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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에스카플로네 (16disc) - 할인 한정판 / 14disc + 특전 서플먼트 2disc
아카네 카즈키 감독, 칸자키 히토미 외 출연 / 조이온엔터테인먼트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지금 구입을 해서 3번 째 디스크를 보고 있는 중이다. 일단은 제품의 물리적인 특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자면. 맨처음 볼수 있는 것은 흰색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전체 박스이다. 종이 재질의 박스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데 그 이유는 박스가 아주 두껍고 단단한 종이 재질로 되어 있어서 개개의 플라스틱 케이스 7개의 낱개들을 보호하는데 충분하기 그지없다. 물론 전체 박스의 종이는 예쁘게 플라스틱 필름으로 코팅이 되어있다. 케이스가 딱딱하고 타이트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서 매우 흡족하다. 케이스를 열어서 7장의 낱개의 타이틀 케이스를 보면 마찬가지로 흰색의 바탕에 주요 등장 인물들의 컷으로 박스 아트가 꾸며져 있다. 물론 전부다 다른 컷의 그래픽들이다. 각각의 박스 아트의 주인공 등은 당연히 칸자키 히토미, 반 파넬, 알렌 쉐자르, 폴켄, 밀레나 공주, 딘란두 등이다. 케이스의 전체적인 톤을 흰색으로 밝고 가볍게 이끌어 간 것이 마음에 쏙든다. 흰색을 바탕색으로 쓴 이유가 뭐냐고?! 에스카플로네의 가이메르프 외관 기체 색상을 떠올려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바로 흰 색의 천공을 날라다니는 백용이다. 두 장의 디스크가 낱개의 케이스 속에 들어 있는데 한 장은 일본어 원판이고 또 다른 한 장은 한국어 더빙, SBS 방영 판이다. 일본어 원판 디스크는 역시 전체적인 통일감을 살려서 흰색 색상으로 디자인되어 있으며 한국어 더빙 판 디스크는 검은 색으로 구성했는데 대비가 꽤 만족스럽다. 일본어 원판은 더블 레이어이며 한국어 더빙판은 싱글 레이어이다. 한 디스크 당 방영분 4화가 수록이 되어있고 전체가 26화로 되어 있다. 맨 마지막 7번 째 타이틀에 최종회인 25화와 26화가 수록이 되어 있고 나머지 빈 공간은 서브 타이틀이다. 서브 타이틀의 내용에는 난 크레딧 오프닝(Non credit opening)과 난 크레딧 엔딩(Non credit ending)이 수록되어 있다. 또 주인공인 칸자키 히토미 역의 목소리를 연기한 '사카모토 마야'가 에스카플로네 음반과 만화 영화를 제작하면서 부른 주제곡들에 대한 당시의 소감과 목소리 연기 당시의 자신의 심경을 이야기한 인터뷰가 각각의 노래와 뮤직 비디오 애니메이션이 나온 후에 매번 직접 등장해서 각각의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에 담겨진 추억을 회고한다. 개인적으로 참으로 마음에 드는 스타일의 여성이다. 목소리 만큼 예쁘다. 그리고 에스카플로네 플레이 스테이션 게임 타이틀에 삽입되어 있는 12가지의 다른 에스카플로네 명장면도 원화 그대로의 애니메이션으로 감상을 할 수가 있다. 또 2화와 3화의 요약 장면도 서브 타이틀에 함께 제공이 되는데 역동적인 에스카플로네의 전투 씬을 '댄스 오브 컬스(Dance of curse)'의 노래에 맞추어서 감상 할 수가 있다. 2화와 3화의 요약 본이 이렇게 서브 타이틀로 제공이 되는 이유는 너무나 작화가 우수하고 아름다우며 애스카플로네의 진면목을 표현한 장면이 많기 때문이다. 경쾌하고 사뿐히 움직이는 거대 갑옷, 가이메르프, 에스카플로네의 탄생 장면과 다이나믹한 전투 씬들을 지켜보시길...
선라이즈가 총력을 다해서 만들어낸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답게 매우 훌륭하며 빼어난 '콸러티 (quality)'를 보증하는 작품이다. 1996년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그 이후에 이 회사가 기획한 이와 동종, 동종류의 유사한 시리즈물이 없기에 그냥 최고로 아직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으로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성공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극장판도 존재한다.
만화의 전체적 이미지를 중세풍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딱 맞을 것이다. 건담류에서 보여지는 메카딕 디자인은 이 곳에서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메르프, 가이 메르프들은 마크로스에서 등장을 하는 발키리 류도 아니며 파이브 스타 스토리에서 등장하는 것들과도 다르다. 거대 갑옷인 가이 메르프에 탑승을 하는 기사들을 보면 마치 시계 테엽 장치의 메카닉을 연상하게 만드는데 첨단 과학의 느낌이 아니라 고대 문명의 기술이라는 고대적 느낌이 들게 한다. 본인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장면은 주인공 반 파넬이 에스카플로네에 탑승을 해서 몸과 팔 다리가 거대 갑옷과 연결되는 '조정궁 장면이다.' 마치 어머니 뱃속에 들어있는 태아의 이미지 이다. 거대 갑옷은 그 속의 인간을 태반 속 양수가 감싸듯이 가이 메르프의 주인을 보호한다. 흡사 복잡한 시계 장치 속에 들어간 사람을 연상 시키면 될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새로운 메카닉 디자인의 개척이 남자 매니아 층들이 값비싼 전체 DVD 타이틀을 사게 만들어 소장케 하는 이유인 것 같다. 애니메이션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중세풍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극중에 등장하는 배경 음악들 때문일 것이다. 바로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장엄하고도 장중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서 보는 이들을 압도 시키기 때문이다. 에스카플로네가 기동을 시작하면 '댄스 오브 컬스(dance of curse : 저주의 춤)'의 배경 음악이 동시에 발 맞추어 등장을 하는데 이 연주는 이 애니메이션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마치 오페라의 클라이맥스를 연주 하듯이 절정의 극치를 표현해 냈는데 선악의 구별이 모호하며 거부할 수 없는 힘의 역동성으로 광기어린 싸움 속으로 말려들어 가는 가이아 기사의 심경을 느껴지게 만든다. 이 애니메이션이 어떠한 기획력으로 탄생한 작품인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좋은 지표로서 오케스트라는 좋은 상징이 되어 준다. 단지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최고의 음악이 존재할 뿐이다. 이런 시도와 노력이 있기에 일본은 명작의 반열에 올라서는 작품이 많아지는 것일 게다. 서구적 중세풍을 느끼게 해주는 또 다른 요소들은 가이 메르프들의 얼굴에서 찾아 볼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알렌 쉐자르가 타고 있는 쉐러자드의 얼굴은 마치 펜싱을 하는 선수들의 투구를 연상케한다. 정확히 말해서 얼굴의 눈과 코와 입등이 없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에스카플로네를 포함해서 등장하는 모든 가이메르프, 메르프들의 얼굴은 뚜렷한 이목구비를 보여주는 대신에 험상궂은 모양을 하고 있고 한편으로 흉물스러운 듯하며 괴기 스럽다. 속에 탄 이, 조종을 하는 사람의 정체성을 알 수가 없게 한다. 바로 적에게 위협감과 공포심을 주기 위한 옛날의 실제 사실과 일치한다. 그리고 고대적, 거대 갑옷들 모두가 멋진 망토를 걸치고서 원시적인 모습으로 부딪히는 힘겨운 싸움들 만을 한다. 검과 검이 부딪히는 살벌한 힘의 향연이 중세풍의 이미지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이와는 또 다른 만화 영화의 특징들은 바로 '미스매치(mismatch)'에 있다. 가이아라는 지구인의 상상력으로 실체가 만들어진 또 다른 별, 세계에서 우리의 주인공이 맹활약을 하면서 뛰어 다닐 때 입고 있는 옷, 주요 의상은 바로 세라복, 지구 별 여학교의 평범한 교복이다. 일상의 우리들과 너무 친숙한 교복. 그 것인 것이다. 보는 이에게 가이아란 세계에서 펼쳐지는 내용이 친숙한 이유는 바로 이런 주인공 때문이며 쉽게 여성 팬들이 공감을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또, 다른 '미스매치'는 중세풍과는 어울리지 않는 '앤딩송(ending song)'이다. 바로 '미스틱 아이(mestic eye : 푸른 눈동자)'인데. 이 곡은 듣는 이로 하여금 단번에 그 음악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다. 경쾌하고도 빠른 템포의 음악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남자 가수의 목소리와 함께 연주가 되는데 테크노적인 현대적 감각이 두드러진 곡이다.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대박을 낸 곡이다. 이런 특징적인 대비적 구성을 제외하고도 이 애니메이션은 가장 기본에 충실하고도 전형적인 모범, 전범이 되는 만화 영화의 수작이라고 보는 것에 대해서 대다수가 이의를 제기 하지 못할 것이다.
이야기에 있어서 주인공들 간의 복잡한 족보, 인연, 관계 설정들이 극이 진행되는 동안 흥미를 잃게 하지 않는데, 가이아 최고의 기사인 알레 쉐자르의 여동생이 바로 최고의 호적수 였던 '디란두'라든지 신분적 한계 때문에 이루지 못한 알렌 쉐자르의 사랑의 흔적이 이웃 나라의 국왕이 되는, 시드 왕자라는 설정은 세련된 내러티브라고 평가 받을 만하다. 또한 용 사냥에 실패하고 도둔커트의 부하가 되는 주인공 반 파넬의 형, '폴켄'은 자신의 나라, 파넬리아를 파괴한 원흉이며 적국의 제 2인자인 군사로서 주인공들과 대면하게 된다. 작품의 후반부에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다시 선한 본성을 드러내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캐릭터이다. 주요 등장인물들의 애정 관계를 추적하는 것만으로도 이 만화 영화는 그 재미를 느낄 수가 있는데 모든 등장 인물들이 삼각 관계 이상의 애증 관계로 서로가 엮여 있다고 보면된다. '빛좋은 개살구'로 등장을 하는 알렌 쉐자르...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 여인들 모두에 결혼식에 들러리를 서는 비극의 기사 역할을 해낸다. 제일 잘 생긴 놈이 참 박복하다. 정말 맘고생 많이 하는 캐릭터이다. 가이아 최고의 기사로서 크루세이드 함장의 직업적 사명, 주인공 칸자키 히토미를 포함한 애인들 관리하랴! 죽은 전 애인과의 불륜에서 얻은 '시드' 왕자를 지켜야 하는 소명에다가! '반 파넬'의 불같은 성질도 참게 만들어야 되고! 게다가 동생 '디란두'의 문제까지! 스트레스 엄청 받는다. 저러다가 멋있게 휘날리는 긴 머리칼이 대머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언니인 말레나 공주가 결혼을 위해 이웃 나라로 갈 때, 동생인 밀레나 공주가 결혼을 할 때 옆에서 칼을 뽑은 채로 자신을 간절히 사랑하는 여인들을 지키고서 처다만 본다. (직접 확인하시길. 다 쓰라면 쓸 수가 있지만 내용이 너무 길어지면 화면에 다 뜨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구구절절한 내용은 다 생락함) 지구와 가이아를 오고 간 사람들의 세대를 넘는 신비주의적 환타지도 마치 소설 피터팬의 '앤디'를 연상 시키면서 환타지적 요소와 몽환적인 꿈, 이상적인 사랑을 연상 시킨다.
여성 팬들을 흡수하기 위한 복잡한 사랑의 이야기와 심한 갈등의 사랑의 삼각형들, 인물들의 성격 묘사, 알렌 쉐자르의 긴머리 칼, 서구적으로 고풍스럽게 묘사한 등장 인물들의 의상 등과 남성 팬들을 겨냥한 메카닉의 화려하고도 무게감 있는 전투씬, 투박한 느낌을 주는 메카딕적 디자인 요소, 매력적인 성격의 남성 캐릭터의 등장들과 전쟁, 잃어버린 아틀란티스의 신화를 추적하는 모험, 타로 카드에 의지해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사람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의 의미, 마음, 희망, 소망, 타인을 진정으로 믿는다는 것은?!, 진정한 나의 사랑과 그 사랑과의 이별! 등등의 삶의 주요 화두를 극의 전개와 잘 연결 시켰다.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들을 환상의 환타지적 요소와 결합을 시키는 이 애니메이션의 욕심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직접 느껴보기를... 아낌없이, 주저없이 권해드린다. 여러가지로 흠잡을 데가 없을 만큼 뛰어난 작품의 수준에 놀라울 뿐이다.
아마도 바쁜 와중에 다 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늘 밤에도 잠들기 전까지 뜬 눈으로 가이메르프들을 지켜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