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말로 머더 클럽
로버트 소로굿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평점 :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작성한 포스팅이에요.
#장편소설
#추리소설
#말로머더클럽
오늘의 책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은
영국 템스강 변에 위치한 말로란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으로 시작되는 <말로 머더 클럽>이란 책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부터 이야기해 봐야겠습니다.
정말 너무도 개인적인 취향이라 별건 아니라는 점 먼저 말씀드립니다.
(별로 안 궁금하시면 아래로 쭉 스크롤 해주세요!)
제가 정말 개인적으로 열린책들 출판사를 좋아하거든요.
(출판사에 리뷰 작성을 위해 이 책을 제공받은 것 외에 이 출판사에서 제가 받은 건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열린책들 출판사의 음각 로고가 너무 맘에 들어서입니다.
이 로고만 보면 저는 왠지 모르게 설레어요. 책을 막 읽고 싶은 마음이 솟구칩니다.
두 번째로 열린책들의 소설책 특유의 글씨체와 자간, 그리고 대화체를 따옴표가 아닌 '「, 」 '기호를 사용한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다시 말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을 무작정 골랐습니다.
이 책을 고른 세 번째 이유는, 이 책에서는 77세의 노인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노인이 등장하는 요즘 소설은 대체로 노인들의 여유와 연륜과 경험이 묻어나 있습니다. 그런 흐름을 이 책에서도 믿고 골랐어요. 저는 규칙과 시간 그리고 질서를 잘 지키는 편에 속합니다. 40년이 넘게 그렇게 살아와서 그런 질서 속에 안정에 더 익숙합니다. 이렇게 사는 삶은 안정감을 주는 게 사실이만, 때론 벗어나 보고 싶어져요. 그렇다고 제 자신이 저를 급격하게 바꿔 사는 건 어렵잖아요. 그게 쉽지도 않고요. 그래서 소설에서 그 탈출구를 찾곤 합니다. 노년기에 접어든 어른들이 인생을 가벼이 툭툭 대하는 데서 저는 굉장히 짜릿함을 느낍니다. 그들이 그렇게 행동한다고 제 인생에 타격감도 전혀 없고요. 바로 간접경험이죠. 77세의 노인의 등장은 제게 그런 면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길지만 이런 연유들로 이 책을 읽기로 한 거였죠.
줄거리
너무 크지도 않은,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곳, 한결같이 예의 바른 사람들, 충분히 매력적인 말로란 지역에 77살의 주디스란 여성이 수영을 하다 총성 한발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웃인 스테펀이 살해됐습니다. 분명 살해라 확신하는 주디스는 경찰에 신고했어요. 하지만 다급하고 간절한 주디스의 요청에 경찰의 대응은 소극적이었죠. 거기다 그녀의 살해 주장까지 부정했고요. 주디스는 이대로 경찰만을 믿고 방관할 수 없다 여깁니다. 그녀는 아트 갤러리와 교회 등 여러 곳을 방문할 뿐 아니라 이런저런 자료를 수집하죠. 그렇게 성공회 목사의 아내인 벡스와 개를 산책 시키는 수지를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이웃으로는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서서히 마음과 생각을 모으며 사건 해결에 투입하게 됩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중년 이상의 세 여성이지만, 그들은 솔직하면서도 대담하고, 열정적으로까지 이 수사 추적에 참여하는데요. 자세하고 오밀조밀하게 엮여진 살인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요? 범인은 누구이며 그가 내보이는 싸인은 무엇일까요?
표지부터 두근두근
이 책은 표지부터가 눈에 확 띕니다. 그야말로 인디핑크색 표지배경에, 이 책 속 사건을 해결하는 세 명의 여성 그리고 개, 교회의 첨탑과 종, 배까지 표지를 장식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엔 이게 뭘까 싶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다시 보니 표지에 중요한 소재와 인물들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색감과 조화도 개인적으로(개인적 취향에 제대로 저격입니다!!) 마음에 들어요!
유용한 정보가 가득가득
세상을 살아가는 데 딱히 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저에게는 다른 나라에서 보이는 모습들이 새로워서 흥미롭게 여겨지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일단 템스강 주변의 한적한 모습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려졌고요. 성공회 교회의 모습과 이슬람교의 장례도 나오는데요. 제가 사는 환경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어서 색달랐습니다. '미사리 조정경기장' 근처에 살지 않았더라면 여기서 처음 봤을 지도 모르는 스포츠 '조정'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고요. 유명 화가인 마크 로스코의 그림 이야기도 그림 경매 이야기와 함께 등장하는데요. 저도 개인적으로 마크 로스코의 그림을 좋아하다 보니 이 책에서 묘사하는 그림을 상상할 수도 있고, 그의 이름을 보고 반갑기도 했어요. 다른 매체도 물론 그렇지만, 책은 다른 환경들을 (내가 하는 경험인 양)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감상평
(태블릿) 기계도 계속 내얼굴인식에 실패하는데서 중년의 서러움과 수모를 느끼는 주디스, 아이 키우며 일만 하다 반평생을 보내고 이젠 개를 산책시키느라 주변 사람들과는 친분이 없어 외로운 수지, 자신의 존재감은 없이 목사의 아내로 자신이 못 하는 것에만 죄책감을 갖는 벡스. 이 세 여성은 세상에서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만이 가진 정직함과 추리력을 무기로(주디스), 거침없는 행동력을 발휘함으로(수지), 외유내강의 강인함을 보여주므로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공을 세웁니다. 이들의 모습이 중년의 여성인 저와 딱히 다르지 않은 것 같아 공감이 되더라고요. 각자만의 강점으로 세상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모습에 저도 함께 신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추리소설 치고 가볍고 유쾌합니다. 이런 코지 미스터리는 감정적으로 우울이나 불안함으로 지치지 않으면서도 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더라고요.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재미가 있어서 넘기기도 쉽고 다 읽고 난 후에 뿌듯하다는 점까지 장점 추가입니다.^^ 무서운 건 싫어하지만, 추리소설은 보고 싶은 분들에게 코지 미스터리 바로 이 책! <말로 머더 클럽> 추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