-12-0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속병 나지 않으려면 터뜨리셔야!

진주 2005-12-08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기사는 잘 모르겠고...
네무코님/종교적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라면, 일반학교와 같이 배정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헌법에도 종교의 자유는 지켜야 한다고 나오는데, 선택없이 배정받아온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종교의식을 강요하는 건 옳지 않아요. 그쵸?

로드무비 2005-12-08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정말, 황 교수도 점점 이상해 보이고......
(꼭 쇼 하는 것 같아요.)
사학법, 어쩜 그리 꽉꽉 막혔는지.
자신의 신념에 충실한 인간들의 웃기는 꼬라지!

마태우스 2005-12-08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신문 안봤는데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하기 싫어서요..흑.

nemuko 2005-12-08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맞아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리 문제될 건 없었을 거예요. (여긴 서림님 서재인데^^)

Phantomlady 2005-12-08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신문 안 봤는데도 일이 손에 안 잡혀요... 너무너무 하기 싫어요 흑...
그런데 맞다 오늘은 일하러 안 나가도 되네...
이제 낮잠이나 퍼질러 자야지 :-P

깍두기 2005-12-0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게 통하는 나라라니.
절망 않고 싸우시는 분들이 존경스러울 뿐.

엔리꼬 2005-12-0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ldhand님.. 뻔뻔, 기만, 혐오 같은 단어는 이제 잘 안쓰려 합니다. 물론 제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런 단어 썼다가는 그대로 돌아와서 많이 상처를 받더라고요. 제가 말이죠..
아영엄마님.. 속병 안나려고 이런 글도 쓰는것이니 이해해 주세요..
네무코님, 진주님..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결국 사학의 자율성을 일정 부분 높여주는 방향으로 전체적 개혁은 가야하겠지요.. 학교선택권도 그 방안 중에 하나가 될 수 있겠고요.. 그렇지만, 아직까지 사학이 외국과 같이 자율적이기 위해서는 더더욱 투명해야 할 것 같은데, 우리 사학은 아직 영글지 않았다고 봅니다.
참, 종교재단은 학생들과는 달리 학교선택권을 오히려 반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첫째 이유는 종교재단이 학교를 세운 목적 중 하나는 '선교'에 있기 때문에 비종교인 학생들을 어쩌면 더 반길지도 모른다고 보기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는 영국처럼 학교선택권을 가지게 되면 도태되는 학교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죠.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서는 적당히 학교를 운영할 수 있지만, 학교 선택에서 경쟁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총력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죠.. 영국에서는 학교를 폐쇄하기도 한다죠?
숨은아이님.. 저는 소심해서 이 정도로 해서도 터질 것은 터진답니다..
로드무비님.. 저는 황교수를 나쁘지 않게 보려고 노력중인데, 주변 상황(주위 팬클럽, 부화뇌동하는 언론)이 제 눈에 색깔을 더 칠하고 있네요..
마태우스님... 저도 맨날 놀았으면 좋겠어요.. ㅎㅎ
snowdrop님... 아니.. 염장을 지르고 있다니.. 나도 낮잠 자고 싶다.
깍두기님... 맞아요.. 저도 님과 같이 소심해서 (화 안내실거죠?) 전면에서 투쟁은 못하고 이렇게 글이나 쓰고 있습니다.

2005-12-08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5-12-08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동의 못해요.
저는 '소심'해서가 아니라 게을러서라구요^^
 

저번에 자전거 출근과 관련해서 KBS 수요기획에서 출연 섭외가 왔다는 페이퍼를 쓴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간절히 부탁했다) 참조하실 분은 아래 페이퍼로..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paper.aspx?ISBN=&CID=0&CNO=720024113&PCID=705703&CType=1&CommunityType=AllView&page=&SortOrder=&IsListView=true&BranchType=0&PaperId=744210

지금껏 연락이 오지 않아 까맣게 잊고 있었다면 거짓이고 사실 그 작가에게 원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 사실로 아내와 격론(까지는 아니지만)을 벌이기도 했다. 출연하고 싶다고 작가에게 전화한 사람이 10명이 훨씬 넘었기에 이들에게 일일이 작가가 전화를 해서 '당신을 출연시키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일일이 말해줄 수 없는 것이 그 바쁜 방송의 생리라고 말한 자는 내 아내다. 물론 그게 옳다라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반면 나는 자기가 섭외한 것이 아니라지만 어딘가에 부탁을 해서 전화를 걸게 만들었으면 방송이 되는지 안되는지 전화 정도는 해줘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입장이었다.

그랬는데, 오늘 작가가 다시 전화를 했다. 원래 계획은 10월쯤에 촬영을 하는 것이었는데 미뤄지는 바람에 이번주에 촬영하게 되었단다. 나더러 아직도 찍을 생각이 있냐 물어본다.

허걱.. 지난 주까지는 자전거타고 다녔지만 어제 눈이 팍팍 온 이후로 자전거 당분간 못타고 다니겠다 생각했었는데.. 어쩌지? 티비에 출연은 하고 싶고. 그런데, 아직 방한복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일단 대충 출연하겠노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전화를 끊고 나서 어찌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겠다.

1. 찍어라

평생 한번 올까 말까한 방송출연의 기회가 아닌가? 물론 편집되고 나면 나올 분량은 얼마 안되겠지만 가문의 영광 아닌가? 평생 한번인데 뭘.  너의 평생 공중파 TV 방송 출연 경험을 지방 mbc 아침프로그램의 5학년 학급 단체 출연 한번으로 끝내려 하는가?

그깟 10여만원의 뽀대나는 자전거용 방한 자켓 한번 사지 뭐.. 일생일대의 기횐데 10여만원이 대수냐? 그리고 춥다고 해봤자 영하 10도겠지.. 자전거 타면 원래 초반 5분은 추워서 고생하지만 나중엔 땀 나지 않겠느냐? 30분이면 되는데, 뭘 그러느냐? 추울 때 타는 것 찍으면 더 멋져 보이지 않겠느냐?

직장이 공공기관이라 걱정된다고? 촬영 때문에 아침에 좀 늦게 출근한다고 직장에서 짤린다냐? 위에 보고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TV에 자기 직장 다니는 사람이 나온다는데, 그것도 바람직한 일로, 뭐 윗 선의 눈치를 보느냐? 아무리 공공기관이지만 직원들의 사생활이라는 것도 있는데. 원장이 인터뷰를 하길 하냐, 그냥 앞마당에서 출근하는 모습 찍는 KBS 차가 오는 것인데 문책까지 당하겠느냐? 이건 정당활동과 다른 순수한 외부활동 아니냐?

그리고 자전거 출근하는 사람답지 않은 육중한 몸은 겨울이기에 가려지지 않겠느냐? 옷을 그리 겹쳐 입는데 뚱뚱해 보일 리가 있는가? 게다가 바지는 나름 쫄바지니깐 더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을거야. 그 주체할 수 없는 배는 Rec 빨간 버튼이 눌러지는 동시에 호흡을 몇번 멈추면 되지 않겠느냐?

 

2. 찍지 마라

이 추운날 원래 자전거 탈 계획도 없지 않았느냐? 방한장비도 갖추지 않고 그냥 탄다는 것은 자살행위다. 방한장비 안사기로 원래 계획했었는데, 갑자기 한 차례의 자전거 타기를 위해서 그 비싼 방한복을 산다는 것이 말이 되냐? (10만원이 훌쩍) 그렇다고 뽀다구를 중시 여기는 네가 평생 한번 있는 기회에서 집에 있는 우중충한 색깔의 등산복 자켓을 입고 출연한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 아닌가?

게다가 이번주 날씨를 알아보니 예년보다 훨 춥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것도 아침 출근시간이면 해도 없이 영하 몇도에 체감온도는 더 떨어질텐데 그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kbs 초절정 미녀 피디가 옆에 지켜 앉아서 며칠이고 간호라도 해준다냐?

그리고, 와서 찍는다고 해놓곤 찍어가서 그림 좋지 않다고 짤라버리면 낙동강 오리알 되는거 아니냐? 수요기획이라. 말은 좋은데, 밤 12시에 하는거 전국적으로 얼마나 본다고? 춥다고 방한마스크 쓰면 얼굴 나올 분량이 1분도 채 안될텐데, 그걸 알아볼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니가 일일이 광고할 것도 아니잖아.. 니가 찾고 있는 초등학교 첫사랑 춘몽이가 보리라는 보장도 없지 않는가? 봤다고 해서 화면에 니 전화번호도 안나올테고 말이야.. 현재의 니 모습에 실망만 안겨주면 어떻게 하나?

네가 뭐 그리 대단한 자출 가족이라고 이런 티비에까지 나오느냐? 요즘도 주 5일 중 2-3일 타고 오면 스스로에게 칭찬하지 않느냐? 맨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건강한 시민이라고 전국민들은 생각할텐데 그리 자신있느냐? 전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 아니냐?

 

 

아, 괴롭습니다.  

이 중대한 결정을 제 맘대로 하지 못하여 여러분께 맡깁니다. 알라딘 여러분이 제 인생을 결정한다고요.. 님들의 입장에서 서지 마시고 제 입장을  한번 생각하여 신중히 투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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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5-12-05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찍으세요~~~!! ^^

Phantomlady 2005-12-05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나오세요 나오세요 초절정 미녀 피디에게 시간이 없으니 출발 때 5분 찍고 (차량으로 이동)
중간에 5분 찍고 (차량으로 이동) 도착해서 5분 찍고 이렇게 하자고 그래요 춥잖아요 ㅎㅎ

날개 2005-12-05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찍으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모처럼의 기회인데..
나중에 두고두고 그때 TV나올 뻔 했는데 못나왔다고 후회하느니.. 찍으시는게..^^

엔리꼬 2005-12-05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님을 추천해볼까요? 진정한 출퇴근족이신데..
새벽별님.. 저도 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얼어죽으면 어떻게 하죠?
snowdrop님.. 실망이예요.. 원래 방송계가 그래요? 안그래도 pd수첩때문에 뒤숭숭한데 제가 그러다가 방송윤리법에 걸려 구속이라도 당하면 책임질테야요? ㅎㅎ
날개님.. 그렇겠죠? 어흑.. 그런데 추위보다 더 무서운 빙판길이 있을지도 몰라서.. 두렵네요

세실 2005-12-06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서림님도 소심한 A형? 저 같으면 무조건 찍겠습니다.
서림님 말씀처럼 일생일대의 기회일수도 있는데 아까워요~ 더군다다 10명이 훠얼씬 넘는 사람을 물리치신거 아닙니까~~~ 화이링~~~

하루(春) 2005-12-06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찍으셔야죠. 수요기획 기억하고 있을게요.

하루(春) 2005-12-06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를 타면서 느끼는 삶의 철학(?)도 대중에게 알릴 수 있잖아요. 아닌가? ^^ㅋ

엔리꼬 2005-12-06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소심하긴 하지만 A형은 아닙니다.. 10명이 훨씬 넘는 사람을 물리쳤는지 아니면 1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다 찍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기회긴 참 좋은 기회죠?
하루님.. 제가 만약 찍는다면, 당연히 날짜도 가르쳐 드려야지요.. 삶의 철학까지 대중들에게 알릴 기회는 힘들지 싶습니다. 저는 다만 자동차가 빠르냐 자전거가 빠르냐 대결을 할 로봇일 뿐이죠. 흑흑

마태우스 2005-12-06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넓으니까 좀 이상합니다^^ 저도 님을 TV에서 뵙고 싶습니다. 하지만 찍는 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그러니 마음 단단히 먹고 준비하세요.

biseol 2005-12-0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안 보고 있는 동안 방송 이미 나갔네 했습니다. ㅋ
"찍지 마라" 중에서 [밤 12시에 하는거 얼마나 본다고? ]는 답이 되지 않았나요?
적어도 저희들이요 흐흐

엔리꼬 2005-12-07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링크 때문에 글이 넓어진 것 같네요.. 제가 많이 출연하는 것은 아니고, 잠시 출연할 것 같습니다.
스미레님.. 제가 방송 나갔다면 이미 알렸겠지요.. 그리고 밤 12시가 아니라 1시랍니다. 흑흑

2005-12-08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엔리꼬 2005-12-08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저도 옆지기가 그쪽 계통에 있다보니 완전 문외한이라고는 할 수 없네요.. 저같은 경우는 쓰고 베끼고 또 베껴서 닳아버릴 것 같은 대본을 많이 봤기에. .쿨럭.. 요즘은 제가 보조작가 노릇도 합니다. 쿨럭..

2005-12-13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12-13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하지 마세요. 케이블에선 재방송을 안 빠트리고 다 해주니까 기필코 볼거예욧~
 

매 일요일이 그렇듯 어제 혼자서 애들 둘이 보느라 저녁시간을 무료하게 보낼 뻔 했는데 마침 TV에서 영화제 중계를 한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한국 영화 개봉작은 줄줄이 다 보곤 했는데, 세월의 무게인지 연이어 태어난 아이들 덕택인지 극장의 영화 보는 값이 7천원인지 8천원인지도 정확히 모르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다들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슬아슬함과 조마조마함의 끝에 오는 감동의 순간을 즐긴다. 한국시리즈, 월드시리즈의 마지막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도 감격에 겨워 방방 뛰는 모습을 엿보고 싶어서다. 내가 그런 순간을 평생에 한번 겪을 수나 있을려나? 그냥 대리만족인 것이다. 영화제도 별로 다르지 않다. 수상자를 발표하는 순간 엇갈리는 배우들의 표정을 감상하는 것을 즐기고, 혹여나 감격에 겨워 수상소감을 말하며 눈물까지 흘리면 따라 울고 싶을 정도로 쉽게 감동한다. 솔직히 말해 잘 꾸미고 나온 여배우의 뒷태와 앞모습을 슬쩍 엿보는 재미도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어제 영화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여러모로 조금씩 부족해서 아쉽다는 것이다. 오늘은 두 가지만 언급하자.

1.  어찌 배우들의 수상 소감이 저리도 천편일률적인가? 그렇게도 할 말이 없는가? 

어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여우주연상.  수상자 전도연은 하도 많이 여우주연상을 타서 그런지 (일반인이 볼 때) 그리 감격스럽지 않아 하였다. (물론 본인은 감격스럽겠지?)  게다가 짧은 소감을 말한 다음엔 무조건 주위 사람 이름 대는데 급급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참 부러운 것은... 외국의 수상 배우들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많이 주저리 주저리 한다는 것이다. 그 순간만은 자신이 왕이다. 그리도 할 말이 없는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번 수상한 힐러리 스웽크를 보라..

물론 배우 탓만 할 수도 없다. 우리 시상식은 TV와 결코 떼놓을 수 없기에 방송시간을 맞춰야 하는 TV로서는 쓸데없는 배우의 긴 소감은 자칫 부담이겠지. 그래서 수상소감을 짧게 하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인터뷰할 때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조잘대는 우리나라 프로 운동선수들이나 관객들과 만나는 유일한 인사 시간에 "열심히 찍었습니다. 이쁘게 봐주세요"라고만 말해버리고 마는 우리 영화배우들이나 말재주가 없기는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상을 거머쥔 장진감독이 "동막골은 반미도 친북 영화도 아니다. 지금까지 그런 식의 등분으로 우리 작품을 해석했던 여러 분들, 앞으로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라고 한 말은 어제 들은 말 중 가장 멋있었다. 그나마 장진이 무대에 자주 섰던, 감독으로도 많은 매스컴 노출 경험이 있었던 감독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2. 스텝들은 여전히 죄인이구나..

그나마 요즘은 미술상이나 음악상이니 음향효과상이니 하는 상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지, 예전의 기억을 되돌아보면 배우들이 나오지 않는 상은 말 그대로 구색맞추기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관객들이 별로 관심없어하는 편집상이니 특수효과상이니 하는 상을 받은 수상자들은 간단히 감상만 밝히고 빨리 무대를 떠나야 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 자리에서 감격의 눈물을 보인다거나 지나치게 흥분된 수상소감을 말한다는 것은 차라리 영화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상받는 주인공이 아니라 무슨 죄인같아 보였다.

이미 스텝들은 이런 상황에 잘 적응되어 있다. 그들이 영화배우 못지 않은 멋지구리구리한 옷을 입고 온다면, 다들 미친 것 아냐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어제도 청바지 쪼가리를 입고 수상한 스텝도 분명히 있었다. 게다가 5명의 후보자를 모두 다른 카메라로 한 화면에 잡는 등의 노력도 스텝들의 수상때는 기울이지 않았다. 물론 발표자가 이미 선정되어 있어 후보자들이 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일 크지만(심지어 수상자가 오지 않은 경우도 어제는 최소한 2번 있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도 스텝들의 수상 장면은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카데미상을 자꾸 거론하는 것이 기분언짢은 일이지만, 스텝들도 당당히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아카데미더라.

마지막 '웰컴투 동막골'의 작품상 수상이 발표된 후 제작자인 장진은 자신만이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수고하신 관계자 여러분들을 무대 앞으로 불렀다. 감독, 주연, 조연 배우들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중간, 카메라는 관중석에서 홀로 감격하여 흐느끼고 있던 그 영화의 프로듀서를 비췄다. 한 영화를 책임지고 모든 잡다한 일을 했던 그 젊은 여성 프로듀서는 자신의 작품이 작품상을 타는 동안에도 관중석에서 홀로 감격을 느끼는 존재밖에 안되었던 것이다. 맨날 입는 그 청바지를 입고 말이다.

내년에 78회째가 되는 아카데미상의 권위와는 어찌 경쟁이 되겠는가? 아카데미와 비교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다. 그래도 한때 영화인이 되고자 열망했었던 한 관객의 푸념이라 생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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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5-12-05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이에요. 전 황정민씨 수상소감이 가장 맘에 안들었는데..단편영화로 상받으신 여성감독의 수상소감도 장진감독의 수상소감과 함께 기억에 남네요.

moonnight 2005-12-05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부턴가 영화제 중계에 무관심해지게 되더군요. 어제도 채널 돌리다가 언뜻 하는 걸 봤는데 그냥 꺼버렸다는 -_-; 흠. 여러모로 생각해보게 되는 글입니다.

BRINY 2005-12-05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날씨에 어깨를 다 드러낸 하늘하늘한 의상을 입고서, 레드카펫을 올라오던 참가자들을 인터뷰하던 아나운서(?)는 감기 안 걸렸나하는 생각만 남았습니다.

클리오 2005-12-05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대체 황정민씨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상을 2번 주고, 박광현씨에게도 2번 주고... 보지는 않았지만 주먹이 운다..가 최우수 작품상이라는게 좀 의외였어요. 청룡영화제에서 감독상까지 받은 친절한 금자씨가 완전히 배제된 것은, 냉정한 평가였을까 뭐 기타 등등의 생각을 하게했고 말이죠..

엔리꼬 2005-12-05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레이라라고 부르는 라이라님.. 황정민씨 청룡영화제땐 수상소감 멋졌다던데, 어제는 주연, 조연 다 받아서 그런지, 힘이 좀 딸리더군요.. 그렇지만 왜 가장 맘에 안들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단편영화상 땐 제가 잠시 못보는 바람에..
moonnight님.. 저도 뭐 일부러 찾아서 보는 것은 아니고요.. 어제 집에 있다보니 재밌어서 그냥.. ㅎㅎ
BRINY님.. 참가자 걱정은 안하시고 아나운서분을 걱정하시다니,, 브리니님도 역시 비주류인가요?
클리오님.. 2번 상을 준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엄연히 상을 준 영화제는 다른데, 우연히 상을 받은 사람이 같았을 뿐이니깐요. 주먹이 운다가 최우수 작품상 노미네이트는 되었지만 작품상은 안탔는데요??? 어제 영화제는 일반인이 평가의 절반을 차지했던 것이라 아무래도 흥행작에 표가 몰릴 수 밖에 없는 허점이 있을 수 있겠어요..

아영엄마 2005-12-0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애들 둘을 보는데 무료하실 수가!! ^^;; 배우들 말고도 고생한 스텝들의 수상에도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엔리꼬 2005-12-05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말씀에 심하게 찔립니다... 구차한 변명을 하자면, 아직 어린 애들 등쌀에 하루종일 컴퓨터 자체를 켤 수도 없으니(컴퓨터로 작업을 하게 놔두지 않음) 천상 애들과 마루와 방에서 놀아야 하는데, 제가 책을 읽어주거나 덤블링을 하고 놀아줄 때도 있으나 일요일마다 아내 없는 하루종일 12시간 이상을 그런 일만 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러기엔 제가 너무 무료하다는 겁니다.흑흑 애들끼리 놀 때도 있는데 그 짜투리 시간동안 책을 봐도 책을 팽겨쳐버리니 유일한 소일거리인 티비라도 가끔 틀어놓고 힐끗 힐끗 보곤 하는데, 그러면 안될까요?

stella.K 2005-12-05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장진 감독 수상소감 멋있더만요. 전도연이 쑈하고 있다는 게 얼굴에 다 보이고. 여담이지만, 전 개인적으로 말아톤이 주목받지 못한 게 아쉬워요. 물론 스토리 기법이 미국 휴먼 드라마를 답습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내가 조승우나 김미숙을 편애해서 그런지 몰라도 괜히 그들 중 한 사람도 상을 못 받았다는 게 아쉽더라구요.한편 그 영화가 상을 못 받았다는 건 장애인을 소재한 영화가 뭔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씁쓸하더만요.
아직 권위도 없는 영화제이긴 하지만 대종상 영화제를 답습하게되지나 않을까 그냥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더군요.

이매지 2005-12-05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아톤이 아무리 올 초에 개봉을 했다고 해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상을 못 받아가더군요. 저도 스텔라님처럼 조승우를 편애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부분에서도 받을만 했었는데 말예요. 가끔 영화시상식을 보면 그들이 늘 말하는 영화인의 잔치가 아니라, 영화배우들의 잔치인 것 같아요.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스텝들의 노고는 배우들의 입으로밖에 표현되지 않으니...

엔리꼬 2005-12-05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저는 말아톤은 물론이고 어제 나온 후보작들 중 본 것이 너는 내 운명 빼고는 단! 한개도 없었다는 사실은 너무 슬프지 않나요? 그래서 수상작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상황은 아니지만 저도 나름대로 조승우가 탔더라면 하는 생각은 했습니다.
이매지님.. 연초 개봉작에 홀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말로는 들었는데, 실제로도 그런 모양이네요? 그리고 그런 경향은 특히나 일반관객이 수상작을 결정하는데 큰 기여를 하는 대한민국영화대상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고 봅니다.

하루(春) 2005-12-05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래서 장진을 좋아한다는... ^^; 아무튼.. 좋습니다. 어제의 수상내역은 솔직히 제 기대에는 못 미치는 거였지만, 무직도르프의 연주와 노래는 참 좋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황정민, 박광현, 장진, 김선민, 김동호의 수상소감이 와닿았어요.

하루(春) 2005-12-05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방은진의 말도 쏙쏙 박히더군요. 수상소감은 아니었지만... 멋있었어요.

하루(春) 2005-12-05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히사이시 조 대리수상한 여자분 말씀하시는 거죠? 그 분은 왜 안 나가셨을까요?

엔리꼬 2005-12-06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루님 댓글 보면서 반성 많이 했습니다. 배우들 상 타는 것은 거의 다 봤는데, 김선민(누군지도 모르지만 단편영화상일까요?), 김동호, 방은진의 말은 다른 일 하다가 못들었군요... 이것 자체가 저도 배우에 관심이 훨 많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아주 이율배반적이군요.. 쩝..

클리오 2005-12-07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서림 님. 저는 그 말씀이 아니라, 그 영화제에서 황정민이 남우조연상도 탔잖아요.. 그래서 드린 말씀이었어요.... ^^;

엔리꼬 2005-12-0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제가 잘못 알아들었네요.. ㅋㅋ
 

남들은 행사 끝나고 회식 가고 혼자 적막한 사무실에 앉아서 남은 일을 한다. 다음주 수요일까지는 마무리지어야 하는 일이므로 오늘까지 서둘지 않으면 끝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다.

바쁜 와중에도 이리 저리 인터넷 서핑을 한다. 어느 게시판엘 가나 황우석 이야기에 바쁘다. 오늘은 특히나 어제 밤 mbc 100분 토론이야기가 많다. 누가 말을 잘 했느니, 누구한테 실망했느니.. 요즘 분위기상 아무래도 윤리 문제를 짚고 넘어가자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아니 비난의 글이 많았다.

어제의 토론자 중 한 분의 개인 블로그가 링크되어 있어 따라 갔더니 거긴 완전 쑥대밭이 되어 있다. 평상시에 그 분의 생각이 맘에 들어 문장을 곱씹어 보기도 하고, 자주 가는 사이트 게시판에도 가끔 그 글들을 퍼가기도 했을 정도였는데.. 이렇게 비참해진 꼴을 보고는 화가 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눈물날 정도로 슬프지도 않다. 그냥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들은 이 분의 어떤 점이 그렇게도 싫어서, 그 분을 얼마나 안다고 그렇게도 원색적으로 비난할 수가 있는 것일까? 나이가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아니지만 심지어 17살이라고 밝힌 어느 청년이 내뱉은 말을 들으니 이 땅에서 살아갈 날이 두려워진다. 

그들은 과연 무슨 뜻으로, 무엇을 지향하고 있기에 이렇게 길길이 날뛰고 광분하는가? 게시판에서 보여주는 이 정도의 바닥 인격밖에 못가진 사람들이 진정 오늘도 하염없이 밝은 미래를 꿈꾸고만 있는 환자들만을 위해서 이렇게 흥분하는가? 그들이 보기에 양심, 윤리 운운하는 자들은 모두 환자들의 마지막 기대를 꺾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로 보이려나?

그들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그것이 국가경쟁력이고, 우리가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되는 것일까? 희망도 안보이는 대한민국에 유일한 미래의 희망의 대안인 황교수를 비판하는 일은 마치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들이 하는 일처럼 보이는 것인가? 앞으로 수백억, 수천억 달러가 우리에게 돌아올지도 모르는 이 치열한 싸움 속에 숨어서 작전을 교란시키는 내부 반란자들을 철저히 응징하게 싶은 것인가? 처절하게 난무하는 쌍욕 속의 뜨거운 욕망으로 경제가 발전하여 우리 나라가 잘살게 된다고 한들, 그 사회가 과연 미래가 밝게 보일까나?

내가 우리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왜 국익이 우선이고 국가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에, 그리고 그 중심에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가? 나는 이미 배부른 돼지새끼일 뿐인가?

세상이 무섭다. 내가 내 사상을 갖게 된다는 것이 두렵고, 그걸 남들에게 적나라하게 내보여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소심한 나는 점점 더 내 사견을 학생들한테조차 펼쳐보이지 못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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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1-2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야근중. 아 씨, 어여 들어가서 금요일밤을 만끽해야하는데 말이죠.

엔리꼬 2005-11-25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혼녀야 만끽할 수 있겠지만, 혼인남은 가서 처절한 싸움을 해야 해요..

깍두기 2005-11-25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우리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왜 국익이 우선이고 국가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에, 그리고 그 중심에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가?
=== 저도 그래요. 진실보다 국익이 우선이라는 둥. 즐.

하이드 2005-11-25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만끽준비완료인데,, 오늘 장 봤거든요. 근데, 안즉 회사니 -_-+

인터라겐 2005-11-25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미 배부른 돼지새끼...2..
세상은 정말 무섭죠.. 그래도 우린 양심을 갖고 살자구요

BRINY 2005-11-25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이 되어 사회에서 활동하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더욱 자주 경험합니다.

엔리꼬 2005-11-26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동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하이드님.. 좋겠수. 저도 낼 술 퍼먹을 것임..
인터라겐님.. 저희 돼지띠 아닌가요? 호호.. 돼지도 양심을 갖자!
BRINY님..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참 궁금합니다. 조심스레 여쭤보시고 바른 길로 어린 양들을 인도해 주세요!!

마태우스 2005-11-2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00분토론 봤어요. 술먹고 나서 새벽에 다시보기로 봤습니다. 그 여자분의 싸이도 나중에 가봤지요. 정말 쑥대밭...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고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들입니다...

BRINY 2005-11-26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라고 말씀하셨지요. 많은 학생들이 생각을 하고나 있는지 의심스러울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구요?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인권 타인의 인권을 무시하는 경향인 거 같아, 점점 이 사회에서 예의가 사라져가는 거 같아 무섭습니다.
 

올해 초 운이 좋게 모교에서 교직과목 강의 두 개를 맡았다. 너무 좋은 기회라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학생들에게 어떤 강의가 되었는지 참 궁금하다. 그런데, 내년엔 교직과목 개설시간 수가 절반으로 준다고 한다. 즉, 올해의 2개 반을 내년엔 합쳐서 강의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반에 수강생을 2배로 늘리더라도 강사료를 줄이고 싶어서 그러는걸까? 한시간에 3만원 겨우 넘는 강사료 줄여서 어디다 쓰려고?  학생이 늘어난다고 해서 추가되는 돈도 없다. 학생이 늘어나면 채점에 시간이 배로 걸리는 것은 당연한 일. 채점이 노동으로 변하면 강사는 될 수 있으면 다양한 평가를 하지 않게 된다. 즉,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지. 매 시간마다 숙제를 내려고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뒷처리(평가)가 힘들어 포기해버린 전례도 있으니 말이다. 1학기때 40명이 넘는 학생들 데리고 수업을 하려니 힘들었다. 물론 100명 가까이 모아놓고 수업을 하는 곳도 많겠지만 그게 어디 제대로 된 수업일까? 일방적으로 앞에서 교수는 떠들고, 학생들과 교감도 별로 하지 못하지 않겠는가? 학생들의 이름은 당연히 교수가 알 수조차 없을 것이다. 중고등학교에서만 학급당 학생수가 중요한가?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 2학기엔 1학기보다 만족도가 더 높았다. 한 반은 19명, 다른 반도 30명이 채 안되는 학생들이었다. 게다가 요즘 출석부엔 사진이 붙어 있기 때문에 강사가 노력만 한다면 모든 학생들의 이름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학생들의 이름을 아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강의 중간 중간에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센스는 학생들을 긴장(좋은 의미에서)시키고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건 교수 입장에서 좋은 것이고, 학생 입장에서도 누군가 자기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이 기분 나쁠 리 전혀 없다.

크지도 않은 목소리에 되지도 않는 어설픈 유머를 가지고 재미도 없게 수업을 하니, 40-50명을 상대로 혼자서 떠들던 지난 강의에서는 그 졸린 1-2시가 되면 몇몇 학생들이 옥황상제님을 만나러 다녔다. 어쩔 수 없는 눈꺼풀의 닫힘은 이해한다치고, 그냥 엎드려서 잠을 청하는 학생들은 도대체가 학교에 왜 왔는지 알 수가 없다.(니가 그런 말 하면 안되지!! 니 학창시절을 뒤돌아봐~)

이번 학기엔 적은 인원으로 어떻게 진행할까 생각하다가 조별 발표를 하게 했다. 멋지구리구리한 프리젠테이션 기술로 또박또박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발표조 학생들을 보고 난 희열을 느꼈다. 처음엔 토론도 안되더니 지금은 서로 말하려고 난리다. 점수에 반영된다는 전제조건이 있긴 했지만, 내가 다닐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를 잘한다. 물론 자기 경험 위주로 편협한 생각을 그리 논리적이지 않게 말하는 경우도 많지만 비록 나와 생각이 맞지는 않지만 정확한 맥을 짚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그리 이뻐보일 수 없다. 

이렇게 좋은 소규모 강의인원으로 수업할 수 있는 날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는걸까? 그런데 사실은 내년도 과목이 주는 바람에 나처럼 투잡 또는 부업으로 강의를 하는 강사의 몫은 없어질 전망이다. 돈도 안벌고 학교에서 생활하며 공부만 하는 대학원생들에게 그 기회를 넘겨주고 나는 1년이란 짧은 기간의 좋은 강의경험을 한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이제 기말시험을 합쳐서도 3번밖에 기회가 남지 않았다. 나는 사실 학생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는데, 과연 학생들도 그런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 나름대로 학생들에게 잘해주려 노력했는데, 그리고 학생들도 결석도 별로 하지 않고 열심히 발표준비도 했는데, 과연 이번 강의에서 많은 것을 얻었을까?

마지막 시간에는 무기명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싶다.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그런 강의평가가 아니라 사람냄새 묻어나는 그런 평가. 이를테면, 강사의 유머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1) 유머란 것이 있었나요? 잘 생각이 안나서.. 2) 그런 유머는 구사하지 않는 것이 요즘 세대의 대세입니다. 3) 아주 웃겼어요.. 그걸 촌철살인 유머라고 하나요? 4) 그럭 저럭 웃겼어요. 이번 강의가 마음에 드셨나요? 강사가 어느 정도로 잘생겼다고 보십니까?  강사는 중립을 지킨다고 지켰는데, 강사의 이념적 좌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등등의 수업 내외적인 질문을 재밌게 하고 싶다.

그리고 맨 마지막엔 주관식도... 그 주관식 설문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내용 잘 배웠습니다, 모르는 내용 알게 되어 기뻐요, 열심히 하시는 모습 좋습니다, 마지막 날 폰카로 같이 사진 찍어요, 화요일 5교시가 그리울 겁니다.' 라는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는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연 그런 말이 하나라도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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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1-23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 님의 글을 읽어 보건데 아마 학생들 기억에 남는 강의를 하셨을듯.^^

로드무비 2005-11-23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이 울어버릴 거라고 장담합니다.^^

세실 2005-11-23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명 좋은 강의로 기억될꺼예요~ 또한 유머짱인 교수님으로도 기억할겁니다~~~ 서림님 화이팅~

엔리꼬 2005-11-23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제가 생각하기에 전 글은 차라리 강한데, 쑥스러움을 많이 타서 오프라인에선 많이 약해요.. 저를 보셨던 분들이 증언해주실겁니다.
로드무비님.. 울더라도 속으로 울어야죠.. 쪽팔리게..
세실님.. 그랬으면 좋겠지만, 유머는 사실 제가 구사를 별로 하지 못했어요... 세실님도 화이팅!

BRINY 2005-11-2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시장미 2005-11-2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기명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싶다.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그런 강의평가가 아니라 사람냄새 묻어나는 그런 평가. -> 으흐흐흐 이거 정말 좋은 아이디어 인데요? 좋은 강의 하셨으리라 믿어요. ^-^ 들어볼 수 없어서 참 안타깝네요!! 헤헤~

엔리꼬 2005-11-23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아!의 의미는?
가시장미님.. 좋은 아이디어이긴 한데요, 결과가 두려워요..

Phantomlady 2005-11-24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 마지막 그 강의 청강가고 싶어졌어요.. ^^

엔리꼬 2005-11-2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강의 청강하러 오세요... 화요일 1시, 3시랍니다... 그런데, 마지막 수업은 기말고사라.. 같이 시험문제 풀어야 해요.. ^^

Phantomlady 2005-11-24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그럼 취소.....요. 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