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정원 - 안티 - 스트레스 컬러링북 조해너 배스포드 컬러링북
조해너 배스포드 지음 / 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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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앓이 하고 있는 친구와 그의 딸에게 선물했어요.
함께 색칠하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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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2-09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 시작한 거유????^^

세실 2015-02-09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거 선물 받았는데 무념무상이어요~~~~ 머리 복잡할때 색칠하면 딱 좋아요^^

프레이야 2015-02-0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폰에서 뭘 눌러봤는데 바로 되네요. 전에는 안 되더니ㅠ 시범삼아 간단히 하나 올려본 건데 시작할지 어떨진 잘 모르겠어요~

무스탕 2015-02-09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

프레이야 2015-02-09 19:53   좋아요 0 | URL
앗, 무스탕님, 오랜만에요. 안녕하시죠?^^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합니다.

꼬마요정 2015-02-09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반가워요 ㅎㅎ

프레이야 2015-07-12 21:05   좋아요 0 | URL
꼬마요정님, 이 댓글을 왜 못 봤을까요ㅠㅠ
죄송해ㅛ. 너무 반가워요. 부산 사시는데 한 번 뵐 수도 있을텐데...^^
다음에 연락 한 번 드릴 기회 있겠지요^^
 

"몸 가는 대로 마음 가면 그게 타성이더라." 친구가 화두를 던졌다.

 올해 절반을 보내고 새로운 절반을 시작하는 첫날, 돌아보니 달마다 여행갔던 기억이 새롭다. 아주 오래 전의 일인 듯 느껴지는 건 왜인지 모르겠는데 그게 또 나쁘지 않다.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고 익숙하지 않은 소통 방식에 난감하면서 적응도 되어가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타성이 내게 붙은 것 같다. 조금은 선회해야할 시점이다.

 

"너는 지금 뭔가와 싸우고 있다. 그래 보인다."

또 다른 친구가 이 말을 한 건 설날 전 날이었다. 오래전, 싸우지 말고 살아,라고 은근히 힘주어 말씀하셨던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던 순간이다. 나 자신과 대개 불화하며 사는 게 타인의 눈에도 보이는구나, 싶었다. 유휴인과 유럽에서는 많은 부분 나아져서 행복했고 또 다른 곳에서는 나의 모순이 투사되어 보이는 동행인 때문에 괴로웠다. 그래도 남아 있는 건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는 그 순간의 소중한 기억들과 그럼에도 좋았다는 나름의 위안이다. '나'를 다 내어놓는 게 어색하고 껄끄러운 내 성정이 문제겠거니 하면서도 어떨 땐 대책없이 모조리 다 쏟아놓으니 더욱 황당한 건 바로 나다.  

 

처음으로 엄마와 단 둘이 며칠간 여행을 가기로 했다니까 어느 친구가 던졌던 말에 이마가 시원했다.

"좋은 시간 보내고 포장 잘 해서 들고 와."  이런 재미나고 똑똑한 친구 같으니^^ 고만고만하니 허름한 마음과 누추한 일상에서 건져 올려 정작 보이는 건 포장이었나.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이 아직은 깊어지지 않았나 보다. 그럼에도 결국 끝까지 사랑해야 할 대상은 '나'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6개월 동안은 녹음도서가 예전보다 조금 적었다. 정리하고 넘어가자.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 이유경 / 다시 봄

녹음시작 2013년 12월 18일  완료

 

작년 11월 25일에 내 손에 안겨온 소중한 책이다. 12월 18일부터 바로 녹음 시작해서

완료했는데 1차 편집만 남았다.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게 하는 이 책은 특히

저자의 이런 부분이 미덕이다.

 

예전에 재능이 없음을 탓하는 내게 누군가 댓글을 남겨줬었다. 성실함이야말로 재능이라고.

그때는 그말이 나에게 와 닿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말이 가끔 떠오른다. 게다가 재능이

'성실함'이라면, 앞에서 피아노 연주자가 말한 것처럼 '충치'나 '뭉친 어깨 근육'으로 크게

타격받을 일도 없지 않은가.

- 85쪽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 대한 독서공감 중

 

 

 

 

산유화 / 정비석 장편소설 / 가리온

녹음시작 2014년 4월 23일, 5월 30일 완료, 6월 11일 편집 시작 진행중

 

60대 어느 회원이 특별히 신청한 도서다. 옛날에 읽었던 책이라며 절판된 이 책을 어렵사리 구해서

더구나 내가 낭독해주길 부탁했다고. 목소리만으로 누군가와 연결된 것 같아 흐뭇하다. 편히 들으시며

옛사랑의 그림자라도 추억하시면 좋겠다. 이 책은 소설적인 완성도에서라기보다 소월의 시가 적절히

삽입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심정을 표현해준다는 점이 미덕이다.

                     216쪽에는 양명환이 이런 시를 읊으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구름  - 김소월

 

                     저기 저 구름을 잡아 타면

                     붉게도 피로 물든 저 구름을,

                     밤이면 새까만 저 구름을.

                     잡아 타고 내 몸은 저 멀리로

                     구만리 긴 하늘을 날아 건너

                     그대 잠든 품속에 안기렸더니,

                     애스러라, 그리는 못한대서,

                     그대여, 들으라 비가 되어

                     저 구름이 그대한테로 나리거든,

                     생각하라, 밤 저녁, 내 눈물을.

 

 

 

 

프랑스식 세탁소 / 정미경 / 창비

2014년 5월 29일 녹음시작 총 282쪽 중 197쪽까지

 

일곱 개의 작품이 수록된 소설집. 특유의 날카로움이 다소 누그러진 듯한데

여전히 생의 속살과 사람의 뒤안을 깊은 눈으로 본다.

 

투쟁 없는 관계가 좋은 관계일까. 그건 평화가 아니라 결핍에 가가운 풍경이다. 정상적인 가족이란, 너무 많은 감정들이 원형을 찾을 수 없이 촘촘히 얽힌 낡디낡은 담요 같은 게 아닐까. 화를 내고 미워하다 후회하는, 상처 주고 후련해하다 후회하는, 그런 것들이 없다면 그 담요는 차가운 유리섬유처럼 몸을 찌를 것이다. 뭐랄까, 나는 아버지의 화를 원하는 건 아니지만 결코 깨지지 않는 감정의 균형이 너무 싫다.  - '번지점프를 하다' 중 169쪽

 

 

 

 

그리고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문학동네

 지난 달 편집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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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1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02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4-07-0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오랜만에 프야님 글 좋아요!!!
유후인, 유럽의 추억은 생각만으로도 1년은 행복하실듯요^^
포장의 기술 필요하죠!
전 요즘 에너지 고갈이어요. 내년 1월엔 어디라도 가겠어요~~

프레이야 2014-07-02 09:54   좋아요 0 | URL
내년엔 이쁜 보림이랑 훌훌~~~ ㅎㅎ
포장의 기술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내용물이 좋아야 더욱 빛이 나겠죠^^
내용물은 좋은데 포장이 엉망이라 낭패 보는 경우도 정말 많아요.
제가 잘 그런 편이에요. 흑흑 ㅠ 대화에도 포장의 기술이 그래서 필요한 것 같아요^^
미모로운 세실님은 내용도 포장도 탁월하니 걱정 말구요. 인정!!

다락방 2014-07-0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마다 여행다니시느라 그간 뜸하셨던 겁니까, 프레이야님?
이제는 예전처럼 종종 뵐 수 있는건가요?
어머님과 둘만의 여행은 어디로 가시는지, 아무쪼록 즐겁게 다녀오시길 바랄게요.
사실 저도 이번 주말에 엄마랑 단둘이 1박2일 여행을 떠나거든요.
엄마가 저랑 둘이 여행가는 게 그렇게나 소원이라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셔서 그래 가자, 하고 비행기며 호텔을 예약했는데, 예약하고 나니 돈 아깝다고 안간다고 하셔서 한참을 힘뺐네요. 결국은 가는걸로...
우리, 잘 다녀와요,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14-07-02 11:57   좋아요 0 | URL
엄마와 다녀왔어요, 태국으로요. 저도 생애 둘만의 여행은 처음이었어요.
더 늦기전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질렀습니다.
각오는 했는데 출발하는 날부터 살짝 삐걱거리더니 하루가 지나자 ,
결국 이틀째 밤에 좀 다투며 그동안 마음에 있던 이야기들 털어놨어요.
며칠을 붙어서 다녀보니 실감나게도 모든 게 퇴락하신 것 같아 마음이 짠했어요.
몸이 마음같지 않지요, 나이 드시니. 그래도 좋았어요. ㅎㅎ
다락방님 주말에 잘 다녀오세요. 2일간이니 다정하게 잘 다녀오실 거에요^^
독서공감, 좋았어요. 편집하면서 한 번 더 읽게 되겠죠^^

Breeze 2014-07-04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을 감고 귀로 책 읽는 느낌은 어떨까요?
오래전에 아이들한테 했던건데,, 문득 그 느낌이 궁금해집니다. ^^

프레이야 2014-07-07 11:51   좋아요 0 | URL
안녕하시지요 브리즈님? ^^
계절이 여러번 바뀌었어요.
눈을 감고 들으면 훨씬 잘 들리지요. 집중력이 더 요구됩니다.
잠시 한 귀 팔면 놓쳐버려요. 기억 나시죠?^^

순오기 2014-07-08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잘 포장하라는 말도, 그 말에 앞이마가 시원했다는 표현도.^^

2014-07-08 0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08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4-07-08 18:12   좋아요 0 | URL
그때 엄마랑 여행 잘 포장해오지 못해서 다 와선 깨졌잖아요.ㅎㅎ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잘 포장했어야 됐는데요.

2014-07-08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08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3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6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30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2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두달 넘어 기록하지 않은 것 중에 낭독녹음도서도 포함된다. 그동안 이러저러한 일들이 있어도 게을리 하지 않은 일 중에 최고다. 왜냐하면 우선 내가 즐거우니까. 시월부터 음성지원실에는 팀장이 없고 효정샘 혼자 바쁘다. 녹음도서제작도 밀리고 있는 것 같은데 공석을 얼른 메꿔주지 않는 게 좀 이해되지 않는다. 마땅한 능력자를 구하지 못한 게 아닌가 추측할 뿐.  살포시 송혜교 닮은 팀장은 결혼을 앞두고 요즘 한창 행복해 하고 있는 눈치다.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꽤 설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야무지기로는 누구 따라올 사람이 없는 사람이니 행복도 잘 가꿔나갈 것 같다. 12월에 결혼식을 올리면 제주에 가서 살 거라니 꿈같은 얘기다, 내게는. 겨울에 아름다운 신부가 한 사람 또 탄생할 날, 그때 가서 축하해야지. 식은 부산에서 올린다고 하니. 출발은 누구의 것이든 모두 설렘을 동반한다.

 

 

 

 2013년 8월 7일 녹음시작  4시간 소요 8월 14일 완료, 1차편집 완료

 

 

 

익산고도리석불입상

 

 

내 애인은 바위 속에 누워 있었지

두 손 가슴에 모으고 눈을 감고 있었지

누군가 정으로 바위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 들렸지

내 애인은 문을 밀고 바깥으로 걸어나왔지

바위 속은 환했지만 바깥은 어두웠지

내 애인은 옛날부터 나를 알아보지 못했지

 

 

 

 

 

2013년 8월 28일 녹음시작, 14시간 소요 9월 13일 완료

 

로쟈님이 뽑은 유명한 7개의 고전을 각 장 별로 두 시간 강의를 풀어서 편집한 책이다.

'사적인'이라는 말을 '남을 위한 독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독서'라는 의미로 썼다.

'너무도 유명하지만 아무도 안 읽는 책', 고전을 이렇게도(이런 관점으로도) 읽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명쾌하고 흥미롭게 풀어주었다.

문장도 강의 투 그대로 옮겨져 있어서 낭독하기에도 즐거웠다.

1차 편집을 하며 재독할 생각에 벌써 기쁘다.

 

 

 

 

 

 

 

2013년 9월 17일 녹음시작, 18시간 소요 완료 (총 431쪽)

 

기대보다 좋았다.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에서 '안녕'이 Goodbye가 아니라 Hello 정도의

뜻이란 걸 아는 사람이면 짐작될 내용이지만 구석구석 재미난 인물과 공감되는 심리묘사가

그럼직하다. 소설 속 사강이 연애에 대해 하는 말은 '연애'에 '삶'을 대입해도 좋은 문장이다.

 

"연애는 질문이고, 누군가의 일상을 캐묻는 일이고, 취향과 가치관을 집요하게 나누는 일

이에요. 전 한순간 사랑에 빠지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믿지 않았어요. 대단한 영감으로

순식간에 걸작을 써내는 작가를 좋아하지도 않아요..... 그런 거에요.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죽도록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 우연히 벌어지는 환상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철저한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 그게 제가 알고 있는 연애에요." 

                                                                                                         - 377 쪽

 

 

 

 

2012년 7월 25일 녹음시작 14시간 소요 완료, 2013년 10월 1차 편집 완료

 

신랄한 이야기꾼,, 쑤퉁의 소설로는 첫 독서인 셈인데 아주 흥미롭다.

세 가지 이야기에 담긴 인물들은 운명의 희생자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지만 

첫 이야기 '처첩성군'에서 페이푸가 쑹렌에게 하는 말은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사람은 다 똑같아요. 자신의 희로애락이 무슨 영문인지 모르죠." - 59쪽

 

확실히 우리는 알 수 없는 운명에 조종 당하면서도 우리가 주인으로 운명을 개척해나간다고

착각하는 일면이 있다. 자유의지여, 더 힘을 내어보시라!

 

 

 

 

 

2012년 11월 20일 녹음시작 5시간 소요 완료,

2013년 10월 23일 1차편집 시작 10월 30일 완료

 

함민복 시인의 생명사랑을 읽을 수 있는 산문집이다.

생명사랑은 자연에도 인간에도 해당된다.

미안한 마음은 어찌 보면 입장 바꿔 생각하는 마음이다.

요즘 재미나게 보고 있는 모 드라마에 나오는 가훈이 '입장 바꿔 생각하자'더라.

미안하다, 내가 알게 모르게 상처 준 사람들, 짓밟은 풀들, 꺾은 장미.

'배는 앞에서 끌고 가는 힘이 아닌 뒤에서 밀고 가는 힘으로 움직입니다(38쪽)'라는

문장처럼 내 삶도 미래보다 과거가 밀어주는 힘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는 후회스럽고 어쭙잖다고 여겨지더라고 전혀 지울 필요가 없는, 그 자체로 나를 미는

힘이다. 지워지지 않는 과거를 똑바로 쳐다보자. 안개 속이라도, 방긋, 해답이 거기 있다.

 

 

 

 

 

2013년 10월 23일 녹음 시작, 현재 4시간 소요 2B tape 까지 완료

 

아주 오랜만에 손에 든 은희경 작품이다.

따옴표가 전혀 없이 대사도 서사문 안에 녹여 놓았다.

주인공 류의 서사와 요셉의 각자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중.

내일 가서 많이 읽을 생각이다.^^

 

용의주도한 계획을 세우는 동안 일어나는 뜻밖의 일들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이며,

운명이란 주어진 운명에서 도망치려 할 때 바로 그 도망침을 통해 실현된다....... 누군가

말하기를 어떤 언덕에서 바라보면 나무는 없고 자라남만 있으며 강은 없고 흐르만 있으며

춤추는 자는 없고 춤만 있다 한다. 쓰는 자도 없었으면 좋겠지만 잘 안될 것 같다.

-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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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6 0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3-11-09 08:49   좋아요 0 | URL
네 네^^ It's my pleasure ㅎㅎ
요즘 팀장 공석이라 음성도서작업이 좀 늦어지고 있어요.
그래도 저는 꾸준히 ^^
차창 밖 만추의 풍경 즐감하며 다니시겠어요.

바람돌이 2013-11-06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열심히 하고 계시네요.
저 책들 읽어내려면 정말 호흡도 딸리고 장난 아닐듯한데 말이죠.
늘 열심이신 모습 여전하셔서 오늘 아침이 좋네요. 오랫만에 인사드리고 가요. ^^

프레이야 2013-11-09 08:51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반가워라! 두 공주 이쁘게 많이 자랐지요?^^
소설은 특히 호흡이 길어야하지만 적응되어 즐겁게 합니다.
저의 목소리지만 매일 조금씩 그때그때 다르니 적절히 맞추는 것도 필요하구요
좋은계절 행복하게요, 우리^^

blanca 2013-11-06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의 '최고'라는 말이 너무 좋아요. 송혜교 닮은 얼굴에 제주도 신접살림이라니 ㅋㅋ 부럽네요.

프레이야 2013-11-09 08:55   좋아요 0 | URL
그쵸? 제주도 신접살림ㅎㅎ 친정이 그곳이라 더 잘 되었더라구요.
저는 참 인복이 있는 사람 같아요. 조용히 그냥 참 좋은사람이었지요.
정말 최고에요! ㅎㅎ 목소리가 살아있는 한 꾸준히 하고싶어요.

감은빛 2013-11-07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소리내 읽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힘들겠지만 재미있는 일인 듯 해요.

물론 책마다 다르게 하시겠지만,
목소리 톤이나 억양을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읽으실 때 연극처럼 감정을 넣어서 읽으시나요?
하나의 톤으로 주욱 읽으시나요?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프레이야 2013-11-09 09:00   좋아요 0 | URL
목소리톤은 내용마다 조금은 다르게 하려고 해요.
장중한 분위기인지 좀 가벼운 분위기인지 문체마다 좀 다르게도하구요.
화자나 인물의 특징에 따라서도 성우만큼은 아니어도 구별이 될 수 있는 정도로는 해줘야 하구요.
사투리는 또 얼마나 재미난지요. 감정이입 되어 웃고 울고 그러기도 해요.
울컥하다가 되감아 재녹음하기도 ㅎㅎ
감은빛님 주말 아침 상쾌하네요. 기분좋게 시작하시길요^^

세실 2013-11-07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에서 신혼살림을 한다니 아 부러워요^^ 저도 딱 일년만 살아봤으면~~~
담에 만날땐 프야님이 책 읽어주세요^^

프레이야 2013-11-09 09:08   좋아요 0 | URL
난 딱 일년만 살아봤으면 싶은데가 제주 포함, 프로방스 등등ㅎㅎ
세실님 오늘은 쉬면서 재충전 하는거에요? 능력자라 일이 많은거죠^^
만추의 정취를 느끼며 해피주말 보내자구요^^

페크pek0501 2013-11-0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은 목소리가 좋으신 분이겠군요. 목소리만으로도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저는 잘 알지요. 얼굴만큼이나 중요한 것 같아요.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은 읽어 보았어요.
은희경 작품으론 <새의 선물>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태연한 인생>은 어떨지... 다 읽고 나서 글로 말씀해 주시면 참고해서 구입하겠습니다. ^^

오랜만에 님의 서재에 댓글을 씁니다. 휴식이 길으셨죠?
반갑게 다녀 갑니다. ^^

프레이야 2013-11-09 09:07   좋아요 0 | URL
목소리 중요하지요. 전 목소리가 좋은 건 아닌거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ㅎㅎ
낭독음성은 가다듬어 하니 또 다르게 들리겠죠.
저도 목소리 좋은 사람에게 끌려요.
사강의 소설은 당시 특이한 분위기로 평가 받았다고 하죠.
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같구요. 은희경은 저도 참 오랜시간을 지나
다시 만났어요. 다 읽고 글로 말씀드릴게요^^
늘 그렇듯 반가워요, 페크님^^

yamoo 2013-11-1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혼지침서와 태연한 인생이 끌립니다. 이런 책을 낭독하시다뉘~
근데, 책을 낭독하는 느낌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전 제 목소리 듣는 게 정말 짜증나더라구요~
자기 목소리를 사랑할 수 있다면 낭독과 녹음이 즐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는 분 중에서 낭독하고 녹음하는 분은 프레이야님이 유일한 거 같아요~
근데, 녹음된 파일 나눔하시나요? 아님 개인 소장용인가요?? 궁금~^^

덧}
은희경 책은 나오는 족족 사모았던 적이 엊그제 갔았는데,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이후로는 관심이 뚝~ 끊겼네요..그래도 은희경 책만 보면 관심만은 동합니다~ㅎ

프레이야 2013-11-18 15:27   좋아요 0 | URL
은희경의 책을 사모으셨군요.^^
태연한인생,은 반쯤 읽었는데 문장이 좋습니다.
이혼지침서 다음으로 쑤퉁의 소설은 더 읽어보고 싶게 되었구요.
녹음파일은 몇 번의 편집 후 씨디도서로 제작되어 시각장애인들에게 배포되어요.
이곳 점자도서관에서 전국으로 배포되는 분량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순오기 2013-11-18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혼지침서~우리집에서 자주 대출되는 도서에요. 물론 내가 추천하기 때문이지만~ ^^
'아주 사적인 독서'를 읽으면 사적인 독서를 할 수 있을까?
전혀 사적인 독서를 하지 못하는 나날이라~ ^^

프레이야 2013-11-19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요즘 너무나 바쁘셔서 ^^ 아주사적인독서, 좋아요. 고전을 다시 다른 관점에서 읽을 수 있게 해줘요. 쑤퉁의 소설은 상당히 매력있구요. 언니도 그렇게 느끼셨구나. 추천을 많이 하신다니 말에요.

소나무집 2013-11-2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좋은 책 많이 녹음하셨군요.
이렇게 녹음된 도서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은지 갑자기 궁금하네요.^6

프레이야 2013-11-21 09:40   좋아요 0 | URL
네,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전국적으로. 특히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은 분들은 시력이 있을 때 읽었던 기억이 있으니 더 구하시나봐요. ^^

꼬마요정 2013-11-2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ㅎㅎ
여전히 바쁘고 또 부러운 삶을 살고 계시네요~
눈으로 보지 않고 귀로 읽는 책.. 멋지십니다.^^

프레이야 2013-11-28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반가워요. ♥ 그동안 잘 지내셨죠. ^^ 깨볶는 냄새 솔솔~~~ 책은 저도 가끔 귀로 읽고 싶어요.

루쉰P 2013-11-2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시는 일이 참 새롭네요 ^^
정말 좋은 일을 하시는 것 같아요.
누군가가 읽어 준 책을 듣는 다는 것...마치 라디오 같기도 하고 참 좋네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서 일 하시는 거 참 좋습니다.
목소리도 타고나야 하는 데, 저는 목소리가 쇳소리가 나서 ㅎㅎㅎ;;;

프레이야 2013-12-01 22:26   좋아요 0 | URL
제가 더 즐거워 하는 일이지요.
루쉰님 목소리는 안 들어봐서 모르지만 쇳소리라시니 나름 매력있을 것 같은데요^^
12월의 첫날, 행복하게 보내셨기를요^^

비로그인 2013-12-08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에도 쓰셨지만 인연은 다 스승이며. 이곳에 글을 쓰면서 그 소소한 일상의 느낌과 생각들을 정리해갔던 것 같아요.. 저도.. ~~

잘 지내셨지요.. 프레이야님..

가을이 갔고, 겨울이 어느 덧 성큼 한 복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 밤 무엇인가에 이끌려 이곳까지 왔는데,
한참 어슬렁하다보니.. 마음이 차분해져요.. ~~


보내신 가을이 그려지고, 글 속에서 다시 차분히 가다듬으시는 목소리가 전해지는 듯 해요..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처럼 ~~

프레이야 2013-12-12 23:33   좋아요 0 | URL
노닐다 가셨군요, 새벽숲길님^^
저의 건강을 빌어주셔서 고마워요.
겨울나뭇가지처럼 담대하고 깨끗하고 성성하기를 ~~
정열은 영혼에서가 아니라 영혼가 외부세계의 마찰에서 나온다,는 문장이 떠올라요.

2014-06-27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3월
구판절판


아무튼 카뮈는 "진리가 거짓을 거부하는 일이라면 자유는 억압에 저항하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작가와 예술가라는 직업이 갖는 고결함은 진리와 자유의 수호라는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다고 역설했다.-67쪽

반 고흐는 칼라일의 다음과 같은 글도 인용했다.

아름다운 꽃이 무도회에 나가는 여인의 머리에 핀으로 꽂힌다. 예술가에게 평판과 영광이란 그 꽃을 곶는 핀에 지나지 않는다. (...) 그대는 성공해서 각광받기를 원하는가? 그대는 그대가 원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를 아는가?-203쪽

볼테르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정열을 불사를 수 있는 일과 애정과 우정, 훌륭한 음식과 포도주, 인간적인 사회 그리고 마지막으로 휴식과 깊은 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15쪽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의 글미에 대한 생각이 인용되고 있는데 이 문장이 플린의 사진 철학을 대변해준다.

그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잘하는 짓이다! 네가 결정하고 선택해야 한다면 그건 잘못된 일이다. 결정하고 선택하는 일을 더 하면 더 할수록, 너는 더욱더 잘못된 길로 빠지게 된다.

플린은 앤디 워홀의 충고에 따라 오래 생각하지 않고 직감적이고 본능적으로 순간의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가벼운 카메라를 사용한다. 그렇다고 필름을 남용하지는 않는다. 한 장면을 한 장 이상 찍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237쪽

브네의 자화상은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넘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답이 될 수 있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오니 입구에 걸린 폴 발레리의 문장이 뜻하는 바가 새롭게 다가왔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삶이 지속되기 위해 심장과 간과 수많은 미로와 튜브와 줄과 여과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런데 사실은 그것들이 있음으로 해서 수많은 교환이 이루어지고 질서가 만들어지고 모든 형태의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원자에서 세포까지, 세포에서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몸의 구성요소들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원에서 보이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도 브네가 전시회의 주제에 맞추어 선택한 듯한 발레리의 이 문장은 우리들의 주관성과는 무관하게 객관적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289쪽

알베르 카뮈의 스승이자 '나무를 심은 사람'의 저자인 장 지오노의 '프로방스'와 페트라르카의 '방누 산 등정'을 사서 카페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지오노의 책 목차를 들여다보니 '라방드'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 들어있다.

라방드는 프로방스의 영혼이다. 해가 지는 저녁 아무도 찾지 않는 산 속의 벌판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보랏빛 꽃과 그 향기. 연기처럼 솟아오르는 그 향기가 바람에 실려 날아와 고독한 나의 영혼을 적실 때 라방드의 영혼과 나의 영혼은 하나가 된다. 그러면 나의 영혼은 멀리머리 날아다니며 우주의 혼과 만난다. 프로방스의 자유로움, 신선함, 고요함, 장엄함이 갑자기 나를 부르며 가까이 다가와 온몸에 생기를 불러일으킨다.-304쪽

이번에 다시 파리에 온 이후에 '사회학자'와 '지식인'이라는 정체성에 '작가'라는 또 하난의 정체성을 덧붙이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글스기 방식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 (...)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지적 작업을 '예술 형식의 사회학'이라고 이름 붙어 보게 되었다. 예술이 주관성을 강조한다면 사회학은 객관성을 강조한다. 나는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고,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글을 쓰고 싶다. 차가우면서도 뜨겁고, 부드러우면서도 냉정한 문체를 갖고 싶다.-117쪽

창문은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선이다. 문이 그냥 들어오고 나가는 기능만 가지고 있다면 창문은 실내 공기를 환기하는 기능 말고도 실내에 있는 사람에게 밖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창문을 통해 보이는 것은 그냥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눈에 보이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에서 시작해,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상상의 여행이 시작된다.(...) 창문은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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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0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21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3-08-24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일, 애정, 우정!
요즘 제가 고민하는 화두네요.
저는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걸까요? ㅎ

프레이야 2013-08-29 12:54   좋아요 0 | URL
오늘아침 티비에 강신주가 나와 까르페디엠을 말하는데 그 방식이 재미있었어요.
술술~~ 현재를 잡아라!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현재 이 순간을 즐겨라.
말처럼 쉽지 않은 화두이지만 애정이나 우정도 마찬가지겠지요.
소비시대와 함께 풀어주는데 귀에 쏙 들어왔어요.^^
세실님은 행복한 삶을 꾸릴 줄 아는 아름다운 여인!!

다크아이즈 2013-08-24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가의 길은 멀고 험하군요.

자연과 교감해 하나 되는 시점 - 우주의 혼과 만나는 그 지점이 일생에 몇 번이나 올 수 있을까요?
그런 걸 꿈 꾸는데 쉽지 않다는 ㅠ

여긴 촉촉해요. 새벽에 비가 온 듯. 미친 듯한 더위는 가시겠지요? 넘 힘들었어요. 프레님은 날렵해서 덜 힘드셨을까요?^^*

프레이야 2013-08-29 12:56   좋아요 0 | URL
예술이 삶이 되는 삶은 더 어렵겠지요.
팜므언니 아직은 여름이 쉬이 가지 않네요. 비 온다더니 비는 안 오고
매미소리 여름여름 울울창창 합니다.
올여름 힘드셨지요? ㅠㅠ 저도 그랬네요^^ 몸에서 알아서 요구하는대로 들입다 먹기만 하고^^

페크pek0501 2013-09-01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고,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글을 쓰고 싶다. "
- 이게 참 어려운 일이지요.
주관성이란 필자의 개성(독특함), 특성을 말함이요,
객관성이란 (개성이 있으면서도) 독자의 공감을 얻어내는 일이니까요.
저도 글을 쓸 때 이 두 가지가 들어가 있는지 검토할 때가 있는데
한 가지만 있을 때가 많답니다.

프레이야 2013-09-02 17:58   좋아요 0 | URL
페크님 돌아오셔서 기뻐요.
글에서도 균형을 갖추긴 쉽지가 않지요.
저같은 경우엔 주관성이 강해도 공감이 될 때가 있어요.
너무 객관적으로만 써도 감동이 없지요.^^

2013-09-02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6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8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3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23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안도현 시집 [북항], 문학동네

2013년 8월 7일 녹음시작, 총 4시간 소요 8월 14일 완료

 

 

안도현 시인이 절필을 선언했다는 소식은 얼마전 자목련님의 댓글로 알게 되었다.

[북항]에서는 시인의 더 절실한 '시'에 대한 열망, 더 나은 '말'과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염원이

곳곳에 담겨있다. 좀 더 직설적인 표현도 있고 좀 더 강렬한 이미지들도 드러나는 여러 편의

시 중, 여름 끝물에 담벼락을 친친 감고 타오르는 능소화와 붉게 타오르는 '부엌' 아궁이에

대한 인상이 깊다. 능소화의 탐욕스러운 붉은 혓바닥과 부엌 아궁이 속 붉은 눈은 삶의 빛과

그림자 같다. 빛이 너무 강하면 제 살을 타들어가는 법. 삶을 살아내기엔 능소화 붉은 혓바닥도 아궁이 붉은 눈도 함께 필요한 것인데 나는 대개 그 사이 어중간한 지점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것 같다. 몸의 계절이 바뀌려고 이 뜨거운 여름 불볕더위를 피부로 받아내며 날마다 모종의 애틋함과 근원 모를 그리움으로 마음밭에 꽃 한 송이 피우고 있다. 늘 그렇듯 이번이 마지막 여름이다,

하면서. 능소화일지도 모를, 그래도 나쁘지 않을.

 

 

 

 

 

 

 

 

능소화

 

 

능소화의 몸이 뜨거운 것은

죽자 사자 부여안고 다리에 다리를 걸쳐 휘감는 게

최대한의 사랑인 줄 알기 때문이다

 

햇빛 속에서도 햇빛을 잡아당기지 않고

이마에 여러 개의 헤드랜턴을 켠 능소화에게

환한 대낮 따위는 없다

동굴의 그림자만 있을 뿐

 

내려놓을 줄 모르는 저 넝쿨의 무한대의 열망 덕분에

여름날 인근 마을 꽃들은 일찍 불을 끄고 잔다

그때 능소화는 몸속의 혀를 꺼내

어머니의 빈 젖을 핥아 먹는다

 

능소화가 입 냄새를 슬슬 풍기는 저녁

뼛속에 구멍이 송송 난 적막한 어머니가

아랫도리를 오므리며 말했다

 

얘야, 나는 죽은 나무다 죽은 나무여서 나는 제국의 호적

에서 지워졌다 나는 자궁이 없다 자궁이 없어 네가 웅크리

고 잠잘 방이 없단다

 

 

 

 

    사진은 이필형 님의 것을 사전허락 없이 빌려왔읍니다.

 

 

 

 

 

 

붉은 눈

 

 

부엌, 이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곧잘 슬퍼져요 부엌은 늙

거나 사라져버렸으니까요 덩달아 부엌, 이라는 말도 떠나가

겠죠? 안 그래도 외할머니는 벌써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부

엌에서 더는 고등어를 굽지 않아요 아, 하고 입을 벌리고 있

던 아궁이 생각나요? 아아, 나는 어릴 때 아궁이 앞에서 불

꽃이 말을 타고 달린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은 말도 안 돼, 하

면서도 말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말이 우는 소리로 밥이 익

는다고 생각했어요 알아요? 아궁이는 어두워지면 부엌의

이글거리는 눈이 되어주었지요 참 크고 붉은 눈이었어요 이

제 아무도 자신의 붉은 눈을 태우지 않아요 숯불 위에 말이

스러져요 나는 세상이 슬퍼도 분노하지 않아요

 

 

 

 

이름뿐인 '입추'가 벌써 지나갔지만 그래도 입추!, 하고 읊어본다.

변하는 건 없다해도 그래도 가을,이 오고 있다.

 

 

 

 

입추

 

 

 

 

이 성문으로 들어가면 휘발유 냄새가 난다

 

성곽 외벽 다래넝쿨은 염색 잘하는 미용실을 찾아나서고 있고

 

백일홍은 장례 치르지 못한 여치의 관 위에 기침을 해대고 있다

 

도라지꽃의 허리 받쳐주던 햇볕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기별이다

 

방방곡곡 매미는 여름여름 여름을 열흘도 넘게 울었다지만

 

신발 한 짝 잃어버린 왜가리는 여태 한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한성부 남부 성저십리의 참혹한 소식 풀릴 기미 없다

 

시 두어 편 연필 깎듯 깎다가 덮고 책상을 친다

 

오호라, 녹슨 연못의 명경을 건져 닦으니 목하 입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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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3-08-19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능소화를 참 좋아해요...
천사의 나팔처럼 생긴 꽃, 축축 들어진 기생의 눈웃음같은 꽃이다 라는 상반된 생각을 하곤 해요.

가끔 내가 아니까 모든 사람이 다 아는구나 착각을 하는 것 같아요.
안도현 님의 절필이나 촛불 집회를 당연히 다른 분들도 다 알거니 생각한게 좀 우스워요. ^^
제게 너무 중요한 문제니까 그랬나봐요...

언니 여름이 다 가네요. 오늘 아침은 조금 선선해요.
올 여름 방학에도 결국 언니를 못 보고 지나가는군요. 에효.

프레이야 2013-08-19 16:19   좋아요 0 | URL
마고님, 그곳은 조금 선선하다니 같은 땅이라도 차이가 나는구나 싶어요ㅎㅎ
이곳은 여전히 불볕이고 아파트 화단에서 본 능소화 꽃잎도 바짝 타들어가고 있더군요.
능소화는 독을 품고 있고 스스로 서지 못하고 다른 걸 친친 감고 자라는 걸 보면 저는 천사같은 이미지보다 팜므파탈로 봐요 오히려.
부모의 등골을 빼먹고사는 자식같기도 하고. 그래도 그럼으로 함께 서서 웃는 모습이 그려져요.
생의 열망이 저토록 붉고 질긴가 싶기도하고.
안도현시인의 시는 절필 전의 시집이라서인지 더욱 힘이 있고 더 나은 현실에 대한 열망도
자주 그려지고 있어요. 돌아오는 때에는 더욱 깊어진 시선으로?! 그렇겠죠.^^
우리 얼굴 한번 볼날이 어쩌면 올해 안에 있을수도^^

세실 2013-08-19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도현 시인이 절필을 선언했군요...
능소화 참 곱죠.
그러나 만질수도 가까이 할수도 없는 슬픔.
치명적인 아름다움?

프레이야 2013-08-19 23:17   좋아요 0 | URL
네,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절필한다고 합니다.
절필을 선언했던 문인들이 꽤 있었지만 안 시인의 절필사유는 특별한 거 같아요.
능소화는 범접할 수 없는 요염함이 매력인데 그게 또 다른 것에 부침한 삶이니
우리네 생을 닮은 듯도 하구요. 능소화의 꽃말은 뜻밖에도 부귀영화더라구요^^

블루데이지 2013-08-20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아파트 라인 입구에 여름마다 피는 능소화를 한번도 못알아봐주며 8년을 살았던
무심한 저를 능소화가 꽤나 눈흘기며 보지 않았을까해요..
그꽃이 능소화인지 능소화가 거기에 피어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으니......

지금은 화사하게 주황색으로 환히 피어있는 능소화에게 웃으며 인사걷네는 여유로움이 제게 생겨
제 스스로도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해요!

꽃이름과 꽃의 자태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꽃도 없을것같은...
꼭 능소화같은 우아함을 지니셨을 프레이야님...프레이야님의 글을 찬찬히 읽으며 빙그레 미소짓는 저입니다.

프레이야 2013-08-20 15:00   좋아요 0 | URL
꽃은 봐주지 않아도 피고 지고 꿋꿋한 것 같아요.
속으론 데이지님이 안 봐줘서 눈물 흘렸을까요? ^^
우리 아파트에 핀 능소화는 불볕더위에 잎이 다 말라가더군요.
저 사진처럼 돌담에 기대어 돌담을 넘어서 축축 늘어진 능소화가 제격인데 말에요.
무더위에 세 보물들과 행복하게 지내세요^^

순오기 2013-08-23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능소화 사진은 우리가 걸었던 담양 슬로시티 담장 모습 같아요.
올 가을에 다시 한번~ ^^
명옥헌 사진 서재에 올렸어요~

프레이야 2013-09-2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비오는 날 우산 받쳐들고 걷던 돌담길과 한옥. 그 지붕처마 끝에서 떨어져내리던 빗줄기 소리가 들리는듯해요. 찰박찰박 걷던 골목길도. ^^

가연 2013-08-28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ㅠㅠㅠ 능소화..에 전설이 있는데, 아마 아시겠지요? 소화라는 궁녀에 얽힌... 그러고보니 능소화 꽃가루가 갈고리처럼 생겨서... 눈에 닿으면 안좋다더군요,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ㅎㅎㅎ 문득 옛날에 들은 이야기가 생각나서 이렇게 몇 자 적고 갑니다.

프레이야 2013-08-29 12:52   좋아요 0 | URL
네, 오랜만 .. 반갑습니다.^^ 능소화 전설 들어본 기억이 나요.
독이 있다고 하죠. 가까이 다가와 꺾지 못하도록 하는 생존수단일까요?
아직은 가을이 멀었나봅니다. ^^

꿈꾸는섬 2013-09-23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능소화 사진, 정말 낯익은 사진이에요.
비내리던 날 걷던 돌담길과 한옥, 정말 비슷하네요.
그때 그날 생각하니 좋네요.^^

프레이야 2013-09-25 13:38   좋아요 0 | URL
그죠, 꿈섬님^^
그게 벌써 3년 전인데 참 좋았던지 기억에 생생해요.
창평 슬로시티 돌담길도 죽녹원과 소쇄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