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복 게재
한 할아버지가 시골에 올라 오셨다. 인도를 걷고 있는데, 길 중간을 기준으로 나누어 한 쪽 방향 통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한 방향 통행을 하지 않으니 주위 사람이 눈총을 준다. 차도를 건너는데, 횡단보도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하지만 차도는 일직선으로 되어 있고, 횡단보다 양쪽은 멀리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한 할아버지는 빨간불임에도 길을 건넜다. 역시 주의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는다.
할아버지는 집에 와서 손자와 이 이야기를 나눈다. 손자는 할아버지에게 빨간불 신호 때 길을 건너는 것은 불법적인 일이며 법을 위반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이해할 수 가 없다. 살인이나 도둑질하는 것도 아닌 길을 건너는 것에 도덕/부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신호등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본인은 시야가 트인 도로에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건넜기 때문에 교통사고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할아버지는 일방통행이 불법적인 일이냐고 물었다. 손자는 불법적인 일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일방통행이 공중도덕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할아버지는 길을 걷는 것에 공중도덕의 도덕이 들어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할머니께 의견을 여쭤 봤다면 아마도 “길이란 것은 걸으면 되는 것이지요. 누가 무어라 하건 말건 한 귀로 흘리세요.” 아마 뒷집 김영감도, 옆집 박영감님도 할아버지의 의견에 동조할지 모르겠다.
오래 전에 내가 좋아하는 알라디너 한 분이 알라딘을 탈퇴하셨는데, 중복 게재의 논쟁이었습니다. 저는 댓글로 논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투표를 하였다면 중복 게제 반대에 표를 던졌을 것입니다. 얼마 전 어느 알라디너가 제게 중복 게제의 의견을 묻기에 다음과 같은 답글을 드렸습니다. (이탤릭체는 실제 답글과 다른 단어이지만, 내용상 바뀌어도 무방한 것으로 바꿨습니다.)
‘대학에서는 의무적으로 논문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때, 이중게재는 광의의 표절에 해당하며 부도덕적이며 저작권을 출판사에 넘기기 때문에 불법적인 일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글을 자신에 글에 다시 쓸 때조차 인용을 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표절이 되지요. 연구를 할 때 지원 기관을 표시합니다. 마찬가지로 서평단에서 책을 지원받을 때도 이를 표시해야 하고, 알라딘 블로그에 게제한 글을 다른 곳에 투고할 때도 먼저 블로그에 게제한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알라딘과 예스24 이중게재 문제가 되었던 당사자는 알라디너의 비난에 알라딘을 탈퇴하고 예스24에서만 활동하고 계십니다. 저는 이중게재는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지적한 것이 인신공격과 같은 방법적인 문제와 상대의 감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논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아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릅니다.
어떤 기준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기준을 실감하는 개인의 차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 따라서 이중게재의 부당함을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을 훈계할 생각은 없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행동없는 사고'입니다.
알라딘이나 예스24에서 이중게재를 금지하거나 이중게제 표기하는 것을 강제하지 않습니다. 부당할지언정 불법적인 것은 아니죠. 저작권과 관련하여 '****'님께 **님의 글(신문의 자신의 글)을 알라딘에 무단 게제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무시당했습니다.^^’
* 연구 출판 윤리 부정 ; 9번
http://blog.aladin.co.kr/maripkahn/1713200
저는 제가 만든 에피소드에서 손자의 의견을 지지하지만, 여기서 몇 가지 짚어야 할 점은 있습니다. 할아버지 의견이 잘못되었는가? (연구) 논문과 독후감을 같은 것으로 볼 것인가, 다른 것으로 볼 것인가.
* 할아버지의 의견에 대해서 (**님은 지나친 가치관의 상대주의를 경계하라고 하셨지만,) 저의 의견은 N개의 사회에는 N개의 정의와 N개 도덕이 있다는 말을 준용합니다.
* 독서일기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
http://blog.aladin.co.kr/maripkahn/5173445
* 논문과 독후감을 같은 것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문과 독후감을 공통점과 차이점에서 스펙트럼spectrum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도덕과 같이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기술적 방법으로 ‘마냐’님은 (이 글은 제 다른 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를 남기시더군요.
http://blog.aladin.co.kr/good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