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Todo Sobre Mi Madre
유니버설(Universal)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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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아 산 후안의 

                          삐뚤어진 코를 어찌 잊일 수 있겠는가






얼굴 인식 장애 판정까지는 아니지만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애를 먹는 편이다. 개성 있는 특징을 갖춘 사람은 쉽게 알 수 있지만 모든 것이 평균치에 다다를 때 문제는 심각해지는 것이다. 한번은 알은체하는 여성과 30분 동안 대화를 나누었는데 문제는 그 여성이 누구인지 인식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처음에는 통상적인 인삿말(안녕, 반갑다, 나중에 밥 한 끼 하자, 끗.)만 하고 대충 눙치려고 했는데 그것이 30분 동안 이어질 지 그 누가 알았으랴. 시바. 


그러다가 결국에는 쪽팔림을 무릅쓰고 그 여성에게 물었다. " 그런데...... 누구시죠 ? " 그녀는 너무 황당하다는 듯이 쳐다보았고 나는 쪽팔려서 고개를 땅에 처박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흙흙흙. " 1년 전 우리 영화제 때 스탭으로 함께 일했었잖아욧 !!! " 영화제 내내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우정을 과시했던 우리들이 아니었던가. 내가 요즘 예능 티븨를 잘 보지 못하는 이유는 여성 연예인들의 얼굴이 성형으로 인하여 모두 엇비슷해졌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핑클의 성유리와 이진을 분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화장법도 유행을 타다 보니 화장을 하게 되면 쌍둥이처럼 보인다. 보통 동양인은 서양 사람 얼굴을 잘 분간하지 못하고 반대로 서양인은 동양 사람 얼굴을 잘 분간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 반대'다. 서양 여성보다 한국 여성을 분간하는 게 더 어렵다(화장을 했다는 전제). 성형으로 인해 미녀의 표준값이 모두 엇비슷해졌기에 얼굴 인식에 애를 먹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보톡스와 같은 작은 성형 시술만으로도 사람의 얼굴이 달라보여서 얼굴 인식에 애를 먹기도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웃어넘길 만한 에피소드처럼 보이겠지만 당사자인 나로써는 애로사항이다. 


하지만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나의 얼굴 인식 장애가 단점이 되지 않는다. 알모도바르 영화 속 배우들의 얼굴이 워낙 개성이 있어서 그 얼굴을 혼동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얼굴 생김새는 물론이고, 헤어 컬러도 다르고, 헤어스타일도 다르다. 여기에 목소리 톤도 제각각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눈부신 걸작 <<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 >> 은 개성이 다를 뿐만 아니라 직업도 서로 상반된, 더군다나 성적 정체성도 제각각인 여성들이 모여서 여성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물과 기름 같지만 페드라 알모도바르의 세계에서는 지극히 평등하다. 그래서 미와 추, 수녀와 매춘부, 연극배우와 수행비서 간의 계급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배우는 안토니아 산 후안이다. 관객은 그녀를 보는 순간 메두사를 본 듯 감염된다.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안토니아 산 후안의 삐뚤어진 코를.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여성의 연대와 우정을 강조하기 위해 남성 폭력을 눈요깃감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그가 인물을 설정하고 배치하는 과정은 파격적이지만 인물에 대한 접근은 평화적이다. 연출에서도 이러한 정책은 빛을 발한다. 


주인공 우대 정책은 없다. 감독은 주연과 조연 배우를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본다. 그리고 원망에서 우정으로 바뀌는 순간은 이상하게도 눈물이 난다. 그것은 그 장면이 단순한 휴머니즘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진짜 눈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슬픔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처음에는 악동이라는 이름으로 영화계에 등장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성녀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영화야말로 남성 감독이 만든,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 영화보다 훌륭한 여성 영화일 뿐만 아니라 가장 탁월한 멜로드라마 중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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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것  이     멜  로  다   :











세상의 모든 개딸










수많은 영화 장르가 있지만 " 멜로 " 만큼 애, 매모호한 정의도 없습니다. melos 가 음악적이라는 뜻이거든요. 드라마 서사에 풍부한 청각을 부여하기 위해 서정적 음악을 제공해서 관객의 감정을 고조시키는 방식이 바로 멜로 드라마입니다. 영화 음악이 배제된 영화는 기본적으로 멜로드라마적 구성 요소를 갖추지 못한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폭 넓은 의미를 부여하자면 멜로 영화는 유사 빽그라운드 음악 영화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멜로드라마는 순수한 개인, 대부분은 평범한 여성이나 커플의 연애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보통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멜로드라마 속 주인공은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가부장적 사회 환경에 의해 희생당하거나 사회적 관습에 지배당하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멜로의 핵심은 후회와 각성입니다.  통곡하는 불효자의 마음이 바로 멜로의 중심입니다. 영화 << 길 >> 에서 차력사 짐파노는 젤소미나를 떠나고 나서야 자신이 젤소미나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뒤늦은 후회에 짐파노는 밤 바다 해안가에서 짐승처럼 웁니다. 엉엉엉엉. 송해성 감독이 연출한 << 파이란 >> 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 길 >> 의 번안극'입니다. 


삼류 건달 강재(최민식 분)는 파이란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이 세상에서 자신을 사랑한 유일한 여성이 파이란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아아. 그는 대낮에 방파제에 앉아서 12월에 내리는 눈처럼 펑펑 웁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이 연출한 << 러브레터 >> 는 어떤가요 ? 이 영화는 너무 늦게 도착한 연애 편지에 대한 너무 늦은 후회의 답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위에 언급한 영화들의 공통점은 뒤늦은 후회입니다. 후회야말로 멜로의 주제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이 이야기를 하면 몇몇 분들은 제 멱살을 잡고 하드캐리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재명과 개딸의 관계도 멜로드라마의 서사를 닮았습니다. 


2030여성들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이재명 낙선)을 듣고 뒤늦은 후회를 합니다. 임종을 거두기 며칠 전부터 빠른 속도로 결집하였으나 아, 아아아아. 0.7%가 모자랐습니다. 이 깊은 후회는 각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죽고 나서야 개딸들은 목놓아 부릅니다. " 우리 개딸들이 파파 많이 사랑하잔아 ~ " 슬픈 음악에 감정을 고조시킵니다. 그리고는 햇살이 밝은 하늘에서 음성이 들립니다. " 우리 개딸들, 내가 많이 고맙잔아 ~ " 눙물이, 아아. 시발 눈물이. ㅋㅋㅋㅋ 닭살 돋죠. 왜 아니 그러겠습니까.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멜로의 정수 아니겠습니까 ? 


정치적 의사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계급이었던 2030여성들이 정치 사회 기사에 적극 의사 표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대한민국 건립 이후, 전무후무한 사건일 겁니다. 사람들은 " 민주주의 " 제도가 대단히 고상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룰'입니다. 지금까지는 남성들이 이 게임의 승자였습니다. " 남성들이여, 소리 질러 !!!!! " 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개딸들의 후회와 각성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조곤조곤. 하지만 품격을 잃지 않고, 그렇다고 유머 감각은 탑재한 채로 하늘 높이 쏘아올렷. 그래, 우리 잘하고 있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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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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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일   오 는 데   조 개   줍 는   건 축 가   :












전망 좋은 뷰









일일일식을 실천한 지 8년차 접어들었다. 아침 한 끼만 굶어도 건강을 헤친다는  쇼-닥터들의 무서운 경고와는 달리 지금까지 별다른 이상이 없다. 일일일식을 하지 않았다면 하루 세 끼니를 금지옥엽처럼 여겼을 것이다. 처음 일일일식을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모두 다 개소리라고 생각했다. " 이봐, 페루애. 그건 불가능해. 인간은 하루에 세 끼를 먹게 되어 있다고. 인류는 5000년 동안 세 끼를 고집했어. 그것이 괜히 만들어진 식습관이 아니야. 한 끼만 굶어도 머리가 어질어질 해질 판인데 한 끼만 먹는다고 ? " 


사람들은 삼시 세 끼가 5000년의 신화'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 인류가 세 끼를 먹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부터다. 역사라는 길고 긴 스펙트럼으로 보았을 때 삼시 세 끼는 근대의 유산인 셈이다. 소로우도 << 월든 >> 에서 한 끼만 먹으라고 충고한다.  돌이켜보면  :  현대인은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똥을 싼다. 똥을 많이 싼다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내가 일식을 하면서 깨달은 교훈은 당연하다고 믿는 상식을 뒤집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행복을 인생의 최대 목적이라고 믿는 것도 어쩌면 허상일지도 모른다. 


올더스 헉슬리의 << 멋진 신세계 >> 에서 등장하는 신세계는 미래의 유토피아다. 이 사회에서 불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부모 없이 자동화 기계 시스템에 의해 인공 수정되고 태어날 때부터 계급은 유전자 조작으로 5등급으로 정해진다. 국가는 계급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행복을 느끼게 하는 마약을 공급하고 끊임없는 세뇌 교육을 통해 통제한다. 부모 없이 태어났기에 신도 없다. 그리고 도덕도 없다. 세로토닌도 없다. 도파민만 있을 뿐이다. 멋진 신세계는 행복만이 허락된 사회이다. 헉슬리는 행복만이 허락된 사회에 대하여 의문을 가진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불행해질 권리가 없는 세계는 병든 세계다. 


모두 다 행복을 인간의 최대 선(good)으로 이해할 때 헉슬리는 인간의 자유 선택으로 발생한 불행이야말로 인간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생각은 ?  행복만이 허락된 사회에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존재할 수 없다. 문학의 핵심이 비극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멋진 신세계에서는 폭풍의 언덕도, 외디푸스 왕도, 닥터 지바고도 없다. 오로지 개그콘서트만 있을 뿐이다. 콩나물에 고춧가루 팍팍 무쳤냐이 ~ 멋진 신세계에서 세계 시민의 행복을 지속 유지하는 힘은 모든 계급의 총체적 무지다. 올더스 헉슬리는 " 학식 있는 무식꾼 " 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반(半) 문해란 글은 읽지만 세계를 읽지 못하는 것이다. 전문화를 이룬 최고 수준의 도구주의 문해에서, 반문해란 전문 텍스트를 읽을 수 있지만 지식세계를 구성하는 다른 모든 지식들에 무지한 것이다.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반문해 상태에 있는 전문가들을 " 학식 있는 무식꾼 " 이라고했다. 말하자면, " 자기 전공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모든 것에는 공식적으로 무지하기 때문에 그는 무식하다. " 문득, 윤석열의 용산 이전에 대하여 대통령의 뷰를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건축가 유현준이 떠올랐다. 


그는 개 사과 논란과 우크라이나 귤 사진 논란으로 문제가 됐던 윤석열 sns 기획 총괄 담당자였던 유현석의 동생이다. 건축을 이야기할 때 " 뷰 " 만 언급하는 건축가는 하수 중에 하수'다. 김정은이 두 눈 부릅뜨고 있고 유럽에서는 푸틴이 핵 운운하며 전쟁 중인 이 상황에서 태평하게 국방부 자리의 뷰를 이야기하는 태도를 보다 보면 해일 오는데 조개 줍는 것 같다. 그것은 그의 건축에 철학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건축가는 뷰를 말하기 전에 자신의 건축이 주변 환경과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고 한다.  유현준이야말로 전형적인 학식 있는 무식꾼이다. 그는 자기 전공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모든 것에는 공식적으로 많이 무지하기 때문에 그는 너무 무식하다, 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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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2-03-21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현준교수가 용산이전이 신의 한수고 뷰가 좋다고 극찬을 했죠
뷰 발언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1 18:10   좋아요 1 | URL
어떻게 저렇게 말하죠 ? 학자적 양심을 버린 거잖아요. 그냥 뷰만 좋다면
삼풍백화점 무너진 자리에 디즈니랜드 지어도 된다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그냥 자기 핏줄인 형의 출세를 위해서 자신이 배운 학문을 매문하는 ... 참, 거시기합니다.

singri 2022-03-21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도사가 있더군요. 가관입니다.
용이 여의주를 들고 와야한다고.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1 18:09   좋아요 0 | URL
그 동영상 보셧군요 ? 저도 그 동영상 보기 전까지는 설마 설마 했는데 그 동영상 보고... 아, 이 나라의 대통령은 천공과 건진이구나, 했습니다. 진짜 앞으로의 나라 꼬라지가 걱정입니다.

기억의집 2022-03-21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유건축가 이상하게 알뜰 뭔가 나왔을 때부터 별로였어요. 이상하게 말하는 게 맘에 안 들어서 책도 안 사 보고 알뜰인가 그것도 거의 안 봤어요. 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치적 지향이 다르면 교류 하는 것도 친분 쌓는 것도 흥미가 안 생겨요. 이 나이에도 맞춰 주고 살기 싫어서.. 그 전에는 아 그러냐고 이런 저런 다름을 받아 들이고 그랬는데 이번 선거 이후 정치적 지향이 다르면 상대를 하지 말자로 바꼈어요!! 진짜 뷰 발언은… 쇼킹했습니다. 자영업자들 죽네마네 하는데.. 이전 타령 뷰타령 하고 있으니..’나라꼴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어요. 조중동이 희망하는 나라로~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1 18:12   좋아요 0 | URL
저도 뭔가 쎄에에에한 느낌. 그냥 따스한 영혼은 없고 입으로만 인문학적 건축 불나불나하는.... 그냥 지식팔이범 정도로밖에는 생각이 안 듭니다. 보면 깍쟁이 같다는 느낌만 들잖아요. 시대에 따로 요리조리...하여튼 신의 한수 운운하며 뷰.. 말할 때... 하, 이 인간 꽤나 훌륭하구나, 했습니다. 존나게 xx더군요.
 
[블루레이] 컨저링 - 아웃케이스 없음
제임스 완 감독, 릴리 테일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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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


 


멜로(장르)는 어긋남을 전제로 한다. 이 장르는 " 버스 떠난 후에 손 흔들 때 "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멜로 영화의 랜드마크는 이별과 만남을 상징하는 길, 기차역, 항구, 터미널, 공항 따위'이다. 멜로 속 주인공-들'은 한발 앞서 떠나거나 간발의 차이로 만나지 못한다. 기차는 7시에 떠나고 당신은 7시 0.00000001초 후에 그 역에 도착한다.

오고가다 다 만나면 그것은 멜로가 아니라 텔레토비'다.  꼬꼬마 친구들에게는 우연이고 나발이고 없다.  텔레토비 동산이라는 동네가 엎드리면 코 닿는 곳이다 보니 집 밖으로 한 발짝만 떼어 놓아도 꼬꼬마 친구들은 서로 만날 수밖에 없는 동네'다.  만날 약속 따윈 지나가는 민들레에게나 줘 !   이 만남은 우연도 아니요, 필연도 아니요......    에라이, 이놈의 집구석(텔레토비 동산)이 좁아서 생기는 일'이다. 이런 집구석에서는 훌륭한 러브 스토리를 뽑을 수 없다. 그래서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는 대사가 없다.  유일하게 내뱉는 대사가 " 아이, 좋아 ! " 다.  아이구야, 그냥..... 좋댄다 ! 

​그렇기 때문에 텔레토비는 얼라들이나 보는 프로그램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텔레토비가 꼬꼬마들이나 보는 방송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세상 밖으로 시야를 확장시켜야 한다.  멜로의 격정적 서정은 거리에 비례하는 것이다. 사랑하기에 떠나야 한다. 그것이 멜로의 공식이다. 그래야 두 남녀 간에 < 거리감 > 가 생기니까. (심리적) 거리감 때문에 헤어지고, (지리적) 거리감 때문에 그리워하다가, (운명적) 거리감 때문에 다시 만난다.  이 거리감이 멜로의 이야깃거리이다.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야말로 멜로의 정석이다.  

​노라 애프런 감독이 연출한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 에서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 머무는 거주지가 각각 시애틀과 뉴욕이라는 설정(시애틀과 뉴욕은 극과 극에 위치한다. 거리가 3875km) 또한 멜로와 거리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봉천동 남자와 옆동네 신림동 여자의 운명적 격정 멜로는 좀 우습지 않을까 ?  한국 영화가 클래식 멜로'보다는 로맨틱 멜로와 코미디 장르로 발전하는 까닭은 순전히 땅덩어리가 좁다는 데 있다. 집구석이 좁다 보니 이들의 사랑은 뭔가..... 그러니까 팔팔 끓는 용광로 같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칠칠 끓는 냄비 같은 사랑이라고나 할까 ? 

<< 닥터 지바고 >> 나 << 카사블랑카 >> 처럼 웅장한 맛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만남은 (집)구석보다는 광장이라는 단어와 어울리기에 좋은 짝패다. 그래서 < 만남의 (집)구석 > 이라는 말은 없어도 < 만남의 광장 > 이라는 말은 흔한 까닭이다. 좁은 집구석 때문에 손해를 보는 쪽은 비단 멜로만은 아니다. 공포영화도 크기에 비례한다. < 하우스호러-물 > 하면 쉽게 연상되는 대저택, 넓은 마당, 다락방, 지하실을 갖춘 주거 공간을 한국에서는 쉽게 만날 수가 없다. 기껏해야 2,30평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한국식 주거 환경 때문에 영화감독은 멋진 공포물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한국 영화가 유독 공포 영화 장르에 취약한 이유이다).

단칸방에서 벌어지는 초울트라-고딕-블러드-호러물은 봉천동 남자와 신림동 여자의 국경을 초월한 격정 러브 멜로물만큼이나 우스운 꼴이다. 멜로물과 공포물은 모두 집구석에서 벗어나야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반대로 두 장르가 획득하려는 공간 감각은 서로 다르다. 멜로물은 사랑하는 사람이 멀리 있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영화이고 공포물은 두려운 사람(혹은 존재)이 너무 가까이 내 곁에 있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끼는 영화이다. 전자는 부재가 핵심이고 후자는 실재가 핵심이다. << 컨저링 >> 시리즈와 같은 하우스 호러(귀신 들린 집) 장르의 특징은 명징하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  귀신의 집(공간)이 거주자의 이식을 지배하는 것이다. 윤석열이 청와대에 입성하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그 집(청와대)에 귀신이 산다는 악몽 때문이다. 윤석열은 문재인을 두고 " 너무 겁이 없다 " 고 비난했지만  내가 보기에 윤석열은 " 너무 겁이 많다 ".  겁이 없다는 것은 용감하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지만 겁이 많다는 것은 그 어떤 해석으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그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 겁이 많은 사람이다.  하아. 진짜 공포는 바로 그것이다. 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자리에 앉은 인간이 존재하지도 않는 악령 때문에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이 해괴한 일이야말로 진짜 공포다.  오, 오오오. 시발, 무서워서 잠이 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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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2-03-20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고가다 다 만나면 그것은 멜로가 아니라 텔레토비다 ㅋ

기자회견에서 ˝단 하루도 청와대에서 살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봤습니다

하아. 진짜 공포는 바로 그것이다 에서 하아를 순간 ˝하야˝로 읽었습니다
제 마음이 초조한가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1 14:23   좋아요 1 | URL
오고가다 다 만나면 발언은 아마 누구더라... 어느 소설가가 했던 말인데... 인상 깊은 말이었습니다.. ㅎㅎ

singri 2022-03-2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이럴 저럴 오년ㅡㅡ!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1 14:23   좋아요 0 | URL
지랄이죠. 지랄이 풍년입니다.

수다맨 2022-03-22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최고 지도자로 뽑혔으니 향후 오 년 간은 지극히 암담한 상황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에 대선 주자들이 참여하는 모든 법정 토론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았는데 (문통이나 이재명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을지라도) 기대 및 호감의 방향을 윤석열에게로 모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이지 국정 현안이나 민생 전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 사람같이 보이더군요.
오랜만에 곰곰발님 서재에 들렀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2 11:37   좋아요 0 | URL
코로나 지나면 한번 봅시다, 라고 말했을 때, 조만간 봅시다는 의미였는데 코로나가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상상을 못했네요. 아, 이건 정말.. 초현실적 상황인 것 같네요. 그래도 조만간 함 봅시다. 이젠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 듯...
 


                                      


여러분, 행운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











어느 왼손잡이의 고백






내 속에는 내가 두 명 있습니다. 한 명은 " 자아 " 라고 불리는 오른손잡이'입니다. 오른손으로 쓴 문장은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습니다. 김훈의 아름다운 단문, 김수영의 절차탁마, 김애란의 발랄, 그리고 장정일의 지랄을 합쳤다고나 할까요 ? 읽다 보면 무릎 탁, 치고 아, 하게 됩니다. 이것이 곰곰발의 문장이로구나. 허허. 그렇습니다. 문제는 왼손으로 펜을 잡을 때입니다. " 이드 " 라고 불리는 녀석은 왼손잡이'입니다. 오늘은 펜을 왼손잡이에게 맡겨볼까 합니다. 비속어가 남발하니 19세 이하는 읽기를 권하지 않습니다. 경고합니다. 19세 이하는 읽지 마십시오. 다시 한번 경고합니다. 이 글은 당신의 교양에 무차별 폭력을 가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안녕, 씹새들 ! 나, 왼손잡이 이드'라고 해. 캬캬캬캬캬. 2번남, 이 존만한 새끼들. " 좋빠가 " 찍고 좋아하더라 ? 좋빠가, 가 뭐니. 좋빠가, 가. 이름부터 국격이 후덜덜하다, 짜샤. 근데 이 새끼들. 왤케 징징거려 ? 여성가족부 폐지해주쎠셔셔셔셧여. 여성할당제 없애주셰세세세세여. 뭐하는 짓이냐. 시베리아 오호츠크에서 쌍끌이 어선에 잡힐 새우젓 같은 놈들아. 여성가족부 없는 나라 없어. 느그들이 말하는 한국 페미년들이 억지를 부려서 만든 부서가 아니야. 여성부와 같은 여성 정책 전담 국가 기구가 있는 나라가 전체 200개국 중에서 무려 187개국이야. 


여기서 제외된 국가 말해줄까 ? 대부분 최빈국이거나 독재국가들이어서 정상국가라 할 수 없는 곳들이야. 그런 곳에서 살 거야 ? 존만한 새끼들, 배가 불러서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지. 불알 달고 태어나서 기껏 싸운다는 게 여성을 상대로 혐오질이나 하냐. 그래. 시발. 너희들이 입만 열었다 하면 남성 차별의 근거로 내세우는 " 여성 할당제 " 만 해도 그래. 여성 할당제를 시행하는 나라가 100개국이 넘어요. 대한민국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얼마인 줄 아냐. 20%가 안 돼. 반면에 북유럽은 40%대다, 이 개새끼들아. 아프리카 국가들여성 의원 비율이 40%대야. 


이 사실을 알기는 하냐 ? 비정상국가, 불량국가, 독재국가, 절대 빈곤 국가를 모두 통합해도 여성 의원 비율은 평균 25%다. 한국은 그 평균값보다도 한참 밑이다. 부끄럽지 않냐고. 이 사실은 모른 채 여성부가 남성을 차별한다고 하니, 이 형아가 화가 안 나냐. 개씨부랄 새끼들. 너희들, 불알 다 내놔. 압즙기로 다 터트려버리게. 너희들. 잘 들어. 저어기 뒤돌아보는 놈. 너 말이야. 이 쌍노무새끼야. 너 ! 너 ! 너 !!! 윤석열이 이번에 당선되면서 원전 많이 짓겠다고 했지 ? 입장 바꿔 생각을 해보자. 니가 김정은이라고 한다면 미사일을 쏠 때 표적을 어디에 삼을까. 


나라면 미사일을 원전에 박아넣는다. 방사능 누출되면 대한민국 경제는 끝이야. 너희들 좋아하는 주가 ? 바닥 찍고 밑바닥 행이다. 윤석열이 이번에 쿼드 가입한다고 아주 개지랄하더라. 하. 나, 이 기사 읽고 기절할 뻔했다. 쿼드가 뭐냐. 이거 아시아판 나토'거든. 중국을 겨냥한 거지. 중국 가만 있겠냐.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한다 지랄해서 러시아가 전쟁 일으킨 거 아니냐. 그러면 한국이 쿼드 가입했다고 중국이 쳐들어오면 어떻게 할래 ? 응, 제일 먼저 호출되는 것은 너희 이대남이야. 이 미친 짓거리를 왜 하냐고. 도대체 왜 하냐고 ??? 


미국이 도와줄 것 같지 ? 미쳤니. 미국이 왜 도와주니. 미국이 한국전에 참전하는 순간, 3차 대전은 시작되는 거야. 미쳤다고 미국이 참전하겠니. 무기나 지원하겠지. 결국 죽어나가는 것은 한국인이다. 정신 좀 차려라. 윤석열이 쿼드 가입하겠다는 소리를 하고서는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옮기겠다고 하지. 이거 중국이나 북한이 보면 어떤 신호로 받아들이겠냐 ? 응 ? 하. 시발. 내가. 이 형아가 잠이 안 온다. 윤석열 찍은 새끼들. 정말 좆 잡고 반성해라. 그리고 조낸 좀 맞고 시작하자. 선제타격 발언하던 놈이 쿼드 가입하겠다며 용산 국방부 요새로 숨겠다 ???!!!!  하아...... 


죄송합니다. 왼손잡이가 오늘따라 너무 과격한 말을 쏟아내는군요. 읽기 불편하네요. 상스럽기 그지없군요. 왼손잡이를 대신에 제가 사과 말씀 올립니다. 내면의 어두운 왼손잡이가 검열 없이 마구 지껄인 음담패설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 각하 님의 행보가 우려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국민이 뽑은 대통령 각하 님이시니 잘하시겠지요. 민주노총은 윤석열이 당선되자 다음과 같은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 지옥의 문이 열렸다 ! " 하지만 김건희 영부인 님께서 정한수 떠 놓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 신명께 비나이다. 기도를 올리실 겁니다.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ㅡ








라고 말할 줄 알았지 ? 

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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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 2022-03-18 2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청와대 이전이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만, 민주당에서 1조원이라고 주장하는 건 억지라고 봅니다.
아휴... 님 글 읽어보면 극좌파인 것 같은데, 지난 5년 동안 민주당 행태에 뒤통수 맞고 실망한 저로서는 별로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네요.
그냥 가끔씩 좌우 사이에서 여러 의견 듣고 싶을 때 찾아와서 글 읽고 가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9 12:09   좋아요 1 | URL
이사 비용 1조는 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사비용이 아니라 새롭게 안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된다는 점이죠. 그 비용만 1조 이상입니다. 전파 교란 시스템, 안보 전파 시스템, 미사일 구축망 시스템, 통신 전파 시스템 다 새롭게 짜야 할 뿐만 아니라.....

전 민주당 지지자가 아닙니다. 국힘을 혐오할 뿐입니다.

그리고 무조건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하시지 마세요. 비판을 하시려면 어느 정도 상식은 가지고 비벼야지... 피티수첩에 나온 그 청년 인터뷰 듣다가 문득 행운과행복 님이 떠올랐습니다. 외람되오나 그냥 좆 잡고 반성하세요.

성석 2022-03-19 12:29   좋아요 1 | URL
이사 비용은 지켜보면 알겠죠. 저도 이사 관련에 대해서는 맞는지 틀린지 모르겠습니다. 청와대 구조가 엉망이라는 건 알고 있어서, 대대적인 개편을 해야한다고는 생각하고 있고요.

^^;; 이때까지 님 앞에서 여가부 폐지 얘기한 적 없는데요... 피디 수첩 곧이곧대로 믿지는 마시구요.. 굉장히 편향적이던데요. 여가부가 여성 인권을 위해 한 것보다 또 다른 해악이 더 많죠. 폐지하고 축소/개편/신설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9 12:53   좋아요 0 | URL
어떤 분도 피디수첩의 그 청년 발언을 듣고 제일 먼저 행운행복 님이 떠올랐다며 웃으시던데... ㅎㅎㅎㅎ피디수첩이 굉장히 좌파 방송이었군요 . 첨 알았네열..

200개국 가운데 여성부가 있는 나라가 187개국인데... 이거 다 해악이군열 ? 존나 해박한 해석임요..

성석 2022-03-19 13:10   좋아요 1 | URL
^^;; 페미니스트들이 워마드/메갈이 패악질할 때 아무런 반응도 안 했죠. 윤지선이 한남유충 논문 냈을 때도..
여가부는 오거돈/박원순 사건 때도 입꾹닫했던 건 모르시나요?
뭔 애니메이션에도 인격을 부여해서 규제하려고 하는지ㅋㅋㅋ
그리고 왜 남성이라고 아무런 혜택도 못 보고 독박징병한 20대 남성들을 몰아가느냐는 겁니다. 당연히 반발이 생길 수밖에요.
저 역시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혜택 받기보다는 손해받으며 살아왔습니다.

다른 나라들에 있는 여성 관련 부처랑 한국의 부패한 여가부를 비교하면 될까요?
잘 모르시면 여가부의 행태들에 대해서 찾아보세요.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마시고...

대화마다 비꼬는 님이랑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이독경입니다.

뭔말을 하든 전 이제 답 안 할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9 14:48   좋아요 0 | URL
여가부가 부패했다는 증거는 뭔가요 ? 글구 여가부가 사법부인가요 ? 오거돈, 박원순 사건을 왜 여가부에서 결정합니까 ? 그 말은 마치 ˝ 과기부는 왜 이춘재 사건 때 입꾹닫했냐, 시발 ? ˝ 이런 말과 비슷한 거 아닌가요 ?

괴랄하네열.. ㅎㅎ정말 궁금해서 진지하게 묻습니다. 알려주십시오.

2022-03-18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9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8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9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