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아이들 - 할인행사
마지드 마지디 감독, 바하레 시디키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가난하고 못사는 사람들...

  그러나 따뜻한 내용이 심금을 잔잔하게 울린다. 이란 영화이다. 어쩌면 이란이란 아랍 세계는 우리들에게 이질적인 문화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의 조국, 한국이라는 나라는 미국이라는 세계를 통해서 그 것이 산업적이든 문화적인 것이든...  개화가 되었기 때문에 미국적인 모든 것들이 시나브로 우리의 주변을 잠식해 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양복과 도시적 사회화. 인식하고 있든 인식하고 있지 못하든 우리는 미국적인 삶의 양식에 더 익숙해져 있고 그런 발전을 희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 영화를 보면서 문화적인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히 이 영화는 이란의 어느 도시에서 찍은 것이 분명한데도... 그 것이 바그다드이든 이란의 소도시이든지, 어디든 상관없이... 그러나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이 것은 가난하고 똥구멍이 찢어지게 못살던 시절의 우리들의 옛날 이이야기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화적으로도 거리가 있고 우리들 보다도 못사는 사람들이 사는 땅이기에 관심과 동경과는 거리가 먼 세상의 이야기. 더운 사막이 주변에 있고 열대의 기후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이질감은 존재하지 않고 인간사의 공통적인 공감과 동정, 연민의 마음만이 함께 할 뿐이다.

  주인공인 어린 오빠와 예쁜 여동생의 '신발에 얽힌 사연'은 그 두 사람의 삶에 있어서 아주 중대하고 심각한 고민 거리이다. 형편이 어려운 부모님께 잃어버린 신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오빠, 몸이 아픈 엄마와 조금은 무능력해 보이는 아버지... 그리고 착하고 이해심 많으며 수순한 오누이는 그들만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 바로 한 켤레의 신발을 가지고서 두 오누이가 번갈아 가면서 오전반, 오후반 학교를 오간다. 육상 릴레이에서 바통이 막대기 대신에 더럽고 지저분한, 오빠의 신발 한 켤레로 변해 버렸다.

  가난한 동내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 이 영화의 배경이고 이란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등장한다. 모퉁이의 작은 공간에서 구두를 꿰메는 늙은 수선공, 빵을 굽는 사람들, 저울에 감자의 무게를 다는 야채 가게 아저씨, 쓰레기를 재 활용하기 위해서 리어카(손수레)를 끄는 노인, 눈이 먼 장애우, 권위적인 교장 선생님, 지혜로운 담임 선생님, 화를 내는 집주인들, 축구를 하자고 불러 내는 동네 친구들... 그리고 여학교와 남학교. 세상 어느 곳에나 있는 사람들과 또 세상 어느 곳에나 있는 빈부의 차이... 가난한 동네와 부자 동네.

 정원사 일을 찾아 나서는 궁핍한 아버지와 아들 그들이 탄 자전거는 대책없이 언덕 아래로 질주한다. 삶은 그가 부유하든 가난하든지 간에 대책없이 앞을 향해 나간다는 점에서는 우리 모두에게 공평할 것이다.  

  어린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분명 어른들이 보는 그 것과는 다르다. 동생에게 줄 새 신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달리기 대회에서 3등을 꼭 해야만 하는 오빠. 3등의 상품이 신발이기 때문에이다. 그들의 일상적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괴롭히는 문제, 고민거리... 바로 그 신발. 그러나 오빠는 불행히(?)도 달리기 대회에세 1등을 하게 되고. 1등을 하게 된 것이 하나도 기쁘지가 않다. 1등을 한 오빠는 동생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다. 정신없이 뛴 덕분에 발은 엉망이 되고 우물 속에 담근 발 주변으로 붉은색 금붕어가 한가로이 노닌다. 그리고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두 켤레의 신발을 산다. 이들의 풍경은 가난함과는 상관없이 삶의 여유로움과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의 눈으로 투명하게 바라본 세상은 어른들이 말하는 세상과는 엄현히 다르다. 그 곳은 다른 걱정거리가 있는 세상이다. 또 다른 기쁨거리가 있는 세상이다. 순수함을 다시 찾아가게 해주는 영화, 작은 것에 아파하고 놀라던 어린 시절을 향수 하고 싶다면 이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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