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맥과이어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카메론 크로우 감독, 톰 크루즈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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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착과 몰입이 강한 성격이라 한가지에 빠지면 정신없이 매달려서 혼을 쏙 빼고 만다. 자화자찬을 한다면 '집중력이 강한 것'이라고 칭찬을 해도 될 것이고 비판적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멀티 - 테스킹(multi - tasking : 보통은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더 뛰어나다고 한다.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냉소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지금까지 한 40번 정도 보았을까? 지금까지 보아 온 영화 중에서 저런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영화였다. 난 이 영화를 가장 좋아한다.  

  영화의 줄거리를 대략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은 데...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서 회사 동료들에게 '제안서'를 돌린 '제리', 스포츠 에이전시 업계가 새로운 마인드(mind)로 재무장을 해서 담당 고객의 수를 줄이고 고객 지향적인 일들에 보다 관심을 갖을 것을 희망차게 주장한 아름다운 내용을 담고있었다. 제리가 이런 '심경의 지각 변동'을 유발하게 한 원인은 자신을 향해서 욕을 한 한 어린 아이의 솔직함 때문이었다. 어린 아이의 아버지는 바로 '제리'가 담당하고 있는 미식 축구 선수의 아들이었는데 시합 도중 부상 때문에 몸저누운 아버지가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서 가족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에... 아버지를 다그치고 독려만을 하는 '제리'를 향해서 그만 화가나 돌아서며 손가락질로 욕을 했다. "fuck you!" 병원 복도에서 섬광처럼 다가오는 그 옛날 과거 속의 순수한 기억들은 '제리'가 몇날 몇칠 동안 밤을 새워 가며 고뇌와 갈등 속에서 '제안서'를 작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제안서'를 읽어 본 동료들은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제리'는 한 차례의 격려 박수를 받은 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동료, 사장'으로 부터 초라한 회사 밖의 음식점에서 해고 통고를 당한다. 마찬가지로 불행은 겹겹이 다가 오는데 결혼전의 총각파티를 뒤로 하고서 제리는 약혼녀와 결별을 선언한다. 약혼녀와 자신이 진정 뭔가가 맞지 않음을, 뭔가가 부족함을 '제리'는 더 늦기전에 "다행스럽게도" 느끼게 된다.

  약혼녀와의 파혼 그리고 강제 퇴사의 불운이 이어졌으며, 서른 살의 성공적인 인생만을 달리던 스포츠 에이전시에게 이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동료들은 승승장구하던 유망한 젊은이의 안타까운 추락을 단지 지켜보면 그뿐이다. 그에게 남겨진 것은 자기처럼 예의를 아는, 회사에서 데리고 나온 금붕어 한 마리와 그 금붕어처럼 제리가 돌린 '제안서'의 진심을 알고서 그의 꿈과 이상을 실현시킬 새로운 회사에 동참할 여 급사인 '도로시' 한명 뿐이었다. 그러나 회사의 미래는 막연하기만 하다.

  자유 계약 시장에서,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한, 최고의 거물급으로 드리프트가 될 자신의 최고의 고객, 어린 유망주 '쿠시'가 그를 기사회생의로 반전시킬 성공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결국 '쿠시'도 다른 고객들 모두가 그랬던 것 처럼 전 회사인, 거대 스포츠 에이전시의 '동료, 사장'에게 계약 관계가 넘어가 버린다. 제리가 자신의 올바른 신념대로 행동을 실천하기 위해서 자유 계약 시장에서 한 '땅딸보', '노땅', 흑인 미식 축구 리시버, '로드'를 여러 팀들과 구단, 방송에 소개시키는 사이에 드리프트 최고의 대어 '쿠시'는 집에서 한 아버지와의 '구두 약속'을 저버리고서 다른 팀으로 입단 하기로 하는 비밀 계약서에 싸인을 해 버린다. 바로 '제리'가 해고된 거대 스포츠 에이전시, '사장'의 꼬임에 넘어가 버려서... 비지니스의 '모사'와 '책략', '술책'에서 참패한 제리는 술에 취해 마음을 달랜다.

  서른 살, '제리'에게는 성공의 실마리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따라나온 여급 '도로시'와 그녀의 가족인 어린 아들과 그녀의 언니 그리고 유일한 고객이 되어버린 '땅딸보', '노땅', 흑인 미식 축구 리시버, '로드'와 그의 가족들과 함께 앞이 보이지 않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아름다운 재기를 일구어 낸다.

  말 많고 돈만을 밝히며(Show me the money!), 약골에다가 키도 땅달보인 흑인 미식 축구 리시버, '로드'와의 우정 속에서 두 사람은 '인생'과 '사업'의 동반자로서 서로의 인생에서 부족한 면들을 채워서 완벽한 인생의 승리자로서 거듭 나게 된다. 흑인 미식 축구 리시버, '로드'는 '제리'에게 부인과 아이들, 가족에 대한 진실한 사랑의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제리'는 세파와 생활에 찌들어 돈밖에 모르는 '로드'에게 처음 시작할 때 가슴에 품었던 자신의 일에 대한 꿈과 이상, 열정을 다시 생각나게 해준다. 티격태격 벌어지는 일상의 싸움 속에서... 

  터무니 없이 낮은 연봉을 받으며, 형편없이 부진한 팀인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리시버로 한 해의 시즌을 시작한 '로드'는 퇴물 직전의 서른 중반의 나이에 팀을 플레이 오프에 진출시키게 만드는 기적에 일등공신이 된다.  플레이 오프 진출을 앞 둔 가장 중요한 막바지 시합에서 시즌 최다 '리시브 기록'을 갱신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마지막 공을 캐치 볼(Catch ball)한 후 '로드'는 경기장 바닥에 기절해 쓰러져 버린다. 다행이 의식이 회복되어 다시 일어난 '로드'에게 팬과 관중들은 시즌 동안에 경이적인 리시브 기록을 세우며, 팀을 플레이 오프에 진출시킨 한 작은 흑인 리시버에게 기립 박수로 환호를 보낸다. 그동안 기적의, 이 작은 흑인 '리시버'를 반신반의 하던 심정으로 지켜보던 관중들이 이제는 일제히 그에 대한 열광적 지지자들로 마음이 돌아서 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장의 대형 전광판에는 감동적인 문구가 함께 새겨진다. "TRUST IN ROAD!"(우리는 로드를 믿어요! 로드가 있으니 우린 안심해요! : 의역)  

  '인생이 늪 속에서 '제리'와 '로드'가 다시, 일구어 낸 노력의 승리는 진정 완벽한 삶이란 무엇인가?' 를 다시금 신중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

  스타 플레이어로서 방송에 출현한 '로드'가 방송 진행자로 부터 팀과 고액의 연봉으로 장기 계약되어 부동의 선수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내용을 듣게 되자. 눈물을 짜게 만드는 방송 토크쇼를 비웃기만 하던 '로드'가 직접 눈물을 흘리면서 무대 뒤의 '제리'를 향해 소리 친다. "나의 에이전트, 제리 맥과이어! 너의 나의 영원한 '콴'이야!" 인간으로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상태를 '로드'는 '콴'이라는 자신의 말로 바꾸어서 말하곤 했었는데, 이 찬사의 말을 '로드'는 방송에서 '제리 맥과이어'에게 남긴다. 

  순수한 하고 따뜻한 마음의 '그들'이 세운 작은 회사가 성공의 승전보을 전하던 날 '제리'는 자신의 새로운 동반자인 '도로시'에게로 달려 간다. 그리고는 아무말 없이 자신을 보며 서있는 '도로시'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오늘 우리들이 만든 작은 회사가 성공을 했거든, 그런데 함께 기뻐해야 할 누군가가 없더군?! 나를 채워줘!(Fill me!), 나를 완성시켜줘!(Complete me!)" 이혼을 한 여성들의 모임이 배경이 되는 가운데 '제리'와 '도로시'는 서로의 포옹으로 부족했던 삶의 나머지 부분을 채운다. "아무말도 하지마!", "당신이 이 집의 문을 열면서 들어서는 순간 이미 난 모든 것을 알고 있었어!" 라고 '도로시'는 '제리'에게 말을 건낸다.  

   '생존 경쟁', '적자 생존', '자연 도태', '약육 강식'의 진화론적 법칙들만이 자본주의의 인간 사회가 갖은 참 모습이라고 말 되어지는 세상 속에서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단지 자신이 믿고 있는 '순수한 마음'과 '열정' 한 가지만을 무기로 세상에 뛰어들어 맞선다. 자신이 낳은 아이가 아님에도 진정 아이를 사랑하고 돌보려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제리' 그리고 고객과 남들, 타인을 진정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제리'의 인간적인 순수한 마음만을 믿고서 금붕어와 함께 용감히 회사를 빠져나온 평범한 여급사 '도로시'... 이미 이혼 경력이 있고 '애'까지 딸린 여자와 총각(?)으로 결혼을 하는 '제리'... '백인'인 제리와 우정을 나누는 절친한 친구는 그의 유일한 고객이자 동업자인 '깜둥이 흑인 땅딸보' 리시버, '로드'였다.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사회적 편견들이 가득한 속에서 이들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만들어 낸다.

  "평범한 두 가정이 이루어낸 값진 승리는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진실한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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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명작 100선 (그랑블루 + 34번가의 기적)
뤽 베송 외 감독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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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편의 영화 중에서 '그랑블루'만을 리뷰하려고 한다.

  영화 학도들의 대상으로 해서 '가장 좋아하는', '손꼽는 영화 감독', '이 영화 감독처럼 되고 싶다'. 란 영화 감독이 누구냐? 는 질문으로 설문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설문에서 1위를 한 감독이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인 '뤽 베송'이다.

  영화의 화면이 아름답다는 것을 일단 말해야 될 것 같다. 서로 다른 바다와 아름다운 풍경들을 볼 수 있고 바닷 속의 서로 다른 느낌들도 알 수 있다.  영화는 페루의 대지와 얼음으로 뒤 덮힌 바다, 그리고 미국의 도심인 뉴욕,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을 오고 간다. 서로 다른 문명 세계와 자연의 세계, 그리고 인공적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인간 본성과 자연의 세계 속에서 존재하는 인간 본성은 무엇인가? 를 생각하게 한다. 이채로운 장면들과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이 영화를 빛나게 한다. 페루의 바다 속에서 얼음 밑 바다 속을 유영하는 주인공 '프랑스인 작크 메욜'. 꿈 속에서 방안에 물이 차 오르는 순간. 돌고래와 어둠의 바다 속으로 더 깊숙히 사라지는 주인공이 모습들... 이 영화 속에서는 작가의 개성이 담겨 있는 독특한 장면들을 많이 감상 할 수 있다.

  바다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아버지를 삼킨 곳이며, 또한 자신이 라이벌이자 자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고 공감해 줄수 있는 친구가 자신과의 시합 도중에 죽어간 곳이다. 그리고 그를 그 속에 담가 둔 곳이기도 하다.

  새롭고 신선하며 놀랍다. '누가 더 오랫동안 물속에서 잠수를 할 수 있는가?' 란 잠수왕들의 이야기. 기별나고 별스런.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소재에서 인간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문제들과 공감, 감수성을 불러 일으키는 감독의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서 친근한 돌고래와 그 문제의 바다. 물 속으로 다시 잠수해 들어가야만 하는 주인공 .그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 그 남자를 직접 바다 속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레버'를 직접 당기는 사랑하는 연인... '남자의 삶이란?', '그 긍극이 무엇인가?' 에 대해서 한참을 생각하게 만든 영화였다.

  미지의 바다 속에는 어둠이 있을 뿐... 사랑하는 여자도. 친구의 모습도. 아버지의 형체도 찾을 수는 없다. 친구와 아버지를 삼킨 바다. 그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만 하는 남자 주인공. 무엇이 그를 계속해서 바다 속으로 끌어 당기는 것일까? 그 곳, 자신이 깊숙히 빠져 있는 늪 속을 남자들은 진정 빠져 나올 수 없는 것인가? 삶은 끊임없이 중독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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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아이들 - 할인행사
마지드 마지디 감독, 바하레 시디키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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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하고 못사는 사람들...

  그러나 따뜻한 내용이 심금을 잔잔하게 울린다. 이란 영화이다. 어쩌면 이란이란 아랍 세계는 우리들에게 이질적인 문화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의 조국, 한국이라는 나라는 미국이라는 세계를 통해서 그 것이 산업적이든 문화적인 것이든...  개화가 되었기 때문에 미국적인 모든 것들이 시나브로 우리의 주변을 잠식해 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양복과 도시적 사회화. 인식하고 있든 인식하고 있지 못하든 우리는 미국적인 삶의 양식에 더 익숙해져 있고 그런 발전을 희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 영화를 보면서 문화적인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히 이 영화는 이란의 어느 도시에서 찍은 것이 분명한데도... 그 것이 바그다드이든 이란의 소도시이든지, 어디든 상관없이... 그러나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이 것은 가난하고 똥구멍이 찢어지게 못살던 시절의 우리들의 옛날 이이야기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화적으로도 거리가 있고 우리들 보다도 못사는 사람들이 사는 땅이기에 관심과 동경과는 거리가 먼 세상의 이야기. 더운 사막이 주변에 있고 열대의 기후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이질감은 존재하지 않고 인간사의 공통적인 공감과 동정, 연민의 마음만이 함께 할 뿐이다.

  주인공인 어린 오빠와 예쁜 여동생의 '신발에 얽힌 사연'은 그 두 사람의 삶에 있어서 아주 중대하고 심각한 고민 거리이다. 형편이 어려운 부모님께 잃어버린 신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오빠, 몸이 아픈 엄마와 조금은 무능력해 보이는 아버지... 그리고 착하고 이해심 많으며 수순한 오누이는 그들만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 바로 한 켤레의 신발을 가지고서 두 오누이가 번갈아 가면서 오전반, 오후반 학교를 오간다. 육상 릴레이에서 바통이 막대기 대신에 더럽고 지저분한, 오빠의 신발 한 켤레로 변해 버렸다.

  가난한 동내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 이 영화의 배경이고 이란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등장한다. 모퉁이의 작은 공간에서 구두를 꿰메는 늙은 수선공, 빵을 굽는 사람들, 저울에 감자의 무게를 다는 야채 가게 아저씨, 쓰레기를 재 활용하기 위해서 리어카(손수레)를 끄는 노인, 눈이 먼 장애우, 권위적인 교장 선생님, 지혜로운 담임 선생님, 화를 내는 집주인들, 축구를 하자고 불러 내는 동네 친구들... 그리고 여학교와 남학교. 세상 어느 곳에나 있는 사람들과 또 세상 어느 곳에나 있는 빈부의 차이... 가난한 동네와 부자 동네.

 정원사 일을 찾아 나서는 궁핍한 아버지와 아들 그들이 탄 자전거는 대책없이 언덕 아래로 질주한다. 삶은 그가 부유하든 가난하든지 간에 대책없이 앞을 향해 나간다는 점에서는 우리 모두에게 공평할 것이다.  

  어린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분명 어른들이 보는 그 것과는 다르다. 동생에게 줄 새 신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달리기 대회에서 3등을 꼭 해야만 하는 오빠. 3등의 상품이 신발이기 때문에이다. 그들의 일상적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괴롭히는 문제, 고민거리... 바로 그 신발. 그러나 오빠는 불행히(?)도 달리기 대회에세 1등을 하게 되고. 1등을 하게 된 것이 하나도 기쁘지가 않다. 1등을 한 오빠는 동생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다. 정신없이 뛴 덕분에 발은 엉망이 되고 우물 속에 담근 발 주변으로 붉은색 금붕어가 한가로이 노닌다. 그리고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두 켤레의 신발을 산다. 이들의 풍경은 가난함과는 상관없이 삶의 여유로움과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의 눈으로 투명하게 바라본 세상은 어른들이 말하는 세상과는 엄현히 다르다. 그 곳은 다른 걱정거리가 있는 세상이다. 또 다른 기쁨거리가 있는 세상이다. 순수함을 다시 찾아가게 해주는 영화, 작은 것에 아파하고 놀라던 어린 시절을 향수 하고 싶다면 이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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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 [초특가판]
베리 레빈슨 감독, 더스틴 호프만 외 출연 / 라이브 DVD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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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빼어난 작품이다. 그리고 두 주인공은 헐리우드 최고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현역 명배우가 주인공, 배역을 연기해 냈다. 바로 더스틴 호프만과 탐 크루즈.

  형 '레이먼드', 더스틴 호프만 분은 아동기 시절 자폐증 증상을 보여 남몰래 정신 병원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가고 동생은 너무 어려서 이 사실의 모른체 자신 만의 인생을 살아간다. 우연히,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재산 상속 문제를 둘러 싸고서 동생, 탐 크루즈 분은 아버지의 전 재산의 상속자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리고 기억도 나지 않은 전 재산의 상속자인 제정신이 아닌 친혈육인 형을 만나게 되는데... 그 형이란 사람은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자폐증이란 정신 질환자이다. 돈 때문에 형, 레이먼드를 무작정 정신 병원 밖으로 데리고 나온 동생, 탐크루즈는 그와 자동차로 별스런(?) 긴 여정의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소수의 '자폐증 환자'들에게서만 보이는 '석학 증후군'이라는 증상을 영화는 다루고 있다. 가령 예를 들어서 특별한 능력들을 소수의 이들은 보여 주는데 10초 만에 대상과 똑같은 그림을 화폭에 그린 다던가!! 수학적인 천재성을 타고나서 몇초만에 어려운 문제를 푼어낸다던가!! 또는, 운동 능력이나 음악적 재능이 탁월하다던가!! 등이다. '더스틴 호프만'이 열연을 한 '레이먼드'가 바로 이 '석학 증후군'을 보여 주는데 서가에 꽂혀있는 수백권의 책을 전부 암기하고 있다던지, 역대 메이저리그 야구사를 전부 머리 속에 넣고 있으며 어떤 선수가 몇개의 안타와 홈런을 쳤는지 어떤 투수가 몇승을 하고 삼진을 잡아 냈는지를 전부 알고 있다. 또한 이 특별한 형은 복잡한 수학적 계산을 단 1, 2초 만에 해내는 특별한 능력을 보여주는데...  '더스틴 호프만'은 이런 자폐증 환자의 연기를 탁월하게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레이먼드'는 음식점에서 떨어뜨린 몇 백개의 이쑤시개의 숫자를 단 몇 초만에 세어서 알아 맞추고 여러 벌의 트럼프 카드 전부를 외울수 있는, 정상인이라면 불가능한 초인적인 능력들을 보여준다. 

  잔머리에 능통한(?) 동생, 탐 크루즈와 함께 라스베가스에서 도박을 하는 '레이먼드'는 많은 돈을 따게 되고 동생, 탐크루즈의 개인적인 금전적 문제는 일단락 해결이 된다. 바로 슈퍼카, 드림카인 람그보르기니 카운타크를 수입해서 파는 스포츠카 전문 자동차 딜러가 바로 동생, 탐크루즈의 직업이다. 이 이색적인 도박의 과정 중에서 동생 탐 크루즈는 형, '레이먼드'가 바로 어린 시절 비오는 날 두려움에 떨던 자신을 위해서 노래를 불러주던 '레인맨' 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 어린 자신이 '레이먼드'란 말을 제대로 발음 할 수가 없어서 말하던 '레인맨' 그래서 '레인맨'이란 말로만 희미하게 기억하던 사람이 꿈이나 환상, 거짓이 아닌 사실로 존재하던 인물이었다. 꿈인지 생시였는지 분간이 가지 않았던 '레인맨'이 현실 속의 자신의 형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옛날 자신에게 따뜻함을 주었던 형의 추억을 떠올리며 '비정상적인 형'에게 진정한 형제애와 가족애를 느끼며, 그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데...

  2년 전에 '오! 브라더스'라는 한국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을 했는데 마찬가지로 '레인맨'과 비슷한 내용과 플롯을 갖은 영화로 볼수 있을 것이다. 추석 때 우연히 TV 방송에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형 역활을 한 이정재의 연기력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이정재의 연기가 많이 달라졌다. 진정한 배우 냄새가 많이 풍긴다. 그리고 동생 역활을 한 이범수는 극중에서 '조로증'이란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 나온다. 그리고 조로증의 합병증으로 생긴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이범수는 계속해서 인슐린 주사를 맞는 장면이 수시로 등장을 한다. 이들 형제는 흥신소에서 '무조건 돈을 받아오는 팀'으로 이 일대 대활약을 하게 되는데, 바로 그 수단이 돈을 받으러 가는 상대방의 가게, 매장에 들어가 '조로증'을 앓고 있는 동생이 팔뚝에다 인슐린 주사기를 꽂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다. 마약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수단인 인슐린 주사를.... 그러면 순진한 채무자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주어야 할 돈을 순순히 내 놓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울었다. 후반부에 이정재가 눈물 연기를 잘 해냈고 내 수준이 삼류라서 충분히 울 가치가 있는 영화였다. 어쩌면 '오! 브라더스'는 한국판 '레인맨'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시중에 레인맨 DVD 타이틀을 쉽게 구할 수가 있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5,000원 정도나 그 안밖으로 구할 수가 있는데, 아마 제 3 국을 통한 복제품들인것 같기도 하다. 국정원과 세관직원이 아니라서 확실하지는 않다. 따지지 마시길...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서 불법 복제를 한 제품인것 같은데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매니아라면 아무리 비싸도 정식 라이센스를 받아서 만든 진품이 더욱 소장 가치가 있다. 그리고 함께 딸려서 오는 다양한 부록거리도 소유할 수 있어서 아무래도 본인은... 돈은 없지만... 정품 DVD 타이틀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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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 - 할인행사
스콧 힉스 감독, 노아 테일러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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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와 감독이 영화제들에서 상을 수상하고 또 그에 대해서 모두가 좋게 평가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미지는 좋게 형성되어 있다.

  소유욕과 수집벽이 심하게 있는 내게 이 영화는 항상  따라 다니며 괴롭히는 존재였다. 출시를 한지 몇년이 지나도록 이 영화의 DVD 타이틀을 구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야 되는데!', '사야 되는데!' 생각만 하다가!? 큰 맘 먹고서 제 값을 다 주고서 구입을 했다. 소위 시쳇말로 '질러 버렸다!' 밥 한두 끼니를 못 먹고 절약한 돈으로 이 영화를 구입해도 그 행복감은 배고픔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 몇 일은 행복한 기운이 절로 난다.

  이 영화가 주는 감동에 견줄만한 영화들을, 내가 알고 있는 수준에서 나열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레인맨', '나의 왼발', '여인의 향기', '제리 맥과이어' 정도 쯤이 될 것이다. '삶의 깊이'와 '참다운 인생'의 진한 여운을 남기게 해주는 영화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당장에 비디오 가게나 DVD 대여점에 가서 진열장에 꽂인 수많은 영화들을 처다보면 사실 명화들의 계보를 뒤적 거리는 일과 명화를 찾는 일 등은 쉽지가 않다. 유치한 세미 포르노가 하루에도 수십개씩 생명을 다해서 싸구려로 버려지고 불태워 진다. 그런 영화들은 이미 작품으로서의 목숨을 끝마쳤기 때문에 딱딱한 하드 웨어, 플라스틱 껍질 그 이상은 될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이 영화는 앞으로 최소 10년 아니, 15년 정도는 살아남을 작품이다. 혹은 그 이상의 생명력을 갖고 있다. 이 영화가 목숨을 다하는 그 날은 이 영화 정도의 감동과 여운을 줄 수 있는 다른 명화가 나왔다는 즐거운 이야기 쯤으로 추즉,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좋은 작품을 만나는 일은 그만큼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다음은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주인공인 '데이비드 헬프 갓'은 실존 인물이다. 동구권 국가 태생인데, 정확히 어느 나라인지는 영화를 보고 나서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유는 영화에서도 구체적을 배경이 되는 나라를 가르쳐 주는 힌트가 없기 때문이다. 극중에 어린 '데이비드'를 후원하는 러시아의 여 작가가 등장을 하는 것이 기억이 나는데, 그가 러시아 출신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러시아 출신의 천재 피아니스트는 아닌 것 같다. 

  영화는 유난스럽다거나 영화가 줄 수 있는 환타지적 요소나 볼거리 등은 제공해 주지 않는다. 다만 영화는 조용히 물흐르듯 잔잔하게 한 남자의 일생, 일대기를 사실적으로 읽어 나간다. 한적하고도 스산한 조용한 가을 분위기를 영화 전체가 한결같이 맥을 이루고 있다.

  어린 시절에 이런 비슷한 경험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비가 오는 날 비를 피하려 우산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산도 귀찮아서 비를 맞으면서 신나게 달려가는 일을 해 보는 것. 이 것이 어린 시절의 한 때에 지나지 않는, 단지 하나의  에피소드라면 충분히 용인이 되는 일이지만, 이미 성인의 나이, 중년이 된 '데이비드 헬프 갓'은 바바리 코트를 입은 채 폭우가 내리치며, 천둥과 번개만이 집 밖에서 놀고 있는 오밤중에 온전한 피아노를 찾아서 거리를 헤멘다. 그리고 영업이 끝난 식당 홀에 놓인 피아노를 발견하고 그 식당의 직원들을 처다보면서 문을 두드린다. 영화의 시작은 이렇다. 그리고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한 천재 예술가의 일생을 평범하게 그려낸다.

  그런데 이렇게 평범히 잔잔하게만 흘러가는 영화에 많은 사람들이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는 클라이맥스적인 효과도 없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을 만큼 밋밋하게 지나간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영화는 끝나는 그 순간까지 지켜보는 사람들의 집중력을 흐트려 트리지 못하게 한다. 아무런 과장과 허구가 없는 영화, 한 남자의 일대기를 조용히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영화가 이렇게 강한 힘을 발휘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것은 이 영화의 내용이 거짓이 없는 실화라는 것에 바탕을 두고 있고, 아버지라는 존재가 자식에게 주는 올바른 사랑법은 과연 어떤 것인가? 란 지극히 당연하고도 보편적인 관심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데이비드 헬프 갓'이란 사람이 '이 영화의 제목' 그대로 '빛나는(Shine)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밝은 빛 속에서 어둠 속으로 들어가 다시 어둠 속에서 환한 빛을 찾아내서 더욱더 밝게 빛나는 사람... 그는 지금 빛나는 삶을 살고 있다.

  세상에 태어 날 때부터 천재인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고 한다. 천재의 가능태를 갖고서 태어난 사람일지라도 아무런 노력없이는 세상에서 천재 행세를 할수 없다. 그 위치의 언저리에 미칠 수조차 없다. '데이비드 헬프 갓'이란 인물이 천재의 가능태를 갖고서 태어난 사람들 중에 한명 일 수도 있고 혹은, 그저 그런 평범한 범인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마침내 피아노라는 악기가 가장 두려워하는, 가장 어려운 곡인 '라흐마니노프'를 '정복', '이해', '소화', '이겨' 내고서... 가장 잘 연주할 수 있는 살아있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삶에 있어서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일지도 모른다.  

  그가 그런 위대한 위치에 오를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의 아버지의 못다이룬 꿈이 바로 훌륭한 음악가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데이비드 헬프 갓'이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치게 된 것은 순전히 그 자신만의 의지에 의해서 였는가? 아님, 그렇게 피아노를 치도록 만든 아버지의 환경적, 의지적 노력 때문인 것인가?

  부모의 못다이룬 소망과 꿈을 자식을 통해서 대리적으로 이루게 하려는 아버지의 과잉 압력이 결국 유약한 '데이비드'를 정신 분열로 이끌고 갔는지도 모른다. 흔한 프로이드 식의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영화를 바라보자. 정신 분석의 '이중 구속 가설'로 '데이비드 헬프 갓'의 내면 심리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아버지는 바로 아들을 이중으로 구속하는 존재이다. 아버지가 '데이비드'의 성장 과정에서 줄기차게 요구했던 것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한다.', '내 곁에 있어라!', '내 통제를 따라라!', '또한, 너는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어야 하고, 모든 대회에서 1등을 해야하며, 최고의 명곡인 '라흐마니노프'를 소화해 내야한다.', '이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이 아버지이다.', '누구도 나만큼 너를 사랑 할 수는 없다.' 

  주인공 '데이비드'가  콩쿨에서 '라흐마니노프'를 완벽하게 쳐 내고 난 후에 미쳐 쓰러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데이비드'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는 두가지 였는데, 아버지가 제시한 이 두가지 요구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상충하는 면을 갖고 있다. 한 가지 요구는 '아버지와 가족을 사랑하라. 그리하여 너는 집과 가족을 떠나서는 않된다.' 는 것이였고 두번째는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할 수 있는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라는 것.' 의 명제였다. 이 두가지의 아버지가 심어준 과제는 서로 이율 배반적이다.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이런 내용들을 표면적으로 들어내서 표현하고 있지 않을 지라도 데이비드가 성장 과정 속에서 이런 자신의 아버지가  전달해 주는 소망의 내용을 무의식적 혹은 의식적으로 전달받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데이비드'가 '라흐마니노프'의 연주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그가 더 좋은 피아노 교육을 받기 위해서 피아노의 대가들이 있는 외국 학교로 유학을 가야만 한다. 바로 아버지가 계신 고향 집과 가족을 떠나서 '미국'이나 '영국'으로 유학을 가야만 한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의 통제 밖으로 벗어 나서 훌륭히 커가는 것을 한편으로는 반대를 하고 있다.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장난감으로서 천재 '데이비드'를 잃어버리기가 싫기 때문에... 그리고 자꾸만, 왜곡된 아버지의 사랑은 자신의 고향 집 안에서 데이비드가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라고 강변을 한다. 바로 아버지 자신의 '통제'와 '관리 속'에서만 데이비드는 착한 천재 피아니스트가 되길... 아버지는 소망 했다. 아버지가 무의식적으로 데이비드에게 전달한 메시지이 내용은 이러했었을 수도 있다. "네가 고향 집을 떠난다는 것은 그간 길러준 아버지의 사랑과 은공을 배신하는 패륜적인 행동이다!" 라고. 

  고향 집과 아버지를 등지고 영국 유학 길을 떠난 '데이비드'를 아버지는 인정치 않는다. '데이비드'의 모든 기록이 담겨진 스크랩은 태워지고서 더 이상 아버지는 그를 자신의 사랑을 받는 아들로서 받아들이지 않는다. 더이상 아버지의 사랑은 세상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일그러진 사랑법 속에서 유약하고 삶에 있어서 피아노 밖에 모르는 여린 '데이비드'가 결국 미치게 되는 과정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 결과이다. 이렇게 선택해서 행동해도 아버지는 '데이비드'를 꾸중하고 불만족스럽게 대했을 것이며, 저렇게 행동을 선택해서 삶을 살았어도 아버지의 '데이비드'에 대한 불만족스런 태도는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만일에 '데이비드'가 고향 집과 가족들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고서 머물고만 있었다면 과연 그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거듭 날 수 있었을까? 고향 집에 있는 자신의 아들이 천재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한 채 머물러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아버지는 또 그를 더욱 힘들게 하지는 않았을까? "너는 왜 천재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하고 콩쿨에서 1등을 하지 못하는 것이냐?!", "너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는 나쁜 패륜아의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냐?!" 라고. 아버지는 '데이비드'를 더욱더 세차게 추궁했었을 수도 있다. 

  콩쿨의 연주회 장에서 라흐마니 노프 전부를 소화해 낸 다음, 쓰러진  '데이비드'는 그의 전성기가 될 수도 있었을 인생의 황금기인 20대 후반에서 부터 장년기 모두를 정신 병원에서 자신의 병마와 싸우며 지내게 된다.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닌 정신병자의 몰골을 하고서 피아노와는 멀어진 채 정신병원을 전전한다. 그 누구도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에 화려했던, 천재 데이비드 헬프 갓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피아노의 선율을 '데이비드 헬프 갓', 본인의 연주로 직접 들을 수 있고 서브타이틀의 감독과의 인터뷰, 골든 글러브 시상식 장에서의 배우가 말하는 소감 등도 매우 만족할 만한 볼거리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극중 배역들은 연기력이 탄탄한 여러 나라의 세기의 배우들이 영화에 캐스팅 되었기 때문에, 대가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감상, 평가해 볼 수도 있다.

  자신의 병마인 정신질환을 이겨내고서 정상인들 보다도 더 위대한 재능과 실력을 갖춘 사람에게 우리들이 'Shine' 이라는 애칭을 붙어 주어도 전혀 껄끄럽다거나 이상하지는 않다. 그 것은 너무도 당연히 그가 가져 가야할 잃어버린 그 자신의 삶에 대한 몫이고 보상이다. 그 사람에게 돌아가야 할 새로운 영예, 영광스러운 이름인 것이다. '데이비드 헬프 갓', '데이비드 샤인(Shine)!'

  언젠가 '인생의 묘미'란 한국 작가의 수필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수필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바둑판' 중에서 가장 좋은, '최상의 바둑판'은 재료가 될 나무를 건조하는 동안에 갈라 졌다가 끝끝내는 다시 붙어서 말짱하게 네모진, 똑바로된 바둑판 원 재료 모양을 다시 갖추게 되어 바둑판의 재료가 다시 쓰이게 되는, 바로 그 목재로 만들어진 바둑판이 가장 좋은, 최상품으로 인정을 받는다고 한다. 그 나무로 만든 바둑판이 최상의 바둑판이 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말리는 도중에 갈라져 버린 나무가 다시 원래 모습 그대로 붙는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아주 보기 드문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나무는 그 아픔의 흔적을 고스란히 그 자신의 모습에게 남기게 되는데, 갈라졌다가 그대로 아물어 버린 실금을 바둑판 표면에 갖게 된다고 한다. 수많은 바둑판들 중에서 이런 바둑판은 너무나 드물고, 귀해서 거의 찾아 볼수가 없다고 한다.

  최상품의 바둑판처럼, 영화 샤인의 주인공인 '데이비드 헬프 갓'을 만나는 일은 넘어져서 쓰러진 인생이 어떤 모습으로 다시 일어설 것인가? 에 대한 휼륭한 통찰을 우리들에게 시사해 준다. 삶에서 넘어져 송두리채 아무 것도 남아 있는 것이 없었던, 천재라 불리던 한 소년이 수십년 동안 행방을 묘현히 감춘 채 잠들어 있다가 중년의 나이에 다시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가 보여준 모습은... 아름답고 찬란한 연주로 화답한다.

  인생의 황금기 동안에 어둠만을 보면서 삶을 산 그가 자신이 아닌 타인들게는 밝은 곳에서 빛이 되는 음악만을 선사하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자신의 정신병과 싸우며 그 병을 극복해 내고서 완성한 '라흐마니노프'는 진정한 예술가의 명곡, 연주가 된다. 빛과 어둠, 인생과 예술이 모두 합쳐져 잔잔히 그려지는 영화! 그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의 결정체로 다시 태어나는 영화!

  어둠 속에서 실 빛살처럼 귀하게 빛나는 영화... 샤인! 

  "빛나라!", "데이비드 헬프 갓!", "빛나라! 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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