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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루 2
진해림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어쩌면 저 먼 옛날... 천년이라는 시간 전에 말이다. 사신 중 창룡과 홍조는 서로를 깊이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홍조는 창룡을 찌르지 못했고, 창룡은 홍조를 죽일 수 없었겠지. 그런 사건 뒤 홍조는 그 사랑의 상처가 너무 깊어 창룡이 거하는 인간 땅에 있지 못하고 천극 너머에 칩거하고 있었는지도. 창룡이 하염없이 인간 세상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화하면서 홍조를 기다리는 것을 외면한 채.
진천휘의 아버지인 광무제의 사랑은 말 그대로 미친 사랑이었다. 사랑이 지나쳐서 극도의 집착으로 변하여 자기 자식마저 증오하여 저주를 퍼붓고 내 버리는.
죽은 꽃이란 이름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한운의 궁주 서문시란. 오욕칠정을 알지 못하도록 외부의 세계와 철저하게 차단된 채 사육당하던 소녀.
얼음처럼 차가운 심장은 오히려 녹기 쉬운 상처받은 어린아이의 것이었고, 불처럼 뜨거운 눈물은 실험당하고 사육당한 홍조의 후예들의 비탄이었다.
과연 사람만큼 잔인하고 이기적인 생명체가 있을까...
신의 힘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너무나도 강한 그들이었건만, 감정적으로는 너무나 미숙하여 서로를 가슴 속 가득히 품고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천년 전... 이루지 못한 창룡과 홍조의 사랑은 천년 후 이루어지게 되는 것일까.
덧붙이자면... 역시 창연이 제일 재밌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