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의 도덕 - 상처입은 삶에서 나온 성찰 입장총서 18
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최문규 옮김 / 솔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미안하지만... 페이퍼 리뷰 씁니다.

 

 

http://blog.aladin.co.kr/honeyssam/6391393 : 미안하지만... 페이퍼 씁니다,에 대한 반론

 

 

 

 

중복 서평에 대한 건전한 토론이 되기를 바랐으나 결국은 감정적 뒤따마'가 되었군요.  < 선동 > < 얼마나 어리석은... >이라고 쓰신 노골적인 비아냥거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원하신다면... 기꺼이 진흙탕 속에서 놀겠습니다. 저는 천성적으로 백로'보다는 까마귀'가 좋습니다. 일단 " 나이 사십 먹도록 착하다는 소릴 들었다 " 따위의 신변잡기'는 어울리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논쟁을 하려면 개인사는 개에게나 인사하십시오. 100분 토론 나가서 밀린다 싶으면 " 나이 사십 먹도록... " 따위'는 시청자들로부터 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습니다. 팩트에만 집중합시다. 중복서평에 대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전에 쓴 글로 충분히 설명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전에 하나는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 드림모노로그 님,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하기 위해서 이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제 3자를 끌어들이지는 마십시오.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 당신은 제게 사과하십시오. 신간 평가단을 모욕하고 평가절하한 사실 말입니다 !!!!!!!!!!!!!!!!! > 저는 신간 평가단을 모욕한 적도 없고 평가절하한 사실도 없습니다. 오히려 신간 평가단에 사과를 해야 될 분은 제가 아니라 드림모노로그 님이십니다. 조직에 누를 끼치면 사과를 해야 될 사람은 조직원'이죠. 그런데 엉뚱한 말씀을 하시고 계십니다. 집단 속에 숨어서 집단이 가지고 있는 힘으로 개인을 제압하려는 태도는 좋지 않습니다. 좀더 많은 쪽수'를 자기 편으로 만드려는 여론 조작이며 선동'입니다.

 

문제를 제기하시려거든 당당하게 혼자의 힘으로 싸우십시오. 그것이 자신이 속한 모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제가 신간 평가단을 모욕했다는 증거를 케찹해서 올리십시오. 오뚜기는 싫습니다, 만 ! 전, 신간 평가단을 조롱하기는 커녕 애정을 가지고 지켜봅니다. 문학평론가'보다는 서평가'가 쓴 글이 책을 고르는 데 있어서 훨씬 도움이 된다는 요지로 글도 쓰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제 글 어디에서 신간 평가단을 모욕했다는 것입니까. 신간평가단 인원이 100명이더군요. < 1대vs 100 > 은 케이비에스'에서 합시다. "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 좋은 서평 하나가 얼마나 출판사에 도움되는 세상인 줄 안다면 당신은 제게 태클 걸면 안됩니다. " 이 표현은 부적절합니다. 신간 평가단의 임무는 출판사에 도움을 주는 서평보다는 알라디너에게 도움을 주는 정직한 서평'을 써야 합니다. 알라디너들이 원하는 것은 정직한 리뷰입니다. 그것이 좋은 글'입니다. 지금까지 드림모노리그 님은 출판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서평을 쓰셨습니까 ? 그래서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하십니까 ? 그동안 출판사를 위해 글을 쓰셨군요. 안타깝습니다.

 

출판사의 이익을 위해서 올리는 서평과 장수돌침대의 공통점은 ? 별이 다섯 개'죠. 모든 리뷰는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한 후 작성한 평가'입니다. 그러므로 리뷰는 소비자가 소비자에게 전하는 친절한 코멘트'죠. 그런데 소비자가 생산자 입장에서 글을 쓰면 그것은 리뷰가 아니라 광고'가 됩니다. 출판사를 위해 쓰는 문구는 전봇대에 붙은 전단지 광고 문구와 다르지 않습니다. < 전망 좋은 집, 실입금 2,000만 원.  지하철 4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 > 그런데 어쩌죠 ? 저는 전단지에 쓰인 문장처럼 걸어서 10분인 곳은 본 적이 없습니다. 100미터 달리기'를 해야 10분이 걸리더군요. 걸어서 10분인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드림모노리그 님은 출판사 영업 사원 마인드로 리뷰를 쓰시는 겁니다.

 

자, 이제부터 진흙으로 더러워진 까마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드림모노로그 님이 쓰신 포스팅과 덧글'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a. 요즘 사람들은 멀티플레이어'다. b. 한 서점에 매달려 서평을 쓰지 않는다. c. 동일한 서평을 알라딘에도 올리고 d. 예스 24에도 올리고, e. 인터파크에도 올리고, f. 네이버와 다음 블로그에도 올린다. g. 같은 닉네임을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알아서 안다. 그래서 출처를 밝히지 않고 글을 올린다.  h. 좋은 게 좋은 거다. i.  끗.

 

여기서 분명히 해야 될 점은 이 논쟁은 개인의 서평 중복'이 아닙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으로 활동하면서 무료로 받은 책의 서평'을 다른 서점에도 올리는 태도에 대한 것입니다. 이 차이는 이미 수차례 언급을 했으니 따로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일단 드림 님이 말씀하신 것 가운데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많습니다. 저에게 직접 자신의 블로그를 찾아보시라는 말씀에 귀가 솔깃해서 직접 찾아보았습니다. ( 전 그대로 하는 놈입니다. ) 다음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신 드림모노로그 님 블로그에서 캡쳐한 < 투게더 > 서평'입니다. 물론 이 책은 알라딘 신간평가단 선정 도서입니다.  알라딘에 올려진 < 투게더 > 서평의 마무리는 이렇게 끝납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그런데 이 마지막 문장은 다른 문장으로 교체가 됩니다.

 

 

 

 

일단 내용이 길어서 앞 부분과 뒷부분만 캡쳐를 했습니다. 다음은 이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을 캡쳐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드림모노리그 님'은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된 거의 모든 리뷰에는 출처를 밝히셨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온라인 서점에만 출처를 밝히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니깐 귀찮아서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정말 강박적일 만큼 중복 게재'에 대해 표기하셨더군요. 더 큰 문제는 알라딘 신간 평가단'에서 받은 혜택으로 올린 서평 모두 다음과 같은 인장으로 끝을 맺었다는 점'입니다.

 

< 이 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이 서평만이 아니라 알라딘 신간 평가단에서 받은 모든 책 서평에는 인터파크 출처가 도장처럼 박혀 있더군요. < 인터파크도서 > 대신 < 이 글은 알라딘 신간 평가단'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라고 해야 정상 아닙니까 ? 이 황당한 설정은 대한민국 대표선수로 발탁되어서 금메달을 따 시상식에 올랐는데 국기게양대에 태극기 대신 다른 일장기가 올라오는 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유업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학교 다니면서 매달 남양유업 우유를 사먹는 꼴과 무엇이 다릅니까 ? 다음은 알라딘 신간평가단 공식 서재'에 올라온 지침입니다.

 

 

 

 

 

 

 

여기에서도 타 서점 블로그에 올리는 것에 대한 지침이 정해져 있습니다. 여기서 < 지양 > 은 겸손한 표현일 뿐 < 허용> 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설령, 이 문장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포괄하고 있다고 해도, 드림모노로그 님은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어긴 것은 분명합니다. 제가  예의를 어긴 것에 대해 지적을 했을 때, 오히려 제 지적을 예의 없는 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모순입니다. 자기 지갑을 훔친 소매치기 도둑에게 < 도둑놈이야 ! > 라고 소리를 쳤다고 해서 둘 다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시겠습니까 ?

 

도둑이 이런 변명을 당신에게 한다면 어떻게 대꾸하시겠습니까 ? " 당신 지갑을 훔친 것은 내가 잘못했지만 당신도 도둑님 대신 도둑놈'이라고 한 것도 예의에 어긋나오. 당신 잘못도 있으니 우린 셈셈이오. " 그런 셈법'은 당근 안 준다고 토라진 토끼에게 쓴 도라지'나 주십시요. 모노드림로그 님은 저의 문제 제기에 대해 일말의 가치도 못 느끼신다고 말씀하셨죠 ? 앞으로는 일말'의 가치를 느끼십시요. 두말' 하지 않겠습니다. 세말' 하면 잔소리가 되니깐 말이죠. 내말 새겨듣기 바랍니다.

 

저는 드림모노로그 님에게 사과를 받고 싶지 않습니다. 그럴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과는 국광 아니면 안 먹습니다. 같은 이유로 드림모노리그 님은 저에게 사과를 요구하실 수 없습니다. 거짓'을 직시했다면 제가 사과를 해야겠지만 사실'을 말하는데 왜 사과를 해야합니까.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스스로도 이런 글 유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원하신다면... 기꺼이 진흙 속에서 살아갈 작정입니다,   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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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3-05-31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013-05-31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31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31 0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1 16:57   좋아요 0 | URL
하하하... 감사합니다. 저도 에곤쉴레 좋아하는데 반갑군요. 먼 타국에 계시는군요.
좋은 이웃 만나서 반갑습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이렇게 만났으나 다음은 솜사탕 같은 일로 찾아뵙겠습니다. 꾸벅..

마립간 2013-05-31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생각하는발님, 조금 조심스럽습니만, 제가 곰곰생각하는발님과 드림모노로그님을 학생으로 둔 선생님도 아니고... 하지만 몇년 전 일이 떠올라 댓글을 남깁니다. 그 당시에도 저는 '중복 게재 표시가 없는 중복 게재'는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논쟁에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논란의 당사자가 된 사람의 입장을 생각했기 때문이죠.

위글에서도 밝히셨듯이 이 논쟁은 중복게재보다는 '신간 평가단의 도서의 경쟁사 게재'에 해당할 지 모르나 철학적 원리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신간 평가단 도서에 대한 것이 소의명분이면, 중복게재는 대의명분이죠.)

곰곰생각하는발님의 위 리뷰는 항변의 차원에서 쓸 수 있는 글입니다만, 진흙탕 싸움보다는 원래 주제인 집중하기 위해 제가 드림모노로그님께 저의 '중복게재 표시가 없는 중복 게재가 옳지 못하다.'라는 가치관에 대한 평가를 구했습니다. (아직 답변이 없으시네요.) 생각할 시간과 감정을 가라앉힐 시간을 드리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마립간 2013-05-31 08:09   좋아요 0 | URL
드림모노로그님의 글에도 공감이 많습니다. 아직 많은 분들이 문제(가 될 가능성)를 인식하지 못 한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로 잘못 인식했다면 대화와 토론으로 제 생각을 바꿔야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1 16:56   좋아요 0 | URL
전 이 문제가 매우 좋은 생각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가 묘하게 얽혀 있거든요. 관점이 어디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서평을 출판사 입장에서 올리면 종북 게재'는 환영받을 만합니다.
그런데 이 세상 모든 리뷰'는 소비자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코멘트입니다.
만약에 소비자가 생산자 입장에서 리뷰를 쓰면 그것은 리뷰가 아니라 광고입니다. 제가 보기엔 모노 님은 생산자 ( 출판사 ) 입장에서 글을 쓰신 것 같습니다. 내가 쓴 글이 출판사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냐는 말이넨 그게 짙게 깔려 있습니다. 소비자'는 굳이 생산자 입장을 반영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 마립간 님의 문제 제기가 매우 훌륭했다고 생각됩니다.

마립간 2013-05-31 17:12   좋아요 0 | URL
제가 '소의'와 '대의'를 말씀드렸듯이 본질은 하나일 수 있습니다. 원래 페이퍼로 알라디너를 설득하려 했지만 여기에 간략 요약본으로 말씀드리면 ; 중복 게재를 통한 부당한 파워블로그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인터넷 서점이나 출판사에 갑질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표시 없는 중복 게제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원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은 유착 관계일 수 있습니다. 결국 독자의 손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1 14:05   좋아요 0 | URL
얼마전 ebs 다큐를 본 적이 있습니다.
유치원 가기 전, 미취학 아동'에 대한 다큐인데 한 사례로 책벌레 아이'가 소개되더군요.
이 아이'는 하루종일 책만 읽어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밝혀집니다. 이런 아이들 중 상당수는 글 해독력이
독서를 하지 않는 아이보다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뭔가 하고 뇌파를 검색했더니
티븨 중독에 빠진 아이에게서 나오는 뇌파가 거의 유사한 뇌파가 나오더란 말이죠.
그러니깐 아이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시청한 겁니다.
독서 행위'에서 우리가 항상 놓치는 것은 많이 다독'이 아니라 깊은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독서 행위'를 고고한 지식인의 금자탐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저번 글에도 썼듯이 가끔은 독이 되기도 하죠. 모두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히히 2013-05-31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심장에서 폭발하는 입말의 부질없음
머리에서 응결하는 글말의 위대함이여!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1 17:00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 다 된 밥에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입니다.
미더덕이 고향이라고 하셨죠 ? 바닷가 사시나 봅니다. 부럽습니다.
혹시 동네에 빈집 하나 있으면 연락 주세요.

희선 2013-06-09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보니 이런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무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대체 왜 한분(드림모노로그 님)한테만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 신간평가단 하시는 분은 많지 않은가요
그분들은 어떤지 다 찾아보셨나요
한분한테만 그런 말씀을 하실 게 아니고,
그런 생각을 담은 글을 따로 쓰셨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랬다면 누군가가 상처받지 않았을 텐데...


희선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9 03:49   좋아요 0 | URL
음.. 생각해 보니 그렇군요 ! 전 신간평가단 전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신간평가단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아니었습니다.
너무 미워하지는 마십셔 .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 스티븐 킹의 사계 봄.여름 밀리언셀러 클럽 1
스티븐 킹 지음, 이경덕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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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쇼생크와 여성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86271

▶ 2.  쇼생크와 야구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87416

▶ 3.  쇼생크와 나비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90523

 

왼팔이 부러진 적이 있다.

 

 

왼쪽 어깨가 부러지고 왼쪽 팔이 탈골이 되었다. 성정이 거칠어서, 정이 오고가면 좋으련만 정 대신 주먹이 오고갔다. 팔과 어깨를 고정시키느라 팔을 옆구리에 붙인 채 석고로 팔과 가슴 전체를 하나로 고정시켜야 했다.  석고 밖으로는 간신히 손바닥만 나와서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무심코 책상에 놓인 팽귄 나무 조각을 보다 피식 웃었다. 기브스한 꼴이 마치 팽귄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내가 왼손으로 하는 일은 공을 던질 때가 전부여서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공만 던지지 않으면 되니깐 ! 숟가락도 오른손으로 쥐면 되고, 연필도 오른손으로 쥐면 되고, 책도 오른손으로 넘기면 된다. 심지어 그림을 그릴 때에도 오른손으로 그리면 된다. 생각해 보니, 왼손이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오른손이 부지런한 개미라면 왼손은 빈둥빈둥 노는 베짱이.

하지만 이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깨닫는 데에는 하루면 충분했다.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감으려고 했으나 오른손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다음 과제는 옷을 입는 숙제였다. 옷을 입는 것은 머리를 감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결정적 문제는 머리를 묶는 일이었다. ( 오해는 마시라. 나는 남자다. ) 이 일만큼은 혼자서할 수 있는 임무가 아니었다.

머리를 묶는 것을 포기하고 신발을 신기로 했다. 그런데 웬걸?! 신발 끈이 풀려 있는 것이 아닌가 ! 이렇듯 하나부터 열까지, 오이도에서 당고개까지, 수서에서 구파발까지 오른팔 하나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알게 모르게 왼팔은 오른팔이 하는 일을 묵묵히 도와 준 조력자였던 것이다. 다 된 밥상 위에 놓인 염치없는 숟가락 하나가 아니다.  결핍은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을 상실했을 때 발생하게 되는 불편이다. 

 

영화 < 쇼생크 탈출 >은 부러진 왼팔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다룬 한 의 드라마 같다. 감옥이라는 공간은 부러진 왼팔이 주는 교훈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감옥이란 결핍의 세계이다. 부러진 왼팔이며, 서랍 속 잡동사니'이다. 우리는 감옥을 통해서 중요하지 않은, 쓸모없는흔해빠진 것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다. 죄수들이 야외 건물 옥상에서 마시던 시원한 맥주는 평상시 동네 술집에서 마시던 그 맛이 아니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맥주를 마시고 있던 죄수들의 얼굴을 카메라가 느리게 보여줄 때이다. 카메라는 더위가 한풀 꺾인 늦여름에 부는 바람처럼 천천히 얼굴를 훑는다. 이 기막힌 맥주 맛에 감동한 그 얼굴을 말이다. 아마도... 그들은 이때 마신 맥주 맛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감옥이란 잡동사니'가 주인공으로써 대접 받는 세계이다. 일상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필요에 의해 서랍 속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지만 감옥에서는 절대적인 연장이 된다. 로빈슨 크루소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페르가모 구두나 페텍 시계가 아니라 망치, 담배 한 개피, 성냥, 풍만한 엉덩이가 매력적인 리타 헤이워드 포스터, 하모니카, 낡은 야구공, 포르노 잡지이다. 어쩌면 감옥은 무인도'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결핍을 통해서 일상에서 소홀하게 다루었던 것을 소중하게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영화 < 쇼생크 탈출> 에서 죄수는 모두 왼팔이 부러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감옥에 갇히고 나서야 비로소 왼팔과 서랍 속 잡동사니들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가를 깨닫게 된다. 앞으로 당신은 명품 < 아르마니 > 보다 더 값 비싼 < 얼마나 > 의 희망 목록을 보게 될 것이다. 시원한 맥주가 얼마나 달콤했는가, < 피가로의 결혼’> 이라는 음악은 얼마나 훌륭했는가, 코털 가위는 얼마나 유용했는가, 가려운 등을 긁을 수 있는 효자손은 또 얼마나...... 훌륭한 발명품인가.

 

이런 나열은 끝이 없다. 코카콜라, 얼큰한 교동 순대국, 남대문 갈치 조림, 종로3가 할머니 손칼국수는 얼마나 맛있었던가. 그들은 이곳에 와서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자유란 종로 3가 할머니 손칼국수를 먹을 수 있는 권리라고 말이다. 자유란 얼큰한 교동 순대국을, 코카콜라를,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여유이다.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 그 잘난 소설가 양반들이 자유를 너무 거창하게 설명해서 그렇지, 자유란 사실 서랍 속 잡동사니와 함께 사는 친구이다.

 

왼쪽 어깨가 부러지고 왼팔이 탈골된 적이 있다. 팔과 어깨를 고정시키느라 몸통을 석고로 고정시켰다. 그때 깨달았다. 세상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이다. 심지어 똥을 닦을 휴지를 접을 때에도 두 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성 월간지 < 리빙 센스> 에 나오는 근사한 건물 내부의 멋진 풍경들은 전적으로 잡동사니를 안 보이도록 서랍 속에 가둔 덕분에 얻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정작 우리가 무인도에서 필요한 것은 근사한 대리석이나 최고급 커튼이 아니다. 잡동사니다.

 

 

 

 

 

 

 

 

 

 

 

 

쇼생크 탈출 > 맥주 마시는 장면.

 

 

스티븐 킹'은 종종 성경 속 예수'를 죄수에 비유하고는 한다. < 그린 마일 > 에서 무시무시한 아동 성폭행 살해범으로 나오는 흑인 JC ( 존 커피 ) 는 지져스 크라이스트'의 약자이다. 기적을 행한다는 측면에서 존 커피'는 예수의 은유이다. 그런가 하면 맥주 장면'은 물고기 한 마리로 기적을 행하는 < 오병이어 > 을 닮았다. 음식을 나눈다는 측면에서 이 장면은 기독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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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2013-05-3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영화관람전 화장실을 줄서 들어가는게 왕 싫어요.
梅가 떨어질 판국에 문앞의 그녀에게 코를 틀어막아라고 부탁할 수도 없고...
우리집 화장실에 자유가 뽀송거리고 있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15:3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뜬금없이 웬 매화인가 했습니다. 문맥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저도 공중화장실 잘 못 씁니다. 참았다가 집에와서..ㅎㅎㅎㅎ

새벽 2013-05-30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쇼생크 연재를 읽으며 서서히 가닥을 잡던 얘길 밑에 답글에서 직접 해주셨네요.
저도 어제 오늘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옥 얘기라고 너무 리얼리즘에 집착했구나. 하고.
그러고 보면 주인공을 뺀 나머지 인물들이 참 느긋느긋한 편이었어요. 앤디는 자각을 거쳐 실천으로 가고..
더구나 스티븐 킹! 원작임을 생각할 때 리얼리즘보다는
우화로 보는 것이 더 설득력 있고 재밌는 감상법인 듯합니다.

그리고 이제.. 굳이 따로 허락 구하지 않아도 이 연재물은 다 모셔다 놓는 거 아시죠..? :)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22:01   좋아요 0 | URL
밑천이 다 되었습니다. 그 전에 써둔 글인데 정리 좀 할까하고 보았더니 요렇게 4,5개 빼고는 영 형편이 없네요. 다시 다듬어서 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쇼생크 보면서 깨달은 것 하나는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확 달라진다는 겁니다. 영화 보기'에 실증을 내고는 했는데 새로운 재미를붙일 수 있겠어요...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 스티븐 킹의 사계 봄.여름 밀리언셀러 클럽 1
스티븐 킹 지음, 이경덕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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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독살에 갇힌 죄수다.  

 

이른 가을이었던가 ? 열린 창문 사이로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나비는 내 방으로 들어와 나무의 섬유질로 만든 종이 책냄새를 맡으며 이리저리 호들갑스럽게 날아다녔다. 그날 밤, 나는 창문을 활짝 열어둔 채 잠을 잤다. 나비를 가두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열린 창문 사이로 칼바람이 불었으리라. 몸이 으슬으슬 추웠다며칠을 앓았다. 그렇다고 떠나버린 나비를 원망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벽 모퉁이에서 꼼짝도 않고 붙어 있는 나비를 발견했다. 날개 모양과 색깔로 보아서 며칠 전에 날아들어왔던 그 나비였다 나비가 나갔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비는 그동안 내 방에서 갇혀 있던 것이다. 사흘 동안 굶었을 생각을 하니 이만저만 미안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두 손으로 손 감옥을 만들어서 나비를 가두었다. 나비는 그때서야 자신이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힘차게 날갯짓을 했다. 손 감옥으로 나비를 가두기 전에 이미 내 방에 갇혀 있었는 데도 불구하고 나비는 자신이 오래 전에 갇혔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모양이었다. 창문을 열었다. 두 손을 펼쳤다. 나비는 잠시 내 손바닥 위에 앉아 있다가 이내 팔랑거리며 밖으로 날아갔다.

 

인간은 어쩌면 자신이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나비와 같은 운명인지도 모른다. 다만 운명이라는 감옥은 너무 커서 교도소 담이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우리는 자유로운 삶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케이지에 갇힌, 철창 안에 가둔 다람쥐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다람쥐에 불과하다. 인간은 손 감옥에 갇히고 나서야 비로소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영화 <쇼생크 탈출 > 을 볼 때마다 늘 그 생각을 하고는 한다.

이 영화에는 야구공, 맥주, 리타헤이워드 영화, 레코드판, 도서관이 등장한다. 가만히 살펴보면 다양한 문화 생활이 영화 속에 뒤섞여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 속 죄수들은 문학, 영화, 음악, 스포츠, 음주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사실 이 영화는 감옥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이 설정되었을 뿐, 감옥은 시계 테엽 장치 속 톱니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적 사회에 대한 은유이다. 그들은 죄수가 아니라 반복적인 삶에 찌든 우리의 자화상이다. 다만 여자들이 없을 뿐이다.

 

영화는 감옥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인생무상을 이야기한다.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레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감옥은 처음에는 끔찍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세월이 흐르면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이곳을 떠날 수 없다고 말한다. 그게 인생의 비극이라고, 인간은 늘 감시와 처벌에 익숙해지는 존재라고, 이 세상은 거대한 판옵티콘이라고.하지만 앤디는 그것을 부정한다. 그리고 탈출에 성공한다. 그는 맥시코 푸른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무동력 배를 손질하고 있다. 레드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 독살 > 이라는 원시적 방법의 물고기 잡는 돌 그물이 있다. “ 밀물 때 멋모르고 들어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다가 어느새 스멀스멀 돌 틈으로 썰물이 져서 미쳐 빠져나가지도 못 “  하도록 하는 장치이다. 독살에 갇힌 물고기는 썰물이 빠지고 나서야 그 넓고 푸르고 신나는 놀이터가 감옥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그것은 나비가 내 방에 갇힌 심리적 이유이기도 하다. 나비 입장에서 보면 내 방은 너무 커서 자신을 가둔 감옥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쇼생크 탈출 > 에 나오는 죄수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안양 교도소 밖에서 자유를 누린다고 착각하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 김선태의 시, 독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갇힌 죄수에 지나지 않는다. 갇혔다는 사실을 모르니 앤디처럼 탈옥을 시도할 생각도 하지 못한다. 영화 속 죄수들이 탈옥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불가능한 행위이기 때문이 아니다. 앤디가 증명했듯이 교도소는 과자로 만들어진 건물이다. 조금만 긁으면 커다란 구멍이 뚫리는 곳이다. 다만 그들은 자신이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있기 때문에 계속 갇혀 있는 것이다. 나비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탈옥을 하지 않는다. <자유>란 역설적이게도 자신의 몸이 쇠창살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달은 자만이 깨닫게 되는 숭고한 가치다. 당신은 그리스 지중해 해안 도시를 여행하는 꿈을 꾸며, 자유가 그립다고 징징대지만 사실 자유는 바로 코 앞에 있다.

 

 

 

 

 

 

당신은 감형 없는 무기수. 이 문장을 다람쥐 첫 바퀴 돌 듯 살아하는 여유 없는 현대인에 대한 은유라고 착각한다면 지금 당장 당신이 사는 방의 창문을 열어보라 ! 세로로 길게 난 감옥의 쇠창살이 보일 것이다. 나는 당신이 창문을 열자마자 늘어놓을 뻔한 변명을 알고 있다. 당신은 이렇게 징징거릴 것이다. “ 이봐요, 곰곰생각하는발 씨 ! 이건 그냥 방범창이잖아요.“ 방범창이라고 ? 맙소사, 이 지독한 과대망상 ! 그게 당신을 위한 위로인가 ? 지금 당신은 ( 도둑을 막기 위한 ) 방범창이 설치된 안전한 방 안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 같은 도둑이 밖으로 도망칠까 봐서 준비한 튼튼한 쇠창살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당신은 독살에 갇힌 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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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5-30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 중에 제가 쇼생크 탈출을 마음으로 영접하지 못한 이유 중 한 가지가 언급 돼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생활. 전 그것도 그렇고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서 감옥 생활이 너무 수월한 거 아닌가..
싶어 좀 작위적, 인공적인 인상을 받았달까요. 물론 미국에선 실제로 감옥 환경이 그럴 수 있겠지만요.

그걸 떠나서.. 이 글이 제겐 참 좋네요. 감히 작품 저 너머의 또 다른 작품이라고 느끼며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15:30   좋아요 0 | URL
네에. 리얼리즘으로 보면 충분히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접근법은 모두 다르니... 저는 이 영화를 리얼리즘적 시각으로 보지 않고
일종의 우화로 보았습니다. 저번에 열 번 정도 보았다고 했는데 다시 보니 20번 정도 보았어요.
그러니깐 한번은 리얼리즘적 시각으로 보고, 다음은 우화로 보고, 다음은 스릴러 중심으로 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재미있는 사실은 관점을 달리하니깐 다 다르게 보이더란 말입니다... 하하.

소나기 2013-05-3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볼 때 곰발님은 카멜레온의 눈이 되는 듯해요.
저는 곰발님의 글살에 갇혀 즐거운 일인,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15:31   좋아요 0 | URL
글살이라.. 먼가 좋은 말 같습니다그려.
김선태의 살구꽃이 피었다, 라는 시집이 있어요.
요, 시집 굉장히 좋습니다. 웃기기도 하고요. 시로 쓴 자산어보'라고나 할까요. 함 추천합니다..

히히 2013-05-3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에서 사회 통념상의 자유가 결국은 구속임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나병환자들이 소록도에서 뭍으로의 왕래에 제약이 없어졌는데도
배편을 이용하지 않고 몸을 바다에 던져 '탈출'을 시도합니다.
조백헌원장에게 보낸 이상욱의 편지에서 소록도가 "우리들의 천국"이 아닌 "당신들의 천국"인지 명쾌해집니다.
"섬사람들은 그들의 운명의 가르침대로 자유를 행해야 했고
자유로써 그들의 운명을 살아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끊이지 않은 탈출극의 윤리가 섬과 섬사람들의 내력 깊은 자유에 근거하고 있었음을
원장님께선 이해하고 계실 줄 믿습니다."
그냥 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특수한 조건과 양보 위에 그것을 수락할 수 있는
문둥병환자로서만 이해하는 세상의 시선에서
탈출은 곧 자유입니다.
살아서 뭍에 도착하기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자유 의지로 몸을 던집니다.
자유,자유,자유....평화롭다에서 자유롭다로 변화합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15:32   좋아요 0 | URL
평화롭다에서 자유롭다로 변화합시다.
이 문장 굉장히 마음에 드는군요. 이거 제가 좀 써먹어도 되겠습니까 ?
사실 전쟁론자가, 원폭 투하 때에도 명분은 전쟁 종식에 의한 세계 평화였으니 말이죠.
평화로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로움을 위해 ! 이 말 참 좋습니다.

 

 

 

 

 

 

 

 

 

한 줄'의 도덕

 

 

내용은 이렇다. ( http://blog.aladin.co.kr/honeyssam/6382800 ) 현재 알라딘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하시는 분이 계시다. 그녀는 신간평가단'답게 선정된 책에 대한 서평을 성실하게 올린다. 꽤 부리지 않는 문장이 돋보인다. 사진까지 첨부하는 것을 보면 성실한 리뷰어'이다. 그런데 문제는 알라딘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한 리뷰를 글자 하나 고치지 않은 상태로 예스24를 비롯한 기타 인터넷 서점에 동시에 올린다는 점이다. 발단은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이 문제에 대한 반론은 각각 두 개로 나뉘었다.

 

 

하나는 < 홍익인간' 파http://blog.aladin.co.kr/myinglife/6386317 > 부류이다. 홍익인간 분파는 이렇게 주장한다. " 저하 ! 중복 서평은 좋은 글을 좀더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오니, 서평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때문에 권장할 만하다, 사료되옵니다. 동촉하여 주시옵소서 ! "  주장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 대의명분' http://blog.aladin.co.kr/maripkahn/6387248 > 다. " 저하 ! 성균관 규장각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하게 되오면 규장으로부터 대략 10권 내외'의 서책을 무료로 받사옵는데, 그  비용'을 따지면 어림잡아 20만 냥이 이옵니다 ! ( 요즘 인문학 서적 꽤 비싸다. ) 규장각에서 투자한 비용을 생각해서라도 신간평가단에서 제공하는 서평은 규장각에만 올려야 된다고 사료되업니다. 동촉하여 주시옵소서 ! "  주장이다. 물론, 나는 후자를 지지한다.

 

 

 

홍익인간 분파 가운데 한 분'은 내 문제 제기에 대해 "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 " 이라고 설정한 후 " 무슨 권리로 ( 타인의 ) 자유 행위'에 개입하려는지 웃기지도 않는다. " 는 별로 웃기지도 않아서 웃게 만드는, 무덤덤한 문장을 선보인다. 저 문장을 굳이 웃기지도 않은 문장으로 묘사할 필요가 있나 싶다. 그냥 < 오지랖 >이나, < 주접 > 이라고 했으면 더 알기 쉬웠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그 알라디너가 주장하는 바는 썩 매끄러운 설득은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옆에 있던 남성이 가래를 뱉는다고 하자. 그의 논리대로라면 침을 뱉는 행위는 개인이 선택한 자유 행위'이므로 주변 사람이 그것에 대해 지적하면 안 된다. 그분 말투를 흉내 내 강조하자면 "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 " 이 된다.  과연 그럴까 ?  

 

 

 

 

 

 

 

 

 

 

코를 파는 건 개인의 자유에 속한다. 하지만 그 장소가 어디인가에 따라서 상황은 달라지게 된다. 침대에서 코를 파는 것은 씐나는 일이지만, 다 큰 어른이 식당에서 코를 파면, 누군가는 그 태도에 대해 지적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에티켓, 식사예절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유 행위에 대한 제재'는 반드시 그 행위가 위법일 때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성문법이 있는가 하면 불문법도 있지 않은가. 그 불문법 내에 관습법이 있다. 에티켓, 상도따위'가 이에 속한다. 그러므로 " 무슨 권리로 자유 행위'에 개입하려는지 웃기지도 않는다. " 는 말은 정말 웃긴 말이 되었다. 

 

 

 

 

사실 이 문제는 한줌의 도덕과, 한줌의 도의와, 한줌의 상식만 있다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이다. 한 기수'가 활동 기간 중 알라딘으로부터 제공받는 책은 10권이다. 책 한 권 당 20,000원으로 잡으면, 알라딘이 한 사람에게 투자하는 금액은 200,000원이다.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왜냐하면 분야별 평가단 인원은 20명이니 금액으로 따지면 400만 원이다. 여기에 인문, 소설, 에세이 등 각 분야에서 총 100명이나 되는 신간평가단이 활동하니 금액으로 따지면 2000만 원이다. 여기에 신간평가단을 꾸리는 시스템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알라디너 "귀를기울이면" 님의 덧글을 부분 발췌해서 인용하자면 " 신간 평가단 운영 목적, 비용 부담의 주체인 시스템 유지 비용과 직원 월급 " 까지 비용을 계산하면 <그냥 책 한 권 값 > 이란 소리는 할 수가 없다. 한 기수'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 3000만 원' 을 훌쩍 뛰어넘는 비용이 소요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알라딘은 왜 이런 짓'을 할까 ? 아마,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좋은 서평을 뽑아내기 위해서이다. 좋은 서평을 확보하는 것은 온라인 서점에서는 큰 경쟁력이다. 그것은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면 야구감독은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지원자 가운데 선별 작업을 거치는 것이다. 더군다나 알리딘은 일방적으로 책을 정한 후  평가단에게 강제적으로 배포하지 않는다. 신간 평가단이 읽고 싶은 책을 먼저 선정하게 한 후 그 가운데서 몇 권을 뽑는 형식이다. 읽기 싫은 책의 서평을 막기 위해서다. 억지로 쓰는 서평은 결국 질이 떨어지는 나쁜 서평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은 좋은 서평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좋은 서평을 제공받기 위해서 알라딘은 투자를 하는 셈이다.  달리 생각하면, 글(서평)을 제공하는 것은 서평단으로 활약하는 개인'이지만 동시에 알라딘 운영진이기도 하다. 독자가 신문에 투고를 하면 소정의 원고료를 받듯이, 알라딘 서평단은 돈 대신 책을 받고 판 것이다. 이때 글과 책은 서로 등가교환 상태가 된다. 등가( 자신이 쓴 서평과 책을 무료로 제공받는 것 ) 란 결국 셈셈 ( = ) 부호'이다.  서로 교환 가치가 성립될 때 등가교환은 이루어진다. 서평단과 알라딘은 거래를 한 것이다.

 

 

 

 

그러므로 알라딘 신간 평가단이 제공한 책을 받고 작성한 서평은 경쟁 관계에 있는 온라인 서점에 중복 기재를 하면 안 되는 것이다. 홍익인간 분파'가 주장하는 것이 맞다고 하면 알라딘은 미친 짓을 하는 꼴이 된다. 좋은 서평을 얻기 위해 투자한 3000만 원은 낭비이기 때문이다. 돈을 투자한 것은 알라딘인데, 이 데이타를 모든 온라인 서점이 공유한다 ?! 죽 쒀서 개 주는 꼴과 무엇이 다른가 ? 이 문제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알라디너'는 중복 서평'은 읽을 기회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성과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한겨레에 사설을 송고하고 원고료를 받은 글을 다시 기타 다른 신문사에 공짜로 제공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여러 신문을 구독하지 않기에 읽을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한겨레는 억울할 것이다. 이것도 다양한 루트를 통한 읽을거리의 확대인가 ?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극단적으로 상황을 설정하자면, 남이 쓴 글을 무단으로 복제해서 자기 글인 양 글을 올리는 행위도 다양한 루트 확보라는 차원에서 용서가 된다.  여기서 신간평가단 기수에게 제공하는 책값을 누가 부담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책값 못지 않게 들어가는 것은 시스템 유지 관리 비용'이니 말이다. ( 책값은 출판사와 알라딘 모두 공동으로 부담한다는 소리가 있다. )

 

 

자신이 쓴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여러 온라인 서점에 같은 서평을 올릴 수는 있다. 자신의 글을 누구에게 판 것도 아니니 나눔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 글에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교환가치에 의해 책과 서평이 등가교환으로 이루어진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으로 활동하면서 알라딘에서 제공한 책에 대한 서평을 여러 곳에 올리는 것은 잘못이다. 상도에 어긋나고,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리는 것이다. 지금 이 주장은 논리 싸움으로 상대방을 설득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상식의 문제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기분이 나쁘다면 할 수 없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 음식을 쩝쩝거리며 요란하게 먹으면 웨이터가 다가가 손님에게 주의를 준다. "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 식사 에티켓을 지키라는 주의'이다. 돈 내고 먹는데 웨이터에게 자신의 자유 행위'를 제재받으니 기분 나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항의하다가는 쫒겨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의 유명 영화감독이 겪은 실화이다. 에티켓이 없다고 지적하는데, 그 지적에 대해 오히려 에티켓이 없다고 되받아치면 대략 난감하다. 책에 대한 욕심은 크게 두 가지다. 에 대한 탐욕이거나 에 대한 탐구이거나.

 

 

 

 

 

+

이 글의 핵심은 이거다 : 중복 게재하는 것 가지고 딴지 걸 생각은 없다. 하지만 알라딘 신간평가단에서 제공한 책을 중복 기재하는 것은 문제다.

 

 

+

 

Q : 리뷰는 개인 블로그나 타 서점 블로그에 올려도 되나요?
A :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자유이지만, 알라딘 서재에는 꼭 올려 주세요. 페이퍼가 아닌, 리뷰로 올려 주셔야 합니다. 타 서점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가급적 지양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희가 확인하러 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 알라딘 신간평가단 12기 FAQ 에서 부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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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5-29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블로그만 겨우 하는 저로선 인터넷 서점의 서평 제도에 대해 워낙 생소해서 왈가왈부하기가 좀 그렇긴 하지만..
읽다보니 그래도 한줌의 도의를 지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네요.

별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문득 애자,라는 영화의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거기서 주인공이 모 출판사 공모전에 학생때 백일장에서 상 받았던 글을 다시 다듬고 늘려서 출품(?)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표절로 걸려서 출판사 편집장에게 약점으로 잡혀 대필작가로 착취당하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쓰고 보니 연결은 잘 안되는데 암튼...

그럼, 오늘 하루도 무사히..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9 12:27   좋아요 0 | URL
그건 일종의 자기표절'입니다. 마립간 님 글을 보면 알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독서 문화가 발달한 나라는, 공교롭게도 표절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엄격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9 12:30   좋아요 0 | URL
알라딘 신간평가단 제도란 : 흠흠. 고정적으로 서평을 올릴 분들을 알라딘에서 모집합니다. 그리고 매월 일정 기간에 그들이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모아진 책 중 선별하여 신간평가단에게 책을 증정합니다. 대신 신간평가단은 그 책에 대한 리뷰를 쓰도록 하는 제도랍니다.

마립간 2013-05-2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하는 저는 의리파가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정의파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님에게 드렸던 답글을 여기에 다시 옮겨 놓겠습니다.

중복게재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원을 받으면 받은 사실을, 중복 게재하면 중복 게재한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알라딘 신간 평가단에 도서를 지원받고 서평을 쓴 글을 예스24에 게재할 때는 '이 서평은 알라딘 신간 평간단에서 도서를 지원받고 쓴 글이며, 알라딘에도 중복 게재되었습니다.'라는 서평 끝에 삽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알라딘 신간 서평단에서 다른 인터넷 서점에 게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권고 사항이 있으면 개인 블로그와 알라딘에만 올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9 13:35   좋아요 0 | URL
저도 쓰면서 이건 무슨 깡패도 아니고 의리파'냐. 이러면서 썼습니다. 졸린 상황에서 쓴 글이라, 수정을 해야 하는데.... 흠흠... 의리파 대신 대의명분이라고 고쳤습니다. 흠흠... 오늘도 비가 올 날씨군요. 우중충한 날씨이지만, 좋은 하루 되십시요..

참... 수학에 관한 책 중 좋은 작품 몇 권만 추천해주십시요. 초보자가 읽기 쉬운 것으로 말입니다.

마립간 2013-05-29 14:14   좋아요 0 | URL
'대의명분파'... 의리파보다 훨씬 사실 관계도 가깝고, 글이 곰곰생각하는발님의 글답습니다.

개인적으로 수학에 익숙하다 보니, 제 추천이 적절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보자라는 말씀을 그대로 받아 들여<천재들의 수학노트>, <눈송이는 어떤 모양일까?> 두 권을 추천합니다. (한 권은 품절이지만 아마 근처 도서관에는 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5392967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6865939

저로 인하여 수학이 어렵다는, 수학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그런 좋은 일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9 14:23   좋아요 0 | URL
메모했습니다. 지금은 읽을 책이 거의 200권. ( 사두고는 읽지 않은 책.. ) 이 되어서 이제 한 백권으로 줄인 상태에서 도전해야겠습니다. 천재들의 수학노트와, 눈송이라.... 눈송이 무척 재미있겠는데요... 찾아봐야지..프렉탈에 관심이 있어서 눈송이 함 볼까 했는데 품절이군요.. 흠흠.

저도 도서관에서 읽다가 좋다싶으면 따로 구매를 합니다. 현산어보를 찾아서' 도서관에서 읽다가 이건 사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013-05-29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9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9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9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9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9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3-05-3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신 내용에 공감 천만배!! 이글은 정말 논거가 꼼꼼한 글이군요~ 알라딘에 아주 가끔들어오지만 들어올때마다 글 잘보고 있습니다. 발님의 글은 재밌고 유익합니다~ 필력이 예사롭지 않은데 저서있으시면 알려주세요~ 냉큼사게요 ^^ 그리구..수학책이라..교양수학책을 독파할때가 엊그제 같은뎅~ 저는 .이상한 나라의 사각형.을 강추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11:15   좋아요 0 | URL
아직 백만 부 돌파한 책은 없는지라 백만 부 돌파하게 되면 그땐 야무 님께 공짜로 한 부 보내드리겠습니다.
참.. 이상한 나라의 사각형' 바로 검색하겠습니다.

소나기 2013-05-30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는 그럴 것이니 나는 이렇게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글인데,
글쎄요. 그분의 생각엔 알라딘은 유령인 듯...
마립간님의 말씀처럼 알라딘에서 제공된 책이었음을 밝혀야 정상 아닐까 싶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11:18   좋아요 0 | URL
저도 마립간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쇼생크 탈출 SE (2disc) - [할인행사]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 팀 로빈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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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와 멜로는 엇갈림의 미학이다. "

야구공은 둥글고 작다. 공은 지름이 약 7cm이고 방망이도 둘레가 대략 7cm. 안타란 공의 중심과 방망이의 중심이 서로 만날 때 발생하게 되는 물리적 현상이다. 그렇다면 지름이 7cm인 방망이와 지름이 7cm’인 공이 서로 부딪치기만 하면 다 안타가 될까 ? 그건 아니다. 방망이가 야구공 위쪽을 때리거나 아래쪽을 때리면 땅볼이나 높이 뜬 볼이 된다. 방망이로 공을 때렸다고 해도 그라운드를 향해 날아간 공 가운데 7,80%는 아웃'이다.   다..... 잘못 맞은 것이다. 안타란 ( 방망이-야구공 ) 중심축'이 서로 정확하게 만날 때 발생한다. 안타가 될 수 있는 충분 조건, 바로 1cm 영역 안에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검정 유성펜으로 방망이 중심에 선을 긋고 빨간 유성펜으로는 야구공 중심에 선을 그었다고 가정하자. 안타란 검은 선과 빨간 선이 만날 때 안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A급 투수가 공을 던지면 평균 150km’ 속도로 날아간다. 대략 계산하면 투수 손을 떠난 공은 0.5초 이내에 포수 글러브에 도착한다. , 공이 날아오고 있다고 치자. 공이 포수 근처에 오자  비로소 공의 구질을 간파한 타자는 방망이를 힘껏 휘두르지만 백이면 백 헛 스윙을 당하고 만다.  당신은 이미 포수 글러브 안에 공이 박혀 있는데 뒤늦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한물간 타자를 보게 될 것이다.

타율이 좋은 타자는 공이 투수 손을 떠난 지 0.25초 안에 공이 어느 지점으로 떨어질 것인지를 미리 예측해야 한다. 직구인가, 커브인가?  슬라이더, 스크루볼, 너클, 싱커, 스핏?   , 간단하다. 0.25초 안에 일곱 경우 중 하나를 간파하면 된다. 그 다음에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낙차. 스트라이크 존무릎에서 겨드랑이까지'가 포함된다. 건장한 체격을 가진 선수를 감안하면 스트라이크 존은 위 아래로 1미터 정도 된다. 생각보다, 꽤, 넓다.

지금 날아오는 공은 분명 포수 근처에 오면 뚝 떨어질 것이다. 그걸 예측하면 된다. 그 다음은 좌우폭이다. 저 공은 분명 왼쪽으로 5도 각도로 휘어져 들어올 것이다. 마치... 휘어진 내 페니스 각도와 비슷하군.좋아, 커피 한 잔 마시고 천천히 생각하자고. 그리고는 x y좌표가 만나는 지점을 설정한 후 허공을 향해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 이 모든 생각을 0.25초안에 생각해야 한다. 커피도 마시면서 !

결론은 이렇다 : 150km로 날아오는 공을 0.25초 만에 위치를 간파하여 방망이 중심을 야구공 중심에 맞히면 안타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150km’ 속도로 날아오는 유리구슬을 연필로 휘둘러서 정확히 맞추는 꼴이다. 가능한가? 엄밀히 말하면 야구는 말이 되지 않는 경기다. 그러니깐 안타란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현상이다. 오히려 안타는 비정상적인 놈이 우연히 휘둘렀다가 안타를 때린 것이라고 봐야 한다.안타는 실패가 낳은 결과물인 셈이다. 한 마디로 야구란 실패학'이다.

나는 그런 야구를 좋아한다. 보통 3할 타자는 좋은 타자의 기준이다. 3할이란 10번 타석에 나가서 3번 성공하고 7번 실패한 경우를 말한다. 타자와 투수와의 싸움에서 타자는3 7의 성적을 올리는 꼴이다. 겨우 세 번 이긴 것이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 메이저리그에서 3할 타자라면 연봉 30억은 된다. 그것이 바로 3할의 진실이다. 실패, 실패, 실패, 또 실패 다음에 성공이다. 말 그대로 야구는 실패를 좋게 대우하는 스포츠다. 이 지점에서 야구 서사는 멜로 서사와 비슷한 구조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김영하의 말을 빌리면 " 멜로란 엇갈림의 미학 " 이다. " 오고가다 다 만나면 그것은 멜로가 아니라 텔레토비 " 이다. 그렇다. 맞는 말이다. 사실 야구도 < 엇갈림의 미학' > 이다. 방망이는 남성이고, 공은 여성이다. 안타는 만남이고, 헛스윙은 엇갈림이다. 오작교다. 간절히 만나고 싶지만 계속 엇갈리다가 운명적으로 만나는 과정이 바로 멜로'다. 영화에서는 멋진 키스로 보답하지만 야구에서는 탕 ! 소리로 보답한다. 방망이가 야구공을 제대로 때렸을 때 나는 그 경쾌한 소리 말이다. 그러므로 야구와 멜로는 동일하다.

영화 < 쇼생크 탈출 > 은 남성 퀴어 영화. 이 영화는 탈옥 영화가 아니라 멜로 영화. 그것도 운명적 사랑을 다룬, 지고지순한 사랑 영화. 그들은 쇼생크에서 운명적으로 만난다. 첫눈이 오는 11월도 아닌,  8월에 그들은 첫눈에 알아본다.  운명적 만남이다. 황당한 분석이니 끝까지 가자 ! 앤디가 탈옥하는 이유는 레드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치밀한 준비’이. 앤디는레드가 만기 출소를 하면 있어야 할 집과 배와 세간살이를 미리 준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탈옥을 한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이더냐. 하여튼 앤디와 레드는 황혼을 뜨겁게 불태우며 살았다고 한다.

앤디! 난쇼생크에서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심장이 뛰어서 심장을 가둔 케이지가고장날 줄 았았다네! 운명적 만남이라는 사실을 제일 먼저 안 건 사실 내가 아니라 으르렁거리는 내 심장이었어 !“  앤디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 그래요, 레드. 그건 운명적인 만남이었어요. 우리 너무 오랫동안 서로를 찾아헤맸던 것 같아요.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 사랑으로 채워요.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 운명이라는 이름의 시간에게 복수가하는 거니깐. “  레드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 시간에 대한 복수라 ? 멋지구려앤디.... 그런 - “ 

그때 갑자기 배가 기우뚱거리면서 무엇인가가 낚시줄을 팽팽하게 당긴다. 큰 놈이 걸린 것이다 ! 레드가 큰 소리로 외쳤다. “ 이봐, 앤디 !!!!   큰 놈이 잡힌 것 같아. 참다랑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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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05-2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궁금해할지몰라서 미리 쓴다. 물고기 그림이 들어간 이유는 없다. 시각적 충격을 주기 위해서이다.

지그문트 2013-05-28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랑합니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8 16:24   좋아요 0 | URL
천재 지그문트 ! 당신이 날 사랑하다니 감개무량하오..

새벽 2013-05-28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아.. 정말 글 읽다가 쇼생크 탈출 애정하게 될 듯싶습니다. 자칫 곰곰발님도.. (읭?)

아까 잠시 병원에서 불쾌한 일을 겪고 다운돼 있었는데 재밌는 글에 빠지고 나니 좀 가라앉네요. 휴..

정말 요즘 의사들, 의사 맞습니까. 이건 완전 장사치들입니다.

니들 히포크라테스 선서 하지 마라! 벼룩도 낯짝이 있지 쪽팔리지도 않냐! ... 씩씩...

그런데, 야구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으시네요. 저런 생각 한 번도 못해봤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3-05-28 19:26   좋아요 0 | URL
저 잠시병원을.. 정신병원인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의사들 약 팔려고 과잉 진료하는 거 어제오늘 일도 아니죠.
제가 감기 걸리면 약만 타고 주사는 안 맞겠다고 하면 한사코 맞으랍니다.
굉장히 불쾌해하더라고요.. 참내... 어이가없습니다...

한때 야구광이었어요. 어릴 때 말이지요. 지금은 거의 안봅니다만..

새벽 2013-05-28 19:5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놀라시기는...하하.
아. 정말 시간, 금전에 여유만 있으면 정신병원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굳이 상담, 치료까진 아니어도 생면부지 의사 앞에 속을 쏟아보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가 될듯 싶어요. (읭?)

그러고 보면.. 제가 너무 순진하고 안일해서 매번 그런 부조리한 일들에 놀라고 화내고 그런 것 같습니다.
언제쯤 이 낯선 세상에서의 삶에 능수능란해질런지...

참, 그리고 이 글도 모셔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