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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
피에르 아도 지음, 이세진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7월
평점 :
(리뷰라고 하기엔 너무 짧다. 제대로 쓰고 싶지만 이미 책을 반납해서.
이 책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충동 때문에 짧게나마라도 끄적거리니 부디 양해해주시길)
나, 철학전공자 맞나? 피에르 아도를 모르고 살았다니. 다 읽고 나서 간만에 책을 사고 싶었다. 언제부터인가 철학은 난삽한 말장난이나 말잔치로 전락하고 말았다. 철학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철학은 삶의 방식이었다. 중국문화권이었던 우리로서는 ‘삶의 방식으로서의 철학’이 전혀 낯선 개념이 아니다. 이 책은 철학에 문외한인 사람이 읽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정한 문체로 씌여졌다. 역자의 과도한 역어는 옥에 티다. (정리적이라고? 그게 의미가 통하는 역어라고 생각하나? 머릿속으로 정리 안 되면 제발 어설프게 번역하지 말라구!)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신적 활동에 온전히 바쳐진 삶’을 ‘테오리아’라고 불렀다. ‘테오레티크’한 삶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께 추천한다. 이 책을 읽은 이후 어쩌면 매일 매일을 예기치 않은 선물인 듯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부디 그대 자신만의 삶을 쉬지말고 조각해 나가길. 나 역시.
하루 동안의 모든 행위를 가늠하기 전까지는
네 풀어진 눈에 잠이 내려앉게 하지 말라.
어디서 실패했나? 무엇을 했나? 어떤 의무를 빠뜨렸나?
이렇게 시작하여 계속 성찰하라. 그 후에
잘못 행한 것은 비난하고 잘한 것은 기뻐하라 P332
우리는 매일매일 영혼에게 전말을 밝힐 것을 요구해야 한다. 섹스티우스는 바로 이렇게 했다. 그는 하루를 보내고 밤의 휴식을 위하여 일단 방에 들어가면 자신의 영혼에게 질문을 했다. <오늘 어떤 악을 치유했는가? 어떤 악덕과 싸웠는가? 어떤 면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 하루의 행위를 온전히 살피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겠는가? 자기 자신을 살핀 후에 취하는 수면보다 더 좋은 것이 있겠는가? 정신이 칭찬을 받거나 경고를 받을 때에, 또한 자기 자신의 관찰자이자 은밀한 재판관이 되었을 때에 그 정신은 얼마나 자유롭고 심오하며 평안할까! P334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대 자신에게 물어보라 <편견 없이 공평하고 근심 없는 상태에 이르려면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 나는 누구인가? 육체인가? 소유인가? 평판인가? 아니, 이런 것이 아니다. 그러면 무엇인가? 나는 이성적인 존재인가?> 그렇다면 그러한 존재에게는 무엇이 요구되겠는가? 그대의 행동을 마음속에 떠올리라.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들 중에서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우정, 사회적 의무, 마음의 좋은 자질들에 반하여 저지른 일은 무엇인가? 이런 것들 중에서 내가 망각한 의무는 없는가?>P336
만약 아직까지 그대 자신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했다면 아름답게 되어야 할 조각상을 새기는 조각가처럼 행하라. 그는 그 조각상에 아름다운 얼굴이 나타날 때까지 이 부분을 깍아내고 저 부분을 갈아내며 어떤 부분은 매끈하게 하고 어떤 부분은 깨끗하게 한다. 그대도 이와 마찬가지로 넘치는 것은 모두 제하고 굽은 것은 곧게 하고 어두운 것은 밝아지도록 정화하여 덕의 신성한 빛이 그대 안에서 발할때까지 그대 자신의 조각상을 쉬지 말고 조각해 나가라. P319
잠자리에 들 때 가볍고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말하자. <나는 살아냈다. 나는 운명의 여신이 내게 정해 준 길을 걸어왔다> 만약 어떤 신이 우리에게 내일을 허락한다면 그 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아무 불안도 없이 내일을 기다리는 자는 행복으로 충만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평온한 소유를 누른다. <나는 살아냈다>라고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매일매일을 예기치 못한 선물로 여기며 일어난다.
서둘러 살아라. 하루하루를 하나의 완성된 삶으로 여기라.
매일매일 자기 삶을 완성하는 자는 영혼의 평정을 누린다. P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