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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ㅣ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평점 :
<글쓰기의 최전선>이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은유님은 부지런히 책을 쓰시는구나. 왜 우리는 책을 읽을까? 은유님의 말처럼 문장을 만나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은유님은 ‘쓰기의 말들’을 모았다. 이 책을 읽고 어찌저찌 무언가를 썼다. <쓰기의 말들>에 자극받았기 때문이겠지. 글쓰기가 막히신 분들, 이 책을 읽다보면 막힌 글들이 ‘뚫어뻥’마냥 뻥 뚫릴지도.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마라.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는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고로 글을 쓰지 말아야지.
간절하게 원하면 지금 움직이세요
-노희경
새 비료를 뿌리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땅을 다져라.
- 헨리 밀러
우리가 힘을 얻는 곳은 언제나
글 쓰는 행위 자체에 있다.
- 나탈리 골드버그
매일 작업하지 않고 피아노나 노래를 배울 수 있습니까.
어쩌다 한 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결코 없습니다.
-레프 톨스토이
이 책에서 가장 와 닿은 문장이었다. 허접한 내 글을 보면서 언제나 ‘난 왜 이리 글을 못 쓸까’ 자책하곤 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은 매일 매일 연습한다. 한 번이라도 멋진 글을 쓰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봤나?
프루스트는 다른 작가들이 통상 스쳐 지나가는 것을 분할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무한정 분할할 수 있는 감각을 주었다.
- 폴 발레리
적절한 장소에 찍힌 마침표만큼
심장을 강하게 꿰뚫는 무기는 없다.
-이사크 바벨
글쓰기에는 어떤 것도 운 좋게 찾아오지 않는다.
글쓰기는 어떠한 속임수도 허용하지 않는다.
......모든 문장은 기나긴 수련의 결과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난 존재들과 사물들을 대변하는 배우자이자, 그것들이 존재하는 장소이며
그것들의 증인이기도 했다.
- 아니 에르노
‘쓰다’라는 동사는 작가들이 따라야 할
궁극적인 도(道)이다.
- 장석주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리 사소하거나 아무리 광범위한 주제라도 망설이지 말고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쓰라고 권할 것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사색하고 책들을 보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흐름 속에 깊이 담글 수 있기에 충분한 돈을
여러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버지니아 울프
시간은 수학적 단위가 아니라
감수성의 의미론적 분할이다.
-롤랑 바르트
작가의 임무는 평범한 사람들을 살아 있게 만들고, 우리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나탈리 골드버그
문체란, 작가가 어떤 사실을 진술할 때
드러나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어색함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는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버렸다.
- 김승옥, <무진 기행> 중
신기한 것들에 한눈팔지 말고,
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지세요.
-이성복
문학은 슬픔의 축적이지, 즐거움의 축적은 아니거든요......세상이 따뜻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되지요. 그건 보통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 최승자
책상 앞에서가 내 인생의
가장 큰 천국이었음을 깨닫는다.
- 최승자
글쓰기의 실천은 기본적으로 ‘망설임들’로 꾸며집니다.
-롤랑 바르트
그동안 가난했으나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널 보내니 가난만 남았구나
- 세월호 유가족
이 책에 실린 문장 중 가장 깊은 울림을 남겼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자기 글을 믿고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남들과 달라지려 하고 스스로를 부단히
연마하는 것이다.
-윌리엄 진서
연민이 내 삶을 파괴하지 않을 정도로만 남을 걱정하는 기술이라면
공감은 내 삶을 던져 타인의 고통과 함께하는 삶의 태도다.
- 수전 손택
나는 ‘영혼에 대한 이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모은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 문을 닫아 걸면 이곳이 곧 깊은 산중이다.
-최순우
너와 세계의 싸움에서 세계를 밀어 줘라.
-프란츠 카프카
창작이 곧 삶이라고 할 수 없지만
때로는 창작이 삶을 되찾는 방법이다.
-스티븐 킹
본다는 것은 보고 있는 것의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폴 발레리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고 그 처지가 되어 보는 것,
그것이 작가의 일이다.
-아모스 오즈
‘나 아닌 것’을 끊임없이 자기 안에
투입해 나가는 운동성이야말로 나의
본질을 이루는 것이다.
-우치다 타츠루
난 아무것도 쓰지 않고 그냥 살아왔던
시간도 중요하다고 말해 주고 싶다.
- 박완서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나 아닌 것의
실험장으로 만드는 일이다.
-잉게보르그 바하만
간결함이란 말해야 할 것을 적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해야 할 것 이상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마르쿠스 파비우스 퀸틸리아누스
꽉 막히는 건 때때로 내가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는 걸 뜻한다.
-데릭 젠슨
글쓰기가 단번에 완성되는 생산품이 아니라 점점 발전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전까지는 글을 잘 쓸 수 없다.
-윌리엄 진서
유일한 참된 충고자 고독이 하는 말을 듣도록.
-스테판 말라르메
인간은 자기가 손에 넣고 싶다고
바라는 것을 우선 다른 사람에게
증여함으로써만 손에 넣을 수 있다.
-우치다 타츠루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
-스티븐 킹
나는 옛날에는 내 위장도 미제고 내 허리도 미제인 줄 알았어예.
우리 클 때는 미제가 제일 좋았거든요.
- 김영자 할머니, <밀양을 살다>
너의 마음에 드는 장소는......정열적으로 묘사하면 안 되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묘사해야 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곳이
바로 삶의 현장이고 삶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체사레 파베세
글 쓰는 것이 너무도 힘들 때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쓴 책을 읽습니다. 그러면서 글쓰기가 항상 힘들었으며, 종종 거의 불가능했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곤 합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책에 얌전히 누워 있는 그 글들도 어떤 막연함과 불안의 파동을 뚫고 가까스로 건져 올린 것들이다. 참으로 얄궂다. 쓰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쓰기 전에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쓰고 싶어서, 써야 하니까, 쓰지 않으면 안 될 어떤 필연적 상황에서 한 문장씩 밀고 나간 흔적들이다. 그 ‘실물’을 만지작거리며 나를 다독인다. 저번에 썼으면 이번에도 쓸 수 있다.
-은유
글쓰기의 거짓 욕망이 다른 욕망,
주체 자신도 모르는 욕망을 가리는 것입니다.
-롤랑 바르트
나는 글쓰기를 거짓 욕망으로 꿈꿔왔을 뿐일지도.
소설을 쓸 때마다 내가 소설을 쓴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보다는
‘지금 나는 부엌에서 튀김을 올리고 있다’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기록한다는 것은 조수간만처럼 끊임없이 침식해 들어오는 내 인생의 무의미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죠.
- 김영하
정말로 진지한 소설에서는 진정한 갈등이
여러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작가 사이에서 벌어진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자아를 허락한다는 것은 온기, 금심, 연민, 아첨, 불완전함의 공유 등을 허락하는 것이다.
이것이 빠지면 무미건조하고 사실성 없는 글이 된다.
-마크 크레이머
오늘이라도 늦지 않으니 썩은 자들이여, 함석헌 씨의 잡지의 글을 한번 읽어 보고 얼굴이 뜨거워지지 않는가 시험해 보아라. 그래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이 없거든
죽어 버려라!
-김수영
작품을 완성할 수는 없다. 단지
어느 시점에서 포기하는 것뿐이다.
-폴 발레리
Man(인류)에 대해 쓰지 말고
man(한 인간)에 대해 쓰라.
E.B 화이트
글쓰기는 냇물에 징검돌을 놓는 것과 같다.
돌이 너무 촘촘히 놓이면 건너는 재미가 없고,
너무 멀게 놓이면 건널 수가 없다.
-이성복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감동’해야만 하는 것이다.
무관심과 냉소는 지성의 표시가 아니라 이해력 결핍의 명백한 징후이다.
-한나 아렌트.
글쓰기 이전에는 현장에 없던 것을 발견하는 것,
바로 거기에 글쓰기의 희열이 있습니다.
-아니 에르노
작가가 하는 일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고
사람들을 흔들어 놓는 일입니다.
-수전 손택
말이 몸에서 흘러나오고, 그 말들을
종이에 새겨 넣는 과정을 느끼는 것이다.
글쓰기는 촉각적인 면을 갖고 있다.
육체적인 경험이다.
-폴 오스터
사랑을 목발질하며 여기까지 왔구나
-기형도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다.
-리베카 솔닛
일물일어설,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데 적합한 말은 하나밖에 없다.
-플로베르
글쓰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침묵으로 말을 걸고,
그 이야기는 고독한 독서를 통해 목소리를 되찾고 울려 퍼진다.
그건 글쓰기를 통해 공유되는 고독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눈앞의 인간관계보다는 깊은 어딘가에서
홀로 지내는 것이 아닐까?
-리베카 솔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