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딸들과 서점 나들이를 했었다.
책방의 햇살!!
햇살님의 독립 서점 투어를 보면 나도 서점 가고 싶어 움찔움찔.
아이들 시험 무사히? 치른 노고를 치하하여,
˝엄마가 독립 서점을 너무 가고 싶은데,
같이 데려가 주는 영광을 주겠다!!˝
좋다는 녀석, 싫다는 녀석,
시끄러워 다 필요없어! 무조건 GO야!!!
운전 면허증은 오래 전부터 신분증 대용으로만 사용하는
물건인 줄 알고 있는 나기에,
엄마 따라 다니려면 무조건 걸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은 어디 좀 가보자! 그러면
˝제가 좀 일이 있어서~˝
˝갑자기 공부를 해야할 게 생각나서~˝
˝집에서 음악 듣고 놀 계획을 미리 다 짜놔서~˝
핑계도 핑계도 무수하다.
고얀 녀석들!!!!
이번엔 어림 반푼어치도 없지!!
무조건 끌고 길을 나섰는데 음~
나도 초행길이라 길 찾기가 힘드네?
딸들은 길치 엄마를 위하여 길 찾기 앱을 켜서 이쪽, 저쪽
열심히 잘도 다닌다. (물론 헤매면서 골목 막다른 쪽으로도 인도하더라마는...)
내가 아이들을 인솔해야 했는데,
아이들이 나를 모시고 다니는 살짝 효도 나들이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지만 어쨌거나 길은 찾았다.
(남편도 나더러 길을 너무 못찾는다고, 짐이 되는 듯한 말을 하긴했다. 이제 나도 좀 바깥 활동을 자주 해야할 듯?
이제부터는 실내 책 사진 그만 올리고 야외 사진을 찍어볼까?)
암튼,
찾아간 책방은 한탸.
부산 망미동 망미단길에 있는 서너 곳 독립 책방 중 한 곳이다.
다른 곳은 어디 근처 있는 듯 하던데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고,
연휴가 낀 주말이라 문을 닫은 가게들이 너무 많아
썰렁하여 ㅇㅇ길 맞나? 싶더라는~~
어쨌든 한탸는 책방!!
인문학 서적들이 많다고 소개되어 있던데 가 보니까,
페미니즘 도서들이 꽤 많아서 근처에 페미니즘 책방이 하나 더 있다더니 여기가 그곳인가? 싶었다.
작고 아담한 공간에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으니 얼마나 이쁘던지!!! 혼자만의 방이 생긴다면 이렇게 책을 정리하고 싶다! 라고 상상해 봤다.
책은
임소연의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아니 에르노의 <세월>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
세 권을 구입.
임소연 작가의 빨간 표지의 책은 화가님 서재에서 인상깊게 보았는데 책방에 나열되어 있어 반가웠다.
책이 너무 작고 이쁜 것이다. 이쁘면 사야지!!
에르노의 책 몇 권들도 그 아래칸에 진열되어 있었는데,
아...무엇을 골라야할지 난감!!!
일단 두께감이 좀 있고, 표지도 살짝 보뱅 작가 책 비슷해서 맘에 들어 <세월>을 골랐더니 주인장님이 ˝에르노 사셨네요?˝
도리스 레싱의 책은 막내가 골랐는데 나는 당최 저 녀석의 책을 고르는 수준을 잘 모르겠다는...ㅜㅜ
맨날 맨날 읽지도 않으면서 서점 따라오면 책 사줄테니 가져와보라고 하면, 본인 수준에 맞지도 않은 어려운 책을 척 하니 계산대에 올린다. 얜 뭐지?? 나도 안 읽은 책을??
어리둥절해 하면서 이 책을 어떻게 알았어? 물어보면 맨날 맨날 인스타 팔로잉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이란다.
처음엔 그 인스타 친구 대환영이롤세~ 했는데,
가만 지켜보니 그 인스타 책 추천 친구는 진짜 지 친구가 아닌,
알라딘 내 친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책 고르는 안목이 출중하다. 그러니까 고딩 딸에겐 너무 넘사벽인 책들인 것이다.
그래서 여름에 사 준 이디스 워튼의 <여름>을 아직도 몇 페이지를 못 넘기는 것 같다. 여름은 이미 끝났는데 딸의 여름은 언제 끝날 것인가?
딸이 안 읽으면 내가 읽으면 되겠지 싶어 사다 주긴 하는데,
때론 본인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골랐음 하는 생각이 들곤 하여 내가 추천해 주면 씨알도 안 먹혀 아예 사지도 않는다.
아이들은 친구랑 선생님 말은 들어도 부모, 형제 말은 신뢰하지 않는 룰이 존재하는 듯하다. 나도 한 때 그랬었지!!ㅋㅋㅋ
그나마 사다 놓고, 책장에 꽂아두며, 읽지도 않은 책등 바라보는 행복을 느끼는 나처럼...대리만족이라도 느끼게 내버려 두는 게 나은 것인가? 무척 고민스럽다.
어쨌든 읽진 않아도 책을 사는 사람이라도 만들어 보자! 싶어 그냥 무조건 사라고 한다. 사다 놓음 언젠간 읽겠지? 언제가 언제일진 몰라도~~ (아들, 딸 걱정할 게 아니라, 나부터라도 사다 놓은 책들 빨리 읽어야 하는데, 누굴 탓하고 있는 건지?^^)
책을 고르고, 문 닫은 식당들이 많아서
또 지도를 찾아 근처 칼국수 집에 들어가 칼국수랑 왕만두를 먹고, 또 서점을 가잔다.
아...나는 이미 체력방전!!
그냥 커피나 마시고 집에 빨리 가고 싶은데
녀석들은 검색을 해봤는지 근처에 있는 ‘yes24‘ 중고 서점을 가보잔다. 나도 좀 솔깃하여 알라딘 중고 서점과 어떻게 다를까?
가자!! 칼국수도 먹었겠다. 무조건 GO!!!!
했는데....가도 가도 끝이 없어!!!
다리 아파 죽는 줄 알았다.
거의 뭐~ 암스테르담에서 다부장님 따라다닌 공쟝님 같은 분위기였어!!!!ㅜㅜ
어찌어찌 도착한 예스 24 중고 서점!!!!
와~~ 규모가 엄청 커서 깜짝 놀람!!
시골 사람 대도시에 나와 사람 많고, 차도 많고, 건물이 너무 크면 깜짝 놀라곤 하는데, 서점 보고 놀라긴 처음이었다.
아...이래서 예스 24 한 번 가보라고들 얘기하는구나! 감탄했다.
알라딘 중고 서점 안가본지도 오래지만, 조금 비교가 되기도^^
공간이 널찍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 놓은 게 인상적였다. 워낙 내가 새 책을 좋아하는 탓에 막상 중고 책을 사려고 하나, 하나 살펴 보면 딱히 눈에 들어오는 건 없는데 그래도 책을 바라보면 도서관에 온 듯하니 흐뭇하고 좋았다.
물론 아기자기한 엽서와 굿즈들에 환장하기도 했었고..
딸들이랑 책은 뒷전이고, 엽서랑 카드 산다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그나마 남아 있던 에너지 다 쏟아 붓고 탈진상태!
그 옆에 있던 테라로사 라는 그 유명한 카페에 들러 좀 쉬었다 가려는데..하!!! 커피도 줄 서서 주문???
물론 앉을 자리도 없고, 시끄럽고, 머리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듯 빙빙빙~~ 어떡하지? 집에 갈까? 고민하는데, 정신 퍼뜩 차리고,
그래도 우리가 어뜨케 찾아 왔는데...자리가 나자마자 잽싸게 차고 앉아 차를 마셨는데 응? 커피는 맛있어!!! 역시 테라로사인가??
책방에서, 중고 서점에서 산 책들 넣은 종이백 찢어지기도 하여 가져간 가방에 분산하여 바리바리 싸들고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딸들이랑 꾸벅꾸벅!!!!
이성적인 큰 딸은 걸으면서 몇 번을 얘기했었다.
나 어른 되면 무조건 운전 면허증부터 따서 차를 몰꺼야!!!
양심의 가책이 지그시 가슴 언저리를 누르지만,
엄마도 태워줘!!! 앙탈 부리면,
딸은 당연하죠!!! 우리 같이 차 타고 놀러 다녀요!!
휴~ 다행이다. 늙으면 심심하진 않겠다.
밤중에 떡실신 되어 침대에 누워 잠이 들락말락하니
빼꼼 열린 방문 사이로,
아침에 외출하지 않겠다던 큰딸이 인사를 한다.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오늘 즐거웠어요!
비몽사몽이었지만 딸의 말은 좀 달콤하다.
책만 좀 읽으면 더 달콤할텐데...
그게 아쉽다.
※한탸 독립 책방과 그곳에서 산 책 세 권,
중고 서점과 그곳에서 산 책 여섯 권입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 책은..ㅜㅜ
지난 달, 펭귄북스 클래식으로 샀었는데 그새 까먹고 또 샀..ㅜㅜ
이런 몹쓸 기억력!!!!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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