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1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보림 / 200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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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이책을 받고서 큰아이는 줄곧 이책을 끼고 살았다.하여 여름휴가길에도 이책을 부러 가져갔었다.비록 버스를 타고 떠난 여행길은 아니었지만 집을 나서 여행길을 떠나는 모습과 이책의 주인공이 인생의 여행길을 떠나는 모습이 흡사해보여 혼자서 억지로 끼워맞추면서 아이가 여행길에서 읽을 몇 권의 책속에 살포시 넣어주었다.

이책이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아이의 관심사인 버스가 나왔다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아이는 자동차를 기본으로 모든 운송수단이 되는 것들은 죄다 좋아한다.그러니까 바퀴가 달린 것들은 빠짐없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보는 듯하다.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자동차와 택시와 버스다.한때는 지하철도 무척 좋아하여 스케치북에 온통 지하철 노선을 그려대곤 했었는데 노선을 다 외우지 못해서 그런지 살짝 흥미를 잃고서 그후론 자동차와 버스를 그려대곤한다.

아이는 작년에 잠깐 엄마,아빠와 떨어져 할머니집에서 몇 달간 유치원을 다닌적이 있었는데 주말에 엄마,아빠를 만나러 오곤 했었다.그때 항상 고속버스를 타고,지하철을 타고 할머니 손을 잡고 집에 온적이 많아서였는지 아이는 버스라는 것에 무척 흥미를 나타냈었다.자가용보다 큰규모의 버스는 여러사람을 태우고 휘어진 도로길을 비틀비틀 몸이 쏠리면서 달리는 것에도 재미를 느꼈고,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도 많이 좋아했었다.더군다나 고속버스터미널도 무척 좋아하는 듯했다.암튼..좀 유별난 구석이 있는 아이다라고 혼자서 생각하는중이다.ㅡ.ㅡ;;

이렇게 좋아하는 관심사인 버스를 책의 내용으로 잡았으니 아이는 단박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주인공 남자가 열심히 버스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건만 버스는 오지 않자, 아이는 내내 왜 버스가 오질 않느냐고 질문을 해댄다.버스는 원래 올때까지 기다려야하는 것이라고 좀 무미건조한 대답만 해주고 열심히 읽어주는데 갑자기 아이는 어느 한 구절에서 자지러진다.바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룸룸파룸 룸파룸~'이라는 노랫말에 아이는 쓰러지면서 웃어댄다.뭐가 그리 우스운줄 이해가 가진 않지만 그래도 아이가 우습다니 나도 우스울 수밖에...

그후로 룸룸파룸 룸파룸은 거의 동요수준의 노랫말이 되었다.
동생들도 귀에 익은 이구절을 읊어주면 같이 흥겨워한다.읊어주면서도 나는 계속 왜 우스운지 이해하지 못한다.그래도 아이가 좋다면 나도 덩달아 좋다.
그래서 가끔은 룸룸파룸 룸파룸이란 노래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친근함마저 느끼고 있다.

가끔 버스를 타고 어디를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아이는 아주 멋지고 재미난 곳에 가고 싶다고 대답한다.아주 멋지고 재미난 곳은 과연 어디일까? 아이는 그곳에 갈 수만 있다면 아무리 낡은 버스라도 꿋꿋하게 타고 갈 수 있을까? 그리고 만원인 버스를 포기하고 자신의 갈길을 걸어서 길을 떠나는 주인공처럼 그멋진 곳에 걸어서 가라면 간다고 할까?
아주 짧은 구절의 글귀가 새겨진 이그림책은 생각보다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준다.
버스를 타면 쉽게 갈 수 있는 그길을 위해 아주 오랫동안 버스를 기다리지만 결국 기다리고 기다렸던 그버스는 사람이 만원이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포기할 수밖에 없다.그래서 주인공은 그냥 속편하게 걷는 길을 택한다.그리고 주인공은 투덜대면서 걷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부르면서 기쁜마음으로 길을 떠난다.여지껏 기다린 시간을 결코 아까워하지 않는 표정이다.

아이들은 이책을 통해 쉽게,그리고 빨리 갈 수 있는 길이 있지만..때론 시간이 오래 걸려도 천천히 걸어서 가는 길 또한 진리일 수 있고,더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대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나도 개인적으로 그래 그렇구나~ 라고 마지막부분에선 고개를 끄덕끄덕거려보기도 했다.

우리아이는 이대목을 나처럼 이렇게 이해를 했는가는 모르겠다.내가 보기엔 그저 룸룸파룸 룸파룸~ 하면서 여행을 떠난다는 것 자체에 흥미를 가지며 좋아하는 듯하다.연유야 이렇든 저렇든 아이는 이책을 무척 아끼고 좋아한다.동생들에게도 몇 번씩 신나서 읽어주기도 한다.그럼 16개월짜리 동생들도 룸룸파룸 룸파룸이란 대목에선 눈이 똥그래지곤한다.

아이들의 미래가 룸룸파룸 룸파룸~ 하면서 콧노래를 부를 수 있을정도로 많이 즐겁고 행복했음 좋겠단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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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제 몇 시간 후면 떠납니다.
잠깐 바람이나 쐬고...돌아오겠습니다.
붙잡지 말아주세요.

내가 돌아오는 그사이 체셔고양이님도 빨리 돌아왔음 좋겠습니다.
또한.....만나고픈 알라디너님들도 모두 다 돌아오셨음 좋겠습니다.

내가 떠나는 이유는 궁금하지 않으신 분들도 많겠지만....
그래도 이유는 묻지 말아주세요.
흑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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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5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설 2007-07-25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헥, 괜히 놀랐어요. 휴가 다녀오신다는 말씀이시죠. 오랜만의 외출 모두 즐겁게 잘 다녀오세요. 민이가 좋아하겠네요..

2007-07-25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7-25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 가시는거 맞죠? 진짜루요

프레이야 2007-07-25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은 벌써 돌아오셨어요, 님.ㅎㅎ
다른분들은 연락이 아직 없어요.^^
즐거운 휴가 잘 다녀오세요. 둥이랑 민이랑 신났구나!
건강하게 잘 지내다 오세요, 이쁜이들.^^ (여기에 책나무님도 포함, ㅎㅎ)

비로그인 2007-07-25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휴가가시는 거 핑계대시는거 눈에 보여요
왜 이리 귀여우심까~ ㅋㅋ

무스탕 2007-07-2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 다녀오시는 것이라 믿고!!
좋은 바람 맛있는 공기 많이 드시고 오세요~

홍수맘 2007-07-25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휴가 떠나시는 거 맞죠?
잘 다녀오세요. ^^.

꼬마요정 2007-07-25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 잘 다녀 오세요~~~^*^
사진도 많이 찍으시구요~~~~~^^

울보 2007-07-26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고 돌아오세요,

2007-08-10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신이 외우는 시 한 편

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언젠가 이테마의 제목을 보았을때 나도 꼭 내가 좋아하는 시를 적어보겠다고 다짐했다가 이제사 끄적거려본다.
솔직히 다 외우고 있진 못하다.그러니까 나는 시 한 편 제대로 외우고 있는 시가 없다.
시를 외운다는 것이 내겐 무척 힘이 들고,까다로운 일이란 느낌이 든다.
(원래 머리가 나빠서~~ㅡ.ㅡ;;)

하지만 시를 읽는 것은 좋아라한다.
그리고 제법 혼자서 가슴 설레며 좋아하는 시인들도 제법 있다.
그 중 나는 황동규 시인을 무척 애틋한 감정으로 좋아한다.
이유가 좀 특별한데...물론 시가 좋아 시인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시인을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어린날 내가 짝사랑했던 그남자아이와 이름이 똑같다라는 아주 유치한 이유가 주목적이 되어 나는 이시인을 좋아하게 되었다.
참 유치하여 감히 누군가에게 나 이래서 황동규 시인을 좋아해요~ 라는 말을 하질 못했다.

어린날 나는 꽤나 가슴앓이를 하면서 시인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그아이를 좋아했었다.
졸업할때까지 계속 그러했으니 삼 년을 혼자서 끙끙 앓았던 것같다.
그리고 나는 황동규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찔끔찔끔 서러운 눈물도 제법 흘렸던 것같다.
고백을 하질 못했으니 그아이는 내마음을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왜 나는 그아이가 그리도 야속했었던건지?

황동규 시인의 시 중에서 이시를 가장 좋아한다.처음 이시를 읽었을때 나는 정말 짝사랑하던 그아이에게서 이시를 받아든 착각에 빠져 혼자서 황홀했었던 기억이 난다.시를 읽는동안은 정말 행복하다라는 생각도 했었다.하지만 시를 읽고나서의 이것이 실제상황이 아니라는 허무함에 더 가슴이 아팠던 것같다.아~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가슴아팠던 기억이 되살아나 한쪽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황동규 시인은 항상 내게 있어 가슴아픈 시인일 수밖에 없다.

살짝 고백하자면....
이 년 전 나는 그렇게 애태우면서 짝사랑했던 그아이를 아주 우연히 만난일이 있었다.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그아이를 만났었다.
그때 나는 임신을 하고 있어서 배부른 임산부의 모습이 갑자기 그아이앞에서 살짝 부끄럽다라는 생각을 가졌었다.(왜 그랬을까나?)
그래서 그때도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고개만 숙이다 집에 돌아왔었는데...한며칠 계속 맘이 싱숭생숭했었다는~~~
나이를 먹어도 나는 여전히 그렇게 그아이앞에선 바보같은 존재인 것이 이젠 좀 짜증이 나기도 했다.그래도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인지?

여튼....결론은 이젠 짝사랑했던 그시절과는 좀 무덤덤하게 그냥 시인을 시인으로서 좋아하고 있다라는 말이다.그중 이시를 가장 좋아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시를 읽으면 항상 생각해왔던 것!
나도 이러한 편지를 받아보고프다는 것이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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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07-2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앗, 배부른 모습으로 첫사랑을 만난다는 거 좀 속상한 일이겠네요. 음, 전 친구에서 조금 더 발전할까 말까 하던 친구를 출산 직후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친구가 와 있다는 소리에 살짝 긴장했는데, 세상에나, 예전보다 20킬로는 족히 더 찐 모습에 띵~

책읽는나무 2007-07-22 07:3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첫사랑은 안보는 것이 낫다라는 말! 새삼 실감하셨겠어요.^^
짝사랑했던 그친구는 그닥 변함이 없었는데 말입니다.게다 아직 총각이더라구요.근데 내가 넘 변한 모습이었지 않을까 싶어 괜스레 주눅들어 말 한 마디도 못붙이고 말입니다.그친구가 무언가 말을 부치려 내곁에서 맴도는 느낌이 들던데 제가 계속 딴청을 부렸지 뭡니까!
집에 돌아와서 며칠동안..기회를 놓쳤다는 그생각에 속이 쓰려서 말입니다..ㅠ.ㅠ
그러나 말거나 또 가만 생각해보니 학창시절 어릴때 아련한 추억의 인물들은 그냥 평생 만나지말고 내머리속에서 쭉 그렇게 예쁜 기억으로 남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앗! 그러고보니 예전에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했던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친구를 동창모임에서 만났었는데 말입니다.그친구도 족히 20,30키로는 더 쪘던데...아~아~ 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ㅋㅋ
 

제 1권










부끄럽지만 2007년 하고도 육개월이 훨씬 넘은 이시기에 이제사 책 한 권을 읽었다.
그동안 계속 이책 좀 읽다 덮고,저 책 좀 읽다 덮기를 수없이 반복하였다.(솔직히 '수없이'란 단어를 쓰기엔 좀 부적절하겠지만...)
그래도 정신없는 이와중에 그나마 맥을 끊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것은 육아관련서적인 듯싶다.
육아서적은 이상하게 술술 빨리 읽혀지는 듯하다.

이책을 읽으면서
여지껏 내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던 그시간들과 앞으로 나름 계획을 잡고 있는 시간들에 약간의 타격을 가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과거의 시간들에 대해서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책은 그시간들이 그렇게 옳은 방식은 아니었다라고 말해주는 듯했고,
앞으로 계획잡고 있는 시간들에 대해선 다른 계획을 더 보태게 만들어주었다.

아이가 꽤 클동안 적어도 열 세 살이 될때까지는 계속 부모의 책 읽어주기는 진행되어야 한다고 한다. 나는 이말에 꽤나 충격을 받았다.나름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만 책을 읽어줘야겠다라고 계획을 잡았었는데......
그리고 현재의 시간도 하루에 꼬박 꼬박 책을 읽어주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삼일에 한 번씩 읽어주는 것같다.
한 번 읽어줄때 여러 권을 읽어주는 형식이다.

이제부터는 제목처럼 하루 15분..책 한 권이라도 좋으니 꼬박 꼬박 읽어줘야겠다.힘들더라도...

그리고 힘들더라도 나도 책 좀 읽어야겠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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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변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
참 힘들고,슬픈일이다.
이렇게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처럼 타인에겐 들리지만
실제로 겪게 된다면 힘들고,슬프다라는 이단어가 그리 쉽게 나올 수 있는 단어가 아님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험은 되도록 안하는 것이 좋겠지만....

두어 달 전 막내동생이 낳은 그꼬맹이가 결국 지난 5일인 목요일에 세상을 떠났다.
19일이면 석 달이 되는데 끝까지 버텨내기가 너무 힘들었었나보다.
이제 1kg을 갓 넘은 고녀석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한 달 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 번 면회를 간 적이 있었다.
내손바닥만한 녀석이 어디가 불편해서 꼭 우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약하디 약했고,
그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어쩔줄몰라 혼자서 허둥지둥했었다.
그옆에서 그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동생과 올케가 너무 안쓰럽고 안되어서 눈물이 다 나왔다.
자식을 키우고 있는지라 동생네의 심정이 오죽할까! 그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그곳의 인큐베이터에 있는 모든 아기들을 보러 온 가족들의 모습,그리고 그아기들의 엄마,아빠의 모습이 눈에 하나,하나 들어왔었고,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무척 안타까웠다.

그래도 그동안 잘 견디는 것같아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태가 좋질 않아 이것 저것 항생제를 투입하였지만 그항생제마저 듣질 않아 조카는 일주일동안 힘겨운 씨름을 하다 병원에서 포기하자는 얘기가 떨어졌고,올케와 동생은 그동안 가족들에게 비밀에 부치다 결국은 힘겨운 결정을 내리면서 가족들에게 이상황을 알렸다.심장이 멈추지 않는 링겔 같은 약을 투여하고 있었는데 그약이 다되면 조카는 힘들었던 이세상과 작별을 하는 순간이었었나보다.
병원에서 약이 줄어드는 그과정을 지켜보는 동생네의 심정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그저 가슴이 먹먹할뿐이다.많이 힘들지만 혼자서 이겨내야하는 꼬맹이 조카와 그리고 그곁에서 말없이 지켜보는 것밖에 해줄 수 없는 동생과 올케...그리고 그모습을 또 말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는 그외 식구들! 

왜 이 모든 상황이 내곁에서 일어나야만 하는지...신이 있다면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작년에 어머님을 잃었고,올해는 내첫조카를 잃었다.
그렇게도 애타게 기다리던 조카였었는데.....
조카는 이름도 가지고 있었다.아영이였었다.
가장 좋다라는 이름을 가려서 지은 이름이었었는데도 이름의 덕을 보진 못했나보다.
아영이는 올케네 식구들에겐 첫손주였고,우리집에선 첫친손주였던지라 양가 어르신들의 슬픔과 상실감도 무척 컸다.그리고 내게 있어서도 고모라는 호칭을 불러줄 첫조카여서 더욱더 가슴이 아프고,슬프다.

금요일에 화장을 하고 돌아온 식구들은 모두 다 허탈감에 빠져 조금씩 앓았던 것같다.
나는 아이들 셋을 데리고 있고,지수가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하여 도저히 자리를 뜰 수가 없어 직접 가보질 못하여 집에서 이상황을 전해들었는데도 나도 모르게 미열이 조금씩 오르는 듯했다.
동생도 담담하게 상황을 전해주더니 화장을 하고 돌아온 날 밤에는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먹고 친정에 들어왔다고 한다.어릴때부터 착착 감기는 맛이 있어서 큰동생보다는 작은동생을 참 예뻐해주고,귀여워해주었던 기억이 있고,장가를 가서도 더 철이 든 것같아 더 마음이 가는 동생이어서 곁에서 지켜보기가 힘들다.
그리고 애기엄마였던 올케의 마음은 또 오죽할까?
친정엄마라도 있었으면 마음을 달랠 수도 있었으련만....

지금 친정식구들은 하늘나라로 올라간 조카는 그럭저럭 마음정리가 되어가는데...동생네가 마음을 빨리 추스리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친정엄마는 나이 서른도 안된 것들이 이렇게 큰일을 겪은 것이 너무 딱하여 전전긍긍이시다.내게 있어도 작은동생이어서 그런지 더욱더 마음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그래도 위로한답시고 전화를 걸어보니 아주 담담하고(물론 식구들 걱정할까봐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겠지만..)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어 한편으론 놀랍고,대견스럽게 느껴진다.그래~ 그렇게 시간이 모든 것을 덮어줄 것이고,생각도 조금씩 옅어지게 될 것이다.
어머님을 잃고서 일 년이란 시간을 겪어보니 정말 그러했었기때문이다.

그동안 인큐베이터안에서 많이 힘들었을 우리 아영이.
부디 좋은 세상에서 아주 편안하게 쉬었음 좋겠구나!.
그래도 엄마,아빠의 사랑이라도 받고 떠나고 싶어 두 어달을 힘겹게 버텨낸 건 아니었는지?
만약 그렇다면 엄마,아빠의 사랑을 많이 받고 떠난간 것인지?
고모가 면회를 한 번밖에 가주질 못해 더욱더 미안스럽구나.
이젠 모든 고통과 시름을 벗어놓고 푹 잘 자렴.
자장가를 불러줄테니.....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를 만나서 기뻤고,
잠깐이나마 고모가 될 수 있게 해준 것이 너무 가슴 벅찼고,고마웠단다.
비록 곁엔 없어도 영원히 널 잊지 못할꺼야.
사랑스러운 아가!
잘 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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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09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이군요. 두달간의 소풍이었군요. 힘겨운..
하늘나라 좋은곳에서 편안하기를 기도합니다.
동생내외분에게도 마음 깊이 위로 드리고 싶어요. -_-

책읽는나무 2007-07-08 08:50   좋아요 0 | URL
두 달간의 소풍!
그렇군요.천상병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더랬죠.소풍이라고...
즐겁고 행복했었던 소풍이었다면 더 좋았을껄!
너무 힘들고,고통스러운 소풍이 아니었을까.
참 마음 아프네요.

님의 말씀 고맙습니다.

2007-07-08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08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7-07-11 07:34   좋아요 0 | URL
어쩌면..마음 여린 님이 그럴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했었어요.어쩔까나~ 괜스레~
이젠 저도 서서히 마음의 평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며칠 되지 않은 일인데도 어쩌면 한 달도 더 된 시간이 지나버린 것같은 느낌이 드네요.작년 어머님 돌아가셨을적에도 느꼈던 그느낌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이에요.이상하지요?
일요일에 통도사 절에 가서 절도 하고,마침 진신사리를 모셔둔 탑쪽에 탑돌이도 하고 돌아왔어요.(난 여지껏 그곳을 개방한 적을 볼 수가 없었어요.개방해놓은 것을 본 건 그날이 처음이었어요.)불교신자가 아닌데도 요즘은 그냥 그렇게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네요.
암튼..걱정해주신 님께도 감사드릴께요.고맙습니다.^^

2007-07-08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7-07-11 07:30   좋아요 0 | URL
그래요..그럴 수도 있겠어요.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무척 조심스러워요.친언니라면 모를까, 아무래도 전 '시'자가 들어간 시누이니 말 한 마디가 참 조심스럽더라구요.그나마 올케가 착해서 다행이긴 한데..그래도 속마음은 어떨지? 매사 조심스럽고 어렵더군요.
님의 충고 항상 새겨두겠습니다.
감사해요.^^

조선인 2007-07-0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 땐 정말 내세나 후생이 있었으면 싶어요. 아영이의 명복을. 부모 품에는 새 아기가 찾아오기를...

책읽는나무 2007-07-11 07:28   좋아요 0 | URL
아가들은 후생이 있다고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물론 어른들도 그럴 것이라고 믿지만..아가들은 더더욱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해요.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삶..훗날 다시 태어나 행복하게 한 세상 잘 살아보리라 생각해요.
님의 말씀처럼 요즘 부모 품에는 새 아기가 찾아오기를~~ 이란 말 계속 주문중입니다.^^

2007-07-09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7-07-11 07:26   좋아요 0 | URL
이젠 서서히 저도 기운을 차려가고 있습니다.갑자기 때 아니게 감기까지 겹쳐버려 며칠 좀 앓았습니다.아마도 아이들에게 옮았나봐요.감기기운이 좀 나으니 나도 모르게 기운이 차려지네요.암튼..감사해요.^^
님도 건강하시죠?^^

2007-07-09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7-07-11 07:24   좋아요 0 | URL
행복할 일이 많이 남아있길 기도해주신 님께 저또한 감사드리며,님께도 행복한 일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