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끄 루시에 트리오 Jacques Loussier Trio의 리더인 자끄 루시에 타계 소식이다. 


'바흐 음악의 재즈적 해석' 佛 피아니스트 자크 루시에 별세


마음이 번잡해서인지 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타계 소식을 들었다. 

자끄 루시에 하면 바로 떠오르는 건 바로 바흐Bach이다. Bach의 음악을 재즈로 해석하는데 천착했던 그의 초중기 활동은 바흐였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골드베르크 변주곡 Goldberg Variations는 클래식계에도 호평을 받는 앨범중에 하나이다. 

* 물론 여기에는 그가 클래식 전공자라는 것도 한 몫 하지 않나 싶다. 키스 자렛 Keith Jarrett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클래식계에서는 많은 혹평이 따라다닌다. 


음악 매니아라기는 그렇지만 90년대에는 재즈에 관심이 많았다. 초반에는 스윙감 넘치는 재즈나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빌리 할러데이와 같이 메인스트림을 따라 듣곤 했다. 그러면서 Cool Jazz나 Acid Jazz까지 찾아 듣다 클래식을 재즈로 연주한 앨범을 듣게 되었다. 처음에는 별 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Eugene Cicero와 Jacques Loussier에 이르러서는 푹 빠져들어 버렸다. 


요즘은 클래식을 듣는 시간이 좀 많은데, 재즈에서 클래식으로의 문을 자끄 루시에가 친절하게 열어 주었다. 


자끄 루시에의 CD를 찾아봤다. 일단 10개를 찾았다. 그런데 기억을 짜내고 짜내보니 브란덴부르크 협주곡도 있었고, 헨델도 있었다. 게다가 사티의 짐노페디는 어디 갔노. Play Bach라는 제목의 앨범도 샀던 기억이 있고, 대충 15개 정도를 구매한 듯 싶다. 초장기 Jacuqes Loussier CD는 광화문 교보 Hottracks나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알라딘과 합병한 음반 사이트 PHONO였다. 


자끄 루시에의 앨범을 보면 우선 Goldberg 변주곡에는 엄지를 치켜 세울 수 밖에 없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경우엔 글렌 굴드의 Glenn Gould의 55년판, 81년판에 안드레 쉬프 버전까지 4개의 CD를 가지고 있다.) 개인 취향이지만 Play Debussy 앨범과 Satie : Gymnopedies/Gnossiennes는 자주 듣는 편이다. 베토벤 7번 교향곡의 주제에 대한 변주곡 Beethoven : Allegretto Fro Symphony No.7 Theme & Variations는 색다른 느낌이다. 


자끄 루시에가 연주하는 라벨의 볼레로 Ravel's Bolero와 비발디 사계 Vivaldi - The Four Seasons New Jazz Arragement 는 뜬금없이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의 녹턴은 조금 다른 느낌 Impressions on Chopin's Nocturnes


(책은 3.1운동을 기념으로 1919년을 전후로 읽고 있는 중이고) 음악은 작년부터 러시아를 주제 삼아 차이코프스키를 관심있게 듣고 있는데, 잠시 별세한 이의 명복을 빌며 그의 앨범들을 찾아들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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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주에 한번 정도 주말에 그동안 쌓인 종이신문과 주간잡지를 챙겨본다. 챙겨본다기 보다는 거실 한켠에 쌓여있는 신문과 잡지를 정리하지 않았다가는 와잎님께서 전부 분리수거일에 처분할 상황이라 많이 쌓이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 


별 다른 일정이 없는 주말 아침 쌓여있는 신문들을 날짜별로 정리한 다음, 제일 먼저 별지로 구성되어 있는 북섹션을 챙겨본다. 최소 하루에 한 두번은 알라딘에 들어오고, 페이스북에서 몇 몇 서평가, 출판관계자들의 글을 통해 책 정보를 얻고 있지만, 종이 신문으로 보는 맛 역시 잊을 수 없다. 엄지 혹은 마우스로 넘기는 것과는 다른 맛이 있는데, 아무래도 구성에서 보이는 편집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일단 메인으로 내 세우는 책들이 있기도 하고, 화면 편집상 신문사가 내세우는 책들이 있지만, 관심갖던 분야의 책이라도 소개되면 눈에 확 들어온다. 


2011년까지는 <이달의 책>이라는 카테고리를 언론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중심으로 정리했었는데, 저작권 문제도 있고, 알라딘 서재에 글 쓸 여유가 잘 허락되지 않아서 정리에 뜸 했다. 사실 이 카테고리는 구매 대상 책들을 기록하는 역할을 했다. 

(그나저나 작년 연말부터 읽었던 주제들은 언제 정리하나, 임시라는 이름으로 카테고리만 만들어 놓고..)


오늘(3월 9일) 살펴 본 어제자 신문에서는 네개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메인으로 내 세운 책은 <팩트풀니스-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이다. 

로슬링과 그의 아들 부부가 함께 쓴 <팩트풀니스>는 우리가 세상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무지가 어디서 비롯하는지를 짚고, 세상을 사실대로 보는 길로 이끈다. ‘무지’는 어리석다는 게 아니라 ‘정확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팩트풀니스’(Factfulness)는 ‘사실충실성’이라는 의미로, 팩트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습관을 뜻한다. 가짜 뉴스나 선전 선동, 언론의 편파 보도와 이에 휘둘리는 세태를 비판하는 책이 아니다. “가짜 뉴스가 세계관을 왜곡하는 주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세계를 단지 오해하기 시작한 게 아니라 항상 오해하고 있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본능’들을 짚고, 이를 억제하는 방법들을 권한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85067.html#csidx63fd1cedf753c059ac4a4876445fd15 


가짜뉴스 보다 세상을 극단적으로 판단하거나, 실제 상황보다 나쁜 상황으로 생각하는 본능 등에 의해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평소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살아온 환경에서 만들어진 프레임 속에서 세상을 해석한다고 생각하는 나의 생각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책인 듯 싶다. 물론 일종의 한계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그건 책을 읽고 생각해 봐야 겠다. (저자의 기준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1면 하단에는 확증편향 시대 헤쳐나갈 ‘데이터 읽기’라는 제목으로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는 책이 소개된다. 

메인으로 소개된 책과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다는 점에서 같이 엮어 볼만한 책이다. 접근하는 방식 역시 비슷해 보인다. 

①아내가 남편보다 소득이 더 높으면 이혼율이 높아진다. ②읽진 않더라도 주변에 책이 많으면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한다. ③가게에 장바구니를 들고 가면 할인해주는 것보다 플라스틱 봉지에 돈을 물리는 게 더 효과적인 환경정책이다. ④돈이 있으면 무죄 받을 확률이 더 늘어난다. ⑤담뱃세가 올라가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건강이 더 개선된다.


당신은 이중 몇가지가 ‘진짜’라고 생각하는가? “학계·기업·정부를 넘나들며 20년 넘게 데이터 분석으로 의식주를 해결한 남자”라는 소개가 딱 들어맞는 사람, 신현호씨는 흔히 ‘감으로 때려맞추는’ 사안에 대해 그는 ‘과연 그럴까?’라고 의심한다. 그리고 갖가지 실험과 연구 논문 속에 존재하는 데이터와 차트를 들이민다. 사람들의 통념 중엔 데이터로 입증되는 것도 있고 어리석은 믿음으로 판명되는 것도 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85069.html#csidx9bd6d46053ebce4be89d9f554e5a74f


이 내용들은 얼추 읽었던 내용이다. 저자인 신현호는 같은 신문 토요판에 신현호의 차트 읽어주는 남자라는 코너를 통해 연재했던 내용이다. 어쨌든 데이터, 확증편향 등의 주제로 같이 읽을만한 주제의 책이다. <만들어진 진실>이라는 책을 어떤 책들과 함께 엮어 읽어볼까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두 책과 엮을 지 고민해 봐야겠다. 



이번 북 섹션에 가장 관심이 갖던 책은 <CEO사회-기업이 일상을 지배하다>이다. 예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주제인데, 소개 기사에도 평소 가지고 있던 고민을 담아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등장한 것은, 그러므로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시이오사회>의 공동저자인 피터 블룸 영국 방송통신대학 교수와 칼 로즈 시드니 유티에스(UTS) 경영대학원 교수는, 1980년대부터 형성돼 1990년대 말 지구적으로 확산된 ‘시이오 숭배’ 현상이 “21세기 정치 리더를 민중의 리더가 아니라 경제 리더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대중은 정치인들이 상업적이고 재정적인 성공을 위해 국가를 경영하는 ‘사업가’가 되기를 기대했고, 정치인들은 이에 부응해 사람들의 잠재력을 깨우는 매혹적인 카리스마를 갖고자 하는 대신 단호한 결단력으로 일을 매듭짓는 유능한 관리자로서의 시이오를 닮고자 했다”는 얘기다.


기업 경영자들의 정계 진출이 잇따르고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한 이력이 정치인들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2001년에 당선된 하버드경영대학원 출신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부통령 딕 체니를 비롯해 국방부 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재무부 장관 존 스노 등 시이오 출신 장관들로 행정부를 꾸렸다.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 타이의 탓신 친나왓 총리, 오스트레일리아의 토니 애벗 총리 등 세계 곳곳에서 “정부를 비즈니스 조직으로 여기는” 정치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이런 흐름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들은 대체로 부자를 위해 일한다는 평을 받았고 이들의 치세 동안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졌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러한 사실은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다.


한 차례 결정적인 고비가 있긴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전세기를 타고 날아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시이오들의 모습에 대중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시이오들은 시장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경제 엘리트이기는커녕 회사가 망가지고 노동자들이 거리에 내몰리는데도 고액의 연봉을 챙기는 파렴치한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주체로 다시금 ‘시이오’가 호명됐다는 점이다. 시이오 신화는 그렇게 부활했고, 


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85068.html#csidx19e83e6a2097f3da6226f17fb2d94af 


관심이 가는 또 하나는 <금융과 회사의 본질 -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 교배>라는 책이다. 작년부터 금융에 대한 책들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역사와 돌아가는 배경 등에 대한 책인데, 최근엔 기업, 회사에 대한 책을 좀 찾아보는 중이었는데, 그 고민에 맞아 보인다. 단순히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해결책으로 '기본자산제' 도입을 이야기한다는 데, 국내 학자의 연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어 보이고, '기본자산제'가 어떤 것인지도 궁금하다. 


김 교수는 주식회사, 금융제도, 대의제 정치제의 본질에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가 있다고 말한다. 설명하면 이렇다. 채권자는 자산의 재산권을 일정 기간 채무자에게 넘겼기 때문에 그동안은 재산권자가 아니다. 반면, 재산권자란 자산에 대해 재산권을 소유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한 사람이 채권자이면서 동시에 재산권자일 수는 없다. 하지만 주식회사, 은행, 의회 등은 이런 모순적 사고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주주들은 평소엔 회사에 의결권과 인사권을 행사하는 재산권자로 행세하지만, 회사가 부도가 났을 때는 채권자로 돌변해 자신은 ‘단지 돈을 빌려줬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이런 ‘이종교배’는 근대 은행업의 탄생 또한 가능하게 했다. 우리가 언제든 예금을 찾을 수 있는 ‘요구불 예금’은 은행이 예금주들에게 돈을 빌린 것일까, 아니면 은행이 보관해주고 있는 것일까. 대출은 반드시 상환 기간을 정하기 때문에 언제든 예금을 찾을 수 있는 대출이란 성립하지 않는다. 반대로 돈을 보관할 뿐이라면, 은행이 예금을 다른 사람에게 대출해주는 것은 횡령을 저지르는 것이 된다. 하지만 이런 모순이 가능한 것 또한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은행이 예금을 대출해줌으로써 사회 전체의 통화량을 늘리는 ‘화폐창조’가 경기의 확장과 후퇴를 거듭하게 하는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85073.html#csidx86769c5e15270cea5d97a19a15b5f00 



사실 작년에 금융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암호화화폐 논란 때문이었다. 경제학, 특히 화폐경제학은 별 쓸모없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년 암호화화폐 논쟁에서 암호화화폐를 지지하는 측이(유명하신 과학자를 포함해서) 화폐에 대해서 1도 모르는 모습을 보면서 금융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고민에도 하나의 실마리를 던져줄 만한 책으로 보인다. 


이번 북섹션에서 아쉬움이 있는 건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개정판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가 너무 짧게 소개된 점이다. 절판된 기존판이 알라딘 중고가 1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을 본 적이 없을 정도였는데, 그간의 상황들을 봤을 때 조금 더 자세한 소개가 있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한겨레신문은 아니었지만, 오늘자 인터넷 연합신문에서는 <역사비평 봄호>에 실린 주제에 대한 소개기사가 흥미로웠다. 평소 삼국통일이라는 말을 부정하는 입장에서 학자들의 이런 글이 반갑다. 


고대사 연구자인 이재환 홍익대 겸임교수는 삼국통일과 통일신라에 대한 재조명 특집을 시작한 계간지 '역사비평' 봄호에 기고한 글에서 "7세기에 벌어진 일련의 전쟁은 국제전임을 부각해 '7세기 중·후반 동북아시아 전쟁'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가 삼국통일전쟁론이나 백제통합전쟁론을 거부하는 중요한 이유는 당대에 세 나라가 동족의식을 지녔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


아울러 이 교수는 삼국통일전쟁이나 백제통합전쟁이라는 말은 중요한 참전국인 당나라를 소외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은 고구려·백제·신라와 모두 싸웠고, 개전 주체이자 전쟁 수행의 주체였다"며 "전쟁의 시작부터 끝까지 핵심적 위치에 있었던 당의 존재 자체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기존 시각은 적당한지 의문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삼국통일전쟁'이라는 용어는 오히려 후삼국시대에 일어난 전쟁에 어울린다는 견해를 밝혔다. 고려와 후백제는 신라에서 갈라졌지만, 동질성이 매우 강한 나라였기에 통일이라는 말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넓은 시야로 구성한 7세기 전쟁 양상에 '신라의', '삼국', '통합', '통일' 같은 명칭을 붙여보면 딱히 잘 들어맞는다고 보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며 전쟁의 민족사적 의미 부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0308165900005?input=117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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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미래전략>은 2017년 부터 책으로 출판되었다. 다소 과학기술의 비중이 높지만, 사회·경제 분야에 대한 부분도 적지 않고, 읽어볼 만하다.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다소 보고서 느낌이 강해 쭉 읽어나가기엔 가독성이 떨어지지만 책상에 한권 놓고 필요할 때 마다 찾아보는 참고용으로 볼 필요가 있다. 


서재에 경제문제를 다룬 페이퍼를 몇 개 올린 김에 <카이스트 미래전략>에서도 관련부분을 좀 발췌했다. (12월에 ㅠㅠ )


200페이지 후반대(총 600페이지)에 보면 사회분야를 다룬다. 

* 2부 나와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전략

  1장 사회 분야 미래전략

  1. 문화 / 2. 노동 / 3. 복지와 사회안전망 / 4. 교육 / 5. 양극화 해소 / 6. 사회이동성 제고


경제 양극화란 우리 사회의 허리 라고 할 수 있는 중간층이 엷어 지는 대신 부자와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상 · 하층이 많아 지는 현상이다 . 불평등은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그보다 정책적으로 더 심각한 것은 불안정한 고용 구조와 임금 격차에 따른 근로 빈곤층의 문제이다 .(262쪽)

노동시장에서 양극화의 원인을 크게 세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급여 차이가 크지 않던 제조업의 일자리는 정체되는 반면 급여 차이가 큰 서비스업에서만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둘째는 기업구조의 문제인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데다 기업들은 유연한 인사구조, 고정비 감소를 추구하며 비정규직, 임시직 일자리가 늘고 있다. 세번째는 위의 두 문제와도 연결되는데, 가계 소득이 감소하거나 안정적이지 못하면서 하위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지면서 저소득 일자리에 노동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노동시장 일자리의 구조 변화는 단순하지가 않다. 자산소득이 큰 역할을 하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는 노동 소득의 정체는 자산 자체의 양극화를 야기 시킨다.  

노동 시장의 양극화는 결국 축적된 자산의 차이를 낳게 된다. 그리고 점차 자산을 통한 소득이 노동을 통한 소득을 초과 하게 되면서 부의 편중에 대한 경고도 커지고 있다. ······ 노동을 통한 소득 확보의 지속 가능성도 적어 지고 있다. 자영업자 소득을 고려한 추정에서 1996년 과 2012년 사이 노동 소득 분배 이 하락하였으며 , 이는 서비스 산업화의 진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본과 노동간의 분배에서 자본이 가져 가는 몫이 더 많아진 결과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4차 산업 혁명에 따라 기계 및 인공 지능에 의한 인간 일자리의 대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노동을 통한 소득의 상대적 가치 절하에 충분히 대응 하기도 전에 그 전략 자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심도 제기 되는 것이다 . (260-261쪽)

사실 이런 내용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동의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그 노동 소득을 높이는 방향에 대해 차이가 있는 것인데, 언론들은 지적에 대해서는 쏙 빼놓고 결론만 인용하면서 경제학자들을 진보와 보수로 낙인찍는다. (최근 들어서는 신문 경제면과 경제신문은 보지 않아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최근 장하준 교수의 인터뷰도 보면 장하준 교수가 마치 삼성, 현대의 사주를 지켜야 하는 듯 이야기하는 제목을 땄고, 그 제목만 돌아다닌다.) 이 책 역시 진보적 입장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이렇듯 양극화 문제를 지적한다. 

경제학자들이 양극화 문제를 지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경제의 지속가능성 때문이다. 경제는 가계, 기업, 정부와 다른 여러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가계가 빠진 경제는 체제 자체가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양극화는 경제의 한 축이 무너질 수 있는 우려 요소이다. (그래서 소득주도 성장은 기업의 공급에 대해 가계의 수요를 받쳐줄 수 있는 방안 중의 하나이다. 왜냐면 기존의 정책들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드러났으니, 문제는 소득주도성장을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많은 경제학자들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딱히 반대하는 것 같지도 않다. 언론이 제목에서 장난치는 것이지)

양극화 문제의 해결은 노동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처우를 받는 집단에 대한 구조적인 차별 장치를 제거 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 해야 한다 . 노동 시장의 고용 안정성을 높여야 하고 ,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그리고 대기업 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해소 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병행 되어야 한다 . 그러나 시장 경제의 한 부분인 노동 시장에 대한 개입은 제 도에 의한 규율 외에도 자율적인 노사 관계하에서의 건강한 체질 개선을 이루는 것도 필요하다 . 적절한 고용 보호 수준 확보 , 특히 비정규직 보호와 간접 고용 규제 , 근로 기준법의 적용 범위 확대 및 최저 임금 현실화와 제도 순응률 제고 , 노동 조합의 연대 임금 정책과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노사 관계 기반 정비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 아울러 노동 시장 격차의 근원적 원인이 되는 산업 구조 양극화를 해소 하려는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 밖에도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로 인한 저소득층 확산 , 경제 성장 동력의 파괴, 그리고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몇 가지 전략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68쪽)

-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중간직 신설, 사회안정망 확충, 4차산업혁명 대비 등

책에서 이야기하는 방안은 다소 힘이 빠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세히 보면 정책을 펼칠 때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쨋든 경제구조와 노동시장은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소외될 계층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저소득층의 안정적인 소득을 뒷받침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기도 하고, 경제학자들 언론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러나 언론이 그런 역할을 전혀 하지 않고 양극화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는 현재 시민들이 이런 문제를 스스로 찾아 읽어내야 하지 않나 싶다. (경제신문이나 일간지 경제면을 자주 보는데, 그냥 몇 몇 대기업과 기득권을 대변할 뿐 사실 이들이 모든 기업을 대변하지도 않는다. 그냥 사주나 광고주의 이해만 대변할 뿐이다.)

* 책은 12월에 읽었고, 북플에서 작성후 PC에서 마무리, 기록차원에서 정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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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다소 시들해졌지만, 작년 경제 화두 중 하나는 소득주도성장이다. 작년 말 전망,트렌드를 주제로 읽었던 책들의 메모 중에는 소득주도성장도 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단어를 보면 포드가 생각난다. 승용차 대중화의 문을 연 헨리 포드는 공정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자동차 생산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자동차를 많이 팔려면 직원들의 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 임금을 두배로 높였다. 당시 자동차는 부유층의 전유물이었고, 포드가 아무리 혁신으로 원가를 절감한다고 하더라도 당시 노동자들이나 일반 시민들은 자동차를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은 이와 비슷하다고 본다. 뉴노멀이라는 저성장이 기정 사실이 된 지금은 소득주도성장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지난 정권들을 통해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의 허구를 보았다.(낙수효과 자체가 없다는 이론도 있다.) 지금의 경제상황에서 소득주도성장은 분명 의미있는 정책이다. 


그럼에도 보수언론과 정치인들은 나라가 망할 것처럼 반대한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냥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싫은 것이고 나라가 어떻게 되고, 국민이 어떻게 되든 문재인 정부가 아무것도 못하게 해야 겠다는 생각외에 다른 것은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기업에도 필요한 정책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급변하는 국제 경제상황과 서구를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있다. 수출중심의 우리나라 기업들은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안정적인 내수가 필요한 시점인데, 소득주도성장은 안정적인 내수를 위한 기반을 지원해 줄 것이다.  


물론 성장담론을 계속 가져가야 하는지에는 나도 의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 구조가 틀을 잡은 상태에 성장 담론에 대한 논의는 조금 더 거리가 먼 이야기이고, 그렇다면 경제의 안정을 추구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 경제 대전망>에서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몇 페이지에 걸쳐 설명 및 의견을 제시한다. 읽어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분배를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론에 기초해 있다는 점 에서 매력적이다 . 분배와 성장이 상충한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복지 투자를 통해 가계 소득을 높이고 내수 기반을 확대해 성장도 하고 좋은 일자리도 창출 할 수 있다면 분배 개선을 위해 성장을 희생 시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그렇지 않아도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심화 되고 있는 소득 불평등과 노동 시장 이중 구조는 이미 그 자체로 성장을 위협하고 사회 통합을 해치고 있다는 경고가 OECD와 IMF를 비롯한 여러 국제 경제 기구에 의해 제기 되어 왔다 . 또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고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구사 해야 한다는 권고가 여러 차례 제기되었던 터다 . 따라서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최저 임금의 인상 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리고 사회 복지 확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국민적 공감대 가 형성 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 더구나 4 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 사회 안전망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 혁신 활동을 촉진 하는 의미 도 있다 .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있어야 왕성한 혁신 활동도 가능 하다는 그렇다 . 정부는 특히 소득 주도 성장만이 아니라 혁신 성장 경제를 한 묶음의 성장 전략으로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를 잘못된 방향 이라고 비판 할 수 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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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의 유럽 복지 국가들이 경제적 풍요를 바탕으로 나아갔던 것과 달리 한국은 사회 안전망이 매우 엉성한 상태에서 지난 20년간 두 차례의 경제 위기를 맞았고 근로자들은 무방비상태로 시장의 위험에 노출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 우리 경제는 소득 주도 성장으로 이제야 본격적인 복지 국가의 단계 로 진입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 이 시점에서 우리가 유념 해야 할 것 은 1970-1980 년대 유럽의 복지 국가들이 경험했던 함정을 피하 기 위한 선제적 경제 개혁 조치들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소득 주도 성장의 단순 논리에만 매몰 되어 복지 투자를 성장 전략 의 일환으로 인식한다면 재정 개혁을 소홀히 하고 , 방만한 재정 운용도 성장을 위한 정부 투자로 둔갑할 위험이 발생 한다. 복지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아껴쓰고 잘 쓰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지금도 100 조원에 달하는 국가 보조금 사업과 조세지출을 합리화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 이다 .

...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노동 시장 구조 개혁이다 . 정부가 지금 최저 임금 인상과 근로 시간 단축 ,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통해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 온갖 노 을 다하고 있다 . 이러한 정책적 노력과 동시에 정부는 저임금과 장시간근로 ,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 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 해야 한다.

(136-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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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9-02-10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재와 같은 자산 중심의 경제구조를 소득 중심의 경제구조로 옮겨가야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미래의 언젠가, 현재의 BS 중심의 재무제표가 IS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을 때가 우리 경제의 많은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이 아닐까도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雨香 2019-02-11 08:28   좋아요 1 | URL
공감합니다. 특히 자산과 그로 인한 자산소득이 영향이 크면 클 수록 사회는 역동성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연말 연초에도 여러 주제로 책을 읽고, 정리를 하려고 임시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시간이 잘 나지 않는다. 뜸하게 남겨 놓긴 했지만 일단 2018년의 책 중에 몇 권을 기록해 둔다. 

언론 등에서 지정한 올해의 책은 한번 정리를 해두긴 했는데, 시사인이 선정한 올해의 책이라는 소책자와 2018년 출판 키워드를 다룬 기획회의 477호에서 2018년 책 중에 '몸으로 쓴 글'에 주목한 부분이 있다. 

매일 알라딘에 접속하고, 매주 신문과 <시사인>에서 책 관련 기사들은 빼놓지 않고 읽기 때문에, 생소한 책은 없지만, 차일 피일 미룬 책들이 대부분이다. <아픔이 길이 된다면>과 <개인주의자 선언>정도만 읽었을 뿐이다. 

기획회의 477호에서는 '현장의 글쓰기, 르포의 전진'이라는 꼭지로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나는...’하고 시작하는 고백의 사사, 현장의 글쓰기는 언제나 많은 사랑을 받는다. 일하는 사람, 사회적 관계를 맺는 사람, 자신의 자리에서 평범하게 버티어 나가는 사람의 몸에는 언제나 언어가 쌓이고 그것을 옮겨 적은 르포는 그 현장감과 함께 당사자가 길어 올린 특별한 사유로 반짝이게 되기 때문이다. 개인의 고백은 타인의 감정을 동하게 하는 힘을 가진다. 최근에는 전문직 종사자들의 서사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계 종사자들의 고백으로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김현아 , 쌤앤파커스 ) , 『골든아워』 ( 이국종, 흐름 출판 ) , 『만약 은 없다』 ( 남궁, 문학동네 ) , 『아픔 이 길이 되려면』 ( 김승섭 , 동아시아) 등 이 나왔고 , 판사와 검사 등 법조게 종사자들의 고백으로 『검사내전 』 ( 김웅 , 부키 ) , 『개인주의자 선언』 미스 함무라비』 ( 문유석 , 문학 동네 ) , 『지연된 정의』 ( 박상규 · 박준영 , 후마니타스 )등이 나왔다 . 이들 대부분은 개인의 고백에 그치지 않고 , 이 사회가 가진 제도의 균열이나 허점을 직시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
『고기로 태어나서』는 드물게 나오는 정통적인 르포르타주라고 할 수 있다. 작가가 『인간의 조건』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책이다. 꽃게잡이 배에서 돼지 농장까지 우리 사회의 노동을 기록해 온 그가 이번에는 식용 동물 농장 열 곳에서 일하고는 고기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36-37쪽, 기획회의 477호)

시사인 별책부록 <2018 행복한 책읽기>에서는 출판인들의 추천하는 책으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세 권은 < 골든아워 > < 검사내전 > <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이다. 몸으로 쓴 기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 특히 앞의 두 권은 각각 현직 의사와 검사가 바라보는 현장의 시선 이 생생하게 담겼다 . 〈 골든 아워>는 이국종 ... 그는 책에서 ‘중증외상환자들이 겪는 처참한 고통과 의료인들 및 소방대원들의 분투를 정확히 표현하고 싶었다 ˝ 라고 밝힌다 .송성호 이상북스 대표 는 “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만이 사회의 문제점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고 , 타인의 생과 사의 갈림길 을 알 수 있다 . 글 도 참 잘 썼다 ” 라고 말했다.
 
< 검사내전 >은 현직 검사가 직접 검찰 안팎의 이야기를 들려 주는 책이다 . .. 또 다른 편집자는 ˝ 법에 관한 나름의 생각 을 이토록 유쾌한 필치로 풀어 낸 책은 처음이었다 . 즐겁게 읽다 보면 저자의 법철학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 라고 말했다.
 출판인 들은 신형철 문학 평론가의 문장에도 열광했다. 두 번째 산문집 〈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을 추천한 이들은 생존한 이 가운데 가장 미문에 가까울 글쓰기 ‘순수하게 글로만 감명을 주는 저자’ '에세이 전성시대에 사유와 문장이란 무엇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64쪽)

몸으로 쓴 기록의 정점을 찍은 책은 < 고기로 태어나다>이다. 식용 동물 농장 열 곳에서 일한 작가의 경험을 담은 이 책 을 누군가는 한국 논픽션의 성취로 인정 했다. 주장 은 없되 읽는 자로 하여금 불편함을 자각하게 한다. 국내 고기 산업 에 관한 충격적인 르포르타주이자 선혈이 낭자한 밑바닥 노동에 관한 서글픈 비망록 이다. ˝ 너무 잔혹한 데 읽는 일을 멈출 수 없다 ‘ 같은 편집자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 은 장애인 변호사가 장애인의 삶을 이야기 하는 책이다 . 이지은 위즈덤 하우스 편집장 은 “ 몸으로 써 내려간 경험자의 말은 언제나 힘이 세다고 느꼈다 . 술술 읽는 책은 아니지만 모두가 공존하는 삶을 위해서는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 라고 말했다. (65쪽, 시사인 별책부록 2018 행복한 책읽기)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은 말미 올해의 저자 김원영 편에서 별도로 소개된다. 

그는 이 책에서 실격당한이라고 낙인 찍힌 장애인의 삶을 변론 한다 . 책에서 말하는 실격당한 삶 , ‘ 잘못된 삶은 존중 받지 못하는 삶이다 . 이들은 개별적 존재로 인정 받지 못한다 . 다수가 혐오하는 성적지향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 , 장애나 질병을 가진 사람 대부분이 그렇다. 애초 책을 쓸 때부터 생활에 밀착된 체험과 추상적인 이론을 책 한 권에 담고 싶다는 욕심을 냈다 . “ 장애라고 하는 개념 자체가 물적으로 다가왔으며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추상적인 권리 담론이 아니라 피와 살로 구성된 사람의 경험으로 다가오길 바랐죠 .˝ (72쪽)


사회학을 전공한 그가 변호사가 된 이유가 있다 . 대체로 사정이 여의치 않고 , 교육 수준이 높지 않은 장애인 친구들과 친척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모두 그에게 물었다. 서울대에 다닌다는 이유에서다 . 사회 사상 이론을 허세스럽게 공부하는 대학생이었는데 , 푸코를 안다고 해서 친구 아버지의 밀린 임금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웠다. 휠체어가 집안 어딘가를 긁어 놓았다며 임차 보증금을 돌려 주지 않겠다는 집주인과의 갈등을 해결할 수도 없었다 . 뭔가 현실적인 도구를 가져야 했다 . (73쪽, 시사인 별책부록 2018 행복한 책읽기)


김원영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 장애 당사자들 중에는 결국 엘리트 장애인의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책을 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본다. 기자가 언급했듯이 장애인의 삶과 문제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을 만한 책이다. 


바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연말 연초에도 여러 주제의 책읽기는 지속하고 있다. 또 다른 독서주제들이 있어 2018년에 몸으로 써낸 책들을 언제나 읽을 수 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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