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잠 2
김경미 지음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전작 '야래향'을 너무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녀의 작품을 당장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청애'나 '매의 검' 역시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기에 너무 큰 기대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여주의 사랑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선도를 닦는 산인으로 우화등선이 목표인 그녀가 사랑을 하는 게 어색했다. 선인이 속세에서 애정의 연을 잇는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인가. 어쩌면 다시는 등선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만큼의 큰 희생이 따름에도 불구하고 검우와의 사랑을 택하지만, 어쩐지 뭔가 절절하거나 안타깝거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등선의 경지에 올랐다고 했건만 그다지 선인처럼 느껴지지도 않았고, 검우에게 너무 끌려다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검우 역시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때까지 작가가 즐겨 내세웠던 강력한 카리스마가 조금 부족했다. 일단 신분이 한단계 아래이기에 그럴지도 모르지만.. 억지를 부리는 황후도, 영령공주도, 류혼도 뭔가 조금씩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걸 지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위기상황 역시 너무 쉽게 넘어간다고나 할까. 여주의 고난도, 남주의 시련도, 어찌 할 수 없는 상황도 모두가 조금씩 어색했다. 다만, 황제가 내뱉은 천륜의 거부는 가슴 아팠다. 좀 더 애절하고 가슴 아팠다면 더 좋았을텐데..

화잠이 제목이 된 것은... 여주의 어머니인 귀비의 원념이 서려있는 비녀를 보고 남주가 매일같이 화잠을 선물하는데, 귀비와 달리 그녀는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오랜만에 읽은 작가의 책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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