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이마무라 나쓰코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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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약간 찝찝하고 불결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면,
(재미-중, 난도-하)

원제 『むらさきのスカ-トの女』.
작가 ‘이마무라 나쓰코‘의 이력은 드라마틱 하다.
그녀는 1980년 생으로, 2009년까지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해고 통고를 받은 직후,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듬해 2010년에 첫 작품 『여기는 아미코』로 제26회 다자이 오사무상과 제24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한다. 뜸하게 활동하다가 2016년에는 『오리』로 제5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을, 2017년에는 『별의 아이』로 제39회 노마문예신인상을, 그리고 2019년에 해당 작품으로 제161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다.
갑작스러운 해고가 작가 인생의 출발점이 되었고, 그 길로 문학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에는 해당 작품 외에 데뷔작 『여기는 아미코』만 번역 출간되어 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줄거리) 작가가 실제로 29세까지 호텔 청소원 일을 했다는데, 그때의 경험을 책 속에 녹였다.
화자는 일명 ‘보라색 치마‘라는 여자에 대해 비정상적인 관심을 보인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스토킹하다가, 그녀의 무직 기간이 길어지자 알아차리지 못할 방식으로 구직을 돕기도 한다.
결국 둘은 같은 직장에서 호텔 청소 일을 하게 된다. 보라색 치마는 잘 적응하여 고속 승진하다가, 유별난 언행과 소문 때문에 동료들에게 미움을 받게 된다.
화자는 철저히 관찰자 및 조력자(?) 역할을 하다가, 보라색 치마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는 위기의 순간에 그녀의 앞에 등장하여, 작중에서는 처음으로 대화를 하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화자) 화자는 줄곧 보라색 치마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관찰하는 이상한 여자다.
왜 그렇게 보라색 치마에게 집착하는지 이해하기는 어렵다. 헤어진 언니, 어릴 적 친구 등을 언급하지만 핑계로 보일 뿐이다. 아무튼 집착하고 스토킹한다.
그리고 그 방식은 전혀 정상적이지 않다.

몇 분 후, 인적 없는 공원에 오렌지가 하나 굴러다니고 있었다. 나는 전용석 밑에 떨어진 그것을 주워 그 자리에서 껍질째 베어물었다. 덥석, 덥석. 아까 그 사과처럼. 첫입은 과육까지 닿지 않았지만, 점차 새큼달큼한 과즙이 입안에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없이 먹었다. 구경만 했을 뿐인데 몹시 갈증이 났다.
(p.48 - 보라색 치마의 사과 먹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녀가 떨어뜨리고 간 오렌지를 주워 먹는 상황)

(하이라이트) 보라색 치마가 사람을 죽인 건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화자는 드디어 그녀의 앞에 나타난다.
미리 준비해둔 도망갈 수 있는 루트를 알려주고 뒤따라 가겠다고 하지만, 결국 그녀를 다시 만나지는 못한다.
그리고 보라색 치마처럼 살아가려고 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난다.
결말은 다소 섬뜩하고 기묘하다. 사라진 보라색 치마를 찾기를 포기한 화자는 보라색 치마처럼 살아가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의 전용 공원 벤치에 앉아서 그녀가 좋아하는 빵을 사먹는다. 아이들이 과거에 보라색 치마에게 그랬던 것처럼, 벌칙으로 어깨를 탁 치고 도망가는 행동을 화자에게도 한다.
이야기 말미에 다가오는 이 기묘한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찝찝하고 불결한 이 감정 말이다.
화자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보라색 치마와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실패하고, 결국 본인이 보라색 치마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기로 한 것일까? (스토킹의 최종 진화형인가.)

(총평) 블로그를 정리하다가 이전에 작성했던 리뷰를 봤는데, 결말이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아 재독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호기심은 해결되었다. 딱 그 정도의 감상이 남을만한, 스무스한 독서였다.
사회현상 중 무언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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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ㅣ 명랑한 갱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총평: 엉성하게 얼키설키 엮은 게 오히려 독.
티키타카 실없는 대화만으로 끌어가기에는 무리.
(재미-중, 난도-하)

이사카 고타로의 ‘명랑한 갱‘ 시리즈의 2번째 소설.
전작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2003) 출간 3년 후 공개되었다.
4명의 주인공들이 그대로 등장하지만, 스토리 라인이 이어지지는 않으므로, 이 책을 먼저 읽어도 괜찮다.
물론 전작을 읽으면, 이야기를 좀 더 즐길 수 있다.

(구성) 4개의 단편과 하나의 큰 이야기로 된 구조이다.
4개의 단편에서는 갱 4인조가 각각 등장하여 이야기를 주도한다.
① 「거인 위에 올라타면 거인보다 멀리 볼 수 있다」
나루세는 직장 후배와 함께 출장을 갔다가, 민원인이 인질극에 휘말리는 사건을 목도하게 된다.
② 「유리 집에 사는 사람은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
자고 있는 사이 어떤 여자가 쪽지를 남기고 갔다는, 카페 손님의 미스터리를 들은 교노가 이를 함께 추적한다.
③ 「계란을 깨지 않으면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
직장동료가 의문의 공연 티켓을 받게 되고, 유키코가 조언하고 돕는다.
④ 「털 깎인 양은 신도 미풍으로 감싼다」
구온은 늦은 밤 공원에서 폭행당하는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가 카지노에 빚진 사실을 알게 된다.
- 이후 4인조는 은행을 털게 되는데, 은행에서 위협당하고 있는 여자를 보게 되고, 그녀를 돕기로 결정한다.

(팬 서비스) 4개의 단편은 전작을 읽은 독자들을 위한 팬 서비스이기도 하다.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 4명의 주인공들이 각각의 특기를 살려 사소한 사건을 해결하는 데 일조하는, 말 그대로 일상을 보여주는 단편들이다.
특히 나루세의 이야기에서는 이사카 고타로의 장기인 ‘복선과 회수‘가 잘 드러난다.

(작위적) 단편은 아무래도 괜찮다. 각자 독립된 이야기 자체의 아쉬움은 차치하더라도, 완성도는 괜찮다.
하지만 이 4개의 단편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 장편으로 엮어내려 한 탓일까,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리는 단계에서는 작위적이라는 인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어울리지 않는 소재의 접합과 다소 억지스러운 문제 해결은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기보다, 마지못해서라도, 찝찝하게라도 결말을 납득해야 할 것만 같다.
(「작가의 말」에서 원래는 8개의 단편으로 연재하려고 했다가, 4개의 단편을 쓴 이후 장편으로 엮었다고 밝힌다.)
넷이서 시끌벅적 떠들면서 소동에 휘말리는 게 이 은행 강도들의 본질 같았고, 짧은 이야기 속에서 그러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401쪽)

(그래도) 스토리가 어떻든 간에, 이 책의 장기는 등장인물들 간의 티키타카 대화다.
물끄러미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몇 차례 육성으로 웃음을 흘리기도 했다. (그럼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독서 갤러리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코타로 명랑한 시리즈 봤는데 농담 따 먹기밖에 없음 ㅋㅋ‘
동의한다. 특히 이 책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밖에 없다.
갱 시리즈는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중에서도 정말 재미만을 위한 소설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성싶다.

˝당신들 대체 뭐야? 일단 그 칼 좀 넣어요.˝ 구온이 애걸하다가 큰 소리로 법석을 떨었다. ˝무서워! 무서워!˝ 누가 봐도 연극 같은 행동이었다.
˝입 닥쳐!˝ 남자가 윽박질렀지만 구온은 계속 외쳐 댔다. ˝살려 줘요, 살려 줘요! 복싱할 줄 아는 사람! 복싱이 특기인 카페 사장님!˝
장난도 도가 지나치다. 교노는 벽 뒤에 숨어 쓴웃음을 흘렸다. (225쪽)

(에피소드) 보너스로 수록된 에피소드는 이야기는 또 다른 팬 서비스다.
은행을 터는 나쁜 갱이면서도, 남을 도울 줄 아는 선량한 사람들임을 보여준다.
어느덧 정들고 익숙해진 주인공들이 카페에 손님으로 온 두 사람을 돕는 훈훈하고 따뜻한 활약으로 책의 끝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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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밍 딜레마 - Learning Fable Series ㅣ 데이비드 허친스의 학습 우화 시리즈 4
데이비스 허친스 지음, 김철인 옮김 / 바다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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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개인적인 삶의 목적과 비전을 확실하고 뚜렷하게 정하라는 건 알겠어. 근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하냐고...
(유익-중, 난도-중하_의도는 이해하는데, 실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원제 『The Lemming Dilemma』.
‘Learning Fable Series‘ 시리즈 5권 중 4번째 책이다.
우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빗대어 전달한다.

(간단 줄거리) 레밍(나그네쥐)이 집단적으로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현상을 소재로 한 우화이다.
사회에서 말하는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 사는 사람들을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레밍에 비유한다.
주인공 ‘에미‘는 이에 의문을 가지고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한다.
그 과정에서 ‘레니‘와 ‘점결연(점프를 결사반대하는 레밍 연대)‘를 만나기도 한다.

(내용)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우화가 끝난 이후에, 내용을 분석하고 해체해서 설명해 준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와 목표를 찾고, 능동적으로 실천하라.˝

(거창하다) 너무나도 거창하다.
의도는 이해하겠는데, 수많은 현인들과 철학자들도 찾지 못한 답을 100쪽 남짓한 짧은 책을 통해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
잠깐 생각한다고 찾을 수 없는 답이란 걸 안다.
석가모니처럼 속세를 버리고 보리수나무 아래로라도 가야 하는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종교인이 아니고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종교가 없는 나의 경우에는, 태어났으니까, 그리고 아직 죽지 않았으니까, 죽은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지금 사는 이곳에서 잘 살아보려고 하는 거지, 종교인처럼 ‘하느님의 나라를 세운다‘거나 하는 거창한 목표는 없다.
조금만 더 깊게 내려가 보면, 나 역시도 무의식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이 세상에 나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이라도 쓰는 게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사진과 영상을 남기고, 일기를 쓰고, 피규어를 모으고, 가장 크게는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거 아닐까? (『이기적 유전자』가 생각난다.)

(핵심) 작가가 가장 말하고 싶어 하는 핵심은 ‘개인적 숙련(personal mastery)‘이다.
- 개인적 숙련: 삶에서 원하는 결과를 계속 효율적으로 창조해가는 능력
어떤 의도로 한 말인지는 알겠고, 자아탐구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겠는데, 좀 더 세부적인 지침이 있어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이 정도로는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진정한 목적을 찾아보라‘라고 환기하는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분야) 이 책이 왜 경제·경영 분야 도서로 분류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조직의 목적과 비전도 이야기하는데, 할애하는 페이지도 적을 뿐만 아니라 무게감도 상대적으로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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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여자 넷이 한집에 삽니다 - 프로 덕질러들의 슬기로운 동거 생활
후지타니 지아키 지음, 이경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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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그래, 이렇게 살아가는 주거 방식도 있다지... (👀 슬쩍)
(재미-중하, 난도-하)

부제 ‘프로 덕질러들의 슬기로운 동거 생활‘.
원제 『オタク女子が、4人で暮らしてみたら。』.
‘오타쿠 여자 4명이서 살아봤더니‘라는 의미다.
찾다 보니 이 책을 기반으로 한 만화도 출간되었다.

‘오타쿠‘ 30대(곧 40대) 여성 4명이 셰어하우스에서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일상 에세이다.
셰어하우스에 입주하기까지의 우여곡절도 이야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연애와 결혼이 우선순위가 아닌, 30대 여성 4명의 색다른 주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여성들이 뭉치게 된 매개체가 ‘덕질‘이라는 것 역시 일본스럽게 독특하다.
수년간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비주기적으로 오프라인 만남을 가져서, 서로를 어느 정도 안다고 해도, 일상을 함께 살아갈 집을 공유하다니.
내향인인 나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셰어하우스는 각기 다른 생활 패턴, 집안일 분담, 집세, 식비, 공금 등 고려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것도 둘도 아닌, 넷이서 말이다.
지금의 나에게 이런 셰어하우스에서 살아가라고 한다면, 스트레스와 걱정으로 집이 집이 아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작중 인물들은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계산적이지 않은 이타적인 모습으로 살아간다.
집안일에 대해 일일이 역할을 분담하지 않고, 하고 싶은 사람이 먼저 하는 모습에서 특히 그랬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다른 방식으로 자랐을 텐데, 불편하고 안 맞는 점이 있어도, 별다른 갈등 없이 지낸다니.
예민하기 짝이 없는 나에게는 판타지와 다를 바 없는데...
여기에 더해 작지만 즐거운 에피소드들을 보니, 괜히 환상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시덥잖은 농담과 대화, 함께 맛있는 음식 만들어 먹기, 공통 지인을 초대하여 파티하기 등)

문체나 작중 대화에서는 ‘덕후스러움‘이 잘 드러난다.
아는 사람만 아는, 특정 집단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밈이 등장할 때 특히 그렇다.
부연 설명이 있어도, 전후 이야기를 모르는 독자 입장에서는 ‘그렇구나‘하면서 넘길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는 공감이 쉽지 않다.

사람이 살아가는 주거 형식은 다양하다.
혼자 사는 경우,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 연인과 함께 사는 경우 등...
하지만 이렇게 온라인에서 알게 된 여자 넷이서 집을 빌려 함께 살아가는 경우는 정말 드물 것이다.
이렇게 독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살짝이나마 보게 된 것으로, 그걸로 만족하는 독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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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 ㅣ 소설, 한국을 말하다
성해나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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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4장짜리 초단편이긴 하지만, 현대 한국 작가들의 매끄러운 스토리텔링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재미-중하, 난도-중하)

2024년에 발매된 『소설, 한국을 말하다』의 후속작.
현대 한국 작가 19인의 초단편소설 모음집이다.
두 소설집의 작가 라인업을 비교해 보면, 전작의 네임밸류가 더 뛰어나다. (더 대중적이다.)
2026년 작품에는 그간 새롭게 떠오른 스타와 전작에 참여하지 못한 작가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특징) 작가마다 하나의 키워드를 두고 약 4장 분량의 짧은 이야기를 썼다.
정말 짧다. 그래서 금방 읽을 수 있다.
작가도 한국인, 독자도 한국인, 주제도 한국의 것.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다.
특정 작가 고유의 문체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비슷하게 느껴진다.

(예민한 주제) 한국 사회와 관련된 여러 가지 소재를 주제로 삼는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갓생, 덕질, 7세고시, 전세 사기 등 익숙한 소재가 있다.
‘정치 갈등‘과 ‘계엄‘과 같은 민감한 소재도 있는데, 이 2가지를 주제로 한 작품은 읽기 전부터 기대했다.
두 작품을 간단히 소개하겠다.

① 「하늘엔 영광 땅엔 평화」_송호근
아내와의 정치적 견해 차이로 갈등을 겪는 정치학 교수의 이야기.
˝지난번 글을 보니 국힘 후보를 은근히 두둔하던데 어떻게 내란 세력을 비호할 수 있어? 정치학자가.˝
˝어떻게 유신의 딸을 찍어. 당신도 학생 때 성명서 썼다고 도망 다닌 거 잊었어?˝
˝문재인이 뭘 한 게 있었나? 민주당 내분을 그냥 방관하다가 조정하기 쉬운 인물로 찍혀 후보가 된 것뿐인데…….˝
(개딸과는 거리가 먼) 진보 성향의 아내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수화된 화자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
가정의 불화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유하게 대꾸하고 반응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퍽 재미있다.

② 「일어나지 않은 일」_정용준
인간이 아닌 초현실의 존재를 화자로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4년 12월 계엄을 다룬다.
혹시 시시비비를 가리는 작품일까 봐,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읽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과거의 계엄들과의 차이점을 다룬 작품으로, 직전 계엄에 대한 의견이 어떻든 간에,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는 동의할 것이다. (사진 첨부)

(총평) 아쉬운 이야기도 몇 있지만, 대다수 이야기는 준수하다.
이렇게 짧은 이야기 정도는 별다른 무리 없이 쓸 수 있는 젊은 한국 작가들의 역량도 나름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는 박연준의 「오민아의 남부러운 삶」이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잘 살기 위해,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우리네 삶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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