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 19집 Hello
조용필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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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하라, 가왕이여 !

 

 

내 후배의 꿈은 뮤지션이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기도 했었다. 미련이 남았던지 가난한 무대 생활을 하다가, 먹고 살 길이 막막하면 다시 직장에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어느 날  그 녀석이 사는 방에 가보니 온갖 악기들로 가득했다. 뭐냐고 물었더니 밀린 1,2년치 월급 대신 받아온 악기들이라고 했다. 그 말투에는 뭔가 쓸쓸함이 묻어 있었다. 그날 그 녀석은 자신이 만든 곡들을 연주했다. 그 음악을 듣고 있자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따위의 오열은 아니었지만 마음이 4월의 무처럼 아렸다. 그 친구는 꿈을 접고 의료기기 세일즈맨이 되었다.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의료 기기'를 팔았다. " 이 기계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뼈를 자를 때 살점이 안 튀깁니다요, 헤헤헤헤... "

 

 

그 친구에게서 오늘 연락이 왔다. " 형 ! 조용필 들었어 ? 아, 시발... 좋더라. 내가 그래도 한때 엔지니어였잖아. 내가 마스터링한 가수 중 유명한 사람 많다. 아, 시발... 형 같은 까막귀들은 잘 못 들어. 마스터링 끝내주더라. 듣는데 눈물이 다 나더라. 시발... " 그 녀석은 하루 종일 시발, 시발, 시발을 외쳤다. 마음이 짠 했다. 술 한 잔 하자는 걸, 나는 냉정하게 거절했다. " 형... 피, 똥, 싸, 잖, 니 ! 의사 선상님이 음주는 치질에 안 좋다고 당분간 자제하라고 하더라. " 그러자 후배가 소리쳤다. " 아우, 시발... 형 ! 그놈의 피똥, 피똥... 지금 피똥이 문제야? 개떡같이 왜 그래 ?   대한민국 다 족구하라 그래. 시발...  형,  조용필이잖아. 조용필 !!! " 후배는 강원도에서 서울로 내려오는 어디 즈음에서 차를 세워 전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곰곰 생각해보았다. 그래... 내가 피똥 싸는 게 무슨 대수냐. 조용필이잖아. 그 녀석에게 전화를 걸어서 술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우선 서로 실황 중계를 보자는 선에서 대충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나서 이 글을 쓴다. 울컥 했다. 정말 울컥 했다. 까막귀인 내가 무엇을 알겠는가마는... 뭔가, 괄약근을 타고 전립선을 건드린 슬픔이 솟구쳐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는 노래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위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슬퍼하지 말라고 말이다.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페루애 씨 ? 피똥 싸는 군요. 하하. 슬퍼하지 말아요. 이 늙은 가수가 보기엔 세상은 아직 살 만합니다. 피똥이 무슨 대수요. 친구 만나 소주 한 잔 해요. "

 

 

설레발이 아니다. 노래가 좋아서 감동한 것도 아니다. 조용필 쇼케이스는 오직 조용필이란 존재 자체만으로 감동을 주는 무대였다. 이 슬픔은 어떤 근심 때문이다. 이제는 사라져버릴 존재들에 대한, 그런 막연한 근심과 막막한 두려움들. 조용필이 세상을 떠나면 슬플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를 볼 때마다 같은 생각 때문에 슬픔이 몰려오는 것처럼.  오래오래 사시라. 내 비록 피똥 싸나, 오늘은 당신을 위해 잔을 높이 들리라. 영원하라, 가왕이여 !!!!

 

 

 

+

 

후배'는 지금 강원도 모 병원에서 의료기기 하나를 계약하고 내려오는 길이란다. 울고 싶다고, 울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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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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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에......

 

 

버릇이 하나 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하다 보니 그리 되었다. ( 습관을 ) 탓할 일은 아니다. 시집을 읽을 때는 랜덤' 순으로 읽고, 소설집을 읽을 때는 반드시 단편 하나는 빼놓고 읽는다. 이제는 아예 읽지 않을 < 단편 하나 > 를 미리 고른 후 독서를 시작한다. 기준은 없다. 김애란이 쓴 소설집 < 비행운 > 에서 내가 읽지 않기로 결심한 작품은 표제작인 " 비행운 " 이라는 단편이다. 그렇다면 이 글은 < 비행운 > 을 제외한 서평일까 ? 아니다,  지금 이 글은 내가 읽지 않은 < 비행운 > 에 대한 서평이다. 가능하냐고 ? 가능하다 !

 

김애란'을 관통하는 것은 집/home' 이 아니라 방/room' 이다. 이 거처는 대부분 평균값보다 낮거나 높다. 반지하이거나 옥탑이며, 고시원이거나 원룸'이다. 여기서 room은 a room 이 아니라 one room'이다. 1인용 방'이라는 표현이 더 적확할 것'이다. 김애란이 이십대 (초)중반에 쓴 소설집 < 침이 고인다 > 와 < 달려라, 아비 > 는 대부분 1인용 방'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주거 공간은 곁'을 허용할 수 없는 공간 구조'이다. 그러니깐, 그러니깐, 그러니깐 말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느끼는 외로움은 생래적 고독이기보다는 (사회) 환경적 구조 탓이다. 옥탑 혹은 반지하에서 시작된 아비와 어미의 자식들은 고스란히 그 공간을 이어받는다. 한번 乙 은 영원하다 !

 

이 주거 공간은 < 비행운 > 에서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얼핏 보기엔 집'이지만 가족 간 소통이 단절되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집 한 채는  단칸방이 확장된 버전'에 지나지 않는다. 두 칸짜리 방이 있는 아파트는 벼랑 끝에 있거나 홍수에 잠기고,  하나 밖에 없는 외아들은 달랑 " 사식을 넣어달라 " 는 편지만을 집으로 보낸다. 남편은 외박하고, 아빠는 실족사했으며 외아들은 교도소에 있다.  이처럼 방은 one room에서 two room'으로 늘었지만 결국은 혼자'다. 단칸이다. 오히려 텅 빈 방'은 고립감'을 강조할 뿐이다.

 

이러한 < 1인용 방 > 이미지는 여행용 가방'으로 변형이 되기도 한다. 방 = 가방'이다.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뜻하는  캐리어 / carrier 는 까막귀인 내게는 커리어/career 처럼 들린다. 그것은 가방이 아니라  < 이동용 조립식 1인용 방 > 이자 < 계급 상승에 대한 욕망 상품 > 이다.  백화점 직원들은 여자는 손톱과 가방으로 남자는 안경테와 시계로 소비 수준과 구매력을 판단한다고 말한다. 

 

" 여자 나이 스물일곱이면 알바 자리도 쉽게 나지 않는 "  취업준비생인 서윤과 이제 갓 취업에 성공한 직장 초년생인 나'가 욕망하는 것은  화려한 " 커리어(우먼) " 이다.  그런데 이상과 현실은 엇박자'가 난다.  캐리어는 크기가 크면 클수록 불편한 가방이다.  여행할 때 커다란 가방은 짐이다. 호텔 니약 따'에서 서윤이 은지가 가지고 다니는 커다란 캐리어'를 보며 불편해하는 이유는 은지와 맺는 계급 갈등/커리어 때문이다. 그것은 종종 불화한다.

 

전작에 등장했던 옥탑이거나, 반지하이거나, 고시원, 자취방'에 거주하던 주인공들은 < 비행운 > 에서는 확장된 주거 공간을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과는 오히려 더 큰 고립과 상실로 다가온다. 그들이 원한 것은 독립이 아니라 한 줌의 체온이었다. 사실 단편집 < 비행운 > 에서 " 비행운 " 이란 단편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까지 말했던 것들은 이 소설집에 수록된 < 너의 여름은 어떠니 > , < 벌레들 > , < 물속 골리앗 > , < 하루의 축> , < 큐티클 > , < 호텔 니약 따 > , < 서른 > 에 대한 단상이었다. 내가 도사도 아니고 무슨 수로 읽지 않은 소설에 대한 서평을 쓸 수 있는가 말이다. 하, 하, 하.  나는 삐에르 바야르'가 아니다.

 

이 소설의 백미는 < 서른 > 이라는 단편이다. 편지 형식을 빌린 독백은 르포처럼 사회 고발적 측면이 강하여 자칫 잘못하면 선동적 성격이 두드러질 수 있었으나, 김애란은 솜씨 좋게 문학적으로 다듬는다. 촌스럽게 말하자면 기똥차다 !  그녀는 독한 마음으로 이 힘겨운 편지를 써내려갔을 것이다. 어쩌면 이 편지는 성공한 작가가 벼랑 끝에 몰린 동시대 친구들에게 보내는 부채 의식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연민이기보다는 살아남은 자가 느끼는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분노이리라.  끝으로 < 서른 > 에 나오는 내용으로 이 글을 끝낼까 한다.

 

" 그때 저를 위로해준 건, 제가 직접 손을 뻗어 만질 수 있는 누군가의 체온이었어요. 욕망이나 쾌락은 그다음 문제였지요. 어쩌면 사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온기는 그리 많은 양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이만하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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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애리는 나쁜 계집애. 캔디는 좋은 계집애다. 하니는 나애리 때문에 종종 울지만, 캔디는 이라이자 때문에 울지는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 오히려 캔디는 우리에게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우냐 ?참치냐 ?라고 당돌하게 반문한다. 어라?! 이쯤되면 우리는 씩씩한 명랑에 홀린다. 김애란 소설이 좋은 점은 아버지의 부재를 자신의 트라우마로 설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애란 소설 속 주인공들은 아버지가 있으나 없으나 똑같다. 캔디가 등장하는 김애란식 가족 서사에서 아버지는 주인공이 아니라 < 지나가는 행인 3> 에 불과하다. 김애란 소설이 빛나는 점은 바로 그것이다. 그녀가 선보인 문장은 신경숙처럼 지지리 궁상도 아니고, 은희경처럼 맹랑하지도 않다. 김애란은 명랑하다. 나는 그 점이 좋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 두근두근 내 인생 > 은 실패작이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고 했던가 ? 모든 평단이 이 소설에 대해 찬사를 쏟아낼 때, 나는 그들이 존나 재수없었다. 한국 문단의 병폐를 명징하게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 아, 이 지긋지긋한 정실 비평과 주례사 비평 !!!  하지만 김애란은 힘이 있는 소설가'다. 그 사실을 의심해 본 적은 없다. < 비행운 > 을 읽었을 때 무엇보다도 반가웠던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두근두근내인생) 한계와 실패를 무엇보다도 정확히 인식했다는 점 때문이었다. 비행운'은 그동안 그녀가 선보인 단편 분량보다 호흡이 길고 분량도 많다. 그것은 마라토너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처럼 보였다. 하여튼, 아무튼...... 김애란 씨, 영광 있으라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6847 : 두근두근 내 인생, 지나치게 뷰티풀 마인드'하다.

 


 

 

 

 

김애란 씨'에 대한 사소한 복수.

 

- 애타게 으하하 씨를 찾아서

 

몇몇과 술을 마셨다. 처음에는 각하에 대한 사소한 농담으로 시작했다. 우리는 각하보다는 허각'이 인기가 더 많았다는 데 동의했다. " 허걱 ! " 낄낄, 으하하하. 각하'가 망명하면 ? " 튀각 !!! "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잔이 몇 순 돌자 누군가가 < 며칠' > 이라는 맞춤법으로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몇 년'은 되는데 몇 일'은 왜 안되는 것이냐 ? 코에 걸면 코걸이고 입이 걸면 막걸리냐 ? 그러다가 문학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렀다. A는 < 와와 / 우우 > 라는 의성어는 김애란의 것이고, < 으하하 > 는 이제 박민규의 것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나는 그 말에 웃으면서 코 팠다. 잇힝 ! " 이봐, 와와 / 우우'는 박민규가 즐겨 쓰는 단어야 ! 그리고 김애란은 으하하, 를 즐겨 사용했지! 한 페이지 건너 으하하, 가 나온다고 !  " 으하하하 ! 우린 으하하와 와와'를 가지고 술값 내기'를 했다. 공교롭게도 술값을 낸 사람은 나였다. 왜냐하면 나머지 놈들이 모두 김애란 소설 속에 으하하, 란 단어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금시초문이란다 ! 내가 술값을 계산하자, 계산대 뒤에서 친구들이 으하하하, 웃었다. 나도 웃었다. " 시부랄, 니미 뽕이닷 ! "

 

집에 돌아와 곰곰 생각했다. 억울한 것이다. 내, 이것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리라 !  김애란 씨 책을 뒤져서 으하하'를 찾아내 몇 페이지, 몇 번째 줄까지 기록한 후 쪽지를 보내리라. 으하하하하 !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 꼴이었지만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 달려라 아비 > 를 꺼내서 으하하 씨'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만 찾는 것은 뒷전이 되고  재미가 붙어서 단편들을 하나하나 읽기 시작했다. 으하하, 으하하하. 입에서는 쉴새없이 으하하, 란 의성어가 쏟아졌지만 정작 으하하 씨'는 못 찾았다. 어쩌면 소설 읽는 재미에 푹 빠져서 깜빡 잊어버린 것인지도......

 

으하하 씨'는 < 침이 고인다 > 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으하하 씨'를 만난 것은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서였다. 무려 10시간 만에 만난 것이다. 어찌나 반갑던지 으하하 씨'가 의성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얼싸안고 울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밥......... 은 먹고 다녔냐 ? 으아아아 !  내친김에 < 비행운 > 도 읽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제 혀 짧은 의성어'는 버린 듯했다. 맹랑을 가장한 명랑도 보이지 않았다. " 물속골리앗 " 은 독하게 아렸다. 풀빵 같던 문장은 어느새 마늘처럼 독해졌다. 그녀는 이제 곪아터지는 것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가 이젠 더 이상 " 으하하 " 나 " 으아아 " 따위는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불길한 생각이 들어서 조금 슬펐다. 다음날 나는 늦잠을 잤고, 지각을 했다. 욕을 바기지로 먹었다. 이게 다...... 김애란, 당신 탓이다 ! ( 나는 김애란 씨에게 복수를 하기로 다짐했다. )

 

삼천포로 빠졌지만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따로 있다. 김애란 씨가 이 글을 본다면 처음엔 웃으면서 코 팔 것이다. " 호호... 내가 으하하, 란 의성어'를 사용한 적이 별로 없었나 ? 곰곰생각하는발, 웃기는 사람이네. 으하하하. " 그러다가 이내 " 아니지..... < 도도한 생활 > 에서 으하하, 를 사용했던 것 같아. 아닌가 ?! 으하하하. 내가 왜 이런 사소한 궁금증'에 혹하지 ? " 하지만 사소했던 것 " 쯔으으으으음 " 으로 생각했던 궁금증은  공기 풍선처럼 부풀어질 것이다. 그리고는 새벽에 책을 꺼내서 으하하 씨를 열심히 찾을 것이다. 닭이 울고 해가 떠오를 때까지.....

 

나는 지고는 못 산다. 잇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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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3-04-22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근두근..을 읽고나서는 내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지요. 김애란은 단편으로만 끝나는건가..아쉬운데..이럼서요.
비행운..읽으면서믄 김애란 팟팅! 계속 응원할게요~~로 말할 수 있어서 저는 '어머어머'를 남발하며 읽었답니다.

으하하하, 는 김애란 에게서 못 본 것 같은데,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2 18:53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전 제 주변의 김애란 팬'들이 거의 다 김애란 장편에 실망을 했어요.
그런데 어찌 된 것이.... 정작 평단의 반응은 뭐 열광적이란 말입니다.
두근두근은 헛점이 많은 작품이었어요. 그걸 왜 평단은 모르느냔 말이죠.
하지만 비행운에서 보여준 실력은 명불허전이덕ㄴ요.. 역시나 했습니다.
전 두그두근에 보여준 평단의주례사 비평이 정말 싫더군요....
출판사 눈치를 보는 게 역력해서 마이죠..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셰익스피어 !

 

 

 

1. 당신은 이 고백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 < 나 > 는 셰익스피어'가 싫다. 섹스-피어'라는 야시시한 이름이 부끄러워서 < 섹 ~ > 도 아니고 < 세익스~ > 도 아니고 < 셰익스~ > 라는 표기법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라리 < 새싹 피어라 씨' > 라고 해라 ! 문광부가 내린 판단인지, 아니면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결정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아무튼,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

 

< 베니스의 상인 > 에 나오는 판결'은 좋은 예가 아니라 나쁜 예'다. 그것은 명판결이 아니라 법 해석 남용이다.  살 1파운드를 도려내되 피는 흘리지 마라, 는 요구는 마치 결혼은 하되 섹스는 하지 마라, 라는 요구와 다르지 않다. < 베다 > 라는 동사에는 이미 " 날이 있는 물건으로 상처를 내다 " 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내가 만약에 샤일록이었다면 기꺼이 그들이 내린 판결을 받아들이겠다. 칼로 살 1파운드를 도려내겠다. 피를 보았으니 태형 백 대와 재산 몰수'라는 벌을 받겠지만, 나는 당당하게 말하리라.

 

, 몽둥이로 내 엉덩이를 때리시되 피멍이 들면 안 됩니다. 멍이 들어도 안 됩니다. 저는 태형에는 동의했으나 내 엉덩이에 피멍이 들어도 좋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 칼로 살을 베다 > 라는 말에는 이미 < 피를 흘리다 > 라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 치도곤을 먹이다 > 라는 말에도 <피멍이 든다 > 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를 흘리지 마라, 라는 요구와 피멍이 들면 절대 안된다는 요구는 같은 말입니다. 억지라구요 ? 그렇습니다. 모두 다 억지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억지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저도 당신에게 요구합니다.

 

더러운 유대인인 저를 때리시되 피멍이 들면 안됩니다. 당신은 곤장을 때리겠다고만 말했지 멍이 생긴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채무자의 살을 도려낼 때 피를 흘린 것이 약속 위반이라면, 당신 또한 내 엉덩이에 피멍이 들게 만든다면그것 또한 약속 위반입니다. 빚을 담보로 1파운드의 살을 요구하는 저 같은 악덕 고리대금업자도 나쁘지만, 궤변으로 법 해석을 농락한 당신은 더 나쁜 범죄자입니다. 이 판결은 판례로 남아서 백 년, 이백 년, 삼백 년 동안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저는 한 사람'에게 피를 흘리게 만들었지만 이 판결은 앞으로 수백 명'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존경하는 배심원 여러분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배웠습니다. 저 같은 고리대금업자에게도 법은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현명한 판단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2. < 로미오와 줄리엣 > 을 읽었을 때도, 나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24시간 동안 잠드는 약'을 먹고 죽은 척한다는 설정이 기가 찼다. 죽은 척하는 생태도 아니고, 얼어죽을 동태도 아니며,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고주망태처럼 이 무슨 해괴한 지랄인가 ! 장난하냐 ? 밥은 먹고 다니냐 ? 슬프고, 비통하기는커녕 쓴웃음만 나와서 웃으면서 코 팠다. 좌절하면서 오열했다. 그렇다고 새싹피어라 씨'가 쓴 모든 희곡이 재미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 햄릿 > 을 읽었을 때는 황홀했다. 사실 햄릿'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죽어서 급하게 막을 내리는 연극'이었다.

 

거트루드도 죽고, 오필리아도 죽고, 클로디어스도 죽고, 폴로니어스도 죽고, 레어티즈도 죽고, 햄릿도 죽은 마당에 누가 연기를 할 것인가 ? 농담이 아니라 이 연극은 등장 인물 모두가 죽어서 어쩔 수 없이 막을 내리는 연극이다. 하지만 이 불완전성은 때로는 걸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화 촬영에 꼭 필요한 바람이 우연히 불어올 때, 촬영장에 있던 고다르는 그 바람을 신이 예술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라고 했다.  햄릿도 마찬가지다.  실패는 종종 걸작으로 남는다.

 

 

 

 

 

3. 내가 < 햄릿 >에 대하여 흥미를 가지는 이유는 이 문학 작품이 " 퀴어 " 처럼 읽히기 때문에 그렇다. 몇 번을 읽어도 햄릿'은 동성애자'처럼 보였다. 영미문학사에 정통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으나, 어쩌면 < 햄릿 > 은 동성애'를 다룬 최초이자 가장 유명한 고전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햄릿이 사랑하는 대상은 오필리어가 아니라 남성이다. 라캉의 그 유명한 지적질'을 인용하자면 오필리어 ( Ophelia )는 오, 팰러스 ( O phallos ) 다. 여기서 팰러스'는 남근'을 의미한다. 

 

햄릿이 사랑했던 대상은 오필리어 오빠인 레이티즈'가 아니었을까 ? 비극을 향해 치닫던,  레어티즈와 벌인 마지막 결투 장면은 마치 격렬한 섹스 장면처럼 느껴진다. 칼은 남근이다. 그것도 단단하게, 딱딱하게 발기한 날카로운 페니스'다. 찌른다는 것은 삽입을 뜻한다. 칼들은 서로 오고가고, 맥박은 뛴다. 심장이 뛴다. 너의 몸을 뚫고 싶어 ! 거친 숨을 내뱉고.......  햄릿이 가진 남근이 레어티즈를 깊게 찔렀을 때, 햄릿의 품에 안긴 레어티즈는 친절한 얼굴로 햄릿을 용서하며 죽는다. 아, < 햄릿 > 은 죽음으로 끝나는 BL 소설이다 !  

 

뭐, 해석은 자유 아니던가 ! 읽으면 읽을수록 이 작품은 퀴어'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농담처럼 보이겠지만 내가 햄릿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7488  : 섹스피어냐, 스티븐 킹이냐 !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수다 1.

 

햄릿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고 놀라운 고전'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햄릿'은 굉장히 외설적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대부분 성적 은유들로 이루어져 있다. 민음사 판 3막 2장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햄릿 : 나 당신과 당신 애인 사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지지 보쥐 노는 꼴을 볼 수만 있다면.

오필리어 : 잔인하시군요, 저하, 날카로워요.

햄릿 : 내 칼날이 들어갈 땐 신음께나 할 거요.

 

햄릿은 오필리어와 대화하면서 거의 막말 수준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낸다. 그는 페니스를 칼날에 비유하여 오필리아를 성적 조롱을 한다.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보자면 햄릿은 지독한 여성혐오자'이다. 그가 증오한 사람은 클로디어스가 아니라 어머니 거트루드'다. 내가 햄릿을 동성애자로 보는 이유이다. 궁금한 것은 " 지지 보쥐 " 인데, 이것은 민음사가 낯 부끄러워서 일부러 오타를 낸 것인지, 아니면 혀 짧은 소리를 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 지지 보쥐 " 가 " 자지 보지 " 에 대한 말인 것 같은데, 아닌가 ?!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자세한 내막 부탁드립니다.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수다 2.

 

민음사에 전화'를 건다 : " 따르르릉, 따르르릉, 따르르릉. 아 ! 민음사'죠 ? 햄릿'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있어 문의 드립니다. 어, 그러니깐.... 흠흠. 네에 ? 아뇨. 그게 말씀드리기가...... 3막 2장에 보면 지지 보쥐'라고 인쇄된 문장이 있는데요... 음, 에헴 ! 날은 좋은데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힘이 드네요. 여기서 지지가 거, 뭐냐. 에헴 ! 이리 오너라 !! 거.. 거시기가 있잖습니까. 거 자..........................지 ! 네에 !!!!!!!!!!!!!!!!!!  무슨 말씀입니까요 ?  음란 전화라니요 ?! 천부당만부당한 소리입니다요. 좋아요. 그건 그냥 넘어갑시다. 그렇다면 보쥐'에서.... 네에 ? 아뇨. 보직이 아니라, 지... 네에.... 그러니깐. 보쥐가... 음, 거, 에헴, 꿀꺽, 보...... 흠흠... 보... 흠흠.... 보...........지의 오타인가요 ? 네에 ? 경찰서에 절 신고했다고요 ?!  아이고, 미치고 환장하것다 !!! "

 

이런 사연으로 인하여, 나는 여태껏 민음사에 문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낯 부끄럽기도 하거니와 상황이 자칫 잘못하면 변태로 몰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날에 콘돔을 사러 약국에 갔다가 1시간 넘게 동네 약국을 몽유병 환자처럼 돌아다는 경험이 있다. 모두 다 여성 약사였던 것이다. 태어나서 여성을 이토록 미워했던 적은 그때가 유일했다. 그것은 내가 치질 검사를 위해 종합병원에서 정유미 대장항문과 전문의 대신 김태현 대장항문과 전문의'와 예약을 마치고,  검사 당일 진료실에 들어갔더니 여의사 김태현 씨가 방긋 웃으면 누우라고 할 때의 야속함과 비슷했다. 김태현이 여자 이름이었다니 !!!  나는 여성 약사 앞에서 콘, 돔, 주, 세, 요 ! 스, 킨, 레, 스, 최고급 사가미'로 말이죠. 착용감이 좋더라고요. 하하하 ! 라는 말을 못하는 남자다.  

 

난... 그런 남자다.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수다 3.

 

적어도 비뇨기과 혹은 대장항문과는 담당 의사의 성별 정도는 밝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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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4-2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베니스의 상인,은 정말 허를 찌르신 듯... 셰익스피어 버전보다 훨 와닿습니다.
저 아이디어로 여러 작품들 모으고 다듬어서 책 쓰시면 저 꼭 사서 읽지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1:48   좋아요 0 | URL
사실 제가 섹스피어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ㅎㅎㅎㅎ.
그런데 베니스와 로미오'는 정말 왜 좋은지 모르겠더라고요.
오히려 오셀로, 리어왕, 핸리6세 이런 거 정말 끝내줍니다.
워낙 얕은 지식이라 섹스피어 원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그런 탓이겠지만
뭐.. 저도 돈 주고 책 사서 읽었으니 충분히 불만을 쏟아내도 되나고 생각합니다.....

비로그인 2013-04-20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지 보쥐 저거 제가 출판사에 전화해서 확인해 봐야겠네요.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4:39   좋아요 0 | URL
근데 이건 전화하기가 좀 애매모호합니다.
이런 건 가능하죠. < 녹두장군 >을 < 녹색장군 > 이라고 오타가 난 것 같습니다. 187페이지 7줄이요. 네, 아.. 네에... 그러니깐 " 녹색이 아니라 녹두 맞죠 ? 아, 하하하... 다음 판에는 반영하시겠다고요 ? 아하하..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요.... " 이러 건 자연스러운데 저 문장을 문의를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해요. 만약에 여성분이라면 더욱 좀 그렇습니다. " 흠... 흠흠.... 아, 네에.. 민음사죠. 어... 그게... 에헴... 저 혹시 3막 2장에.. 에... 그... 그게.. 흠흠.... 지지..... 네에 ? 아니요. 음.... 지지 보쥐. 네에 ? 뭐라구요 ? 성희롱 장난 전화냐구요 ? 아니.. 그게 아니라....
지지 보쥐... 아니요. 지가 아니라 쥐'요. 각하할 때 그 쥐 말입니니다. 보쥐... 네... 음... 그 지지 보쥐'가 ㄱ러니깐... 거... 거시기 뭐냐.. 음... 콜록콜록... 지지는 거... 거시기... 그러니깐 자지를 말하는 건가요 ? 그리고 보쥐는... 음.... " 이런 게 예상이 됩니다요.. 어찌해야됩니까 ?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4:54   좋아요 0 | URL
저 대신 꼭 물어봐 주십시요.. 흑흑흑... 궁금해서 미치겠습니다 !!!!!!!!!!!!!!!!!!!!!!!!!!!
도대체 지지 보쥐가 무슨 뜻입니까 ? 혹시나 해서 네이버에 지지 보쥐 검색했는데 궁굼해햐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아니 이 책을 읽은 사람이 10만 명은 될 터인데 왜 이걸 궁금해하지 않는 것일까요 ?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포스트잇 2013-04-20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편집자도 번역자인 최종철님께 물어보지 못한거 아닐까요? ㅎㅎ
섹스피어는 민음사걸로 본적이 없어서 몰랐네요..,열린책들의 박우수 선생은 "꼭두각시 놀음"이라고 했어요..흠..민음사판이 훨 적 나라^^하나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6:38   좋아요 0 | URL
꼭두각시 놀음은 좀 심했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알기로는 섹스피어가 성적인 상징을 워낙 많이 사용해서
섹스피어 섹스 상징 사전'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소년 필독서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좀 솔직하게 번역해주셨으면 하네요.
지금도 궁금해요. 지지 보쥐가 무슨 뜻인지 말입니다. 이거 저만 궁금한 건가 봅니다.

포스트잇 2013-04-20 16:53   좋아요 0 | URL
전 민음사판이 청소년용이라 생각하고 일부러 안보게된건데...이리 심각한 착각을 했네요, 김정환역은 잘 모르겠습니다, 영국사극도 사놓했는데...영 잘 안힑혀서 읽다뒀네요. 신정옥판이 더 재밌게 읽히는거 같긴 하구요, 나남의 이성일역은 리처드2세를 재밌게 읽어서 기대되기도 하고요. 섹스피어는 이래서 더 어려운거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7:03   좋아요 0 | URL
제가 여기 알라디너들 보고 깜짝 놀란 게 다야한 번역가들의 책을 비교 평가하면서 읽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보통 내공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냥 한 책으로 한두 번 읽어도 뿌듯하거든요..ㅎㅎㅎㅎㅎ
하여튼... 전 이 햄릿이라는 작품이 읽을때마다 묘하게 다르게 읽혀요.
그래서 좋은 작품 같습니다.

구경꾼 2013-05-12 23:3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곰곰생각하는발님, '꼭두각시 놀음'은 심한게 아니라, 그게 맞는 번역입니다. ;;
문제의 부분 원문을 보면

Hamlet :
I could interpret between you and your love, if I could see the puppets dallying.
Ophelia :
You are keen, my lord, you are keen.
Hamlet :
It would cost you a groaning to take off my edge.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즉 'the puppets dallying'을 '지지 보쥐 노는 꼴'로 옮긴 것인데, 원문은 말그대로 인형이 우쭐거리는, 꿈틀대며 서로 어울리는 동작을 표현하는 말이고, 따라서 '꼭두각시 놀음'이 옳으면 옳았지 '지지 보쥐'는 너무도 터무니없는 번역입니다. 물론 성적인 비유로 쓰인 건 맞습니다만, 셰익스피어가 뛰어난 시인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외설스런 단어를 그냥 막 사용해서가 아니라, 적절히 드러내고 적절히 감추는 메타포로서의 용어 사용에 능하기 때문입니다. (즉 인형 놀이를 가지고 섹스 행위를 비유한 것이죠. 남자 성기를 'edge'로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원문에서 그대로 확인되는 것처럼, 어디에도 성기 명칭을 대놓고 사용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셰익스피어가 무슨 야설작가도 아니고...;; 도대체 최종철씨는 뭔 생각을 가지고 이런 번역을 한 것일까요? (그리고 '지지 보쥐'는 도대체 어느 나라 말입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00:3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하하... 감사합니다. 구경꾼 님.. 맙소사...
전 원문을 못 읽어서. 지지 보쥐가 그런 뜻인 줄 알았습니다.
아니... 이거 전혀 다르군요. 맙소사. 아니. 왜 이렇게 명확한 뜻을
이런 해괴망측한 번역으로 옮겼을까요 ?
더 궁금해지네요... 이거 뭐냐.. 흠흠...
항의를 좀 해야겠군요...

달사르 2013-04-20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포스터. 곰발님 포스팅은 글 읽다 포스터 보고, 포스터 보다가 글 보는 맛이 쏠쏠하죠. 범선의 뽀족함이 괴물의 부드러운 분홍빛 혀를 찌를지. 범선이 괴물에게 먹힐지 과연..

섹스피어 작품은 들어만 보고 읽은 건 없는데, 저런 시각이라면 읽을 맛 나겠습니다! 민음사 편으루다. ㅎㅎ
민음사가 의외로 오타가 많더라구요. 아니, 오타 없는 문학전집이 없다랄까..칫..(근데 내가 읽은 건 다섯 권 안쪽이라서 신뢰도는 5%내외.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22:15   좋아요 0 | URL
전 오타 전혀 신경 안 쓰고 솔직히 번역도 거의 신경 안 쓰는 편입니다. 아무리 욕해도 전 영어 까막눈이니 그저 감지덕지죠....ㅎㅎㅎㅎㅎ. 그런데 제가 말한 그 오타는 아무래도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그렇게 찍은 것 같다는 거죠. 청소년권장도서이다보니 오타를 낸 것 같은데, 만약에 일부러 오타를 냈다면 정말 괘씸한 것아니겠습니까 ?


+

제가 영화 포스터를 모읍니다. 어디슬데 있을까 하다가 이런 데 막 써먹게 되는군요...ㅎㅎㅎ
그래도 나름 고민합니다. 베니스으 상인 하니 배가 생각나서..ㅎㅎㅎㅎㅎ.

달사르 2013-04-2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해서? 사가미를 찾아보았네요.
오..유명한 회사 이름이었군요. 포장도 근사하고 말이죠. 무슨 일회용렌즈케이스 같은데요.
스킨리스라고 해서 뭔말인가 했더니 초박형 말씀이지요?
ㅎㅎ 하나 배웠습니닷.


글코..수다 3번에 왕공감!
거기에다 산부인과도 추가해주셔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22:17   좋아요 0 | URL
사가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에서는 꽤 명품으로 잘찬리에 판매 중엔 제품입니다.
명성만 들었어요..ㅎㅎ.


+

3번 공감요... 진짜 의사의 성별을 알 수 있게 해야 해요...
제가 남자 이름만 보고 예약했다가 알고 보니 항문과 의사가 미모의 여의사'라고 생각해 보세요.
끔찍합니다...

구경꾼 2013-05-12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최종철 역본에는 이 희안한 단어(보쥐)가 등장하는 다른 부분이 또 있죠. 109페이지를 보면

오필리아 : 이 무언극이 무슨 뜻인지도 말할까요?
햄릿 : 그럼요. 혹은 당신이 그에게 보여주는 어떤 보쥐라도.
당신이 부끄럼없이 보쥐를 보여주면, 그도 부끄럼없이 그게 무슨 뜻인지 말할 거요.
오필리아 : 나쁜 분이셔요, 나쁜 분. 연극을 지켜보겠어요.

라고 되어있는데, 이 부분의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Ophelia :
Will he tell us what this show meant?
Hamlet :
Ay, or any show that you'll show him: be not you ashamed to show, he'll not shame to tell you what it means.
Ophelia :
You are naught, you are naught: I'll mark the play.

정말 눈을 까뒤집고 들여다봐도, 원문 어디에서도 '보쥐'라고 번역할만한 문구나 단어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naught'를 '나쁜 분'이라고 번역한건 그냥 넘어간다 쳐도('naught'는 그냥 짖궂은 사람, 장난꾸러기 정도의 의미지 나쁜 뜻의 단어가 아닙니다), 도대체 의역과 상상력을 어느정도로 발휘해야 원문에도 없고 한국어도 아닌 '보쥐'라는 용어가 출현할 수 있는 건지 어안이 벙벙할 뿐입니다.
별로 어려운 구문도 아니기에, 저처럼 영어가 딸리는 사람도 대충 해석할 수 있는 문장인데, 굳이 번역해보자면 "아, 당신이 그에게 보여줄 아무 거라도 보여줘요. 부끄러워하지 말고 보여주면, 그도 부끄러움 없이 그게 뭔지 말해줄거요." 정도겠네요.
사실 최종철 역본의 전반적인 퀄리티가 그리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걸로 아는데, 그래도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읽히는 햄릿의 한국어 역본인 이상 번역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좀도 많은 지적과 얘기가 필요할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참이었는데(그리고 그동안 까먹고 있었는데;;), 마침 적절한 페이퍼를 우연히 읽게 돼서 실례 무릅쓰고 긴 댓글을 달아봤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궁금하긴 하네요. '지지 보쥐'는 도대체 뭔지,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번역을 한 건지, 진짜 어느 나라 말인지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00: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적극적으지 않은 관계여서 원본을 찾아 읽거나 하니는 않고 그냥,, 지지 보쥐'가 대체 뭐냐...
이런 생각만 했거든요. 섹스피어가 워낙 성적 은유를 기막히게 쓰는 양반이라고 들었는데
지지 보쥐는 은유가 아니고 직유도 아니잖아요. 그냥 직설이어서...
이게 굉장히 궁그했습니다. 구경꾼 님 말씀 듣고 보니 이젠 궁금한 것은
이 번역가의 마음이군요. 아니 왜 이렇게 번역을 했지 ?
흠흠... ㅎㅎㅎㅎㅎㅎㅎ.
전 민음사를 믿었습니다.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냥 최신 소설이면 그냥 현대적 언어놀이로 의역을 했다고 생각하겠는데
아니 이런 고전을 이런 식으로 해석하다니 이상하네요...

호연지기 2014-07-1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최종철님이 왜 "지지", "보쥐"라고 번역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번역함으로서 우리는 이 작품을 정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원문 해당부분 "the puppets dallying"을 "꼭두각시 놀음"이라고 번역했다면 앞뒤 내용의 관계에서 애매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재미가 하나도 없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최종철님이 이 부분을 "지지 보쥐"로 번역한 것을 대단한 번역 천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고민하지 않고서는 이런 번역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_- 2015-03-28 00:1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최종철씨,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soda 2014-07-1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햄릿을 읽던 중에 문제의 지지보쥐 뭔가해서 검색하다 들어오게 됐습니다. 앞의 분이 지적해주신대로 보쥐가 이전에도 등장하는데요 제가 모르는 단어인가 해서 국어사전까지 뒤졌습니다;; 미흡하지만 영어번역에 대해 공부한 사람으로서 정말 이해되지 않는 번역입니다. 전체적으로 번역자분이 직역을 위주로 하는 것이 보이던데 또 의역하는데서는 비약적으로 하시니 읽는 입장에서는 속이 터지네요. 차라리 원본을 사전들고 보는 게 이해가 빠르겠습니다. 저는 문학번역이란 독자입장도 저자입장못잖게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최종철 번역자분의 번역은 이도저도 살리지 못한 경우라고 생각되네요. 지지 보쥐는 우리말도 아닐 뿐더러 셰익스피어를 저질이 아닌가 의심케할만한 문구입니다. 역자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으나 이전의 '있음이냐 없음이냐'번역처럼 최소한 뭐 때문에 저런 번역이 나왔는지 설명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솔직히 이분 번역본은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아직 햄릿을 안 본 분은 다른 분 번역본을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문학 베스트 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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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 살인 : 명탐정 포와로'는 독자를 속였다 !

 

 

- 내 제안에 잘못된 것이 도대체 뭐가 있죠 ?

- 개인적인 일입니다만, 나는 당신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래체트 씨.

 

오리엔트 특급 살인 中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91705

 

우리는 소설가의 < 말 > 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더군다나 탐정 소설인 경우, 탐정이 내린 추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독자인 당신은 셜록 홈즈나 포와로가 내놓은 결과에 대해 절대적 신뢰를 보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엉터리 결론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삐에르 바야르는 이 사실을 상기시킨다. 무슨 말인가 하면 소설 속 홈즈와 포와로는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고는 의기양양하게 end를 고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는 점이다.

 

< 오리엔트 특급 살인 > 이라는 추리소설을 예로 들자면 포와로는 범인들에게 감쪽같이 속는다. 포와로가 속았다는 것은 곧 이 책을 쓴 애거서 크리스티'도 속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물며 독자라고 안 속을 수 있나. 지금부터 나는 < 오리엔트 특급 살인 > 에서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가 자신이 만들어놓은 캐릭터들에게 어이없이 속는 진풍경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 오리엔트 특급 살인 > 은 모두가 아는 내용이다. 형식은 밀실 트릭이라 할 수 있다. 폭설로 정지된 열차.1등실 객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그리고 범인은 12명 가운데 1명...

 

모두 다 아는 내용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스포일러 유출이고 나발이고,  호들갑은 떨지 말자. 함정은 " 1/N " 에 있다. 우리는 늘 이런 밀실 트릭에서 범인을 < N 명 가운데 1명 > 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서 < ~ 명 가운데 1명 > 이 아니라 < 12명 모두가 범인 > 인 트릭을 만들어낸다. 그 유명한 " 오리엔트 특급 살인 트릭 " 이다. 소설 마지막에 밝혀지는 결말은 < 식스 센스 > 를 능가하는 반전이었다.애거사, 떼돈 버셨다. 브라보, 크리스티 여사'에게 영광 있으라 !

 

그런데 포와로는 범인들에게 속았(을 수도 있)다. 물론 독자인 우리도 속았(을 수 있)다.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포와로는 래체트'가 신변 보호를 요청하자 단번에 거절한다. 거절 이유는 상당히 의외다. 레체트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란다. 단지 그 이유 하나가 전부다. 포와로는 그가 이유없이 미운 것이다. 추리'란 논리 싸움인데 이 논리 싸움에 감정이 들어가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 포와로는 시작부터 탐정이 가져야 할 기본적 자세를 버린 것이다. 포와로'는 레체트 앞에서 당신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기에 제안을 거절한다는, 매우 무례한 말을 한다. 래체트 씨에게는 치욕이었으리라. 마음의 상처를 입었으르라. 그런데 이 마음의 상처'는 곧 진짜 상처가 된다. 다음날 그는 칼에 찔려 죽는다. 자상은 12 곳이었다. 난도질이었다.

 

포와로는 이 살인사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래체트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래체트는 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이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길은 살인범을 잡는 것이다. 그런데 일이 묘하게 꼬인다. 1등실 승객 12명'은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다. 알리바이'는 alius ( 다른 ) + ibi ( 거기에 ) 를 합친 것으로 " 다른 + 장소에 " 라는 뜻이다. 그러니깐 용의자가 살인이 일어난 장소'에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알리바이'다. 현장부재증명/現場不在證明'은 곧 타소존재증명/ 他所存在證明'을 의미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 장소A에 내가 없었음/부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장소 B에 내가 있었음/존재'를 증명 " 하면 된다. 그렇다면 다른 장소에 당신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대상은 누구인가 ? 바로 누군가가 당신을 보고 있었다는 설정'이다. 그것은 응시다. 알리바이란 2명 이상이 (살인현장이아닌) 다른 장소에 함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혼자일 때는 성립이 될 수 없다. < 오리엔트... > 에서 12명의 용의자가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12명 각자가 다른 장소에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는 것이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논리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12명 가운데 1명이 살인을 했다면 1명은 반드시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살인을 할 때는 반드시 혼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2명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살인자 1명과 더불어 그를 돕는 공범 1명 이상'이 이 사건에 개입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와로는 초점을 < 범인 > 이라는 단수에서 < 범인들 > 이라는 복수에 맞춘다. 결국 그가 내린 결론은 12명 모두 범인이라는 것이다.

 

살인자들이 최후 진술에서 밝힌 살인 동기는 죽은 래체트'는 악당 가운데 최고 악당이요, 죽어 마땅한 놈이었다는 진술이었다. 그는 아이 유괴범이며 살인자. 그리고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간 자였다. 결국 1등실 12명은 모두 이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이 모여서 죽은 아이'의 복수를 대신하기 위한 모인 것이었다. 그것은 순수한 복수였다. 죽은 영혼을 달래기 위한 응징이었다(라고 살인자들은 진술한다.중요한 것은 이 진술의 신빙성'이다. 거짓말이 늘수록 신뢰는 무너지는 법이다. 양치기 소년처럼 말이다. ) 그런데 놀랍게도 포와로는 살인자(들)가 늘어놓는 변명을 듣고는 이 사건을 덮기로 한다.

 

이 지점에서 포와로는 수사를 망친다. 왜냐하면 12명의 승객이 모인 이유는 반드시 인간적인 복수심 때문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죽은 아이의 할머니(백만장자)가 12명에게 살인에 대한 보수를 지불하기로 하고 청부살인을 지시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 그러니깐 12명은 돈을 위해서 모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포와로는 슬픈 얼굴로 진술을 나열하는 살인자들이 고백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12명은 첫 페이지에서 시작해서 마지막 페이지 끝까지 거짓말(들)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크레타 섬 사람들인 것이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은 결국 끝에 가서도 거짓 변명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포와로는 이 거짓말쟁이들이 마지막에 하는 말도 끝까지 의심했어야 했다. 억울하게 죽어간 어린 아이에 대한 복수라는 이 비장한 서사'는 거짓말쟁이가 하는 또 다른 거짓말'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포와로는 그걸 믿는다. 왜 ? 정답은 처음부터 래체트가 싫었으니깐. 12명의 마지막 진술은 또 다른 대응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포와로는 속는다. 그는 이성과 논리로 사건을 풀어나가기보다는 감정적으로 이 사건을 풀어나가다가 그들에게 속은 것이다. 포와로가 떠났을 때, 남은 12명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엔 반전이 하나 숨어 있다. 과연 포와로는 그들에게 속았을까 ? 그는 속지 않았을 수도 있다. 속는 시늉을 할 뿐이다. 죽은 척하는 생태처럼 말이다. 얼어죽은 동태는 정말 얼어서 죽은 것인가 ? 아니면 죽어서 동사한 것이가 ? 그는 자기합리화'를 위해 사건을 미해결 상태'로 방치한다. 왜냐하면 이 살인 사건에 대해 포와로는 절반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포와로는 래체트를 " 교활한 짐승 " 이라고 판단했었다. 하지만 다른 이가 래체트 씨를 보는 판단은 전혀 다르다. 어떤 이는 래체트를 " 매우 품위 있는 " 사람이라고 말한다.

 

포와로가 래체트에게 가지는 선입견'은 결국 래체트를 죽음으로 몰고갔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범인이 열차 안 승객이라고 생각해 보라. 포와로의 명성을 생각하면 끔찍한 짓이다. 생각만으로도 얼굴이 홧홧할 것이다. 그래서 포와로는 이 사건을 죽은 아이에 대한 인간 복수극이라는 살인자들의 진술을 믿는 척하는 것은 아닐까 ? 포와로는 결국 자신의 실수를 숨기기 위해서 사건을 은폐하고자 한다.  래체트가 죽어 마땅한 놈이 되는 순간 자신의 실수는 용납이 된다.  핵심은 거기에 있다. 그러니깐 포와로가 사건을 덮는 것은 얼핏 인간적인 처사 같지만 사실은 은폐하려는 몸짓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비겁하고, 비겁하고, 비겁하고, 비겁하고, 비겁하고, 비겁한 사람인지도...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우리는 모두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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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탐정 포화로는 독자를 속였다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13-05-14 07:59 
    * 명탐정 포와로는 독자를 속였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11271 곰곰이생각하는발님의 ‘명탐정 포와로는 독자를 속였다’를 읽고 떠오른 생각 ‘앗,페아노 공리계’ * 추리소설추리소설은 마치 수학에서 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X가 얼마냐? (답으로 무슨 수인가?) 알 수 없죠. 그러나 X+2=5라는 방정식이 제시된다면 답은 3이란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추리소설은 방정식과 같은 구도로서 ; X
 
 
마립간 2013-04-1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글을 남기는 것 같은데,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 이상 추천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4-17 12:20   좋아요 0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 공감 이상 추천이시면 알사탕 주십셔 ~ ( 농담입니다. )

순오기 2013-04-18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인에 뜬 글 눈팅만 했는데 댓글 따라 와 인사 드립니다.
글을 참 잘 쓰는 분이 알라딘에 둥지를 틀었구나, 감탄했습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18 12:2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더욱 매진하여서 순오기 님에게 쏘옥 드는 문장을 다듬기 위해
절차탁마하겠습니다 !!

? 2013-05-2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포와로는 탐정을 은퇴할 생각이였고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 사건일 경우 받아들이지 않고 싶어하는 상황이였다. 그리고 "포와로는 이 살인사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래체트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래체트는 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이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길은 살인범을 잡는 것이다."라는 것은 조금 억지라고도 볼 수 있다. 래체트의 제안을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범인이 그를 죽이고 싶어하는 것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누군가가 진짜로 노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리고 얼굴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라고 말한것도 일종의 핑계일 것이다.
너무 비난하는것 같아 죄송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7 20:54   좋아요 0 | URL
아이고.. 아닙니다요. 작품을 해석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