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호호 - 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
윤가은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2월
평점 :
총평 : 선한 마음씨가 글에서도 느껴지는, 영화감독 윤가은의 好好好 퍼레이드. 재미도 있다.
(재미-중상, 난도-하)
영화감독 ‘윤가은‘의 첫 번째 에세이.
대표작으로는 <손님>, <우리들>, <우리집>이 있다.
2016년 작품 <우리들>이 각종 영화상을 휩쓸면서 독립영화계의 스타가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각자의 호불호라는 게 있잖아? 그런데 너는 호호호가 있는 것 같아.˝
˝너는 웬만하면 다 진심으로 좋아하잖아.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어떤 건 그냥 좋아하고, 다른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고…….˝
윤가은 감독이 좋아하는 것들(영화, 귀여운 말실수, 꽃, 드라마, 노래방, 빵, 여름, 청소, 아이들, 걷기 등)이 테마를 넘나들며 독자의 앞에서 춤춘다.
어린 날의 추억, 기억에 남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윤가은이라는 사람) 호기심 대마왕에 금사빠이면서, 열정적이기도 한 ‘윤가은‘.
그녀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읽노라면, 그녀가 얼마나 세상 순하고 착한 사람인지가 전해진다.
작은 것 하나에도 진심인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에서,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님이 느껴진다.
(적어도 이 책에서의 그녀만큼은 그렇다.)
그녀의 영화를 본 적이 없음에도, 영화의 분위기가 어떠한지 알 것만 같다.
(매력적인 필체) 그녀의 좋아하는 것 퍼레이드와 추억 이야기가,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필체로 전달된다.
시나리오 집필 경력 덕분인지, 첫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글을 재밌고 솔직하게 잘 쓴다.
<몰라도 용감하게 말하기>는 무해한 작은 웃음을 터뜨리게 하고, <마트에 가고 싶어요>는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아련하면서 행복했던 것 같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괜찮네) 팬이라면 더 좋을 것이고, 영화감독 윤가은을 모르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순한 에세이집이다.
몇몇 이야기 속에서는 작은 통찰과 깨달음을 주기도 하니, 단순 킬링타임 에세이로 보면 섭섭할 수도 있다.
생생한 표현력과 현실감 넘치는 묘사 때문인지, 그녀의 스트레스 해소법인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기‘를 읽고, 나도 혼자서 코인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가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한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정리해 보고 싶어진다.
거창하고 의미 있는 것들이 아니더라도, 내가 힘들 때 나에게 힘을 주고, 나에게 즐거움과 긍정을 가져다주는 작고 소중한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몽글몽글한 마음으로 책을 덮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