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자
한호림 지음 / 디자인하우스 / 1995년 7월
평점 :
품절


  먼저, 이 책의 저자인 '오리 선생 한호림'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란 책으로 출판사, 디자인 하우스와 왕대박을 터뜨린 장본인이다. 이런 류의 '픽션내리(Pictionary)'라는 책을 유행하게 만든 원조격의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 '한호림 선생님'이다. 자신이 직접 그린 만화의 카툰과 여기 저기서 수집한 내용의 사진, 자료들을 재미있게 구성해 낸 한문 어휘 책을 만들어 낸 별난 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책의 동양 문화권 버전이라고 보면 딱 맞을 것이다. 서구의 문화가 라틴어 문화권, 성경 문화권, 그리스 로마의 철학적 배경을 두고서 언어 발전의 큰 획을 그었다고 말한다면 그에 대비해서 동양은 바로 중국을 중심으로한 '한자 문화권'을 언어적 배경으로 두고서 크게 발전해왔음을 부인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단 재미있고 부담이 없다. 그리고 이 책에서 등장을 하는 한자 어휘의 소재는 우리가 평소에 자주 접하는 것들 이었지만 그냥 무심코 지나쳐서 사용했던 한자어 어휘들에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흔히 신문에 실려 있었던 일반 상용 한자들과 특별한 한자들 그리고 서울의 동네 이름들, 길거리를 지나면서 흔하게 보는 간판 속에 포함이 되어 있었던 글자들, 그리고 내 이웃 친구들의 이름 등의 평범하고 사소한 소재들이 책 안의 내용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그 것, '한자'들을 무심하게 지나쳤던 일반인들이라면 저자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학문적인 자기 도식을 갖은 채 대하고 있음에 감탄을 하게 된다. 또한 저자는 자신만의 지식 체계를 늘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그것이 영어이든 한자이든 아님, 우리들과 가까운 나라들인 일본어와 중국어에 대해서 까지.

  이 책의 저자 오리 선생 한호림의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마음에 든다. 미술과 디자인이 전공인 그는 순돌이 아빠처럼 만물 박사의 인상을 주는데 사진에도 조예가 깊고 스쿠바 다이빙, 자동차, 여행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 동안 한자 급수제다! 뭐다! 해서 단지 시험의 급수만을 높이기 위해서 수험서로만 한자를 접해 보신 분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아마 신선한 발상에 재미를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내 주변과 일상에서 흔하고 친근한, 가까이에 있는 부분들에서 소재와 내용들을 발췌해서 구성한 책이기에 공감이 많이 가실 것이다.

  한자 공부하기가 너무 답답하고, 딱딱하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고 느껴지실 때 잠시 외도를 하고 싶은 충동이 드실 때 이 책으로 또 다른 한자의 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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