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제대로 찾아 보지는 못했지만, 조국 민정수석의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이야기를 들으면서 얼추 넘겨 짚을 수 있었다. 지난 늦여름 혹은 초가을에 읽었던 <권력과 검찰>이라는 책 때문이었다. 


지난 늦여름 초가을에 <적폐>라는 주제로 <삼성독재> <권력과 검찰> <권력과 언론> <국세청은 정의로운가>를 읽었다. 적폐라는 태그로 페이퍼를 올리고 있는데, <삼성독재> 하나만 올렸을 뿐이다. 플란다스의 계도 있고 하니 국세청 이야기도 시간 내서 올려야 겠다. 


 책 내용 중에 몇 가지가 기억났다. 경찰과 중앙정보부의 시녀에 불과했던 검찰이 권력의 핵심으로 등장하게 된 부분과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일어나면 언론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한 부분이다. 


 몇 해전 우리나라에서 세계 검찰 행사가 있었는데, 다른 나라에서 한국의 검찰을 부러워했다고 한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은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검찰이 처음부터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된 것은 아니다. 


권력이라는 건 본래 군·경찰·검찰 등의 권력기관을 통해 행사하죠.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나라의 경우 대부분 군이 장악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워낙 뭐가 없었잖아요. 정규군 자체가 아예 없었던 상태에서 독립했으니까요. 

...

게다가 이승만정부는 너무나 허약한 정당성과 권위를 지닌 정부였기 때문에 민심 통제를 위한 권력 행사를 경찰에 맡겼는데, 경찰은 이미 일제 36년을 거치면서 1만명 넘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어요. 굉장히 숙달되고 훈련된 조직이었죠. 어느 집에 숟가락 이 몇개 있는 것까지 다 알고, 누가 독립운동을 했는지도 다 알고요. 독립운동이라는 건 그 당시에 사회주의운동과 등치되는 개념이었기 때문에, 충격과 공포로 통치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한 경찰에 모든 걸 맡겨버린거죠. 

...

일개 시경의 수사과장이 검찰총장을 암살하려고 했을 정도로 당시 경찰의 위세와 권위가 컸던 거죠. 경찰의 유세에 짓눌려서, 거기에 저항해봤자 몸보신 하기가 힘드니 주어진 권한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경찰의 가랑이 밑으로들어갔어요. 경찰이 저지른 일을 법적으로 뒤처리하는 역할  정당화하는 역할이 이승만 시대의 가장 초라했던 검찰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21-22쪽)


5·16 후에 정권은 검찰의 권한을 강화해주면서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유당 시절에는 정권 유지의 핵심기관이 경찰이었죠. 5.16 및 유신 후에는 중앙정보부 였고, 5공화국 때의 보안사, 6공화국 때의 안기부를 거쳐 문민정 부 이후 검찰이 핵심으로등극했지요. 


기본적으로 검찰 권한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정권이 검찰을 이용하려고 했던 거죠. 막강한 권한을 분산시키면 정권 입장에서는 검찰을 이용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축소되니까 이점이 없어지게 되죠. 독재정권이 검찰을 정권유지 수단으 로 활용하기 위 해 권한을 점점 더 많이 부여하고 대신 인사권은 대통령이 쥐고 있었던 겁니다. (171-172쪽)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의 이야기가 나오면 언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언론과 검찰의 관계 때문이다. 


검찰에 대해 '권한이 비대하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부패한다'라고 말하면 다들 동의해요. 그런데 그 해결 방안으로 수사권 을 경찰에게 주어야 한다는 걸 제시하면 일단 언론에서 반대해요. 왜냐하면 법에 관계된 기자들이 대개 법조 출입기자라서 검찰과 친하거든요. 경찰과는 안 친해요. 경찰 출입 기자들은 사회부 기자라서 초년생들이고요. 새누리당 출입하는 기자들은 새누리당과 친해요 민주당 출입하는 기자들은 야당 성향이 생겨요. 그런 식으로 검찰측과 친한 사람들이 발언권이 센데, 그 말이 맞다면 우리는 검찰공화국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수사권을 경찰한 테 준다고 하는데 우리 경찰이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는 분들에게 저는 거꾸로 묻고 싶어요. 영국·미국·독일·프랑스·일본 등 모든 선진국에서 수사는 경찰이 하는데 대체 왜 대한민국 경찰은 안 된다는 거냐고요. (91쪽)


노무현 전 대통령시절 검사와의 대화가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렇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렇고 두 분다 권력을 독점하지 않으려 했다. 그 사이 검찰은 법이라는 도구위에 자신의 권력을 덮었다. 이제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독립시켜도 될 때가 왔다. 검찰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검찰이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 것은 군사독재를 벗어난 민주화 덕분이다. 법과 절차를 의식하지 않았던 날것의 물리력이 후퇴하고 민주화의 진행으로 법적 절차를 중시하게 되자 법적 권한을 앞세운 검찰의 힘이 안기부와 보안사를 능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시민들의 치열한 항쟁과 희생으로 일구어낸 민주화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5공 청산 국면에서 검찰은 마침내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기에 이르렀고,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와 재벌의 부패를 감시하고 척결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무소불 위의 권력기관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검찰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는 군사독재 정권의 주문을 처리하던 과거의 수준을 넘어 권력의 입맛에 맞게 정국의 향방을 결정하는 준정치집단의 역할까지 맡아 수행했다. 이명박정권 이후 정치의 긍정적 기능이 퇴화하거나 실종되어 사회적 갈등이 정치적 해결보다는 사법적 판단에 넘겨지는 일이 잦다 보니, 검찰이 이제 각종 사회 이슈에 관한 판정자를 자임하는 상황이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검찰 권한의 오남용이 거듭될수록 사회정의는 후퇴했으며, 법의 권위는 추락했다.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란 불의한 정권이 자행한국가폭력의 정당화를 위해 쓰이는 수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218-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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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2016년~17년에는 나쓰메 소세키를 읽어보려고 했다. 사망 100주년에 출생 150주년이기도 했다.그래서인지 마쓰야마시에서 소세키 관련 행사 포스터를 보기도 했다.  


그리고 현암사에서는 소세키 전집을 완간했다. 소세키 전집을 출간했다는 건 독자로는 행복한 일이고, 출판계에서도 기념할 일일 듯 하다. 소세키 전집은 잘 만들었다. 책장에 꽂아두기에 좋다. 


몇 해 전 구마모토행을 예약했을때도 소세키를 염두해뒀고, 작년에 도쿄에 다녀올 때도 소세키를 고려했다. 물론 구마모토는 가지 못했고, 도쿄는 동선이 안나왔지만. 이번 시코쿠에서는 자연스럽게 소세키의 흔적을 만날 수 있었다. 


나쓰메 소세키는 대학을 졸업하고 시코쿠 에히메현에서 영어선생을 한다. 그 뒤 구마모토에서도 선생을 하고.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은 시코쿠를 배경으로 한다. <도련님>이라는 소설이 갖는 의미는 나중에 후기를 다시 쓰기로 하고, 페이퍼에는 도고온천과 관련된 부분을 일부 발췌한다. 


일본이 매력적인 것은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고, 유명한 문학가, 예술가에 대한 문화화가 잘 되어 있다. 돗토리가 유명 만화가 세명을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로 만든 것 처럼 시코쿠 에히메현 마쓰야마에서의 <도련님>은 하나의 문화다. 


    

도고온천 앞에 작은 광장에는 <도련님> 봇짱 坊っちゃん의 등장인물이 캐릭터화 되어 있다. 도고온천 역 앞 시계는 아예 봇짱 시계탑으로 불린다. 


    


<도련님>에 나오는 기차는 봇짱 열차라 하여 지금도 운행을 한다. 그리고 도고온천역은 스타벅스가 고즈넉하게 위치하고 있다. 앞 상가에서는 도련님이 먹은 봇짱경단이 팔린다. 


* 도련님 관련 영상은 아래 따로 링크를 걸어둔다. 도고온천은 따로 페이퍼를 만들어볼까 생각중이다.  


그로부터 사흘간은 아무 일도 없었지만 나흘째 되는 날 저녁에 스미타라는 데까지 가서 경단을 먹었다. 스미타는 온천이 있는 마을로, 성안에서 기차로 가면 10분, 걸어서도 30분이 면 갈 수 있는 곳이다. 음식점도 있고 온천장도, 공원도 있는데다 유곽도 있다. 내가 들어간 경단 가게는 유곽 초입에 있는데, 경단 맛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온천에서 돌아오는 길에 잠깐 들러 먹어 보았다. 이번에는 학생들과 마주치지 않았으니 아무도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첫 수업에 들어가니 칠판에 “경단 두 접 시 7전”이라고 쓰여 있다. 실제로 나는 두 접시를 먹고 7전을 냈다. 정말 성가신 놈들이다. 둘째 시간에도 분명히 뭔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 데 “유곽의 경단, 맛있다, 맛있어”라고 쓰여 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놈들이다. 경단 사건이 이것으로 끝나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빨간 수 건이라는 게 화제가 되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정말 시시하기 짝이 없는 소동이다. 나는 이곳에 온 뒤로 매일 스미타의 온천에 다니고 있다. 다른 곳은 뭘 보나 도쿄의 발뒤꿈치에도 따라가지 못하지만 스미타의 온천만 은근사하다. 모처럼 온 것이니 매일 다녀야겠다는 생각으로 저녁식사 전에 운동 다녀오곤 한다. 그런데 갈 때는 반드시 큼직한 서양 수건을 들고 간다. 빨간 줄무늬가 있는 수건이라 물에 젖으면 언뜻 선홍색으로 보인다. 나는 이 수건을 오가는 길에, 기차를 탈 때도 걸어갈 때도 늘 들고 다닌다. 그래서 학생들이 나를 “빨간 수건, 빨간 수건” 하고 부른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좁은 곳에 살다 보니 조용한 날이 없다. 


또 있다. 온천은 3층으로 된 신축 건물로 고급탕은 유카타를 빌려 주고 때까지 밀어주는 데도 8전이면 된다. 게다가 여종업원이 차를 따라 차탁에 올려 내온다. 항상 고급탕을 이용했다. 그러자 40엔 월급으로 매일 고급탕에 들어가는 것은 사치라며 수군댔다. 쓸데없는 참견이다. (47-48쪽)


역 시계를 보니 이제 5분만 있으면 기차가 출발한다. 나는 이야기 상대도 없어지고 해서 빨리 기차가 오면 좋을 텐데, 하고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는데 또 한 사람이 황급히 역 안으 로 뛰어들었다 빨간 셔츠였다. 

...

이윽고 부우웅 하는 기적 소리와 함께 기차가 들어왔다.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앞다투어 기차에 오른다. 빨간 셔츠는 맨 먼저 일등칸에 올랐다. 일등칸에 탄다고 으스댈 건 없다. 스미타까지 요금은 일등칸이 5전이고 이등칸이 3전으로 겨우 2전 차이밖에 나지 않기 때 문이다. 그건 나조차 큰맘 먹고 일등칸에 타려고 흰색 표를 들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시골 사람들은 쩨쩨해서 단2전의 지출도 굉장히 마음에 걸리는지 대개 이등칸을 이용한다. 빨간 셔츠의 뒤를 따라 마돈나와 그녀의 어머니가 일등칸에 올랐다. 끝물호박은 늘 이등칸만 타는 사람이다. 이등칸 입구에 서서 망설이는 것 같았는데, 내 얼굴을 보자마자 과감히 올라탔다. 나는 그때 왠지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끝물호박의 뒤를 따라 같은 이등칸에 올랐다. 일등칸 표로 이등칸에 타는 것이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온천장에 도착해 3층에서 유카타로 갈아입고 탕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끝물호박을 만났다. (108-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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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8-01-14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쿄대 안의 산시로 연못을 찾아간 적이 있어요. 고즈넉한 겨울오후였지요. 마쓰야마 도고온천 봇짱열차 타러 가야겠습니다. 페이퍼 잘 보았어요.

雨香 2018-01-15 10:19   좋아요 0 | URL
산시로 연못에 가보셨군요. 도쿄에 갈 때 몇 권의 책을 읽어봤는데. 소세키를 언급한 책들이 몇 권 있었습니다. 저는 애들도 같이 움직여서 애들과 같이 좋은 곳으로 동선을 잡았습니다.

붉은돼지 2018-01-14 14: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걸어서 세계속으로 를 즐겨보는 편인데 이건 처음이군요...덕분에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현암사 소세끼 전집은 다 가지고 있지만 도련님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도고온천 페이퍼도 기대할께요...조용한 료칸에서 온천하고 책 읽고 맛있는 음식 먹는 것이 최고의 도락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ㅎㅎㅎㅎ

雨香 2018-01-15 10:36   좋아요 0 | URL
소세키 전집 다 가지고 계시군요. 저는 일단 6권 정도 가지고 있는데, 몇 권 더 구매할까 생각중입니다. <도련님>은 좀 묘합니다. 그냥 그런 소설 같기도 한데, 현대 사회에 어떻게 꿋꿋하게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주기도 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연말에 일본 시코쿠에 다녀왔다. 급하게 다녀왔는데, 일단 시코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나오시마, 순례길, 사누키우동, 고치두부 정도 였다. 


            http://tourismshikoku.org/kr/henro/

(여행관련 책을 굳이 서재에 남겨두는 것은 개인적으로 정보를 저장하려는 것이고, 혹시 그 지역을 검색한 분들이 있으면 참고할 만한 자료를 제공하려고 마이페이퍼>발품(역사,지리,여행)에 남겨둔다.)


생각보다 시코쿠에 대한 많은 정보가 있다. 국내에서 시코쿠로 가는 항공편도 마쓰야마공항과 다카마츠 공항 두군데이고,블로그를 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그런데도 시코쿠만 다룬 여행책은 단 두 권 밖에 없었다.

 

자유여행에 렌트카로 움직였기 때문에 지도 정보가 중요한데, 두 책 모두 그런 점에서는 아쉽다. 게다가 여유가 없어 준비를 못했는데, 두 책 모두 아쉬움이 있다. 일정의 절반을 마쓰야마에서 보냈으니, <내일은 시코쿠>라는 책이 필요했다. 여행책을 한권은 들고 다녀야 하는 습관 때문에 아쉽지만 <내일은 시코쿠>를 들고 갔고, 그 책에 거론된 곳들을 돌아다녔다. <내일은 시코쿠>는 작은 판형이긴 하나, <3days in 다카마츠>에 비해서는 두께가 좀 있는 편이다. 주요 Spot 중심으로 설명을 하는데, 보통 여행책들 보다 보기는 편하나, 정보가 많지는 않다. 


      


시코쿠가 유명해진 것은 도보여행가 김남희의 책 때문이다. 산티아고 말고도 순례길이 가까운 곳에 있던 것이다. 

시코쿠(四国) 순례자의 길은 약 1200년 전 구카이 대사가 수행한 길을 따라 4개 현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88개의 사찰을 도는 순례코스다. 총 연장 1,400km로 도보로만 대략 40일이 걸리는 고통과 인내의 길이다. 

순례는 대개 도쿠시마(徳島県)현의 1번 사찰 료젠지(霊山寺)에서 시작해 가가와(香川県)현의 88번 사찰 오쿠보지(大窪寺)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는다. 순례자들은 전총적으로 백색 상의인 하쿠이(白衣)를 입고, 대나무 모자인 스게가사(菅笠)를 쓰며, 곤고즈에(金剛杖)라는 지팡이를 짚고 순례에 나선다. 그리고 이들을 존경하는 의미로 '오헨로상'이라고 부른다.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180쪽) 


             


시코쿠에 다녀오고 나서 찾은 책으로는 허영만 화백의 책이다.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는 마쓰야마가 있는 에히메현을 다루고 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된 '도고온천'에 대한 설명과 이 곳 별미인 도미요리와 함께 다른 여러 설명이 있다. <이토록 맛있는 일본이라면>은 가가와현을 다루는데, '사누키 우동'과 함께 곤피라 궁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곁들어진 그림이 제 멋이다. 2년전 돗토리에 갔을 때 돗토리현의 국보 사찰 나게이레도 그림을 보고 일부터 찾아갔던 기억이 있다. 


사실 시코쿠로 찾아봐서 그렇지 시코쿠에 있는 섬 '나오시마'를 다룬 책들은 많다. 시코쿠행을 생각했을때, '나오시마'를 제일 먼저 생각했다. 예술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는 이외에도 일본 예술기행이나, 건축기행에도 많이 등장한다. 


         


아이둘과 함께한 가족여행이라 일단 이번 여정에서는 뺐는데, 언젠가는 한번 가보고 싶다. 이곳에는 쿠사마 야요이의 유명한 노란호박이 있는 곳이고,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중미술관이 있고, 이우환 미술관이 있는 곳이다. 


시코쿠는 상대적으로 발전이 덜 된 대신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 많았다. 이번에는 주로 역사를 담고 있는 도고온천, 마쓰야마성, 우치코, 곤피라궁, 시코쿠무라 등을 다녀왔는데, 기회가 된다면 이야계곡이나 고치와 쇼도시마 등에 한번 더 다녀오고 싶다. 


그러고보니, 출발전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읽고 갔다. 소세키는 마쓰야마에서 교사를 했고, 그 곳이 <도련님>의 배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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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1 23: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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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2 08: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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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2 08: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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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2 11: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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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2 1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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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관심사를 정리한다. 한 해를 마무리한다거나, 새해 결심같은 쓰잘 데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다만, 올해 기념할 만한 것이 있는가를 찾아본다. 50주년, 100주년, 150주년, 200주년 등등 역사적 사실, 문학가, 예술가의 탄생과 죽음을 정리한 후 독서목록을 만든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역사적 사건이 많고, 특출난 예술가, 과학자들이 출생과 사망이 있어 독서주제는 넘쳐난다)


 2017년의 키워드 중에 하나가 종교개혁과 러시아혁명이었다. 성추문, 사랑의교회 문제 등에 명성교회 세습논란까지 기독교 주제읽기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던 터라, 이 참에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살려 보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한국 기독교의 문제를 다룬 책들을 몇 권 구매했다.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에 이를 기념하는 저작이 나오는 일은 당연하다. 박노자의『러시아 혁명사 강의』(나무연필), 올랜도 파이지스의『혁명의 러시아 1891~1991』(어크로스), 이진경과 박노자 등이 함께 쓴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 혁명 100년』(전 2권, 문학과지성사) 등의 새로운 저작뿐만 아니라 E·H. 카 러시아 혁명』(이데아) 등 옛 책이 새로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세간 의 주목은 거의 받지 못했다. 

...

이에 반해서 종교혁명 500주년을 기념하는 책은 풍성했다.『1517 종교개혁』(21세기북스)과『하룻밤에 읽는 종교개혁 이야기』(국제제자훈련원)처럼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뿐만 아니라『종교개혁, 그리고 이후 500년』(을유문화사), 그리고 명저로 꼽히는『루터와 종교개혁』(길)처럼 무게감 있는 책도 기독교계의 환영을 받았다는 사실은 한국교회의 현실을 반영한다. 21세기 백주대낮에 대형교회가 세습되는 상황이니 500년 전의 상황이 왜 현실처럼 비치지 않겠는가. (기획회의453호, 49쪽)


         


2018년에는 러시아 월드컵이 있다. 겸사해서 러시아에 대해 얼추 알아보려는 중이다. (해마다 관심 나라를 하나씩 정하는 편이다. 물론 제대로 알아보게 되지는 않지만)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몇 명의 러시아작곡가에 대한 책들이 있다. 2017년 줄리안 반스의 <시대의 소음>을 구매하면서 '줄리안 반스'와 '쇼스타코비치' 주제읽기를 생각했다. PHONO에서 나온 음악가 시리즈 중 <쇼스타코비치, 그 삶과 음악>이 그 주제읽기의 일환으로 구매한 책이다. 가지고 있는 삶과 음악 시리즈가 몇 권 더 있는데, 그 중 <스트라빈스키, ~ >, <프로키에프, ~>, <차이콥스키, ~>가 러시아 작곡가다. 

         


러시아미술관련 책도 좀 구매했고, 이 참에 러시아 문학을 좀 읽어봐야 겠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도 이미 가지고 있는데다 <로쟈의 러시아 문학 19세기>도 얼마전에 구매했고, 생각해보니 웅진에서 나온 문학의 광장 시리즈 중에 유일하게 <러시아 문학과 혁명>도 책장에 꽂혀 있다. 2018년 상반기는 러시아에 좀 푹 빠져봐야 겠다. 톨스토이라는 산과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산에 오를 때가 되었는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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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초면 1년간의 책 결산 기사들을 유심히 본다. [책-2017년]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등을 정리하고 있는데, 기획회의 453호는 2017년의 출판계 키워드를 따로 뽑았다. *올해의책이라는 태그를 사용 중


이전 페이퍼에서 촛불과 김지영을 꼭지로 책들을 정리해 봤는데, ☞ http://blog.aladin.co.kr/rainaroma/9820424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역시 2017년에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에 동의하지 않는데, 일단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에도 동의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4차산업혁명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4차산업혁명의 도화선을 지핀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딱 우리나라가 소비하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차산업혁명을 쪽집게 강의하듯 한 이 책은 아니나 다를까, 많은 기업들의 필독서가 되고, 인터넷강의가 만들어지고 4지 선다 시험도 보기도 했다. (4차산업혁명을 객관식시험으로.. 정말 대한민국이니까 가능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4차산업혁명 열풍을 비판한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짓말>과 <4차 산업혁명은 없다>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4차 산업혁명 열풍을 다룬 책이 최근 또 출간되어 관심을 갖는 중이다. 


         


내가 4차 산업혁명을 삐딱하게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실 이런 변화에는 19세기 후반 ~ 20세기 초반에 일어난 과학혁명이 기반이 된 것인데,(사실 이 시기는 문화예술, 철학이 모두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던 시기) 그에 대한 몰이해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기술적 변화만을 따라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고, 현재 벌어지는 일련의 변화들이 결국은 인간 노동력의 불필요로 수렴될텐데 그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없는 현 상황은 개발독재시대 때부터 이루어진 국민에 대한 강요의 연장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근면에서 자기계발로 이제는 자기혁신으로) 이외에도 4차산업에 앞서있다는 기업들은 이미 10~20년 전부터 수학자, 물리학자, 언어학자, 뇌과학자들을 싹쓸이했고, 국가들은 이에 대한 지원에 앞장섰는데, 우리는 고작 기술의 변화만을 강조한다. 


이정모의 글은 좋은 지적을 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와는 상관없이 인간, 뇌에 대한 좋은 책들이 출간되고,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연말에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와 <포스트 휴먼이 온다>를 구매했는데, 맥스 테그마트의 <라이프3.0>과 함께 읽을 계획이었다. <지능의 탄생>,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는 많은 이들이 추천한 책으로 읽기만 하면 되는데,, 


시민은 현명하다. 정부와 언론이 뭐라고 선전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중심을 잡는다. 4차산업혁명과 인공 지능에 대한 책만 관심을 받은 게 아니다. 자연적인 인간의 뇌와 지능에 대한 명저들도 출간됐다. 예일대학교 교수인 이대열의『지능의 탄생』(바다출판사), 독일에서 귀국하여 현대자동차에서 연구하고 있는 장동선 박사의『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아르테), 아직 학위과정조차 끝내지 않은 젊은 과학자가 쓴『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동아시아)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과 뇌과학에 대한 지식의 축적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물음으로 이어졌다. 김재인 교수의『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동아시아)와 이종관 교수의『포스트휴먼이 온다(사월의책)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미래 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4차산업혁명은 결국 우리는 누구인가 하는 성찰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기획회의453호, 32쪽)



         


인공지능의 시대 반대로 자연에서 가치를 찾는 책이라는 지적이 눈에 띈다. 서점에서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이라는 책을 잠깐 보면서 '이 책 참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집 근처 큰 공원에 종종 가는데, 자연을 어떻게 봐야 할지 지침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에 소개된 책은 구매한 책은 아닌데, 연초 독서 및 구매목록에 넣어 두어야 겠다. 

프란스 드 발의 책은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 안의 유인원> 이었나.


인공지능의 시대, 인공지능을 궁금해하는 것만큼 인간 지능에 대해 파헤치는 책이 쏟아져 나오더니 더 나아가 자연에서 진정한 가치를 배우고자 하는 책들도 출간되며 주목을 받았다. 프란스 드 발의 동물의 생각 에 관한 생각』(세종서적),『공감의 시대(김영사), 트리스 탄 굴리의『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이케이북), 스티븐 리츠의『식물의 힘여문책)이 그 책들이다. 특히 자연이 알려주는 신호와 단서를 통해 상황을 예측하거나 추론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은 850가지 자연 현상을 제시하며 자연 내비게이션의 지식과 기술을 소개한다. (기획회의453호,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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