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외우는 시 한 편
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언젠가 이테마의 제목을 보았을때 나도 꼭 내가 좋아하는 시를 적어보겠다고 다짐했다가 이제사 끄적거려본다.
솔직히 다 외우고 있진 못하다.그러니까 나는 시 한 편 제대로 외우고 있는 시가 없다.
시를 외운다는 것이 내겐 무척 힘이 들고,까다로운 일이란 느낌이 든다.
(원래 머리가 나빠서~~ㅡ.ㅡ;;)
하지만 시를 읽는 것은 좋아라한다.
그리고 제법 혼자서 가슴 설레며 좋아하는 시인들도 제법 있다.
그 중 나는 황동규 시인을 무척 애틋한 감정으로 좋아한다.
이유가 좀 특별한데...물론 시가 좋아 시인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시인을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어린날 내가 짝사랑했던 그남자아이와 이름이 똑같다라는 아주 유치한 이유가 주목적이 되어 나는 이시인을 좋아하게 되었다.
참 유치하여 감히 누군가에게 나 이래서 황동규 시인을 좋아해요~ 라는 말을 하질 못했다.
어린날 나는 꽤나 가슴앓이를 하면서 시인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그아이를 좋아했었다.
졸업할때까지 계속 그러했으니 삼 년을 혼자서 끙끙 앓았던 것같다.
그리고 나는 황동규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찔끔찔끔 서러운 눈물도 제법 흘렸던 것같다.
고백을 하질 못했으니 그아이는 내마음을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왜 나는 그아이가 그리도 야속했었던건지?
황동규 시인의 시 중에서 이시를 가장 좋아한다.처음 이시를 읽었을때 나는 정말 짝사랑하던 그아이에게서 이시를 받아든 착각에 빠져 혼자서 황홀했었던 기억이 난다.시를 읽는동안은 정말 행복하다라는 생각도 했었다.하지만 시를 읽고나서의 이것이 실제상황이 아니라는 허무함에 더 가슴이 아팠던 것같다.아~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가슴아팠던 기억이 되살아나 한쪽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황동규 시인은 항상 내게 있어 가슴아픈 시인일 수밖에 없다.
살짝 고백하자면....
이 년 전 나는 그렇게 애태우면서 짝사랑했던 그아이를 아주 우연히 만난일이 있었다.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그아이를 만났었다.
그때 나는 임신을 하고 있어서 배부른 임산부의 모습이 갑자기 그아이앞에서 살짝 부끄럽다라는 생각을 가졌었다.(왜 그랬을까나?)
그래서 그때도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고개만 숙이다 집에 돌아왔었는데...한며칠 계속 맘이 싱숭생숭했었다는~~~
나이를 먹어도 나는 여전히 그렇게 그아이앞에선 바보같은 존재인 것이 이젠 좀 짜증이 나기도 했다.그래도 마음이 싱숭생숭하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인지?
여튼....결론은 이젠 짝사랑했던 그시절과는 좀 무덤덤하게 그냥 시인을 시인으로서 좋아하고 있다라는 말이다.그중 이시를 가장 좋아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시를 읽으면 항상 생각해왔던 것!
나도 이러한 편지를 받아보고프다는 것이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