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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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춘 향 전  :  90년생은 없다












때는 바야흐로 조선 숙종. 전라도 남원 마을에 월매라는 기생이 살았는디. 늦은 나이에 딸 춘향을 낳았어라. 월매가 보기에 춘향이 월매나 예뻤드래요. 세월이 흘러 춘향 나이 열여섯 나던 해. 남원 사또 아들 몽룡이 하는 짓이 방자하여 이름이 방자인 방자를 데리고 꽃 구경 하다가 아, 글쎄 그만 ~ 얼쑤. 꽃 중의 꽃을 만났어라. 그 이름 춘향이렷다. 


둘은 첫눈에 하트가 뿅뿅하고 버터가 러브하니 지금 이 소리는 심장 박동 소리인가, 대포 터지는 소리인가 ? 몽룡과 춘향 커플은 그 시대의 새파란 젊은이답게 시대에 불온하고 발칙하였으니 업고 놀고 누워 놀고 덮고 노니 날마다 눈 뜨면 섹스라. 스포츠에도 능통하니 승마와 레슬링은 기본이렷다. 몽룡이 말하길 : 오늘도 너와 나 홀딱 벗고 사랑질이나 좀 해보자꾸나. 춘향 백일홍 붉어 말하길, 아이 잡성스러워라. 나는 부끄러워 그리 못 벗겠소 _ 하며 옷고름 풀어헤치니 몽룡의 모든 피가 아래로 남하하는지라. 추, 추추추춘향아. 너,너너너너너너만 보면 후끈 달아오르는구나. 


춘향전 판소리 이야기다. 두 사람은 관혼상제의 예를 갖추는 것이 목숨보다 중요했던 유교사회에 그 모든 혼례를 생략하고 물 한 그릇 올리고 부부의 연을 맺었으니 파격이라 할 만하다. 몽룡과 춘향의 러브스토리는 한국인이라면 모를 리 없다. 조선시대 청춘남녀 상열지사를 통해서 그 시대의 세대 분석을 하자면 몽룡과 춘향은 "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거나 " 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몽룡과 춘향은 누구보다도 자기 감정에 정직하다. 또한 몽룡이 어렸을 때부터 방석집을 드나들며 주색에 빠졌다는 점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이이기도 하다. 


그 정점은 암행어사 출두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암행어사가 된 몽룡은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변사또에게 수청 들기를 거부한 춘향에게 농을 건다. 재미는 못 참지롱. 또한 복잡한 혼례 절차를 생략하고 그들 만의 간소한 혼인을 치룬 점으로 보아 이들 커플은 허례허식을 타파한 젊은이이다. 그 시대의 문학이 당대의 세태와 세대 특징을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선시대 젊은이들은 놀기(재미) 좋아하고, 복잡한 허례허식을 싫어하며(간단), 자기 감정에 솔직한(정직)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비단 조선시대 젊은이들 만의 특징일까 ? 


세월이 흘러흘러, 21세기 대한민국. 임홍택은 << 90년생이 온다 >> 라는 책을 통해서 밀레니얼 세대만이 가지고 있는, 그 전 세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세대 특성을 발견한다. 그가 이 책에서 내린 결론은 이렇다. 90년생의 특징은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거나. 책은 불티나게 팔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이 책을 선물했고, 티븨 앞에 선 문화평론가나 서평가들은 90년생을 신인류의 탄생으로 묘사했다. 두둥 ~ 지금까지 이런 세대는 없었다 ! 이것은 지구인인가,  외계인인가. 


90년생은 이 책의 예리한 통찰에 맞짱구를 치며 호들갑을 떨었고 꼰대들은 지못미를 외치며 꼰대 탈출을 외쳤다. 저자의 분석이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다면 몽룡과 춘향 또한 밀레니얼 세대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몽룡과 춘향 커플은 시대를 앞선 인물일까, 아니면 밀레니얼 세대가 지나치게 레트로 지향적 세대일까 ?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은 엉터리라는 점이다. 세대의 보편성을 세대의 특이점으로 이해하는 방식은 마치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만큼이나 멍청하고, 멍청하고, 멍청하며, 또 멍청한 일이다. 니체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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