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 연초엔 경제전망과 트렌드를 주제로 책을 읽는다. 트렌드나 경제전망을 다룬 책들이 단행본으로 나온 것이 불과 십여년 정도인데, 예전에는 경제신문과 경제연구소가 했던 역할이다. MB 정부 시절 삼성경제연구소가 정부와 다른 경제전망을 내놓은 것이 문제가 된 후 더이상 일반을 위한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서, <트렌드 코리아>를 중심으로 한 책들이 부상했다고 봐야한다. 이번엔 좀 읽기가 늦어졌는데, 사실 경제전망이나 트렌드 책을 굳이 사서 읽을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2~3년 전부터는 트렌드 책의 인기가 너무 심해 대출의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몇 권의 책을 읽다보면 <트렌드 코리아 2018>의 인기를 실감하기 어렵다. 항상 앞 부분에 경제전망을 하고, 사회의 움직임을 설명하며 마치 사회 전반을 다루는 척 하지만, 정작 소비트렌드만 다룬다. 그래서 한발 벗어나 보면 과연 트렌드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뭐랄까 공부하는 느낌(그러나 공부할 필요가 없는)이 일반인들의 주머니를 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라이프 트렌드 2018>이 오히려 생각해 볼 부분도 많고, 사회전반적인 트렌드를 다룬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트렌드 코리아 2018>이 5-60대가 분석한 젊은이들의 트렌드라면 <20188 20대 트렌드 리포트>는 젊은이들이 우리 트렌드는 이런거야 라고 비교가 된다.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일종의 인포그래픽과 블로그, 특집기사의 모음이라고 보는 게 맞다. KOTRA에서 해마다 펴내는 <2018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소비 트렌드가 있는지 보기에 좋은 책이다. 해마다 읽는데, 재미있다. <1코노미>는 트렌드 중 1인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1인 산업에 대해 잘 정리했다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블로그, 기사들을 종합해 놓은 느낌이고, 문제에 대한 분석이나 대책은 그냥 대학때 여기 저기 Ctrl C, Ctrl V 한 느낌이랄까. 


세상 돌아가는 상황이 너무 급격하다. 단순히 소비 뿐만이 아니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많은데, <트렌드 코리아>같은 책들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도 미투운동에다 Kmooc 신청주제 등 읽어야 할 책들이 산더미 같은데... 시간을 좀 내서 리뷰까지는 아니고 책마다 읽어야 할 부분은 어떤 점이 있는지, 이상한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좀 남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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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3-11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렌드 관련서가 매년 나오지만, 어쩐지 트렌드 책이 트렌드를 만드는 느낌입니다. 마치 증권방송에서 전문가들이 말이 개미들을 움직여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만드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네요...

雨香 2018-03-11 22:21   좋아요 1 | URL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트렌드코리아가 점점 권력화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트렌드코리아를 거의 공부하는 분위기이고, 출간 전 유료강연회를 열 정도입니다. 사실 김난도 교수는 소비자행동 교수일뿐 경제, 경영전문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2000년대 산티아고 순례길이 관심 대상이었다면, 2010년대에는 시코쿠 순례길이 알려졌다. 시코쿠 여행책보다 순례를 다룬 책이 더 많을 정도이다. 시작은 도보여행가 김남희씨에게서 시작되었고. 


'어느 만화가의 시코쿠 헨로 순계기'라는 부제가 붙은 <설마, 지금까지 잘못 살아온 건 아니겠지?>는 시코쿠 순례, 헨로お遍路へんろ를 다룬 만화다. 순례길을 떠나게 된 계기, 순례길의 고통 그리고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그냥 순례길을 감상적으로 다룬 책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부류의 책이 아니었다. 먼저 시코쿠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에 마음이 갔고, 만나는 사람들의 스토리 그리고 순례길 중 계속되는 고민이 매력있는 책이다. 


아래 그림에도 보이듯 요즘 순례길을 스펙으로 소비하는 젊은이도 있고, 회사에서는 신입사원 연수에 순례길 과정을 넣기도한다고 한다.물론 그럼에도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는 순례객도 있다. 


자기계발을 위한 책 보다도 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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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언론들도 선정적인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동계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이 먹는 것, 가는 곳에 쫓아다니며 기사를 양산한다고 하는데, 일본 여자 컬링팀이 한국 딸기가 맛있다고 칭찬한 것에 일본의 넷우익(우리나라 일베의 원조 쯤?)들이 떠들기 시작했고, 무슨 장관인가가 어제 일본의 딸기 기술 유출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일본 혐한주의자들의 주장이 근거없는 내용이 태반이지만, 선거를 의식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이를 이용할 수도 있으니, 괜히 딸기 문제가 거론될지 우려된다.  


<황교익의 행복한 맛 여행> 중 일부를 옮겨본다. 


최근까지 우리가 먹었던 딸기는 ‘장희’, '육보’, ‘레드펄’ 등 거의가 일본 품종이었다. 육종 기술이 일본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 일본 품종을 지속적으로 심을 수 없게 되었다. 로열티를 물어야 하고, 그러면 원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일본 딸기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 딸기 품종이 속속 개발되었다. 충청남도 농업기술원 논산딸기연구소에서 개발한 ‘향’자 돌림의 품종이 그 선두에 섰다. '매향’, ‘금향’, ‘설향’ 등 이다. 매향은 수출 딸기로 인기가 높고, 설향은 내수용으로 크게 번졌다. ... 시중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품종은 설향이다. 상큼한 향이 있고 단단하며 알이 굵다. 설향을 입에 물고 있으면 이른 봄 물기 머금은 풋풋한 식물의 향이 물씬 올라온다. 설향이라는 이름대로 눈 속에서 맛보는 봄의 향일 수도 있겠다 (21쪽)


* 딸기와 관련된 기사도 하나 링크 걸어둔다. 


매향·설향 vs 장희·레드펄…딸기밭 ‘한-일 10년 전쟁’을 아시나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613511.html?_fr=fb#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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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 때문에 찾다가 읽게 된 책이다. 김영란 법(부정청탁금지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의 주인공인 김영란 전 대법관의 책이다. 


 외국인 CEO가 한국 법원은 왜 재벌에 관대하느냐는 질문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끼리의 이런 행태가(책에서는 엘리트 카르텔) 외부의 시각에서 볼 때는 우리를 얕잡아 보게 하는 하나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만화 '송곳'에서도 앞 부분에 세무서와 접대하는 부분이 나오는 걸로 기억한다. 어쩌면 GM이 이렇게 나오는 것에도 한국은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라는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닐까. (GM이 오펠공장을 문닫는 과정에서 독일정부와의 행동은 많은 면에서 다르다.)


 그리고 사법부는 피고의 잘못유무와 잘못에 따른 형량을 판결하면 되는거지, 왜 기업총수가 없을 때 그 기업이 제대로 돌아갈지까지 걱정하는가. 불과 몇 푼 안되는 사소한 실수에도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을 집어넣을 때는 참 법의 논리에 충실하던데.  


김영란 : 그게 부패 패러독스예요. 우리나라 법원판결이 왜 그렇게 대기업을 선처하는지에 대해 강성남 교수는 이렇게 설명해요. “국가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해 선처한다는 법원판결의 배후에는 부패 패러독스가 자리 잡고 있다." 저도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언젠가 한국에 있는 외국 기업의 CEO들과 조찬을 하면서 이런저런 한국의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프랑스 사람인 르노 자동차 CEO가 제가 판사 출신인 걸 알고는 ‘한국 법원은 왜 그렇게 기업 대표에게 관대한가? 왜 늘 풀어주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은 오너가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여서 오너를 구속하고 실형을 선고하면 기업 자체가 흔들린다는 부담이 판사들에게 있다. 어느 정도 구속기간이 지나 집행유예나 벌금형 또는 사회봉사명령 같은 것을 내리면 국가적으로는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라고 어물어물 답했더니 ‘CEO가 감옥에 있어도 회사는 회사대로 충분히 돌아 갈 수 있는데, 왜 해보지도 않고 그럴 거라고 단정하느냐?'고 하더라고요. (71쪽)



김영란 : 판사들은 ‘재벌회장이 그 정도로 망신당했으면 됐다’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하죠. 징역 3년, 5년 이렇게 실형을 내리면 회사가 흔들릴 것이고, 그러면 국가경제도 흔들릴 텐데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는 게 사회적으로 유리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거에요. 그 모든 것이 엘리트 카르텔에서 작동하는 프레임이죠.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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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8-02-28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죄를 지으면 거기에 해당하는 벌을 받으면 간단할 것을 형량이 낮게 나오도록 증거자료평가를 바꾸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합니다. 법리만 따지면 되는 건데 말이죠. 전 배심원제도가 빨리 자리를 잡아서 판사들이 fact판결을 못하게 해야 된다고 봐요. 그리고도 한참 먼 길이지만...

雨香 2018-03-01 09:44   좋아요 1 | URL
사법부의 적폐도 심각해 보입니다. 책에 보면 검사가 아예 기소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구나 범죄라고 생각하는데, 기소조차 되지 않으니, 죄가 성립이 되지 않는 경우인데... 답답합니다.
 

  


 [적폐]라는 주제로 책을 읽은 게 작년 가을이다. 그런데 계속 들춰보게 된다. JY판결 때문에 <삼성독재>를 다시 펼치고, 플란다스의 계 때문에 <국세청은 정의로운가>를, 그리고 계속된 검찰 때문에 <권력과 검찰>을. 게다가 최근 영화 <1987>과 IPTV 등에서 방영되는 <더 킹>, <변호인> 모두 검찰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최근 벌어진 검찰조직내 성범죄와 강원랜드에 대한 검찰 고위층의 사건 무마를 봤을 때, 정작 검찰 내부에서 벌어지는 불법은 아무런 조사와 처벌이 없다. 법이라는 무기를 들고 있는 검찰에게 법은 해당이 되지 않는다. 


 이런 검찰의 문제에 대해 강하게 제기되는 것이 공수처 즉,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다. 그동안 강하게 반발해 온 검찰과 검찰출신 국회의원이 반대해왔고, 자유한국당은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정작 공수처 법안을 내야 할 법사위 위원장이권성동이다. 


<권력과 검찰> 4부는 검찰개혁에 대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공직부패수사처 설립과 검·경 수사권 조정 을 추진하면서 공직부패수사처에 관한 것은 정부 법률안으로 국회에 제출되었는데,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쪽에서 저지결의촉구안을 내서 입법까지는 못 갔어요. ...


국회에서 법안처리를 할 때 제일 어려운 게 검찰개혁 법안과 재벌개혁 법안이에요. 검찰이나 재벌에 포획된 국회의원들이 각 상임위에서 딱 막고 있으면 국회에서 의결되기 어려워요. 특히 법사위는 사실상 만장일치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강하게 반대하면 법안 상정 자체에 제동이 걸려요. (178)


 현재로서는 검찰을 제도적으로 견제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공수처라는 견제 장치를 만들어서 외부의 기관이 수사 및 기소까지 할 수 있도록 하고,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는 전단계로서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을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과 동일하게 제한해야 해요. (180)


공소는 검찰로 넘겨서 검찰에서 전담하도록 하고, 수사기관으 로는 공수처·특별수사청, 경찰이 있는 체계를 갖추었으면 해요. 이런 구조로 가면 검찰 권한이 분산되면서 상호 견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181)


장기적으로는 공수처도 없어져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그건 아니에요. 공소기관은 검찰로 단일화할 필요가 있지만, 수사기관은 복수이면서 서로 견제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조선시대 포도청의 경우도 좌우 포도청으로 나뉘어 있었잖아요.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비리사건을 전담하고, 만일 특별수사청이 생긴다면 경찰이나 공수처가 담당하지 못하는 공무원 및 재벌 등을 담당할 수 있죠. 여기에 경찰도 있고요. 현재 특별사법경찰관리가 많잖아요. 노동쪽과 관련된 근로감독관도 있고, 관세청에서 밀수 단속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렇게 수사기관은 여러 군데, 복수화 전문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공수처는 독립된 반부패기구로서 여전히 유효한 조직입니다. 


예전부터 검찰이 공수처에 반대하면서 가장 대표적으로 내세운 논리가 ‘옥상옥’이라는 거잖아요. 자기 들이 잘할 수 있는데, 무언가를 더 만드는 건 집 위에 집을 짓는 꼴이 아니나고 요. 


공수처를 옥상옥이라고 말하는 건 억지예요. 수사 대상 자제가 구분되잖아요. 특히 검사 직무 관련 범죄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언제 수사를 제대로 했나요? 자정능력이 없다는게 이미 증명되었으니 수사권을 갖는 기관을 두고 견제하자는 건데 그게 어떻게 옥상옥입니까. (183-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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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8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8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