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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003.12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놓고 강준만교수와 유시민의원사이의 논쟁이 화두가 되고 있다. 월간 인물과 사상 11월호는 '노무현과 민주당 분당, 창조인가 파괴인가?' 라는 특집을 통해 논쟁의 시초를 제공하고 있다.
특집에서는 총 4개의 글이 실렸는데, 2개의 글은 노무현과 분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송복남 월간피플 편집장은 노무현에 대해 낡은 문화적 앙시앙레짐에 대한 이의신청이라는 면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고, 김동민교수는 민주당의 역사적 임무가 끝났음을 이야기하면 열린우리당으로의 움직임이 창조적인 파괴였음을 역설한다.
이에 반해 강준만교수가 쓴 2개의 글은 열린우리당의 분당으로 결국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승리를 위해서는 상대방을 몰아붙일 수 밖에 없음을 말한다.
송복남 월간피플 편집장은 노무현 정부의 공과에 대해 말하면서 이념적인 면이 아니라 문화적인 면에서 접근을 함으로 노무현정부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진단한다. 국정원, 검찰, 감사원의 독립을 이루어냄으로 낡은 정치문화의 틀들을 벗어난 노무현정부는 정치문화의 낡은 틀을 깨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동민교수의 글은 열린우리당이 분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을 설명하면서 민주당은 더 이상 정치발전의 역사에 기여할 수 없고 심하게는 한나라당의 2중대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질타한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남아있는 개혁세력(추미애를 비롯한)들은 호남유권자들을 인식해서 탈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한다.
이에 반해 강준만 교수는 노무현이 민주당의 구세력들을 몰아붙이는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다. 민주당의 구세력들이 반개혁적이라고 할 지언정 우리나라 민주정치의 역사를 통해 보았을 때 정치발전에 큰 역할을 했고, 또한 이들이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까지 취급되지만 한나라당에 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다음 총선까지 서로에 대한 배타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열린우리당의 성공은 민주당의 고사를 전제로 한 것이다. 민주당이 죽어줘야만 열린우리당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한나라당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살아있으면 표를 분산시켜 한나라당의 독식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을 죽이기 위해 민주당을 반 개혁세력이요 지역주의 기생세력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분당전에 구주류와 신주류 사이에 있었던 추미애의원의 다음과 같은 주장은 기억해둘만 하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버리려고 했던 분들은 이제라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신주류들은 선명한 개혁성을 내세우는 이미지, 이벤트 정치에 연연하는 바람에 구주류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한나라당 탈당파들에 대해서도 한나라당내에도 개혁세력이 있다는 선전도구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김대중정부 시절 개혁법안의 반대역할을 철저히 해오다 개혁운운하며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곡을 찌르며 비판한다.
어찌되었건 내년 총선까지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서로에 대한 비판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수록 정치적 타격을 커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11월 월간 인물과사상을 보다 눈에 띄었던 글 중에 하나는 비전투병이라는 용어와 관련된 2페이지 짜리 작은 글이다. '비전투병이라는 말장난'이라는 제목의 정지홍씨의 글은 비전투병파병 논란과 관련하여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군과 관련하여 비전투병이라는 단어는 없다. 왜냐면 군의 병사란 모두 전쟁을 위해 존재하니까.. 그러나 전쟁을 치루기 위해서는 행정, 군사, 의무, 공병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비전투병은 전투지원병이라 함이 맞다는 것이 필자의 논리이다. 전투병 파병에는 반대하면서도 비전투병 파병에는 찬성하였던 이들에게 말장난에 의해 생각의 오류를 일으킨 것은 아닌지 질문하는 대목이 아닐까? 하고 자문하게 만든다.
이외에도 박노자의 지역감정에 대한 글과 장정일의 미국에 대한 책읽기, 고명섭기자의 니체에 대한 글들 또한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