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보다 -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윤여림 글, 이유정 그림 / 낮은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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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글을 아주 자세하게 읽은 적이 있다. (최은희 선생님의 책이었을까?)

그 때 책의 내용이 굉장히 강렬하게 와 닿았다.

그래서 꼬옥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만나는 책들은 이미 강렬한 인상을 받아 버려서 정작 책과 맞대면을 할 때

김이 새는 경우가 있다.

이 좋은 책을 이렇게 조금 김이 새어 버린 상태에서 만나다니!

책의 내용을 다 알아버려서 쿵~ 하는 마음은 없었지만,

누군가 이 책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본다면 그런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동물원 노래를 부르던 희망양~

부산에 곧 큰 동물원이 생긴다는 말이 있었던 지가 10년은 넘은 것 같은데,

아직도 동물원이 생겼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대신 얼마 전 다녀온 실내 동물원 '주렁주렁(zoo lung zoo lung)에서

아이들은 실컷 동물을 보고 만졌다.

아이들이 직접 만져 볼 수 있어서 참 좋기는 했는데,

많은 아이들의 손에 시달려 힘이 없어진 녀석들의 모습을 보는 마음은 짠했다.

고2 때 뜬금없이 동물원을 가자고 한 친구를 따라 둘이서 동물원에 간 적이 있었는데,

손님없는 그 동물원은 어릴 때 엄마 손 잡고 사람 속을 비집고 들어가서 보았던

멋지고 근사한 환상 세계 같은 곳이 아니라

더럽고 냄새나는

다시 오고 싶지 않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

그 때문인지 그 동물원도 곧 문을 닫아 버렸던 기억도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록새록 떠오른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서로를 바라보아야 할 그들에게

참 못할 짓을 많이 하는구나 싶었다.

이 책을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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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호랑이 꼬불꼬불 옛이야기 4
김용철 글.그림, 윤옥화 구술 / 보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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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채만한 호랑이에게 잡혀서 홀라당 목구멍 속으로 넘어간 소금장수!

위기를 만나면 우리는 쉽게 좌절하는데,

이 멋진 소금장수는 그곳에서 위기를 통쾌하게 요리한다.

주머니 칼로 주렁주렁 달려 있는 간, 허파, 콩팥 등을 베어서는

둘레둘레 둘러보니 먼저 잡아 먹힌 숯장수가 있더란다.

소금장수 표정은 스마일

숯장수 표정은?

숯불을 피워서는 소금을 술술 뿌려 구워대니 연기가 모락모락, 굽는 냄새가 솔솔~

먼저 잡아 먹혔던 옹기장수, 엿장수, 나무꾼... 모두모두 와서 한바탕 배불리 먹었더란다.

호랑이 뱃속 잔치가 열린 거다.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토닥토닥 고기를 썰어 주시는 할머니

저 끝에서 염주를 들고 등장하시는 스님까지!

아, 나도 한 점 먹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다.

뱃속에서 이 난리가 났으니 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쿵~

요동치던 호랑이 때문에 정신을 잃었던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가만히 보니호랑이 똥구멍으로 빛이 들어오더란다.

소금장수가 담뱃대로 호랑이 꼬리를 걸어서 똥구멍을 잡아 당기니

많은 사람이 달려들어 당기고당기고당기고...

그리고는 어떻게 되었을까? ㅎㅎ~

호랑이 굴에 잡혀 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더니

위기를 적극적으로 극복해나가는 모습에서 아이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 같다.

모두들 호랑이 가죽을 나누어 가진 모습도 참 보기 좋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 호랑이 뱃속을 뒤집은 이라면 세상도 뒤집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궁리해 보면 무언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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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2-0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은희 샘이 이 책 서평 쓴 것 보고나서
음~ 아직 난 그림책 보는 눈이 멀었구나! 생각했어요.
호랑이를 권력자로
호랑이에게 잡힌 자들을 민중으로 보며 책을 해석하시잖아요.
호랑이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니
속이 시원해지더군요.

희망찬샘 2013-12-02 06:10   좋아요 0 | URL
우리 모임에서도 최은희 선생님이 이번에 내신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답니다.
 
토끼와 호랑이 옛이야기 그림책 11
이현진 글.그림 / 사계절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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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는 재미있다.

내용을 잘 아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익숙한 내용이라면 그림에 대한 기대를 하면서 책을 대하게 된다. 

지점토로 만든(?) 토끼와 호랑이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게으른 호랑이는 움직이기 싫어 한 입도 안 되는 동물들만 잡아 먹었단다.

먹잇감으로 만난 토끼에게 호랑이는 크게 세 번 속게 되는데,

그 첫번째가 돌떡이다. 돌멩이를 구워서 꿀에 찍어 먹게 꿀을 얻으러 다녀온다던 토끼는 오지 않고 기다리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 호랑이는 구운 돌떡을 삼켰더라는... 에고 어쩌나.

두 번째는 강가에서 물고기 잡기. 꼬리를 강가에 담그고 있으면 물고기가 주렁주렁 달릴 거라는 토끼의 말을 그대로 믿은 호랑이는 정말 순수한 정신 세계를 가졌다. 곧 이어질 풍성한 식사 시간을 그리며 배고픔을 참으면서 흐뭇한 웃음을 짓다가 꽁꽁 얼어 들어가는 강물에 그만 낭패를 당한다는 이야기.

세 번째는 들판에서 참새 떼가 입 안에 들어오기를 바라며 눈 감고 입 벌리고 있다가 토끼가 놓은 불이 탁탁 튀는 소리를 참새가 푸드득 거리는 소리로 알고는 자기 몸 위험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그런 이야기.

그 후 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후 토끼는 어떻게 되었을까?

토끼님 몸 조심하시고요, 호랑이님 몸을 좀 더 재게 놀려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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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 있는 처녀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21
이수진 그림, 김향금 글 / 시공주니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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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기법의 그림은 강렬한 느낌을 준다.

재주 있는 처녀의 재주란?

베틀에 앉기만 하면 하루 아침에 뚝딱, 베를 세 필씩 짜는 것.

그래서 자신에게 걸맞는 신랑감은 큰 재주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처녀의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어가니 부모의 마음은 초조하다.

그래서 큰 재주 있는 신랑감을 구한다는 방을 내 거는데...

첫 번째 신랑감 후보의 재주는 하루 아침에 집 한 채를 거뜬히 짓는 것.

그런데 재주 있는 처녀가 살펴보니 문기둥이 거꾸로 달려 있다. "내 신랑감으로는 어림없어요."

두 번째 신랑감 후보의 재주는 하루 아침에 벼룩 석 섬을 잡는 재주란다.

벼룩 석 섬을 잡아다 코를 뚫어 말뚝에다 한 줄로 쭉 매달아 놓은 걸 검사하는 재주 있는 처녀의 눈에 맨 끝에서 두 번째 벼룩이 코 대신 모가지가 꿰어져 있는 것이 발견되고 만다. "내 신랑감으로는 어림없어요."

이런 조그마한 것 트집을 잡으니 재주 있는 처녀, 시집 가기는 다 틀렸다.

그렇게 또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이제는 재주 있는 신랑감을 구하기를 포기한 처녀.

차라리 죽어야겠다 맘 먹고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 치마를 뒤집어 쓰고 뛰어 내린다.

그 때 정말정말 재주 있는 총각이 있었으니...

후딱 대나무를 베어다가 소쿠리를 짜서 처녀를 그 소쿠리에 턱 하니 받았더란다.

처녀는 어떻게 되었냐고? 음... 결론은 다 짐작하신 대로입니다.

부모가 정해주는 혼인을 하던 옛 사람들에게 있어 재주 있는 처녀처럼 스스로 신랑감을 구해보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지만

신랑감을 구하지 못하자 자포자기 하고 죽어야 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무척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야기를 이렇게 분석해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지만, 해설을 읽다보니 이런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을.

재주 '많은' 처녀가 아닌 재주 '있는' 처녀라는 제목을 보면서 또 조금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재주가 있는지를 말이다.

재주 있는 처녀의 가장 큰 재주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제 짝으로 삼은 거란다.

소극적이지 않은 진취적이며 적극적인 여성상을 만난 것이 반가운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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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 직녀 비룡소 전래동화 8
김향이 지음, 최정인 그림 / 비룡소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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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 직녀 이야기는 다 아는 터니 줄거리는 생략하자.

이 책은 판형이 커서 (길쭉하다.) 학교 도서관의 책꽂이에 누워서 꽂혀 있다.

견우, 직녀의 흘러내리는 듯한 머리카락,

홍조 띤 볼,

갸냘픈 선의 아름다움,

하늘 거리는 천들, 혹은 직녀의 눈물 자욱 등이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직녀의 풍성한 치마도 보기 좋고, 꽃 송이송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어 눈이 즐겁다. 

화려한 색채감도 그림을 보는 맛을 느끼게 한다.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그리움을 이어주는 오작교!

해마다 칠석날 저녁에 내리는 비는 견우와 직녀가 만나서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고,

다음 날 새벽에 내리는 비는 이별을 슬퍼하는 눈물이라고 한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에 있는 견우성과 직녀성.

독수리 자리의 견우성과 거문고 자리의 직녀성은

백조자리의 데네브와 함께 여름 밤하늘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밝은 별이며

일년에 한 번 서로 만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남자가 밭을 갈아 농사 짓고,

여자가 베를 짜던 농경 사회의 모습과 별들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련한 사랑이야기다.

잔잔한 사랑의 노래, 이별의 노래를 좀더 깊이 감상할 수 있게 그림이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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