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셰익스피어 !

 

 

 

1. 당신은 이 고백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 < 나 > 는 셰익스피어'가 싫다. 섹스-피어'라는 야시시한 이름이 부끄러워서 < 섹 ~ > 도 아니고 < 세익스~ > 도 아니고 < 셰익스~ > 라는 표기법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라리 < 새싹 피어라 씨' > 라고 해라 ! 문광부가 내린 판단인지, 아니면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결정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아무튼,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

 

< 베니스의 상인 > 에 나오는 판결'은 좋은 예가 아니라 나쁜 예'다. 그것은 명판결이 아니라 법 해석 남용이다.  살 1파운드를 도려내되 피는 흘리지 마라, 는 요구는 마치 결혼은 하되 섹스는 하지 마라, 라는 요구와 다르지 않다. < 베다 > 라는 동사에는 이미 " 날이 있는 물건으로 상처를 내다 " 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내가 만약에 샤일록이었다면 기꺼이 그들이 내린 판결을 받아들이겠다. 칼로 살 1파운드를 도려내겠다. 피를 보았으니 태형 백 대와 재산 몰수'라는 벌을 받겠지만, 나는 당당하게 말하리라.

 

, 몽둥이로 내 엉덩이를 때리시되 피멍이 들면 안 됩니다. 멍이 들어도 안 됩니다. 저는 태형에는 동의했으나 내 엉덩이에 피멍이 들어도 좋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 칼로 살을 베다 > 라는 말에는 이미 < 피를 흘리다 > 라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 치도곤을 먹이다 > 라는 말에도 <피멍이 든다 > 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를 흘리지 마라, 라는 요구와 피멍이 들면 절대 안된다는 요구는 같은 말입니다. 억지라구요 ? 그렇습니다. 모두 다 억지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억지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저도 당신에게 요구합니다.

 

더러운 유대인인 저를 때리시되 피멍이 들면 안됩니다. 당신은 곤장을 때리겠다고만 말했지 멍이 생긴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채무자의 살을 도려낼 때 피를 흘린 것이 약속 위반이라면, 당신 또한 내 엉덩이에 피멍이 들게 만든다면그것 또한 약속 위반입니다. 빚을 담보로 1파운드의 살을 요구하는 저 같은 악덕 고리대금업자도 나쁘지만, 궤변으로 법 해석을 농락한 당신은 더 나쁜 범죄자입니다. 이 판결은 판례로 남아서 백 년, 이백 년, 삼백 년 동안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저는 한 사람'에게 피를 흘리게 만들었지만 이 판결은 앞으로 수백 명'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존경하는 배심원 여러분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배웠습니다. 저 같은 고리대금업자에게도 법은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현명한 판단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2. < 로미오와 줄리엣 > 을 읽었을 때도, 나는 무척 당황스러웠다. 24시간 동안 잠드는 약'을 먹고 죽은 척한다는 설정이 기가 찼다. 죽은 척하는 생태도 아니고, 얼어죽을 동태도 아니며,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고주망태처럼 이 무슨 해괴한 지랄인가 ! 장난하냐 ? 밥은 먹고 다니냐 ? 슬프고, 비통하기는커녕 쓴웃음만 나와서 웃으면서 코 팠다. 좌절하면서 오열했다. 그렇다고 새싹피어라 씨'가 쓴 모든 희곡이 재미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 햄릿 > 을 읽었을 때는 황홀했다. 사실 햄릿'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죽어서 급하게 막을 내리는 연극'이었다.

 

거트루드도 죽고, 오필리아도 죽고, 클로디어스도 죽고, 폴로니어스도 죽고, 레어티즈도 죽고, 햄릿도 죽은 마당에 누가 연기를 할 것인가 ? 농담이 아니라 이 연극은 등장 인물 모두가 죽어서 어쩔 수 없이 막을 내리는 연극이다. 하지만 이 불완전성은 때로는 걸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화 촬영에 꼭 필요한 바람이 우연히 불어올 때, 촬영장에 있던 고다르는 그 바람을 신이 예술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라고 했다.  햄릿도 마찬가지다.  실패는 종종 걸작으로 남는다.

 

 

 

 

 

3. 내가 < 햄릿 >에 대하여 흥미를 가지는 이유는 이 문학 작품이 " 퀴어 " 처럼 읽히기 때문에 그렇다. 몇 번을 읽어도 햄릿'은 동성애자'처럼 보였다. 영미문학사에 정통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으나, 어쩌면 < 햄릿 > 은 동성애'를 다룬 최초이자 가장 유명한 고전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햄릿이 사랑하는 대상은 오필리어가 아니라 남성이다. 라캉의 그 유명한 지적질'을 인용하자면 오필리어 ( Ophelia )는 오, 팰러스 ( O phallos ) 다. 여기서 팰러스'는 남근'을 의미한다. 

 

햄릿이 사랑했던 대상은 오필리어 오빠인 레이티즈'가 아니었을까 ? 비극을 향해 치닫던,  레어티즈와 벌인 마지막 결투 장면은 마치 격렬한 섹스 장면처럼 느껴진다. 칼은 남근이다. 그것도 단단하게, 딱딱하게 발기한 날카로운 페니스'다. 찌른다는 것은 삽입을 뜻한다. 칼들은 서로 오고가고, 맥박은 뛴다. 심장이 뛴다. 너의 몸을 뚫고 싶어 ! 거친 숨을 내뱉고.......  햄릿이 가진 남근이 레어티즈를 깊게 찔렀을 때, 햄릿의 품에 안긴 레어티즈는 친절한 얼굴로 햄릿을 용서하며 죽는다. 아, < 햄릿 > 은 죽음으로 끝나는 BL 소설이다 !  

 

뭐, 해석은 자유 아니던가 ! 읽으면 읽을수록 이 작품은 퀴어'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농담처럼 보이겠지만 내가 햄릿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7488  : 섹스피어냐, 스티븐 킹이냐 !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수다 1.

 

햄릿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고 놀라운 고전'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햄릿'은 굉장히 외설적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대부분 성적 은유들로 이루어져 있다. 민음사 판 3막 2장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햄릿 : 나 당신과 당신 애인 사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지지 보쥐 노는 꼴을 볼 수만 있다면.

오필리어 : 잔인하시군요, 저하, 날카로워요.

햄릿 : 내 칼날이 들어갈 땐 신음께나 할 거요.

 

햄릿은 오필리어와 대화하면서 거의 막말 수준에 가까운 말들을 쏟아낸다. 그는 페니스를 칼날에 비유하여 오필리아를 성적 조롱을 한다.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보자면 햄릿은 지독한 여성혐오자'이다. 그가 증오한 사람은 클로디어스가 아니라 어머니 거트루드'다. 내가 햄릿을 동성애자로 보는 이유이다. 궁금한 것은 " 지지 보쥐 " 인데, 이것은 민음사가 낯 부끄러워서 일부러 오타를 낸 것인지, 아니면 혀 짧은 소리를 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 지지 보쥐 " 가 " 자지 보지 " 에 대한 말인 것 같은데, 아닌가 ?!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자세한 내막 부탁드립니다.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수다 2.

 

민음사에 전화'를 건다 : " 따르르릉, 따르르릉, 따르르릉. 아 ! 민음사'죠 ? 햄릿'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있어 문의 드립니다. 어, 그러니깐.... 흠흠. 네에 ? 아뇨. 그게 말씀드리기가...... 3막 2장에 보면 지지 보쥐'라고 인쇄된 문장이 있는데요... 음, 에헴 ! 날은 좋은데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힘이 드네요. 여기서 지지가 거, 뭐냐. 에헴 ! 이리 오너라 !! 거.. 거시기가 있잖습니까. 거 자..........................지 ! 네에 !!!!!!!!!!!!!!!!!!  무슨 말씀입니까요 ?  음란 전화라니요 ?! 천부당만부당한 소리입니다요. 좋아요. 그건 그냥 넘어갑시다. 그렇다면 보쥐'에서.... 네에 ? 아뇨. 보직이 아니라, 지... 네에.... 그러니깐. 보쥐가... 음, 거, 에헴, 꿀꺽, 보...... 흠흠... 보... 흠흠.... 보...........지의 오타인가요 ? 네에 ? 경찰서에 절 신고했다고요 ?!  아이고, 미치고 환장하것다 !!! "

 

이런 사연으로 인하여, 나는 여태껏 민음사에 문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낯 부끄럽기도 하거니와 상황이 자칫 잘못하면 변태로 몰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날에 콘돔을 사러 약국에 갔다가 1시간 넘게 동네 약국을 몽유병 환자처럼 돌아다는 경험이 있다. 모두 다 여성 약사였던 것이다. 태어나서 여성을 이토록 미워했던 적은 그때가 유일했다. 그것은 내가 치질 검사를 위해 종합병원에서 정유미 대장항문과 전문의 대신 김태현 대장항문과 전문의'와 예약을 마치고,  검사 당일 진료실에 들어갔더니 여의사 김태현 씨가 방긋 웃으면 누우라고 할 때의 야속함과 비슷했다. 김태현이 여자 이름이었다니 !!!  나는 여성 약사 앞에서 콘, 돔, 주, 세, 요 ! 스, 킨, 레, 스, 최고급 사가미'로 말이죠. 착용감이 좋더라고요. 하하하 ! 라는 말을 못하는 남자다.  

 

난... 그런 남자다.

 

 

 

+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는 수다 3.

 

적어도 비뇨기과 혹은 대장항문과는 담당 의사의 성별 정도는 밝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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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4-2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베니스의 상인,은 정말 허를 찌르신 듯... 셰익스피어 버전보다 훨 와닿습니다.
저 아이디어로 여러 작품들 모으고 다듬어서 책 쓰시면 저 꼭 사서 읽지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1:48   좋아요 0 | URL
사실 제가 섹스피어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ㅎㅎㅎㅎ.
그런데 베니스와 로미오'는 정말 왜 좋은지 모르겠더라고요.
오히려 오셀로, 리어왕, 핸리6세 이런 거 정말 끝내줍니다.
워낙 얕은 지식이라 섹스피어 원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그런 탓이겠지만
뭐.. 저도 돈 주고 책 사서 읽었으니 충분히 불만을 쏟아내도 되나고 생각합니다.....

비로그인 2013-04-20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지 보쥐 저거 제가 출판사에 전화해서 확인해 봐야겠네요.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4:39   좋아요 0 | URL
근데 이건 전화하기가 좀 애매모호합니다.
이런 건 가능하죠. < 녹두장군 >을 < 녹색장군 > 이라고 오타가 난 것 같습니다. 187페이지 7줄이요. 네, 아.. 네에... 그러니깐 " 녹색이 아니라 녹두 맞죠 ? 아, 하하하... 다음 판에는 반영하시겠다고요 ? 아하하..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요.... " 이러 건 자연스러운데 저 문장을 문의를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해요. 만약에 여성분이라면 더욱 좀 그렇습니다. " 흠... 흠흠.... 아, 네에.. 민음사죠. 어... 그게... 에헴... 저 혹시 3막 2장에.. 에... 그... 그게.. 흠흠.... 지지..... 네에 ? 아니요. 음.... 지지 보쥐. 네에 ? 뭐라구요 ? 성희롱 장난 전화냐구요 ? 아니.. 그게 아니라....
지지 보쥐... 아니요. 지가 아니라 쥐'요. 각하할 때 그 쥐 말입니니다. 보쥐... 네... 음... 그 지지 보쥐'가 ㄱ러니깐... 거... 거시기 뭐냐.. 음... 콜록콜록... 지지는 거... 거시기... 그러니깐 자지를 말하는 건가요 ? 그리고 보쥐는... 음.... " 이런 게 예상이 됩니다요.. 어찌해야됩니까 ?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4:54   좋아요 0 | URL
저 대신 꼭 물어봐 주십시요.. 흑흑흑... 궁금해서 미치겠습니다 !!!!!!!!!!!!!!!!!!!!!!!!!!!
도대체 지지 보쥐가 무슨 뜻입니까 ? 혹시나 해서 네이버에 지지 보쥐 검색했는데 궁굼해햐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아니 이 책을 읽은 사람이 10만 명은 될 터인데 왜 이걸 궁금해하지 않는 것일까요 ?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포스트잇 2013-04-20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편집자도 번역자인 최종철님께 물어보지 못한거 아닐까요? ㅎㅎ
섹스피어는 민음사걸로 본적이 없어서 몰랐네요..,열린책들의 박우수 선생은 "꼭두각시 놀음"이라고 했어요..흠..민음사판이 훨 적 나라^^하나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6:38   좋아요 0 | URL
꼭두각시 놀음은 좀 심했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알기로는 섹스피어가 성적인 상징을 워낙 많이 사용해서
섹스피어 섹스 상징 사전'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소년 필독서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좀 솔직하게 번역해주셨으면 하네요.
지금도 궁금해요. 지지 보쥐가 무슨 뜻인지 말입니다. 이거 저만 궁금한 건가 봅니다.

포스트잇 2013-04-20 16:53   좋아요 0 | URL
전 민음사판이 청소년용이라 생각하고 일부러 안보게된건데...이리 심각한 착각을 했네요, 김정환역은 잘 모르겠습니다, 영국사극도 사놓했는데...영 잘 안힑혀서 읽다뒀네요. 신정옥판이 더 재밌게 읽히는거 같긴 하구요, 나남의 이성일역은 리처드2세를 재밌게 읽어서 기대되기도 하고요. 섹스피어는 이래서 더 어려운거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17:03   좋아요 0 | URL
제가 여기 알라디너들 보고 깜짝 놀란 게 다야한 번역가들의 책을 비교 평가하면서 읽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보통 내공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냥 한 책으로 한두 번 읽어도 뿌듯하거든요..ㅎㅎㅎㅎㅎ
하여튼... 전 이 햄릿이라는 작품이 읽을때마다 묘하게 다르게 읽혀요.
그래서 좋은 작품 같습니다.

구경꾼 2013-05-12 23:3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곰곰생각하는발님, '꼭두각시 놀음'은 심한게 아니라, 그게 맞는 번역입니다. ;;
문제의 부분 원문을 보면

Hamlet :
I could interpret between you and your love, if I could see the puppets dallying.
Ophelia :
You are keen, my lord, you are keen.
Hamlet :
It would cost you a groaning to take off my edge.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즉 'the puppets dallying'을 '지지 보쥐 노는 꼴'로 옮긴 것인데, 원문은 말그대로 인형이 우쭐거리는, 꿈틀대며 서로 어울리는 동작을 표현하는 말이고, 따라서 '꼭두각시 놀음'이 옳으면 옳았지 '지지 보쥐'는 너무도 터무니없는 번역입니다. 물론 성적인 비유로 쓰인 건 맞습니다만, 셰익스피어가 뛰어난 시인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외설스런 단어를 그냥 막 사용해서가 아니라, 적절히 드러내고 적절히 감추는 메타포로서의 용어 사용에 능하기 때문입니다. (즉 인형 놀이를 가지고 섹스 행위를 비유한 것이죠. 남자 성기를 'edge'로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원문에서 그대로 확인되는 것처럼, 어디에도 성기 명칭을 대놓고 사용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셰익스피어가 무슨 야설작가도 아니고...;; 도대체 최종철씨는 뭔 생각을 가지고 이런 번역을 한 것일까요? (그리고 '지지 보쥐'는 도대체 어느 나라 말입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00:3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하하... 감사합니다. 구경꾼 님.. 맙소사...
전 원문을 못 읽어서. 지지 보쥐가 그런 뜻인 줄 알았습니다.
아니... 이거 전혀 다르군요. 맙소사. 아니. 왜 이렇게 명확한 뜻을
이런 해괴망측한 번역으로 옮겼을까요 ?
더 궁금해지네요... 이거 뭐냐.. 흠흠...
항의를 좀 해야겠군요...

달사르 2013-04-20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포스터. 곰발님 포스팅은 글 읽다 포스터 보고, 포스터 보다가 글 보는 맛이 쏠쏠하죠. 범선의 뽀족함이 괴물의 부드러운 분홍빛 혀를 찌를지. 범선이 괴물에게 먹힐지 과연..

섹스피어 작품은 들어만 보고 읽은 건 없는데, 저런 시각이라면 읽을 맛 나겠습니다! 민음사 편으루다. ㅎㅎ
민음사가 의외로 오타가 많더라구요. 아니, 오타 없는 문학전집이 없다랄까..칫..(근데 내가 읽은 건 다섯 권 안쪽이라서 신뢰도는 5%내외.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22:15   좋아요 0 | URL
전 오타 전혀 신경 안 쓰고 솔직히 번역도 거의 신경 안 쓰는 편입니다. 아무리 욕해도 전 영어 까막눈이니 그저 감지덕지죠....ㅎㅎㅎㅎㅎ. 그런데 제가 말한 그 오타는 아무래도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그렇게 찍은 것 같다는 거죠. 청소년권장도서이다보니 오타를 낸 것 같은데, 만약에 일부러 오타를 냈다면 정말 괘씸한 것아니겠습니까 ?


+

제가 영화 포스터를 모읍니다. 어디슬데 있을까 하다가 이런 데 막 써먹게 되는군요...ㅎㅎㅎ
그래도 나름 고민합니다. 베니스으 상인 하니 배가 생각나서..ㅎㅎㅎㅎㅎ.

달사르 2013-04-2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해서? 사가미를 찾아보았네요.
오..유명한 회사 이름이었군요. 포장도 근사하고 말이죠. 무슨 일회용렌즈케이스 같은데요.
스킨리스라고 해서 뭔말인가 했더니 초박형 말씀이지요?
ㅎㅎ 하나 배웠습니닷.


글코..수다 3번에 왕공감!
거기에다 산부인과도 추가해주셔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20 22:17   좋아요 0 | URL
사가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에서는 꽤 명품으로 잘찬리에 판매 중엔 제품입니다.
명성만 들었어요..ㅎㅎ.


+

3번 공감요... 진짜 의사의 성별을 알 수 있게 해야 해요...
제가 남자 이름만 보고 예약했다가 알고 보니 항문과 의사가 미모의 여의사'라고 생각해 보세요.
끔찍합니다...

구경꾼 2013-05-12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최종철 역본에는 이 희안한 단어(보쥐)가 등장하는 다른 부분이 또 있죠. 109페이지를 보면

오필리아 : 이 무언극이 무슨 뜻인지도 말할까요?
햄릿 : 그럼요. 혹은 당신이 그에게 보여주는 어떤 보쥐라도.
당신이 부끄럼없이 보쥐를 보여주면, 그도 부끄럼없이 그게 무슨 뜻인지 말할 거요.
오필리아 : 나쁜 분이셔요, 나쁜 분. 연극을 지켜보겠어요.

라고 되어있는데, 이 부분의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Ophelia :
Will he tell us what this show meant?
Hamlet :
Ay, or any show that you'll show him: be not you ashamed to show, he'll not shame to tell you what it means.
Ophelia :
You are naught, you are naught: I'll mark the play.

정말 눈을 까뒤집고 들여다봐도, 원문 어디에서도 '보쥐'라고 번역할만한 문구나 단어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naught'를 '나쁜 분'이라고 번역한건 그냥 넘어간다 쳐도('naught'는 그냥 짖궂은 사람, 장난꾸러기 정도의 의미지 나쁜 뜻의 단어가 아닙니다), 도대체 의역과 상상력을 어느정도로 발휘해야 원문에도 없고 한국어도 아닌 '보쥐'라는 용어가 출현할 수 있는 건지 어안이 벙벙할 뿐입니다.
별로 어려운 구문도 아니기에, 저처럼 영어가 딸리는 사람도 대충 해석할 수 있는 문장인데, 굳이 번역해보자면 "아, 당신이 그에게 보여줄 아무 거라도 보여줘요. 부끄러워하지 말고 보여주면, 그도 부끄러움 없이 그게 뭔지 말해줄거요." 정도겠네요.
사실 최종철 역본의 전반적인 퀄리티가 그리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걸로 아는데, 그래도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읽히는 햄릿의 한국어 역본인 이상 번역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좀도 많은 지적과 얘기가 필요할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참이었는데(그리고 그동안 까먹고 있었는데;;), 마침 적절한 페이퍼를 우연히 읽게 돼서 실례 무릅쓰고 긴 댓글을 달아봤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궁금하긴 하네요. '지지 보쥐'는 도대체 뭔지,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번역을 한 건지, 진짜 어느 나라 말인지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13 00: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적극적으지 않은 관계여서 원본을 찾아 읽거나 하니는 않고 그냥,, 지지 보쥐'가 대체 뭐냐...
이런 생각만 했거든요. 섹스피어가 워낙 성적 은유를 기막히게 쓰는 양반이라고 들었는데
지지 보쥐는 은유가 아니고 직유도 아니잖아요. 그냥 직설이어서...
이게 굉장히 궁그했습니다. 구경꾼 님 말씀 듣고 보니 이젠 궁금한 것은
이 번역가의 마음이군요. 아니 왜 이렇게 번역을 했지 ?
흠흠... ㅎㅎㅎㅎㅎㅎㅎ.
전 민음사를 믿었습니다.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냥 최신 소설이면 그냥 현대적 언어놀이로 의역을 했다고 생각하겠는데
아니 이런 고전을 이런 식으로 해석하다니 이상하네요...

호연지기 2014-07-1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최종철님이 왜 "지지", "보쥐"라고 번역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번역함으로서 우리는 이 작품을 정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원문 해당부분 "the puppets dallying"을 "꼭두각시 놀음"이라고 번역했다면 앞뒤 내용의 관계에서 애매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재미가 하나도 없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최종철님이 이 부분을 "지지 보쥐"로 번역한 것을 대단한 번역 천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고민하지 않고서는 이런 번역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_- 2015-03-28 00:1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최종철씨,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soda 2014-07-1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햄릿을 읽던 중에 문제의 지지보쥐 뭔가해서 검색하다 들어오게 됐습니다. 앞의 분이 지적해주신대로 보쥐가 이전에도 등장하는데요 제가 모르는 단어인가 해서 국어사전까지 뒤졌습니다;; 미흡하지만 영어번역에 대해 공부한 사람으로서 정말 이해되지 않는 번역입니다. 전체적으로 번역자분이 직역을 위주로 하는 것이 보이던데 또 의역하는데서는 비약적으로 하시니 읽는 입장에서는 속이 터지네요. 차라리 원본을 사전들고 보는 게 이해가 빠르겠습니다. 저는 문학번역이란 독자입장도 저자입장못잖게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최종철 번역자분의 번역은 이도저도 살리지 못한 경우라고 생각되네요. 지지 보쥐는 우리말도 아닐 뿐더러 셰익스피어를 저질이 아닌가 의심케할만한 문구입니다. 역자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으나 이전의 '있음이냐 없음이냐'번역처럼 최소한 뭐 때문에 저런 번역이 나왔는지 설명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솔직히 이분 번역본은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아직 햄릿을 안 본 분은 다른 분 번역본을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