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변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
참 힘들고,슬픈일이다.
이렇게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처럼 타인에겐 들리지만
실제로 겪게 된다면 힘들고,슬프다라는 이단어가 그리 쉽게 나올 수 있는 단어가 아님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험은 되도록 안하는 것이 좋겠지만....

두어 달 전 막내동생이 낳은 그꼬맹이가 결국 지난 5일인 목요일에 세상을 떠났다.
19일이면 석 달이 되는데 끝까지 버텨내기가 너무 힘들었었나보다.
이제 1kg을 갓 넘은 고녀석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한 달 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한 번 면회를 간 적이 있었다.
내손바닥만한 녀석이 어디가 불편해서 꼭 우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약하디 약했고,
그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어쩔줄몰라 혼자서 허둥지둥했었다.
그옆에서 그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동생과 올케가 너무 안쓰럽고 안되어서 눈물이 다 나왔다.
자식을 키우고 있는지라 동생네의 심정이 오죽할까! 그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그곳의 인큐베이터에 있는 모든 아기들을 보러 온 가족들의 모습,그리고 그아기들의 엄마,아빠의 모습이 눈에 하나,하나 들어왔었고,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무척 안타까웠다.

그래도 그동안 잘 견디는 것같아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태가 좋질 않아 이것 저것 항생제를 투입하였지만 그항생제마저 듣질 않아 조카는 일주일동안 힘겨운 씨름을 하다 병원에서 포기하자는 얘기가 떨어졌고,올케와 동생은 그동안 가족들에게 비밀에 부치다 결국은 힘겨운 결정을 내리면서 가족들에게 이상황을 알렸다.심장이 멈추지 않는 링겔 같은 약을 투여하고 있었는데 그약이 다되면 조카는 힘들었던 이세상과 작별을 하는 순간이었었나보다.
병원에서 약이 줄어드는 그과정을 지켜보는 동생네의 심정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그저 가슴이 먹먹할뿐이다.많이 힘들지만 혼자서 이겨내야하는 꼬맹이 조카와 그리고 그곁에서 말없이 지켜보는 것밖에 해줄 수 없는 동생과 올케...그리고 그모습을 또 말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는 그외 식구들! 

왜 이 모든 상황이 내곁에서 일어나야만 하는지...신이 있다면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작년에 어머님을 잃었고,올해는 내첫조카를 잃었다.
그렇게도 애타게 기다리던 조카였었는데.....
조카는 이름도 가지고 있었다.아영이였었다.
가장 좋다라는 이름을 가려서 지은 이름이었었는데도 이름의 덕을 보진 못했나보다.
아영이는 올케네 식구들에겐 첫손주였고,우리집에선 첫친손주였던지라 양가 어르신들의 슬픔과 상실감도 무척 컸다.그리고 내게 있어서도 고모라는 호칭을 불러줄 첫조카여서 더욱더 가슴이 아프고,슬프다.

금요일에 화장을 하고 돌아온 식구들은 모두 다 허탈감에 빠져 조금씩 앓았던 것같다.
나는 아이들 셋을 데리고 있고,지수가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하여 도저히 자리를 뜰 수가 없어 직접 가보질 못하여 집에서 이상황을 전해들었는데도 나도 모르게 미열이 조금씩 오르는 듯했다.
동생도 담담하게 상황을 전해주더니 화장을 하고 돌아온 날 밤에는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먹고 친정에 들어왔다고 한다.어릴때부터 착착 감기는 맛이 있어서 큰동생보다는 작은동생을 참 예뻐해주고,귀여워해주었던 기억이 있고,장가를 가서도 더 철이 든 것같아 더 마음이 가는 동생이어서 곁에서 지켜보기가 힘들다.
그리고 애기엄마였던 올케의 마음은 또 오죽할까?
친정엄마라도 있었으면 마음을 달랠 수도 있었으련만....

지금 친정식구들은 하늘나라로 올라간 조카는 그럭저럭 마음정리가 되어가는데...동생네가 마음을 빨리 추스리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친정엄마는 나이 서른도 안된 것들이 이렇게 큰일을 겪은 것이 너무 딱하여 전전긍긍이시다.내게 있어도 작은동생이어서 그런지 더욱더 마음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그래도 위로한답시고 전화를 걸어보니 아주 담담하고(물론 식구들 걱정할까봐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겠지만..)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어 한편으론 놀랍고,대견스럽게 느껴진다.그래~ 그렇게 시간이 모든 것을 덮어줄 것이고,생각도 조금씩 옅어지게 될 것이다.
어머님을 잃고서 일 년이란 시간을 겪어보니 정말 그러했었기때문이다.

그동안 인큐베이터안에서 많이 힘들었을 우리 아영이.
부디 좋은 세상에서 아주 편안하게 쉬었음 좋겠구나!.
그래도 엄마,아빠의 사랑이라도 받고 떠나고 싶어 두 어달을 힘겹게 버텨낸 건 아니었는지?
만약 그렇다면 엄마,아빠의 사랑을 많이 받고 떠난간 것인지?
고모가 면회를 한 번밖에 가주질 못해 더욱더 미안스럽구나.
이젠 모든 고통과 시름을 벗어놓고 푹 잘 자렴.
자장가를 불러줄테니.....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를 만나서 기뻤고,
잠깐이나마 고모가 될 수 있게 해준 것이 너무 가슴 벅찼고,고마웠단다.
비록 곁엔 없어도 영원히 널 잊지 못할꺼야.
사랑스러운 아가!
잘 자렴......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07-07-09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이군요. 두달간의 소풍이었군요. 힘겨운..
하늘나라 좋은곳에서 편안하기를 기도합니다.
동생내외분에게도 마음 깊이 위로 드리고 싶어요. -_-

책읽는나무 2007-07-08 08:50   좋아요 0 | URL
두 달간의 소풍!
그렇군요.천상병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더랬죠.소풍이라고...
즐겁고 행복했었던 소풍이었다면 더 좋았을껄!
너무 힘들고,고통스러운 소풍이 아니었을까.
참 마음 아프네요.

님의 말씀 고맙습니다.

2007-07-08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08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7-07-11 07:34   좋아요 0 | URL
어쩌면..마음 여린 님이 그럴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했었어요.어쩔까나~ 괜스레~
이젠 저도 서서히 마음의 평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며칠 되지 않은 일인데도 어쩌면 한 달도 더 된 시간이 지나버린 것같은 느낌이 드네요.작년 어머님 돌아가셨을적에도 느꼈던 그느낌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한 느낌이에요.이상하지요?
일요일에 통도사 절에 가서 절도 하고,마침 진신사리를 모셔둔 탑쪽에 탑돌이도 하고 돌아왔어요.(난 여지껏 그곳을 개방한 적을 볼 수가 없었어요.개방해놓은 것을 본 건 그날이 처음이었어요.)불교신자가 아닌데도 요즘은 그냥 그렇게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네요.
암튼..걱정해주신 님께도 감사드릴께요.고맙습니다.^^

2007-07-08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7-07-11 07:30   좋아요 0 | URL
그래요..그럴 수도 있겠어요.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무척 조심스러워요.친언니라면 모를까, 아무래도 전 '시'자가 들어간 시누이니 말 한 마디가 참 조심스럽더라구요.그나마 올케가 착해서 다행이긴 한데..그래도 속마음은 어떨지? 매사 조심스럽고 어렵더군요.
님의 충고 항상 새겨두겠습니다.
감사해요.^^

조선인 2007-07-0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 땐 정말 내세나 후생이 있었으면 싶어요. 아영이의 명복을. 부모 품에는 새 아기가 찾아오기를...

책읽는나무 2007-07-11 07:28   좋아요 0 | URL
아가들은 후생이 있다고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물론 어른들도 그럴 것이라고 믿지만..아가들은 더더욱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해요.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삶..훗날 다시 태어나 행복하게 한 세상 잘 살아보리라 생각해요.
님의 말씀처럼 요즘 부모 품에는 새 아기가 찾아오기를~~ 이란 말 계속 주문중입니다.^^

2007-07-09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7-07-11 07:26   좋아요 0 | URL
이젠 서서히 저도 기운을 차려가고 있습니다.갑자기 때 아니게 감기까지 겹쳐버려 며칠 좀 앓았습니다.아마도 아이들에게 옮았나봐요.감기기운이 좀 나으니 나도 모르게 기운이 차려지네요.암튼..감사해요.^^
님도 건강하시죠?^^

2007-07-09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7-07-11 07:24   좋아요 0 | URL
행복할 일이 많이 남아있길 기도해주신 님께 저또한 감사드리며,님께도 행복한 일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