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관심사를 정리한다. 한 해를 마무리한다거나, 새해 결심같은 쓰잘 데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다만, 올해 기념할 만한 것이 있는가를 찾아본다. 50주년, 100주년, 150주년, 200주년 등등 역사적 사실, 문학가, 예술가의 탄생과 죽음을 정리한 후 독서목록을 만든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역사적 사건이 많고, 특출난 예술가, 과학자들이 출생과 사망이 있어 독서주제는 넘쳐난다)
2017년의 키워드 중에 하나가 종교개혁과 러시아혁명이었다. 성추문, 사랑의교회 문제 등에 명성교회 세습논란까지 기독교 주제읽기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던 터라, 이 참에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살려 보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한국 기독교의 문제를 다룬 책들을 몇 권 구매했다.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에 이를 기념하는 저작이 나오는 일은 당연하다. 박노자의『러시아 혁명사 강의』(나무연필), 올랜도 파이지스의『혁명의 러시아 1891~1991』(어크로스), 이진경과 박노자 등이 함께 쓴 『다시 돌아보는 러시아 혁명 100년』(전 2권, 문학과지성사) 등의 새로운 저작뿐만 아니라 『E·H. 카 러시아 혁명』(이데아) 등 옛 책이 새로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세간 의 주목은 거의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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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서 종교혁명 500주년을 기념하는 책은 풍성했다.『1517 종교개혁』(21세기북스)과『하룻밤에 읽는 종교개혁 이야기』(국제제자훈련원)처럼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뿐만 아니라『종교개혁, 그리고 이후 500년』(을유문화사), 그리고 명저로 꼽히는『루터와 종교개혁』(길)처럼 무게감 있는 책도 기독교계의 환영을 받았다는 사실은 한국교회의 현실을 반영한다. 21세기 백주대낮에 대형교회가 세습되는 상황이니 500년 전의 상황이 왜 현실처럼 비치지 않겠는가. (기획회의453호, 49쪽)
2018년에는 러시아 월드컵이 있다. 겸사해서 러시아에 대해 얼추 알아보려는 중이다. (해마다 관심 나라를 하나씩 정하는 편이다. 물론 제대로 알아보게 되지는 않지만)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몇 명의 러시아작곡가에 대한 책들이 있다. 2017년 줄리안 반스의 <시대의 소음>을 구매하면서 '줄리안 반스'와 '쇼스타코비치' 주제읽기를 생각했다. PHONO에서 나온 음악가 시리즈 중 <쇼스타코비치, 그 삶과 음악>이 그 주제읽기의 일환으로 구매한 책이다. 가지고 있는 삶과 음악 시리즈가 몇 권 더 있는데, 그 중 <스트라빈스키, ~ >, <프로키에프, ~>, <차이콥스키, ~>가 러시아 작곡가다.
러시아미술관련 책도 좀 구매했고, 이 참에 러시아 문학을 좀 읽어봐야 겠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도 이미 가지고 있는데다 <로쟈의 러시아 문학 19세기>도 얼마전에 구매했고, 생각해보니 웅진에서 나온 문학의 광장 시리즈 중에 유일하게 <러시아 문학과 혁명>도 책장에 꽂혀 있다. 2018년 상반기는 러시아에 좀 푹 빠져봐야 겠다. 톨스토이라는 산과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산에 오를 때가 되었는가 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