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산다 SE (2disc) - 초회한정판
김상진 감독, 차승원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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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광 불 급    :    미 쳐 야   미 친 다












한국판 컨저링 : 귀신이 산다



                                  


                                                                     

옛날에는 여름이 되면 << 주말의명화 >> 시간에 납량 특집 영화 시리즈를 특별 편성하여 상영하곤 했다. 폭서의 계절에 혹한의 공포를 선사하겠다는 편성 목적이다. 성냥갑 만한 좁아터진 집구석에서 무더위를 이겨내야 하는 서민들에게 공포 영화는 에어컨이나 다름없었다.  그 시절, 토요일 주말 저녁이 되면 우주 로봇 건담조차 간담을 서늘케 한다는 공포 영화가 매주 상영되었다. 그때 상영했던 한국 공포 영화가 << 월하의 공동 묘지, 1967 >> , << 깊은밤 갑자기, 1981 >> , << 여곡성, 1986 >>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덤이 홍해처럼 쫙 갈라지며 화장실에서나 달았을 빨간 알전구 불빛이 세상 밖으로 번지는 월하의 공동묘지를 보며 오금이 저려서 오줌을 쌀 뻔했던 기억이 난다. 므, 므므므므섭구나. 이 납량 특집 한국 공포 영화 시리즈 기획에서 발군은 << 여곡성 >> 이었다. 눈에서 피를 흘리는 신씨 부인의 데스마스크'는 그 어떤 표현으로도 형용할 수 없는 공포를 선사했다. 신씨 부인이 닭 피를 마시다가 낌새를 차리고 갑자기 뒤돌아보는 장면에서 오금보다 오줌이 먼저 저리는, 믿지 못할 신체 반응을 경험하기도 했다. 


오금을 저린다는 것과 오줌을 지린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곤경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영화였다. 므, 므므므므섭구나. 어디 그뿐인가. 대감이 지렁이 국수를 먹는 장면은 내가 지금껏 보았던 모든 병맛 장면을 통틀어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씬이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존 워터스 감독의 << 핑크 플라밍고 >> 에서 디바가 길거리에 떨어진 개똥을 먹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배우는 실제로 개똥을 씹어먹는다. 예술을 위하여 개똥에 쌈 싸먹는 장면을 보면 예술은 똥이라는 앤디 워홀의 말이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감은 귀신에 홀려서 그릇에 담긴 지렁이를 국수로 착각하고는 맛있게 먹는다. 이 장면의 리얼리티를 글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단장이 끊어지면서 몸부림치는 지렁이 장면은 소름 그 자체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장면에 사용된 지렁이는 미니어처가 아니라 실제로 살아있는 지렁이였다고 한다. 배우는 열정을 불태워 혼신의 연기를 펼친 것이다. 위 영화 세 편의 무대는 대부분 < 넓은 집 > 이 배경이다.  << 월하의 공동 묘지 >> 와 << 여곡성 >> 의 공간이 사랑채와 별채가 있고 뒷간과 넓은 마당이 있는 근대 한옥을 배경으로 한다면 << 깊은밤 갑자기 >> 의 공간 무대는 양옥 대저택이다.

생각해 보면 단칸방에서 귀신이 나오는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코딱지 만한 집구석에서 무슨 얼어죽을 공포인가. 얼어 죽기는커녕 여름에는 더워 죽을 공간에서 말이다. << 컨저링 >> 시리즈로 대표되는 하우스 호러물의 핵심은 인간이 아니라 공간이 주는 공포'다. 하우스 호러물 장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 그 집에 귀신이 산다 " 일 것이다. 공간이 넓으면 넓을수록, 공간의 종류가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감독은 더 많은 공포 효과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귀신은 다락방과 지하실 그리고 사랑방에서 숨어 산다. 모든 공포 영화는 기본적으로 부르주아적이다. 


한국 영화가 공포 영화 장르에 취약한 이유는 한국인이 열악한 주거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는 데 있다. 기껏해야 30평짜리 아파트 공간에서 무슨 얼어죽을 공포를 선사할 것인가. 대한민국에서 하우스 호러물 찍기에 최적인 공간은 어디일까 ?  바로 청와대'다. 청와대에 가면 영빈관도 있고, 청와대에 가면 영빈관도 있고 지하 벙커도 있고, 청와대에 가면 영빈관도 있고 지하 벙커도 있고 넓은 정원도 있고, 청와대에 가면.......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서프라이즈 류의 오락적 상상에 불과하다. 컨저링의 실제 모델이었던 사건은 나중에 주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짜 공포는 청와대에 귀신이 산다는 것을 철썩같이 믿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벌어지는 일이다. 단 1초라도 청와대 안으로 발을 들일 수 없다고 말하는 윤석열을 볼 때마다 진짜 공포가 엄습한다.  미신에 사로잡힌 미치광이 지도자의 손에 국운이 결정된다는 것이야말로 진짜 공포가 아닐까. 환상이란 내면의 공포가 만든 서사'라는 점에서   :   윤석열이 청와대를 흉터(凶家)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은 그가 검사 시절에 자신의 손에 피 묻혔던 업보를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귀신이란 죄 많은 인간이 만들어낸 고해성사의 한 방식이다. 


진짜 공포는 현재 윤석열은 당선자 신분일 뿐 대통령 직무 수행을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데 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이 당선된 다음날 다음과 같은 논평을 내놓았다. " 지옥의 문이 열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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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3-26 18: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악.. 방금 여곡성 찾아보고 왔는데 … 배우도 못 해먹을 직업이었겠어요 ㅠㅠ 저는 오늘부로 맘을 고쳐 먹었어요. 윤 잘할거야하고… 문재인이 잘할 줄 알었는데 생각보다 못했으니 윤은 어쩜 잘할 수 있을지도 몰라!!!로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6 18:52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 님의 희망이 맞길 바라지만 그럴 가능성은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일 겁니다. 미신에 미친 놈은 약이 없어요. 이제 진짜 지옥을 맛볼 겁니다.

기억의집 2022-03-26 19:00   좋아요 1 | URL
윤밑에서는 쫄지 말고 더강해져야 할 것 같어요. 한편으론 문은 왜 조국때 검찰이나 언론에 강하게 대응하지 못했을까? 집권하는 동안 언론사 하나 조져 놓지못한 걸까? 김영삼처럼 하나만 조져도 쟤네들 저렇게 길길히 날뛰지 못했을텐데.. 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문의 인사는 누가 담당하고 있길래 최재형이나 윤석렬같은 사람을 추천한건지 인사가 너무 엉망이라… 어디에서부터 잘못 된 건지도 모르겠어요.. ㅠ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6 19:46   좋아요 1 | URL
인사가 만사라는데 문 정권의 인사는 대참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착한 아이 컴플렉스라고나 할까요. 이도 저도 좆도 아무 것도 제대로 한 것이 없는. 하나만 제대로 조졌어도 지금 이 지경은 아니겠지요. 문 정권은 철저하게 실패했어요. 욕 좀 먹어야 합니다. 특히 인사 담당한 개새끼들 다 조져야 함..

singri 2022-03-2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sc를 버스에서한다자나요 노답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9 11:55   좋아요 1 | URL
ㅎㅎㅎ 자기 집 놔두고 마당에서 텐트 치겠다는 것과 같죠. 왜 저런 지랄을 할까요 ?
 
[4K 블루레이] 지옥의 묵시록 : 한정판 독점 스틸북 렌티큘러 풀슬립 (6disc: 4K UHD + 2D) - 부클릿(36p)+엽서(5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말론 브란도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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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서, 보라 !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 재판을 참관하면서 내린 결론은 " 무지의 폭력 " 이었습니다.  전쟁 범죄자 아이히만은 도덕성이 결여되었다기보다는 무지無知,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무지막지(無知莫知)한 괴물이 되었습니다.  한나 아렌트가 내린 최종 결론은 " 가장 질이 나쁜 악은 무지에서 태어난다 " 였습니다.   제가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 지옥의 묵시록 >> 을 비판하는 이유는 악을 탐구한다는 미명 아래 악을 영웅시한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커츠 대령이라는 절대 악을 찾아,  그를 암살하라는 임무를 맡은 윌러드 대위의 모험담을 담은 영화이지만 


사실은 영웅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오디세이 식의 모험극에 불과합니다.  전쟁의 화신인 커츠 대령은 어둠 속에서 사유의 감옥에 갇힙니다.  영화 속에서 그는 군인보다는 철학자에 가깝습니다.  그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는 점에서 아이히만과는 정반대인 캐릭터입니다.   감독은 베트남 전쟁을 통해서 악의 본성을 탐구하겠다고 말하지만 그가 싸질러놓은 것은 악에 대한 경외심입니다. 미치광이 커츠 대령은 좆같지만 왠지 멋있어 ! _  영화는 줄곧 그런 태도를 유지합니다.  전범 국가의 자기 반성은커녕 자아 성찰에 가깝습니다. 제국주의자 특유의 뻔뻔한 태도죠. 


관객은 사유의 늪에 빠진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이 의미심장한 어조로 내뱉는 대사에서 영화의 주제를 찾으려 애를 쓰지만, 말론 브란도의 대사는 아무 의미 없는 횡설수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걸을 때마다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뚱뚱한 몸으로 촬영장에 나타난 그는 작품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습니다. 대사 한 줄 외우지도 못했고, 결국 감독은 아무 의미 없이 내뱉는 그의 즉흥적 혼잣말을 화면에 담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이성을 상실한 광기와 초현실적인 악몽을 재현하려는 목표를 이루었다기보다는 중간에 자포자기한 영화에 가깝습니다. 


이 영화는 실패한 영화입니다.  반면에 엘렘 클리모프 감독이 연출한 전쟁 영화 << 컴 앤 씨, 1985 >> 는 관객에게 생각할 틈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영화 << 지옥의 묵시록 >> 이 월러드 대위의 우아한 오디세이 여행이라면 << 컴 앤 씨 >> 에서 소년이 그저 정신없이 떠도는 영화입니다.  목적지도 없고, 서사도 없고, 플롯도 없습니다. 또한 영웅도 없고 희생도 없으며 교훈도 없습니다.  적과 싸우면서 민중을 고무하는 감동적인 연설도 없습니다.  위안도 없고 구원도 없습니다.  오직 압도적인 죽음만 병열로 나열될 뿐입니다.  끝으로 희망조차 없습니다. 


이 영화는 자칫 선동 영화(프로파간다)로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 지옥의 묵시록 >> 이야말로 비열하고 졸렬한 선동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전쟁 영화들은 겉으로는 반전을 내세우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영웅주의에 대한 찬양입니다. 전쟁이라는 지옥도에 과도한 의미와 서사를 부여하고 그 서사에 구원과 희생을 담는 행위야말로 선동적이입다. << 지옥의 묵시록 >> 를 보고 나면 남는 것은 반전 메시지가 아니라 황홀한 전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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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Todo Sobre Mi Madre
유니버설(Universal)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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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아 산 후안의 

                          삐뚤어진 코를 어찌 잊일 수 있겠는가






얼굴 인식 장애 판정까지는 아니지만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애를 먹는 편이다. 개성 있는 특징을 갖춘 사람은 쉽게 알 수 있지만 모든 것이 평균치에 다다를 때 문제는 심각해지는 것이다. 한번은 알은체하는 여성과 30분 동안 대화를 나누었는데 문제는 그 여성이 누구인지 인식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처음에는 통상적인 인삿말(안녕, 반갑다, 나중에 밥 한 끼 하자, 끗.)만 하고 대충 눙치려고 했는데 그것이 30분 동안 이어질 지 그 누가 알았으랴. 시바. 


그러다가 결국에는 쪽팔림을 무릅쓰고 그 여성에게 물었다. " 그런데...... 누구시죠 ? " 그녀는 너무 황당하다는 듯이 쳐다보았고 나는 쪽팔려서 고개를 땅에 처박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흙흙흙. " 1년 전 우리 영화제 때 스탭으로 함께 일했었잖아욧 !!! " 영화제 내내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우정을 과시했던 우리들이 아니었던가. 내가 요즘 예능 티븨를 잘 보지 못하는 이유는 여성 연예인들의 얼굴이 성형으로 인하여 모두 엇비슷해졌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핑클의 성유리와 이진을 분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화장법도 유행을 타다 보니 화장을 하게 되면 쌍둥이처럼 보인다. 보통 동양인은 서양 사람 얼굴을 잘 분간하지 못하고 반대로 서양인은 동양 사람 얼굴을 잘 분간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 반대'다. 서양 여성보다 한국 여성을 분간하는 게 더 어렵다(화장을 했다는 전제). 성형으로 인해 미녀의 표준값이 모두 엇비슷해졌기에 얼굴 인식에 애를 먹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보톡스와 같은 작은 성형 시술만으로도 사람의 얼굴이 달라보여서 얼굴 인식에 애를 먹기도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웃어넘길 만한 에피소드처럼 보이겠지만 당사자인 나로써는 애로사항이다. 


하지만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나의 얼굴 인식 장애가 단점이 되지 않는다. 알모도바르 영화 속 배우들의 얼굴이 워낙 개성이 있어서 그 얼굴을 혼동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얼굴 생김새는 물론이고, 헤어 컬러도 다르고, 헤어스타일도 다르다. 여기에 목소리 톤도 제각각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눈부신 걸작 <<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 >> 은 개성이 다를 뿐만 아니라 직업도 서로 상반된, 더군다나 성적 정체성도 제각각인 여성들이 모여서 여성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물과 기름 같지만 페드라 알모도바르의 세계에서는 지극히 평등하다. 그래서 미와 추, 수녀와 매춘부, 연극배우와 수행비서 간의 계급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배우는 안토니아 산 후안이다. 관객은 그녀를 보는 순간 메두사를 본 듯 감염된다.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안토니아 산 후안의 삐뚤어진 코를.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여성의 연대와 우정을 강조하기 위해 남성 폭력을 눈요깃감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그가 인물을 설정하고 배치하는 과정은 파격적이지만 인물에 대한 접근은 평화적이다. 연출에서도 이러한 정책은 빛을 발한다. 


주인공 우대 정책은 없다. 감독은 주연과 조연 배우를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본다. 그리고 원망에서 우정으로 바뀌는 순간은 이상하게도 눈물이 난다. 그것은 그 장면이 단순한 휴머니즘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진짜 눈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슬픔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처음에는 악동이라는 이름으로 영화계에 등장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성녀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영화야말로 남성 감독이 만든,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 영화보다 훌륭한 여성 영화일 뿐만 아니라 가장 탁월한 멜로드라마 중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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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것  이     멜  로  다   :











세상의 모든 개딸










수많은 영화 장르가 있지만 " 멜로 " 만큼 애, 매모호한 정의도 없습니다. melos 가 음악적이라는 뜻이거든요. 드라마 서사에 풍부한 청각을 부여하기 위해 서정적 음악을 제공해서 관객의 감정을 고조시키는 방식이 바로 멜로 드라마입니다. 영화 음악이 배제된 영화는 기본적으로 멜로드라마적 구성 요소를 갖추지 못한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폭 넓은 의미를 부여하자면 멜로 영화는 유사 빽그라운드 음악 영화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멜로드라마는 순수한 개인, 대부분은 평범한 여성이나 커플의 연애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보통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멜로드라마 속 주인공은 억압적이고 불평등한 가부장적 사회 환경에 의해 희생당하거나 사회적 관습에 지배당하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멜로의 핵심은 후회와 각성입니다.  통곡하는 불효자의 마음이 바로 멜로의 중심입니다. 영화 << 길 >> 에서 차력사 짐파노는 젤소미나를 떠나고 나서야 자신이 젤소미나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뒤늦은 후회에 짐파노는 밤 바다 해안가에서 짐승처럼 웁니다. 엉엉엉엉. 송해성 감독이 연출한 << 파이란 >> 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는 << 길 >> 의 번안극'입니다. 


삼류 건달 강재(최민식 분)는 파이란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이 세상에서 자신을 사랑한 유일한 여성이 파이란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아아. 그는 대낮에 방파제에 앉아서 12월에 내리는 눈처럼 펑펑 웁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이 연출한 << 러브레터 >> 는 어떤가요 ? 이 영화는 너무 늦게 도착한 연애 편지에 대한 너무 늦은 후회의 답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위에 언급한 영화들의 공통점은 뒤늦은 후회입니다. 후회야말로 멜로의 주제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이 이야기를 하면 몇몇 분들은 제 멱살을 잡고 하드캐리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재명과 개딸의 관계도 멜로드라마의 서사를 닮았습니다. 


2030여성들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이재명 낙선)을 듣고 뒤늦은 후회를 합니다. 임종을 거두기 며칠 전부터 빠른 속도로 결집하였으나 아, 아아아아. 0.7%가 모자랐습니다. 이 깊은 후회는 각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죽고 나서야 개딸들은 목놓아 부릅니다. " 우리 개딸들이 파파 많이 사랑하잔아 ~ " 슬픈 음악에 감정을 고조시킵니다. 그리고는 햇살이 밝은 하늘에서 음성이 들립니다. " 우리 개딸들, 내가 많이 고맙잔아 ~ " 눙물이, 아아. 시발 눈물이. ㅋㅋㅋㅋ 닭살 돋죠. 왜 아니 그러겠습니까.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멜로의 정수 아니겠습니까 ? 


정치적 의사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 계급이었던 2030여성들이 정치 사회 기사에 적극 의사 표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대한민국 건립 이후, 전무후무한 사건일 겁니다. 사람들은 " 민주주의 " 제도가 대단히 고상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룰'입니다. 지금까지는 남성들이 이 게임의 승자였습니다. " 남성들이여, 소리 질러 !!!!! " 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개딸들의 후회와 각성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조곤조곤. 하지만 품격을 잃지 않고, 그렇다고 유머 감각은 탑재한 채로 하늘 높이 쏘아올렷. 그래, 우리 잘하고 있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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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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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일   오 는 데   조 개   줍 는   건 축 가   :












전망 좋은 뷰









일일일식을 실천한 지 8년차 접어들었다. 아침 한 끼만 굶어도 건강을 헤친다는  쇼-닥터들의 무서운 경고와는 달리 지금까지 별다른 이상이 없다. 일일일식을 하지 않았다면 하루 세 끼니를 금지옥엽처럼 여겼을 것이다. 처음 일일일식을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모두 다 개소리라고 생각했다. " 이봐, 페루애. 그건 불가능해. 인간은 하루에 세 끼를 먹게 되어 있다고. 인류는 5000년 동안 세 끼를 고집했어. 그것이 괜히 만들어진 식습관이 아니야. 한 끼만 굶어도 머리가 어질어질 해질 판인데 한 끼만 먹는다고 ? " 


사람들은 삼시 세 끼가 5000년의 신화'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 인류가 세 끼를 먹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부터다. 역사라는 길고 긴 스펙트럼으로 보았을 때 삼시 세 끼는 근대의 유산인 셈이다. 소로우도 << 월든 >> 에서 한 끼만 먹으라고 충고한다.  돌이켜보면  :  현대인은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똥을 싼다. 똥을 많이 싼다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내가 일식을 하면서 깨달은 교훈은 당연하다고 믿는 상식을 뒤집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행복을 인생의 최대 목적이라고 믿는 것도 어쩌면 허상일지도 모른다. 


올더스 헉슬리의 << 멋진 신세계 >> 에서 등장하는 신세계는 미래의 유토피아다. 이 사회에서 불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부모 없이 자동화 기계 시스템에 의해 인공 수정되고 태어날 때부터 계급은 유전자 조작으로 5등급으로 정해진다. 국가는 계급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행복을 느끼게 하는 마약을 공급하고 끊임없는 세뇌 교육을 통해 통제한다. 부모 없이 태어났기에 신도 없다. 그리고 도덕도 없다. 세로토닌도 없다. 도파민만 있을 뿐이다. 멋진 신세계는 행복만이 허락된 사회이다. 헉슬리는 행복만이 허락된 사회에 대하여 의문을 가진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불행해질 권리가 없는 세계는 병든 세계다. 


모두 다 행복을 인간의 최대 선(good)으로 이해할 때 헉슬리는 인간의 자유 선택으로 발생한 불행이야말로 인간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생각은 ?  행복만이 허락된 사회에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존재할 수 없다. 문학의 핵심이 비극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멋진 신세계에서는 폭풍의 언덕도, 외디푸스 왕도, 닥터 지바고도 없다. 오로지 개그콘서트만 있을 뿐이다. 콩나물에 고춧가루 팍팍 무쳤냐이 ~ 멋진 신세계에서 세계 시민의 행복을 지속 유지하는 힘은 모든 계급의 총체적 무지다. 올더스 헉슬리는 " 학식 있는 무식꾼 " 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반(半) 문해란 글은 읽지만 세계를 읽지 못하는 것이다. 전문화를 이룬 최고 수준의 도구주의 문해에서, 반문해란 전문 텍스트를 읽을 수 있지만 지식세계를 구성하는 다른 모든 지식들에 무지한 것이다.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반문해 상태에 있는 전문가들을 " 학식 있는 무식꾼 " 이라고했다. 말하자면, " 자기 전공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모든 것에는 공식적으로 무지하기 때문에 그는 무식하다. " 문득, 윤석열의 용산 이전에 대하여 대통령의 뷰를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건축가 유현준이 떠올랐다. 


그는 개 사과 논란과 우크라이나 귤 사진 논란으로 문제가 됐던 윤석열 sns 기획 총괄 담당자였던 유현석의 동생이다. 건축을 이야기할 때 " 뷰 " 만 언급하는 건축가는 하수 중에 하수'다. 김정은이 두 눈 부릅뜨고 있고 유럽에서는 푸틴이 핵 운운하며 전쟁 중인 이 상황에서 태평하게 국방부 자리의 뷰를 이야기하는 태도를 보다 보면 해일 오는데 조개 줍는 것 같다. 그것은 그의 건축에 철학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건축가는 뷰를 말하기 전에 자신의 건축이 주변 환경과 어떻게 상생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고 한다.  유현준이야말로 전형적인 학식 있는 무식꾼이다. 그는 자기 전공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모든 것에는 공식적으로 많이 무지하기 때문에 그는 너무 무식하다, 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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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2-03-21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현준교수가 용산이전이 신의 한수고 뷰가 좋다고 극찬을 했죠
뷰 발언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1 18:10   좋아요 1 | URL
어떻게 저렇게 말하죠 ? 학자적 양심을 버린 거잖아요. 그냥 뷰만 좋다면
삼풍백화점 무너진 자리에 디즈니랜드 지어도 된다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그냥 자기 핏줄인 형의 출세를 위해서 자신이 배운 학문을 매문하는 ... 참, 거시기합니다.

singri 2022-03-21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도사가 있더군요. 가관입니다.
용이 여의주를 들고 와야한다고.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1 18:09   좋아요 0 | URL
그 동영상 보셧군요 ? 저도 그 동영상 보기 전까지는 설마 설마 했는데 그 동영상 보고... 아, 이 나라의 대통령은 천공과 건진이구나, 했습니다. 진짜 앞으로의 나라 꼬라지가 걱정입니다.

기억의집 2022-03-21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유건축가 이상하게 알뜰 뭔가 나왔을 때부터 별로였어요. 이상하게 말하는 게 맘에 안 들어서 책도 안 사 보고 알뜰인가 그것도 거의 안 봤어요. 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치적 지향이 다르면 교류 하는 것도 친분 쌓는 것도 흥미가 안 생겨요. 이 나이에도 맞춰 주고 살기 싫어서.. 그 전에는 아 그러냐고 이런 저런 다름을 받아 들이고 그랬는데 이번 선거 이후 정치적 지향이 다르면 상대를 하지 말자로 바꼈어요!! 진짜 뷰 발언은… 쇼킹했습니다. 자영업자들 죽네마네 하는데.. 이전 타령 뷰타령 하고 있으니..’나라꼴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어요. 조중동이 희망하는 나라로~

곰곰생각하는발 2022-03-21 18:12   좋아요 0 | URL
저도 뭔가 쎄에에에한 느낌. 그냥 따스한 영혼은 없고 입으로만 인문학적 건축 불나불나하는.... 그냥 지식팔이범 정도로밖에는 생각이 안 듭니다. 보면 깍쟁이 같다는 느낌만 들잖아요. 시대에 따로 요리조리...하여튼 신의 한수 운운하며 뷰.. 말할 때... 하, 이 인간 꽤나 훌륭하구나, 했습니다. 존나게 xx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